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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 천재가 가면-71화 (71/93)

〈 71화 〉 71화 악신의 칼날

* * *

칼을 들고 오지 않은 건 합당한 이유가 있다.

이번 일은 은밀성이 중요했다. 놈들이 내가 들이닥치기 전에 눈치채고 도망치거나 하는 일은 피해야 했기 때문이다. 칼을 들고 온다고 소리 때문에 놈들에게 들킬 일은 없었다. 그 정도로 허술하진 않다.

문제는 내 칼에 걸려 있는 축복이다.

아이르세르가 걸어준 축복은 시르가 확인 결과 무기 자체의 성능을 높이기보단, 부정한 것들에게 큰 위력을 발휘하는 종류의 축복이었다. 그 외에는 소유자의 저주 저항 등을 높여주는 부가효과가 있었다.

문제는 상당히 강력한 축복이기 때문에 그만큼 축복의 기척도 강해졌다는 거다. 성법을 익히지 않은 사람이라면 가까이서 보지 않는 이상 기운을 느끼기 힘들지만, 반대로 성법을 익힌 사람이라면 멀리서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 일에 가지고 올 수 없었다.

내 기척은 숨길 수 있어도 축복은 숨길 수 없으니까. 거기다가 칼을 써야 할 정도로 강한 상대가 있을 확률도 낮았다.

아이르세르의 말에 따르면 악신의 추종자 중에서 내가 경계할 만한 실력자는 악신의 칼날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거물이 하필이면 내가 이 도시에 왔을 때 체류하고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주요 전력이면 가장 비밀스러운 곳에서 대기하거나 중요한 곳에서 암약하고 있어야지.

이 도시가 제법 발전된 곳이긴 하지만, 최고 전력 중 하나가 숨어 있을 만한 도시는 아니지 않나?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하여간, 이놈의 나쁜 예상은 빗나가는 일이 없어요.

“후우.”

길게 한숨을 내쉬는 거로 모든 후회를 털어내고 미래를 보기로 했다.

우선, 천천히 이쪽으로 소리 없이 다가오는 악신의 칼날.

신장은 178cm. 그리 크지 않다. 체격은 제법 크지만 우락부락하지는 않다. 몸을 완전히 가리는 망토와 어떤 원리인지 얼굴을 암흑으로 가리는 후드, 그 안에는 붉은색 눈동자만이 빛나고 있었다.

전체적인 복장은 중동의 전통복식을 떠올리게 했다. …아니, 그것보단 전통적인 어쌔신을 떠올리게 만드는 복장이군. 뭐, 어쌔신의 기원이 중동이니 딱히 다르진 않지만.

그리고 놈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새카만 기운은 역겹기는 했지만, 보이는 것에 비해 느껴지는 기세가 강하진 않았다.

…그래. 이상하긴 했어. 조금 전의 검기. 아무리 기를 느끼는 감각이 마법보단 떨어져도 둔한 것까지는 아니다. 그런데 그 정도의 일격을 그렇게 늦게 깨달았다는 것은 다른 수단으로 기척을 감췄다는 소리다.

즉, 성법이다. 악신의 성법.

놈은 지금도 악신의 성법으로 자신의 기운을 숨기고 있었다. …어쩌면 저 시커먼 기운도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겠군. 영혼육백이 유난히 강한 나에게만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뭐, 어느 쪽이든 내가 할 일은 변하지 않는다.

저 새끼를 여기서 잡는다.

상대도 나를 그냥 보내줄 생각은 없어 보이니까!

그 생각을 증명해주듯이 놈의 칼날이 소리 없이 내 목으로 날아들었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일검!

이 자식! 이 정도의 달인이었나!?

……아니, 뭔가 이상해. 사고를 가속해서 천천히 보고 있는 칼날의 궤적은 그렇게 깔끔하지 않다. 저 정도 궤적이라면 소리가 안 들릴 리가 없다.

답은 금세 찾을 수 있었다.

곡도에 넘실거리는 저 어두운 기운이 소리를 지우고 있었다!

자신의 기운을 감출 뿐만이 아니라 소리마저 지울 수 있는 거냐! 어쩐지 발소리도 안 들리더라! 특이한 보법을 써서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성법의 효과라면 성가시다! 사람이 얻는 정보 중에 청각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 않으니.

쯧. 기척을 감추는 비결도 소리와 열전달의 차단이군. 기운 자체를 숨기는 것도 주요 기능이겠지만…. 전사라기보다는 암살자 같은 기술이다. 진짜로 어쌔신인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가볍게 고개를 틀어서 칼날을 피하고 곧바로 놈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녀석의 새빨간 눈이 번뜩이는 순간 내 발밑에서 그림자가 창처럼 변해 치솟아 올랐다.

