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9화 〉 chapter 8.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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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몰캉몰캉.
오른손에 굉장히 부드럽고, 따뜻하며, 만지기 좋은 것이 있었다.
나는 비몽사몽 간에 계속 그걸 주물렀다.
“으음...”
만지다 보니 이게 뭔지 알 것 같았다.
이건 케이라의 가슴이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딱 적당한 크기의 가슴.
뭐, 남자가 적당하다고 할 때의 가슴은, 사실은 평균적으로 보면 큰 거긴 하다.
스으윽.
부드러운 손이 내 바지 속으로 들어온다.
손은 아침 발기로 이미 단단해져 있는 기둥을 훑고 지나가, 아래의 알 두 개를 살짝 주물렀다.
그렇게 서로 주무르고 있으니까, 그녀가 위로 올라와 내 입술을 덮친다.
“츄웁, 츄릅.”
아직 해도 안 뜬 새벽.
호텔방엔 서로의 침 소리만 가득하다.
한 4시간 잔 걸까?
그 정도면 많이 피곤하긴 한 모양이다.
평소엔 섹스로 밤을 새고 5시에 잠이 들어 7시에 일어나곤 했으니까.
키퍼가 아니었으면, 아마 소환계약으로 이계의 힘을 흡수하는 게 아니었으면, 케이라가 가끔 제조해주는 영양제가 아니었으면 버틸 수 없었을 날들이었다.
하지만 나는 버텨냈고, 어제 그 일을 겪고도 4시간 만에 모든 걸 회복했다.
“하아, 하아...”
긴 키스로 달뜬 숨을 내쉬는 케이라를 아래로 내렸다.
그녀의 얼굴 옆에, 잔뜩 성이 난 분신이 있었다.
어느새 우리 둘은 옷을 훌훌 던져 버리고 서로 알몸이 돼 있었다.
“빨아 줘.”
“응.”
케이라의 펠라는 혀와 눈으로 하는 거였다.
그녀는 내 분신에 혀를 착하고 붙여서, 끈적하고 길게 쓸어 올렸다.
그러면서 나를 조용히 올려다봤다.
스으윽, 스으윽, 스으윽.
자극은 약간 부족했지만, 그래서 더 원하게 만드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저 도발적인 얼굴을 내 정액으로 물들이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이쯤 되면 내가 못 참고 그녀의 입속에 내 분신을 박아 넣는 게 보통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그것보다 하고 싶은 게 있었다.
나는 몸을 돌려 그녀의 계곡을 찾았다.
내 분신은 그대로 그녀의 앞에 둔 채, 계곡의 촉촉한 공기를 한껏 흡입했다.
나는 혀로 계곡 끝의 돌기를 핥았다.
할짝.
“하응...!”
그녀가 몸을 부르르 떨며 반응했다.
“하읍, 멈추면, 츄릅, 안 돼.”
“항, 츄릅, 하읍.”
케이라가 내 분신을 입에 넣었다.
나는 그녀의 계곡에 얼굴을 묻었다.
혀로는 계곡 위쪽의 돌기를 계속 공격했다.
“흥, 흡, 하합.”
케이라가 활어처럼 허리를 펄떡였다.
그러면서도 내 분신을 빠는 건 멈추지 않았지만, 상당히 약한 자극이다.
정신이 없는 모양이다.
그녀는 유독 입으로 해주는 거에 약했다.
매번 할 때마다 격하게 반응해서, 하는 맛이 있었다.
거기다 그녀의 애액은 말 그대로 달콤했다.
계곡이나 털의 냄새도 향긋한 걸 보면, 그녀의 체질이 아예 다른 모양이었다.
그래서 정말 쉬지 않고 흡입이 가능했다.
“하응, 핫, 그만, 그만, 잠깐만, 잠깐...”
결국 그녀는 내 분신을 놓았다.
나는 더 격하게 그녀의 계곡을 탐했다.
그녀의 허벅지가 내 머리를 압박하는 걸 즐겼다.
혀로 계곡이 수축하는 걸 느끼며, 손을 그녀의 뒤쪽 구멍으로 가져갔다.
그녀는 그것만으로 허리를 튕켰다.
“아흑, 거긴 안 돼, 잠깐만, 잠깐... 하으응!”
귀엽게 생긴 항문에 손가락을 넣자, 그녀가 아랫 입으로 울었다.
푸쉬시시!
“학, 아앙, 하아... 안 된다니까...”
케이라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계곡에서는 물이 간헐적으로 뿜어져 나왔다.
침대엔 어느새 웅덩이가 생겼다.
나는 얼굴에 묻은 그녀의 물을 핥았다.
그냥 물이었다.
아무 맛이 없었다.
이것도 애액처럼 달콤할까 싶었는데, 아무래도 그건 아니었다.
“그럼...”
“잠깐, 정민아, 잠깐만, 나 지금 이상... 하윽...!”
내가 정상위로 분신을 끝까지 찔러 넣자, 그녀가 허리를 활처럼 휘었다.
