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에 천재가 가면-61화 (61/93)

〈 61화 〉 61화 우당탕탕 모험가 생활

* * *

2층의 접수대에는 여전히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래도 그들과 나름대로 교분을 가진 내가 인사하자 다들 반갑게 맞이했다.

도시를 지킨 영웅인 나는 어딜 가든 웬만하면 환영받는 존재다. 그렇게 생각하니 엔토루 녀석은 그렇게 마무리 지어지지 않았다면 앞으로가 암담했을 거다. 이런 업계에서 동료들의 평가가 떨어지는 건 꽤 치명적인 타격이니까.

반갑게 맞이한 모험가 중 한 명은 바로 잔쥬루였다. 그는 여전히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를 지으면서 우리를 환영했다.

“오. 어서 와. 시그. 시르. 그리고… 누구?”

“라냐야. 마탑의 마법사로 나에게 마법을 가르쳐주기 위해 파견되었지. 지금은 새싹 모험가도 겸업하고 있어.”

“그렇구만. 하긴, 너는 예전부터 마법 쓰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었지. 후후. 그래. 시르하고는 잘 안 되었다고 들었어.”

“아니,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 너 지금 일부러 그렇게 말한 거지?! 죽고 잡냐!”

“으아아! 노, 농담이야! 농담이니까! 목이! 목이이이이!!”

“해도 되는 농담이 있고 안 되는 농담이 있어어어어어!!!”

“크어어어어억!”

장난스러운 목조르기로 진심으로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게 만드는 거로 용서해주고 응접실로 이동해서 본론으로 들어갔다. 라냐는 우리들의 과격한 우정에 조금 움츠러들어 있었지만, 시르가 상냥한 손길로 보다듬자 곧바로 녹아내렸다. 금세 친해졌네.

“그럼, 일 얘기를 해볼까? 일단, 사람을 좀 더 모으긴 할 거지만, 나와 잔쥬루는 고정이다.”

“크으윽. 아파라. 야. 시그. 꼭 그렇게 졸랐어야 했냐?”

“부러트리지 않을 걸 다행으로 여기셔. 그래서. 하고 싶은 의뢰가 뭐야?”

리에나는 조금 과격한 장난을 벌인 나와 잔쥬루를 한심해하는 표정으로 보다가 이내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던전이야.”

“오!”

절로 탄성이 터졌다.

던전Dungeon!

이 또한 얼마나 감미로운 울림이냐!

모험가를 하면서 관련 지식을 습득했을 때 놀랐던 것 중 하나가 던전의 존재였다. 이세계의 던전은 지구에서 접한 컨텐츠의 던전들의 요소를 전부 가지고 있었다.

말 그대로 고대 왕국의 지하감옥 같은 곳도 있고, 마법사가 만든 곳도 있고, 강력한 몬스터가 만든 곳도 있고, 마족이 만든 곳도 있고, 비밀결사 같은 데가 만든 곳도 있고, 단순한 고대의 유적지 같은 곳도 있고, 이세계에서 소환된 것 같은 곳도 있는 등등.

그걸 뭉뚱그려서 던전이라고 부른다. …정확히는 다른 언어지만, 나에겐 그렇게 번역이 되고 그렇게 부르는 것 외에는 표현할 말이 없었다.

어쨌든 이세계는 그런 게 있고, 거기서 밥벌이하는 사람도 있고, 그걸 소유하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이 근처엔 던전이 없을 텐데? 있었으면 진즉에 갔지. 가장 가까운 곳도 말을 타고도 보름은 걸려서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이야. 설마, 거길 말하는 건 아니겠지? 다행히 이어진 말은 내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다.

“토론토라 영지 근처에서 새로운 던전이 발견되었어.”

“토론토라라면….”

익숙한 이름이다. 내가 때려죽인 야천랑이 악명을 얻게 된 도시가 아닌가? 여기서 그 이름이 나올 줄이야.

“그래. 네가 죽인 재앙이 처음으로 날뛰었던 곳이야. 그때 이후로 병력을 늘리고 주변을 샅샅이 수색했다고 하는데…, 그게 최근의 던전 발견으로 이어졌나 봐. 그것도 이계형. 다른 차원에서 날아온 던전이야.”

“차원 이동! 이계의 던전이라니…!”

그 말에 가장 크게 반응한 건 라냐였다.

조금 전까지의 침착한 분위기는 어디에 가고 어린애처럼 눈을 반짝반짝 빛내면서 양손을 꽉 쥐고 있었다. 17살이면 지구든 여기든 어린애는 아닌데…, 역시 신체에 정신연령이 따라가는 건가. 덕분에 크게 리액션을 보이려고 했던 게 무산되었지만, 흐뭇한 기분이다.

