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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 천재가 가면-52화 (52/93)

〈 52화 〉 52화 영웅 시그

* * *

내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지긋이 바라만 보고 있자, 안절부절못하던 시르는 이내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고는 고개를 숙였다.

“시, 시그 님이 원하신다면… 얼마든지.”

“자기도 좋으면서.”

“읏! 아, 아닙니다!”

“과연 그럴까? 뭐, 그건 보면 알겠지. 자. 시르.”

“…으으으읏!”

작게 신음한 시르는 천천히 몸을 뒤로 돌렸다. 그리고 내게 등을 보인 상태로 허리를 숙여서 내 가랑이 사이로 얼굴을 향했다. 키 차이 때문에 엉덩이가 얼굴까지 오진 않았지만, 조금 몸을 앞으로 당기면 충분히 닿을 거리다.

이렇게 가까이서 시르의 가장 깊고 은밀한 장소를 보는 건 처음이었다.

새하얀 피부 사이를 가로지르는 작은 계곡의 안쪽은 분홍빛이었다. 그 사이에서 계속해서 흘러내리고 있는 투명한 액체는 허벅지를 타고 종아리까지 적시고 있었다. 그중 일부는 한 방울씩 가슴에 떨어지고 있었다.

…너무 흥분했잖아. 시르. 이렇게나 푹 젖어 놓고선 마지 못 해하는 것처럼 굴다니! 이렇게나 괘씸하고 귀여울 수가!

무엇보다 새하얀 엉덩이와 그 사이로 보이는 깨끗하고 작은 구멍은 내 음습한 마음에 여러모로 불을 지폈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솔직히 만지고 싶지만, 아무리 그래도 저기를 함부로 만지는 건 아웃이다.

가장 깊숙한 심해의 감정을 다시 밀어 넣으면서 시르의 새하얀 몸을 유심히 관찰했다. 처음에는 부끄러워서 어쩔 줄 모르던 시르는 어느새 우뚝 솟아오른 내 분신을 보고 점차 숨이 거칠어지고 있었다. 내가 자신의 은밀한 곳을 직관한다는 사실에 흥분하면서도 그 사실을 애써 부정하고 숨기면서 그것보단 좀 덜 부끄러운 행위에 나섰다.

“하읍. 츠릅. 쮸웁. 쯥. 쯥. 하으으음.”

양손으로 자지의 뿌리를 잡고 그 윗부분을 작은 입과 혀를 놀려 열심히 빨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입에 넣고 혀를 움직이는 수준이었던 펠라는 단 3일 만에 성감대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달인의 기술로 진화해 있었다.

…조금 전 젖꼭지를 공략당할 때도 느꼈지만, 정말 놀라운 성장이다. 처음 펠라 때는 분위기에 취한 것도 있어서 반쯤 강제로 사정했었는데, 지금은 자연스럽게 사정할 수 있을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안타깝게도 자지를 빠는 장면을 위에서 볼 수는 없었지만, 자지를 빨면서 점점 더 젖어가는 보지와 조금씩 흔들리는 엉덩이, 그리고 작게 뻐끔거리는 구멍은 시각적인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다. 그렇다고 자지를 빠는 모습이 아예 안 보이는 것도 아니다. 사과 같은 가슴 사이로 시르의 입이 내 자지를 삼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시르의 입은 귀두 부분에서만 위아래로 움직였고 그 안에서 천천히 혀를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면서 양손으로 잡은 뿌리 부분을 위아래로 살살 흔들면서 계속 자극을 주었다. 그 부분은 성감대는 아니었지만, 그런 식으로 자신의 입으로 자지를 밀어 올리는 행위 자체가 나를 흥분시켰다.

이대로 계속 펠라를 받으면 10분 이내로 기분 좋게 사정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그래서야 이런 자세를 취한 의미가 없다. 이미 보통 펠라보다 기분이 좋긴 하지만, 나는 그 이상을 원했고, 그 이상을 시르에게 주고 싶었다.

