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2화 〉 chapter 11. VS 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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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수연아!’
정민의 다급한 표정과 목소리.
밀쳐졌을 때 등에 전해진 충격.
정민을 덮친 노란 번개.
잘린 팔은 데구르르 굴렀고, 정민의 어깨에서는 피가 흘렀다.
그때 수연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창백한 남자의 눈빛에 질려서 꼼짝도 못 하고 그대로 있었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죽음’이라는 단어밖에 없었다.
그녀의 인생 첫 번째 좌절이었다.
그녀는 신용산 크루의 일원으로 예쁨 받으며 자랐고, 예쁨 받을 만큼의 재능도 있었다.
단순한 재능도 아니었다.
17살에 박사학위를 땄고, 23살에는 4번째 박사학위를 땄으니까.
천재.
그녀는 천재였다.
그녀에게 불가능이란 없었고, 세상은 쉬운 거였다.
모든 것이 쉽게 풀릴 것만 같았다.
그런데 그날,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재능의 종류가 다르다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런 거였다면 이미 오래전, 키퍼가 되지 못했을 때 그녀는 좌절했을 것이다.
다만 그 순간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게,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게,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했다는 게.,,
그게 그녀를 좌절하게 했다.
그녀는 남자의 눈빛과 힘에 쫄았고, 반항하지 못했고, 죽음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그녀는 자기가 죽을 거로 생각했고, 깨어났을 때 죽음과 삶의 차이만큼 놀라 버렸다.
그리고 그만큼 정민에게 감사했고, 정민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정민은 그 순간에도 움직였으니까.
움직이기만 할 뿐 아니라, 그녀를 밀어내고 팔을 희생했으니까.
결국 죽음을 각오하고 백화를 피워내기까지 했으니까.
수연은 정민을 닮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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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연이 제시한 방법은 매력적이었고, 나는 수연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다.
이런 일이 아니라도 십중팔구는 수연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겠지만.
“그, 수연아? 부탁이란 게 뭐야?”
수연이는 나를 연구실로 데리고 왔다.
그곳에는 자주 보던 측정 장비가 있었다.
“별거 아니에요. 일단 측정부터 할게요. 뭘 하면 될지 아시죠?”
“딴딴이는... 왼팔로 하면 돼?”
묠니르는 지금 엘레나가 들고 있었다.
평소에는 들고 다니지만, 신용산에 와서는 엘레나가 맡고 있다.
“네! 왼팔 테스트도 겸하는 거예요.”
“알겠어.”
성욕과 딴딴이 테스트라면 언제든지 말해도 될 텐데, 또 이런 걸 조건으로 걸다니.
수연이는 너무 착한 거 같다.
나는 측정 장비 안에 들어가 수연이의 신호에 맞춰 성욕을 일으키고, 왼팔을 통해 증폭시켰다.
왼팔도 막대기처럼 공격적이지 않아서, 성욕의 제어가 편안했다.
“수연아, 이제 됐어?”
“네? 아니, 어... 이게...”
능숙하게 측정을 마치고 나오니, 수연의 당황한 얼굴이 나를 맞이했다.
“왜? 뭐 잘못됐어?”
“아니, 다 정상이에요. 제가 생각했던 것처럼 팔도 작동했고, 뇌파도 안정적이고...”
“그럼 뭐야? 또 뭐가 있어?”
“한 가지가 제 계획과 달랐어요. 오빠 성기는 왜 그대로죠?”
분위기나 어투와 맞지 않는 내용이라 순간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 했다.
수연의 시선을 따라 움직이고서야 내 생각이 맞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의 시선은 내 가랑이를 향해 있었다.
나는 재빠르게 가랑이를 가렸다.
“뭐, 뭐야. 매번 그러는 건 아니거든? 나도 이제 익숙해져서 조절 가능하다고.”
“네? 그러면 앞으로 테스트 도중에는 영영 안 그러는 거예요? 성기에 힘이 들어간다든가, 피가 몰린다든가...”
그간 수연의 행보를 볼 때, 이런 질문엔 어떠한 의도도 없을 것이다.
질문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무적으로 대답해주면 된다.
하지만 온갖 성적인 것에 잠식된 내 뇌와 거시기는 사무적으로만 대답해주기가 힘들다.
벌써 가랑이 사이에 힘이 들어가는 중이다.
이쯤에서 대화를 끝내는 게 맞다.
“간혹 그런 일이 발생할 수는 있지만... 왜 자꾸 이런 걸 물어. 너 공부한다며, 공부한 거 맞아?”
“네, 저 열심히 공부했어요.”
어?
“그러니까 실습이 필요하다고요.”
어어?
“오빠가 실습 상대가 되어 주세요. 그게 부탁이에요.”
