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에 천재가 가면-38화 (38/93)

〈 38화 〉 38화 도시 내습

* * *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자 부담스러운 반응은 금세 사라졌다. 애초에 북쪽에서 일어난 소란이 워낙 짧았기에 혼란이 안쪽까지 퍼지진 않은 것이다.

포성도 울렸으니 무슨 일이 벌어졌다는 건 알아도 그게 재앙급 몬스터인 건 모르겠지. 본래 사람이란 눈앞에 위기가 들이밀어 지기 전까진 의외로 둔한 법이다. 하물며 이 도시는 이제까지 계속 평화로웠던 것 같으니까.

“후.”

입에서 단내가 난다. 태을천강 전투복의 성능을 그렇게나 끌어 올렸으니 늑대인간을 잡았을 때와는 비교도 안 되는 양의 지방이 연소 되었을 거다. 다이어트에는 최고지만, 다이어트가 필요 없는 내겐 역시 리스크가 크다. 연소시킬 지방이 다 떨어지면 그때부턴 근육이 연소할 테니까. 역시 테을천강 전투복은 다 좋은데, 에너지소모가 문제야.

길드까지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아직 수상쩍은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 거로 봐선, 본격적인 행동을 하기 전인가? 아니면 포기한 걸까? 강력한 초봉이 허무하게 꺾였으니 곧바로 후퇴해도 이상하지 않다.

정상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놈들이라면.

그 반대라면 오히려 강행하고 나서겠지.

길드 건물에 불덩어리를 날리고 있는 회색 후드처럼 말이야!

“시르!”

“네!”

추가적인 설명은 필요 없었다. 내가 말하기 전에 이미 주문을 외우고 있었던 시르는 대답과 동시에 오른손에서 마법을 쏘아냈다.

푸슝!

녹색 빛줄기가 불덩어리를 향해 날아간다. 268km/h? 굉장히 빠른 속도다. 불덩어리도 느린 속도는 아니었지만, 초고속으로 날아간 녹색 빛줄기를 피할 수는 없었다.

쾅!

쨍그랑!

“꺄아아아아악!”

공중에서 충동한 두 마법은 폭발을 일으켰다. 그 충격으로 길드의 유리창이 깨져나가고 비명이 터졌다. 그리고 입구로 몇몇 행동력 좋은 모험가들이 뛰쳐나오고, 밖에서 급작스러운 상황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던 모험가들도 정신을 차리고 무기를 잡았다.

그때 나는 기습이 실패한 회색 후드를 유심히 살피고 있었다. 놈은 지난번 흑마법사보다는 훨씬 장신이었다. 폭이 넓은 옷인데도 상당한 체격과 근육을 가지고 있는 게 보였다.

놈의 시선도 우리를… 정확히는 나를 향해 있었다. 후드 아래로 드러난 입이 움직이는 게 보였다.

빠르군.

우리의 행동이? 시르의 마법이? 그런 의문이 들은 순간 놈이 허공에 손을 휘둘렀다. 그러자 놈의 앞과 위에 화염으로 이루어진 화살 18개가 생성되었다.

파이어 애로우냐? 고식적인 마법이군!

속으로 웃으면서 좀 더 속도를 높였다. 단번에 내가 앞으로 치고 나가자 시르가 외쳤다.

“빠른 공격입니다! 주의를!”

걱정하고 있지만 동시에 신뢰가 전해지는 외침이다. 조금 전의 대화를 떠올린 나는 옅은 미소를 짓고 마법사 놈에게 달려들었다.

마법사 놈은 마치 연주를 하듯이 손가락을 허공에 튕겼다. 그러자 7발의 불화살은 마법을 보고 놀라고 있는 모험가들과 길드 건물을 향해 날아들고 나머지 11발이 나를 노리고 날아들었다.

