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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인들이 나만 좋아한다-3화 (3/137)

〈 3화 〉 chapter 1. 만남

* * *

3.

“(조금 강제성을 뛰겠지만, 이해해 줘. 위기상황이니까.)”

“알겠어요. 알겠으니까 일단 목소리라도... 어?”

조금 전까지만 해도 말을 할 수 없는 상태였는데, 자연스럽게 말이 나왔다.

몸도 움직일 수 있었다.

어느새 그녀가 내 위에 올라타고 있어서 뭘 할 수 없는 건 마찬가지였지만.

“(마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어. 통역 마법도 곧 유지하지 못할 거야. 일단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가만히 있어 줘.)”

“알았어요. 맡길게요.”

그녀의 목이 점점 더 투명해졌다.

그녀의 말처럼 위기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와 달리 내 분신은 더욱 성이 나서 조금 민망했다.

스르륵.

그녀가 천천히 로브를 걷어 올렸다.

로브 아래에 입은 옷도 원피스 종류인지, 바로 그녀의 허벅지가 드러났다.

적당히 살이 붙은 하얀 허벅지 사이로 내 분신이 서 있는 걸 보자니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두근두근두근.

처음 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러냐.

그만 나대라, 심장아.

조금 더 로브가 올라가자, 그녀의 계곡이 보였다.

속옷을 입고 있지 않았기에 짙은 푸른색의 음모가 적나라하게 보였다.

푸른색 털이라니.

묘한 색감과 그 아래에 있을 구멍에 대한 기대감으로 내 분신은 이미 쌀 것 같았다.

이 정도면 나, M을 의심해봐야 하는 건가?

“(넣는다.)”

“잠깐만, 이렇게 갑자기 넣으면 안 돼요. 저는 괜찮지만, 그쪽이 전혀 준비가 안 됐잖아요.”

케이라의 그곳은 딱 봐도 말라 보였다.

지금 상태라면 아픔만 가득할 것 같았다.

“(안 돼. 이제 진짜 시간이)***.”

뒤의 말은 번역이 안 됐다.

안 되도 알 것 같긴 했지만.

그녀가 손으로 내 분신을 잡았다.

그녀의 손은 이미 반쯤 투명해져 있었다.

분신에 따뜻함이 느껴지는 거로 보아 아직은 괜찮아 보였지만, 이것저것 따질 시간은 없었다.

그녀는 내 분신을 잡아 구멍에 맞추고는 그대로 몸을 아래로 내렸다.

파짓.

“읍...”

분신은 무언가에 살짝 막혔다가 뿌리 끝까지 한 번에 들어갔다.

그리고 케이라는 아픔을 참는 듯 입술을 깨물었다.

‘이건...!’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단 하나밖에 없었다.

다시 내려간 로브로 인해 접합부는 보이지 않았지만, 거기에서는 붉은 눈물이 흐르고 있을 것이다.

케이라의 눈가에 맺힌 물방울은 살을 찢는 아픔이 얼마나 컸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아픔에 안타까우면서도, 한편으론 성적 흥분이 최고조에 다다랐다.

“****.”

그녀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움직임의 폭은 크지 않았고 서툴렀다.

하지만 그녀의 구멍이 내 것을 강하게 물고 있어서, 자극은 충분했다.

퍽, 퍽, 퍽.

남자와 여자, 두 사람의 몸이 겹쳐지는 소리가 작은 원룸을 채웠다.

그리고 몇 번 지나지 않아 그녀의 몸에서 애액이 분비되기 시작했다.

질퍽, 질퍽, 질퍽.

소리가 조금 더 야해졌다.

두 눈을 감고 입술을 깨물고 있는 케이라.

내 그곳에서 느껴지는 뜨거움.

이세계인과 섹스하고 있다는 비일상.

이대로 시간을 좀 더 즐기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그녀의 몸이 기다려주지 않을 것 같았다.

목이 투명해지는 게 이젠 눈에 확연히 보였다.

조금 더 페이스를 올려야 했다.

나는 그녀의 허리를 잡고, 내 허리를 밀어 올렸다.

“하윽...”

고통과 흥분이 뒤섞인 소리가 그녀의 힘에서 흘러나왔다.

저 소리가 온전히 야릇하게 바뀌도록 애쓰고 싶지만, 지금은 오로지 내 흥분에만 집중해야겠다.

퍽, 퍽, 퍽, 퍽.

“윽, 윽, 하응, 윽.”

과격한 움직임에 그녀가 아파했다.

눈을 찡그리는 그녀의 모습이 이상하게 더 섹시했다.

나, S에도 소질이 있던가?

조금 전에는 M 같았는데.

