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5화 〉 255화
* * *
리아는 다른 중동인들에 비해 비교적 개방적인 문화를 접하며 자라왔지만, 그럼에도 남자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
그래서 민준이 지척에 서서 자신의 다리를 뻔히 쳐다보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심장이 왜 이리 쿵쿵대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열사병에 걸린 것처럼 머리가 어지럽고 호흡이 위태로웠다. 분명 가만히 누워있을 뿐인데.
“하아, 하으으…”
“아버지 일은 유감이네요. 리아 씨를 구하시려다 목숨을 잃으셨다니…”
“아으…하아…네에…아, 아버지는 정말…좋은 분이셨어요…우읏…!”
민준은 다른 주제를 꺼내서 리아의 신경을 잠시 다른 쪽으로 돌린 다음, 느닷없이 리아의 허벅지에 손바닥을 가져다 댔다.
난민들에게 지급되는 구호 물품인지 리아는 헐렁한 츄리닝 바지를 입고 있었다. 허벅지 살결을 느끼기에 썩 좋은 옷은 아니라는 게 아쉬웠지만, 민준은 눈물을 머금으며 일단은 손을 주물럭거렸다.
꾸욱. 꾸욱.
“아무런 느낌도 안 나세요? 지금 리아 씨의 다리에 자극을 조금씩 주고 있는데.”
“네…아, 아무런 느낌도…”
“그럼 이번에는요?”
민준은 손에 오오라를 조금씩 흘려 넣으면서, 다시 한번 리아의 허벅지를 주물렀다.
슬랜더를 넘어 삐쩍 마른 스키니 타입에 가까운 감촉. 가지고 있는 살에 비해 다리가 너무 길어서 그런 것 같았다.
분명 탱탱하고 포동포동한 여성 특유의 지방 가득한 허벅지의 느낌보다는 덜했지만, 또 마냥 나쁜 점만 있는 건 아니었다.
가령, 이렇게 허벅지가 유난히 얇은 경우에는 한 손으로 허벅지 근육 전체를 움켜쥐고 근육과 살이 갈라지는 자극적인 부위들을 마음껏 주물러댈 수 있었다.
만지는 느낌은 덜 하지만, 애무를 당하는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좋은 체형이랄까.
“꺄, 꺄앗…!”
“아, 이런 죄송합니다.”
“어, 어떻게…! 방, 방금 다리가 무척 저릿저릿해서…! 민, 민준 님…!”
달려있긴 하지만 쓸 수 없는 다리였다. 물론, 아무런 감촉도 느낄 수 없었다.
근데 민준이 어루만지자 번개에 직격당한 것처럼 신경이 찌리릭 하고 살아났다.
리아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서 입과 눈을 크게 벌리며 민준의 이름을 부르짖었다.
“저는 한국 전통의 기 치료법을 수련했습니다.”
“기, 기…! 들, 들어봤어요…! 동양의 신비…!”
“예. 그래서 현대 의학으로도 고칠 수 없는 불치병도 저는 고칠 수가 있습니다. 물론 모든 병을 다 고칠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 운이 좋게도 지금까지 치료하지 못한 환자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민준은 사기꾼이 된 것처럼 유려하게 혀를 놀려댔다. 하지만 정액을 통해 작은 타박상이나 자상부터 지혜의 불치병까지 고쳐온 이력을 생각해보면 영 거짓말은 아니었다.
“정, 정말요…? 그럼 정말…민준 님이 제 다리를 고쳐주시는 건가요?”
“반응을 좀 더 봐야 알겠지만, 아마 고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거, 거짓말…! 아, 아니…죄송해요! 너, 너무 기뻐서…감,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사람을 고치는 게 제 일 인걸요. 허허. 그나저나 좀 더 만지면서 상태를 봐야 할 것 같은데…”
“네, 네! 얼, 얼마든지 만지세요…! 아으, 그, 치료를 위한 거니까…!”
“네, 물론이죠. 전부 치료를 위한 일입니다.”
민준은 얼마든지 만져도 된다는 리아의 허락을 받고 공식적으로 리아의 허벅지를 요리조리 주무르기 시작했다.
정말로 진료를 보듯이 진중한 태도를 보여주고 있었지만, 민준의 손길은 야릇하기 그지없었다.
수없이 많이 여체를 어루만져온 민준은 이미 마사지의 신이나 다름없었다.
