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화 〉 승부 (1)
* * *
싸이코 교수가 이제 자신도 놀아보겠다고 하는 말에 나는 한껏 신경이 쓰였다.
그것은 서유정도 마찬가지일 거였다.
나는 싸이코 교수의 교수실 카드키를 탈취하려고 하고 있는데, 서유정 또한 싸이코 교수를 뒤에서 치려고 하고 있다.
싸이코 교수가 놀아본다는 말이 나와 서유정처럼 섹스를 하겠다고 하는 말이라고 한다면 우리에게는 완벽한 기회가 찾아올 수 있는 것이다.
나는 그러한 계산을 하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듯 서유정과 키스했다.
그러면서도 살짝 싸이코 교수 쪽을 힐끔거리기는 했다.
'빈틈을 보여라. 싸이코 교수.'
나는 여전히 알몸으로 소파에 앉은 채로 내 위에 올라타서 마주 끌어안고 있는 서유정의 보지 속에 자지가 박혀 있는 채로 그녀와 더 키스를 나누었다.
"쮸릅……. 쯀끕……. 쯀끕……. 쮸릅……."
나는 서유정과 박으면서 키스했고, 키스를 하고 나서는 그녀와 알몸으로 끌어안고 박고 안은 그대로 아주 가까이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호흡했다.
"헉……. 헉……."
"하아……. 하아……."
내가 서유정의 나신을 끌어안고 박고 그녀를 보고 있을 때였다.
싸이코 교수가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나는 눈을 돌려 그를 보았다.
'이제 하는 건가?'
싸이코 교수는 웃으면서 정장 차림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그는 좌우의 최수아와 전혜경에게 말했다.
"우리도 한 번 해야겠지?"
싸이코 교수가 일어나서는 고개를 살짝 낮추고 그녀들에게 말을 하는 것을 보고 나는 마음속으로 드디어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먼저 서유정을 보내자. 서유정에게는 교수가 경계도 덜 할 거고, 또 서유정은 유도를 하기도 했다. 무방비 상태일 때의 싸이코 교수를 서유정이 유도로 던져 버린 다음에 내가 그녀에게 합세해서 둘이서 싸이코 교수를 제압한 다음에 카드키를 빼낸다면…….'
완벽한 계획이다.
그녀가 성공하든 성공하지 못하든 나로서는 그렇게 위험을 감수할 일은 없다.
서유정을 싸이코 교수에게 먼저 보내고 나서 그녀가 전력이 우세하면 나까지 합류해서 바로 끝을 낸다.
서유정이 싸이코 교수에게 갔을 때 그녀가 전력이 우세하지 않으면 나는 나서지 않으면 된다.
전력이 비슷한 경우에는 서유정이 유리한 경우에 나서고 불리하면 나서지 않으면 된다.
그런 계산을 하고 있을 때였다.
싸이코 교수는 최수아와 전혜경에게 말했다.
"화장실로 가자. 오늘은 거기서 하고 싶으니까."
서유정과 박고 알몸으로 끌어안고 있는 상태에서 나는 싸이코 교수가 최수아와 전혜경에게 하는 말에 당황을 금치 못했다.
'화장실로 간다고?'
나는 싸이코 교수가 당연히 룸에서 섹스를 할 줄 알았고, 그렇게 생각을 했던 나는 싸이코 교수가 화장실로 가겠다는 말에 계획이 완전히 틀어짐을 알게 되었다.
당황한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나와 함께 싸이코 교수를 칠 것을 도모했던 서유정 또한 보지와 자지를 박은 채로 얼굴을 거의 맞대고 서로를 바라보는 상태에서 당황한 듯 조금 더 눈이 커졌다.
나도 싸이코 교수의 틈을 노렸지만 그것만큼이나 서유정도 그의 빈틈을 파고들기를 원했다.
그런데 만약 그가 화장실에서 섹스를 한다면 기습은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룸방의 화장실에서 섹스를 하는데 문을 활짝 열어놓고 할 것도 아닐 테니 말이다.
'이런 젠장……!'
내가 마음속으로 당황을 하고 있을 때에는, 싸이코 교수가 화장실에 가서 떡을 치자는 제안에 최수아와 전혜경이 즐거운 얼굴로 동조를 하고 있었다.