그래서 양손으로 시르의 엉덩이를 꽉 쥐었다.

“히얏?! 시, 시그 님?!”

“계속해. 멈추지 말고.”

“…네, 네. 하읏!”

작고 귀여운 엉덩이를 주무르면서 시르의 반응을 살폈다.

내 손길에 더욱 흥분했는지 보지에서 흐르는 애액의 양이 눈에 띄게 늘었다. 조금 전까지 한 방울씩 떨어지던 물방울이 이제는 제법 숫자가 늘었다. 이러다가 가슴 위에 호수가 생기겠군. 그건 안 될 일이지.

구멍에서 물이 계속 흐른다면, 일단 그 구멍을 막는 것부터 해봐야지.

검지를 보지 안에 밀어 넣었다.

아무런 저항도 없이 매끈하게 들어갔다.

“햐읏! 시, 시그 님! 그, 그러시면 집중할 수가…!”

“할 수 있어. 나는 시르를 믿어.”

“으, 으읏! 하앙! 그, 그럼… 조, 조금이라도 천천히…! 햐으으읏! …흐읍! 쯥! 쯔읍! 하음.”

푹푹푹푹푹. 질꺽질꺽질꺽.

시르의 애원을 무시하고 손가락을 놀렸다. 계속되는 찌르기에 시르의 몸이 경련했지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한 손으론 엉덩이를 주무르면서 다른 한 손으론 시르의 안쪽을 자극했다. 그래도 어느 정도 선은 지켰다. 시르가 절정에 도달하지 않게끔 조절하면서 계속 기분을 좋게 해주고 있었으니까.

처음에는 애원하던 시르도 이내 포기했는지 조금 전보다 훨씬 열정적으로 자지를 빨기 시작했다. 귀두 부분만 집중적으로 노리던 것이, 이제는 거의 뿌리까지 입안으로 집어넣고 머리를 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혀는 계속 귀두를 자극하니, 조금 전보다 몇 배는 되는 쾌감이 밀려왔다.

후. 그래. 내가 보지를 괴롭히지 못하게 정신을 쏙 빼놓을 작정인가 보군! 하지만 한 가지 간과한 게 있어. 그건 아무리 급격하게 성장했어도 우리들의 기술 차이는 여전히 현격하다는 거야!

나는 손가락을 하나 더 추가했다. 그리고 엄지로 음핵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흐으읍! 하윽! 흡! 하앙! 하앗! 항! 항! 흡! 쯥! 하앗!”

반응은 곧바로 돌아왔다. 시르는 물기 어린 신음을 내면서 머리와 혀를 더욱 빠르게 움직였다. 물기가 늘어난 것은 상반신 만이 아니었다. 손가락으로 절묘하게 컨트롤하고 있어서 가슴 위로 떨어지는 물방울은 없었지만,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린 애액이 침대 시트를 흠뻑 적시고 있었다.

이제 곧 있으면 시르는 절정에 도달한다. 3일 동안 여러 번 몸을 섞으면서 알게 된 타이밍에 맞춰서 나도 절정에 도달하기로 했다. 사실, 굳이 컨트롤 하지 않아도 시르의 기술이 너무 기분 좋아서 자연적으로도 쌀 것 같았다. 그래도 동시에 가는 편이 더 기분이 좋다는 속설에 따라서 타이밍을 맞췄다.

“시르! 이제 쌀 거야!”

“흐읍! 하압! 싸주십시오! 내 입 안에…! 하으으읍!”

손가락을 더욱 격하게 찔러넣자 시르의 몸이 크게 경련했다. 그 순간 나도 몸을 경련하면서 가랑이 사이에 모인 양기를 폭발시켰다.

퓨슛! 퓨슛! 퓨슛! 퓨슛!

꿀꺽! 꿀꺽! 꿀꺽! 꿀꺽!

