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에 천재가 가면-91화 (91/93)

〈 91화 〉 91화 귀환

* * *

꾸륵. 꾸륵. 꾸륵. 꾸륵.

정액이 끊임없이 뿜어져 나와 시르의 안쪽을 채웠다. 그 기세는 나조차도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하지만 내 몸을 제어할 수 없게 만드는 쾌감 때문에 사정을 멈출 수가 없었다. 그러고 싶지도 않았고.

뭐야. 이거… 쩔어. 말도 안 돼. 이렇게나… 이렇게나 기분이 좋을 수 있다고?!

“크, 크으으으!”

“하, 하으으읏!”

절로 신음이 흘러나왔다. 시르도 마찬가지였는지 신음을 흘렸다. 아니, 나보다 더 상태가 심각했다. 온몸을 경련하는 시르이 가랑이 사이에서 투명한 액체가 쏟아져 내렸다. 그것의 정체를 알았지만, 신경 쓸 여유도 없었다. 수도꼭지를 튼 것처럼 쏟아지는 정액을 멈추는 것에 바빴으니까.

다행히 사정은 얼마 가지 않아 멈췄다. 하지만 여전히 자지를 감싸 안고 올라오는 쾌감은 여전했다.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다시 조금 전 같이 꼴사납게 사정할 것 같은 쾌감!

…하. 내 성벽이 이거라는 건 알았지만, 이 정도로 특효였을 줄이야. 설마 넣자 마자 가버릴 줄은 몰랏다. 지금도 뇌리를 간질이는 쾌감에 지능이 떨어지는 기분이다. 사람을 바보로 만들 정도의 쾌감. 인터넷에서 봤던 것과는 전혀 다르다.

그건 시르도 마찬가지다. 처녀를 관통할 때도 굉장한 반응이었지만, 지금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끅, 끅, 끅…….”

신음인지 비명인지 모를 소리를 내면서 경련하던 시르는 아예 정신을 잃어버렸다. 보지로는 몇 시간 동안 연달아 해야 기절할 정도로 체력과 정신력이 좋았던 시르가 고작 삽입 한 방에 넉다운 된 것이다!

눈가에 가득한 눈물자국과 입에서 흘러나오는 액체는 여기가 시르에게 얼마나 치명적인 약점인지를 아주 잘 보여줬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지만.

…위험한데. 여기로 계속했다간 나도 시르도 미쳐버릴 것 같아. 항문 조임이 보지보다 못하다고? 적어도 시르는 아니다. 보지와는 다르게 항문 안쪽의 주름은 별로라고? 아닌데? 이 따스함과 생소한 촉감은 앞쪽보다 더 뛰어났다.

그야말로 상위호환. 항문이 섹스를 위해 만들어진 기관이 아니라는 게 믿기지 않는 구조였다.

육체적인 쾌락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쾌락도 위험하다. 사랑하는 사람의 엉덩이에 박아 넣었다는 행위가 내게 준 정신적인 충족감과 쾌락은 지구에서도 겪어본 적이 없던 수준의 강도였다. 삽입만으로도 이런데 여기서 움직이기까지 한다면?

조루가 되어버릴 거야. 시르의 직장을 내 정액으로 꽉 채워버릴 거라고. 아니, 그거야 보지에 같은 짓을 했었지만. 뭔가 상상만 해도 기분이 이상하다. 아니아니. 그것보다 한도를 넘는 쾌감에 미치는 걸 걱정해야지. 나는 사실 그렇게 걱정이 없는데 시르가 걱정이다. 바보가 되어버릴지도 몰라.

“시르? 괜찮아?”

“…………….”

정신을 잃은 시르는 내 부름에도 대답하지 않았다. 축 늘어진 몸을 보니, 정말로 완전히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 …허어. 이거 진짜 위험하네.

나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천천히 시르의 항문에서 자지를 빼냈다. 뒤로 허리를 당길수록 느껴지는 자극에 또다시 쌀 것 같았지만, 이 이상 항문으로 하는 건 위험했다.

뾱.

자지가 완전히 빠져나오자 한 껏 벌어졌던 시르의 항문이 귀여운 소리를 내면서 닫혔다. 그래도 완전히 닫힌 건 아니고 조금은 벌어졌고, 그 안으로 내가 싸지른 정액이 보였다.

정액이 가득찬 엉덩이를 위로 올린 채로 혼절한 연인이라니. 두고두고 딸감으로 쓸 수 있을 절경이로군….

