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화 〉 90화 귀환
* * *
애널은 아무래도 성행위를 위해 존재하는 곳이 아니다 보니 다짜고짜 할 수는 없다. 망가나 야애니야 아무런 준비 없이 그냥 박아버리지만, 그랬다간 정말 큰일 난다. 서양이든 동양이든 AV에서도 애널은 상당한 준비를 한 뒤에야 시도할 수 있는 곳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다들 노력하고 있다고!
가장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건 역시 깨끗하게 만드는 거다. 그쪽 취향이 아닌 이상에야 섹스 중에 안쪽의 내용물을 보고 싶은 사람은 없다. 항문에 박을 생각을 하는 것부터 그쪽 취향이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스캇과 애널은 엄연히 다른 취향이다.
그 뒤에 해야 하는 건 항문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거다. 보지도 마찬가지지만, 커다란 자지를 좁은 구멍에 강제로 집어넣으면 찢어지는 게 당연한 이치. 특히 항문은 보지처럼 아이를 낳는 곳도 아니라서 신축성이 떨어진다. 아무런 준비도 안 하고 넣었다가 괄약근이 찢어지기라도 하면 대참사다. 나는 시르의 몸을 망가트리고 싶은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러브젤이 있다면 최고지만, 애석하게도 이세계에는 그런 물건이 없었다. 한번 만들어볼까 했는데, 마땅한 재료도 없었고. 그래도 시르의 애액은 꽤 점성이 있는 편이니 윤활유를 걱정할 필요는 없을 거다.
그것보다 더 걱정인 것은 애널섹스가 정말로 즐거울까였다.
인터넷에선 애널에 환상을 가지다가 실제로 해보곤 잔뜩 실망했다는 경험담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남자가 아니라 여성 쪽은 아프기만 하다는 감상이 많았다.
다행히 나와 시르는 그런 걱정이 없었다. 나는 시르의 엉덩이 안에 넣는 상상만으로도 쌀 것 같았고, 시르가 항문으로 느낄 수 있다는 건 지난밤에 충분히 확인했으니까. 그야말로 천생연분이라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부끄러워하는 시르에게 여유로운 미소를 지어줄 수 있었다. 시르도 어디까지나 처음 해보는 섹스라서 저렇게 부끄러워하는 거지, 이제 곧 있으면 평소처럼… 아니, 평소보다 더 심한 얼굴로 즐거워할 거다.
“부끄러워하지 마. 시르. 괜찮으니까. 이쪽으로 와.”
“우, 우으으으. 네, 네에….”
시르는 쭈볏 거리면서 내 옆으로 왔다. 평소와는 다른 이유로 상기된 얼굴이 참을 수 없게 귀여웠다. 아. 당장 뒤로 눕히고 박고 싶다. 내 안의 숨겨두었던 가학심이 고개를 내밀었다.
…어허! 당장 고개를 숙이지 못할까? 어딜 한순간의 충동으로 평생 남을 상처를 만들 생각이더냐! 내 사랑은 그렇게 가볍지 않아!
음란마귀의 대가리를 깨부셔서 욕망을 참아낸 나는 내 옆에 앉은 시르의 어깨를 껴안았다. 그리고 벌써 빨갛게 변한 귀에 속삭였다.
“시르도 기대하고 있다는 걸 알아.”
“우읏! 그, 그건… 아, 아니….”
“어젯밤에 이미 확인했잖아?”
“으으읏!”
시르는 뭔가 반박하려고 했지만, 이미 확인한 사실이 있다 보니 결국 수치심에 몸을 부르르 떨기만 했다. 그런데 시르도 이런 표정을 지을 줄 알았네. 이건 놀려먹지 않으면 안 되지.
“그때 시르가 내뱉었던 숨결과 목소리는 내 뇌리에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어.”
“그, 그건… 이, 잊어주십시오!”
“싫어. 평생 기억할 거야. 그리고 그렇게 싫었으면 그때 저항하지 그랬어?”
“그, 그런…….”
“인정해. 시르. 시르도 사실 굉장히 흥미 있잖아? 기대하고 있지?”