나는 좀 더 피치를 올리기 위해 자세를 바꿨다.

그녀를 침대에 엎드리게 하고, 로브를 걷어 올렸다.

피가 묻어 있는 그곳과 하얀 엉덩이가 드러났다.

여전히 터질 것 같은 몽둥이를 그곳으로 집어넣었다.

“하윽...!”

그녀가 고양이 자세로 허리를 휘며 목을 꺾었다.

생각보다 적응이 빠른 것 같다.

그럼 조금 더 사양하지 않고.

“아, 아, 흑...”

아까와는 다른 각도로 들어가자, 다른 부분에 자극이 왔다.

하얀 엉덩이를 붙잡고 허리를 흔들자 금방이라도 쌀 것만 같았다.

그러고 보니, 지금 노콘이다.

오랜만에 해서 자극이 센가 했는데, 생으로 해서 그런 건가?

그리고 지금 이거 안에 싸야 하는 거지?

흐름으로 보면 그렇다.

거기에 생각이 닿자마자, 이미 극도로 오른 흥분이 터져 버렸다.

나는 허리를 끝까지 밀어붙이며, 속에 있는 것을 토해냈다.

꿀렁꿀렁.

“하으윽...”

모든 것이 나올 때까지 나는 그녀의 허리를 꼭 붙잡고 있다가, 천천히 빼냈다.

퐁 소리와 함께 내 분신이 빠져나왔다.

주르륵하고 정액이 조금 흘러나와 침대를 적셨다.

내가 저렇게 많이 싼 적이 있었나?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야한 광경에 내 분신이 다시 벌떡 솟아올랐다.

하지만 다시 박을 수는 없었다.

그녀가 급히 손으로 그곳을 막았기 때문이다.

정액이 흘러내려서는 안 되는 것 같았다.

그녀는 그렇게 막은 채로 다시 자리에 앉았다.

“****.”

두 눈을 감고 집중하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침대에서 물러났다.

분신도 다시 가라앉았다.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었다.

하체와 다르게 그녀의 얼굴은 너무나 투명해져 거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될까? 돼야 할 텐데...’

나는 속으로 간절히 빌었다.

아무래도 눈앞에서 사람이 사라지는 걸 보고 싶지 않았으니까.

내 바람과는 달리 그녀의 투명화는 점점 더 심해졌다.

푸른 머리카락이 너무 투명해져 이제 보이지 않았다.

‘...안 되나?’

처음으로 만난 이세계인인데, 처음으로 시도하는 이세계성문화교류인데, 이렇게 허무하게 끝난다고?

그때, 나는 그녀의 하복부에서 반짝하고 짧게 빛나는 것을 보았다.

그와 동시에 내 머릿속에 각종 정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게이트를 열고 닫는 법.

게이트 안에서 나온 지성체와 계약을 맺는 법.

그들의 힘을 대신 사용하는 법.

그리고 메시지가 떴다.

[축하합니다. 이제 상태창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모든 각성자들이 보는 메시지였다.

다음 수순은 보통이라면 상태창을 여는 거겠지만, 나는 지금 그런 걸 천천히 살펴볼 겨를이 없었다.

휙.

그녀의 왼손을 낚아채듯 잡아 올렸다.

보일 듯 말 듯 희미하지만, 아직 만질 수 있었다.

나는 그 손에 입맞춤했다.

쪽.

그러자 그녀의 왼손에 날개 무늬의 문양이 새겨졌다.

문양에서는 푸른빛이 흘러나왔고, 빛은 그녀의 하복부까지 연결됐다.

이어 오른손부터 색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희미해진 피부가 생기 넘치는 살색으로 돌아왔다.

창백해 보이던 입술이 붉게 변했다.

케이라가 두 눈을 떴다.

푸른 눈동자가 다시 원래의 빛을 띠었다.

“(...주인?)”

“주인...?”

“(주인님이라고 안 해도 별다른 제약이 없네. 그런 종류의 계약은 아닌가 봐.)”

케이라가 왼손을 들어 보였다.

손등에 날개 무늬의 문양이 문신처럼 새겨져 있었다.

“그럼요?”

“(소환수와 계약할 때도 비슷한 종류의 계약이 있어. 체류하는 조건으로 원할 때 힘을 빌려주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계약. 이건 이세계체류계약이라고 하면 될 것 같아.)”

이세계체류계약이라...

그녀의 말대로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

신기하게도 내 상태창 역시 같은 말을 했다.

