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9화 〉 싸이코 교수 후계자 루트 (5)
* * *
나는 아직은 유소은 루트로 끝을 볼 수 있는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생각했다.
유소은은 지금 자결 후유증으로 병원에 누워 있기는 하지만, 분명한 것은 유소은은 아직 살아있다는 것이다.
일단 싸이코 교수와 술자리를 하며 그가 방심하는 틈을 노려 컴퓨터만 확보한다면?
유소은은 싸이코 교수의 컴퓨터를 가지고 그것으로 큰 돈을 벌려고 했다.
그래서 나와 같이 처음에 계획을 짤 때도 그녀는 컴퓨터를 자신이 가지는 쪽으로 계획이 수정되기를 원했다.
그러던 유소은은 내가 막상 싸이코 교수와 같이 있으면서 시간을 끌어 주는 동안 그녀 혼자 있던 교수실에서 자결을 시도했다.
왜인지 그 이유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내가 직접 싸이코 교수의 컴퓨터를 확보해서 유소은에게 가져다 준다면?
그녀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컴퓨터를 가지는 것을 포기했지만 내가 다 떠먹여 주듯이 컴퓨터를 가져다 주게 된다면, 그 때는 그녀는 컴퓨터를 가지려고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아직 유소은이 죽지 않았다는 것은 유소은은 분명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본다.
나는 싸이코 교수의 컴퓨터를 깨어난 유소은에게 가져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클리어가 될 것이다.
메인 히로인, 유소은 루트로.
그래서 나는 싸이코 교수가 이어 주려고 하는 최수아와 전혜경의 보지에 자지를 박고 싶은 마음은 들었지만 그러지 않기로 다짐했다.
마침 싸이코 교수가 나에게 최수아와 전혜경 중에서 서유정이 오기 전까지 나의 술시중을 들 여자를 선택을 하라고 한 이후에 선택지가 떴다.
[최수아로부터 술을 받고 싶다]
[전혜경으로부터 술을 받고 싶다]
[그냥 이 자리로 만족한다]
이 선택지 또한 시간제한의 모래시게의 여유가 나름 넉넉한 편이었다.
그렇지만 나에게는 딱히 생각할 것은 없었다.
"술시중이라면 됐습니다, 교수님. 제가 따라 마시면 됩니다."
나의 그런 말에 싸이코 교수는 다시 한 번 웃음을 떠뜨렸다.
"껄껄! 신경 쓸 필요 없다니까? 미래에는 우리는 수천, 수만 보지를 공유할 사이야. 지금 돌려 박는 것 또한 문제 될 것 없다고."
나는 한 손바닥을 교수에게 살짝 미는 듯하게 손짓하며 답했다.
"저는 정말 그러지 않아도 좋습니다, 교수님."
나의 말을 거기까지 듣고 난 뒤에야 싸이코 교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흠, 뭐, 정 그렇다면 그렇게 해. 그런데 곧 서유정이 올 거야. 그 때는, 내 양 옆은 가득 찼으니 자네 옆으로 보낼 걸세."
싸이코 교수의 말이 끝난 이후에는, 최수아와 전혜경이 교수와 함께 즐겁게 술을 마시는 모습을 나는 볼 수가 있었다.
"꺄아~! 교수님~! 교수님하고 같이 하는 술자리라 너무 좋아요~!"
"호호호! 교수님! 이번에는 저한테 한 잔 받으세요!"
분위기는 상당히 좋았다.
나는 그 모습을 한 번씩 보면서 나 스스로 양주를 한 잔씩 따라 마셨다.
"꿀꺽……."
손가락 세 마디 만 한 양주잔에 양주를 따라서, 나는 조금씩만 술을 마셨다.
술맛은 꽤 괜찮았다.
값비싼 양주여서 그런지 내가 주로 마시는 소주를 마실 때보다 왠지 훨씬 더 느낌이 좋은 것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그래도 나의 현재의 목적이 싸이코 교수의 교수실 카드키를 터는 것이므로, 나는 취하지 않는 선에서 술을 마시는 정도로 하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스트레이트로 양주를 마시려고 하다가 잔을 바꿔 희석을 해서 적은 양의 양주를 마시면서 교수 쪽을 주시했다.
'싸이코 교수, 처단한다. 기회만 온다면……!'
싸이코 교수는 내가 그의 컴퓨터를 빼돌려 그를 나락으로 보내려고 한다는 것을 모른 채 연거푸 술잔을 비워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끌끌끌! 수아야, 네 젖은 언제 주물러도 참 탐스럽구나……."
"어머, 호호호! 교수님, 잠시만요, 브래지어 내려 드릴 테니까 제대로 만져 주세요."
"아앙, 교수님~! 저도요, 저도 가슴은 자신 있는데~."
"그래? 껄껄! 그럼 혜경이 너도 지금 바로 옷 내려 봐라."
"뒤에 지퍼 좀 내려 주실래요, 교수님?"
싸이코 교수는 최수아, 전혜경을 양쪽에 끼고 즐겁게 놀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래도 최수아와 전혜경은 옷을 입고 있었는데, 술잔을 한 잔 두 잔 비워 가는 동안에 그녀들은 점차 옷을 벗어갔다.
그러다 보니 그녀들은 어느 순간에는 나신이 되어 있었다.
싸이코 교수는 한 손으로는 최수아의 젖을 주무르고, 다른 한 손으로는 전혜겅의 보지를 어루만지며 즐거운 술자리의 시간을 보냈다.
나는 그러한 모습을 보면서 역시 자지가 꼴리기는 했다.
그렇지만 나는 나의 목적인 교수의 카드키만을 생각을 하면서 신경쓰지 않는 척 하며 한 번씩 싸이코 교수 쪽을 보는 정도로 시선을 주며 술을 마셨다.