수연이가 큰 눈으로 나를 똑바로 바라본다.
호기심에 가득 찬 눈동자.
공부는 했다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눈.
저 깨끗한 눈을 성욕으로 타락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내가 변태같이 느껴지게 만드는, 그런 눈.
불끈.
그래서 내 분신은 이미 준비가 완료됐다.
수연의 측정 장비가 변화를 바로 캐치했고.
“어! 지금 된 거죠! 빨리 손 치우고, 바지 벗고, 여기 의자에 앉아 봐요!”
나는 떠밀리듯 의자에 앉았다.
바지는 이미 수연이가 손수 벗겨 주었다.
“와아...”
미친 듯이 성이 난 내 분신 앞에 호기심이 가득한 눈동자가 자리했다.
“신기해요. 오빠 거는 전혀 안 징그러워요. 영상에서 본 것들은 전부 좀 징그러워서 저걸 어떻게 핥는지 의문이었는데.”
핥아?
안 그래도 수연의 입김 때문에 껄떡이고 있던 분신이 힘을 더 짜내더니 하얀 액을 배출했다.
수연이 손가락으로 찍더니 자기 코앞으로 가져갔다.
액이 살짝 늘어나다가 툭 끊긴다.
“이게 쿠퍼액이라는 거죠? 냄새는 없고... 맛...”
“수연아! 안...”
“...도 없네요.”
말릴 새도 없었다.
수연의 손가락은 바로 입안으로 들어갔다 나왔으니까.
“수연아, 그거 먹는 거 아니야.”
“네? 제가 본 영상에서는 다들 그렇게 하던데요? 진짜 아니에요?”
“그건 영상... 아니 그전에 이런 건 실습으로 하는 게 아니라...”
“좋아하는 사람하고만 해야 한다고요?”
“그래, 맞아. 좋아하는 사람하고 하는 거지. 내가 아니라.”
“저, 오빠 좋아하는데요?”
이건 또 뭐야?
머릿속 생각과 달리 이번에도 분신은 솔직하게 반응했다.
쿠퍼액이 찔끔하고 나와 버렸다.
“하루 종일 오빠 생각만 하고, 오빠 보고 싶고, 오빠랑 같이 있으면 즐겁고... 이러면 좋아하는 거 맞죠? 맞는 거 같은데.”
“그, 맞긴 한 거 같은데...”
뭔가 빠진 거 아닌가?
이런 장면에는 소녀소녀한 수줍음이 있어야 하는데, 이 공간에서 부끄러움을 느끼는 건 나밖에 없는 것 같다.
수연이는 환한 미소를 지을 뿐이다.
“그렇죠? 그럼 실습해도 되는 거죠?”
“어, 어... 그래.”
기세에서 밀리고 말았다.
물론 기세에서 밀린다고 발기까지 풀린 건 아니다.
분신은 오히려 기대감에 더 커진 것 같다.
“그럼 시작합니다.”
수연의 손이 내 분신을 천천히 감싸 쥐었다.
전과 달리 굉장히 조심스럽다.
“뜨겁고, 단단하네요. 사람 몸이 이렇게 될 수도 있다는 게 신기해요.”
진짜 영상을 보고 온 건지, 손이 천천히 위아래로 움직인다.
서툴지만, 그래서 더 자극이 심했다.
호기심 어린 두 눈빛과 서툰 손놀림, 귀두에 닿는 따뜻한 입김.
이 상황이 나를 흥분시키고 있었다.
“이렇게 하면 좀 더 자극이 와요?”
수연이 두 손으로 내 분신을 감싸 쥐었다.
두 손으로 내 분신을 쥐었다 풀었다 하는 게 장난감 가지고 노는 것만 같았다.
“확실히 반응이 다르네요. 성기가 펄떡펄떡 뛰는 것 같아요.”
그리고 수연이 재밌다는 듯이 배시시 웃는다.
당장 저 입에 키스하고 싶은데 참았다.
“오빠, 이거 빨아도 돼요?”
“응? 아, 그... 네 마음대로 해.”
지금은 분신에 양보할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럼 해볼게요.
틴트 때문인지 광이 나는 입술 사이에서 촉촉한 혀가 나왔다.
혀끝이 톡하고 귀두를 건드렸다가 아이스크림 먹듯이 위로 움직인다.
쿠퍼액이 혀와 분신 사이를 순간적으로 연결해줬고, 혀는 다시 광이 나는 입술 사이로 들어갔다.
“으음... 역시 아무 맛이 안 나요. 정액은 어때요? 비리다던데.”
“그건 진짜 비려, 그러니까 맛볼 생각하지 마읏...!”
수연이가 귀두 위에서 혀를 굴렸다.
순간 밀려오는 자극에 나는 급히 입을 막아야만 했다.