[신분:지구인]

[종족:인간]

[나이:26]

[레벨:8/15]

[체력:03][근력:02][민첩:01]

[마나:00][마력:00][친화:00]

[감각:01][신성:01]

[특성:게이트키퍼(EX)]

[기술:소환게이트(SS), 이세계체류계약(A)]

어찌보면 케이라가 먼저 말해서 상태창에 케이라가 말한 대로 적힌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8/15라니 처참한 잠재능력이다.

보통 20은 넘는다던데.

뭐, 내 힘은 저기에서 나오는 게 아니니까 크게 걱정할 건 없지만.

“다행이네요. 계약 덕에 사라지지 않았으니까요.”

“(그래, 정말로 고마워. 덕분에 살았어.)”

그녀가 침대에서 내려와 내게 허리를 숙였다.

“괜찮아요. 그보다 몸은 괜찮아요. 그게... 처음...”

“(괜찮아.)”

꽤나 이상한 첫경험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그녀의 말처럼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다.

그녀는 계속 그래왔던 것처럼 다른 것에 더 관심이 많았다.

“(지금 이 통역은 계약에 들어가 있는 거지?)”

“아, 네. 맞아요.”

그녀와 나 사이엔 계약이 성사되었기 때문에, 별다른 마법 없이도 나는 그녀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 그녀도 마찬가지고.

“(마력은 언제마다 주입해 줘야 하는지도 알아?)”

“계약자의 사용에 따라서... 라고 하는데요.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은 꼭.”

각성했기 때문에 내 스킬에 관해서는 떠올리자마자 답이 나왔다.

그래서 그녀와 난 일주일에 한 번은 섹스해야 한다.

계약의 완성은 손에 입맞춤하는 거였지만, 동력은 섹스에서 나왔으니까.

“(성교를 또 해야 한다는 말이구나. 괜찮겠어? 다른 방법은 없어? 성교가 가장 효율적이겠지만, 없는 건 아닐 텐데.)”

이번에도 그녀가 키워드를 던져주자 새로운 것들이 떠올랐다.

“아, 마력과 마나가 있다면 그걸로 대체가 가능한가 봐요. 그런데 전 마력도 마나도 없어요.”

“(그거라면 내가 도와줄 수 있어. 조금 걸릴 거야. 그때까지만 참아줘.)”

케이라에게 전해지는 뜻을 또 해석하자면 이런 거 같았다.

‘너가 나랑 성교하기 싫어하는 건 알겠으니까, 조금만 참아줘.’

별로 싫어하는 건 아닌데... 아니지, 자기가 싫으면서 나에게 돌리는 건가?

...잘 모르겠지만, 그걸 궁금해할 때는 아닌 거 같아서 난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나 이제 여기서 살아도 되는 거지? 우리 계약 했잖아?)”

그게 그렇게 되나?

나쁜 계약은 아니다.

그녀는 이곳에서 살 수 있고, 나는 그녀의 힘을 쓸 수 있으니까.

그녀가 없이는 난 반쪽짜리 키퍼밖에 되지 않는다.

지금 나는 소환사라고 봐야 하니까.

하지만 그전에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 있다.

“게이트는 일주일 뒤에 다시 열 수 있어요. 혹시 돌아갈 생각은 없나요? 아무래도 이번 건 목숨을 담보로 한 강제 계약이니까요.”

“(내가? 내가 왜? 난 여기가 마음에 들어.)”

케이라가 방안을 한 바퀴 돌아보며 말했다.

그녀의 시선이 머문 곳은 전부 다 그녀가 열정적으로 호기심을 드러냈던 것들이 있었다.

“그럴 줄 알았어요. 케이라. 그럼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나야말로. 정민.)”

내가 오른손을 내밀자, 그녀도 역시 오른손을 내밀어 내 손을 잡았다.

이건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조약 체결한 후 인사를 하는 것 같은 장면이어야만 했다.

각 차원의 두 사람이 최초로 만나 계약을 체결하는 거니까.

그러나 가슴이 웅장해지는 상상과 달리, 손에는 미끌거림이 먼저 느껴졌다.

그녀의 오른손은 정액이 흘러나오는 걸 막기 위해 썼기 때문이다.

쳇, 역시 현실과 이상은 다른가?

“...일단 씻죠. 그대로는 케이라도 찝찝할 거 아니에요.”

“(씻어? 어디서? 근처에 냇가가 있나?)”

풋, 아직도 중세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좀 전에 분명 싱크대에서 물을 틀어줬는데도 말이다.

나는 화장실 문을 열었다.

늘 깨끗하게 청소된 순백의 화장실이 드러났다.

“이곳이 현대의 냇가죠.”

쏴아아아.

샤워기의 꼭지를 돌리자, 그녀가 눈이 동그래졌다.

“(유레카!)”

유레카로 번역된 저 단어, 궁금하다. 나중에 물어봐야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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