계곡은 끝까지 수축하며 분신을 압박했다.
그리고 다시,
푸쉬시시!
분수가 내 얼굴 위로 튀었다.
“하으읏...!”
나는 잠시 기다렸다가 다시 허리를 움직였다.
퍽, 퍽, 퍽, 퍽.
“하으, 항, 하으읏!”
오늘따라 케이라의 반응이 격했다.
처음 내뿜는 분수 때문일까.
“오늘은, 항, 내가, 하으읏!”
내가 박아줄 때마다 자지러졌기 때문에, 그녀는 말을 완성하지 못했다.
그리 궁금하진 않았다.
나는 그녀를 들어 올려 안은 채로 일어나 커다란 창문으로 향했다.
해가 떠오르는 서울의 풍경에 그녀를 기대어 놓고, 내 분신을 그녀의 안으로 밀어 넣었다.
“항, 항, 정민아, 하으읏!”
“쌀게. 얼굴에 뿌릴 거야.”
“하응, 응, 하으읏!”
깊게 한 번 찌르자, 케이라가 고개를 뒤로 젖히며 쾌락의 신음을 내질렀다.
나도 사정감이 올라왔지만, 끝까지 참았다가 빼냈다.
그러자 그녀가 내 분신 앞에 무릎을 꿇고 얼굴을 댔다.
푸쉭, 푸쉭.
하얀 정액이 그녀의 얼굴 위로 날아갔다.
정액은 쉴 새 없이 나왔다.
얼굴을 채우고도 모자라, 쇄골과 가슴골까지 정액으로 범벅이 됐다.
“쮸웁, 쯉.”
케이라가 얼굴에 묻은 정액을 손으로 닦아 입에 넣었다.
그렇게 대충 정액을 정리한 그녀는 내 분신을 입에 넣고 정성스럽게 빨았다.
조금 전 도발적인 눈빛은 온데간데없고, 완전히 저자세가 되어서 분신 곳곳을 핥는 그녀의 모습에 내 분신이 다시 한 번 성을 냈다.
그걸 본 그녀가 천천히 일어나 창문에 한 손을 대고 엉덩이를 내 쪽으로 내밀었다.
다른 한 손으로 계곡을 벌리는 게 너무나 섹시했다.
“하윽!”
나는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 허리 운동을 열심히 했다.
+++
나와 케이라는 아침 식사 시간에 크루 하우스에 도착했다.
구내식당에선 나연 누나와 엘레나가 밥을 먹고 있었다.
“왜 둘 밖에 없어요? 수장님은요?”
“어? 벌써 왔네? 체크아웃 시간까지 안 올 줄 알았는데?”
나연 누나가 음흉하게 웃었다.
나연 누나는 은근히 이런 야한 농담을 걸어오는 편인데, 번지수를 잘못 골랐다.
나랑 케이라가 이런 저급한 수준의 농담에 눈 하나 깜빡 하겠냐고.
“맞죠. 역시 유경험자라서 잘 아시나 봐요.”
“응? 아, 그, 그래 맞아. 잘 알아.”
나연 누나의 얼굴이 빨개졌다.
저 반응을 보면... 저 누나도 거의 모쏠인 것 같다.
“저희도 있고 싶었는데, 그래도 아침은 여기에서 같이 먹어야 할 것 같아서 왔어요.”
“어, 그래, 아침은 같이 먹어야지. 잘 왔어.”
사실은 너무 일찍 깨서 할 일이 없어 온 거였지만 말이다.
“그나저나 진짜 수장님은요?”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수장이 아침 식사에 빠질 리가 없다.
그녀의 루틴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집무실. 언니 지금 바빠.”
“아무리 바빠도 이 시간엔 아침을 드시지 않았어요? 크루에 무슨 일 생겼어요?”
나연 누나가 어처구니 없다는 듯이 나를 쳐다봤다.
“너 때문이지, 왜긴 왜야?”
“네? 제가 왜요?”
“네가 지구를 구했으니까 뒤처리가 많아지잖아. 왜 그랬어?”
“네? 제가 지구를 구해요?”
내 질문에 나연 누나의 젓가락이 빙글 돌더니 한쪽 방향을 가리켰다.
식당에 설치된 TV에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오크 치프가 핏빛 망치에 쓰러지는 장면이었다.
제 3자의 시선에서 보니 꽤 멋있었다.
“...와, 잘 찍었는데요?”
“그래, 잘 찍긴 했지. 하지만 저기 봐봐.”
TV 자막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GGC 크루 소속 키퍼, 신용산 장인 거리를 구하다.]
“아...”
그제야 수장님이 왜 바쁜지 알았다.
내 얼굴이나 케이라 얼굴까진 나오지 않았지만, 내가 GGC 크루 소속인 건 밝혀진 모양이다.
이곳저곳에서 연락이 오고 있을 것이다.
기자라든가, 방송국이라든가, 다른 크루라든가.