"화장실이요? 좋아요, 교수님!"
"호호호! 저도요! 화장실에서 하는 것도 재밌죠!"
싸이코 교수의 말이 떨어지고 나서는 최수아와 전혜경은 잠시 옷을 입었다.
룸에서 잠깐 떠나 화장실을 가려면 복도를 지나야 되기 때문에 일단은 옷을 입는 거였다.
그녀들이 옷을 입고 있는 동안에는 눈앞에 녹색의 홀로그램 글씨가 떠올랐다.
[화장실에 가는 것을 말린다]
[화장실에 잘 다녀오라고 한다]
[같이 하자고 한다]
'선택지……!'
이건 중요한 선택지였다.
어쩌면 이 선택에 의해 싸이코 교수는 화장실로 떡을 치러 가지 않게 될 수도 있었다.
'어떻게…….'
나는 어떤 선택지를 골라야 될 지 잠시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으로서는 방법이 없었다.
첫 선택지인 '화장실에 가는 것을 말린다'의 경우에는 싸이코 교수의 경계를 오히려 더 심화시킬 수 있다.
지금 그렇지 않아도 나와 서유정이 한참 섹스를 하는 것을 보고 달아올라서 최수아와 전혜경을 데리고 화장실에 가서 떡을 치려고 하는데 거기에 찬물을 끼얹게 될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 선택지인 '화장실에 잘 다녀오라고 한다'가 지금으로서는 어쩔 수 없이 골라야만 하는 선택지다.
싸이코 교수의 경계도 받지 않으면서 서유정으로부터도 별 반감을 갖지 않게 할 선택지.
'같이 하자고 한다'로 한다면 싸이코 교수의 경계를 풀 수는 있지만, 내가 싸이코 교수와 같이 떡을 치고 있다가는 서유정이 나마저 싸이코 교수와 같은 적으로 간주할 수 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내가 두 명을 적으로 돌릴 수도 있다.
나는 별 수 없이 선택을 하기로 했다.
나는 서유정의 보지에 내 자지를 박고 그녀를 내 위에 올라타게 한 상태에서 싸이코 교수에게 말을 했다.
"자, 잘 다녀오세요, 교수님."
싸이코 교수는 곧 최수아와 전혜경 두 명과 떡을 칠 생각에 즐거운지 내게 웃으면서 말을 했다.
"크크, 그래. 잘 다녀오고말고. 제대로 한 번 하고 와야겠어. 그리고……."
싸이코 교수는 말을 잠깐 멈추고는 내게 말을 이었다.
"모임에는 아주 잘 적응하고 있구만. 나보다도 더 먼저 보지에 박고 있고 말이야. 크흐흐! 이거, 내가 자네를 후계자로 잘 키우면 청출어람이 될 수도 있겠는데 그래?"
물론 그럴 생각 따위는 없었다.
나는 싸이코 교수를 처단하려고 하고 있으며 그의 후계자가 되는 것 따위는 전혀 생각지 않고 현재의 상황에서는 단지 그를 방심시켜 카드키를 빼내려고 하는 생각밖에 하지 않고 있었다.
섹스 또한 서유정이 싸이코 교수를 방심시키기 위해서 우리가 섹스를 해야 된다고 먼저 제안을 하게 돼서 하게 된 거였다.
내 생각을 알 리 없는 싸이코 교수는, 다시 옷을 입은 최수아, 전혜경과 같이 하하호호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면서 화장실에서 섹스를 하기 위해 잠시 룸을 비우게 됐다.
그리고 나와 서유정도 섹스를 마무리를 했다.
나는 내 위에 보지를 자지에 박고 올라타 있는 알몸의 서유정을 내려오게 했다.
내가 서유정과 섹스를 하고 좆물을 그녀의 보지 속에 가득하게 쌌기 때문에 그녀는 좆물을 닦아내고 옷을 입어야 했다.
나와 서유정은 잠시 옷을 입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나서 우리는 다시 옆에 딱 붙어 앉아서 작당 모의를 하게 됐다.
"상훈아. 이제 어떡해?"