모험가들과 길드를 향해 날아가는 불화살은 걱정할 필요 없었다. 모험가 길드에 남아있던 모험가들이 죄다 약해 빠진 것도 아니고, 저 공격을 막아낼 마법을 이미 시르가 발동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슈슈슈슈슈슈수수슝!

점차 멀어지던 시르가 있는 쪽에서 아홉 개의 녹색 광선이 나를 지나 불화살을 향해 날아갔다. 모험가들과 길드를 노리던 불화살은 녹색 광선에 요격당해 폭발을 일으키고 사라졌고, 나를 노리던 불화살 중 두 개도 요격당했다.

역시 시르! 완벽한 지원이야! 촘촘히 날아오던 불화살 세례에 생긴 틈 사이로 달려들었다.

시르가 빠른 마법이라고 한만큼, 파이어 애로우의 속도는 화살을 훨씬 뛰어넘었다. 317km/h? 화살의 두 배에 달하는 속도다. 물론, 권총도 집중하면 피할 수 있는 내겐 회피 불가능한 속도는 아니다. 하물며 지금은 태을천강 전투복의 성능을 10%나 가동한 상태다. 증폭된 감각과 상승한 운동성은 모든 불화살을 회피했다.

퍼퍼퍼퍼펑!

내가 지나가는 순간 불화살은 폭발하면서 화염과 충격파를 뿌렸다. 손으로 쳐내질 않길 잘했군.

내가 마법을 뚫고 자신에게 다가오자 놈은 이번엔 가로로 허공을 그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얼음으로 이루어진 화살 18개가 허공에 생성되더니 전부 나를 향해 날아들었다.

프리즌 애로우? 이녀석 속성별 화살 마법을 죄다 익혔나.

얼음 화살의 속도는 화염 화살과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이번에는 한꺼번에 나를 노렸기 때문에 조금 전보다 틈이 없었다. 하지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화염이 아닌 얼음이라면 이쪽도 대응하기 더 쉽다.

코앞까지 다가온 얼음 화살을 주먹으로 짧게 끊어쳤다.

진괘?? 천둥

천둥은 내 손기술 중에서 속도가 가장 빠른 공격이다. 대신 체중을 거의 싣지 않기 때문에 위력은 약하다. 그것을 보충하기 위해서 끊어치기의 요령으로 임팩트의 순간을 목표와 정확히 일치시켰다. 그 결과 천둥에 가격당한 얼음 화살은 산산이 부서져서 허공에 파편을 흩뿌렸다.

마법사만이 아니라 주변의 모두가 경악하는 게 전해졌다.

훗. 마법을 막는데 굳이 같은 마법을 쓸 필요는 없지. 충분히 강력한 물리력은 마법과 다를 게 없다!

“쯧!”

이제 한 발자국만 더 내밀면 사정거리에 들어오는 마법사가 혀를 찼다. 그와 동시에 놈의 앞에 짙은 보라색의 장벽이 생성되었다. 그리고 놈의 뒤에는 보라색 기운을 내뿜는 거울이 생성되었다.

단번에 놈의 보호막을 박살 내기 위해서 지면을 박찼지만, 그때 이미 놈의 몸은 거울 안에 반 정도 들어간 후였다. 다급히 날린 날아 차기가 보호막을 산산이 박살을 내는 순간 얼굴까지 거울 안에 빨려 들어간 놈의 입 모양을 볼 수 있었다.

[다음에]

그 말이 이어지기 전에 거울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

놈의 입가가 경악에 일그러지는 순간, 내 주먹이 거울 안에 있는 놈의 면상에 닿았고, 그 순간 거울이 허깨비처럼 사라졌다. 주먹이 허공을 갈랐다. 무언가를 가격했다는 느낌은 어디에도 없었다.

…씨발. 놓쳤네.

지난 번 흑마법사처럼 방심한 틈에 때려잡으려고 했는데, 이놈은 그놈과는 달리 상황판단력도 좋고 순발력도 좋았다. 아니, 애당초 목적이 길드를 급습하고 도망치는 거여서 빠르게 튈 수 있었던 걸까?