내 쪽의 양주는 거의 줄지 않았다.
나는 양주는 조금씩만 희석해서 마시는 것을 유지하며 안주를 주로 먹었다.
그런데 싸이코 교수를 처단하려는 나의 계획은 역시 쉽게만 풀리지는 않았다.
분명 최수아와 전혜경은 둘 다 알몸이 되어 싸이코 교수에게 찰싹 붙어서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그런 와중에도 싸이코 교수는 이곳에 왔을 떄 모습 그대로의 정장 차림으로 그녀들과 술자리를 즐기고 있었다.
나는 그래서 섣불리 싸이코 교수에게 들이대기는 좀 어려웠다.
이전 회차에서 싸이코 교수와 전력으로 싸워서 정말 말도 안 되게 간신히 이겼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그가 정장의 안쪽에 무기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때 내가 이겼던 것도 내가 완벽하게 패배한 상황에서 싸이코 교수가 나를 쓰러뜨렸다고 생각해 방치해 둔 전기충격기로 나 스스로를 지져서 겨우 정신을 차려 일격을 가해 역전승을 한 것이었다.
그 때의 내가 칼이라는 무기가 있었는데도 그렇게 됐었다는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지금 상황에서 그 때와 같은 변수를 기대해 가면서 무작정 맞다이를 뜰 수는 없는 일이었다.
나는 그래서 기다리기로 했다.
교수가 취해서 쓰러지거나, 혹은 그가 무기를 숨기고 있는 정장을 벗게 되는 순간이 오게 되면 나의 승리다.
그런 생각들 속에서 나는 조금씩만 홀짝홀짝 술을 마셨고, 교수는 여자 두 명을 끼고 신나게 하고 있는 술자리가 이어져 갔다.
그러고 있을 때였다.
룸의 문에 노크를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곧바로 룸의 문이 열렸다.
나, 싸이코 교수, 그리고 최수아와 전혜경의 시선은 일제히 룸의 입구 쪽으로 쏠렸다.
나는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같이 서유정이 룸에 들어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서유정……!'
서유정을 보니 과연 내가 생각한 대로였다.
아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예뻤다.
서유정은 이제 막 싸이코 교수와 어울리기 시작하기 때문인지 의상은 일단 평범한 여대생의 그것이었다.
명품을 두른 최수아나 전혜경과는 확연하게 다른 모습이었다.
서유정은 상의는 가로 스트라이프의 위쪽에 단추가 세 개 달린 얇은 긴 팔 티를 입었고, 그리고 하의는 까만 색의 짧은 치마를 입고 있었다.
또한 슬렌더한 몸매에 하얀 운동화를 신은 차림이었다.
캠퍼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여대생의 의상이었지만, 역시 서유정의 외모가 상당히 뛰어난 탓에 그 모습도 너무 예뻐 보였다.
서유정에게 룸으로 안내를 해 준 웨이터는 확인하듯 물었다.
"일행 분들 맞으신가요?"
"네……. 맞아요."
"그러시군요. 좋은 시간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웨이터가 가고 나서 서유정은 룸의 입구에서 주저했다.
싸이코 교수는 양쪽에 끼고 있는 알몸의 최수아와 전혜경에게 말했다.
"뭐 해? 새 친구가 왔는데, 다들 환영해 주지 않고."
싸이코 교수가 말하자 그녀들은 서유정을 반겼다.
"와~! 유정이 왔네! 어서 와!"
"오~, 그렇게 입으니까 엄청 예쁜데?"
서유정을 환영하는 최수아와 전혜경의 모습을 본 싸이코 교수는 웃음을 지었다.
"껄껄! 그래. 다들 사이좋게 지내도록 해라. 너희들도 새로 온 친구 잘 해 주고. 알겠어?"
최수아와 전혜경이 입을 모아 대답했다.
"네!"
"그럼요! 교수님!"
그녀들로서는 서유정을 반기지 않을 이유는 딱히 없었다.
자신들은 어차피 싸이코 교수와 박으면서 즐기고 싶어하고, 그리고 서유정은 조금 전의 싸이코 교수의 말에 의하면 내 쪽으로 보내겠다고 했으니 말이다.
싸이코 교수는 입구 쪽에서 시선을 피하며 우두커니 서 있는 서유정을 보며 그녀에게 말했다.
"네 자리는 저쪽이다."
싸이코 교수는 내 자리 쪽을 손가락으로 가리켜 왔다.
싸이코 교수는 그렇게 서유정의 자리를 알려주면서 내 쪽을 보았다.
"김……. 맞나? 김상훈이."
"예, 맞습니다."
나의 대답과 함께 싸이코 교수는 다시 서유정을 보고 그녀에게 말했다.
"끌끌, 그래. 김상훈이 쪽으로 가서 앉도록 해라."
서유정은 싸이코 교수의 말에 따라 내 쪽으로 오려고 했다.
그러다가, 그녀는 잠시 걸으려다 말고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옷을……!"
룸 안으로 들어온 서유정은 당연히 최수아와 전혜경의 모습을 보게 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최수아와 전혜경은 싸이코 교수의 옆에서 알몸으로 찰싹 몸을 맞대고 있었고, 그런 모습이 처음 싸이코 교수의 모임에 오게 된 서유정으로서는 놀라운 모습일 수밖에 없을 거였다.
그렇지만 타의에 의해서가 아닌 자발적으로 이 모임에서 옷을 다 벗고 노는 중인 최수아와 전혜경은 그게 뭐 대수냐는 듯한 표정과 반응을 보였다.
싸이코 교수 또한 내 쪽으로 오려다가 잠시 멈춰 선 서유정에게 말을 했다.
"여기가 어떤 자리인지 모르고 온 건 아닐 텐데? 옷이 뭐 어쨌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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