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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플쓰는 밤의 황제-202화 (202/270)

〈 202화 〉 202화

* * *

원래는 그렇게까지 과감하게 대쉬하지 않는 편인데, 옷차림을 핑계로 투닥거리며 슬쩍 민준의 팔에 달라붙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뒤부터는 잠시 기억이 끊겼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호텔 방에서 민준과 키스하고 있었다.

술을 많이 마셔서 생긴 갈증이 깔끔하게 씻겨 내릴 정도로, 촉촉하고 격렬하고 환상적인 키스.

“스무 살짜리가……왜 그렇게 키스를 잘하는 건데……”

간신히 깨어나서 어제의 기억을 되짚어 보던 송아는, 문득 자신의 입술을 손가락으로 툭툭 두드려봤다. 달콤하기 그지없는 민준의 입술이 아직도 살짝 남아 있었다.

“하아­. 대체 이유나랑 야한 짓을 얼마나 해댄 거야………짜증 나게.”

키스를 더럽게 잘하는 것도 문제였지만, 더 큰 문제는 섹스였다. 민준과의 섹스는 뭐랄까, 정말이지 신세계였다.

남자 좆에 매달려서 인생 망치는 멍청한 여자들을 보며 깔깔대며 비웃던 송아였지만, 지금은 무서웠다. 좆 맛이 얼마나 무서운 건지, 어제 민준과 섹스하며 깨달아버렸다.

지금도 깨어나자마자 민준의 좆이 생각나서 비부가 근질거렸다. 어제 했던 섹스가 자꾸 생각나서, 또 그런 섹스를 하고 싶어서 미칠 것 같았다.

오로지 남자를 이용하기 위한 도구로 자신의 몸을 쓰고 다녔던 송아에게는 너무나 생소한 감각이었다.

“……하지만 그런 거에 당해버리면……어쩔 수 없는 거잖아.”

섹스를 위해 조각된 것처럼 완벽한 거대 자지를 가진 민준이었다. 무작정 자지를 삽입하고 허리만 대충 흔들어도 정신이 나가버릴 게 분명했다.

그런데 민준은 심지어 테크닉도 끝내줬다. 섹스 기계라 불러도 부족했다. 섹스의 왕, 섹스의 신이었다.

올림픽에 섹스라는 종목이 있었다면 1등은 떼 놓은 당상이었다.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송아는 망설임 없이 민준에게 전 재산을 베팅할 자신이 있었다.

민준은 대단했고, 송아는 진심으로 민준을 갖고 싶어져 버렸다. 아니, 이미 중독돼서 민준을 못 가지면 정말로 이상해질지도 몰랐다.

“이유나가 골키퍼라는 게 좀 문제긴 한데……뭐, 그렇다고 골 안 들어가는 거 아니니까.”

송아는 자신이 있었다. 솔직히 유나가 너무 압도적이라서 그렇지, 자신도 어디 가서 절대 꿀리는 외모는 아니었다.

또, 어떤 잘나고 잘생긴 남자든지, 송아는 꼬시려고 작정한 남자를 꼬시지 못한 적이 없었다. 남자의 단순한 심리를 파악해서 갖고 노는 것쯤, 그녀에겐 숨 쉬듯이 쉬운 일이었다.

그러니까 민준이 아무리 힘 좋은 대어라고 해도 어장 안에 단단히 가둘 자신이 있었다.

“…출근 준비나 해볼까? 문자 한 통 띡. 보내고 신데렐라처럼 사라진, 우리 귀여운 대표님 얼굴을 보러 가야지.”

송아는 침대에서 일어나 샤워를 했다. 머릿속에는 민준이 보내온 문자의 내용이 계속해서 빙빙 맴돌았다.

­김민준 대표님: 일 때문에 먼저 갑니다. 유 실장님. 말씀드렸듯이, 저는 사실 이유나 본부장님과 사귀고 있습니다. 그러니 죄송하지만, 어제의 일은 잊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술 먹고 저지른 실수니까요. 유 실장님께서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조용히 있어 주시기 바랍니다. 부탁드립니다.

쏴아아악­.

‘나를 그렇게 열심히 따먹어 놓고…실수라고? 허, 웃겨. 정말.’

송아는 샤워기 헤드에서 터져 나오는 미온수로 온몸을 적시면서, 소리를 내어 피식 웃었다. 솔직히 민준이 아니었다면 정이 뚝 떨어졌을 만한 찌질한 문자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송아는 민준이 도저히 밉지가 않았다. 밉기는커녕, 귀여웠다.

