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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 천재가 가면-33화 (33/93)

〈 33화 〉 33화 즐거운 휴일

* * *

“정신이 들어?”

“……시그 님?”

완전히 드러난 황금색 눈동자엔 의문이 가득 차 있었다. 그 의문이 당혹이 되고 경악이 되고 수줍음이 되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우! 우으. 우긋. 시, 시그 니임….”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벌였던 난행을 떠올렸는지 귀까지 빨개진 그녀를 만찬으로 삼으면서 나는 우유를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짐직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

“배고프지? 빈속에 갑자기 많이 먹으면 안 좋으니까, 간단한 것만 주문했어.”

시르는 약간의 원망이 섞인 눈으로 날 봤다. 새빨개진 얼굴로 안의 새침한 표정과 단호하게 보이려고 노력하는 눈매가 나를 흥분시키고 있다는 걸 그녀는 알고나 있을까? 정말, 사람을 흥분시키는 천재다.

꼬르륵.

그렇게 무언의 항의를 오히려 즐기고 있을 때, 그녀의 배에서 타이밍 좋은 소리가 났다.

“우… 읏!”

자신의 배에서 난 소리에 시르는 깜짝 놀라면서 손으로 배를 눌렀지만, 그런다고 그 소리가 감춰질 리가 있나.

오히려 자궁에 아직 남아있던 정액이 가랑이 사이로 살짝 뿜어져 나왔다.

퓨슛.

“우읏! 히익! …흐흑.”

시르의 머리 위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왔다. 단순히 꼬르륵 소리라면 몰라도, 조금 전 소리는 나조차도 하마터면 마시던 우유를 뿜을 뻔했다. 시르는 부끄러움과 수치심에 눈가에 눈물까지 맺혀 있었다. 입에서 나오는 신음의 느낌이 어젯밤과 오늘 아침에 들었던 것과는 전혀 다르다.

…거참. 세상일이라는 게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지만, 이건 또 뭐람. 후우. 여기선 스윗하게 굴어야지.“

“이제 거의 점심에 가까운 시간이니까. 배가 고플 만도 하지. 어서 먹자. 식겠어.”

“…네, 네. 가, 감사합니다.”

조금 전 소리를 못 들은 거로 해주는 내 태도에 시르는 고개를 푹 숙이고는 아침 식사를 시작했다.

빵과 스튜에 우유뿐인 식사는 금세 끝났다. 나야, 이 정도는 간식거리 수준이었고 한창 배가 고플 때인 시르는 예의 바르고 우아하면서도 굉장히 빠른 속도로 빵과 스튜를 먹어 치우는 진귀한 묘기를 선보였다. 조금 전에 보인 추태를 조금이라도 빨리 잊으려는 몸부림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넘어가자.

그나저나 알몸으로 마주 보면서 식사라니. 꿈에도 그리지 못했던 일을 참 태연하게 하고 있구나.

어젯밤부터 어렴풋하게 느꼈던 건데 나는 정말 개변태 새끼였다. 그나마 다행인 건 사랑하는 사람이 그런 변태성을 받아주는 상냥하고 아름다운 여성이라는 걸까. …본인도 조금은 즐기는 것 같다만. 뭐, 서로 좋으면 좋은 거지!

“………….”

“………….”

문제는 그렇게 분위기를 어느 정도 수습하면서 식사를 끝낸 뒤에 찾아온 기묘한 침묵이었다. 시르는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나는 지금 상황에서 시르에게 해줄 말을 아직 찾지 못했다. 그나마 시르의 귀가 여전히 새빨간 걸 보면, 부끄러워서 말이 없을 뿐인 게 다행이었다.

그걸 이용해서 나도 흐뭇한 표정으로 시르를 보고 있는 거로 시간을 벌고 있었다.

이것도 이것대로 분위기가 있었지만, 오늘 하루 동안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았으니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다.

결국, 아쉬운 쪽이 먼저 움직일 수밖에 없는 법이다.

“후후후후후.”

“………우우.”

내 웃음소리에 시르는 불만스러운 듯한 신음을 냈지만, 나는 테이블 쪽으로 몸을 내밀면서 시르에게 가까워졌다. 그리고 손을 뻗어서 시르의 턱을 잡고 고개를 들어 올렸다.

