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8화 〉 16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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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 씨가 훨씬 더 예쁜데, 이 두 사람이 외모 랭킹 1, 2등이었어요?”
“저, 저는 재벌이라고 하기에는 모호한 감이 있어서…아버지가 회장이 된 것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YLO 사교 파티에 참석하는 날, MJ 타워 대표실에서 민준은 유나에게 재벌질 딸내미들의 정보에 대해서 브리핑을 받고 있었다.
수많은 재벌 집 딸내미 중에서도 옥석을 가려내는 작업이었고, 유나가 민준에게 건네준 리스트 최상단에는 예지와 세아의 이름과 사진이 박혀 있었다.
민준은 두 사람의 사진을 훑어보면서 유나에게 달달한 서비스 멘트를 던져 주었다. 의도적이긴 했지만, 거짓말은 아니었다. 지금의 유나는 프로필에 나와 있는 두 사람보다 월등하게 예뻤다.
유나처럼 정액 버프를 받으면 두 사람도 달라지겠지만, 좋은 분위기를 망치려는 게 아니라면 굳이 끄집어낼 필요는 없는 이야기였다.
“운 좋네요. 이 두 사람은…이유나가 있었으면 나란히 랭킹이 한 단계씩 떨어졌을 텐데…”
“그만…! 그만요…! 부, 부끄러워요, 대표님…!”
“사실인데요. 뭐.”
“아, 아으…정말-.”
유나는 두근대는 심장을 겨우 진정시키고 간신히 브리핑을 이어갔다. 민준에게 들은 칭찬 때문에 열이 올라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어질어질했지만, 어찌어찌 말은 이어갈 수 있었다.
민준은 더 이상 유나를 방해하지 않고 유나가 해주는 얘기를 차분하게 듣다가, 자신이 바르게 이해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유나가 해준 말을 다시 한번 정리했다.
“음-. 그러니까, 원래는 신예지가 패션 사업으로 잘 나갔었는데 무리하게 확장을 하다가 사업에 망조가 들었고…그걸 이세아가 헐값에 꿀꺽 삼켜버렸다는 거죠? 그리고 그걸 기반으로 이세아는 승승장구하고 있고…”
“네. 대표님.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신예지의 사업을 망가트리기 위해 일성의 힘이 개입됐다는 소문도 은연중에 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자연도태가 아니고…이세아의 권모술수로 인해 신예지가 망가졌다. 뭐, 이런 말이죠? 흥미로운 얘기네요.”
“네. 그래도 30대 재벌의 말석이었던 ‘신화’를 20위권에 올려놨던 신예지의 패션 감각은 눈여겨 볼만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신예지를 짓밟고 올라섰다고는 하나, 다 죽어가던 일성 패션을 살려낸 이세아의 감각과 능력 역시 만만히 볼 게 아닙니다.”
“둘 다 먹음직스럽다는 소리네요.”
“그, 그렇습니다만…아무래도 이세아의 경우 일성에 몸을 담고 있다 보니…저희가 잡아먹기 위해 준비 중인 신화 그룹의 신예지에게 조금 더 높은 우선순위를 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요? 그냥 새로운 여자들이 둘이나 더 생기는 게 싫은 게 아니고…?”
민준은 가볍게 장난을 건 것이었지만, 유독 마음에 걸렸는지 유나가 크게 펄쩍 뛰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대표님! 저는…저는 언제나 대표님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제 개인적인 감정 따위…!”
“알겠어요. 알겠어. 장난 한번 쳐봤는데 되게 예민하게 반응하네요. 혹시 화났어요?”
“아, 아으…! 대표님…!”
“하하. 이제 브리핑도 다 끝난 것 같은데……계속 대표님이라고 부를 거예요?”
“……그야 업무 시간이니까……여긴 회사기도 하고……”
평소에는 업무 내용을 전달할 때가 아니면 잘만 ‘민준 씨’라고 부르면서, 정말로 삐졌는지 유나는 고개를 살짝 돌리며 민준의 명령을 완곡하게 거절했다.
‘캬-. 귀여워, 귀여워. 어쩜 저렇게 귀여울까. 우리 유나는.’
민준은 단단히 삐진 새끼 고양이처럼 자신에게서 자꾸만 시선을 피하는 유나를 보며 헤벌쭉 웃었다.
평소에는 칼같이 이지적이고 이성적인 유나가, 자신이 관계된 일에는 맥을 못 추리고 쉽게 감정을 드러내는 어설픈 모습을 보일 때, 민준은 언제나 가슴을 들끓게 하는 무한한 음욕을 느꼈다.
민준은 토라져 있는 새끼 고양이를 유혹하는 선하고 깨끗한 목소리로, 유나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지 말고 이리 와요. 유나 씨. 오늘 업무 다 끝난 거 맞죠?”
“대표님의 업무는 다 끝났지만……제 업무는 아직도 한참이나 남아 있습니다……”
“어이구, 이런. 우리 유나 씨 힘들어서 어떡해요. 제가 안마라도 한 번 해드릴까요…?”