가늘게 경련하는 엉덩이 밑의 계곡이 움찔거리며 불투명한 액체를 뿜어냈다. 그중 일부에 얼굴에 튀었지만, 조금도 불쾌한 기분이 들지 않았다. 시르는 몸에서 꽃향기가 나서 체액도 불쾌한 냄새가 나지 않았기 때문인 거도 있었고, 지금은 그런 것에 신경 쓸 정도로 정신머리가 있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뿌리까지 뽑히는 것 같았다.

예상보다 더 많이 쏟아낸 정액을 시르는 곧바로 목 안으로 받아넘기고 있었다. 입안이 순식간에 가득 차고 볼이 부풀어 올랐음에도 시르는 조금도 흘리지 않고 그걸 다 마시고 있었다. 그것을 가슴 너머로 보는 것만으로도 멈출 수 없는 쾌감이 온몸을 내달렸다.

부들부들 떨리는 새하얀 엉덩이로 그 사이에서 움찔거리는 작은 구멍은 내게 활력을 불어넣었다. 거하게 뿜어냈음에도 조금도 쇠해지지 않은 자지를 시르는 천천히 머리를 움직이면서 뿌리까지 삼켰다.

그리고 조금씩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마지막까지 남은 정액을 모조리 입안에 집어넣고 목안으로 넘겼다.

꿀꺽.

마지막 목넘김 소리가 들리고 시르의 입이 내 자지를 놓았다. 길게 늘어진 하얀색 액체가 공중에서 끊겼다. 시르는 잠시 얼굴을 내 자지에 맞대고선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잠시 뒤, 혀를 살짝 내밀어서 내 자지의 옆면을 핥으면서 올라갔다. 그리고 허리를 세우고 천천히 몸을 돌려서 나를 정면으로 내려보았다.

그녀의 얼굴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매혹적이었다.

붉게 달아오른 얼굴. 애욕으로 번들거리는 황금. 호선을 그린 입술. 조명을 받아 반짝이는 은하수. 꼿꼿이 솟아오른 분홍색 꽃봉오리. 가랑이 사이의 계곡에서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투명한 액체.

시르는 허리를 살짝 뒤로 빼서 엉덩이 사이에 내 자지를 끼웠다. 그리고 천천히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거친 숨결을 내뱉었다. 조금도 기세가 죽지 않았던 내 자지는 그 행위로 조금 전보다 더욱 기세가 살아났다.

아주 단단하고 뻣뻣하게 솟아오른 자지를 시르는 오른손으로 붙잡았다. 그리고 그것을 아래로 내려서 배에 붙이고 이번에는 엉덩이가 아니라 가랑이 사이로 내 자지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아. 미칠 것 같다.

“…시르.”

“시그 님의 정액으로 배가 부릅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생뚱맞은 말이다. 하지만 지금의 시르에겐 너무나도 잘 어울렸다. 시르는 허리를 앞뒤로 움직이면서 자신의 애액으로 내 자지를 칠했다. 가랑이 사이의 균열로 내 자지의 힘줄을 누르고 쓰다듬는다. 그게 너무나도 기분이 좋아서 또다시 사정감이 밀려왔다.

“크읏. 시르… 하아. 뭘 하려는 거야?”

“…후후후. 오늘은 제가 봉사하겠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시그 님은 그대로 가많이 있어 주십시오. 지금부터… 제가 시그 님을 기분 좋게 해드리겠습니다.”

시르가 허리를 들었다. 그리고 내 자지를 붙잡고 수직으로 세웠다. 그녀의 허리가 조금씩 아래로 내려왔다. 귀두의 끝이 그녀의 입구에 닿자 하강은 잠시 멈췄다.

시르는 붉게 물들은 얼굴로 성욕의 호수에 빠진 황금을 빛내면서 말했다.

“대신 시그 님의 정액을 제 안에 가득 싸주실 수 있으십니까?”

“당연하지. 배가 부를 정도로 싸줄게.”

즉답. 생각할 것도 없었다.

미칠 듯이 고동치는 심장을 억제하면서 최대한 태연하게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모든 심력이 소모되었다.