예상대로 시르의 얼굴은 눈물로 엉망이었다. 어찌어찌 아침은 먹었지만, 어젯밤부터 계속된 성교의 부끄러움과 조금 전에 보여준 추태의 수치심에 눈물을 참을 수 없었던 거겠지.

나는 그 얼굴마저도 사랑스러워서 미칠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심정은 그대로 내 표정과 말에 드러났다.

“하아. 시르. 그렇게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돼. 따지고 보면 내 탓이잖아?”

“…하, 하지만… 그, 시그 님은… 저를… 기분 좋게 해주셨을 뿐입니……다. 우, 우우우우….”

내게 턱을 잡힌 상태로 우물쭈물하던 시르는 간신히 자신의 심정을 입으로 낼 수 있었다.

…오오오.

이 얼마나 기특한 말이냐! 솔직히 정나미가 어느 정도는 떨어져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까지 했었는데! 이런… 이런 심금을 울리는 대답이라니!

목소리와 표정을 봐선 100% 순도의 진심이다!

나는 당장 테이블을 뛰어넘어가 시르를 침대에 던지고 싶었지만, 강철같은 이성으로 이겨내고 웃어줬다.

“와. 그렇게 말해주니 진짜 기쁜데. 빈말이 아니라 진짜로 눈물 나올 것 같이 기뻐.”

“…크흣. 그,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저야말로 기쁩니다.”

이제야 어느 정도 부끄러움에서 벗어났는지, 시르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에 가슴이 따스해지는 것을 느끼며 그녀의 턱을 집고 있던 손가락을 천천히 움직여서 볼을 쓰다듬었다. 처음엔 내 손길에 움찔했던 시르는 이내 그 부드러움을 느꼈는지 편안한 얼굴로 눈을 감고 내 손길을 느꼈다.

천천히 그녀의 보드라운 볼을 음미하던 손이 천천히 위로 올라가 그녀의 눈물 자국을 흩고 지나가 은하수 같은 머리카락을 파고 들어가 그 안에 감춰진 뾰족한 귀 끝을 간질었다.

반쯤 떠진 눈 아래의 입에서 뜨거운 숨결이 흘러나온다.

“으음! 시, 시그 님. 거, 거기는….”

“사랑스러운 곳이지.”

“하으…! 그, 그런 말씀을….”

딱딱하면서도 부드러운 그곳을 자극하면서 반대쪽 손으로 시르의 목덜미를 흩었다. 이미 파악이 끝난 포인트를 살살 어루만져주자 그녀의 볼이 발갛게 상기되고 호흡이 점차 가빠졌다. 테이블 위로 드러난 새하얀 가슴 위의 분홍색 젖꼭지가 딱딱해지는 게 보였다. 그렇게 귀와 목을 어루만지는데 얼마나 지났을까?

“…시그 님.”

가늘게 뜬 눈 사이로 보이는 황금색이 하나의 욕망을 담고 나를 보고 있었다. 그 탐스러운 입술 사이에서 흘러나온 음성엔 참을 수 없는 유혹이 담겨 있었다.

무엇을 바라는지 그 누구보다 잘 아는 나는 천천히 테이블에서 일어나 그녀의 옆으로 다가갔다. 시르는 나를 따라서 일어나려고 했지만, 그거보다 빠르게 내 손이 그녀의 어깨를 눌렀다.

고개를 뒤로 젖힌 시르는 의문을 담은 황금으로 나를 올려보았다. 그녀를 안심시켜주기 위해 웃으면서 천천히 그녀의 볼과 어깨를 어루만졌다. 내 의도를 안 걸까? 시르는 안도 반 쾌락 반의 얼굴로 눈을 감고 내 손길을 느꼈다.

따뜻한 체온이 손으로 전해진다. 그녀의 볼과 귀, 목덜미와 어깨를 손으로 느끼며 점차 가빠지게 움직이는 가슴의 움직임을 감상했다.

