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9화 〉 49화 쿠르시카 도적단
* * *
길드에서 대여받은 롱소드는 지극히 평범한 검이었다.
이세계 기준으로는 제법 고급품이라고 하지만, 지구에서 다양한 합금을 사용해서 최첨단 기술로 만든 검들을 써본 나에겐 너무나도 부족했다. 까놓고 말해서 30만 원짜리 저렴한 롱소드보다 한참 못하다. 내가 처음부터 직접 만든 무기들과는 비교하는 게 실례고.
젠장. 실험실에 들어가기 전에 무기도 챙기고 들어갔어야 했나? 검이라도 한 자루 챙겼으면 맨주먹으로만 싸울 필요는 없었을 텐데.
…아니, 뭐. 자신을 시험하는 이유도 있었으니 잡몹들 상대론 주먹으로만 싸웠겠지만.
그래도 재질부터 사용된 기술까지 어마어마한 차이가 나는 무기와 맞대는 순간에 손에 쥔 무기가 아쉬워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평범한 롱소드와 거대한 붉은색 창이 충돌했다.
팅
양쪽에 실려 있는 힘에 비해서 그 소리는 터무니없이 작았다. 서로의 운동에너지를 생각하면 없는 수준이나 다름없다.
홍색 소녀의 붉은색 눈동자가 크게 떠졌다.
자신의 손에 잡힌, 익숙할 대로 익숙한 무기에서 전해지는 힘의 배반에 당황한다. 하지만 어리숙한 자라면 그대로 내 의도대로 움직였겠지만, 그녀는 훌륭한 전사였다. 힘으로만 무식하게 밀고 들어왔던 괴물 두 마리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제어할 수 없게 된 힘의 흐름을 억지로 트는 어리석은 짓을 하는 대신 그녀는 오히려 힘의 흐름에 몸을 실었다.
창은 검날과 부딪친 반대 방향으로 튕겨 나가고 있었다.
오히려 거기에 힘을 보탠 홍색 소녀는 그대로 창을 90도 회전시키면서 창대를 거꾸로 잡았다. 거기에 약간의 기술이 더해지니, 창대 끝이 나를 향해 날아왔다.
훌륭해!
나만큼은 아니지만, 힘의 흐름을 다룰 줄 안다. 과연, 체구에 어울리지 않는 무기를 사용한다 싶었더니, 그쪽이 특기였군?
아무리 힘이 강해도 체구와 몸무게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무기의 크기와 무게는 제한되기 마련이다. 마법이나 기공으로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해도 리스크에 비해 리턴이 크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하지만 거기에 달인의 기술이 적용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리스크는 거의 사라지고 거대한 무기가 가지는 리턴만 온전히 취할 수 있다.
홍색 소녀가 그런 동작을 하는 동안 나라고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그사이에 무기의 차이로 생긴 거리를 좁혔다. 한 발자국 만에 거리의 이점을 없애고 검을 들어 올렸다.
그때 홍색 소녀의 창대 끝은 내 명치로 날아오고 있었다.
그녀의 붉은색 눈동자가 날카롭게 반짝인다. 자신이 더 빠르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검을 내리쳐서 자신의 머리나 어깨를 베기 전에 창대로 명치를 찌르는 게 빠르다.
나도 같은 생각이야. 다만, 애초에 그렇게 할 생각이 없었어.
들어 올린 검을 그대로 수직으로 내리찍었다.
손잡이와 창대 끝이 충돌했다.
홍색 소녀의 눈이 다시 한번 크게 떠지고 창대가 밑으로 쑥 꺼졌다. 명치를 노리던 일격은 크게 벗어나 내 가랑이 사이 밑으로 떨어졌다. 창대가 땅에 꽂히는 순간 나는 창대를 왼발로 밟고 홍색 소녀의 얼굴에 앞차기를 날렸다.
“큭!”
왼손으로 발차기를 막은 소녀는 작게 신음을 내고 창대를 들어 올렸다. 체구에 어울리지 않는 놀라운 괴력이 창대와 내 몸을 동시에 들어 올렸다. 그때 발차기를 날렸던 오른 다리로 이미 땅을 딛고 있던 나는 이번엔 왼발로 홍색 소녀의 옆구리를 걷어찼다.
“………!!”
이번에는 손으로 막지도 못했다. 하지만 타격은 약했다. 어느새 홍색의 기운이 소녀의 몸을 감싸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호신강기?
