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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 천재가 가면-21화 (21/93)

〈 21화 〉 21화 시르 플레인

* * *

그 뒤의 일들은 정말 정신이 없었다.

우리는 인사를 끝내고 조사단의 목표를 설명하고 장비를 제대로 챙겼는지 확인하고 길드의 뒷문으로 나와 광산으로 향했다.

하나하나 따져보면 정신이 없을 이유가 하나도 없었지만, 그녀의 존재 하나만으로도 내 정신은 보노보노였다.

그래도 행동에는 단 하나의 실수도 없었다. 오히려 곤혹스러운 건 광산으로 이동하던 중에 어쩌다 보니 나와 그녀가 나란히 걷게 되었다는 점이다.

조사단 인원은 나를 포함해 여덟. 순은인 리에나와 본래 같은 파티라는 잔쥬루가 선도하고 그 뒤를 따라가던 중에 자연스럽게 둘씩 짝지어서 이동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가장 짬찌인 우리가 가장 뒤쪽에 나란히 가게 된 상황이었다.

개꿀.

…아니지. 이건 아니야. 안 그래도 지금 제정신이 아닌데 나란히 걷는다? 여기서 얼마나 더 미쳐 버릴지 모르겠다. 지금 가장 좋은 방법은 그녀와 거리를 두고 깊은 명상으로 마음을 정리하는 것이다.

명경지수????.

고된 훈련 끝에 터득한 정신공부.

이 기술이 있으니 그 어떤 상황이라도 언제나 냉정할 수 있으리라 자신했었다.

그게 오만한 착각이었다는 걸 이세계에 와서야 깨달았다.

…그래도 아예 쓸모가 없지는 않아서 일단 겉으로는 멀쩡하게 행동할 수 있었다. 명경지수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면 이미 추태란 추태는 다 부렸겠지. 그랬다면 지금 상황을 만들지도 못했을 거다.

그래. 그녀와 나란히 걸으면서 다정하게 얘기를 나누는 이 상황을.

“시그 님은 동방에서 오셨다고 하셨지요?”

“그렇죠. 동방. 그것도 북쪽에서 왔죠. 시르 님은?”

“저는 남쪽에서 왔습니다. 혹시 테론티아 대삼림이라는 곳을 들어보신 적 있으십니까?”

“책에서 봤었지만 어떤 곳인지는 잘 모릅니다. 시르 님의 고향이신가요?”

“네. 제가 태어나고 자란 곳입니다.”

그녀는 내 마음을 녹여버릴 것 같은 미소를 짓더니 약간 볼을 붉혔다. 새하얀 피부에 도드라진 홍조는 세상의 색채에 도전하는 혁명이자 마침표였다.

“부끄럽게도 저는 이 나이가 되도록 고향을 벗어난 적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밖에 나와서 보는 게 하나하나가 새롭게 느껴지더군요. 특히 동방은 저도 책으로만 접해서 어떤 곳인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뜁니다.”

쉽게 말해서 내 고향­동방은 지금부터 내 고향이다. 아니, 처음부터 내 고향이었어!­이 어떤 곳인지 궁금하다는 소리군? 잘됐네! 나도 같은 마음이야!

“부끄럽긴요. 저도 이 나이가 되고 나서야 고향을 벗어났는데요? 미지의 장소가 궁금한 것은 당연하죠. 저도 테론티아 대삼림이 어떤 곳인지 생각하면 가슴이 뛰네요.”

“아. 저와 같은 상황이셨군요? 후후.”

그녀가 나를 보고 웃었다.

봄이 왔나. 이 자리에 봄이 있으니 이제 봄이다. 실제로도 봄이었지만. 그건 아무래도 좋다. 그녀가 웃었으니까.

얼굴에 열이 올라오는 것을 필사적으로 제어하면서 약간 시선을 돌렸다.

“테론티아 대삼림은 어떤 곳이죠?”

“잔인한 곳입니다.”

“…네?”

너무나도 뜻밖의 대답이라 나도 모르게 멍청한 소리를 내뱉고 말았다. 일해라. 명경지수. 이런 짓 안 하게 하려고 습득한 기술인데 왜 일을 안 하는데에에에!!

하지만 그녀는 내 멍청한 행동에 아무런 유감이 없는지­그 사실에 또 실망하는 나를 느끼고 죽고 싶어졌다­ 여전히 웃는 얼굴로 말했다.

“테론티아 대삼림을 저희는 성지??라고 부릅니다. 신들이 축복을 내린 땅. 무한한 생명력이 맴도는 곳. 무수한 상생이 이루어지는 땅. 그리고 무정한 약육강식의 땅.”