사과 같은 가슴이 앞뒤로 움직이는 것을 보며 그녀의 고동을 느낀다. 마치, 자석에 끌리듯이, 처음부터 그 자리가 내 자리였다는 듯이 손이 점차 아래로 내려갔다.

다리를 굽히고 머리의 높이를 맞추면서 내려간 끝에 어느새 그녀의 양 가슴을 움켜쥐고 있었다. 그러면서 입으로 그녀의 귀를 깨물었다.

“하읏! 하앙! 흣! 시그 님…! 시그 님…!”

거칠어지는 신음과 거기에 섞여 나오는 내 이름에 손과 입이 좀 더 거칠게 움직인다. 귀를 깨물면서 뜨거운 숨결을 불어넣고 가슴을 주무르면서 젖꼭지를 자극한다. 과격한 손놀림은 아니었으나, 그녀를 즐겁게 해주기엔 충분한 움직임이었다.

“하아…! 하아…! 하앗…! 흐읏…! 햐악…! 히얏…!”

“기분 좋아? 시르?”

“네, 네…! 좋습니다…! 시그 님의 손길이…! 흐읏! 숨결이…! 정말… 너무나도 좋습니다…!”

“나도 좋아. 정말로 사랑해.”

“저도…! 사랑합니다…!”

그녀의 온몸을 어루만지면서 숨결로 목덜미를 간지럽힌다. 고개를 들어서 뜨거운 숨결을 토해내는 그녀의 입을 탐한다. 혀를 섞으면서 그녀의 손이 내 얼굴을 어루만진다. 작고 따스한 손이 주는 안도감에 눈을 감으면서 양손을 좀 더 아래쪽으로 향했다.

그중 하나가 허벅지에 닿았을 때 다른 하나는 좀 더 비밀스러운 곳에 도착했다. 딱딱하게 부풀어 오른 음핵을 손가락으로 건드리자 그녀의 몸이 움찔했다. 하지만 이전과는 달리 교성 대신 좀 더 격렬하게 혀를 섞어 왔다.

그 사랑에 격정적으로 대답하면서 허벅지를 천천히 어루만지면서 음핵을 조금씩 자극했다. 어젯밤이나 아침과는 달리 상냥한 손길에 그녀의 몸은 간헐적으로 반응했다.

이전과는 달리 격렬한 반응은 아니었지만, 이미 젖을 대로 젖은 가랑이 사이는 그녀의 흥분을 대변해줬다. 나는 당장이라도 폭발하려는 욕구를 억제하면서 천천히, 상냥하게 그녀의 계곡 안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흐읏!”

짧은 신음이 터지고 그녀의 황금색 눈동자가 내게 향했다.

거기에 담긴 짙은 애정과 애원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워서 좀 더 깊이 입을 맞췄다. 혀가 다시 엮이고 손길이 좀 더 강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이전과 비교하면 약하기 짝이 없다. 그래도 시르의 몸은 점차 달아올랐다.

수분을 보충한 덕분일까? 그녀의 내부를 찌르는 손길이 치명적인 부분을 자극하지 않았음에도 애액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딱딱하게 부푼 젖꼭지와 음핵은 감도도 최고로 올랐는지 스치기만 해도 온몸이 경련했다.

혀를 섞는 중에도 전해지는 숨결은 더욱 뜨거워졌고, 내 얼굴을 어루만지는 손길에 힘이 들어갔다. 그러나 나도 시르도 그 이상의 행위에 들어가진 않았다. 오히려 지금 순간을 조금이라도 더 즐기기 위해 호흡을 조절했다. 격렬하지 않기에 더욱 격정적인 감정의 교류가 쾌락을 증폭시켰다.

그 종착은 어느 순간 강하게 경련한 시르의 몸이었다.

“…흐읏! 히읏! 힛! 하앗…! 흣! …하아… 하아… 시그 님.”

간헐적인 교성을 터트린 시르는 부르르 떨리는 몸을 진정시키면서 내 이름을 불렀다. 그녀의 보지를 찌르던 손에 뜨거운 액체가 쏟아졌다. 그 양은 많지 않았지만, 이 정도의 애무에도 그녀가 확실하게 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나 또한 만족했다.