테크닉 없이 단순히 꾹꾹 누르는 것 같지만, 민준이 손가락으로 가르는 바로 그 부위가 리아의 허벅지에서 가장 자극적인 포인트였다.
“읏! 하으…하으읏…”
“오랫동안 감각이 없던 리아 씨의 허벅지에 기를 불어 넣으며 자극을 주는 중입니다. 많이 아프세요?”
“아, 아니요…! 아, 아픈 건…아닌데…읏…까앗!”
민준의 손가락이 뭉쳐있는 허벅지 근육 사이를 가볍게 쑥 가르더니 꾸욱. 하고 신경을 자극했다.
근육이 너덜너덜 풀어헤쳐지는 느낌에 리아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그만 신음을 흘려버리고는 깜짝 놀라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민준은 리아의 귀여운 반응을 전부 보고 있었지만, 아무것도 못 본 척 자연스럽게 손을 움직였다.
그렇게 종아리와 무릎 사이를 주무르다 말고, 민준이 표정을 구기면서 리아에게 말했다.
“음…리아 씨.”
“흐아, 네, 네. 민준 님. 혹, 혹시 뭔가 안 좋은 소식이라도…”
“안 좋은 소식은 아닌데…리아 씨가 입고 있는 바지가 너무 두꺼워서 치료하기가 조금 불편하네요…혹시 짧은 반바지 같은 거 갖고 계시나요?”
“아, 아니요…탈, 탈출할 때 옷, 옷을 챙길 여유가 없어서…”
“흐음…그러면 아무래도 바지를 벗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바, 바, 바, 바지를요? 그, 그럼 속, 속옷밖에…팬, 팬, 팬…팬티만 입고 있어야 하는 건가요?!”
“하하, 아뇨. 리아 씨가 뭔가 오해하시는 것 같은데, 손만 닿으면 되니까 바지를 벗되 이불 같은 걸로 다리를 가리고 계셔도 됩니다.”
“아…”
순간 율법에 따라 이대로 민준에게 자신의 몸을 모두 바치고 결혼해야 하는 건지 일생일대의 고민을 하던 리아는, 민준의 말을 듣고 얼굴을 심하게 붉혔다.
흑설탕처럼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탐스러운 갈색 피부를 갖고 있는 리아였음에도, 얼굴이 빨개진 게 티가 날 정도였다.
“아, 아으, 죄송해요…! 제가 이상한 오해를 했나 봐요!”
“아뇨. 충분히 그러실 수 있죠. 아, 오해하지 말고 들어주세요. 리아 씨. 혹시 제가 리아 씨 바지 벗는 걸 도와드려야 할까요?”
“아, 아니요! 그, 그 정도는 저도 할 수 있어요!”
“네. 그러면 저는 뒤돌아 있을 테니, 다 되시면 저를 불러주세요.”
민준의 말에 리아가 고개를 끄덕거렸고, 민준은 리아에게 말한 대로 뒤로 돌아섰다.
“혹,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는 건데…절, 절대로 뒤돌아보시면 안 돼요. 그러면…제가 민준 님하고…결, 결혼을 해야 해서…”
리아가 뒤를 돌아 서있는 민준의 뒤통수에 대고 치솟는 부끄러움을 꾹꾹 참아가며 느릿느릿 말했다.
“리아 씨는 저랑 결혼하기 싫어요? 전 리아 씨만 괜찮다면 뭐…”
“네, 네?! 아, 아니…! 네? 네…?!”
“하하, 장난입니다.”
“아…! 아으, 으으…”
짓궂기 그지없는 장난이었지만, 리아는 민준에게 차마 뭐라 하지도 못하고 양손으로 이불을 꾹 쥐고 잡아 뜯었다.
온몸이 화끈화끈하게 달아올라서 제정신이 아니었다. 남자에게 이런 수위 높은 장난을 당해본 건 처음이었는데, 그게 하필 민준이라서 더 문제였다.
리아는 민준이 장난을 장난이라고 밝히기 전까지 그 찰나의 순간 동안, 자연스럽게 민준과의 행복한 결혼 생활을 상상하고 있었다.
아들 둘 딸 둘에, 정원이 딸린 전원주택 같은 곳에서 오순도순. 그리고 밤만 되면 책에서만 배웠던 부부끼리의 사랑의 행위를 하겠지.