그렇게 말하면서 허벅지 사이에 손을 가져갔다. 촉촉한 감촉. 시르의 상태를 보여주는 액체가 손에 닿았다. 나는 그것을 손가락에 묻혀서 위로 들어 올렸다. 시르의 눈앞으로 가져간 손가락에는 내 말의 증거가 묻어 있었다.
“아. 그, 이, 이건….”
그걸 보고 시르도 차마 부정은 할 수 없었는지 폭발할 것처럼 붉어진 얼굴을 푹 숙일 뿐이었다. 하. 진짜 귀여워 죽겠네. 누구 애인이기에 이렇게 귀여운 거야? 하지만 그 귀여움에 이대로 미적거리면 진도가 안 나간다. 난폭하게 할 생각은 없지만, 나는 평소보단 강하게 나가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편이 시르의 거부감을 줄이고 나도 좀 더 즐길 수 있을 거다. 수치심을 극복하는데 약간의 충격요법이 필요한 법이니까. 걱정하지마. 시르. 장담하는데 평소보다 더 즐거울 거야.
나는 시르의 귀에 대고 단호하게 말했다.
“뒤로 돌아서 엉덩이를 내밀어.”
“………읏!”
“어서.”
성량은 조금도 높이지 않았다. 평소처럼 사랑을 속살일 때와 같은 성량과 어조. 하지만 그 말에 담긴 감정은 평소와는 전혀 달랐다. 시르는 가쁘게 숨을 내몰아 쉬었다. 수치심과 쾌락의 사이에서 고민하던 시르는 이내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리고 침대에 엎드리면서 내 쪽을 향해 엉덩이를 내밀었다.
새하얀 엉덩이와 그 사이의 구멍이 훤히 보였다. 안쪽은 핑크지만, 바깥은 피부와 마찬가지로 새하얀 구멍. 지난밤에는 달빛과 별빛에 의지해서 봐야 했던 구멍이 지금은 여관의 조명 아래에 훤히 드러났다.
“하악…. 하악… 하악….”
엉덩이를 드러냈을 뿐인데도 시르의 숨결은 매우 거칠게 변했다. 지금부터 일어날 일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흥분을 참을 수 없는 것이다. 안 그래도 물을 많이 배출하던 보지에선 벌써 홍수가 일어나고 있었다. 허벅지 사이로 흘러내리는 애액을 보면서 나는 옅게 웃었다.
그래. 시르. 너도 역시 나와 같은 변태야. 지금부터 할 행위를 기대하는 것만으로도 가버릴 것 같은 거지? 나도 간신히 억제하고 있을 뿐이지,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강적과 싸울 때보다 지금이 더 흥분됐다.
자아. 그럼 시작해볼까.
우선 윤활유를 확보했다. 손가락을 보지로 향해서 거기서 흘러내리는 애액을 손에 담았다. 그리고 그것을 천천히, 부드럽게 항문 주변에 발랐다. 내 부드러운 손길에 시르의 몸이 움찔움찔거렸지만, 그만하라는 말도 재촉하는 말도 없었다. 그래도 그럴 때마다 보지에서 나오는 액체의 양이 많아지는 거로 시르의 상태를 알 수 있었다.
충분한 양을 발랐다고 판단되자 나는 본격적으로 자극을 시작했다. 성감대는 이미 지난밤에 확인했다. 그때는 손가락만으로도 시르를 몇 번이나 가게 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여서 본격적으로 손가락을 놀리자 얼마 지나지 않아 시르의 몸이 크게 경련했다.
“히으으으으으읏…!”
“시르는 항문이 정말 약하네.”
“히윽…! 흑! 흐읏!”
나는 짓궂게 말하면서 손가락을 놀리는 걸 멈추지 않았다. 시르는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잔뜩 있는 것 같았지만, 항문을 쿡쿡 찌를 때마다 터져 나오는 신음 때문에 제대로 된 말도 할 수 없었다. 어제보다 더 흥분하고 있네. 나도다.