육체의 쾌락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교류도 착실하게 하면서 그녀를 만족시킬 수 있었다는 사실에 충족감이 차올랐다. 단순히 그녀의 육체만을 잘 알 뿐이 아니냐는 일말의 불안감이 완전히 사라진다. 그것만이 아니라 그녀와 나눈 감정의 교류만으로도 나는 오르가슴과 비슷한 것을 느꼈다.

그래. 이래서 사람들이 서로 사랑을 속삭이는구나.

단순히 자지를 보지에 박는 것만이 섹스가 아니다. 괜히 수많은 사람이 같은 침대에 누워서 서로를 껴안고 사랑을 속삭이는 게 아니다. 육체적인 관계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충족감과 쾌락이었다.

사랑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것을 알게 해준 그녀의 가벼운 몸을 껴안고 들어 올렸다.

“시르.”

“시그 님….”

얼굴을 마주한 시르가 몽롱한 눈으로 나를 본다. 거기에 마찬가지로 눈을 마주치면서 속삭였다.

“오늘은 잔뜩 사랑을 나누자.”

“……저도 시그 님과 종일 사랑을 나누고 싶습니다.”

애정뿐인 대답에 호응해서 천천히 그녀의 허리를 아래로 내렸다. 나를 바라보는 황금색 눈동자가 점차 아래로 내려간다. 꼿꼿이 솟아오른 내 음경이 그녀의 질로 들어가기 시작하자 그녀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그것은 고통이 아닌, 사랑의 흔들림이다.

이대로 단번에 그녀의 몸을 꿰뚫고 싶었지만, 인내심을 발휘해 천천히 그녀의 몸 안에 나를 집어넣었다. 길면서도 짧은 시간이 지난 뒤에야 그녀의 안쪽 끝에 닿았다.

“하읏…! 하아… 하아… 끝까지… 닿았습니다…!”

아직 여유가 있는지 시르는 선정적인 말을 하면서 내 목을 곽 껴안았다. 키 차이 때문에 이 자세로는 키스할 수 없는 것을 아쉬워하며 말했다.

“응. 끝까지 들어갔어. 시르의 안은 여전히 좁고 따스하네. 꽉 조여오는 압력이 너무나도 야해.”

“흐읏…! 그, 그런 말씀을… 하시면…! 햐읏!”

나는 그녀가 끝까지 말하지 못하게 허리를 움직였다. 내 몸에 매미처럼 매달리고 있던 그녀의 몸이 크게 솟구쳤다가 다시 내려간다. 가볍게 튕긴 것만으로도 크게 떠오를 정도로 시르의 몸은 가벼웠다. 제대로 잡지 않는다면 자지가 금세 밖으로 빠져버릴 정도였다.

예상 이상의 충격에 이를 악물며 숨을 몰아쉬는 시르의 얼굴을 감상하며 그녀의 허리를 양손으로 꽉 잡았다. 그리고 절대로 떨어지지 않게 양팔을 고정하고 허리를 연속으로 튕겼다.

“캬흑! 크윽! 크읏! 하읏! 끄윽! 시, 시그니이이임!!”

철퍽! 철퍽! 철퍽! 철퍽! 철퍽! 철퍽! 철퍽! 철퍽!

허를 튕길 때마다 교성이 터지면서 바닥과 의자를 그녀의 체액이 더럽혔다. 허리를 튕기는 속도는 절대로 빠르지 않았지만, 중력에 온전히 영향을 받는 시르의 몸에 가해지는 충격은 절대 작지 않았다. 침대 위에서 껴안고 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다리와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그 위에 그녀의 작은 몸을 얹힌 자세는 소위 말하는 들박이니까.

양팔만으로 그녀의 무게와 내 허리 놀림이 주는 충격을 견디면서, 아래에서 위로 그녀의 몸을 안 속 깊숙이 연속으로 파고들었다. 그녀의 가벼운 체중과 작은 몸, 그녀에 비해 커다란 몸과 강력한 근력이 이뤄낸 체위의 성교는 이루말 할 수 없는 쾌락을 선사했다.

“햐앗…! 시그 님! 시그 님! 굉장… 굉장합니다! 너무… 깊어서…! 앙! 시그 님이… 제 안에 깊이…!”