이유나의 눈치를 보느라 저런 문자까지 보낼 거면, 애초에 실수하지나 말지. 바보.

‘뭐, 그만큼 내가 꼴렸다는 거겠지…? 도저히 참지 못할 정도로 말이야.’

송아는 이런 부분에서는 민준이 애 같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애초에 남녀 사이의 섹스는 없었던 일로 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특히, 어제처럼 특별한 섹스를 경험하면 서로에게 몸정이 깊게 새겨져서 도저히 한 번으로는 끊어낼 수 없었다. 민준은 결국, 이유나 몰래 수십 수백 번이고 자신과 섹스를 하게 될 운명이었다.

그러다가 보면 이유나의 자리는, 자연스럽게 송아의 차지였다.

“흐흐흥~”

출근해서 민준을 보러 갈 생각에 송아는 샤워를 하면서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얼굴을 마주하고 잔뜩 불편해할 민준의 모습을 상상하니까 벌써 심장이 찌릿찌릿했다.

하지만, 앞으로 송아의 생각이 모두 척척 맞아떨어질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었다.

송아는 민준을 독차지하기 위해서는 유나 말고도 수십 명의 여자를 더 뚫어내야 한다는 것을 몰랐다.

가성비를 고려한 민준이 최대한 스킬을 안 쓰고 송아를 따먹는 데 성공해서 얼마나 기뻐하고 있는지도, 그녀는 몰랐다.

깊게 잠든 줄만 알았던 지난 밤사이에, 민준이 세뇌를 걸어서 일성에 대한 모든 정보를 빼냈다는 것 역시 송아는 몰랐다.

송아는 민준에 대해 많은 걸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그녀는 모르는 게 너무 많았다.

민준이 자신을 이용하려는 자들에게 오히려 더욱더 어수룩한 면을 보여주는 취미가 있다는 것과, 그렇게 특별 관리가 필요한 불량 물고기들이 모인 어장에는 좀처럼 밥을 주지 않는 냉정한 면모가 있다는 것까지도.

***

“…그러니까 꼭 레드스퀘어가 아니라, 삼대장들 전부 똑같을 거란 말이죠?”

“네. 대표님. 모두 일성이 스폰하고 있는 곳들이라……”

“흐음­……”

MJ인베스트먼트 대표실에서, 민준과 유나는 솔라의 컴백 쇼케이스 스테이지를 어디로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논하고 있었다.

사실 진작에 ‘레드스퀘어’라는 콘서트홀에 예약이 잡혀있었다. 규모가 넉넉한 건 물론이고 최신식 시설에 지하철역 근처라 접근성도 좋아서, 돈 잘 버는 유명한 아이돌들은 전부 레드스퀘어에서 쇼케이스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비록, 솔라가 레드스퀘어에서 쇼케이스를 할 정도로 대단한 아이돌은 아니었지만, 이번 솔라의 컴백을 위해 돈을 미친 듯이 쏟아부어 가며 노래, 안무, 뮤비까지 오로지 최상급으로 준비한 스타 엔터에서는 당연히 레드스퀘어와 대관 약속을 잡았다.

하지만 민준이 송아에게 빼낸 정보에 의하면, 레드스퀘어 쪽에서는 쇼케이스 바로 직전에 계약을 뭉개버릴 생각을 하고 있었다.

레드스퀘어가 스타 엔터에 따로 앙심을 품고 있는 건 아니었다. 세아의 수작이었고, 일성이 레드스퀘어의 최대 스폰서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조건 실현될 가능성이 컸다. 소송이 걸리든, 몇억을 물어주든 일성을 믿고 대놓고 미친 짓을 벌일 테고, 그렇게 되면 완전한 외통수였다.

아니, 사실은 이미 외통수나 마찬가지였다. 꼭 레드스퀘어가 아니더라도, 소위 삼대장이라고 불리는 우리나라 최고의 콘서트홀은 전부 일성의 스폰을 받고 있었다.

급하게 다른 곳과 일정을 잡아도, 쇼케이스가 제대로 진행될 리 없었다.

“허­. 일성이 대단하긴 하네……”

“……미리 인지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대표님.”

“유나 씨가 뭐가 죄송해요. 그리고 너무 의기소침해하지 마세요. 어차피 별거 아니니까.”

“하지만……꼭 쇼케이스 뿐만 아니라, 방송 출연까지 막아버릴 작정이라고 하니……저희 쪽에서도 최대한 로비를 해보겠지만, 대한민국에서 일성의 위상이 워낙 높다 보니 아무리 돈을 뿌려도 쉽게 먹혀들지는 않을 겁니다.”

