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화 〉 chapter 3. 고블린과 춤을
* * *
15.
“츄릅, 츄웁.”
누가 먼저 혀를 쓴 건지는 잘 모르겠다.
첫 입맞춤의 여운을 느낄 새도 없이, 우리는 서로의 혀와 대화를 시작했다.
“음, 아... 하아아. 츄릅, 츄웁.”
혀와 혀가 얽히고, 서로의 타액이 입안을 오가며 섞였다.
우리는 서로의 목과 머리를 잡고 서로를 끌어 당겼다.
좀 더 서로를 깊이 느끼기 위해서.
나는 잡아먹을 듯이 그녀의 입을 덮고는 강하게 흡입했다.
“흐읍!”
그녀는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나 있었고, 나에게 완전히 밀착한 상태였다.
그녀의 굴곡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나는 한 손으로 그녀의 등과 허리를 쓸어내리거나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읍! 하읍!”
그녀는 엉덩이를 잡을 때마다 움찔움찔 거리면서도 내게 더 달라붙었다.
이미 잔뜻 성이난 내 분신 위를 그녀가 몸으로 비벼대는 중이었다.
“츄릅, 츄웁, 하앙... 하읍.”
격렬한 키스가 계속 이어졌다.
며칠 굶기라도 한 듯, 서로의 혀와 입술을 물고 빨며 놓아주질 않았다.
그녀의 혀와 입술이 너무 달아서, 이대로 평생 이렇게 키스만 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나도 그녀도 여기에서 멈출 생각은 없었다.
더 좋은 게 아직 남아 있으니까.
케이라의 행동이 조금 더 재빨랐다.
그녀는 키스를 하면서 반바지와 팬티를 한꺼번에 벗었다.
그리고는 내 손을 자신의 계곡으로 인도했다.
푸른 숲이 자리 잡은 계곡은 이미 그녀의 체액으로 흥건했다.
그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물이 많고 미끌 거려서, 앗 하는 사이에 손가락이 쑤욱 들어가 버렸다.
“하읏!”
케이라가 머리를 뒤로 젖히며 몸을 떨었다.
손가락을 놓아주지 않겠다는 듯 꽉 물고 있는 걸 보니, 가볍게 간 모양이다.
“하아, 하아...”
다시 나를 보는 그녀의 푸른 눈동자엔 열망이 가득했다.
그녀는 나를 지그시 바라보면서, 내 손을 그곳에서 빼냈다.
그리고 내 바지의 지퍼를 내리고 내 분신을 꺼냈다.
스으윽.
부드러운 손가락이 조심스럽게 분신을 쓸어 올리는 게 느껴졌다.
분신의 끝에 맺힌 눈물은 그녀가 손가락으로 닦아냈다.
그녀는 손가락을 들어 올려 내게 보여주더니 자기 입 안으로 가져갔다.
꿀꺽.
눈물을 삼킨 그녀는 여전히 나와 눈을 마주친 상태로 뒷걸음질 쳤다.
뒤에는 책상이 있었다.
책상 위에 살짝 걸터앉은 그녀가 다리를 살짝 벌리며 손으로도 계곡을 벌렸다.
후두둑.
이미 넘쳐흐르는 애액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녀가 내 눈을 보면서 말했다.
“...와 줘.”
나는 달려들 듯이 그녀의 안으로 들어갔다.
푸우욱.
분신은 계곡을 파고 들어가 그 끝에 닿았다.
“하응!”
그녀가 허리를 뒤로 젖히며 쾌락의 신음을 내뱉었다.
그 신음에 맞춰 나는 허리를 뒤로 뺐다가, 다시 박았다.
“하아앗!”
케이라가 자지러질 듯 경련했다.
나는 멈추지 않았다.
책상을 짚고서 계속해서 허리를 움직였다.
퍽, 퍽, 퍽, 퍽.
“하읏, 앙, 흐응, 아앙!”
격렬한 움직임에도 그녀는 비명보다는 신음을 내뱉었다.
쾌락이 담긴 그 소리에 나는 더 빠르게 허리를 앞뒤로, 위아래로 밀어붙였다.
“하응, 항, 정민아, 나, 나...!”
정민...?
그래, 내 이름이다.
하지만 그동안 그녀는 나를 ‘너’ 혹은 ‘이정민’이라고만 불렀다.
지금처럼 ‘정민’이라고 친근하게 부른 적은 없었다.
그것도 이 극도의 흥분 상태에서.
호칭에 큰 의미를 두는 건 아니지만, 케이라의 달뜬 신음 사이에서 내 이름을 듣는 순간 가슴이 충만해졌다.
그 탓일까, 나는 바로 절정에 이르고 말았다.