무엇보다 나를 올려보고 있는 그녀의 얼굴을 내려볼 수 있는 게 참을 수 없이 즐거웠다. 처음에는 충격과 고통에 일그러졌던 얼굴이 점차 쾌락에 물들더니 지금은 내 목과 얼굴에 미친 듯이 거친 숨결과 교성을 내뱉고 있었다.

다시 쾌락에 물든 그녀의 황금에 비치는 내 얼굴도 다를 바 없었다. 그녀의 작은 몸을 내 손으로 들고 박고 있다는 사실에 당장이라도 사정해도 이상하지 않은 쾌락이 뇌리를 파고들었다. 하지만 그렇게 쉽게 끝낼 수는 없었다.

좀 더, 그녀의 이 얼굴을 보면서 그녀의 몸을 찌르면서 이 순간을 느끼고 싶었다.

“하악…! 하악…! 햐앗…! 시그 님…! 하읍! 흐읍! 할짝…!”

시르가 내 가슴을 핥기 시작했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내 몸을 탐하고 있었다. 딱딱하고 거친 내 피부를 핥는 혀의 움직임은 지나치게 선정적이었다.

눈에 비치는 그녀의 모습이, 그녀의 행동이 주는 감각이, 나를 점차 미치게 했다. 조금 전까지 얌전했던 그녀의 행동은 이젠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격해지고 있었다.

“사랑… 합니다! 사… 라읏… 합니다! 사랑 하읏! …니다! 사랑… 크읏! …합니다! 사랑합니다! 시그 님! 시그 님! 시그 님! 시그 니이이임!!!”

그녀가 사랑을 연호했다. 내 이름을 부르면서, 눈물을 흘리면서, 두 눈에 쾌락과 애정을 담아 사랑을 부르는 그녀의 목소리는 간신히 억제하고 있던 이성의 빗장을 벗겨 버렸다.

다음 순간 나는 오로지 그녀의 육체를 탐하는 짐승이 되었다.

“히야아아아아아아앗…!!!!!!!!!”

폭발적으로 빨라진 찌르기에 시르가 비명을 터트렸다.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되는 속도로 움직이는 자지에 질 내의 성감대와 외부의 성감대가 미친 듯이 자극받아 단숨에 그녀를 절정에 이르게 만들었다.

퓨슈우우우우우우우웃!

철퍽! 철퍽! 철퍽! 철퍽!

“아…! 아…! 아, 아아아아앗!!!”

요도에서 뿜어져 나오는 투명한 액체가 물방울로 변해 사방으로 비산했다. 내 배와 그녀의 배가 더럽혀지고 허벅지 사이로 흘러내린 액체가 바닥을 적셨다.

더욱 강하게 목을 껴안는 그녀를 나는 더욱 강한 찌르기로 보답해줬다. 마치 하늘을 뚫을 것처럼 움직이는 자지에 뚫린 그녀의 몸은 그때마다 경련하며 미친 듯이 체액을 뿜어냈다.

그렇게 그녀의 몸을 신경 쓰지 않고 얼마나 오랫동안 찔러댔을까? 사정감을 참을 수 없는 순간이 왔다.

나는 참지 않고 사정했다.

“쌀게! 시르!”

“햐아아아아아아아앗!!!!!!”

외침과 동시에 고환에서 끊임없이 생산된 정액이 한 번에 분출된다. 역천의 폭포처럼 쏟아진 정액은 단전에 시르의 안을 가득 채우고도 남았다. 그 결과 아침의 일이 반복되었다.

“아, 아아아, 아아아아아앗!!!!!”

다시 자궁 안이 차오르는 감각에 시르는 허리를 뒤로 당기며 눈을 뒤집고 교성을 질렀다.

오전처럼 부풀 대로 부푼 내 자지와 조일 대로 조이는 시르의 보지는 정액을 한 방울이라도 놓치기 싫은 것처럼 딱 맞았다. 기분 좋게 조여오는 질의 압력을 즐기면서 천천히 자지를 흔들면서 정액을 더욱 밀어 넣었다.