……아, 진짜. 내 성벽 어떡하지? 이런 변태 성욕을 받아줄 수 있는 건 세상천지에 시르뿐이겠지. 해어질 생각이라고는 눈곱만큼도 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죽어도 시르를 놓지 못할 것 같았다. 단순히 성욕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런 변태 놈을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것을 다시금 느꼈기 때문이다.

…뭐, 시르도 이쪽이 성벽인 것 같지만. 삽입만으로도 기절하면 앞으로 자주 즐기기는 힘들겠지.

나는 완전히 혼절한 시르의 몸을 정자세로 뉘었다. 엉덩이에서 흘러나온 정액이 시트를 더럽혔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어차피 우리가 사용한 침대의 시트는 항상 더럽혀질 운명이었으니까. 여관도 그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었고, 우리가 사용한 시트는 세탁하는 대신 곧바로 버리고 있었다. 세탁해서 다시 쓸 수 있을 레벨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만큼의 돈을 내고 있으니, 여관에서도 불만은 없을 테고.

다만 고대했던 오늘의 섹스는 이걸로 끝이라는 게 아쉬웠다. 이럴줄 알았으면 조금 전에 좀 더 싸버릴 걸. 평소에 쌌던 양의 반의반의 반도 싸지 못했는데 이걸로 끝내고 되는 걸까? 하지만 혼절한 시르를 깨워서 행위를 이어가는 건 좋지 않았다. 혼절한 시르를 오나홀처럼 사용하는 건 고려할 가치도 없었다.

나는 시르의 얼굴에 묻은 눈물과 침을 정성스럽게 닦아주고 그녀의 호흡이 멀쩡한 것에 안도하면서 그 옆에 누웠다. 많이 싸지는 못했지만, 첫 애널 섹스가 준 만족감은 상당했다. 계속하면 미쳐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어떻게든 앞으로도 애널 섹스를 하고 싶었다.

역시 훈련인가. 익숙해지는 수밖에 없겠지. 이번에는 단번에 넣어서 더 그런 걸지도 몰라. 다음엔 천천히 넣고 천천히 움직여보자. 그러면 시르도 나도 좀 더 즐길 수 있을 거다.

그런 행복한 미래를 생각하면서 나는 시르의 몸을 껴안고 눈을 감았다. 그녀의 따스한 체온 덕분에 아직 이른 시간인데도 빠르게 수마가 찾아왔다. 순간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주르륵 떠올랐지만 전부 뒤편으로 밀어 넣었다.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자.

나는 완전히 잠에 빠졌다.

.

.

.

.

“어제는 잘 쉬셨서요?”

“물론이지. 아주 잘 쉬었다.”

“…네. 잘 쉬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우리는 같이 식사하기 위해 모였다. 그 자리에서 라냐는 웃는 얼굴로 일반적인 인사를 했고 나도 평범하게 대답했는데, 시르만은 약간 붉어진 얼굴로 머뭇거렸다. 라냐는 그걸 이상하게 생각해서 고개를 갸웃했지만, 다행히 깊게 파고들지는 않았다.

응. 잘 생각했어. 안 그래도 오늘 아침부터 시르가 엄청나게 부끄러워해서 나도 곤란하던 참이었거든.

시르는 삽입 한 번에 소변까지 지리면서 기절한 것을 생의 수치 정도로 여겼는지 아침부터 장난아닌 반응을 보여줬다. 시르가 그렇게나 당황하고 부끄러워하고 수치스러하는 건 처음봤기 때문에 나도 꽤나 당황했고, 덕분에 시르를 완전히 진정시키는 것은 실패했다.

그래도 일상적인 생활은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이 되었지만, 계속 얼굴이 붉은 것이 언제 또 터질지 몰랐다.

후우. 오늘 밤은 섹스 말고 다른 걸 해야겠네. 시르의 마음을 풀어줄 필요가 있다. 그런데 어느 부분에서 저렇게까지 수치스러워하는 건지 잘 모르겠단 말이야. 그야, 엉덩이에 박혀서 기절한 건 부끄러울 만한 일이지만, 예사 반응이 아니다.

그걸 캐묻는 건 나중에 해야지. 오늘은 어제 약속한 대로 간단한 의뢰를 해결할 거다.

“그래서 오늘은 어떤 의뢰를 할 건가요?”

라냐는 식사를 하면서 가볍게 얘기를 꺼냈다. 나는 여전히 얼굴이 붉은 시르가 신경이 쓰였지만, 이런 건 지나치게 의식하는 편이 더 이상하게 보이는 법이다.