“시그 님!”

잠시 고민에 빠져 있을 때 시르가 가까이 다가왔다. 나는 여전히 걱정스러운 기색을 숨기지 않는 시르에게 방긋 웃어주었다.

“괜찮아. 다친 곳은 없어. …그런데 결국 놓쳤네. 공간 이동은 상위 마법사만 쓸 수 있었지?”

“네. 흑마법사도 아니었으니, 최소 7위계 이상의 마법사라 봐야 합니다. 그런 마법사가 어째서 이런 짓을….”

다시 딱딱하게 돌아온 시르의 말투에 애석함을 느꼈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길드의 상황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었다.

“세상에는 별의별 놈들이 다 있으니까. 능력이 있다고 그걸 좋은 데만 쓰는 건 아니라는 거지. 어쨌든 시르 덕분에 큰 피해 없이 놈을 쫓아낼 수 있었어. 공간 이동 대책은 나중에 세우고 지금은 길드로 돌아가자.”

“알겠습니다. 제가 공간 이동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반드시 배우겠습니다.”

사명감에 불타는 시르가 귀여워서 미칠 것 같았지만, 애석하게도 그걸 즐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이쪽을 보며 당황 반 경악 반인 모험가들에게 가려는 순간 싸늘한 예감이 느껴졌다.

기습?!

다급히 시르를 감싸며 주변을 경계했지만, 그 싸늘한 감각은 나를 향한 게 아니었다.

쾅!

“꺄아아아악!”

“우와아아앗!”

“뭐, 뭐야?!”

“건물이…!”

길드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던 5층 건물에 폭발이 일어나더니 금세 불길에 휩싸였다. 난데없는 사태에 모두가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을 때 나는 시르를 안고 이미 달리고 있었다.

순식간에 길드에 가까워진 나는 안으로 들어가는 대신 그대로 벽을 밟고 뛰어올라 지붕까지 올라갔다. 아래에서 모험가들이 소란스러워졌지만, 지금은 그들을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쾅! 쾅! 쾅! 쾅!

폭음은 한 번이 끝이 아니었다. 길드 근처 만이 아니라 상당히 떨어진 장소에서도 폭음이 터지면서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사람들의 비명이 도시 곳곳을 울리고 공포에 질린 사람들이 건물 밖으로 마구 뛰쳐나오기 시작했다.

평화로웠던 도시가 순식간에 전쟁터처럼 변했다.

…이런 씨발! 행동이 너무 빨라!

위병장이 상부에 내 말을 전했다 해도, 그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개새끼들도 히든카드였을 재앙급 개새끼가 그렇게 빨리 잡힐 줄은 몰랐을 테니 혼란하고 있었을 테고, 그 사이에 도시군이나 내가 먼저 행동하면 문제를 일으키기 전에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래서야 이쪽에서 무슨 방법을 써도 놈들을 완전히 막는 건 불가능하다! 하물며 공간 이동까지 쓸 수 있는 마법사가 있는 판국에! 젠장! 예상이 너무 물렀나? 이 정도로 판단이 빠르고 과감한 행동력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니!

“시, 시그 님!”

“젠장! 시르는 길드에서 모험가들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가장 가까운 곳의 화제 제압부터 돕게 해줘! 도시의 소방수들과 연계하면 급한 불은 끌 수 있을 거야!”

“네, 네! 알겠습니다!”

시르는 굳은 의지가 담긴 눈으로 나를 봤다. 그 미소에 조금이지만 힘을 얻은 나는 점차 폭발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는 도시를 노려보았다.

그때 내 눈에 하늘을 날아다니는 십여 개의 검은색 그림자가 포착되었다. 처음에는 새인가 싶었는데, 좀 더 집중해 보니 날개가 달린 인간들… 즉, 천인들이었다.

