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화 〉 chapter 3. 고블린과 춤을
* * *
10.
키퍼가 된 지 이제 한 달.
케이라가 이세계에서 넘어온 지 한 달.
나는 채굴 게이트에 5번 들어갔고, 보너스 포함 5천만 원을 벌었다.
월급 5천만 원.
그것도 세후 월급이다.
면세는 아니지만, 키퍼는 상대적으로 세금을 적게 낸다.
대신 급한 일이 있을 때 동원되긴 하지만.
아무튼 월급 5천만 원.
한 달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금액이다.
한 달 전에 내가 상상할 수 있는 미래란, 기껏해야 9급에 붙어 150만 원 정도의 쥐꼬리만 한 월급을 받는 거였으니까.
그 월급으로는 여자 친구를 사귀기도 힘들뿐더러, 결혼은 꿈도 못 꾼다.
그러나 지금은 월급 5천만 원에, 케이라라는 미인과 동거 중이다.
물론 그녀가 내 여자 친구는 아니지만, 그래도 뭐, 그에 준하는 일들을 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사람은 언제나 자기 수준에서 불만을 토로하기 마련이다.
“...채굴은 이제 지겹다고!”
“왜?”
침대 위에 기대서 태블릿을 보고 있던 케이라가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발음은 완벽했다.
그녀는 고작 2주 만에 한글을 마스터했고, 지금은 온갖 지식을 청소기마냥 빨아들이는 중이었다.
“지겨운 게 지겨운 거지. 갱도에서 허리 굽혔다 폈다만 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데.”
“언제는 소연이란 분이 도와줘서 괜찮다며?”
소연이랑은 매번 같이 움직이고 있다.
소연의 염력은 지겨운 채굴을 그나마 쉽게 만들어 주는 1등 공신이다.
활력소랄까.
“소연이가 하루 종일 도와주는 건 아니니까. 아니, 도와줘도 같은 일만 하는 건 이제 지겹다고.”
채굴을 키퍼가 돈을 쉽게, 안정적으로 벌 수 있는 수단이다.
그래서 열심히 했다.
한 달에 3번 정도 들어가는 게 평균이라는데, 나는 5번이나 들어갔으니까.
게이트 안에 들어가서도 ‘이게 내 게이트다’라고 생각하며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그게 독이 된 건 지, 지금은 정과 망치를 상상만 해도 머리가 지끈 거린다.
휴식이나 변화가 필요하다.
“그럼 다른 일을 해.”
쿨하게 정답을 이야기하는 케이라.
그녀의 눈은 이미 태블릿으로 돌아가 있었다.
“그래도 될까?”
“안 될 이유라도?”
“아직 마력도 없고, 마나도 없으니까. 이대로 가기엔 좀 불안해서.”
룬어를 익히기 시작한 지 한 달 째.
나는 아직도 ‘모으기’ 룬어를 완성하지 못했다.
일주일이면 할 수 있을 거라는 케이라의 예상이 틀린 거라고 하긴 어려웠다.
사흘에 한 번 꼴로 게이트에 들어가면서 흐름이 계속 끊긴 탓이라고 보는 게 맞았다.
나는 적어도 마력 스탯이 생긴 후에 고블린 게이트 같은 곳에 가려고 했다.
마력이 있고 없고는 차이가 컸다.
마력이 없을 때는 체력이 마력으로 치환되는데, 모든 치환이 그렇듯 중간에 손실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쥐꼬리만 한 위력의 마법이 더 별로가 되는 거니까, 선뜻 전투에 임하기가 무서웠다.
첫 게이트에서 만난 금속 개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돌발적인 상황에서 잘 대처하긴 했지만, 나의 약함을 피부로 느낀 일이기도 했으니까.
좀 더 강해지고 싶다.
가능하면 모든 몬스터를 가볍게 처리할 수 있을 정도로.
“그럼 더 집중을 해. 지금처럼 잡생각이 끼어들면 룬어를 완성시키기 어려워.”
“진짜 집중하면 되는 거 맞냐고.”
나는 지금도 이 뱀처럼 구불구불한 꼬부랑글자를 적고 있다.
사실 이게 모든 지겨움의 근원이다.
적어도 하루 3시간 이상, 많게는 5시간 동안 한 글자만 붙잡고 있는 걸 상상해 보라.
그보다 끔찍한 일이 어디 있을까?
이미 한글을 다 땐 케이라는 매초, 매분마다 색다른 정보를 얻는데, 내가 보는 건 딱 한 글자뿐이다.
그녀는 5시간을 보든, 6시간을 보든 지겨울 틈이 없다.
인터넷이란 정보의 바다는 그 끝을 모르니까.
