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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코인 클리어한 야겜에 빙의했다-46화 (46/96)

〈 46화 〉 서민의 욕심 (3)

* * *

유소은과 모텔에서 놀던 존나 즐거웠던 시간도 금방 지나갔다.

함께 즐겼던 나체쇼를 마치고 나와 유소은은 각자 옷을 입었다.

'아……!'

옷을 입다 보니, 나는 한 가지 선택지를 마주했다.

[유소은에게 칼을 준다]

[직접 가지고 있는다]

선택지가 뜨는 것은 다름아닌 문수경의 가방에서 스틸한 칼에 의해서였다.

문수경 누나는 실 바이러스에 전파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나는 그녀를 내 자취방 화장실에 잠시 안전하게 보호시켜 뒀다.

그 과정에서 나는 문수경에게 칼을 빌리게 됐는데, 그 칼을 나는 겉옷의 안쪽에 청테이프로 존나 덕지덕지 발라서 품고 외출을 나왔다.

옷을 벗어 놓을 때 칼은 보이지 않게 덮어 놨었다가 다시 옷을 입을 때가 되니까 선택지가 뜬다.

'뭐야. 칼을 유소은한테 주는 거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거하고, 달라질 게 있나?'

옷을 입는 동안 선택지 시간제한의 모래는 시간도 좀 있는 편이어서, 나는 일단 칼을 겉옷으로 덮어 가린 상태에서 평소처럼 차분하게 생각을 해 봤다.

"음……."

싸이코 교수와 직접적으로 대면하는 것은 나다.

그런데 굳이 유소은이 칼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있나?

근데 또 이렇게도 생각이 든다.

유소은이 칼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으면 이 선택지는 굳이 왜 나오는 걸까?

선택지가 없다면, 나는 교수를 직접 상대를 하니까 당연히 칼을 내가 가지고 있을 텐데.

'그렇다면……!'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아무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 선택지로 당연한 선택을 하기보다는, 더 좋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선택지를 고르는 쪽으로 한다.

유소은에게 칼을 줬을 때, 쓸 수 있는 방법…….

나는 그것을 떠올려 냈다.

그리고, 나는 유소은에게 칼을 주기로 생각하고는 침대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유소은 쪽을 보며 그녀를 불렀다.

"저기, 소은아?"

"응?"

유소은은 팬티와 브래지어를 입은 채로 셔츠를 들어 입기 직전에 나를 봤다.

"팬티 예쁘네."

나도 모르게 엉뚱한 말이 나와 버린다.

유소은은 자신의 셔츠를 들고 있는 그대로 두 손으로 자신의 보지 쪽을 가린다.

"아, 쫌!"

나는 그런 유소은을 보고 웃음을 한 번 짓고는 그녀에게 이야기를 꺼냈다.

"저기, 소은아. 실은 내가 준비해 온 무기가 하나 있는데."

"무기?"

내가 다른 이야기를 꺼내자 그제서야 유소은은 자신의 팬티를 입은 보지 쪽을 타이트하게 가렸던 손에 힘을 조금 뺀다.

"어. 우리 작전의 변수를 차단해줄 수 있는 용도로 아주 유용한 아이템이야. 이걸 네가 갖고 있으면 좋겠는데."

"뭔데?"

유소은의 물음에 나는 말 대신 행동으로 대신했다.

겉옷을 펼쳐서, 나는 안쪽에 칼을 붙여놓았던 것을 보여주었다.

"대박……. 이런 걸 가지고 나왔어? 이 칼은 뭐야?"

"이 칼로 말할 것 같으면, 흐음, 문 블레이드라고 하는 전설의 검이야."

"문 블레이드?"

"어."

문수경 누나의 칼이니까 문 블레이드라고 했다.

"기다려 봐, 테이프 좀 떼서 너 줄게."

나는 칼을 고정할 대 꽤 썼던 청테이프를 옷에서 뗴어 내고 나서 칼에서도 떼는 작업에 잠시 집중했다.

테이프를 다 뗀 다음에 나는 침대 앞에 앉아 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유소은에게 칼을 가져다 주었다.

"자."

내가 테이프를 다 떼는 동안 유소은은 속옷 차림에서 외출복을 다 입은 차림이 되어 있었고, 내가 칼을 넘기자 유소은이 칼을 받아들었다.

"이걸, 어떻게 쓰라는 건데? 한민국 교수는 네가 만날 거잖아."

유소은이 칼을 받아들고는 나를 보면서 말했고, 나는 그녀에게 답했다.

"어. 교수를 직접적으로 만나는 건 나지. 근데 나는, 이 칼이 있어도 어차피 쓸모가 없어. 이 칼은, 너한테 의미가 있어."

내 말에 유소은의 머리 위에 물음표가 뜨는 것 같았다.

그럴 만도 했다.

나한테 칼이 쓸모가 없다는 건, 나는 내가 이전 회차에서 이 칼로 싸이코 교수하고 정면승부를 해 봤기 때문에 알고 있는 거니까 말이다.

이전 회차의 승부에서 내가 무력에서 결국 이겼던 것도, 교수의 전기충격기를 입수해서 빈틈을 노렸던 거지 칼로 이긴 건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은 조금 다르다.

