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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 천재가 가면-35화 (35/93)

〈 35화 〉 35화 늑대와 춤을

* * *

타다다다다닷!

의뢰서를 읽고 북문을 빠져나오자마자 우리는 빠른 속도로 달렸다.

늑대인간.

야천랑이 근원이 되어서 생겨난 질병.

걸리면 낮은 확률로 사망하지만 대다수는 늑대인간이 되어서 사람을 잡아먹거나 감염자를 늘리는 치명적인 질병.

특성만 보면 좀비물에 나오는 좀비와 거의 흡사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늑대인간은 좀비처럼 멍청하지도 않고 머리에 총 맞는 정도로 죽는 괴물이 아니라는 것 정도일까?

굳이 비유하자면 권총이나 소총이 아닌, 각종 중화기를 동원해야만 간신히 잡을 수 있는, 호러 게임이 아닌 FPS 게임이 되어 버린 대다수의 좀비 게임에 나오는 보스 좀비 정도가 늑대인간과 비슷한 계열이라 볼 수 있다.

감염 폭발이 일어나면 그런 놈이 한 마리가 아니라 수십 마리가 튀어나온다는 점에서 이 세계가 얼마나 가혹한지 알 수 있다. 거기다가 그것도 병사급 늑대인간 얘기고 그것보다 상위 레벨의 늑대인간쯤 되면 히든보스급이다.

그래. 지금 잡으러 가는 전사급 늑대인간처럼.

늑대인간의 분류는 병사, 전사, 장군, 왕이다.

밑에서 두 번째라지만, 왕은커녕 장군급도 수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걸 생각하면 전사급 늑대인간만 해도 심각한 문제다.

그나마 다행인 건 전사급은 전염성이 그렇게 강하지 않다는 점일까. 애초에 전사의 탄생방법이 십여 마리의 늑대인간들이 동족상잔을 벌이고 살아남은 하나가 동족 포식까지 하는 거다. 전사급이 생기는데도 이 정도의 희생이 필요하니 장군급이나 왕급의 탄생은 역사서에서나 나올 법한 일인 거지.

그래도 놔두면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이놈은 작은 마을 같은 곳을 습격해서 동족을 늘리고, 그 동족들끼리 싸우게 만들어서 전사급 늑대인간을 만든 뒤에 그 전사급 늑대인간을 죽이고 먹어서 더욱 강해지려 하기 때문이다. 이건 늑대인간의 본능적인 행위다.

진짜 판타지 세계다운 좃같은 전염병이다.

어쨌든 이런 놈이니 유리도 우리에게 긴급 의뢰를 발령할 수밖에 없었겠지. 타라스트에서 장군급 늑대인간을 빠르게 피해 없이 잡을 만한 전력은 우리 정도뿐일 테니까.

하지만 애석하게도 놈에 의한 피해는 이미 벌어지고 있었다.

우리가 북문에 도착했을 때, 거기에는 겁에 질린 모험가들과 상인들이 잔뜩 있었다. 다친 사람들도 상당히 있었다.

얘기를 들어 보니 무언가에 홀린 듯한 늑대들의 습격을 받았다고 했다. 늑대가 무리 지은 사람들을 습격하는 건 좀처럼 없는 일이다. 이세계의 늑대는 지구의 늑대와 비교해서 덩치가 크고 뿔이 난 것 외에는 습성이 비슷하니, 이상 사태였다.

좀 더 사정 청취를 한 결과 늑대들이 몰려온 방향이 같다는 것을 알아내고, 거기에 늑대인간이 있을 거라 판단한 우리는 곧바로 그곳으로 향하게 된 것이다.

늑대인간이라고 늑대를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인간도 걸릴 정도의 강력한 최면술을 쓸 수 있으니 짐승을 조종하는 것 정도는 문제도 아니겠지.

문제는 전사급인 놈이 작은 마을이 아니라 이런 도시 근처에 어슬렁거리면서 늑대를 조종해 사람들을 습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건 늑대인간의 본능을 정면으로 어기는 행동이다.

즉, 놈을 조종하는 배후가 있다는 소리다.

당연히 최근 들어서 자주 이름을 듣는 그놈들이다.

개새끼들이 가지가지 하네.

“기습에 주의하자!”

“알겠습니다!”

들판을 가로지르고 산에 돌입하자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피부로도 음산한 기운이 느껴지고 코로 피 냄새가 몰려온다. 이럴 때만큼은 민감한 후각을 원망하고 싶었다. 하지만 덕분에 위치를 특정할 수 있었다. 피 냄새에 섞인 더러운 짐승의 냄새도 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쪽!”