마법? 위력은 약해 보였지만, 노리는 부위가 좋지 않았다. 정확히 목을 노리고 날아드는 마법은 보통은 무시할 수 없는 공격이었다.

그래. 보통은. 내가 좀 보통이 아니라서.

“핫.”

“………!!”

내가 비웃으면서 마법을 무시하자 놈의 새빨간 눈이 크게 떠졌다. 그 순간 그림자의 창이 내 목에 닿았고… 가루가 되어서 부스러졌다. 그 광경에 새빨간 눈동자가 한순간에 수축했다. 그리고 놈의 가슴에 벼락이 떨어졌다.

진괘?? 뇌격?

쿵! 무거운 소리가 터지고 놈의 몸이 뒤로 쭈욱 밀려났다. 하지만 가슴뼈가 부러지는 감각은 없었다. 놈이 몸에 두르고 있는 검은색 기운이 충격을 경감시킨 것이다.

쯧. 이 정도 레벨이 되면 다들 방어기술 한두 개는 가지고 있군. 자주랑도 이상한 방탄공 같은 거 가지고 있더만. 내 몸은 마법은 손쉽게 부수지만, 기공은 그 정도는 아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는 관통효과가 있는 것 같지만….

“큭!”

타격이 작지는 않았는지 녀석이 신음을 토하면서 다급하게 칼을 여러 번 휘둘렀다. 곡도에서 방출된 검은색 십여 개의 검은색 검기가 내게 쇄도했다.

…한번 주먹으로 쳐볼까?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빠르게 떨쳐내고 안전한 방향으로 가기로 했다. 세 개의 검기를 유연한 몸놀림으로 피하고 검기 세례의 방향에서 완전히 벗어난 나는 땅을 박차고 놈에게 달려들었다.

그때 놈은 충격에서 어느 정도 회복되었는지 안정적인 호흡으로 검을 내리긋고 있었다. 그러자 조금 전, 창고를 갈라버린 장대한 검기가 펼쳐졌다.

빠르고 강하다. 하지만 피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검기를 피해고 몸을 회전시키면서 손날 찌르기를 날렸다.

진괘?? 뇌창雪?

챙!

명치를 노리고 날아간 일격은 놈의 칼 손잡이에 막혔다. 칼날로 막지 않은 건 그럴만한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지. 그런데 칼 한번 겁나 좋네. 뇌창을 맞고도 손상이 안 가잖아?

“…윽!”

그래도 놈에게 충격은 확실히 전해졌다. 손이 저릿할 거다. 이 자식아. 반면에 나는 완전 멀쩡. 지옥 같은 부위 단련으로 만들어낸 내 손은 진심으로 명검에 비유할 수 있다.

이제 거리는 완전히 좁혀졌다.

근접 박투로 가면 너는 내 상대가 아니야!

“하앗!”

달려드는 내게 놈이 검을 짧게 연달아 휘둘렀다.

검기는 나오지 않았지만, 자신의 빈틈을 가리고 내 급소를 노리는 빠르고 정확한 검술! 그 연격을 피하면서 놈의 품으로 파고들자, 녀석의 새빨간 눈동자가 번쩍였다. 그 순간 한참을 빛나갔던 칼날이 단번에 궤도를 꺾어서 옆구리로 쏘아졌다.

예상했던 대로군!

나는 무릎을 올려치면서 팔꿈치로 칼날을 내리쳤다.

캉!

“읏?!”

완전히 힘을 잃은 칼날은 내 무릎과 팔꿈치에 끼여서 전혀 움직이지 못했다. 녀석은 빼내려고 했지만, 어리석은 판단이었다. 지금 선택해야 하는 건 무기를 버리고 곧바로 뒤로 물러서는 거였다.

칼날을 붙잡은 왼팔을 뻗어서 놈의 어깨를 잡았다. 놈은 내 의도를 뒤늦게 깨닫고 몸을 뒤로 빼내려고 했지만, 그것 또한 악수?手였다. 몸을 살짝 기우는 것으로 힘의 흐름을 조정해 오히려 녀석의 몸을 내 쪽으로 당겼다.

“뭐?!”

생전 처음 겪는 현상에 녀석의 입에서 경악성이 터져 나오는 순간, 강하게 진각을 밟으면서 온몸의 운동에너지를 어깨에 집중해 놈의 가슴팍에 충돌시켰다.

이괘?? 화산火山

우드득!

“커흐억!”

가슴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놈의 입에서 피가 터져나 왔다. 그 피를 뒤집어쓴 나는 피식 웃으면서 녀석의 왼발을 강하게 밟았다.

콰직!

“…………!”