내가 교수하고 같이 있게 된다면, 나는 칼로 재미를 볼 수 없는 상황이 나와도 유소은이 이 칼을 쓸 수가 있다.

"무슨 말이냐면, 이런 경우가 있을 수도 있어."

나는 칼을 들고있는 유소은에게 말을 이었다.

"한민국 교수는 남자를 좆같이 보고 여자를 존나 밝힌단 말이야. 나는 최대한 시간을 끌어볼 거야. 그런데 만에 하나, 정말 내가 최선을 다했어도, 혹시라도 내가 시간을 끌지 못하고 교수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바로 교수실로 갈 수가 있는 변수의 가능성은 있기는 있겠지."

유소은은 생각만 해도 아찔한지 당황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되면 큰일인데? 네가 아예 시간을 끌어주지 못하는 경우면……!"

나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 때 이 칼을 쓰자고."

나는 유소은과 마주서서 그녀의 반짝이는 눈을 보며 말했다.

"1대 1의 싸움이라면, 교수한테 칼을 꽂아넣는 건 불가능해. 교수는 늘 가지고 있는 호신용 무기들이 있으니까. 그런데 2대 1이라면 사정이 완전히 달라지지. 내가 시간을 끌지 못했을 경우에 교수실로 빠른 시간에 복귀하게 되면, 네가 들킬 거 아니야?"

"응!"

"바로 그 때야. 네가 들키는 순간 내가 교수를 뒤에서 잡을게. 그러면 교수는 호신용 무기를 쓸 수 없겠지? 그러면, 정면에서 네가 교수를 찔러. 팍!"

나는 빈 손으로 칼을 찌르는 시늉을 했다.

그러자 유소은이 말했다.

"내가……. 교수를 찔러? 그래도 괜찮을까?"

나는 유소은에게 답했다.

"안 그러면 우리가 죽어."

나는 물리적으로 진짜 죽을 수도 있다는 걸 이야기했다.

싸이코 교수와의 싸움에서 지게 되면 교수는 실 바이러스가 담긴 주사기를 나와 유소은에게 꽂아넣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남자인 나는 격리소에서 죽는 엔딩이 될 거고, 유소은은 싸이코 교수의 성 노리개가 되고 교수가 질리면 그 때는 격리소로 보내지며 그녀 또한 죽을 것이다.

나는 당연히 그런 좆되는 엔딩은 막을 것이다.

교수를 이기는 것도 아슬아슬하게 이겨서는 안 되고 확실하게 이겨야 된다는 것도 이전 회차에서 파악했다.

유소은은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교수의 컴퓨터에 있는 치료제 정보를 통해서 떼돈을 벌게 되는 삶이 아니면……. 내 인생은 죽은 거나 다름없어."

유소은은 나와는 조금 다르게 받아들인 것 같았다.

나는 진짜로 물리적인 죽음에 관해 이야기를 한 건데, 유소은은 그녀의 조금은 특별한 기준하에서 사회적 죽음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뭐, 변수에 대응해서 교수에게 협공을 한다는 목적만 맞으면 어느 쪽이든 상관없었다.

"왜, 일진 만화에 보면 꼭 주인공 뒤에서 잡는 악당들 있잖아. 내가 그런 식으로 뒤에서 교수를 꼼짝 못하게 잡고 있으면, 망설임 없이 교수를 죽여. 꼭 그렇게 해야 돼. 우리, 진짜로 죽어. 안 그러면."

"알겠어."

유소은은 칼을 한 번 내려다보고 다시 고개를 들어 나를 보고는 비장하게 끄덕였다.

그리고 유소은은 칼을 자신의 가방 안에 넣어 뒀다.

가방을 멘 상태에서 컴퓨터를 이동시킬 수도 있으니 유소은은 칼은 상시 들고다니는 거라고 볼 수 있었다.

칼을 가방 안에 넣고 지퍼를 잠근 유소은은, 그리고 나에게 생각난 듯이 말했다.

"야. 근데 네가 한민국 교수를 뒤에서 잡고 있는데 내가 교수를 찌르면, 너도 다치는 거 아니야? 네가 무슨 피콜로야?"

나는 그녀에게 대답했다.

"아니지. 피콜로 역할은 너지. 찔러야 되니까. 그리고 한 교수의 몸이 그렇게 쉽게 관통되진 않는다고. 액션영화 보면 적군 사람 잡아서 막 총알받이 방패로도 쓰잖아."

실제로 그게 되는 지는 모르겠다.

이렇게 해서 나는 변수에 대한 대비까지도 확실히 했다.

이로서 약간의 우려가 있었던 변수인 내가 시간을 끌지 못했을 경우에 대한 대비도 완벽해졌다.

솔직히 이번에는 선택지 때문에 생각할 수 있게 됐다.

우연히 가져온 문수경 누나의 칼이, 만일의 상황에서 내가 교수의 뒤를 잡고 유소은이 정면에서 찌를 수 있는 결정적인 무기가 됐다.

사실 내가 시간을 끌지 못할 경우보다는, 내가 그 정도의 시간은 그래도 끌어줄 수 있을 확률이 더 높다.