“하아…하응…”
리아는 자신이 얼마나 야릇하게 숨을 뱉어대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저 민준이 시킨대로 어서 빨리 바지를 벗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너무 늦어지면 민준이 정말로 바지를 벗는 것까지 도와주겠다고 할지도 몰랐다.
스으윽!
리아는 츄리닝 바지가 살에 쓸리면서 내려가는 소리가 이토록 크게 날지 미처 몰랐다.
귀에 들려온 이상야릇한 소리에 몸을 움찔거린 리아는 잠시 곁눈질하며 민준의 눈치를 살피다가, 눈을 꼭 감고 마저 바지를 내렸다.
하지만 다리를 쓸 수 없는 리아는 평범한 사람들처럼 금방금방 바지를 벗을 수가 없었다.
골반에 한 번 걸린 츄리닝이, 허벅지 중간과 무릎께, 그리고 종아리에서는 두 번씩이나 쉬어가며 어렵사리 발 사이에 걸쳐졌다.
너무 적나라하게, 그리고 야릇하게 들려오는 바지를 느릿느릿 벗는 소리에 이미 민준의 자지는 부풀어 오른 지 오래였다.
“으응…아응…끄앙…”
“리아 씨, 많이 힘들어요?”
“아, 아니요…! 할, 할 수 있어요…!”
워낙 다리가 길어서 허리를 숙여 발바닥 사이에 걸려있는 츄리닝을 벗겨내기가 쉽지 않았다.
리아는 간식을 원하는 강아지처럼 낑낑대면서 겨우겨우 츄리닝을 벗겨내고 곱게 개켰다. 민준이 보지 못하도록 배게 밑에 넣어둘 생각이었다.
‘어, 어라…? 이게 뭐지…?’
열심히 츄리닝을 개키고 있는데, 사타구니 부위에 물기가 가득했다.
손가락으로 만져보니 물이 묻은 건 아닌 것 같았다. 달팽이 점액처럼 끈적거리는 촉감을 갖고 있었다.
민준 몰래 조심스레 냄새를 맡아보니 어쩐지 기분이 묘했다. 뭐라 형용할 수 없는, 약간 비릿하면서도 시큼한 향기였다.
‘어, 어디서 이런 게……설, 설마…?’
리아는 재빨리 입고 있던 순백색 팬티를 내려다봤다. 아니나 다를까 이미 팬티의 가운데 부분이 흥건하게 젖어서 잔뜩 질척질척해진 상태였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알 수 없었다. 성기 쪽에서 끈적끈적한 액체가 이렇게나 잔뜩 흘러나오다니. 분명 오줌이나 생리혈은 아니었다.
“아…아으…”
리아는 패닉에 빠져서 일단 이불로 재빨리 자신의 다리를 가리고, 사타구니가 젖어있는 츄리닝을 배게 밑으로 숨겼다.
마치 나쁜 일을 저지르고 있는 것처럼 심장이 요동쳤다. 왜 이러는 건지는 몰라도, 정신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하아…하으, 하으응…”
“리아 씨. 숨소리가 매우 불안정한데…괜찮아요? 준비는 다 되셨나요?”
“아, 네, 네! 이, 이제 다 됐어요!”
“그럼 뒤돌게요?”
“네…!”
리아의 대답에 민준이 천천히 뒤돌았다. 리아는 바지를 벗고 다시 침대에 누워 필사적으로 숨을 고르고 있었는데, 민준이 느닷없이 리아의 이마에 손을 올렸다.
“으읏…!”
“열이 심한데…혹시 무리하게 탈출하다가 감기에라도 걸린 건 아닐지…”
“아, 아…아니에요…흐우, 괜찮아요.”
“그래요? 뭐, 어차피 저희 센터에 가서 정밀검사를 받으실 테니…일단은 다리를 먼저 치료하도록 할게요.”
“네, 네.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민준 님.”
리아의 감사 인사를 건네자 민준은 부드럽게 미소 짓고는, 다리를 만지기 위해 리아의 하반신을 가리고 있는 이불 사이로 손을 집어넣었다.
처억.
“으하아…하으, 흣…”
맨살에 직접적으로 민준의 손이 닿자,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자극적이었다. 리아는 참아야지 하면서도, 또다시 야릇한 숨을 뱉어냈다.
“아까 허벅지를 치료해드렸으니, 이번에는 그 아래쪽을 치료해 드릴게요.”
“네, 네에…부, 부탁드려요. 민준 님.”