이번엔 비명이 없었다. 대신 놈은 제압당한 오른팔이 아닌 왼손으로 내 얼굴을 후려쳤다. 그리 깊은 이치가 담긴 주먹은 아니었지만, 담긴 위력과 속도는 보통이 아닌 일격.

맞아 줄 리가 있나.

오른손을 뻗어서 놈의 관절 사이에 집어넣자, 놈의 주먹은 내 얼굴에 닿지 못하고 허공에 멈춰 섰다. 새빨간 눈이 다시 한번 커졌을 때, 나는 속삭였다.

“유술도 열심히 익혔어야지.”

“…………!!!”

놈의 두 눈이 경악으로 크게 떠졌을 때, 내 이마가 놈의 면상에 꽂혔다.

태괘?? 두당??

콰직!

시원한 소리와 함께 이빨이 부러지는 감각이 전해졌다. 박치기는 나도 위험하기에 즐겨 쓸만한 기술이 아니지만, 이런 초근거리에서는 매우 효과적인 공격수단이다.

또한, 지금의 흐름은 내가 맨손으로 무기를 든 상대와 싸울 때를 가정해서 미리 상정해둔 흐름이다. 상대 무기의 간격으로 파고들어서 양팔을 제압하고 일방적으로 두들겨 팬다.

혹시라도 있을 반격을 대비하기 위해서 양팔은 반드시 봉쇄해야 하기에 공격수단이 적을 수밖에 없어서 박치기 기술까지 만들어뒀다.

그 결과 놈의 몸이 크게 휘청거렸다. 비명을 지를 겨를도 없이 녀석은 내 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몸부림쳤다. 놈의 몸을 둘러싼 어두인 기운이 폭발적으로 확장되었다.

당연히 가까이에 붙어 있는 내가 가장 먼저 휘말렸다.

암흑은 순식간에 나를 원형으로 둘러쌌다. 귓가에 이상한 소리가 들리고 온몸의 힘이 빠져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온몸을 옥죄는 압박감은 거인의 손아귀에 붙잡힌 것 같았다.

하지만.

“합!!!”

퍼엉!

기합성 한 방에 물풍선이 터지듯이 주변 일대를 둘러쌌던 암흑의 구체가 폭발했다. 작은 파편이 되어서 흩날리던 암흑은 이내 허공으로 먼지처럼 사라졌다.

“무… 슨…!”

그 광경에 악신의 칼날은 멍하니 중얼거렸다. 여전히 암흑으로 가득 차 있어서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새빨간 눈동자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확시하게 읽을 수 있었다.

그래. 너 좆됐어.

나는 대답 대신 히죽 웃어준 다음에 논의 몸을 회전시켰다. 놈은 뒤늦게 저항하려고 했지만, 힘을 다루는 기술 차이가 너무 현격했다.

자주랑과 비교하면 힘도 속도도 기술도 전부 떨어졌다. 요란한 검기 난사도 자주랑의 스타일이 아닐 뿐이지, 못하는 건 아닐 것이다. 그저 놈의 공겨 방식이 힘을 한점에 압축시켜서 좁은 범위에 강력한 타격을 가하는 식이었을 뿐이다.

게임으로 비유하면 1대1 특화 캐릭과 범위 공격 특화 캐릭의 차이라고 할까. 어지간히 밸런스가 망가진 게임이 아니면 전자가 후자보다 기술의 공격력 자체는 더 높지.

그런 차이로 인해 저항이 무의미하게 놈의 몸이 그 자리에서 옆으로 180도 회전했다. 나는 걷어차기 딱 좋은 위치에 온 놈의 면상을 힘껏 걷어찼다.

빠악!

놈의 놈이 팽이처럼 뱅글뱅글 회전하면서 뒤로 날아갔다. 계속 붙잡고 있을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은 건 점차 손에 저릿한 아픔이 느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놈의 검은색 기운. 그것이 계속 내 몸에 타격을 주고 있었다. 내 저항력이 워낙 강해서 큰 타격은 되지 못했지만, 붙잡고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조금씩 빠져나가고 있었다.

기합을 넣으면 그것도 막을 수 있겠지만… 굳이 도트뎀을 입으면서 싸울 필요는 없지. 검은색 기운 때문에 방금 거리에서 때려잡으려면 시간도 꽤 걸렸을 테고.

뭐, 어차피 이제 거의 다 잡았다.

“후우… 후우… 후우….”

놈이 비틀거리면서 몸을 일으켰다. 여전히 꽉 쥐고 있는 곡도를 지팡이 삼아 일어선 놈의 후드 너머의 붉은색 안광이 나를 노려본다.

“뭘 꼬라봐?”

