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에로마법소녀 리리아!-28화 (28/34)

〈 28화 〉 27. 여신연 단톡방

* * *

...아ㅇ!

...리앙!

“.....리리앙 !”

“응얏!”

나는 깜짝 놀라며 몸을 일으켰다.

“으응.. 푸시 무슨 일이야?”

그러자 푸시가 어이없다는 말투로 대답을 했다.

“리리앙 ! 잊은거양 ? 오늘 약속 있잖앙!”

“힉, 맞다! 몇 시지?”

나는 부랴부랴 핸드폰을 찾아 시간을 확인했다.

4시 40 분.

5시 반까지 약속이니 아슬아슬한 시간이다.

“으, 빨리 씻어야겠다”

“리리앙도 참.. 알람도 안하고 자궁! 날 너무 믿는 건감? 헿”

오락가락하는 푸시를 보고 있자니 뭔가 으슬으슬하다.

생각해보니 이불도 안덮고 알몸으로 자서 그런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몇 시간 자지도 않았는데 생각보다 컨디션이 괜찮은 것 같기도 하다.

에로 마법소녀가 된 게 실감이 가기 시작한다..

아무튼, 생각을 정리하고 나는 샤워실로 향했다.

***

날이 추워서 살짝 두꺼운 패딩을 입고 집을 나섰다.

새벽이라 그런지 쌀쌀한 기분.

그래서 오늘은 좀 더 따뜻하게 닉사스대신 스타킹을 신었다.

거기에 리본대신 넥타이로 마무리했다.

그리고 오늘의 팬티는 당연히 분홍색이었다.

목요일이기 때문이다.

월화수목금 분노빨분흰.

내가 작년부터 유일하게 지키는 나만의 약속이다.

해당되는 날에 다른 색의 팬티를 입으면 뭔가 개운하지 않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깔맞춤을 안하면 또 느낌이 이상하기 때문에 브래지어도 분홍색으로 맞추었다.

넥타이나 스타킹도 분홍색이라 내심 만족한다.

다시 핸드폰을 쳐다봤다.

5시 10분!

빨리 준비한다고는 했지만 여전히 늦은 시간이다.

천천히 달린다면 제시간안에 도착할 것 같다.

나는 달리기 시작했다.

달리면서 메신저를 확인했다.

어제 그런..일이 있었기도 했고 바로 잠 들어버려서 확인할 겨를이 없었다.

아마 아영이한테 좀 왔겠지.. 생각하며 메신저를 확인했다.

역시 아영이한테서 여러 개의 메세지가 와 있었다.

내심 미안하다고 생각하며 답장을 하려는 찰나,

“....!!!”

나도 모르게 새로운 단톡방에 초대되어 있었다.

'여신연'

오쓰리가 속한 동아리.

어제 있었던 일이 주마등처럼 빠르게 지나가면서 가팔라지는 숨을 내쉬며 단톡방을 클릭했다.

­­ <김인환=멸치, 정덕구="돼지," 김호진="호빗" 입니다=""/>

2021.03.17. 목 23:20

[세연 님이 여신연 그룹에 초대 되었습니다]

김인환 : 어서오게. 우리의 아이돌 ! 리리아! [환호하는 토끼 이모티콘]

정덕구 : 우와 ~!! 드디어 리리아 등장 !!

김호진 : 기다리구 있었다구~!! ㅎㅎㅎㅎ

정덕구 : 리리아 잘 들어갔지이? [걱정하는 곰돌이 이모티콘]

김인환 : 흠.. 좀 걱정되긴 하군. 그래도 우리의 리리아라면 잘 들어갔으리라 믿소.

김호진 : 당연하지!! 리리아가 너네들이랑 같냐? ㅋㅋㅋㅋ

[중략]

김인환 : 음?! 그런데 리리아의 본명이 세연이었소?

김호진 : 어? 그러네 ㅋㅋㅋ 리리아 쨩의 본명이 세연? 이름도 예쁘네 [대충 껴안는 강아지 이미지]

정덕구 : 세연이라고 하니깐 우리 반 애 이름이랑 똑같네

김인환 : 오! 생각해보니 그렇소.

김호진 : 얼굴도 진짜 닮긴 했다 ㅋㅋㅋㅋ

정덕구 : 근데 머리 색이나 눈동자 색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잖아~

김인환 : 하긴 그렇소. 우리의 리리아 쨩은 좀 대범한 면이 있소. 반면에 우리의 1학년 9반 19번 진세연 양은 살짝 소심한 면이 없지 않아 있지

[대충 다들 동의하는 메시지]

김호진 : 근데 우리 반 진세연도 리리아 못지 않게 착한 것 같긴 해

정덕구 : 음.. 그렇기는 해~

김호진 : 그리고 야한 면도 살짝..

김인환 : 흠흠

김호진 : 아 이건 여기서 말하긴 좀 그런가?