“아니요? 유나 씨. 그건 아니죠.”

“네…?”

“아까운 돈을 왜 뿌려요. 그것도 뒷돈 받아먹는 놈들한테. 저는 그런 식으로는 사업 안 해요.”

“하면……”

유나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민준을 쳐다봤다. 민준이 이번 프로젝트에 얼마나 큰 노력을 쏟아붓고, 기대를 걸고 있는지 유나는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유나가 보기에 이번 프로젝트는 영 가망이 없었다.

민준은 애써 괜찮다고 하고 있지만, 일성의 견제가 이렇게 빡빡하게 들어오는 상황이라면 사실상 대한민국에서는 살아남을 수 없었다.

대한민국에서는 일성이 왕이었고, 특히 문화예술계 쪽에서는 신이었다. 일성 혼자서 거의 모든 문화 단체와 기관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봐도 무방했다.

쇼케이스 스테이지 하나 잡기도 어려운데, 방송 출연이며, 언론 플레이 같은 것들이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표정 구기지 말아요. 유나 씨. 저 진짜 괜찮다니까요?”

“……”

“아, 진짜. 안 되겠다. 자, 이리 와서 앉아요.”

툭툭­.

민준이 앉아 있던 거대한 회장 의자를 드르륵 빼내면서, 무릎 위를 툭툭 두드렸다.

유나는 죽을 듯이 부끄러워하면서도, 고개를 푹 숙인 채 민준의 무릎 위로 가서 앉았다.

민준은 유나의 매끈한 허리를 끌어안고, 손으로 유나의 몸을 여기저기 쓸어주면서 유나의 귀에 속삭였다.

“부산에 퀸 메이어 호텔 있는 거 알죠? 마린 시티 쪽에 있는 거. 왜 메이어 그룹의 최상위 계열 호텔이 드디어 대한민국에 생겼다고 난리 났었잖아요.”

“으음­……알, 알고 있습니다. 대표님.”

“그냥 거기를 빌려서 쇼케이스 하면 돼요. 제가 말했었잖아요. 이번에 메이어 가문하고 깊은 인연을 맺었다고. 아마 넙죽 빌려줄 거에요.”

“하, 하앙­. 아, 아으­. 조, 좋은 생각이긴 한데…! 흐아……배, 배보다 배꼽이 너무 큰 건 아닐지…”

“그럼 배를 더 키우면 되죠. 아, 이번에 그 호텔에서 빅스쇼도 같이 열어보는 건 어때요? 어차피 모델들도 다 준비되어 있고, 갑자기 플러스 사이즈 쪽으로 회사의 정체성을 바꾸느라 공개하지 못한 섹시 란제리들도 많다는데……이번에 써먹으면 딱 맞겠네요.”

“아, 아으……어, 어떤 생각인지는 알겠는데…!”

민준의 손이 지렁이처럼 온몸을 끈적하게 훑고 다니는 순간에도, 유나는 용케 민준이 그리고 있는 그림이 뭔지 알아볼 수 있었다.

전통적으로 빅스쇼에는 레전드급 팝스타들이 함께했다. 패션쇼가 진행되는 동안 팝스타들이 같은 무대에 서서 공연하는 식이었는데, 세계 최고 모델들의 워킹과 팝 스타들의 환상적인 공연이 합쳐져서 언제나 빅스쇼의 화제성은 상식 밖의 수준이었다.

패션계의 격언인 백번의 잡지 광고보다 한 번의 패션쇼가 파급력이 더 크다는 말도, 사실은 빅스쇼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민준은 그 대단한 빅스쇼의 초대 가수로 솔라를 세우려는 작정이었는데, 언뜻 화려하기 그지없어 보이지만 유나가 생각하기에는 부족한 점들이 많았다.

평소라면 논리적으로 딱딱 정리해서 요점만 쏙쏙 보고하겠지만, 지금은 민준이 거의 애무하듯이 온몸을 주무르고 있어서 그렇게까지는 무리였다.

유나는 어쩔 수 없이 굉장히 축약적인 화술을 사용했다. 터져 나오는 신음을 삼키면서 말을 하려면, 겨우 이 정도가 최선이었다.

“흐, 흐아앗­! 솔, 솔라가 너무 무명이라……인, 인지도가 부족……! 흐아, 하우우­……빅스쇼에 가려서……쇼케이스의 의미가 퇴색……! 으읏, 하앙­!!”