“...이게 좋아요?”
“아니, 앗... 아니라...”
내 분신을 잡고, 혀를 굴리면서 장난스런 눈동자로 나를 쳐다보는 수연.
그녀는 혀는 내가 신음을 흘릴 때마다 점점 내려갔고, 마침내 그녀의 입이 내 귀두를 물었다.
“하읏...”
순간 천국을 맛보았다.
쌀 뻔한 걸 괄약근에 힘을 주며 겨우 막았다.
객관적으로 보면 별거 아니었다.
수연의 입속은 케이라나 다른 사람의 입처럼 따뜻하고 부드러우며, 모든 점막을 동시에 자극하기에 충분했지만 그것뿐.
진공 펠라나 딥쓰롯도 아니고, 그저 귀두만 입에 넣었을 뿐이다.
거기다 혀를 움직이느라 손은 그저 잡고만 있을 뿐인 아주 초보적인 펠라.
그런데도 상황과 분위기, 무엇보다도 점점 장난기가 짙어지는 두 눈동자가 나를 흥분시켰다.
“...어...째...오?”
수연이 귀두를 입에 물고서 말했다.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동시에 무슨 말인지 알 것만 같았다.
“잘하고 있어, 지금, 좋아...”
수연이 내 분신을 더 깊게 삼켰다.
서툴지만 고개도 약간씩 움직였다.
“이 조심하고, 세우면 안 돼. 그래, 그렇게...”
“손도 같이...”
“조금 더 깊게 빨아들이면...”
“...(이렇게요?)”
수연은 금방 배웠다.
머리가 좋아서 그럴까?
이대로 한두 번만 더 하면 마스터를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쭈웁쭈웁
그녀의 침과 입과 내 분신이 만들어내는 소리가 연구실을 가득 채울 때쯤, 나는 사정했다.
“읏...”
수연은 내 분신에서 입을 떼지 않았다.
사정이 끝날 때까지 그대로 있더니 천천히 입을 뗐다.
나는 사정의 여운을 느낄 새도 없이 휴지를 찾아 사방을 두리번거렸지만, 수연은 휴지가 필요 없었던 모양이다.
“음, 으음...”
수연이가 혀를 굴려 정액 맛을 보는가 싶더니, 꿀꺽하고 정액을 삼켜 버렸다.
“...비리네요.”
“그러니까, 내가 맛보지 말랬잖아!”
“어? 지금 소리치는 거예요?”
“아니, 그게 아니라...”
“괜찮아요. 신기하게도 먹을만해요. 비리기로 따지면 꽤 비리지만, 신기하게 거부감은 안 드네요. 오빠 거라서 그런가?”
그녀는 여전히 순진한 미소로 나를 쳐다본다.
내 앞에 무릎 꿇고 앉아서, 약간 힘이 빠진 분신 앞에서 나를 위로 올려다보면서, ‘오빠 거라서 그런가?’하는 사랑스러운 소리를 한다.
불끈.
“...어? 이거 또 왜 이래요? 한 번 싸면 괜찮은 거 아니었어요?”
“보통은 그렇지만, 특수한 경우에는 안 그래.”
“특수한 경우요? 그게 뭔데요?”
“그건 다음에, 오늘 실습은 이걸로 끝이야.”
“네?”
나는 그녀를 밀어내고 의자에서 일어나 재빠르게 팬티와 바지를 입었다.
성이 난 분신이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다.
“아니, 이대로 끝내면... 오빠 편하게 하려고 시작한 건데, 여전히 불편하잖아요. 실습이 끝났으니까 바로 실전해요. 한 번 싸서 안 되면, 두 번, 아니면 세 번이라도. 저 이제 잘하는 거 아니에요?”
왜 이렇게 사람을 자극하실까.
나도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다.
이 성욕 몬스터인 내가 이런 식으로 끊는 게 쉬운 줄 아는가?
수연이를 끌어안고 키스부터 가르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시간이 없다.
협회랑 싸우기 위해 이것저것 준비를 해야 하는데, 그중에 수연이가 제일 바쁘다.
나는 수연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미안, 오늘은 안 돼. 다음에, 협회랑 일 끝나면 또 천천히 실습하자. 그때는 실전도 겸해서, 알았지?”
“...맞네요. 협회가 있었네요. 그거 제가 당장 처리할게요. 어디 오빠에게 누명을 씌우려고.”
“든든하네. 수연아, 고마워.”
수연의 얼굴이 살짝 붉어진다.
붉어졌으면 조금 전에 이미 붉어졌어야 했는데, 지금에서야 붉어지다니.
이해할 수 없지만.
뭐, 어때.
나도 수연이가 좋다.
수연이 말고도 좋아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탈이지만.
흠... 이건 수연이가 받아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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