그들은 불타고 있는 건물 위를 날아다니며 그곳에 막대한 양의 물을 뿌리고 있었다. 마법으로 생성한 물줄기는 마치 폭포수 같이 쏟아져서 화재를 빠르게 진압했다. 내려가려던 시르도 같은 걸 봤는지 감탄했다.

“천인 님들입니다!”

“언론만이 아니라 소방수 역할도 하고 있었나…. 좋아.”

그들을 보고 한 가지 묘수가 떠오른 나는 잔뜩 긴장한 얼굴로 시르를 봤다. 천인들의 소방작업을 선망 어린 눈으로 보고 있던 시르는 내 시선을 알아차리고 의아한 눈을 했다. 나는 지금부터 할 말에 시르가 쌍욕을 해도 감수하자고 생각하며 입을 땠다.

“시르. 나는 지금부터 놈들을 최대한 요격할 생각이야. 그리고 그러기 위해선… 음. 내가 다른 여자랑 좀 같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그, 저 허락해 줄 수 있을까?”

“………….”

시르의 황금색 눈동자에서 순간 빛이 사라진 것 같았다.

…시르는 질투심이 많다고 자기 신고를 했었는데, 그래. 맞다! 시르는 질투심이 많다!

일단, 내가 그녀를 사랑하고 연인이 되었으니 처음처럼 대놓고 적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연인이 외간 여자랑 같이 있겠다고 자기 신고를 하는데 아무렇지도 않을 사람은 아니다!

무서워! 그래서 더 좋아!

재앙과 싸웠을 때보다 더한 긴장을 느끼고 있을 때, 시르의 입이 열렸다. 그런데 그 안에서 나온 것은 힐난의 말이 아닌 웃음소리였다. 시르는 꽃 같은 미소를 지으면서 나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았다. 찬란하게 빛나는 황금이 눈부시다.

“후훗! 그, 그렇게 겁먹지 않으셔도 됩니다. 시그 님이 무엇을 하시려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까요. 필요한 일이니 막거나 하진 않습니다. …조금 질투는 하겠지만요.”

“…그럼?”

“다녀오세요. 저는 모험가분들과 최대한 사람들을 돕겠습니다.”

“…고마워. 시르.”

진심 어린 감사에 시르는 방긋 웃을 뿐이었다. 음. 역시 내 연인은 최고야.

“그럼 잠깐 귀 좀 막고 있어 줄레? 조금 시끄러울 거라서.”

“알겠습니다.”

시르가 귀엽게 귀를 막는 걸 확인하고 나는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리고 저 멀리 움직이는 검은색 그림자 중 하나를 향해 크게 소리를 질렀다.

“아리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천둥 같은 고함이 터지고 밑에 있던 모험가들이 기겁하며 소란을 일으키는 소리가 들렸다. 그걸 무시하고 그림자들을 바라보자, 내가 노리고 있던 그림자가 이리저리 날아다니면서 무언가를 찾았다. 그 그림자를 향해 내가 손을 흔들자, 잠시 멈칫한 그림자는 이내 내 쪽으로 빠르게 날아왔다.

그림자는 말할 것도 없이, 천인 아리야였다.

아리야는 길드 옥상에서 손을 흔드는 나를 향해 엄청난 속도로 다가오더니 호들갑을 떨었다.

“아아이아니이이이잇!!! 시그 님 아니십니까아아아아!!! 대체 누가 천둥 같은 고함을 치시나 했더니만!!! 아니, 연인도 있으신 분이 외간 여자의 이름을 그렇게 애절하게 부르시면 어쩌시자는 겁니까아아아아!!!”

“그 연인님에게 허락을 받았으니, 잡설은 그만두고. 아리야. 너 사람 두 명을 메고 날 수 있냐?”

잡담하는 시간도 아까워서 곧바로 본론을 묻자, 아리야도 이런 상황에서도 기레기 본능을 내세우진 않는지 곧바로 대답했다.

“물론, 그 정도는 가뿐합니다. 우리 천인들은 비행 능력은 집 한 채는 거뜬히 들 수 있을 정도이니까요. 그런데 어째서?”