“둘 중 하나를 할 거야. 거리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몬스터 때려잡기나, 도시 내부에서 일어난 문제를 해결하는 의뢰 중에 말이지.”

“후자로 하죠. 몬스터는 질리도록 때려잡았잖아요?”

“그럴까? 시르는 어떻게 생각해?”

“……저도 후자가 좋을 것 같습니다.”

반응이 조금 느리긴 했지만, 다행히 시르의 목소리는 아침보다는 훨씬 침착해져 있었다. 나에게 옅은 미소를 보일 정도였으니까. 여전히 얼굴과 귀는 빨갰지만!

그리고 그렇게 빨간 얼굴을 라냐가 알아차리지 못할 리가 없었다.

“그런데 시르 언니는 어디 아프신가요? 얼굴이 빨가신데요?”

그동안 친해져서 이제는 언니라고 부르게 된 시르를 걱정하는 라냐에게 나는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솔직하게 애널 섹스를 했다가 거하게 실패해서 부끄러워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약간 감기기운이 있는 것 같아. 그래도 일상생활에는 문제는 없다고 하더라고. 그렇지? 시르.”

“……네, 네. 그렇습니다. 이건 종족적인 특성이라서….”

내 변명에 시르가 곧바로 말을 맞췄다. 그런데 종족적인 특성이라니. 거짓말을 해도 거기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그런데 라냐는 오히려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확실히 님프는 병세가 있으면 얼굴이 붉어지는 현상이 일어난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런데 정말 괜찮으신거죠?”

“네. 고마워요. 라냐 양.”

진심으로 걱정하는 라냐에게 시르는 상냥한 미소를 지어주었다. 그런데 정말로 그런 종족적인 특징이 있었어? 처음 알았다. 어? 그럼 혹시 지금 시르의 얼굴이 계속 빨간 건 부끄러워서만이 아니라 병 때문에 그런 거 아니야? 그렇다면… 접근 방법을 조금 달리할 필요가 있겠군.

“좋아. 그럼 밥도 다 먹었겠다, 슬슬 길드로 가자. 어디 들르거나 그럴 필요는 없지?”

“네. 재미있는 의뢰가 있으면 좋겠는데요.”

“…후후. 부디 셋이서 할 수 있는 의뢰였으면 좋겠습니다.”

식사를 마친 우리는 화목한 분위기로 여관을 나섰다. 다행히 길드에 가는 길에 별다른 트러블은 없었다. 나를 알아보는 도시 사람들이 워낙 많아 인사를 주고받거나 감사 인사로 과일 등을 받다 보니 짐의 수량이 세 배가량 불어난 사태 말고는 별다른 일이 없었다.

응. 이 과일 맛있네. 생긴 건 사과인데 맛은 또 다르다. 아. 이게 그거군. 이세계에서 처음 먹었던 빵 중에 특히나 맛있었던 빵에 들어간 과일이다. 그 빵집은 여전히 내가 간간이 찾는 곳이었다.

그렇게 뜻하지 않은 후식을 먹으면서 길드에 도착한 우리는 곧바로 접수원을 찾았다. 이제는 내 전문 접수원이라고 할 수 있는 하 뭐시기 양이 웃는 얼굴로 우리를 반겼다.

“안녕하세요. 시그 님. 시르 님. 라냐 님.”

“일행이 많으면 그 사람들 이름도 다 불러?”

“보통 다섯 분이 넘어가면 파티 이름을 만들죠.”

“과연. 고렇구만.”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여기서 더 일행이 늘어날지는 모르지만, 간지 나는 파티 이름 하나 정도는 생각해둬야겠군.

그렇게 간단하게 접수원과 인사를 나누고 옥석 등급 의뢰 중 재미있는 의뢰가 없는지 살펴보았다. 역시 대부분이 몬스터 퇴치와 관련된 의뢰이고 도시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는 의뢰는 거의 없었다.

흐음. 그럼 아래 등급에 있는 의뢰도 살펴볼까? 하고 봤을 때 딱 눈에 들어오는 의뢰가 있었다.

의뢰명 : 마법약 실험 지원자 요청!

의뢰등급 : 목본

의뢰비용 : 5,000링

의뢰내용 : 최근에 개발한 마법약을 실험해줄 지원자를 모집합니다! 효과는 다종다양! 몸에는 이상 없음! 필요하다면 해당 약의 조합도 공유해줄게요!

이거다.

나는 앞으로의 이세계 생활에 딱 필요한 의뢰를 발견하고 웃을 수밖에 없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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