붉은 여자는 타격 부위만, 자주랑은 아예 기운이 보이지 않았는데 특이하네. 아직 기공에 대해서 상세히 몰라서 어느 쪽이 더 수준 높은 기술인지는 모른다. 그래도 무협지식에 따르면 자주랑처럼 보이지 않는 쪽이 더 수준이 높다고 본다. 그 녀석처럼 기묘한 반탄력 같은 것도 없고 말이야.
체중 차이에 의한 물리법칙은 어쩔 수 없는지 홍색 소녀의 몸이 뒤로 조금 밀려났다. 하지만 거리가 벌려지는 건 창을 들고 있는 쪽에 더 유리하다. 창을 완전히 들어 올린 소녀는 주저하지 않고 창대를 옆으로 휘둘렀다.
나는 그것을 바닥을 흩듯이 반원을 그리면서 올려쳤다. 창날은 내 머리 위를 아슬아슬하게 스치고 지나갔다. 그리고 이번에는 올려 차기로 소녀의 손을 노렸다. 하지만 소녀는 공격이 막히자마자 곧바로 뒤로 물러나서 창대를 한 번 더 찼을 뿐이었다. 예상한 대응이다.
앞차기를 날린 발을 그대로 바닥으로 찍으면서 몸을 앞으로 당긴다. 단숨에 거리를 좁히고 낮게 휘두른 검으로 소녀의 무릎을 노렸다. 홍색 소녀는 창대를 움직여서 검의 궤적을 가로막고 곧바로 올려쳐서 내 턱을 노렸다.
고개를 살짝 트는 것으로 공격을 피하고 옆구리를 찌르자 재빠르게 몸을 틀어서 아슬아슬하게 공격을 피하고 그 작은 발로 내 무릎을 걷어찼다.
그걸 무시할 정도로 나는 머저리가 아니다. 발을 뒤로 빼서 발차기를 피한 뒤에 검을 휘둘러서 다리를 베려고 했지만,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하지만 재빠르게 다리를 뒤로 뺀 대가로 소녀의 중심이 약간이지만 무너졌다. 그것을 놓치지 않고 그 사이로 검을 꽂아 넣으려고 했을 때였다.
붉은색 섬광이 내 눈앞을 지나갔다.
…공격이 오는 것을 느끼고 뒤로 피하지 않았다면 머리가 관통되었을 거다. 살짝 시선을 돌려보니 여전히 겁에 질린 붉은 여자가 보였다. 그래도 동료의 위기에 지원할 정도의 배짱과 실력은 있었나 보군?
뭐, 객관적으로 봤을 때 그렇게 나쁜 실력은 아니었지. 처음부터 방심하지 않고 두 괴물을 호위로 세우면서 원거리에서 짤짤이를 했다면 나도 그렇게 쉽게 제압할 수는 없었을 거다. 그리고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자 거의 다 잡은 홍색 소녀도 금세 태세를 잡았다. 창대를 짧게 작고 거대한 창날을 내게 향했다. 소녀의 두 눈에서 섬뜩한 붉은빛이 번뜩였다.
붉은색 빛이 폭산했다.
파바바바바밧!!!!
거대한 창에 어울리지 않는 초고속 연속 찌르기!
기관총처럼 쏟아지는 찌르기에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몇몇 공격을 튕겨 내면서 파고들려고도 했지만, 붉은 여자의 채찍이 신경 쓰였다. 조금 전처럼 결정적인 순간에 방해를 받으면 오히려 반격을 받는다.
홍색 소녀는 자신의 이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공격을 퍼부었고 붉은 여자는 언제든지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두 눈을 부릅뜨고 이쪽을 보고 있었다. 두 괴물은 나에게 달려드는 대신 그런 그녀를 철저하게 지키고 있었다.
검날과 창날을 부딪칠 때마다 조금씩 쇳가루가 날렸다. 당연히 내 검에서 날리는 쇳가루다. 아무리 내 기술이 뛰어나도 물리적인 현상은 어쩔 수 없다. 그 정도로 거창과 이 검은 수준 차이가 심했다.
쉽지 않다.
그래서 즐겁다.
홍색 소녀도 붉은 여자도 웃지 않는다. 웃고 있는 건 나뿐이다. 검에 반사된 얼굴이 웃고 홍색 소녀의 눈동자에 반사된 나도 웃고 있다. 웃으면서 검을 휘두르고 거창을 튕겨 냈다.
발차기로 홍색 소녀의 몸을 걷어차고 파고들려는 순간 날아온 붉은색 섬광을 피한다. 그 틈을 노리고 찌르고 들어온 창날은 걷어내고 창대를 붙잡은 뒤에 파고들어서 손잡이로 홍색 소녀의 이마를 후려쳤다.