“…약육강식?”

“네. 성지는 풍족한 곳이지만, 그만큼 그곳의 모든 걸 노리는 자들이 많습니다. 신들께서는 그 땅을 축복하셨을 뿐이지 그 땅의 권리를 사람들에게만 주시지 않으셨습니다. 그 결과 아름다운 초목과 풍부한 작물 아래에선 피가 끊이지 않고 흐르고 있습니다. 혹자는 그 혈류血?야 말로 풍요의 연료라고 말합니다.”

“……….”

“성지에는 수많은 종족들이 모여 살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몬스터라고 불리는 종족도 있습니다. 그들은 성지에서 큰 나라를 세웠죠. 그들에게 다른 종족은 노예이자 양식에 불과합니다.”

“몬스터들의 나라….”

“네. 하지만 다른 나라라고 좋은 면만 있는 건 아닙니다. 대지신과 태양신의 축복으로 풍요로운 땅을 조금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함정을 파고 기만하고 모욕하고 납치하고 협박하고 살해하고. 모든 사악한 행위가 하루도 빠짐없이 일어나고 있는 곳입니다.”

그녀는 고향을 싫어하는 걸까?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부정했다. 그런 것치고는 목소리와 표정에서 애정이 묻어나왔다. 이건 어디까지나 객관적인 평가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런 세상이라고 좋아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나만 해도 그렇다.

그녀가 말하는 건 이미 수도 없이 벌어진 행위이고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행위이며 앞으로도 벌어질 행위이다.

그래서 나는 그녀의 말을 끊고 한 마디 안 할 수 없었다.

“그건 여기나 거기나 다를 게 없네.”

담담한 내 말에 그녀의 눈이 크게 떠졌다. 예상치 못한 말을 들어서일까? 조금 전의 좋은 복수가 되었네. 이런 대화 정말 좋은데. 그런 티를 내지 않고 담담하게 말을 잇는다.

“세계 어디에서나 일어나는 일이야. 사람이 사람이고 욕심을 끊을 수 없는 이상에야 다툼은 사라지지 않지. 뭐, 최대한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한 사상과 시스템을 갖추면 그런 것들이 많이 사라지기는 하지만 근절할 수는 없어. 그리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결국, 그 사상과 시스템도 변질하거나 틈을 찾아서 악행의 톱니바퀴는 계속 굴러가게 되지.”

“……세상은 원래부터 잔인하다는 겁니까? 변할 수도 없고?”

무언가를 바라는 눈빛이었다. 나에게 답을 구하는 걸까? 하지만 정말 안타깝게도 나도 답을 모른다. 정확히는 그걸 해결할 수 있는 길은 알아도 그 길로 사람들을, 세계를 이끌어 나갈 수 없다. 그러니 말로만 떠드는 답은 답이 아니다. 탁상공론은 시간만 낭비할 뿐이다.

그래도 좀 더 좋은 길로 나아가기 위해선 노력해야지. 내가 갈고 있는 세상이잖아? 그러니 세상이 더 좋게 변하길 바라는 건 인간의 근원적인 소망이다. 생활권의 확장은 지역, 국가, 인종으로 끝나지 않는다. 내 생활권은 행성 전체다.

그러니 이런 손발이 오그라드는 말도 태연하게 할 수 있다. 부끄러운 건 부끄러운 거고 오그라드는 건 오그라드는 거지만, 그게 내가 믿는 바이고 내가 걸어가는 길이니까.

“잔인하지. 하지만 잔인하기만 한 건 아니야. 그랬으면 우리는 이런 문명을 만들지 못했다. 문명이 생성되는 선결 조건은 ‘이타심’이야. 타인을 위하는 마음을 가지지 못하면 문명은 성립될 수 없어. 공동체가 만들어지기 위해선 남을 위하는 마음이 필요하기 때문이야. 그렇게 공동체가 만들어지면 환경에 맞춰 살기 위해 발전하기 시작하지. 그러면 그 안에서 선과 악이 만들어지고, 되도록 많은 사람이 살 수 있는 길을 선이라고 지정하고 되도록 많은 사람이 살 수 없는 길을 악이라고 지정하게 되는 거야.”

“……….”

“그것도 딱 잘라서 나눌 수는 없긴 하지. 사람은 선과 악을 전부 품고 있으니까. 애초에 선과 악이 사람의 행동을 보고 만든 개념이니 당연한 결과지. 그래서 악한 행동을 선이라고 포장하고 선한 행동을 악한 행동이라 왜곡하는 일도 빈번히 일어나. 하지만 사람들은 결국 어떤 게 선한 행동이고 어떤 게 악한 행동인지 알아. 수천 년 동안 문명을 쌓아 올리면서 생성된 도덕적인 가치관은 한두 세대의 폭주로 무너질 정도로 만만치 않으니까.”

