〈 86화 〉 chapter 11. VS 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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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김강 키퍼 협회장 포함 총 13명의 키퍼 협회 간부 체포] 한국일보
[한국 키퍼 협회 수뇌부의 횡령 금액 약 1조 원으로 밝혀져] 매일신문
[김 대통령, “이른 시일 내에 징계 위원회 소집해 키퍼 협회장 해임 논의하겠다.”] 한민족
[검찰, “이번 비리 사건 철저히 조사해 진상을 밝히겠다.”] 시민사회
키퍼 협회의 수뇌부들은 모두 잡혔다.
그들은 이제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그들은 그들이 그간 뿌려놓은 것들로 이번 일을 어물쩍 넘어갈 거라고 희망하겠지만, 국정원이 조사하고 박세나가 보충한 자료는 완벽하다.
더불어 이쪽의 정치력도 뒤지지 않는다.
‘전’이긴 하지만 국정원장이 우리 편이니까.
수장님은 다들 죽을 때까지 콩밥을 먹게 될 거라고 확신했다.
들어보니, 수장님의 조부께서는 굉장히 무서운 분이신 것 같다.
일이 대충 끝나면 인사를 드리러 가야 하는데... 괜찮을까?
[한국 키퍼 협회, “공석이 된 자리는 그대로 두고 일상 업무에 집중”] 연합뉴스
[신용산 크루를 비롯해 거대 크루들이 협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혀] MBS
혼란스러운 키퍼 협회는 다른 크루들의 도움으로 정상화될 것 같다.
‘도움’이라고 쓰고, ‘이권 분배’라고 읽어야겠지만, 그동안 협회에 많은 힘이 집중된 건 사실이라 크게 나쁜 일은 아니라고.
이건 수장님이 내게 말해줬다.
직접적인 당사자인 GGC는 이권 분배에서 빠졌다.
그래야 뒷말이 없을 테니까.
[‘악마’ 프레임 씌워진 키퍼 이정민, 짧은 취조 후 귀가] UTN
[수뇌부의 부재로 ‘악마’ 프레임이 필요 없어진 협회, GGC 크루 키퍼를 놓아주다.] 중도신문
나와 케이라, 엘레나는 협회에 도착해 잠깐 티타임을 가졌을 뿐이다.
우리를 조사해야 할 협회 사람들이 우리의 위로를 받아 가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협회 수뇌부를 모두 보내버리는 방식으로.
케이라와 엘레나가 전면에 나서는 방식으로.
기자회견은 겨우 어제였는데, 하루도 안 돼 두 사람에 관한 기사가 물밀듯이 쏟아졌다.
[케이라 머스탱, 아르케니아에서 온 마법사를 소개합니다.] 동북아일보
[엘레나 루, 케루온에서 온 루의 성기사를 소개합니다.] 동북아일보
GGC에서 건넨 보도자료부터 시작해서,
[푸른 머리의 이세계인, 신용산 거리에서의 사진 및 영상] UTN
[마법사 케이라, 신용산 사건에서도 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져] 한국일보
이전 자료를 들춰내는가 하면,
[시청 사건 영상 분석 – 성기사 엘레나의 숨겨진 힘] 월간키퍼
[샘성 전략기획실, “진짜 마법사의 등장으로 사회가 급변할 것이다.”] 한국파이낸스
[자애와 사랑의 신의 존재에 대한 종교계의 엇갈린 반응] 주간 다이너스티
벌써 분석 기사들이 나오기도 했다.
물론, 그중에서도 가장 이목을 끈 건 두 사람의 외모였다.
[이세계인 엘레나 루, ‘갑옷으로도 숨길 수 없는 매력’] 포토HD
[엘레나 루, ‘사죄하는 자의 성스러움’] 하이포토
[마법사 케이라, 신비로운 푸른 눈동자] 헤드라인POP
[케이라 머스탱, ‘우아한 걸음걸이’] N스타
이외에도 수많은 사진이 기사로 올라왔다.
나를 향해 터졌던 플래시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내 뒤에 서 있던 두 사람을 찍는 거였다.