고통을 감내한 소녀가 나의 가랑이 사이를 걷어차고, 때맞춰 날아온 붉은 섬광이 몸통을 노렸다. 무릎으로 킥을 막고 몸을 뒤로 크게 젖혀서 채찍을 피했다. 그대로 들어 올린 다리를 내리고 반대쪽 발로 홍색 소녀를 걷어찼다.
홍색 소녀의 몸이 뒤로 붕 날아가는 순간 몸을 틀어서 붉은 여자를 향해 달려들었다.
“히익!”
짧은 비명을 지른 붉은 여자는 다급하게 채찍을 휘둘렀지만, 가볍게 피하고 바로 앞까지 파고들었다. 그때 양옆의 괴물들이 재빠르게 붉은 여자의 앞을 가로막았다.
조금 전처럼 무식한 공격을 가하는 게 아닌 철저한 방패의 역할. 거대한 생물들에 가로막힌 나는 곧바로 바닥을 미끄러지듯이 굴러서 놈들의 다리 사이를 빠져나갔다. 그리고 회전과 동시에 참격.
“꺄악!”
얕았다. 칼날은 여자의 옆구리를 베었지만, 살가죽을 조금 베었을 분이다. 짙은 붉은색 기운이 옆구리를 보호하고 있었다. 역시, 이쪽이 홍색 소녀보다 수준이 낮다. 쓸데없이 힘을 낭비하고 반응속도도 늦고 그렇다고 방어력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도 아니다.
그러니 더 빨리 쓰러트릴 수 있다.
섬광이 몇 번 번뜩였다.
“끄아아악!”
붉은 여자의 양팔과 양다리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위력을 중시한 게 아닌, 속도와 횟수를 중시한 공격이어서 상처는 얕았다. 하지만 힘줄만 베어낼 생각이라면 공격의 위력은 크게 상관이 없다. 양팔의 힘줄과 양다리의 힘줄을 베인 붉은 여자는 순식간에 전투력을 상실했다.
마안을 쓸 수도 있겠지만… 글쎄? 장님이 될 것을 각오하면서까지 마안을 쓸까? 전의가 꺾인 그녀의 얼굴을 보고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부오오오오!]
[크아아아아!]
그녀의 부하들까지 전의가 꺾인 것은 아니었다. 미노타우로스와 오우거가 괴성을 지르면서 내게 달려들었다. 조금 전에 나한테 어떻게 당했는지 까먹은 걸까? 정말 빡대가리들이다.
뭐, 몬스터들 지능 수준이 그렇지. 그 개새끼가 특출나게 머리가 좋았을 뿐이다. 나는 조금 전의 반복재생을 하기 위해서 움직이려고 했다. 하지만 조금 전과는 달리 여기에는 내 기술에 쉽사리 당하지 않는 달인이 한 명 더 있었다.
내가 있던 장소에 붉은색 유성이 떨어졌다.
그리고 폭발.
“끼애애애애액!”
폭풍에 휘말린 붉은 여자가 꼴사나운 비명을 지르면서 날아갔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어느새 그 뒤에 나타난 홍색 소녀가 받았다. 그리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날아?
홍색 소녀의 등 뒤에는 어느새 붉은색 날개가 달려 있었다.
천사나 악마, 조류의 날개가 아니다. 그저 붉은색 뭉쳐서 일자로 뻗어 나온 모습이었다. ……빛의 날개?
이 이상 생각하면 저작권 위반이 될 광경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두 괴물의 공격을 물 흐르듯이 피하면서 공중의 두 사람을 노려보았다.
“괜찮아?”
“으, 으으으! 아, 아파 죽을 것 같아!”
“괜찮네.”
“아니야! 나, 나도 휘말릴 뻔했잖아! 너 때문에 죽을 뻔 했다고!”
“그럼 구해주지 말 걸 그랬나?”
“좀 더 상냥하게 구해줬어도 됐잖아!”
“그럴 수 있는 상대로 보여?”
“……그건 아니지만.”
“여기서 죽는 것보단 낫지.”
“그건 그렇지……. 흐에에엥. 아파! 아프다고! 크으윽!”
“…하.”
자기보다 한참 작은 여자애의 품에 안겨서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징징거리는 꼬라지가 참으로 가관이었다. 어째 하는 행동이 초록색의 기괴한 생물처럼 보이네. 붉은색이지만.
짧게 한숨을 쉰 홍색 소녀는 두 괴물의 공격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자기네를 노려보고 있는 나를 보더니 길게 한숨을 쉬었다.
“…왜 자주랑이 패퇴했는지 알겠어. 지금으로선 당신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오히려 우리 쪽 피해만 늘어나겠지. …귀중한 병력을 이런 일로 잃을 수는 없어.”