“나 좀 데리고 내가 말하는 곳으로 좀 가주라.”

“무슨 이유십니까?”

궁금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모습을 보니, 역시 기레기는 기레기인가 보다. 이 정도 상황파악 능력도 없을 리가 없는데 나한테 뭔갈 얻어내기 위해 딜을 거는 거다. 하지만 급한 건 나이니, 떡고물 정도는 던져줘야지.

“그건 나중에 설명해 줄게. 대신 부탁 들어주면 내가 북문에서 토론토라의 재앙을 어떻게 박살 냈는지 인터뷰 해주마.”

“네엣?!!! 재앙이 왔었습니까아아아?!!! 어째 북문이 소란스럽다고 생각했는데…!!! 그리고 그놈을 잡았다고요오오옷?!!!”

아무래도 진짜로 몰랐는지 아리야는 이제껏 보여준 적 없는 표정으로 경악했다. 얼굴 개그에 재능이 있네. 뭐, 이러면 일이 쉬워지는군.

“그래. 그걸 제대로 각 잡고 인터뷰 해주겠다고. 그것도 단독으로!”

“다, 단독…!!! 이, 이 어찌 가슴을 울리는 단어…!!! 알겠습니다!!! 그러면 거기 계신 시르 님도 함께 옮기면 되는 거죠!!!”

“아니, 가는 건 나 혼자다. 대신 내가 좀 무겁거든. 집도 옮길 수 있다면, 문제 없겠지.”

“물론이죠!!! 초고속으로 모시겠습니다아아앗!!!”

기합이 바짝 들어간 아리야는 순식간에 내 뒤로 날아와서 나를 껴안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나는 조금 표정이 안 좋아진 시르에게 마구 손을 흔들었다.

“그럼 시르! 다녀올게! 부탁해!”

“알겠습니다! 이쪽은 맡겨주십시오!”

시르도 손을 마구 흔들며 인사를 하곤 곧바로 지붕에서 내려갔다. 그걸 보고 아리야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아주 뜨겁습니다?”

“허락도 없이 남의 연애 사정을 기사로 쓴 놈은 좀 다물지?”

“…하하핫! 그런데 어디로 모십니까?”

자기가 불리할 것 같으니 말 돌리는 거 봐라. 뭐, 나도 잡담할 시간은 없으니 나중에 추궁하면 되겠지.

“일단 도시 중앙으로 가자.”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 도시에서 파괴당하면 가장 위험한 곳이 어딘지 알아?”

도시 중앙으로 빠르게 날아가면서 날린 질문에 아리야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조금 걱정스러운 기색을 내비쳤다.

“…가장 위험한 곳이라면, 우리가 살고 있는 천공탑입니다.”

“그거, 네 기준이냐, 아니면 도시 기준이냐?”

“아니아니. 진짜입니다. 왜냐면 우리 천공탑에는 이 도시의 모든 마력 공급을 담당하는 마력생성기가 있습니다. 이게 파괴당하면 도시 기능이 마비됩니다. 뜨거운 물도 못 씁니다.”

“……성벽의 방어마법도?”

“넵. 성벽의 방어마법도. …어, 음. 설마?!”

“천공탑으로 가자!”

그렇게 중요한 물건이 있다면, 가장 먼저 살펴봐야겠지! 내 외침에 아리야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는지 급히 천공탑으로 날아갔다.

천공탑은 도시 중앙의 마탑에 비하면 높이는 낮았지만, 다른 건물들에 비하면 훨씬 높았다. 거기다가 무미건조한 외양의 마탑과는 달리 겉보기에도 화려해서 눈에 확 띄었다.

그 천공탑 앞으로 9명의 화색 후드와 13마리의 늑대인간들이 돌격하고 있었다.

아니, 씨발! 도시 방어가 왜 이 지랄이야! 구멍이 송송 뚫렸잖아아아아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