“……….”

“항거할 수 없는 폭력으로 모든 문명이 무너져 내리면 결국 도덕성도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긴 하겠지만. 그대로 도덕적인 가치관을 회복하지 못하면 문명 회복은 이루어지지 않고 도덕적인 가치관을 회복하면 문명을 회복할 수 있겠지. 도덕이란 언뜻 보면 쓸모없는 이상론 같지만, 사람들은 도덕적인 사람이고자 해. 그래서 악행을 저질러도 변명을 하고 왜곡을 하고 숨기려고 하지.”

“……….”

“타인을 미워하는 이유의 다수는 상대방이 도덕적이지 않은 행동을 했기 때문이야. 반대의 경우도 있지만, 전자보단 반드시 소수야. 많은 사람이 미워하는 사람은 비인륜적이고 비도덕적인 행동을 한 사람이지.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사람은 시기하는 사람은 있을지언정 많은 사람이 좋아하거나 존경하지. 다들 아는 거야. 도덕적인 사람은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오히려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 비도덕적인 사람은 자신에게 해를 끼치고 내 것을 뺏어갈 수 있는 사람. 본능적으로 그걸 깨닫고 있어.”

이제 마무리를 지을 때다. 그녀의 시선이 부담스러운 걸 넘어서 내 정신을 불태울 정도로 빛나고 있었다. 이렇게 빛나는 황금이 세상에 존재했던가? 그 황금이 나만을 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황홀경에 들어설 것 같았다.

“결국, 사람이란 이기己를 위해 이타?해야 하는 생물이야. 홀로 완전하고 홀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러지 않아도 되겠지. 그러나 이제까지 그런 사람은 없었고 그런 사람이 생긴다면 그건 이제 사람이 아니야.”

“……….”

“세상은 잔인하지. 그런 만큼 상냥한 면도 있어. 네 고향을 가본 적 없는 내가 뭣대로 떠드는 것에 불과하지만, 그곳에도 분명 타인을 위하는 사람들이 있을 테고, 타인을 사랑하는 마음도 있을 테지. 무엇보다 네가 있는 시점에서 그곳은 그렇게까지 잔인한 곳이 아닐 거야.”

그걸로 나는 장관설을 끝냈다.

……아, 시발. 마지막에 싸구려 작업 멘트를 넣어버렸잖아. 돌겠다. 어쩌자고 저런 말을 끼워 넣은 거지? 설마, 이런 말에 그녀가 감동한다고 생각한 건가? 나 자신의 한심함과 그녀가 실망했을지도 모른다는 절망감에 죽고 싶은 기분이었다.

그것과는 별개로 내 시선은 그녀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그녀의 눈이 반짝였다. 조금 전과는 전혀 다른 빛. 그 빛 속에서 나는 명백한 호의를 느낄 수 있었다. 내 바람으로 생긴 착각이라면 당장 목을 매달고 죽을 정도의 명백한 호의를.

“감사합니다. 시그 님.”

“아니, 뭐. 감사할 것도 없…죠. 흠흠.”

나도 모르게 계속 반말한 것이 무안해서 헛기침을 하자 그녀는 봄바람 같은 미소를 지었다.

“후후. 괜찮습니다. 편하신 대로 말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어, 그러면 시르 님…아니, 시르도 편하게 말하지 그래? 나랑 나이차이도 얼마 안 나지 않나?”

동갑­실제론 내가 9살 많지만­이라는 걸 길드 마스터에게 들었지만, 오늘 처음 만난 사람의 나이를 알고 있는 건 매우 기분이 나쁜 행동이기에 대충 얼버무리면서 권유하자 그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닙니다. 저는 이 말투가 편합니다. 무엇보다 시그 님 같은 분께 편하게 말을 거는 건… 오히려 불편하군요.”

정말로 불편한지 표정이 안 좋아졌다. 으음. 계속 느끼고 있었지만, 그녀는 나를 상당히 좋게 평가하고 있는 것 같았다. 착각이 아니라면 존경심 비슷한 감정도 느껴졌다.

…아직 보여준 것도 없는데 어째서? 혹시 조금 전 장관설 때문에? 그런데 그거 솔직히 내가 생각해도 되게 깨는 말인데. 고향 얘기 좀 꺼냈다고 갑자기 설명충처럼 자기 생각을 떠든 거에 불과하잖아?