그때 내 시선을 깨달은 라냐가 화들짝 놀라면서 얼굴을 붉혔다. 귀엽다. 그런 감상은 나만이 아니었는지 모두 훈훈한 눈이 되었다. 라냐는 고개를 숙였다. 빨간 귀는 못 숨겼지만.

어휴. 귀여워. 여동생이 있었으면 이런 느낌이었지 않았을까?

친애하는 누님들의 아이들은 머리가 좀 커지니 삼촌을 이겨 먹으러 들어서 이런 느낌을 받아본 적이 없었지. 애들아. 삼촌은 현금 인출기가 아니에요. ……보고 싶네.

순간 찾아온 우울한 기분을 날리기 위해서 피식 웃었다.

“그렇게나 기뻐하는 걸 보니 어지간히도 기대하고 있었나 봐? 하긴, 나도 지금 얘기를 들으니 가슴이 두근두근하니까, 크으.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지 않아? 이계형 던전이라니!”

“…그렇죠! 이계형 던전은 그만큼 대단한 던전이니까요!”

내가 공감해주자 라냐는 밝게 웃으면서 외쳤다. 조금 전의 부끄러움을 날려버릴 정도라니. 어지간히도 좋아하나 보군. 그렇다고 내 말이 거짓말인 것도 아니다. 진짜로 가슴이 두근거린다. 책에서 던전을 처음 접했을 때부터 내 시선을 사로잡은 건 이계형 던전이었다. 당연하다.

차원 이동. 이계.

내가 이 단어들에 관심이 없을 리가 없잖아.

이 세상에서 가장 열중하고 있는 개념인데.

그나저나, 이계형 던전이라….

내 목적 중 하나가 설마,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나올 줄이야. 내가 알아본 이계형 던전 중 가장 가까운 곳도 말을 타고 3달이나 걸리는, 아예 타국에 있어서 한참 뒤에야 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빨리 기회가 오다니!

……그런데 이게 우연일까?

최근에 있었던 일들과 내가 이세계에 오게 된 현상을 생각하면 단순한 우연이라고 보긴 힘들었다. 거기다가 던전이 발견된 타이밍도 그렇다. 근처 영지에서 던전이 나왔는데도 아직 크게 알려지지 않은 것만 봐도, 발견된 것이 최근이고, 그 정보를 공유하는 사람들도 한정적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래. 아무리 그래도 이계형 던전이 나타난 것도 놈들이 벌인 짓이라고 생각하는 건 지나친 피해망상이겠지. 그 테러리스트 놈들이 일을 벌인 것보다, 던전이 발견된 게 더 빠를 가능성도 높고. 그게 아니라면…. 후. 그래도 세상이란 언제나 놀라움의 연속이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겠군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게 있다면, 나는 그 던전에 반드시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속내를 감추고 라냐에게 어울려주었다.

“차원 이동이라는 말만 들어도 대단하다는 걸 알겠더라. 내가 아직 마법을 책으로만 배웠지만, 그게 엄청난 현상이라는 건 아주 잘 알고 있어.”

몸으로 직접 겪어봤지. 그 순간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라냐는 내가 공감해주자 신이 나서 떠들었다.

“네! 차원 이동은 인위적으로 일으킬 수 없는 고차원적인 마법이죠! 그야말로 신들만의 전유물인 현상! 그것이 자연적으로 일어나서 생성되는 이계형 던전은 모든 던전 중에서 가장 희귀한 던전이죠! 그 던전에서 발견된 다른 차원의 법칙과 기술들로 우리 세계의 마법과 문명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와아. 제 꿈 중 하나가 이계형 던전을 탐험하는 거였는데… 그게 이렇게나 빨리 이루어지다니! 꿈만 같아요!”

“그렇지? 사실, 나도 이계형 던전은 꼭 가보고 싶었거든. 그 기회가 이렇게 빨리 올 줄은 상상도 못 했어. 크으. 상상만 해도 가슴이 웅장해지는데. 다른 세계는 어떻게 생겼을까?”

“그렇죠! 다른 세계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떨려요! 모든 마법사는 이계형 던전에 가보기를 원하죠! 다른 세계의 모습을 일부분 엿보는 것만으로도 마법의 뜻깊음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거든요!”

“오호. 그럼 더더욱 가야겠네. 라냐에게도 나에게도 큰 기회가 될 수 있는 곳이잖아?”

“네! 그곳에 가면 틀림없이 얻을 수 있는 게 많을 거예요!”