정덕구 : 글쎄에~ 우리의 리리아라면 크게 신경 안 쓸 거 같은데~

김인환 : 흠.. 확실히 그렇소. 오히려 우리 메시지를 본 리리아 쨩이 궁금증이 생길 수도 있겠소.

김호진 : 확실히.. [강하게 수긍하는 돌고래 이모티콘]

정덕구 : [10장의 사진]

김호진 : 오옷!

김인환 : 크흠.. 역시 우리의 행동대장 답구려. 갑작스럽게 크흠

정덕구 : 헿. 뭘 그래에~ 다 봤으면서 ㅎㅎㅎ 한 달 밖에 안되었지만 엄선해서 고른 세화고 1학년 9반 19번 진세연의 컬렉션 이라구~~

김인환 : 다시 봐도 아름답소. [대충 따봉하는 무 그림]

김호진 : 특히 8번째 사진이 .. 흐흐

정덕구 : ㅎㅎㅎㅎ 우리가 항상 진세연을 주시해서 나온 성과지~ 이 날 노팬티일 줄 누가 알았겠어?

김호진 : ㅋㅋㅋㅋㅋ 맞지

김인환 : 저 반질거리는 애널을 보시오. 너무 아름답지 않소?

정덕구 : 너무 좋아~ 살짝 보이는 보지도 좋구 ㅎㅎㅎㅎ 정말 세화고에 와서 다행이야~

김인환 : 크게 동감하는 바요. 특히 우리 반은 정말 좋은 셔터 찬스가 많소. [크게 따봉하는 토끼 이모티콘]

김호진 : 응 너무 좋지 ㅎㅎㅎㅎ 아직 한달밖에 안됐는데 학교 안에서만 500장은 넘게 사진을 찍었으니 ㅎㅎㅎㅎㅎㅎ [하트를 날리는 복숭아 이모티콘]

김인환 : 그렇소. 성과로만 보면 여신연의 미래는 아주 밝다고 할 수 있소.

정덕구 : [사진 32장, 동영상 5개]

김호진 : 오옷~!

김인환 : 이번에는 우리의 아이돌 리리아 쨩이군. [따봉하는 토끼 이모티콘]

정덕구 : 리리아 쨩도 궁금해할테니깐~

김인환 : 아주 옳은 말이오.

­­

나는 덜덜 떨리는 손을 붙잡고 메시지를 계속 읽어나갔다.

보고 있자니 몸이 후끈후끈해지는 게 옷 안에서 부터 식은 땀이 났다.

생각해보니 내 전화 번호를 그냥 주면 안됐었다.

그런데, 그 때에는 그런 생각이 들 겨를이 없었다.

단순하게 쾌락만 좇는 나만이 있을 뿐이었기 때문이다.

메신저 안에는 학생일때의 진세연과 에로마법소녀일 때의 리리아, 두 명이 적나라하게 보여졌다.

특히, 에로마법소녀일 때의 내가 당했던 모든 일들이 전부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된 것에 충격을 받았다. 그렇다면 오쓰리는 내가 당할때마다 있었다는 일일테니...

그러나, 아직은 이 세명이 리리아가 나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건 내심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카톡 프로필 사진은 나와 아영이가 손을 맞잡은채 그림자를 찍은 사진이었고, 내 이름은 성을 안 붙인 세연이었다.

이 두 가지 때문에 오쓰리가 아직은 헷갈려 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그러자 나는 이 단톡방에서 나가야 하나 갈등이 생겼다.

더 이상 정보를 준다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 이미 약속을 해버렸고 내가 나간다면 이 세 명은 절망에 빠질 것이다.

그건 히어로로서, 에로마법소녀로서 해서는 안될 일이다.

사람을 절망에 빠지게 하는건 빌런이 하는 행동이다.

나는 오로지 행복과 희망을 줘야 하는 히어로, 에로마법소녀 리리아다.

나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학생으로서, 에로마법소녀로서 .. 으윽, 머리가 아파왔다.

다행히, 바람이 차서 그런지, 내 머리 속의 열을 날리고 있었다.

나는 다시 오쓰리가 찍은 내 사진을 확인하였다.

수영복 사진, 내 치마가 올라가서 팬티가 들춰진 사진, 실수로 노팬티로 가서 애..널이 보인 사진, 체육복 사진 등등 야한 사진들이 있었다.

나는 답답하기도 했지만, 이 묘한 상황에 가슴이 콩닥거리기 시작했다.

'하...이러면 안되는데.....'

[너가 나와 동류라는 걸.]

불과 몇 시간 전, 송하나가 했던 말을 떠올린다.

'나는 정말...'

나도 모르게 젖어 오는 팬티를 의식하며 치마를 누른채 학교를 향해 달린다.

그 때,

쿵!

“꺗!”

“읏.. 이런 !”

나는 보고 있던 핸드폰을 놓치며 이번에도 꼴사납게 넘어지고 말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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