민준의 눈빛은 진중하기 그지없어서, 리아는 감히 민준에게 사심이 담겨있다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래서 자꾸만 야릇한 감정을 드는 자신을 자책했는데, 이번에는 자책 같은 걸 할만한 여유조차 없었다.
“앙, 아으읏…! 끄읏, 하아…민, 민준 님…!”
“리아 씨, 아파요?”
“아, 아앙…! 으우우…아, 아픈 게 아니라…! 읏, 하으, 하읏…!”
평생 쓰지 않은 리아의 종아리 근육은 부실하기 그지없었다.
민준이 그런 부실한 종아리 근육을 손가락으로 사정없이 깊이 찌르자, 전기가 관통하는 것 같은 극심한 자극에 리아의 상체가 파르르 떨려왔다.
“자극이 충분해야 치료 효과가 있습니다. 조금만 참아주세요. 리아 씨.”
“네, 네에! 흐아, 참, 참아볼게요…으, 으우…하으, 끄아…”
맨손으로 질펀하게 리아의 종아리를 마사지하며 손을 쭉쭉 내린 민준이, 마침내 리아의 발을 움켜잡았다.
워낙 타고난 골격이 좋아서 그런지 리아의 발은 작은 편은 아니었다.
옆으로는 좁은데 위아래로는 길게 뻗어있었고, 당연히 발가락도 긴 편이었다. 전체적으로 얇고 늘씬늘씬한 발이었다.
민준은 그런 리아의 발을 한 손으로 받치고, 다른 한 손으로는 발바닥 중간쯤에 움푹 들어간 혈 자리를 꾹 눌렀다.
꾸욱.
“아읏…!! 끗, 민, 민준 님…! 흐아, 하우우, 너, 너무 쌔요…!”
“죄송합니다. 리아 씨, 조금 강도를 낮추겠습니다.”
“부, 부탁드릴게요. 읏, 하읏…하아, 하앙…!”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민준은 절대 강도를 낮추지 않고 리아의 발을 사정없이 주물렀다.
민준이 주는 자극을 견디느라 리아의 온몸에서는 땀이 뻘뻘 쏟아졌다.
눈을 꼭 감은 채 침대 시트를 꽉 붙잡으며 신음을 흘려대는 리아의 모습이 워낙 야릇해서, 민준의 자지가 자꾸만 꿈틀거렸다.
“하아…하아…”
“이제 거의 다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다리의 신경을 전체적으로 연결해주도록 하겠습니다.”
“네, 네에…”
너무 힘들어서 대답을 하는 리아의 눈은 거의 다 풀려있었고,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 때문에 앞머리가 젖어서 헝클어져 있었다.
가련하면서도 섹시하기 그지없는 포즈에 민준의 심장이 움찔거렸다. 침을 꼴깍 삼킨 민준은 허벅지 근육을 어루만지고 있던 손을 리아의 사타구니 쪽으로 더 깊숙이 집어넣었다.
허벅지와 음순의 경계쯤에 민준의 손이 닿자, 리아가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아, 아아…아응…거, 거기는…”
“전체적으로 만져줘야 해서…근데 리아 씨. 여기가 왜 이렇게 끈적끈적하죠? 뭘 흘리신 것 같은데…”
“네…? 네?!”
“리아 씨 허벅지 사이에 끈적한 액체가 잔뜩 고여있어서…”
“아, 아…그, 그, 그런가요…? 저, 저도 뭐가 뭔지 잘 몰라서…!”
“흠…”
민준이 의아하다는 듯이 작게 숨을 내뱉더니, 이불 속에 들어있던 손을 빼냈다.
민준이 리아의 애액이 잔뜩 묻어있는 손가락을 집게 모양으로 만들고 붙였다가 때기를 반복하자, 리아의 애액이 마치 물풀처럼 민준의 손가락 사이에서 끈적하게 눌러붙었다가 늘어지기를 반복했다.
“점성이 상당하네요. 킁킁. 냄새도 약간 비릿하고…”
“아으…! 으, 아아…아으, 민, 민준 님…! 아, 잠, 잠시만…!”
“맛은…나쁘지 않네요.”
“아, 아앙…!”
민준이 혀를 살짝 내밀어서 츕. 하고 손가락에 묻어있는 리아의 애액을 맛보고는 말했다.
리아는 애액이 어떤 역할과 의미를 하는지도 몰랐지만, 어쩐지 참을 수 없이 흥분돼서 끈적한 애액 분수를 울컥울컥 터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