눈을 반짝반짝 빛내면서 수다쟁이가 된 라냐를 보고 다른 사람들은 멍한 표정을 지었지만, 나만은 마찬가지로 눈을 반짝반짝 빛내면서 맞장구를 쳐줬다.

실제로 내 심정도 라냐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단순히 귀환할 단서를 찾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차원 이동으로 만들어진 이계형 던전 자체에 어마어마한 탐구심이 치솟아 올랐기 때문이다. 내가 지구에서 매달리던 연구 중 하나가 워프였으니, 어쩌면 큰 진척이 생길지도 모르겠어.

나는 어린애처럼 기뻐하는 라냐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으면서 이제는 마찬가지로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리에나에게 말했다.

“그런데 그렇게 대단한 던전의 정보를 왜 네가 알고 있는 거야? 벌써 순은 모험가에게 정보가 내려올 정도야?”

예상했던 질문이었는지, 리에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아니, 그럴 리가. 특별한 연줄로 받았지. …애초에 이 의뢰는 내가 아니라 너를 노리고 날아온 거지만.”

“길드 마스터가 그러데?”

“…바로 알아듣네. 이래서야 길드 마스터가 굳이 숨긴 이유가 없지 않나 싶은데.”

리에나는 재미없다는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했다. 나는 유리가 그렇게 한 이유를 짐작했기에 별 말하지 않고 넘어갔다.

“그거야 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으니 네가 신경 쓸 일은 아니야. 그보다, 그 의뢰 받은 게 설마 우리만은 아니겠지?”

“…나도 상세한 건 모르지만, 여러 곳의 유망한 모험가들을 초대했다고 들었어. 아마, 순은 이상의 모험가들은 대부분 부르지 않을까 싶은데.”

“보통 던전이 발견되면 영지에서 모험가들을 소집하나?”

마지막 말은 리에나가 아니라 라냐에게 향한 말이었다. 계속 신나게 떠들다가 나와 리에나의 대화가 이어지자 기세가 줄어들고 쪼그라들었던 라냐는 다시 기운을 얻고 말했다.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알겠다.

“던전이 영지 내에서 발견된다면, 대부분은 모험가 길드와 마탑에 협조를 구하거나, 왕실에 조사단을 요청해요. 자기 영지의 병사나 기사만으로도 던전을 답사할 수 있다면 그러는 게 가장 좋지만, 그럴 수 있는 영지는 거의 없거든요. 실제로 던전을 발견하고 곧바로 병사와 기사들을 밀어 넣었다가 전멸당한 경우가 역사적으로 적지 않게 있어요. 그래서 이득을 나누더라도 모험가나 마탑의 협조를 구하는 영주가 대다수에요. …그래도 간혹 독식하려다가 망하는 영지가 나오지만요.”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법이지.”

나지막하게 중얼거린 말에 시르와 라냐가 감탄했다.

“역시 시그 님이십니다. 현기가 느껴집니다.”

“와. 그 사람들에게 딱 맞는 말이네요. 동방의 속담인가요?”

동방이 아니라 인터넷 밈인데. 그걸 알 도리가 없을 테니, 대충 그런 거라고 넘어가자. 완전히 틀린 말도 아니고.

“좋아. 토론토라 자작은 모험가들을 방패막이로 이계형 던전을 답사하려 한다는 거지? 그 필두는 이 몸이시고?”

“…아니, 지금 얘기에서 왜 그런 결론이 나오냐?”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인 잔쥬루에게 나는 혀를 차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뭘 모르네.

“쯧쯧쯧. 사람이란 자고로 독식을 원하는 법이야. 모험가들이 먼저 희생해서 길을 뚫으면 뒤에서 편하게 따라가면서 이득만 취하려는 속셈이 없을 리가 없어. 나름대로 협력이라고 말은 하지만, 결국 앞장서는 건 모험가들이지?”

“그야, 던전 답사는 모험가들의 전문영역이니까 그렇지. 너는 왜 이상한 부분에서 사람이 배배 꼬였냐?”

잔쥬루의 말을 무시하고 나는 머릿속에 시나리오를 그렸다. 본래 세상사란 가장 부정적인 상황을 가장 먼저 상정해야 한다. 그런 사고방식 덕분에 내가 이 도시를 지킬 수도 있었던 거 아닌가? 이번에는 나와 시르와 동료들의 몸을 지켜야지.

그런 나를 보고 리에나는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토론토라 자작은 그런 사람 아니니까, 걱정하지마. 지금 들어온 의뢰 내용만 봐도 보상은 확실하고. 자작령의 기사와 병사들도 던전에서 방해가 될 만한 자들은 아니야.”

“잘 아나 보네?”