이제 촉진은 충분하니 넓히기에 들어가볼까.
나는 곧바로 검지와 중지를 항문안으로 밀어넣었다.
“으으으으으읏?!?!”
단번에 손가락 두 개가 들어오자 시르의 몸이 엄청나게 경련하면서 신음이 터져 나왔다. 애액도 터져 나왔다. 온몸에 퍼지는 충격 때문인지 시르는 양팔을 앞으로 쭉 뻗으면서 개구리처럼 엎어졌다. 이불에 완전히 박힌 시르의 얼굴 쪽에서 거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히윽… 흐극… 히윽… 흐윽….”
“손가락 두 개로 이러면, 앞으로 어떻게 하려고 그래.”
야외에서 했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분위기 때문일까? 여성은 남성보다 분위기에 더 많은 영향을 받으니까. 야외에서 반쯤 억지로 했던 것보다 양측의 합의로 본격적으로 하는 거에 더 흥분해도 이상할 건 없다. 나도 존나 흥분했다.
아. 터질 것 같아.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아직은 시르의 몸이 견디지 못한다. 좀 더 풀어야 해. 적어도 시르의 괄약근이 찢어지지 않을 수준은 되어야 한다. 내 거시기를 줄일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나는 손가락을 위아래로 움직였다. 항문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손가락은 정말 선정적이어서 계속해서 보고 싶을 정도였다.
“히윽! 크읏! 하악! 큭! 히익! 응깃! 응기이이이이잇!!!!”
그리고 그럴 때마다 시르는 기묘한 신음소리를 내면서 몸을 경련했다. 두 개의 손가락이 항문을 드나들 때마다 애액이 미친 듯이 뿜어져 나와 이불을 흥건하게 적셨다. 적어도 윤활유가 부족할 일은 없겠네. 나는 시르의 모든 반응을 즐기면서 손가락을 멈추지 않았다.
지금만큼은 모든 근심과 걱정을 날려버리고 행위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
실제로 시르의 항문을 괴롭히는 것에 온 신경을 집중한 나는 손가락의 삽입 각도와 속도를 조절하면서 시르의 반응을 즐겼다. 처음에는 어떻게든 신음을 참아보려던 시르도 이제는 짐승 같이 헐떡거리를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르의 항문 또한 처음의 조임은 온데간데없이 완전히 풀려버렸다.
좋아. 이 정도라면, 세 개를 넣어도 되겠군!
나는 약지까지 단번에 집어 넣었다.
“햐갸아아이아아앗그이이이이이이이잇!?!?!?!?!!!!!!!”
시르는 역대급 신음을 터트렸다. 동시에 시르의 몸이 마구 뒤틀렸다. 손가락 세 개의 삽입이 준 충격과 쾌락에 몸이 멋대로 움직이게 된 것이다.
이미 이런 상황을 예상한 나는 반대쪽 손으로 시르의 엉덩이를 꽉 잡고, 집어넣은 세 개의 손가락을 빠른 속도로 위아래로 움직였다.
“커흑?! 컥! 큭! 칵! 컥! 컥! 컥! 헉! 히익! 힛! 힛! 힛!”
연달아 가해진 잔혹한 쾌감과 고통에 시르의 몸이 비틀리는 것이 멈췄다. 정확히는 내가 강제로 고정했다.
시르는 손가락이 출입할 때마다 몸을 부르르 떨면서 짧은 신음을 내뱉었다. 괴로워하는 건 아니다. 그랬다면 보지에서 저렇게 물이 많이 나올 리가 없다.
지금 나오는 물의 양은 보지에 한 시간가량은 박아야 나오는 양에 필적했다.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도 안 했는데, 그저 손가락을 10분가량 움직였을 뿐인데도 이만한 반응이다.
역시 시르는 보지보다 항문으로 더 느끼는 체질이었어!!
지구에서는 아주 희귀한 체질이다. 어쩌면 판타지 세계이기에 존재할 수 있는 체질일지도 모른다. 설마, 님프라는 종족의 체질은 아니겠지. 그렇다면 님프는 서큐버스를 뛰어넘는 야한 종족이다. 야한 건 시르만으로도 족해!
