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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코인 클리어한 야겜에 빙의했다-11화 (11/96)

〈 11화 〉 위험한 아침 (5)

* * *

나를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니 슈퍼 할머니였다.

"학생, 덕분에 살았어. 정말 학생 아니었으면……. 아이고……. 죽을 뻔 했네……. 학생! 어떻게 그렇게, 이 늙은이 하나 구하려고, 시퍼런칼을 든 년한테도 뛰어들어와서는……. "

할머니가 나에게 말을 하자, 주변에서 미친년이 엎질러놓은 물품들을 정리하던 여대생들의 시선이 나에게 일제히 쏠렸다.

"대박……!"

"이분이 칼까지 뺏으신 거에요?"

"검도 배우셨거나, 그런 건가요? 혹시 선수?"

"진짜 멋있으시다!"

중간에 좀 뭔가…….

검도를배웠다고 칼 든 사람 더 잘 상대하는 건 없지 않나?

그리고난 격투기선수와는 전혀 거리가 멀다.

어쨌는딱히 생색을 낼 생각은 없었다.

나는 내 이마에 손을 얹으며 잠시 장난을 치는 걸로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다들 그렇게까지……. 음, 별거 아니에요.그냥 제가 좀 좆간지라서 그래요."

할머니는 내 말을 잘 못 알아듣는 것 같았다.

"응? 조깐……? 그게 뭐여."

할머니는 내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잠깐 생각하는 듯했다.

그러다가, 손에 들고 있던 것을 나에게 건넸다.

"고마워서 주는겨. 도와준 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녜? 아, 뭐 또 이런 걸 다."

나는 그렇게 말하며 할머니가 건넨 아이템을 받아들었다.

'원작에서 보던 것보다, 실제로 보니까 존나 더 고급스럽게 생겼네.'

손가락 두 개 정도 크기의 작은원통.

금장으로 둘러져 있어서 내용물은 확인할 수 없는, 알 수 없는 아이템이다.

이 아이템도 내가 원작을 했을 때는 어차피 쓸 일이 없었어서 사용한 적이 없기에뭔지도 잘 모른다.

할머니는 나에게 말했다.

"그게 뭣이당가……. 호신용 스프레이라던가, 향수라던가……. 아무튼 딸내미가 어디서 비싸게 주고 신 거라고 하는데 쓸 일이 없어서 슈퍼에 놓고 있었던 겨."

나는 금으로 장식되어 있는 듯한 작은 미니어처 향수인지 스프레이인지 하는 걸 받아서는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잘 쓸게요, 할머니."

"이것도 한 잔 마셔!"

할머니는 나에게 500ml 플라스틱 병에 든 시원한 콜라도 하나 주었다.

나는 그것도 받아들었다.

이제는 진짜 끝났다.

아침에 내 목숨을 위협하던 일들은 깔끔하게 날려버린 것이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만수무강 하시고요."

"잘 가! 학생! 학생같은 사람이 복을 받아야 하는디……!"

할머니는 나에게 상당히 고마워했다.

막상 잘 해결을 하고 나니까 속이 후련했다.

위험했던 아침의 일들을 완벽하게 처리하고, 보상도 잘 받았다.

원작에서 내가 보유하고 있던 아이템들도 그대로 보유하게 됐다.

거기다가 무엇보다 원작에서 칼에 베었던 팔의 상처도 없다.

1목숨을 잃은 게 좀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나는 모든 것을 이보다 더 잘 처리할 수는 없었다는 생각에 콧노래를 부르며 학교로 향했다.

학교는 금방 도착했다.

하숙집에서 대학교 정문은 상당히 가까운 편이다.

정문까지 가는 길에도 원룸촌의 학생들이 등교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그리고 학교에 도착해서 강의실이 있는 건물까지 가는 동안에는 더 많은 대학생들을 볼 수 있다.

나는 그들 중에 여대생들을 중점적으로 봤다.

옷을 입어도 감출 수 없는 봉긋한 가슴들이 시선을 끈다.

젖 만지고 싶고, 젖 빨고 싶다.

젖이란 뭘까.

젖이란 왜 그렇게 아름다운 것인가에 관해 심오하게 탐구하며, 나는 천천히 걸어갔다.

여대생들은 혼자 다니는 애들도 많고, 주로 여자 둘둘씩 짝을 지어 가는 경우가 많다.

나는 그녀들의가슴, 허리, 그리고 치마 아래로 보이는 다리를 보면서 등교했다.

너무 쳐다보면 파렴치한으로 몰릴 수 있으니, 주변의 다른 사람들을 의식해서 적당히 보며 시선을 한 번씩돌려 주기도 한다.

나는 그렇게 학교 정문에서부터 수업을 듣는 건물까지 걸어갔다.

여자 구경을 하며 걸어가는 동안 콜라는 맛있게 마셨다.

"꿀꺽, 꿀꺽……."

시원한 콜라는 언제 마셔도 진리였다.

나는 강의실이 있는 건물에 거의 다 왔을 때 즈음 콜라를 다 마셨고, 빈 플라스틱 병을 털레털레 들고 왔다.

그리고 그걸건물 입구 근처에 있는 자판기 주변에 위치한 쓰레기통에 콜라병을 던져 넣었다.

여자 구경을 하다 보니 강의실이 있는 건물에도 금방 도착을 했다.

건물에 도착하고, 나는 수업이 있는 강의실로 향하기로 했다.

건물은 생각이 나는데 강의실은 생각이 안 나서, 나는 건물 안으로 들어온 직후에는 잠시멈춰 섰다.