내가 시간을 끌 경우에는 확실하게 유소은이 컴퓨터를 가지고 멀리멀리 도망칠 수 있을 것이고 말이다.

웬만하면, 이렇게 내가 시간을 끌고 유소은이 싸이코 교수의 컴퓨터 본체를 잘 가지고 빼돌리는 것으로 마무리가 될 것이다.

계획이 더 완벽해지는 것에 따라 마음도 더 안정되고, 나는 모텔에 놓고 가는 물건이 없는지 확인하며 나는 내게 말을 걸어오는 유소은에게 장난을 칠 정도이기도 했다.

"뭐 놓고 가는 거 없겠지?"

"어, 소은아, 너 놓고 가는 거 있는데? 여기 이불 속에?"

"진짜?"

"음. 너 말이야, 여기 이렇게 빨갛게 배어든 처녀의 피를 놓고 가고 있다고."

"아, 씨! 너 진짜 죽고 싶어!"

"꾸얽!"

유소은은 장난스럽게 내 목을 졸랐다.

역할을 반대로 바꾸고 나서 오히려 뭔가 더 빈틈없이 작전이 이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우리는 작전 시간을 앞두고 모텔을 나서게 됐다.

"가자."

"사람, 없지?"

나는 유소은에게 손을 내밀었고, 유소은은 모텔의 문앞에서 사람이 있는지를 살피며 내 손을 잡고는 모텔 건물에서 나왔다.

보지에 자지를 존나 박혔다는 것을 광고하고 싶지는 않은 듯 모텔에서 나올 때의 유소은의 모습은 어느 때보다 조심스러웠다.

모텔 건물에서 나오고 나서도 모텔 입구부터 골목을 걷는 동안 잠깐 유소은과 손을 잡고 걸었다.

그러다 보니, 조금 걷다가 유소은은 내 손을 빼려고 했다.

그리고 나는 유소은의 손을 놓지 않았다.

"야. 이제 좀 놓고 걸어."

"뭐 어때. 오늘이 마지막일 텐데."

"하, 진짜."

유소은은 웃었다.

그리고 못이긴 척 나하고 같이 손을 잡고 걸어갔다.

모텔로 유소은하고 존나 섹스하러 들어갈 때도 그랬지만, 이렇게 모텔가에서부터 술집 골목으로 이어지는 거리를 걷는 동안 그녀와 손을 잡고 걸으며 나는 어떤 커플도 부럽지 않았다.

유소은이 존나 예뻤기 때문이었다.

섹스한 이전에는 가슴이 많이 뛰었고, 섹스한 이후에 이렇게 손을 잡고 걸을 때의 기분은 뭔가 안도되는 느낌이 들어 더 좋기도 했다.

학교를 향해 걸으며, 우리는 가벼운 이야기들을 했다.

그러다 나는 한 가지가 궁금해져서 유소은의 손을 잡고 걸으며 그녀 쪽을 보고는 물었다.

"소은아."

"어?"

"근데 너, 나하고 왜 한 거야?"

"어?"

"하하하, 시치미떼기는. 섹스 말이야."

"야, 너, 밖에서 무슨…….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알려주면 안 돼?"

유소은이 나와 왜 섹스를 했을까, 거기에 대해서는 조금 궁금한 것도 있었다.

원래 섹스란 타이밍 맞으면 이성끼리 그 이전에 안 그랬다가 갑자기라도 자지 보지 존나 박고 할 수 있는 게 일반적이지만, 그녀의 마음이 어떤 건지 나는 마지막 작전 이전에 듣고 싶었다.

유소은은 조금 망설였다.

그리고, 그녀는 한동안 말없이 네온사인 가득한 거리를 나와 손을 잡고 걷기만 하다가 입술을 뗐다.

"좋아……."

나는 그녀가 아무 말 없이 걷다가 뭔가 말하는 것 같아서, 걷는 도중에 그녀를 보며 다시 물었다.

"음?"

내가 다시 묻자 유소은도 나와 눈을 마주쳤다.

"좋다고."

유소은이 말을 이었다.

"첫 경험 정도는 좋아하는 사람하고 하고 싶었어. 그렇지만……. 이 다음은 없어. 나는, 다른 세상으로 갈 테니까."

그녀의 말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 지는 잘 알 것 같았다.

유소은은 나를 좋아하지만, 이보람과 잘 노는 나를 보고 늘 질투해 왔지만, 그녀는 나를 좋아하는 마음과는 별개로 높은 경제적 수준에서의 현실을 상식 이상으로 더 지극히 강하게 추구한다.

그 둘을 천칭에 올린다면 내 쪽이 더 가벼울 것이고, 유소은은 그래서 수정 전의계획에서 나를 좋아하면서도 나를배제하려고 했을 거였다.

나와의 첫 경험을 마지막으로, 유소은은 그녀가 원하는 다른 세계로 향하는 길을 걸어갈 것이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돈.

내가 원하는 것은 치료제가 풀리는 것.

원하는 것은 다르지만 싸이코 교수를 물리친다는 같은 목적을 가지고, 우리는 손을 잡고 학교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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