"아……. 그러게요."
싸이코 교수가 도무지 빈틈을 보이지 않는 데다가 섹스도 화장실에서 하겠다고 나가 버렸기 때문에 나와 서유정 둘아서 룸의 테이블에 앉아 있을 때의 분위기는 거의 초상집이었다.
나는 확실하게 싸이코 교수를 친다라고 서유정에게 확답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확고하게 싸이코 교수를 치기로 했던 서유정으로서는 섹스를 해가면서까지 싸이코 교수에게 빈틈이 생기기를 노렸는데 그렇게 되지 않자 적잖이 화가 난 듯해 보였다.
딸칵
서유정은 분노를 취기로 억누르려는 듯 자신의 스트레이트 잔에 양주를 가득 채우고는 한 입에 털어넣었다.
"꿀꺽……!"
나는 처음에는 그녀가 그냥 술을 마시게 두었다.
그러자 그녀는 두 잔 째 스트레이트 잔의 양주를 원샷했다.
"꿀꺽……."
나는 또다시 그녀의 손이 술병으로 가는 모습을 보며 그녀의 팔을 잡아 제지했다.
"그만 마셔요."
"이거 놔."
"마신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잖아요."
"한 잔만 더."
"조금 있다가 마시든지 해요."
서유정은 심호흡을 한 번 내쉬었다.
그리고는 잠시 생각에 잠겼고, 그런 다음 내게 이야기를 했다.
"그래. 하긴……. 할 때 치는 게 아니라고 해도 정면에서 들어가면 되니까……."
"정면은 안 된다니까요."
"왜?"
"그건……."
싸이코 교수가 가지고 있는 무기 등에 관해서 대답을 해 줄 수는 없었다.
나는 아직 서유정을 완전히 믿고 있는 것은 아니어서였다.
내가 머뭇거리자 서유정이 말했다.
"그러면 어떻게 해? 이제 진짜 대안은 그것밖에 없다고. 하고 와서 또 하지는 않을 거 아냐? 성욕을 해소하고 난 뒤에는 아까처럼 여자 끼고 술 먹으면서 노래 하겠지."
"술을 좀 많이 마실 수도 있잖아요."
"미치겠어. 그 때까지 기다리기도."
"좀만 참아요."
"교수가 확실히 취한다는 보장도 없잖아?"
"그건 그렇지만, 일단 가능성은 있으니까요."
"……."
서유정은 잠시 말을 멈췄다.
그렇지만 일단은 내가 정면으로 들어가겠다고 하는 것을 만류를 하고 있고 그렇게 하기보다는 역시 술을 더 많이 마신 이후에 다시 찾아올 수 있는 기회를 노리자고 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곧 내게 대답을 했다.
"내가 잠시 흥분했나 봐. 네 말이 맞기는 해. 정면으로 들어가는 건 어차피 술자리가 끝났을 때 교수가 취하지 않았을 상황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니까."
그녀는 나의 바로 옆자리에서 내 쪽을 바라보며 좀 더 말을 이었다.
"그러면 내가 할 일은 간단히. 교수가 취했다면 빈틈을 노려서 기습할 거고, 만약 술자리가 끝나도 취하지 않았다면……. 그래도 나는 공격할 거야. 그 때는 정면으로. 그러니까 나는, 교수가 취했든 그렇지 않든 들어갈 거라고."
나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술자리가 끝났을 때 취했든 그렇지 않든 들어가는 건 말리지 않을게요. 대신 술자리가 끝날 때까지 일단 기다리기는 해요. 아까도 보니까 술을 꽤 마시는 걸로 봤고, 들어와서 더 많이 마실 수도 있으니까 아직은 모른다고요."
"알겠어."
그런 모의를 하면서 우리는 싸이코 교수를 기다렸다.
룸 안은 긴장감이 감돌았고, 다른 룸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 속에서 나와 서유정은 각자의 폰을 보며 싸이코 교수가 떡을 치고 돌아올 때까지 시간을 보내게 됐다.
어쨌거나 이번 승부는 2대 1이다.
무기들을 지닌 싸이코 교수가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나는 지난 회차에서보다는 충분히 승산은 더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