“뭐,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저는 믿거든요. 진짜 별들은 언제 어디에 있던지, 저 혼자 반짝반짝 빛나는 법이라는 걸요.”

“그, 그런 감성적인 말로 포장해 봤자……무, 무명은 무명…! 하읏, 흐으, 흐아앗­!”

“허어, 이건 이런. 저는 가끔 유나 씨가 너무 이성적이라 어색해요. 사실은 누구보다……잘 느끼면서.”

“으읏­! 민, 민준 씨…!!”

스윽­.

여태껏 놀리기라도 하듯이 복부의 아래쪽과 허벅다리 안쪽만 살살 쓰다듬고 있던 민준의 손이 드디어 유나의 보지로 향했다.

애가 닳을 대로 닳아서 미친 듯이 달아오른 상태였던 유나의 허리가 활처럼 휘었다. 민준의 손에는 유나의 질척한 꿀물이 가득했다.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요. 유나 씨. 적어도 공부만 하며 바르게 자란 유나 씨보다 제가 사람들 관심은 더 잘 끄니까.”

“하읏, 흐아앙­. 아읏, 그, 그만…! 그만이요…! 비, 비서들이 들어올지도 모르는데…!”

“그럴 리가요. 문 앞에서 우리가 섹스하는 소리를 엿들으며 자위를 하면 모를까……”

“아, 아응­! 그, 그게 더 이상한데엣…! 흐앗, 아응­!!”

“이제 와서 뭘 수줍어해요. 유나 씨. 아마 항상 그럴걸요? 우리 비서들이 얼마나 야한데요. 물론, 유나 씨만큼은 절대 아니지만.”

“말, 말도 안 돼…! 다, 다 민준 씨 때문에…! 아, 하읏­!!”

민준은 능숙하게 유나의 몸을 살짝 들어 올려서 공간을 확보하고, 순식간에 바지를 잡아 내렸다. 물론, 팬티까지 함께였고, 탄성 좋은 용수철처럼 성난 자지가 휙. 하고 튀어 올랐다.

의자에 앉아서 무릎 위에 여자를 앉혀놓고 하의를 벗는다는 게 사실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의자에 앉은 상태라면 늘 이런 자세로 유나를 따먹곤 하는 민준에게는 별로 어렵지도 않았다.

민준은 영 거슬리는 유나의 옷도 마저 벗겨버리고는, 환상적으로 깊고 아름답고 패인 유나의 척추기립근 쪽에 고개를 파묻고 위에서 아래로 기립근 전체를 혀로 쭉 핥았다.

“하으읏­!! 꺄흥, 흐잇­!!”

민준의 혀가 등골을 휘감자, 유나는 전기의자에 앉은 사람처럼 온몸을 벌벌 떨어댔다. 너무 짜릿짜릿해서 감전된 것만 같았고, 그나마 남아 있던 이성도 모두 날아가 버렸다.

위태롭고 애달픈 몸짓에서 유나가 완전히 발정 나버린 것을 느낀 민준은 만족스럽게 웃으며, 슬슬 유나의 보지에 자지를 맞춰 끼웠다.

하지만 유나와 달리 민준은 온전히 섹스에만 신경을 쏟고 있지는 않았다. 유나는 유나대로 따먹으면서도, 머릿속 한편으로는 솔라의 쇼케이스를 성공시키기 위한 이런저런 방안들을 생각하고 있었다.

더해서 귀엽게 태클을 걸어오는 이세아를 참교육시켜줄 방법까지도.

‘……네가 아무리 잘났다고, 3천억짜리 레깅스 입고 성역 버프에 정액 버프까지 받아가며 연습한 애들을 막을 수 있을까? 뭐, 제 발로 입속으로 들어와 주니까, 나야 고맙지만.’

사실, 미국에서 메이어 가문을 한입에 꿀꺽 삼키면서 느꼈던 만족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너무 달달해서 이가 썩어빠질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물론, 메이어에 비하면 일성이 몇 급은 더 아래겠지만, 적어도 대한민국에서의 영향력 하나는 일성이 단연 최고였다.

그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고, 이제 곧 그 일성의 주인이 바뀔 거라는 것도 사실에 가까웠다.

민준은 세아뿐만 아니라, 그 뒤에 있는 대한민국의 왕좌까지 노리고 있었다.

‘딱 기다려. 세아야. 일성이고 뭐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충분히 예뻐해 줄게. 그 사이에 일성은 내가 먹고 말이지.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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