“네!”

냄새를 따라 이동한다. 산은 들판과는 달리 방해물이 많았지만, 나는 산행에 익숙했고, 시르도 익숙했다. 시르는 태어나고 자란 곳이 숲일 테니 이 정도 길은 어려울 게 없겠지.

그렇게 좀 더 달렸을 때 우리에게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네 발로 달리는… 숫자는 일곱!

우리를 향해 맹렬한 기세로 달려오는 눅대 무리가 나타났다.

“시그 님!”

“가장 좌측의 두 놈!”

“알겠습니다!”

우리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달렸다.

두 마리를 시르에게 맡긴 나는 더욱 속도를 높여서 정면으로 덤벼오는 놈들에게 달려들었다.

이세계의 늑대들은 지구의 늑대보다 훨씬 빨랐다. 생김새는 닮아도 신체 능력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역시 판타지 세계라고 생각하며 가장 먼저 달려와서 내 목덜미를 물어뜯으려는 늑대 놈의 숨통을 손날로 찔렀다.

진괘?? 뇌창雪?

[껙!]

서로의 속도와 찌르기의 속도가 더해진 일격이 거대한 늑대의 숨통을 파고든다. 섬광 같은 일격이 단숨에 숨통을 끊고 목뼈까지 끓어 버린다. 단번에 생명을 잃은 늑대가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나는 다음 공격을 가하고 있었다.

먼저 죽은 놈의 바로 뒤를 따르고 있던 놈이 시간차 공격을 가하듯이 이미 공중에 떠올라 있었다. 앞선 놈이 당하는 거를 놈이 인식하기도 전에 360도 회전을 실은 돌려차기가 놈의 목에 꽂혔다.

손괘?? 회절回?

우드드득!

일격에 목이 꺾인 늑대의 시체가 옆에서 달려오던 다른 늑대 놈을 덮쳤다. 그 순간 나는 회전하는 힘을 그대로 이용해서 뒤돌려차기로 왼쪽에서 달려들던 놈의 얼굴을 가격했다.

[깨갱!]

개 같은 비명과 함께 늑대가 멀리 날아가고, 공격의 반동을 이용해서 앞으로 텀블링했다. 그리고 동족의 시체 밑에서 막 벗어난 늑대 놈의 정수리를 내리찍는다.

콰직!

[꿱!]

머리가 박살 난 늑대는 한심한 단말마를 내며 축 늘어졌다.

그때 아직 멀쩡한 늑대 한 마리가 등 뒤에서 목덜미를 노리고 달려들었다. 본인 딴에는 완벽한 기습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처음부터 전투의 흐름이 이렇게 될 것은 예상했던 내겐 소용없는 짓이다. 몸을 앞으로 숙이고 허리를 회전시키면서 아래에서 위로 걷어차 올렸다.

퍼억!

[켁?!]

부드러운 배를 가격당한 늑대의 몸이 공중으로 솟아오른다.

나는 놈을 무시하고 방금 전에 뒤돌려차기를 맞았던 늑대에게 달려들었다. 충격에서 어느 정도 회복되어 있었던 녀석은 내가 달려들자 화들짝 놀라면서 몸을 털었다. 한 대 처맞아 보니 내가 단순한 먹이가 아니라는 걸 깨달은 거겠지.

그 정도의 지능은 있지만, 그 정도의 지능밖에 없는 머리를 향해 정권을 내지른다.

진괘?? 뇌격?

콰직!

일격에 머리가 박살 난 늑대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 나는 그 충돌의 반동을 이용해 뒤로 텀블링해서 막 바닥에 도착하기 직전인 늑대에게 날아갔다. 그리고 놈이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놈의 목을 향해 온몸의 체중을 실은 양발의 뒤꿈치를 내리찍었다.

으드득!

시원하게 목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나고 잠깐 경련하던 놈이 이내 축 늘어졌다. 그렇게 다섯 마리의 늑대를 1분도 되지 않아서 처리한 나는 시르가 싸우고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합! 합! 합!”

[컹!]

[컹컹!]

시르는 정석적인 찌르기로 늑대들을 몰아붙이고 있었다. 두 놈 다 몸과 다리에 깊고 얕은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고 있었다. 창날에 희미하게 서린 녹색 빛은 예기를 머금고 있었다.

…저게 소위 말하는 검기인가. 아니, 창기라고 해야 맞겠지만.