“그쪽에서도 모험가 일을 여러 번 했었으니까. 그리고 토론토라 자작이 너를 원하는 것은….”

“내가 그들의 원수를 멋대로 박살 냈기 때문이잖아?”

“…잘 아네.”

“모를 수가 없지.”

그 야천랑은 토론토라의 영지에서 처음으로 날뛰면서 막대한 피해를 남겼다. 그 피해에는 토론토라 자작의 자식들도 있었다. 자작이 냉혈인이 아니라면 원한이 뼈에 사무치고도 남겠지. 안 그랬으면 현상금 천만이 걸릴 리도 없다. 아무리 영주라도 천만 링은 쉽사리 낼 수 있는 돈이 아니다.

뭐, 그중 일부는 왕실과 다른 피해자들도 보탰겠지만, 내가 알기론 80% 이상이 토론토라 자작의 내건 거다.

아. 그러고 보니 이놈의 현상금은 언제 나오려나. 돈이 썩어날 정도로 넘치다 보니 뒷전이었네. 야천랑의 소재를 파는 데에만 정신이 팔렸었어. 나중에 히리에에게 물어봐야지.

어쨌든 토론로타의 재앙이라고 불릴 정도의 피해를 만든 놈을 때려잡은 건 나다. 토론토라와는 아무런 연관도 없는 동방인. 타라스트를 구한 영웅. 관심이 없으면 그게 더 이상하지.

나를 노려서 의뢰가 날아온 것도 토론토라 자작이 나를 직접 보고 싶어 해서 그런 거겠지. 아무리 영웅 소리를 들어도 고작 옥석 등급 모험가를 직접 부르는 건 귀족 체면에 쪽팔린다는 건가. 솔직하지 못하긴.

뭐, 그 이유가 아니더라도 내가 꿀릴 건 없다. 어떤 식으로 나오든 간에 내가 밀릴 리가 없으니까. 가능성은 낮지만, 호의적으로 나올 수도 있고.

“자식과 영지민의 원수를 대신 갚아준 거잖아? 감사 인사라도 하고 싶은 거겠지. 그게 아니면? 그건 그때 가서 보고.”

“왜 이렇게 비뚤어진 반응을 보이나 했더니, 거기까지 생각하고 있었던 거냐.”

잔쥬루의 감탄에 나는 대답 대신 피식 웃으며 시르를 봤다.

“시르는 어때? 괜찮아?”

“네. 저는 시그 님이 원하신다면 어디라도 따라갑니다.”

“고마워. 라냐는 말할 것도 없고. 좋아. 리에나. 참가하겠어.”

“그래. 그럴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다행이네. 네가 거절하면 여러모로 곤란한 상황이 되었을 테니까.”

역시 밑에서 별거 아닌 의뢰인 것처럼 얘기한 건 위장이었군. 히리에는 알고 있으려나.

“그래서. 언제까지야? 오늘 당장은 조금 힘든데.”

“아니, 탐사는 10일 뒤부터야. 해당 던전까지 마차로 이틀은 걸린다니까, 8일 정도는 여유가 있어. 철저히 준비하라는 거겠지.”

“아. 그래? 그럼 그때까지는 옥석 모험가다운 일을 하면 되겠네. 좀 더 자세한 얘기가 나오면 정보 공유는 반드시 해주고. 우리는 라냐의 적응훈련 겸 호위 의뢰 좀 하고 와야겠어.”

“호, 호위 의뢰인가요. …잘 해낼 수 있을까.”

“괜찮습니다. 라냐 양은 잘 해낼 수 있을 겁니다.”

자신감 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라냐를 시르가 따스한 손과 마음으로 보다듬어 줬다. 단번에 녹아내린 라냐는 해롱해롱한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부럽다.

…뭐, 8일이면 이계형 던전의 정보를 더 얻고 다른 의뢰도 세 개는 하고도 남을 시간이지. 아까 봤던 내일부터인 호위 의뢰는 왕곡 4일이니까. 시간은 넉넉하다.

그렇게 리에나와 약속을 맺고 우리는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다시 반갑게 맞이해 준 히리에는 짐작이 가는 게 있는지 별다른 말은 하지 않고, 내가 요청한 호위 의뢰를 처리해주었다. 상단 호위라. 어떤 일이 있을지 궁금하네.

자아, 그러면 앞으로 일주일 동안 즐거운 마음으로 모험가 생활을 즐겨볼까.

……매번 그렇듯이 세상사라는 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으아아아! 오, 오우거다아아아아아!!!!”

“트롤도 있어어어어어!!!!”

“모, 몬스터 군단이다!”

야잇, 싯팔. 그래! 이게 내 인생이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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