앞으로는 애널 섹스를 주력으로 해야겠군. 그동안 보지로는 많이 했으니, 이제는 항문으로 많이 할 차례다. 나도 좋고 시르도 좋으니, 아아. 이게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다.
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손가락을 뺐다.
뾱.
손가락에 묻어 있는 시르의 액체에는 꽃향기가 났다. 이건 내 콩깍지가 아니라 진짜로 그런 냄새가 나는 거다. 사기 종족 님프는 체액에서 꽃향기나 나무 냄새가 났다. 그래서 더 좋아.
“하악…… 하악…… 하악…….”
시르는 완전히 축 늘어져 있었다. 당연히 항문도 완전히 늘어졌다. 내가 벌려 놓은 구멍이 호흡에 맞춰 벌렁거리고 있었다. 그 안의 핑크색 직장이 그대로 보였다. 구불구불한 직장.
이제 저기에 넣는 건가. 상상만으로도 쌀 것 같아.
나는 이미 임계점에 도달한 자지를 시르의 엉덩이 위에 올렸다. 익숙한 감촉이 엉덩이에 닿자 시르의 몸이 한번 경련하고 어느 정도 안정되었던 호흡이 다시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이대로 넣을까? 순간 그런 충동이 들었지만, 간신히 참아냈다. 아직은 아니다.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선, 아직 해야 할 과정이 하나 남아있었다.
나는 삽입하는 대신 엉덩이 사이에 자지를 천천히 비볐다. 그러다가 항문에 귀두를 살짝 대고 밀어 넣을까 말까 하다가 다시 엉덩이 사이를 비비는 식을 반복했다.
나도 참기 힘든 짓이었지만, 그건 시르도 마찬가지였다. 시르는 귀두가 항문에 닿을 때마다 몸을 경련했지만, 결국 원하는 것이 들어오지 않자 흥분은 곧 실망으로 변했다. 실망은 다시 애처로움으로 변하고 먼저 몸이 달아오른 건 시르였다.
“시그 니이이임….”
그녀의 상태가 어떤지 보여주는 늘어지는 목소리에 나는 옅게 웃었다. 드디어 이 순간이 왔군.
나는 상냥하면서도 단호하게 말했다.
“시르. 지금 하고 싶은 말이 있지?”
“………….”
시르는 대답하지 않았다. 조금 전의 애처로운 목소리는 어디로 갔는지 입을 꾹 다물었다. 여전히 수치심이 남은 건가. 그렇다면 내가 한발자국 내딛을 수 있게 도와줘야지.
“원하는 것을 솔직하게 말해. 시르.”
대답은 곧바로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문제였다. 왜냐면 내 말이 끝나자마자 시르의 엉덩이가 천천히 위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마치 여기에 넣어달라는 듯이, 조금 전까지 축 늘어져 있던 몸에 힘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시그 님.”
잔뜩 상기된 목소리와 함께, 시르의 양손이 자신의 엉덩이로 향했다. 그리고 새하얀 엉덩이를 꽉 잡은 새하얀 손이 그것을 좌우로 벌렸다. 이미 확장되어 있던 그녀의 가장 은밀한 구멍이 더욱 크게 벌려졌다.
시그는 목을 돌려서 나를 보고 있었다. 그 황금색 눈에는 욕망이 휘몰아치고 있었고 그 얼굴에는 음탕한 여자의 얼굴만이 있을 뿐이었다.
“시그 님의 자지를 제 엉덩이 구멍에 넣어주시겠습니까♥”
아. 드디어 떨어졌구나.
나는 웃었다.
“어떻게?”
“거칠게! 시그 님이 원하시는 대로 해주세요!”
“잘 말했어. 시르. 착하네. 그럼 상을 줄게.”
나는 잔뜩 벌려진 시르의 엉덩이 구멍에 내 자지를 단번에 꽂아 넣었다.
“……………!!!”
“……………!!!”
말도 안 되는 쾌감에 순식간에 사정해버렸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