그런데 수연의 사진은 기사로 나오지 않았다.
분명히 기자들이 찍었을 텐데... 아마 신용산 크루에서 막은 거겠지?
커뮤니티는 당연히 폭발했다.
모든 커뮤니티에서 ‘악마’, ‘이세계인’, ‘이정민’, ‘협회’, ‘케이라’, ‘엘레나’를 키워드로 수천 개의 글이 리젠되고, 수만의 댓글이 달렸다.
‘협회’, ‘이정민’ 키워드 말고는 대부분 긍정적이었다.
협회는 비리와 시청사건 때문에 까이고 또 까였다.
나는 케이라 때문에 까였다.
저번 용산 때 찍힌 사진 때문이었다.
나 같은 놈에게 케이라 같은 미인 여자 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용납할 수 없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감수해야 할 관심이고, 이런 거야 웃으며 넘길 수 있다.
케이라는 그만큼 위대하다.
커뮤니티에는 기자회견장 캡처 사진이 많이 올라와 있었는데, 그중 한 게시물이 내 마음에 쏙 들었다.
[누구의 말을 믿으시겠습니까?]
이런 제목에 침착한 내 얼굴과 이자영의 붉은 얼굴이 한 화면에 잡힌 캡처가 올라가 있었다.
통쾌했다.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어 통쾌했고, 나 대신 이자영을 욕하는 수백 개의 댓글 덕분에 아주 통쾌했다.
커뮤니티에 내 욕이 꽤 많이 있었지만, 그 이상으로 이자영과 협회 욕이 많았기에 검색하는 걸 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커뮤니티에서 위 여섯 개의 키워드보다 압도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키워드는 ‘악마의 힘’이었다.
[진짜 아무나 쓸 수 있는 거임?]
[와 모든 사람이 키퍼가 되는 거야?]
[그거 전기 같은 거라고 들었는데.]
[어차피 딴딴이 있어야 하면 돈 있는 놈들만 좋겠네.]
[아, 어쨌든 키퍼... 제발 키퍼...]
기자회견장에서 수연이 보여준 퍼포먼스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누구나, 무엇보다도 쉽게 ‘악마의 힘’을 발현할 수 있다는 걸 그 자리에서 증명했으니까.
사람들은 그 힘을 제어할 줄도 모르고, 그 힘을 어떻게 쓰는지도 모르지만, 힘의 존재만으로 열광했다.
누구나 키퍼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커뮤니티를 넘어 사회에 스며들어 가고 있었다.
“이렇게 ‘악마의 힘’이 사회로 퍼져나가도 될까요?”
내 옆에 앉아 내 태블릿을 함께 보던 엘레나가 물었다.
“악마의 힘이 퍼져나간다고 해도, 딴딴이가 없으면 결국 그 힘을 다룰만한 사람은 거의 없을 거예요.”
“하지만, 원래 악마는 그 소수 중에서 태어나요.”
“그런 사람이라면 ‘악마의 힘’의 존재를 몰라도 악마가 되지 않았을까요?”
“아니요, 그건 틀린 말이에요.”
엘레나가 고개를 저으며 내 말을 정정했다.
그녀는 성기사, 무작정 내 말에 동조해주는 사람은 아니다. 특히나 이런 부분에서는 더더욱.
“...알아요. ‘악마의 힘’의 존재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는 크죠. 훨씬 더 많은 사람이 ‘악마의 힘’을 각성할 거고, 그중에는 진짜 ‘악마’가 되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어떤 게 ‘악마’인지도 벌써 공개됐으니까요. 더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게 될까요?”
어쩌면, 아니 확실히 더 많은 사람이 고통받게 될 것이다.
어쩌면, 내가 잘못 선택한 건지도 모른다.
고작 ‘악마’라는 누명 하나 벗겠다고, 나는 세상에 더 큰 악의 씨앗을 풀어 버렸다.
이래서 엘레나가 처음에 ‘악마의 힘’을 반대했던 거였나.
나의 기분을 느낀 걸까?