내 분신이 케이라의 안에서 정액을 토해냈다.
“하으응!”
그녀가 계곡을 조이며 몸을 떨었다.
함께 절정에 도달한 듯했다.
꿀렁꿀렁.
속에 있는 것을 다 토해낼 때까지 분신을 밀어 넣었다.
“하앙, 앙, 하아항...”
내 정액, 그러니까 마력을 받아낸 그녀가 책상 위로 누웠다.
나도 그 위로 함께 포개졌다.
가슴과 가슴이 다시 만났고, 입술과 입술이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하아, 하앙...”
“후, 후우...”
서로의 숨이 뜨거웠다.
절정의 여운을 즐기던 그녀가 천천히 눈을 떴다.
푸른 눈동자는 아직 부족하다 말하고 있는 듯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아직 계곡 안에 들어가 있는 분신은 한 번 토해내고도 반쯤 성이 나 있었다.
“우읍, 츄, 츄릅.”
우리는 누가 먼저라고도 할 거 없이 다시 서로의 입술을 탐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입술은 여전히 달았고, 혀는 부드러웠다.
나는 그녀를 일으켜 세웠고, 그녀는 다리로 내 허리를 휘감았다.
그대로 책상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기댈 곳 없는 그녀의 체중이 나에게 온전히 실리면서, 내 분신이 그녀의 계곡 속으로 더 깊이 파고들었다.
“하응, 웁, 하압.”
키스는 계속 이어졌고, 그에 맞춰 분신도 커져갔다.
아까보다 더 커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조금 전보다 더 깊이 들어갈 수 있는 자세였다.
“하으읏!”
케이라가 내 목을 끌어안고는 신음을 내뱉었다.
나는 귀 바로 옆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숨을 느끼면서 선 상태로 허리를 튕겼다.
“하응, 깊어, 너무 깊... 하아앙!”
나에게 매달리며 보조를 맞춰주는 그녀의 행동 덕에 내 분신은 더 깊은 곳까지 들어갔다.
“하으으으읏!”
몇 번 하지도 않았는데, 그녀가 절정에 이르러 버렸다.
그녀는 완전히 내게 밀착해서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흐으으읏.”
나는 그녀가 멈출 때까지 가만히 기다렸다.
그리고 그녀를 침대로 데려가 천천히 내려놓았다.
“...다시 갈게, 케이라.”
“하아, 응, 와줘, 더 해줘, 정민아. 하아앙!”
퍽, 퍽, 퍽, 퍽.
방 안은 그녀의 신음과 피스톤 소리로 가득했다.
그렇게 몇 번이나 나는 그녀를 범했다.
그렇게 몇 번이나 그녀는 나를 범했다.
책상에서, 침대에서, 바닥에서, 싱크대에서, 욕실에서...
이미 이 원룸 곳곳에서 그녀와 관계를 맺었지만, 다시 한 번 이 원룸은 그녀와 나의 체액으로 도배됐다.
그리고 그 어느 곳보다 그녀의 몸이 내 정액으로 가득 찼다.
그제야 조금 마음이 놓였다.
어차피 일주일 안에는 다시 마력을 주입해야겠지만, 적어도 일주일은 안전한 거니까.
그녀가 사라지지 않으니까.
“다행이야.”
“뭐가?”
케이라와 나는 침대에 함께 누워 있다.
그녀는 내 팔을 베개 삼아서 내 옆에 딱 붙어 있었다.
전에는 이런 적이 없었다.
관계가 끝나면 서로 할 일하기 바빴지, 이런 여운을 느낀 적이 없었다.
뭔가 신기한 기분이다.
평소에 느꼈던 공허함이 전혀 없다.
내 가슴 바로 옆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가슴의 존재감 때문일까.
“늦지 않아서.”
“맞아. 4시간 남았었나?”
“정말? 그 정도밖에 안 남았었어?”
“응. 사라질 뻔했지.”
몇 시간 전, 방 안에서 봤을 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목소리는 담담했다.
“불안하진 않았어?”
“어차피 나를 원하는 세상은 없으니까.”
유일한 스승은 죽었고, 친구와 가족도 없다던 케이라의 세계 아르케니아.
그래, 그건 인정.
근데 여기는 있잖아?
“왜 없어? 여기 있잖아?”
“...누가? 너?”
케이라가 고개를 들어 나를 올려다봤다.
가까이서 보니까 진짜 예쁘다.
“응, 나.”
“...증명해 봐.”
“응? 뭘?”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 내 위로 올라왔다.
“나를 원한다는 거.”
“아니, 그건 아니지. 지금 8번을 했는데 또 할 수가 있겠냐고.”