악신의 칼날이라 불릴 정도이니 당연히 이제까지 수많은 악행을 저질렀을 거다. 고운 말이 나올 수가 없다.

“…너는… 누구냐.”

“질문에 질문으로 대답하지 말하는 거 배운 적 없냐? 하긴, 애미애비도 없을 것 같은 새끼긴 하구나.”

“………….”

가벼운 패드립에 놈의 몸이 크게 떨렸다. 두 눈에서 굴욕감과 분노가 엿보였다. 내성이 별로 없군. 그런데 이런 패드립에 빡칠 정도로 가족애가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 악신의 칼날이라면 패륜 정도는 기본 아니야?

“……왜… 우리를 공격하지?”

“와. 씨발. 내가 살다 살다 이렇게 멍청한 소리는 다 듣네. 가르칠 애미애비가 없어서 그런가.”

“………….”

“이 빡대가리야. 악신의 추종자를 공격하는 이유가 뭐가 있겠어. 너희들이 개좆같은 새끼들이라서 그런 거잖아.”

“………….”

너무 황당한 말을 들은 나머지 거친 말이 계속 튀어나왔다. 이 새끼. 아무리 시간을 벌려는 말이라지만 너무 아무 말이나 내뱉는 거 아니야?

“후. 그래. 좋아. 선심 써주마. 내 이름은 시그다. 보다시피 평범한 옥석 모험가지.”

“……시그? 설마… 재앙 살해자인가!”

놈이 눈을 번뜩이며 칼을 들어 올렸다. 몸에서 뿜어져 나오던 어둠이 더욱 짙어졌다. 기운을 숨기던 성법도 해제했는지, 놈의 기척과 기운이 폭발적으로 커졌다.

그래. 이미 다 드러난 마당에 괜히 그쪽으로 힘을 쓸 필요는 없겠지. 얼굴을 가리고 있던 암흑도 사라져서, 거기에는 나와 비슷한 연배로 보이는 잘생긴 얼굴이 있었다.

설마, 얼굴을 보고 뽑은 건 아니겠지? 그런 생각이 들 정도의 얼굴이었다. 저 얼굴 가지고 한다는 게 악신의 추종자 같은 거냐. 존나 한심하네.

쿠구구구구구구

놈은 투지를 불사르면서 이 자리에서 끝장을 보려는 듯이 흠을 끌어올렸다. 기운이 계속해서 강해진다. 대체 어느 정도의 힘을 꽁쳐두고 있었던 걸까? 내가 그렇게 만만해 보였나?

하긴, 남 말할 처지는 아니군.

나도 태을천강 강화복 기능을 사용하지 않았으니까.

“교단의 적! 이 자리에서 말살하겠다!”

“쯧. 아직 주적 수준은 아닌가 봐? 나라면 나 같은 인간은 최우선 척살 대상으로 넣을 텐데.”

“오만하구나! 조금 우세를 점했다고 해서, 네놈이 나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은가!”

악신의 칼날은 칼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어둠이 칼날을 타고 하늘로 치솟더니, 이내 길이만 10m에 달하는 어둠의 칼날이 만들어졌다.

오오! 이건 마치 대여점 판타지 소설에서 자주 보이던 오러 블레이드가 아닌가! 오러 블레이드 길이로 실력을 따지면 시절의 감성!

놈은 쓸데없이 거대해진 어둠의 칼날을 들고 크게 외쳤다.

“진정한 구세주, 세상을 비추는 빛. 인류의 수호자! 투스리카스 님의 세 번째 칼날인 페르딘마르가 이 자리에서 네놈을 처단하겠다!”

“개소리 한번 장황하게 하네!”

이래서 난 광신도들이 싫어! 하는 짓은 쓰레기나 다름없으면서 구원이니 뭐니! 등신 새끼들! 사람의 평가는 언행으로 결정되는 거다! 믿음이니 교리 같은 건 언행의 토대에 불과해! 그 토대가 썩어 빠졌으니, 네놈들이 쓰레기 새끼들인 거야!

그때, 내 감각에 이곳으로 다가오는 일련의 사람들이 잡혔다. 고개를 슬쩍 돌려보니, 경관복을 입은 십여 명의 사람들이 이곳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악신의 칼날이 뿜어내는 사악한 기운과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오른 어둠의 칼날을 보고 기겁해서 제자리에서 멈출 수밖에 없었다.

좋아. 기다리던 관객들이 왔군! 다행히 쓸데없이 가까이 다가오지도 않았어!

클라이맥스다! 개자식아!

태을천강 전투복 완전 가동

파지지지지직!

“니가 그렇게 좋아하는 신의 곁으로 보내주지!”

“죽어라! 이교도!”

오늘 새벽을 장식할 마지막 격돌이 시작되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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