엘레나가 내 손을 잡고 눈을 맞춘다.
“설령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그건 정민님의 잘못이 아니에요. 정민님께서 책임지실 문제도 아니고요. 자애와 사랑의 여신인 루께서도 분명 그렇게 말씀하실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의 승리를 즐겨 주세요. 앞으로도 승리하실 테지만, 지금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까요.”
지금의 승리라.
확실히 지금은 승리한 기분이다.
지금은 이 기분을 누리는 게 맞겠지.
미래 일은 미래의 내가 해결하면 되고.
더 많은 악마가 나타나도, 미래의 내가 더 강해질 거니까 쌤쌤으로 치자.
내 얼굴에 살짝 미소가 돌아온다.
“그거예요.”
엘레나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진다.
나를 바라보는 따뜻한 눈동자에, 내 입술이 자연스레 그녀의 입술에 닿았다.
쪽.
예상하지 못했는지, 엘레나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셀 수도 없이 키스를 나눴는데, 이런 입맞춤이 아직도?
“여전히 부끄러워요?”
내가 입술을 떼자, 그녀가 바로 고개를 숙인다.
금발 머리 사이로 살짝 보이는 귀마저도 빨갛다.
“그게...”
“장소가 달라서 그런가? 그래도...”
나와 엘레나는 지금 호텔에 와 있다.
이번에 고생한 그녀에게 휴식을 주고 싶어서 데려왔다.
이 이후에도 일정이 있기 때문에 굉장히 짧은 휴식이 되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엘레나가 나랑 단둘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서 은근슬쩍 눈치를 주는데, 계속 미루다간 흑화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부끄럽다기보다는, 두근거려요. 수도 없이 사랑을 나눴지만, 아직도 정민님의 손길 하나하나에 가슴이 뛰거든요. 지금도 봐요...”
엘레나가 내 손을 자기 가슴 위로 끌어당겼다.
한 손에 잡히지 않는 큰 가슴 너머, 둥둥하고 뛰는 심장이 느껴졌다.
“정민님...”
그녀의 얼굴은 여전히 빨갛고, 그녀의 두 눈동자에는 내 얼굴만이 가득 차 있다.
그녀가 내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한다.
“사랑하고 있어요.”
그녀의 입술이 내 입술에 닿고, 그녀의 두 눈이 감겼다.
우리는 한참동안이나 입술을 맞댄 채 가만히 있었다.
입술의 부드러움을 느끼며, 심장의 두근거림을 나누면서.
톡톡.
시작을 알린 건 엘레나였다.
그녀가 혀로 내 이를 건드렸다.
엘레나와 첫 경험을 떠올려보면 정말로 많이 변했다.
그때 그녀는 진짜 아무것도 몰라서 입맞춤만 하고 가만히 있었는데.
“우음, 츄웁.”
혀와 혀가 얽히고, 타액이 교환된다.
엘레나가 내 위에 올라타니, 가슴과 가슴이 만난다.
풍만한 가슴이 옷 위로도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하음, 츄웁, 츄릅.”
엘레나가 양손으로 내 얼굴과 머리를 쓰다듬으며 키스에 열중한다.
동시에 허리도 움직이고 있다.
그녀의 음부와 성난 내 분신이 옷을 사이에 두고 비벼진다.
그녀의 아래쪽은 이미 흥건히 젖어 있다.
털썩.
엘레나가 나를 뒤로 밀어낸다.
나는 소파 위에 누워서 박스 티셔츠를 벗는 엘레나를 바라본다.
출렁.
가슴이 티셔츠에 말려 올라갔다가 다시 튀어나온다.
속옷이 없음에도 중력을 무시하듯 봉긋 솟아오른 큰 가슴.
가슴만큼은 엘레나가 최고다.
투두둑.
그녀가 내 셔츠를 양쪽으로 당겼고, 단추들이 바로 떨어져 나갔다.
조금 전 부끄러워하던 사람은 어디 갔는지, 이미 눈에는 성욕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건 비유가 아니라 진짜다.
나는 성욕을 쓰는 사람이니까.
휙, 휙.