내 대답에 시르는 정말 기쁜 듯이 웃고, 그대로 허리를 힘껏 아래로 내렸다.

“햐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그리고 절정했다.

…그렇게 강한 말 내뱉고 바로 그러면 어떡해!

조금 맥이 풀리고 말았지만, 그래도 가벼운 절정이었는지 시르는 축 늘어지거나 하지 않았다. 오히려 오기가 생겼는지 내게 자신만만한 미소를 짓고는 ­눈물범벅에 수치스러워하는 표정이라 꼴리기만 했다­ 천천히 허리를 들어 올렸다가 내리찍었다. 그리고 약간의 경련. 하지만 가지는 않았다.

시르는 계속해서 허리를 위아래로 움직였다.

“하앗! 햐앗! 응! 앙! 아앗! 하앗! 시그 님! 시그 님! 시그 니이이임!!!”

“그래. 시르. 하아. 하아…. 크읏.”

작은 몸이 내 위에서 필사적으로 허리를 흔들었다.

나를 기분 좋게 해주기 위해서 귀두부터 뿌리까지 단번에 내리찍는다. 꽉 조여진 질의 압력은 내 성감대를 제대로 자극했다. 속도는 그렇게 빠르지 않았지만 모든 감각을 자극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내 위에서 나를 내려보며 쾌락에 몸을 떠는 연인의 모습이야말로 내게 가장 큰 쾌감을 주었다. 나를 기분 좋게 만들어주기 위해서 노력하는 연인의 모습.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고대에 영웅이라 불리던 존재는 전장에서 피를 본 뒤에 집으로 돌아와서 줄창 섹스만 했다.

비록 그런 야만적인 인간들과는 억만년 떨어져 있는 나지만, 피를 보고 돌아와서 곧바로 연인과 섹스를 하는 행동은 상당히 고전적인 영웅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욕적이다.

나는 지극히 현대적인 영웅상이다.

지금 섹스를 하는 건 엄연히 심신의 안정을 위해서다.

무엇보다 나는 나만 기분 좋으면 그만이 아니거든.

그래. 연인이 봉사해준다고 그걸 가만히 받아먹을 수는 없지.그러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 어떤 순간인지 깨달았다. 지금 나를 내려보며, 열락에 빠진 시르를 표정을 보면서, 마음속 깊은 곳에서 타오르는 불꽃을 느끼면서.

나는 시르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게 가장 좋다. 그것이 가장 큰 쾌락이었다. 시르가 쾌감에 교성을 지르는 것이. 몸을 떠는 것이. 절정에 이르는 것이 가장 좋았다.

시르의 양손을 붙잡았다. 열심히 허리를 움직이던 시르는 깜짝 놀랐지만, 내가 허리를 위로 움직이자 단번에 물이 뿜어져 나오면서 교성이 터졌다.

“햐으으읏! 시, 시그 님?! 우, 움직이시면…!”

“아니야. 그게 아니야.”

“네, 네?”

“시르. 내 피로를 생각해서 봉사해주려는 건 정말 고마운데… 역시 내가 가장 기분이 좋은 순간은 시르가 기뻐하는 순간이란 말이야.”

“그, 그건 정말 기쁜 말씀이지만…!”

“그러니까 움직일게.”

“자, 잠깐만…… 하아아아아아앙!!!! 안 됩니다아아아아아앗! 으흣! 하야아아앗!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시그 니이이이임!!!!!!”

시르의 쾌감에 가득 찬 교성을 들으면서 나는 그 뒤에 다섯 번이나 사정했다. 선언했던 것처럼 배가 부풀어 오를 정도로 사정해 주자 시르는 행복이란 이런 거구나, 라는 표정으로 기절했다. 나는 그런 시르를 흐뭇한 눈으로 보면서 가득 찬 정액 때문에 불룩 튀어나온 배를 쓰다듬어 줬다.

그리고 아침이 밝았다.

한숨도 자지 못했지만, 컨디션은 최고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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