휴대폰을 켰었을 때, 나는바탕화면에 '시간표'라고 되어 있는 것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했다.

나는 그래서 바로 시간표를 확인했다.

"어디 보자……. 404호.4층이네."

건물 안은 외부에 비해 확실히 더 시원한 기분이 든다.

나는 계단을 걸어 4층으로 올라갔다.

4층으로 올라가서 주위를 둘러본 나는 강의실을 바로 찾을 수 있었다.

중앙계단을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가면 405번대 이후의 강의실이 있다.

그리고 그 이전 번호의 강의실은 왼쪽에 있다.

나는 4층 계단 앞에서 왼쪽으로 몸을 돌려 걸었다.

걷는 도중에도 나는 주위를 둘러봤다.

왼쪽으로 들어선 직후에 가장 처음에 볼 수 있는 것은, 좌측에 학회실, 그리고오른쪽에 과사무실이었다.

좀 더 걸으면좌측으로는 강의실들이 나오고, 우측으로는 교수들의 연구실이 있다.

복도 끝까지 걸어가 나는 수업을 듣는 강의실에 도착했다.

"여기네. 강의실. 404호."

나는 404호 강의실에 들어가려다 잠시 멈칫하고뒤를 돌아보았다.

'여기가 한민국 교수의 연구실…….'

내 시선에는 굳게 닫혀 있는교수연구실이 눈에 들어온다.

팻말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교수연구실]

[한민국]

맨 끝에 위치한 404호 강의실은 한민국 교수의 연구실과 복도를 경계로 마주보고 있다.

이 연구실에 있을한민국 교수가 바로, 「싸이코 교수와 여대생들」의 싸이코 교수다.

그는 제대로 싸이코다.

실 바이러스를 발명해 그것을 뿌리고 다니고 있으니 말이다.

감염되면 섹스를 갈구하게 되고 섹스를 하지 못하면 죽는 바이러스를 만들어 내다니, 제대로 미친놈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그는 의외로말은 통하는 사람이었다.

김아영 루트에서 나는 한민국 교수와 대화로 모든 것을 해결하고, 진엔딩에 아주 쉽게 이를 수 있었다.

'한 교수……. 이번에도 뭐 무난하게 한 교수하고 이야기 좀 하다가 집으로 돌아가면 되겠지. 남은 목숨은 4개니까 그래도 보상은 나름 짭짤할 듯?'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한민국 교수의 연구실에서 다시 404호 강의실로 시선을 돌렸다.

404호 강의실은 먼저 도착한 학생들로 인해 밖에서 들어도약간의 소란이 있는 듯한 상태이다.

나는404호 강의실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이미 자리에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다 차 있다.

뒤에서 보이는 많은 대학생들, 나는 그 중에서도 여자들이 앉아 있는 뒤태에 한 번씩 또 시선이 갔다.

강의실로 들어온나는 오른쪽 끝의 창가 자리 쪽으로 걸어갔다.

­저벅, 저벅…….

창가 쪽 맨 뒷자리.

자리가 비어 있어서 앉기 위해 의자를 뺀다.

­끼익

나는 자리에 앉고는비어 있는 옆자리의 의자 위에는 가방을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나는 자리에 앉은 채로 고개를 돌려창밖을 바라보았다.

'날씨 좋네.'

환기를 위해 열어 놓은 듯한 창문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공기가 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간다.

알맞은 온도의 태양빛이 나의 몸을 적셔 주기도 했다.

창밖을 조금 보고 있자 조금 뒤에 앞문이 열리고 교수가 들어온다.

학생들은 고등학교 때처럼 단체로는 아니지만 몇몇이 교수님이 들어옴에 따라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그 뒤로 수업이 이어졌다.

원작에서는, 주인공은 열심히 수업을 들었다.

그 새끼는 화학을 전공하는공대생이고…….

씨발, 나는 이 수업이 무슨 말인지도 전혀 모른다.

주기율표도 다 까먹은 마당에.

수업이 시작되자 선택지가 발생했다.

[잔다]

[수업을 듣는다]

나는 자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자리도 맨 뒷자리겠다, 나는 교재를 적당히 펴 놓고 옆쪽에 빈 노트를 펼쳐서는 다음 계획을 정리해 보기로했다.

일단 나는 기분이 매우 좋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위험한 아침의 위기는 모두 완벽 이상으로 처리했다.

어차피 쓸 일은 없겠지만 보상으로 받는 아이템들도 내가 플레이를 했던 때와 동일하게 다 챙겨 놨다.

안도감을 바탕으로 상당히 기분이 좋아져 있는 상태에서, 나는 다음으로 일어날 일들에 관해 노트에 정리해 보기로 했다.

미친년들 두 명 때문에 뒤질 뻔 했던위기를 발로 시원하게 차버린이후에, 나는 평상시대로 학교 수업을 듣는다.

1, 2교시 수업이 끝나는 시간은 10시 50분이다.

평화로움이 이어진다.

간만의 이런평화도 나름 즐기기 좋은 것 같다.

'이 다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

나는 노트에 적당히 끄적이며 원작을 플레이했을 때의 기억들을 떠올려 봤다.

이렇게 강의 시간에 좀 쉬다가, 수업이 끝나는 10시 50분.

강의를 듣고주인공은 집으로 다시 돌아간다.

주인공은 느긋하게집으로 돌아가던 도중 메시지를 하나 받게 된다.

발신자는 유소은이다.

유소은은 주인공에게 뜬금없이 단 둘이서낮술을 한 잔 하자고 제안해 온다.

그리고 나는 그걸 수락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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