케이라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찰랑거리는 머릿결도, 예쁜 모양을 한 가슴도, 잘록한 허리와 탄력이 넘치는 허벅지도.
하지만 8번이나 배출한 사람에게는 그냥 그림일 뿐이었다.
분신이 일어날 기미가 안 보였다.
“그래? 진짜야...?”
케이라가 내 위로 포개졌다.
부드러운 가슴이 내 가슴 위로 올라왔다.
그래도 내 심장은 그대로였다.
현자타임이 세게 왔다.
“미안, 지금은...”
“괜찮아, 정민아.”
케이라가 내 귀에 대고 말했다.
달콤한 목소리가 내 이름을 속삭이니까, 뭔가 설렌다.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
그녀가 얼굴을 살짝 돌려 내 볼에 뽀뽀했다.
두근.
어?
갑자기 심장이 뛴다.
두근두근.
한 번 뛰기 시작한 심장은 미친 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분신에도 살짝 피가 돌았다.
나는 일어나려고 하는 케이라를 붙잡고 다시 내 위로 엎드리게 했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을 내 가슴에 대게 했다.
“들려?”
“...들려.”
“나, 케이라를 원해.”
심장소리를 듣고 있던 케이라가 다시 조금 위로 올라왔다.
얼굴이, 눈이, 입술이 바로 앞에 있다.
“하아...”
“하아...”
서로의 입김이 교차되고, 결국 입술과 입술, 혀와 혀가 얽히기 시작했다.
“츄릅, 츄웁.”
단 입술을 마시니, 내 분신도 다시 커졌다.
오늘 9번째.
그런데 하루 종일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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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실종 사건 최초 전원 무사 귀환, 숨겨진 영웅은 누구?]
[고블린 게이트 변종 고블린 사고, 원칙을 지키는 자들의 승리.]
[생존자 박재혁, “기다려 준 팀원들, 게이트 주인 가람에게 평생 보답하겠다.”]
[연속되는 변종 몬스터 출현, 이대로 괜찮은가?]
이정민이 들어갔던 게이트의 사건은 꽤 화제가 됐다.
게이트 내에서 발생한 사건 중, 최초로 전원 무사 귀환한 사례였기 때문이다.
찌라시를 포함 기사도 수십 개가 쏟아졌다.
한 남자가 태블릿으로 그 기사들을 하나하나 보고 있었다.
“흐음... 어떻게 살아 나온 거지?”
기사로는 알 수 없는 정보였다.
게이트의 주인이자 책임자인 가람의 이야기가 계속 나오지만, 그가 보기엔 아니었다.
그가 알기로 가람에게는 그만한 능력이 없었다.
“누군가가 있다는 건데... 누구지?”
띠리리링.
남자의 휴대폰이 울렸다.
액정에는 전화번호만 떴다.
저장된 번호가 아니었다.
[이봐, 이건 말했던 거랑 다르잖아. 난 죽이는 걸 원했다고.]
남자는 목소리를 듣고도 누군지 떠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대충 누군지 알 것도 같았다.
“제가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변이는 확정적이지만 효과는 랜덤이라고.”
[그래도 그렇지. 단순 공간 이동은 아니잖아. 적어도 공격 스킬이어야지!]
남자는 휴대폰을 살짝 떼어 놓았다.
그런데도 귀가 찢어질 듯 아팠다.
‘무식하네. 목소리만 크면 뭐가 된다고 생각하다니.’
하지만 여기서는 져 줄 생각이었다.
“공격 스킬이라... 확실히 아쉽긴 하네요. 그러면 한 번 더 사용해보시는 건 어떻습니까? 물론 무료로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한 번 더? 이번에도 공간 이동 같은 쓰레기가 나오면 쓸모없는 거잖아!]
‘쓰레기라니. 공간 이동 마법이 얼마나 위대한지 모르는 너가 더 쓰레기다.’
“그렇군요. 공간 이동 마법 같은 게 한 번 더 나오면 또 무료로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어떻습니까?”
[흠흠, 그렇다면야...]
“좋습니다. 그럼 물건은 저번처럼 전해 드리죠.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발견한 겁니까. 공간 이동 마법은 그리 쉬운 마법이 아닐 텐데요.”
[이상한 놈이 하나 있었어. 땅 속의 숨소리를 들었다고 지랄 발광을 떨었지.]
“숨소리를 들었다고요? 그게 누구죠?”
[뭐였더라? 이민정? 아닌데... 아, 이정민이다. 그런 이름이었어.]
‘이정민?’
남자는 ‘이정민’이란 이름을 머릿속에 집어넣었다.
그는 걸림돌이 있으면 길 밖으로 꼭 쳐내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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