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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코인 클리어한 야겜에 빙의했다-57화 (57/96)

〈 57화 〉 싸이코 교수 후계자 루트 (3)

* * *

싸이코 교수와 같이 룸에 들어가자 거기에는 두 명의 낯익은 여자가 미리 와서 대기중이었다.

"교수님~!"

"어서오세요, 교수님!"

싸이코 교수에게 웃으며 인사하던 두 여자들은 바로 나보다 학번이 더 고학번의 대학교 선배들이었다.

그래 봐야 20대 초중반이지만.

최수아, 그리고 전혜경.

그녀들도 본 적이 있다.

그것은 바로 유소은과 이보람의 휴대폰에서였다.

유소은과 이보람은 싸이코 교수에게 협박을 받았고, 나는 협박을 해 온 싸이코 교수에게 반격을 하기 위해서 여자애들 중 한 명과 손을 잡게 된다.

그 과정에서 싸이코 교수가 보내 온 메시지에 최수아와 전혜경의 동영상이 있었다.

나는 최수아와 전혜경을 보며 마음속으로 웃음을 지었다.

'이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많은 것을 예측했고, 그것들을 하나씩 검증해 나갔었지.'

나는 처음에는 그녀들이 대체 왜 싸이코 교수와 섹스를 할까에 의문을 가지게 됐다.

우리 학번에서는 유소은과 이보람이 예쁘다는 것을 누구나 알지만 위쪽 학번으로 가면 최수아, 전혜경이 누가 봐도 예쁜 선배들이다.

그런 그녀들 정도면 잘생긴 남자들과 해도 얼마든지 보지에 자지를 꽂아 넣을 수 있을 텐데 왜 굳이 교수와 섹스를 하는가, 그것은 충분한 의문이 들 수가 있었다.

나는 영상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이유는 일단 알 수 있을 것 같기는 했다.

그것은 바로 실 바이러스.

싸이코 교수가 그녀들에게 실 바이러스를 전파한 것이라면 그런 의문은 완벽하게 풀린다.

그런데 실 바이러스로 인해 최수아와 전혜경이 싸이코 교수와 섹스를 한다고 하면 섹스에 이유에 대한 의문은 풀리게 되는데, 또다른 의문이 다시 생기게 된다.

이유는 설명이 되지만 그녀들이 미치지 않은 게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전 회차들에서 싸이코 교수가 가지고 있는 게 거의 확실시된다고 보여지는 실 바이러스는, 전파자들을 섹스에 미치게 만들어 버린다.

그리고 실 바이러스에 전파된 사람이 다른 이성과 섹스를 할 경우에 그 섹스에 미치는 것 또한 전파된다.

실 바이러스로 인해 섹스에 미친 사람은 끝없이 다른 이성과 섹스하려고 하며, 섹스에 갈수록 더 미쳐간다.

그렇다면, 존재하는 것은 백신.

사전 예방주사로든 치료제로든 백신은 존재할 것이다.

아침에 출근해서 다들 집으로 돌아간 늦은 시간에도 늘 교수실에 하루종일 기거하다시피 하는 싸이코 교수의 컴퓨터에는 거기에 대한 정보가 있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모든 퍼즐조각을 맞췄다.

최수아, 그리고 전혜경이 싸이코 교수와 너무 즐겁게 알몸으로 떡을 치는 그 동영상에서 시작해서.

밝게 인사하는 최수아와 전혜경을, 싸이코 교수는 정면에서 끌어안았다.

"흐흐흐……. 음, 좋아. 내가 오기 전에 이렇게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는 자세, 아주 마음에 드는군."

최수아와 전혜경은 싸이코 교수에게 안기며 즐거워했다.

"호호호! 교수님, 제자로서……. 아니, 애인으로서 당연히 해야 될 일이죠~."

"아앙~, 교수님~!"

나는 그 모습을 보며 당장이라도 싸이코 교수에게 안겨 있는 최수아와 전혜경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최수아 선배와 전혜경 선배라면, 백신에 관해서 분명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

내가 봤을 때에는 그녀들은 실 바이러스를 즐기고 있다.