어쨌든, 생전 처음 보는 무협지의 기술을 보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걸 쓰고 있는 사람이 시르인 것도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하지만 그녀가 싸우는 모습을 계속 감상하고 있기엔, 지금 사태가 그리 여유롭지는 않았다. 왜냐면 저 멀리서 사람의 비명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연인의 싸우는 모습을 천천히 구경하는 것과 사람을 살리는 것.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하는지는 자명하다.

“왼쪽을 맡아!”

“……네!”

오른쪽에 있는 놈에게 달려들면서 외치자 화들짝 놀랐던 시르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곧바로 왼쪽 놈에게 달려들었다. 그녀의 빠르고 정확한 찌르기에 늑대는 순식간에 피투성이가 되었다.

놈은 발톱과 이빨로 저항을 해 보려고 했지만, 오히려 발을 깊게 베이고 벌려진 입 안으로 빨려 들어간 창날이 목을 관통하고 빠져나왔다.

그에 맞춰서 나도 최후의 발악으로 내 얼굴로 달려들었던 늑대의 숨통을 뇌창으로 끊고 가볍게 숨을 몰아쉬는 시르를 봤다. 시르는 내가 죽인 늑대들을 조금 멍한 눈으로 보다가 이내 환희에 가득 찬 얼굴로 외쳤다.

“굉장하십니다! 시그 님! 이렇게 많은 늑대를 순식간에 처리하시다니! 정말… 정말 굉장합니다!”

“시르도 훌륭한 솜씨였어. 뭐, 공치사는 나중에 찬찬히 하고 지금은 비명이 들린 곳으로 가자! 시르도 들었지?”

“네! 알겠습니다!”

힘찬 대답에 절로 미소가 나왔다. 하지만 웃고 있을 수만은 없지. 비명이 들린 곳으로 우린 거침없이 달려갔다. 방금 전에 해치운 늑대들이 전부였는지, 아니면 다른 곳에 있는지 추가적인 습격은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비명의 진원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으, 으으으으…!”

풀숲 바닥에 한 소녀가 쓰러져 있었다.

손목에는 새싹 모험가의 증표인 팔찌를 찬, 십 대 중후반 정도의 소녀.

그녀의 등에는 세 줄기의 깊은 상처가 새겨져 있었다. 치명상까지는 아니었지만, 평생 갈 흉터가 될 정도의 상처. 음성을 대조해 보면 방금 전의 비명은 그녀가 지른 거다. 그리고 그녀에게 상처를 입힌 건… 누군지 말할 필요도 없겠지.

“시르. 치료를 부탁할게.”

“…알겠습니다.”

참혹한 상처에 숨을 삼키던 시르는 내 말에 곧바로 그녀의 등에 손을 대고 치료를 시작했다. 시르가 여전히 번역이 안 되는 언어를 웅얼거리자 손등에 녹색 문양과 빛이 떠오르면서 소녀의 상처가 눈에 보이는 속도로 아물기 시작했다.

저건 마법일까? 아니면 성법일까?

그런 의문이 들었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소녀가 흘린 핏자국이 이어진 수풀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이 더 중요하다.

시르라면 괜찮겠지.

“나는 지금부터 저 안쪽에 있는 걸 처리할게. 시르는 그 아이를 치료하고 보호해 줘. 혹시 늑대들이 덤벼오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내 쪽으로 와.”

“시그 님…. 그건….”

“괜찮아.”

나는 등을 돌리고 엄지를 척 치켜세웠다.

“저딴 건 3분도 안 걸려.”

“…알겠습니다. 저는 시그 님을 믿습니다.”

깊은 신뢰가 느껴지는 목소리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그것을 시르에게 보여주는 대신 나는 천천히, 하지만 충분히 빠른 속도로 풀숲 사이로 걸어 들어갔다.

들어갈수록 역겨운 피 냄새가 짙어지고 구역질 나는 소리가 점점 더 커졌다.

와작. 와작. 쩝. 쩝. 꿀꺽. 꿀꺽.

무언가가 무언가를 게걸스럽게 먹는 소리.

이 앞에 있는 게 무엇인지를 생각하면, 무엇이 무엇을 먹고 있는지는 자명하다.

어째서인지 주먹에 절로 힘이 들어갔다.

…내가 이런 일로 분노하는 인간이었나?

목숨 아까운 줄 모르고 분쟁지역을 나돌 때, 끔찍하게 죽은 사람은 수도 없이 많이 봤다. 총에 맞아 죽고 포탄에 찢기고 불에 타 죽은 사람을 봐도 이런 감정을 느끼진 못했다.