“...신용산 크루도 자존심이 없네요. 자기 구역에서 다른 크루 키퍼가 활약했다고 광고를 해요?”
“그런 문제가 아니야. 너네 둘 다 영상에 찍혔어.”
“...네? 저긴 안 나오잖아요.”
“당연히 언니가 막았지. 이거 봐봐.”
나연이 핸드폰으로 영상 하나를 보여줬다.
[와아아아!]
환호하는 사람들과 케이라, 딴딴이를 들고 있는 나였다.
“...헉, 이것도 찍혔어요? 누가요?”
“모르지. 아무래도 신용산에서 찍은 건 아닌 것 같아. 멀리서 찍은 건지 화질이 너무 구려.”
“그나마 다행이네요. 이 정도면 저인지 못 알아보겠는데요?”
“그래, 그나마 다행이지만... 진짜 다행이겠냐!”
...다행일 리 없다.
그러니 수장님이 아침도 못 먹고 막느라 고생하고 있는 거니까.
“...저 일단 올라가 볼게요. 케이라는 여기 있어.”
“...미안, 이건 내 잘못이야.”
“아니야, 잘못은 무슨. 나도 생각이 짧았어.”
나는 케이라에게 웃어 보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 일이니까, 내가 뒤처리를 해야지.
+++
똑똑.
집무실의 문을 두드렸지만, 안에서 반응이 없었다.
잠깐 기다리다가, 조심히 들어갔다.
“...그 영상은 제가 직접 협상하겠습니다. 그러니까 보도는 멈춰 주세요. 나중에 소스는 꼭 드리겠습니다.”
“모든 영상을 내리지 않으면, 크루에서 정식으로 대응할 겁니다.”
“어디서 얻으신 거죠? 초상권 침해로 고소할 수도 있습니다.”
집무실 안은 굉장히 바빠 보였다.
직원 4명과 수장님 모두 전화로 대응 중이었다.
이따가 다시 와야 되나 싶었지만, 그 사이에 수장님의 통화가 끝났다.
“오셨군요.”
“네, 수장님. 죄송합니다. 괜히 저 때문에.”
나는 바로 허리를 숙였다.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전혀 미안하실 거 없어요. 옳은 일을 하신 걸요.”
“그래도...”
“정말로 괜찮아요. 정민씨는 우리 크루의 자랑이에요.”
고개를 드니, 수장님이 환한 미소로 나를 반겨준다.
이런 반응일 줄은 알았지만, 그래도 감동이다.
역시, 내가 인복이 있다.
“감사합니다. 다 수장님 덕분이에요.”
“그거예요. 그렇게 크루를 높여주시면 더할 나위 없죠.”
저거, 농담이지?
나는 갑자기 훅 들어오는 농담에 무심코 웃고 말았다.
“푸하하하.”
“웃으니까 좋네요.”
와, 이사람, 진짜.
너무 매력적이다.
“흠흠. 그래도 대처는 해야 하잖아요? 지금 상황은 어때요?”
“정민씨를 내 놓으라고 사방에서 닦달이에요.”
“벌써 제 신상이 털렸나요?”
“거의요. GGC 크루 키퍼 중에 그런 기술을 쓰는 사람은 없었으니까. 그럼 새로 들어온 사람이겠죠?”
“...그건 정말 어쩔 수 없네요.”
저런 방식이면, 내가 크루 밖에서 활동 자체를 하면 안 됐다.
하지만 나도 소환사가 테러할 줄 알았겠냐고.
그렇다고 소환사가 나타났는데 키퍼가 가만히 있는 것도 이상하잖아.
“그래서 정민씨 잘못이 아니라고 한 거예요. 정민씨는 키퍼로서 할 일을 한 겁니다. 문제는 신상이 털린 게 아니에요.”
“그럼 뭐죠?”
“정민씨가 너무 뛰어나다는 게 문제죠. 원래 뛰어나시다는 건 알았지만, 오크 치프를 한 방에 보내 버리실 줄은 몰랐습니다.”
“그건 솔직히 운이었어요.”
“운도 실력이죠. 키퍼에게는 더더욱.”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이다.
키퍼가 어떤 게이트를 가지냐는 순전히 운이고, 나 역시 운으로 소환 게이트를 얻었다.
그 덕에 여기까지 온 거고.
“그럼 제가 어떻게 하면 될까요?”
“선택을 해야 할 시점입니다. 여기 있을지, 아니면 다른 크루로 들어갈지.”
저 질문 왜 안 하나 했다.
수장님이라면 반드시 할 것 같았는데.
“그걸 질문이라고 하세요? 당연히 여기 있죠.”
“고마워요. 그럼, 각오는 되셨나요?”
무슨 각오인지 말하지는 않았지만, 바로 알아들었다.
나도 그 각오를 했다고 지금 이야기하러 온 거니까.
“물론이죠.”
의도치 않게 쇼케이스를 했으니, 이제 데뷔를 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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