실 바이러스에 전파된 이후에는 섹스가 원래에도 매우 좋지만 그보다 더 엄청나게 즐거워진다.

나 또한 이전의 감염자로서의 최후를 맞이한 엔딩을 봤던 적도 있어서 알고 있다.

내가 그런 것을 알고 있는 상태로 지금의 상황을 봤을 때, 최수아와 전혜경은 현재 실 바이러스 섹스를 즐기고 있다.

실 바이러스로 섹스를 하면서 즐긴 다음에 바이러스를 치료해 버리는 식일 것이다.

그렇게 되어버린 거라면……. 최수아와 전혜경은 싸이코 교수와 함께 섹스를 즐기는 한 패라고도 볼 수 있다.

따라서 나는 그녀들에게 백신에 관해 물어볼 수 없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겠지만, 실 바이러스와 백신의 활용으로 인해서 지금으로서는 싸이코 교수와 최수아, 전혜경이 한 편일 가능성도 꽤 높다. 그것도 그런데……. 둘 다 예쁘긴 예쁘네.'

최수아와 전혜경도 위쪽 학번에서 꽤나 예쁜 편으로 알려져 있는 여학우들이다.

그녀들을 봤을 때에는 나로서도 눈이 그녀들 쪽으로 돌아가지 않을 수는 없었다.

최수아와 전혜경은 둘 다 상당히 옷차람에 상당히 신경을 쓴 듯한 모습이었는데, 최수아 선배는 블랙 원피스, 그리고 전혜경 선배는 화이트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정확한 사정은 알 수 없지만 내가 추측해 봤을 때에는 아마도 싸이코 교수가 그녀들에게도 옷을 사 주었을 것 같았다.

그렇지 않아도 예쁜 최수아와 전혜경인데 꽤나 비싼 옷까지 입자 그녀들의 미모가 더욱 빛났다.

장소도 또 고급 룸이어서 마치 그곳에서 일을 하는 여자들 중 에이스 둘을 데려온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룸에 입장하자마자 그녀들과 함께 포옹을 나누는 싸이코 교수의 스킨십은 부럽다는 것이 아예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라고도 볼 수 있었다.

내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최수아와 전혜경을 보고 있을 때, 그녀들은 싸이코 교수를 반기다가 뒤따라 들어오는 나를 경계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싸이코 교수가 최수아와 전혜경 선배와 포옹을 마친 뒤에는, 그녀들 중 최수아 선배가 싸이코 교수에게 말했다.

"교수님, 근데 쟤는 왜 온 거에요?"

"음?"

일순간 싸이코 교수와 여자 둘의 시선이 나에게로 집중됐다.

최수아와 전혜경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내가 여기에 갑자기 왜 나타난 건지 싶을 거였다.

싸이코 교수는 웃음을 지으며 그녀들에게 말했다.

"내 후계자로 하기로 했어. 너희들도 앞으로……. 자네. 이름이 뭐였지?"

"김상훈입니다."

"그래. 상훈이하고, 다들 좋게 지내란 말이야."

싸이코 교수가 그렇게 말을 하고 난 뒤에도, 최수아와 전혜경은 나는 안중에 없고 여전히 교수에게 찰싹 붙어서는 아양을 부리기 바빴다.

"아잉~, 저는 교수님만 있으면 되는데. 저희 시험하시려고 저런 애 데려오신 거에요?"

"교수님이 훨씬 더 잘생기셨어요~! 쟤, 그냥 보내도 돼요. 학과에서도 원래 거의 존재감도 없기도 하고요."

전혜경이 싸이코 교수에게 팔짱을 끼면서 유방을 교수에게 대놓고 밀착해서 문질렀고, 싸이코 교수가 그녀에게 대답했다.

"껄껄, 시험은 무슨. 진짜 후계자로 데려왔다니까. 근데……. 내가 더 잘생겼다고?"

"그럼요, 교수님!"