그러나 나는 30초만 해도 지겹다.
지겨워 죽겠다.
젠장, 이게 재능의 차인가?
나도 다른 룬어로 넘어가고 싶다고!
“당연하지. 하지만 좀 쌓였다면 기분전환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기분전환?”
“마법을 실전에서 쓰는 거야. 너 그때 이후로 실전에서 마법 쓴 적 없지?”
‘그때’라고 함은 금속 개를 만났을 때다.
지금은 메탈릭 하운드(임시)라고 불리는 녀석 말이다.
그 이후로는 게이트 내에서 별 일 없이 채굴만 했을 뿐이다.
“그렇지. 연습은 꽤 했지만.”
“그럼 실전을 해 봐.”
“괜찮을까?”
“고블린 정도라면 괜찮아. 마력이 없어도 위력은 충분하고, 마법을 안 쓴다고 해도 대처는 될 거야. 그동안 열심히 운동 했잖아?”
지난 한 달, 나는 열심히 몸만들기에 열중 했다.
물렁한 뱃살에 왕자가 보일랑 말랑 할 정도로,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었다.
채굴이란 노동에 운동까지, 몸이 못 버틸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몸은 성과를 내주었다.
각성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번 돈으로 플렉스 하며 잘 먹었기 때문일까.
고블린은 일반적인 성인 남성보다 약하다.
이 중론에 따르면 나는 맨손격투에서 고블린을 이길 수 있었다.
해보진 않았지만.
“그럴까?”
“결정은 너가 하는 거야. 난 제안할 뿐.”
“좋아. 그럼 이번에는 채굴 대신 고블린이다.”
나는 룬어를 쓰던 종이를 접었다.
간다고 정한 이상, 이미 지겨워진 룬어를 붙자고 있는 건 비효율적이다.
한시라도 빨리 게이트를 찾고 들어가고 싶었다.
그리고 그 전에 중요한 건, 소연이에게 허락을 받는 거다.
핸드폰으로 소연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 누구에게?”
“소연이. 고블린 게이트에 같이 가자고.”
“흐응...”
흐응?
전화 연결음 때문에 내가 잘못 들었나 싶었다.
케이라는 ‘그 짓’할 때를 제외하고는 항상 말이 간결하다.
숨소리나 헛기침 같은 것도 잘 들어본 적이 없다.
훌렁.
아니나 다를까.
그녀가 티셔츠를 벗고 있었다.
잘록한 허리와 가슴이 드러났다.
심플한 느낌의 브래지어에 감싸인 가슴은 크지도 작지도 않았다.
속옷가게에 가서 재본 결과는 75B.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한국인들보다는 확실히 윗줄인 크기다.
스윽.
그녀는 입고 있던 돌핀 팬츠도 벗었다.
하얀 팬티와 하얀 다리가 드러났다.
그녀는 골반이 꽤 큰 편이라 속옷만 입고 있으니 마치 모델 같았다.
인터넷에서 간혹 만나는 피팅 모델 같은 느낌?
거기에 머리색도 파란색이고.
“아까 씻지 않았어?”
하지만 이젠 그 몸매에 감흥이 없다.
지난 한 달, 계속 봤으니까.
관계를 가진 것만 10번 정도고, 관계를 가지지 않더라도 원룸에서 같이 지내니 익숙해지지 않을 수 없다.
속옷 차림을 넘어서 알몸으로 마주 앉아 라면을 먹기도 했다.
“씻었지.”
“그럼 왜?”
“하려고.”
“응? 지금?”
“응, 지금.”
케이라가 내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소연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어, 어...”
[선배님, 무슨 일이에요?]
“그게 이번에 게이트...”
나는 통화를 이어가며 손으로 케이라에게 거부의 의사를 전했다.
그러나 케이라는 아랑곳하지 않고 내게 다가왔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케이라를 피해 도망가야 했다.
[게이트 정하셨어요? 어딘지 알려주시면 저도 신청할게요.]
“아니 그게 아니라, 이번엔 채굴 말고... 앜!”
케이라는 끈질겼고, 원룸에는 도망갈 곳이 없었다.
결국 그녀는 나를 벽에 몰아붙인 뒤에, 내 바지와 팬티를 벗겼다.
나의 작은 저항은 그녀의 마력에 의해 제압되었다.
[선배님? 괜찮아요?]
“아, 괜찮아... 뭘 잘못 밟아서. 레고 같은 거 있잖아.”
[아... 레고 아프죠.]
다행인 건 내 분신이 죽어 있다는 거였다.
솔직히 내가 변태라도 그렇지, 이런 분위기에서 뭐가 될 리가 없었다.
나는 손으로 케이라를 밀어내며 침대를 가리켰다.