…그녀가 대충 그런 대답을 원하는 것 같아서 평소 생각하던 걸 간추려서 말한 거긴 한데, 이게 존경 비스무리한 감정을 받을 만한 말인가?

……무엇보다 그녀가 내게 품은 감정이 그쪽이라는 사실에 무지무지 실망하고 있는 나 자신이 너무나도 절망스럽다.

아. 이젠 어쩔 수 없구나!

“그래? 뭐, 본인이 좋다면 상관없지만.”

“네. …후후. 시그 님은 정말 신비로운 분이십니다.”

“뭐, 내가 좀 신비롭긴 하지. 겉모습만 봐도 이색적이잖아?”

“……그런 뜻이 아니었습니다만. 확실히 이제껏 본 적 없는 양식의 의복입니다. 부족의 정통의복입니까?”

“전통이라면 전통일까. 내게 맞춰서 개조시키긴 했지만, 기초는 전통의복이지. 다만, 우리 부족의 의복만 쓴 게 아니야. 이것저것 끌어모았거든. 덕분에 만들 때 제법 고생했지.”

“그 말씀은 시그 님이 직접 만들으셨다는 겁니까?”

“그렇지. 내가 이래 보여도 이것저것 재주가 많거든.”

“시그 님은 겉으로 보기에도 재주가 많으실 것 같습니다.

”빈말이라도 칭찬해줘서 고마워.“

”빈말이 아닙니다. 이건 제 진심입니다.“

조금 전까지의 미소를 지우고 진지한 얼굴로 나를 올려본다.

…와. 갑자기 치고 들어오네. 안 그래도 긴장한 거 티 안 내려고 사력을 다하고 있는데 이렇게 치고 들어오면 어떡해! 내 정신은 이미 보노보노라고! 그래도 겉으로는 멀쩡한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필사적으로 익혔던 명경지수 덕분이었다.

”그래? 그거 너무 고마운데. 가슴이 너무 뛰어서 쓰러질 것 같아.“

진심으로.

하지만 그녀는 농담으로 알아들었는지 다시 봄바람 같은 미소를 지었다.

”후후. 시그 님은 같이 있으면 정말 즐거운 분이십니다.“

이거 그린라이트지???

그런 생각이 들자마자 나도 모르게 입이 열리고 꺼내서는 안 되는 말을 꺼냈다.

”그래? 그럼 앞으로도 계속 즐겁기 위해서 같이 다녀볼까?“

시그 선수 공격에 들어갑니다! 일생일대의 첫 공격!

아! 여기서 이 공격이 실패하면 당장 목매달고 죽어야죠!

34년 만의 첫 공격을 순간적인 충동으로 갈겨버린 시그 선수! 인생의 갈림길이 이렇게 찾아올 줄은 상상도 못 했겠죠!

아! 후회하고 있어요! 좀 더 멋진 멘트나 더 좋은 분위기에서 제안하지 못한 걸 후회하고 있어요!

철저하게 준비하고 공격하는 게 본인의 스타일이라고 계속 믿고 있었는데 정작 실전에 들어가니까 온갖 실책이 폭발하고 있습니다!

아! 이래서 입만 산 연애 초보 놈은 안 된다는 거예요. 가히 연애의 조괄이나 마속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시발 좃됐다. 머릿속에 순식간에 떠올랐다가 사라진 중계처럼 나는 내가 좃됐음을 깨달았다. 아니, 시발 왜 조건반사적으로 그딴 말이 나오지? 약간의 호감이 있으니 질러도 된다고 생각한 거냐?! 시발! 34년 동안 동정을 지킨 게 이런 악재가 되어서 돌아올 줄이야! 안 돼! 시발! 누가 제발 시간을 3분 전으로 되돌려줘!!!!!!!!

”네?! 저, 정말입니까? 정말 앞으로도 계속 같이 다니고 싶으신 겁니까? 그렇다면… 그건 오히려 제가 부탁하고 싶습니다. 시그 님. 이 일이 끝난 뒤에 저와 파티를 맺어 주실 수 있으실까요?“

그녀는 기대감으로 반짝거리는 황금을 새하얀 도화지에 그려진 저녁놀 같은 홍조 속에 담아 나를 올려 보았다.

GOALLLLLLLLLLLLLLLLLLLLLLLLLL!!!!!!!!!!!!!!!!!!!!!!!!!!!!!!!!!!!!!!!!!!!!!!!!!!!!!!!!!!!!!!!!!!!!!!!!!!!!!!!!!!!!!!!!!!!!!!!!!!!!!!!!!!!!!!!!!!!

장담하는데. 지금 나는 일생에 가장 한심한 얼굴을 하고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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