“야. 잔말 말고 내려와. 치사하게 하늘을 나냐?”
씹어 뱉듯이 외쳤다.
…진심이다. 아니, 씨발! 지금 내 앞에서 하늘을 날아? 그것도 저렇게 간지 나는 날개를 달고?
이, 이 좆간나 같은 테러리스트 새끼들이! 어디이이이일! 감히이이이이이! 주인공의 특권인 좆간지 빛의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고 있는 거냐!
속에서 욕설이 한 바가지나 나왔다. 하지만 이걸 내뱉는 건 너무 품위 없는 짓이다. 특히 시르가 있는 장소에서는 절대로 할 수 없다.
부럽다. 너무 부럽다. 나도 저런 간지 나는 날개 달고 하늘을 날고 싶다. 행글라이더도 타보고 스카이다이빙도 해봤지만, 직접 날개를 달고 나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다. 날개 달고 하늘 날기는 남자의… 아니, 인류의 보편적인 로망이라고 할 수 있다. 반론은 받지 않는다.
…그리고 저렇게 하늘을 날면 내가 어떻게 할 수도 없잖아.
대공 수단이 없는 건 아니지만, 지상에서 싸우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되겠지.
“그럴 거라 생각은 했지만, 역시 하늘은 못 나는 구나?”
“닥치고 내려와. 왜? 겁먹었냐?”
“응. 겁먹었어. 당신이 무서워.”
“…아니, 그걸 또 그렇게 인정하면 어쩌자고.”
이젠 도발도 안 먹히겠네. 그 정도로 홍색 소녀의 표정은 안정적이었다.
처음엔 나를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었겠지. 동료를 패퇴시켰다고 해도 2:1이면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을 거다. 하지만 몇 대 맞아보고 붉은 여자가 뒈지기 직전까지 가니 생각을 바꾸게 된 거겠지. 굉장히 유연한 사고다. 자존심이 강하지만, 인정할 건 인정하는 성격. 골치 아프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지. 드래곤 슬레이어. 재앙 살해자. 당신의 이름은 절대로 잊지 않겠어.”
“어딜 내빼려고 분위기를 잡아? 개수작 부리지 말고 내려와라. 나를 죽인다며?”
“안 내려가. 여기선 당신을 못 죽여. 그러니 도망칠거야.”
홍색 소녀는 담담하게 말하더니 히죽 웃었다. 외모에 어울리는 장난스럽고 흥미가 가득한 표정.
…뭐지? 나한테 그렇게 처맞아 놓고 왜 저런 표정을 짓는 거야? 마조 새끼인가.
“또 봐. 시그. 다음번엔 좀 더 즐거운 분위기이면 좋겠네.”
“나, 난 또 보기 싫어어어어!”
“………….”
동료의 꼴사나운 외침에 싸늘한 시선을 보낸 홍색 소녀가 뭐라 중얼거리자 그녀들 주위를 붉은색 구체가 둘러쌌다. 붉은색 구체는 그녀들만 둘러싼 게 아니었다. 바닥에 꽂힌 거대한 창과 여전히 무의미한 공격을 하던 괴물 두 마리도 붉은색 구체가 감쌌다.
그리고 순식간에 사라졌다.
밤바람이 불었다. 갑자기 소리가 사라진 밤하늘의 유일한 소리. 그 속에서 나는 한숨을 쉴 수밖에 없었다.
“…짐승 새끼는 끝까지 싸우기라도 했지. 불완전연소구만.”
산 곳곳에 피어올랐단 횃불들이 하나둘씩 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규모의 인원이 움직이는 게 보이고 느껴졌다. 쫓아가서 몇 마리 잡아 볼까 했지만, 이내 그만뒀다. 들이는 노력에 비해 얻는 게 별로 없다.
…쯧. 미련은 갖지 말아야지. 테러리스트 간부 두 마리를 놓친 게 아깝기는 했지만, 저런 적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건 이득이다.
짐승 새끼, 거울 놈, 홍색 소녀, 붉은 여자.
외형적인 특징으로 정체를 추적하면 대략적인 윤곽은 보이겠지. 정보가 없다면 없는 대로 추론할 거리가 나올 거다.
뭐, 그건 나중 문제고. 지금은 따로 해야할 일이 있지.
나는 몸을 돌려서 세 사람에게 시선을 향했다.
제각기 성격과 상황에 어울리는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들을 보면서 나는 방긋 웃었다.
“자아. 이제 그만 집으로들 돌아 갑시다.”
이세계에 와서 가장 긴 하루가 끝났다.
그리고 이세계에 오고 7일째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