이따가, 통화 끝나고 얘기하자는 뜻이었다.
“그래, 아프지. 아무튼 이번엔 채굴 말고 고블린 어때?”
[고블린이요?]
“응. 이젠 슬슬 다음 스텝으로 가도 괜찮지 않을까? 너만 괜찮으면...”
순간 아래에서 올라오는 신선한 자극 때문에 나는 말을 잇지 못했다.
내 그곳이 따뜻하고 촉촉한 것들 사이로 들어갔다.
여자의 음부에 들어가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이곳은 좀 더 부드럽고, 물이 많았다.
그렇다.
케이라가 내 밑에서 무릎을 꿇은 채, 내 물건을 입에 넣은 것이다.
“흡!”
나는 놀라 엉덩이를 빼려고 했지만, 그녀가 내 엉덩이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가 혀를 한 번 굴리자, 진짜 신세계가 펼쳐졌다.
“읍!”
내 분신이 금세 최대 크기로 변했다.
솔직히, 그 어떤 때보다 커진 것 같았다.
펠라치오는 처음이었다.
[선배님? 선배님? 무슨 일 있어요?]
더군다나 귀에는 소연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윽, 아니야. 괜찮...”
말을 쉽게 이을 수 없었다.
아래에서 오는 자극이 너무 심했다.
그녀의 입 속에는 포경수술로 드러난 앞부분만이 들어가 있을 뿐이지만, 그걸로도 차고 넘쳤다.
그녀의 혀가 거시기를 한 번 훑을 때마다, 나는 당장이라도 쌀 것 같았다.
[목소리가 안 괜찮으신 것 같은데...]
“괜찮아. 괜찮... 으니까. 고블린 어때? 너는 괜찮... 겠어?”
[흠... 이상한데...]
“사정은 나중에... 여튼 답은?”
[저는 좋아요. 슬슬 고블린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나는 말을 다 듣지 못하고 통화를 끝냈다.
이미 사정감이 참을 수 없는 단계였다.
나는 황급히 케이라의 머리를 밀어 내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녀는 물러나지 않았다.
그녀는 두 눈으로 나를 똑바로 보고 있었다.
신비하면서도 도발적인 푸른 눈이다.
그 아래에 있는 붉은 입술에는 내 분신이 물려 있고 말이다.
나는 그 비현실적인 상황과, 분신의 머리에서 올라오는 강한 자극에 그만 싸 버리고 말았다.
분신이 케이라의 입 속에서 껄떡 거리며 정액을 토해냈다.
사정은 평소보다 긴 느낌이었다.
그녀는 사정이 끝나고서야 입을 땠다.
나 보라는 듯이 벌린 입 속, 그녀의 혀 위에는 하얀 정액이 있었다.
나는 재빨리 휴지를 가지려 움직이려고 했다.
그러나 그러기도 전에 그녀가 입을 닫았다.
꿀꺽.
“비리네.”
말투와 달리 그녀의 입꼬리는 살짝 올라가 있어서, 그게 참 심장에 안 좋았다.
“지금 뭐하는...”
“잠깐만 더 있어 봐.”
할짝.
“읍!”
케이라가 약간 줄어든 내 물건을 혀로 핥았다.
막 사정한 후에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자극이 아닐까 싶었다.
절로 엉덩이가 빠지며 혀와 물건의 거리가 벌어졌지만, 혀와 입이 어김없이 쫓아왔다.
쭈웁.
이번엔 확실히 빨고 있었다.
그녀는 남은 정액을 다 빨아들이기라도 하겠다는 듯이, 분신을 입에 넣고 흡입했다.
이게 그건가?
영상으로만 보던 청소펠라?
부드러운 자극과 시각적 효과 때문에, 내 분신은 다시 한 번 커졌다.
쪽.
케이라가 분신의 끝에 입맞춤하면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천천히 몸을 돌렸다.
어느새 그녀의 팬티는 벗겨져 있었고, 그녀의 계곡 사이에는 비가 내렸다.
“...자, 어서.”
양손으로 자기 엉덩이를 잡고 벌리며, 고개만 살짝 돌려 말하는 그녀.
“솔직히 말해 봐. 인터넷으로 야동만 봤지?”
“지금 그게 중요해?”
도발적인 말투와 살짝 올라가는 그녀의 입꼬리.
저 도발엔 안 넘어갈 수가 없다.
푸우욱.
내 분신이 그녀의 계곡을 파고들었고, 그녀가 허리를 휘며 신음을 냈다.
“아항!”
나는 그녀의 엉덩이를 잡고 도발당한 만큼이나 강하게 그녀를 올려붙였다.
“항, 항, 아흑!”
언제 들어도 맛있는 신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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