하지만 오전처럼 시르의 배가 부풀어 오르는 일은 없었다. 아무리 나라도 정액을 무한정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 아침도 간단히 먹었기 때문에 근본적인 에너지부터가 부족했다.

결국, 시르의 아랫배를 살짝 솟아오르게 하는 선에서 사정이 끝났다. 사정이 완전히 끝나고 잠시 뒤에 시르는 허리를 천천히 앞으로 당기면서 내 몸을 꽉 껴안았다.

“하악… 하악… 하악… 하악…. 시그 니이임….”

잔뜩 지친 그녀의 숨결이 가슴을 간지럽혔다. 그녀의 체온과 절정의 여운을 느끼며 천천히 침대로 다가갔다. 그리고 침대 위에 그녀를 가로로 눕혔다.

그녀의 종아리 길이와 침대의 높이는 절묘하게 같았다. 시르의 발바닥이 방바닥에 닿은 것을 확인하고 천천히 자지를 빼냈다. 여전히 딱딱하게 부풀어 오른 자지가 빠지자 정액이 엄청난 기세로 흘러나왔다.

오전처럼 폭발하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시트를 넘어 방바닥까지 더럽히기엔 충분한 양이었다.

“하악… 하악… 하윽… 흐윽… 시, 시그 님….”

그런 자신의 하반신 사정을 모르는지 시르는 거친 숨을 고르면서 내 이름을 불렀다. 눈빛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지만, 목소리엔 조금이지만 힘이 담겨 있었다.

조금 전의 격한 행위에도 시르는 정신을 잃지도, 쾌락에 완전히 지배당하지도 않았다. 그것은 분명 시르가 섹스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는 증거였고, 내 과격한 행위를 버틸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하다는 증명이었다.

분명 기뻐할 일인데,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음. 배부른 고민이군. 이렇게까지 날 사랑해주고 만족스러운 성행위를 할 수 있는 연인에게 아쉬움을 느끼다니 말이야. 아주 배때지가 불렀어.

솟구치는 탐욕을 간단하게 떨쳐내고 시르의 옆에 앉았다.

“시르. 부탁이 있는데, 들어줄 수 있어?”

“하악… 흐윽… 네, 네… 시그 님의 부탁이라면… 전부… 들어드리겠습니다….”

시르의 황금에 다시 빛이 들어왔다. 그 빛은 틀림없이 사랑이라는 이름이었다. 그것이 나만이 착각이 아니길 빌면서 나는 천천히 시르의 배를 쓰다듬었다.

“우선, 하나 물어볼 게. 시르는 만족하고 있어?”

무엇에 관해서인지는 굳이 말할 필요는 없었다.

시르는 나를 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저는 시그 님과 사랑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습니다. 시그 님께서 무엇을 하더라도… 그것이 시그 님의 사랑인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 얼마나 기특한 마음이냐!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따지고 보면 굉장히 심한 짓을 몇 번이나 저질렀는데도 시르는 그게 전부 나의 사랑이니 받아들인 것이다. 나를 깊이 사랑하지 않으면 절대로 할 수 있는 일이다.

그 사랑에 보답을 해줘야겠지.

“지금 네가 한 말이 나를 얼마나 기쁘게 해줬는지 알아?”

“제가… 시그 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있습니까?”

너무나도 당연한 것을 묻는 모습이 너무나도 어리석으면서도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다. 걱정과 기대가 섞인 눈으로 올려보는 눈빛이 귀엽다. 그녀가 지금 품고 있을 감정이 보이는 것 같아 절로 웃음이 나왔다.

“지금 이렇게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해서 죽을 것 같아.”

“…그렇습니까. …후, 후후후.”

내 대답에 그녀는 순수하게 기뻐했다. 봄날에 활짝 핀 백합 같은 미소에 잠시 넋이 나갈 정도였다. 그렇군. 시르는 이렇게 말로 사랑을 확인해 주는 것을 좋아하는구나. 나도 그렇다. 시르가 나를 사랑한다는 거를 느낄 때가 가장 큰 쾌락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사랑해. 시르.”

“사랑합니다. 시그 님.”