이어 그녀가 내 바지와 팬티를 벗겼다.
육체파 S급 키퍼다운 빠른 손놀림에 나는 언제 알몸이 됐는지도 몰랐다.
“할짝, 할짝, 쭈웁, 쪽.”
그녀는 내 위에 엎드려 내 젖꼭지를 빨기 시작했다.
부드럽게, 또 강하게.
그녀의 애무에 내 꼭지도 자지마냥 일어선다.
그때, 내 분신이 자기도 관심을 가져달라는 듯이 조금 더 성을 낸다.
마침 분신은 그녀의 가슴골 사이에 정확하게 위치해 있었다.
엘레나도 그런 분신의 움직임을 느꼈는지, 상체를 상하로 움직이며 분신을 자극했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내 가슴을 혀와 입술로 유린했다.
“으음...”
꼴사납게 신음을 흘릴 뻔했다.
사실 신음을 낸 거나 마찬가지다.
그녀가 나를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기분 좋아요?”
“네, 너무...”
쪽쪽쪽.
그녀는 내 가슴에 여러 번 키스하고 일어났다.
그녀의 가슴과 내 자지 사이에 쿠퍼액이 늘어나 있는 게 굉장히 야했다.
“이것도 좋아하시잖아요.”
엘레나가 가슴으로 내 분신을 감쌌다.
양쪽 손으로 가슴을 밀어 분신을 압박하고는, 가슴을 아래위로 움직이며 자극을 줬다.
스윽스윽.
기둥은 가슴에 가려 안 보이고, 귀두만 가슴 사이에 파묻혀 약간만 보인다.
“어때요?”
“좋아, 쌀 것 같아.”
“마음껏 싸 주세요. 이 가슴은 정민님... 어머!”
푸식.
내 분신이 사정을 시작했다.
그녀는 가슴을 더욱 밀착시켜 모든 정액을 가슴으로 온전히 받아냈다.
조금 빠른 감이 있지만, 아까의 고백부터 난 좀 많이 흥분상태였다.
지금도 그렇다.
뽀얀 가슴 사이가 내 정액으로 범벅이 돼 있는데, 내가 안 싸고 버티겠냐고.
“많이도 싸셨네요. 우음... 이건 왜 이렇게 맛있는 걸까요?”
엘레나가 가슴 사이의 정액을 손가락으로 닦아 입에 넣었다.
그녀라도 안 비릴 리는 없는데, 그녀는 진짜 맛있는 것처럼 먹는다.
불끈.
내 분신이 다시 성을 내는 것도 당연했다.
“후훗, 오늘은 하루 종일 이 귀여운 친구가 내 거라는 거죠?”
“네, 맞아요.”
날 가져요, 누나.
“그럼... 하읍, 츄웁, 츄릅!”
엘레나가 내 분신을 깊숙이 삼켰다.
그녀의 고개가 한 번 움직일 때마다 ‘귀여운 친구’가 사라졌다가 나타나기를 반복했다.
‘귀여운 친구’는 방금 싼 걸 잊어버렸다는 듯이 또 한 번 사정하려고 했다.
그리고 나만큼이나 ‘귀여운 친구’에 대해서 잘 아는 그녀는 절묘할 때 입을 뗐다.
“두 번이나 잘못 싸는 건 안 되니까요.”
엘레나가 레깅스와 팬티를 벗고는 다시 내 위에 올라왔다.
서로의 성기가 완전히 밀착했고, 그녀가 허리를 움직임에 따라 조금씩 비벼졌다.
“하아... 하아...”
이미 그녀의 음부는 준비가 끝나 있었다.
그녀는 허리를 세우고는 내 분신을 잡아, 그녀의 안으로 넣었다.
“하음, 하으읏.”
내 분신인 그녀 안으로 완전히 들어가자 그녀가 고개를 들고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하흐, 하아, 아아, 아앙!”
엘레나가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녀의 가슴도 출렁이기 시작했고, 우리의 밤도 막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아직 햇살이 쨍쨍하지만, 뭐.
그날, 우리는 잠을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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