"얼마 필요해? 용돈 줄까?"

"꺄아! 감사합니다!"

음……. 내가 못생기기는 했지만 그래도 고령이면서도 외모가 나 못지 않게 답이 없는 싸이코 교수가 더 잘생겼다고 하니까 마음속으로 웃음이 나오기는 했다.

보아하니 교수에게 돈을 챙기려고 겉치레로 한 말인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실 바이러스의 핵심을 쥐고 있는 것이 싸이코 교수라는 것을 알고 있는 그녀들은, 내가 설령 진짜 후계자라고 하더라도 당연히 신입인 내가 아닌 싸이코 교수 쪽의 똥꼬를 빨면서 아부를 할 것이기도 했다.

"음. 김성훈. 저쪽으로 가 앉아. 좋은 데 와서 다리 아프게 그러고 서 있지 말고."

"김상훈입니다."

"아. 그래. 여튼 앉고."

제법 커다란 룸이었다.

커다란 테이블을 중심으로 상단과 좌우로 16명은 족히 앉을 수 있을 것 같은 소파들이 쫙 깔려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이미 양주, 그리고 안주거리들이 준비돼 있었다.

'와, 테이블 엄청나게 세팅돼 있네. 카운터에서 여자가 싸이코 교수로부터 선금을 받고 자리를 빌려줬다는 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더 크구나.'

세팅이 정말 화려했다.

양주가 일단 내가 그렇게 양주를 잘 아는 편은 아니지만 인터넷에서 고가 양주라고 봤었던 그런 양주들이 여러 병 깔려 있었다.

안주들도 고급스러운 것들이 많았고, 거기다가 자릿세에, 가까이서 보니까 최수아와 전혜경은 나에게 사준 옷과는 달리 로고가 빛에 반사되어 광택이 나는 값비싼 명품들이기도 했고…….

이 하룻밤의 모임 자리에 들어간 금액만 해도 수천만원 정도에는 족히 육박할 듯했다.

싸이코 교수는 과학 쪽에 있어 여러 분야의 전문가였으므로 이 정도의 돈은 마음껏 쓸 수가 있을 정도가 되기는 할 것이었다.

입구를 기준으로 커다란 사각형 테이블의 맨 안쪽, 그러니까 위쪽의 자리에는 싸이코 교수가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나는 입구를 기준으로 우측으로 가서 앉았다.

모두 자리에 앉을 때 즈음에는 나는 혼자 앉게 됐고, 나와는 달리 싸이코 교수의 양쪽에서는 최수아와 전혜경이 교수의 비위를 맞추느라 난리도 아니었다.

"교수니임~! 제가 한 잔 올릴게요~!"

"잠깐, 첫 잔은 내가 따라 드리고 싶은데?"

최수아와 전혜경은 술을 따르는 걸로 싸이코 교수의 좌우에서 실랑이를 하기도 했다.

나로서는 둘 다 상당히 예쁜데다가 옷을 꽤 차려 입고 오기도 해서 실은 그 모습에 눈이 가지 않을 수는 없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돈을 벌면 이래서 그 큰 돈을 쓰면서 하루를 놀려고 룸에 오는 건가. 누군가는 일 년을 모아도 쓰는 돈을 빼면 모을 수 없는 수천만원이, 누군가에게는 하룻밤의 유흥비라…….'

이 모습은 「싸이코 교수와 여대생들」에서만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때로는 허무하다.

노동이라는 것.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그 대가는 평생 그렇게 열심히 일해야 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 열심히 일해야 되는 정도의 자산을 뛰어넘는 레벨로 한 번 올라서기만 한다면…….

그러면, 또다른 세상이 열릴 텐데 말이다.

나는 볼 수 있을까?

그 또다른 세상을.

내가 맛스럽게 생긴 안주를 하나 집어먹고 있자 싸이코 교수는 최수아에게 말했다.

"차미진이는 오늘 못 온다고 했고. 서유정이가 온다고 했는데 말이야. 아직 안 왔나?"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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