우리는 잠시 서로를 보며 웃었다.

한바탕 섹스를 한 뒤의 가벼운 토크. 육체만이 아닌, 감정을 교류하는 시간. 전부 어젯밤에 처음 경험했고, 지금도 새로운 순간들이다.

배를 만지던 손을 천천히 이동시켜서 그녀의 오른손을 붙잡는다. 그 작은 손의 손가락을 끼워서 꽉 잡는다. 시르도 그에 호응에 손아귀에 힘을 주었다. 꽉 맞잡은 손을 사이에 두고 우리는 대화를 나눴다.

“오늘은 밖에 나가고 싶지 않아. 계속 같이 있고 싶어. 괜찮겠어?”

“네. 시그 님이 원하시는 대로 따르겠습니다.”

“에헤. 그런 딱딱한 말은 하지 마. 말투야 본인 자유이니 내가 간섭할 게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개인적인 욕심으론 좀 더 편안한 말투를 쓰면 좋겠어.”

“그, 그건… 아, 알겠어…요. 노력하겠습… 어요.”

“…말투라는 게 그렇게 쉽게 바뀌는 건 아니니까. 너무 무리해서 바꾸려고 하진 말고.”

“하지만… 시그 님에게 공손한 말투를 쓰지 말라니… 그건 너무 괴롭습니다.”

“…그렇게까지 말하면 어쩔 수 없지. 시르가 편한 대로해. 생각해 보니, 나한테도 네가 좋은 게 제일이야.”

“감사합니다.”

“그런데 목은 안 말라?”

“…조금 갈증이 있습니다.”

“그렇겠지. 어젯밤부터 조금 전까지 그렇게나 많이 쏟았으니, 목이 마를 수밖에.”

“우웃…! 지, 짓궂으십니다!”

“후후후. 이렇게 놀려먹는 거도 연인의 특권이지. 시르도 놀리고 싶으면 놀려도 돼. 자아. 마음껏 놀려!”

“그, 그게…… 그러니까…… 우우우. 정말… 짓궂으십니다.”

“뭐가? 대해같이 넓은 마음으로 시르의 장난을 받아줄 생각인 내가 왜 짓궂어?”

“제, 제가 그런 말을 못 하는 것을 알고서 하시는 말씀이지 않습니까!”

“응? 그런 말? 그런 말이 뭔데? 나는 모르겠는데~?”

“…으으으으! 정말!”

귀엽게 볼을 부풀리면서 투정을 부리는 모습은 새롭고도 사랑스러웠다. 아직도 그녀에 대해서 알아갈 게 많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기뻤다. 필시, 평생 알아가야 할 지식이겠지.

우리는 한참을 평범하게 대화했다. 그동안 꽉 잡은 손이 떨어지는 일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해가 중천까지 떠올랐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으로 그 사실을 깨달은 나는 웃으면서 잡고 있던 손의 힘을 풀엇다. 곧바로 시르의 의문이 날아와다.

“시그 님?”

“아. 잠시 물병 좀 가지고 올게. 목 마르지?”

“…으으. 네.”

시르는 부끄러워하면서도 힘을 풀고 손을 놔줬다. 그 귀여운 행동에 웃으면서 테이블에 있는 물병을 가지고 돌아와서 곧바로 시르에게 줬다.

상반신만 침대에서 일으켰던 시르는 물병을 감사하게 받고 그 작은 입과 목을 열심히 움직이면서 물을 마셨다.

조금 흘러나온 물줄기가 그녀의 턱을 타고 내려와 가슴을 흩고 지나갔다. …후. 야하군.

“하아. 감사합니다.”

“뭘, 진즉에 줬어야 했던 거지.”

웃으면서 감사를 표하는 시르에게 마찬가지로 웃으면서 대답해주고 물병을 받아서 남아있는 물을 전부 마셨다. 소위 말하는 간접키스였지만, 그것보다 더한 걸 열심히 저지른 상황에서 신경 쓰이진 않았다.

그렇게 물병 하나를 완전히 비운 뒤에 나는 곧바로 시르의 가랑이 사이에 손을 집어넣었다. 손가락이 음핵에 닿자 시르의 몸이 크게 경련했다.