광신도 놈들이 무고한 사람들을 쏴죽일 때도 이 정도로 분노하지는 않았다.

그때는 실감이 없었나? 아니다. 오히려 그쪽이 더 실감이 컸다. 그렇다면 지금과 그때는 무슨 차이가 있는가?

끔찍하게 죽은 걸로 따지면 그곳도 만만치 않았는데?

그 답은 풀숲을 지나 참극의 현장을 직접 본 뒤에 알 수 있었다.

[케르르르륵! 끼륵! 쩝! 쩝! 쿠헤헤헤헥!]

쪼그려 앉아서 게걸스럽게 식사하는 늑대인간의 키는 3m가 조금 안 되었고 어깨는 내 두 배에 갈기처럼 자란 머리카락은 허리까지 왔다.

기괴할 정도로 커다란 양 눈은 망둑어처럼 눈구덩이 밖으로 튀어나와 있었고 길게 튀어나온 입에는 날카로운 이빨이 불규치적으로 나 있었다.

양팔은 기괴하게 길어서 2m가 넘었고, 관절은 세 개나 되었으며, 끝에 달린 칼날 같은 손톱도 1m가 넘는 길이였다.

온몸이 근육으로 꽉 차 있고, 그 위는 검은색 체모가 꼼꼼히 덮었다. 기둥 같은 허벅지와 그에 못지 않게 두꺼운 종아리에는 마치 칼날 같은 뼈가 옆으로 툭 튀어나와 있었다.

발톱은 손톱처럼 길지 않았지만, 세 배는 두꺼웠고 그 육중한 몸을 바치는 발바닥은 공룡을 떠올리게 했다.

그 손과 입은 쉴세 없이 움직이며 바닥에 흩뿌려진 살점과 뼈를 주워 먹고 있었다. 놈의 발 근처에는 고통과 공포에 질린 소년의 머리가 뒹굴고 있었다.

희생자는 그 소년만이 아니었다. 이미, 식사를 시작하고 제법 되었는지 잔해밖에 남지 않은 사람이 둘에 배와 가슴이 처참하게 찢겨 나간 시체가 하나 있었다.

그걸 보고 나는 방금 전에 했던 고민의 답을 얻었다.

그래. 왜 이렇게 열이 받는지 알겠다.

나는 도저히 인정할 수가 없는 거다. 받아들일 수 없는 거다.

인간이 한낱 먹이 취급을 당하는 꼬라지를 절대로 참지 못하는 거다.

“야.”

[쩝. 쩝. 쿠륵? …케헤헤헤헤!]

정신없이 식사하던 놈은 내 부름에 의아한 듯이 고개를 갸웃했다가, 이내 나를 보고 미친 듯이 웃었다. 놈의 입에서 먹다 남은 살점과 뼛조각이 사방으로 튀었다.

다음 순간 놈의 몸이 순식간에 커졌다.

한순간에 내 앞까지 도달한 놈이 그 기괴하게 기다란 손을 휘둘렀다. 강한 근력과 긴 팔에서 오는 원심력과 날카롭고 튼튼한 손톱의 일격은 무엇이든 가볍게 찢어 버릴 수 있는 필살의 일격이었다.

그리고 모든 공격이 그렇듯이 맞지 않으면 그만이다.

쿵!

무겁게 땅을 밟는다. 발이 깊숙이 대지를 파고든다. 그 한걸음으로 놈의 품 안으로 파고든 나는 주먹을 치켜들었다.

지난번처럼 강적과 싸우고 싶다는 흥분은 조금도 없다.

그저 한시라도 빨리 이 추악한 괴물 새끼를 죽이겠다는 생각뿐.

나는 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태을천강太??? 전투복의 힘을 끌어냈다.

그리고

진괘?? 뇌격?

진정한 번개의 힘을 담은 일격이 놈의 명치를 가격한다.

그리고

콰앙!!!!!

놈의 몸통이 폭발했다.

비유가 아니라, 말 그대로 근육과 뼈가 산산이 분리되고 혈액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지지대를 잃은 양팔과 양다리가 형편없이 날아가고 지금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어리둥절한 얼굴의 머리만이 천천히 바닥으로 떨어졌다.

탁. 데구루루루루.

바닥을 구르는 놈의 머리를 무심하게 내려본 나는 이내 다리를 들어 올려서 그것을 밟았다.

콰직!

산산조각이 난 머리의 파편이 바닥과 신발을 더럽혔다.

그렇게 더러운 식인괴물을 세상에서 지워 버리자, 조금이지만 마음이 편해졌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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