“햐읏?! 시, 시그 님!”

“나는 하고 싶어졌는데, 시르는 어때?”

부끄러워하며 항의하는 그녀에게 뻔뻔한 얼굴로 되묻자 시르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것만으로도 대답을 들은 거나 다름없었지만, 직접 입으로 듣고 싶었다.

“하기 싫다면 거절해도 돼. 뭐, 남은 시간은 지금처럼 계속 얘기나 하면 되니까.”

“…우, 우우. 그, 그게… 저는… 괜찮습니다.”

역시 흥분하기 전의 시르는 부끄러움이 많다.

어젯밤에는 스스로 보지를 벌려가며 자지를 박아달라고 하더니만. 지금은 섹스를 하고 싶다는 말조차도 빙빙 돌리면서 말하고 있지 않은가?

이런 청순한 시르도 좋지만, 음란한 시르를 아주아주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녀가 좀 더 솔직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제대로 말하지 않으면 몰라. 뭐가 괜찮다는 건데? 섹스를 안 해도 괜찮다는 거야?”

“…그, 그게… 그러니까….”

“그럼 그 반대? 명확하게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니까?”

“……정말, 심술 궂으십니다.”

체념, 기대, 그리고 애욕을 담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한 시르는 허벅지 사이로 들어가 언제든지 움직일 준비가 되어 있는 내 팔뚝을 손으로 잡았다. 그리고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잔뜩 젖은 눈을 가늘게 뜨면서, 뜨거운 숨결을 내뱉었다.

“부디, 시그 님이 원하시는 데로 제 몸을 마음대로 다뤄지시기 바랍니다.”

“………….”

“저로 기뻐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를… 기쁘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시그 님이 해주시는 거라면, 그게 무엇이든 전부 기쁨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

“시그 님의… 모든 욕망을 제게 쏟아 주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시그 님의 행복이라면, 또한 저의 행복입니다.”

“………….”

그 모든 말에도 내가 아무런 대답도 행동도 하지 않자, 시르의 얼굴이 폭발할 것처럼 빨개졌다. 이게 내가 원하는 답이 아니라는 것을 그녀도 알고 있다.

“으, 으읏. ……시그 님.”

“응. 말해. 시르.”

여전히 뻔뻔하고 태연한 얼굴로 묻자 시르는 귀까지 빨개진 얼굴을 잠시 숙였다가 천천히 들어 올렸다. 그 얼굴에는 굳은 각오와 강렬한 애원이 담겨 있었다. 황금빛 눈동자에는 그것보다 훨신 원초적인 욕구. 성욕이 담겨 있었다.

“저와 섹스해주세요.”

“……….”

“저를… 범해주세요.”

“………….”

“그… 저를… 엉망진창으로 범해주세요. 제가 기절할 때까지 범해주세요!”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그래. 그럴게.”

대답을 끝내자마자 몸을 움직였다. 자신의 외침에 수치심이 폭발한 시르는 붉은 얼굴을 내 가슴에 묻었다. 그런 그녀의 몸을 껴안으면서 그녀의 민감한 부위를 자극했다. 교성이 터지고 허벅지 사이에서 다시 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녀를 침대에 눕히고 가랑이 사이에 자지를 삽입한다. 그녀의 교성을 가슴으로 안아 막으면서 허리를 흔들었다. 그리고 그녀가 세 번이나 절정에 도달한 후에야 사정했다.

우리는 그날 하루 동안 사랑을 나눴다.

점심을 먹으면서, 먹은 뒤에, 저녁을 기다리면서, 저녁을 먹으면서, 먹은 뒤에, 화장실에 가서도, 화장실 대신 그녀의 몸을 쓰면서도, 해가 질 때까지, 해가 진 뒤에도, 모든 조명이 꺼진 뒤에도, 달이 뜬 뒤에도.

사랑을 나누고 애정을 나누고 욕구를 해소하고 쾌락의 꿈에 잠겨 우리는 서로를 꽉 껴안고 잠에 빠졌다.

앞으로도 이런 날이 계속 이어지기를 서로 바라면서.

즐거운 휴일이 끝났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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