“…”
“시원할 거예요. 유나 씨도 제 손맛 잘 알잖아요. 어서 이리로 와요.”
“…네. 대표님. 그럼 안마만…안마만 받겠습니다.”
자신을 살살 달래는 듯한 민준의 태도의 마음이 풀려가고 있었지만, 그래도 유나는 민준을 ‘대표’라고 불렀다.
단순히 자신을 놀리는 민준에게 삐졌다기보다는, 파티에서 대체 몇 명의 재벌집 여자들이 민준에게 꼬리를 칠까 하는 생각에, 유나는 사실 온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한두 명이 아니라 수십 명의 여자가 사교 파티의 가볍고 끈적한 분위기에 취해 스스럼없이 민준에게 달라붙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속에서 자꾸만 열불이 터지는 기분이었다.
머리로는 민준이 세상의 모든 여자를 지배할 절대적인 지배자로서 태어났다는 걸 인지하고 있었지만, 이해할 뿐 받아드리기는 힘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유나의 가슴은 머리에서 내리는 명령을 듣지 않고 자꾸만 제멋대로 행동하고 있었다.
오늘 유나가 유독 민준에게 투정을 부리고, 토라진 모습을 보이는 것도 전부 그 때문이었다.
“읏차-.”
“앗…! 대, 대표님…!”
민준은 거대하고 푹신한 대표 의자에 앉아서, 가까이 다가온 유나의 손목을 강하게 잡아끌어 자신의 무릎 위에 유나를 앉혔다.
민준에게 단단히 토라져 있는 유나는 본능적으로 민준에게 벗어나기 위해서 팔다리를 휘저어댔지만, 민준이 유나의 허리를 붙잡고 있었기 때문에 헛수고에 불과했다.
“가만히 있어요. 유나 씨. 안마받기 싫어요?”
“아, 아읏…! 이, 이런 거 안마가…!”
“안마라고 꼭 등허리만 주물러야 하나요? 전신 마사지니까 잠자코 받으세요. 유나 씨.”
“아, 흐읏…! 아으, 하으-. 대, 대표님…! 대표님…!”
수백, 어쩌면 이미 수천. 하루하루 전투적으로 섹스하며 착실히 쌓아온 민준의 섹스 경험은, 이미 천외천이었다.
유나는 민준에 대한 불만을 어필하듯 평소보다 훨씬 더 단정하게 정장을 차려입고 있었지만, 민준은 그런 것 따위는 전혀 방해도 되지 않는다는 듯 손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유나의 소중하고 깊은 곳 이곳저곳을 음란하게 주물렀다.
민준의 손길 한번 한 번에 정전기가 몰아치더니, 곧 유나의 몸에서 짜릿한 폭풍이 풀기 시작했다. 유나는 토라진 감정의 찌꺼기에 의지해 민준에게서 벗어나겠다는 듯 힘없이 팔다리를 휘저어 봤지만, 힘은 하나도 들어있지 않았다. 맑고 밝았던 유나의 눈동자에 야릇하고 음란한 기운들이 순식간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순간, 유나의 머릿속에서 민준이 파티에 참석한 모습이 떠올랐다.
연회장에 민준이 들어서자마자 수십 개의 눈동자가 민준의 전신을 훑겠지. 모델보다 더 완벽한 옷맵시와 조각처럼 매끈한 얼굴에 깜짝 놀라서, 골빈 암컷들이 주제도 모르고 민준의 온몸을 시선으로 강간하고 민준에게 관심을 받기 위해 천박하게 그지없는 추파를 던져댈 게 분명했다.
명확히 재벌가에 속하지는 않았지만, 그들과 가깝게 지내온 유나는 그들의 수준이 어떤지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대부분의 여자가 집안의 가호를 받으며 공주처럼 자란 뜨내기들뿐이었다. 정작 자신이 할 줄 아는 건 하나도 없으면서 허영심과 자만심으로 똘똘 뭉쳐있는 안하무인들이었다.
물론, 그들의 집안이 가진 힘은 민준에게 도움이 되겠지만, 그럼에도 그들에게 민준이 더럽혀질 거라고 생각하니까, 민준의 손길에 죽어가던 열불이 다시 한번 활활 타올랐다.
“아, 흐앗…! 아응, 흐아앙…! 대, 대표님…! 그만…그만이요…! 오늘은…! 오늘은 대표님하고 안 할 거니까…!”
“네? 뭐를 안 해요? 말해봐요. 유나 씨. 뭐를 안 하고 싶은데요?”
“섹, 섹스으-. 섹스 안 할 거예요…! 흣, 흐하응…! 민준 씨라고도 안 부를 거예요…! 흐읏…!”
“큭. 그래요? 왜요? 제가 파티에 가는 게 그렇게 싫어요?”
“네, 네에-. 시, 시러요…! 흐앗…! 대표님이 그런 질 낮은 여자들한테…! 허영심밖에 없는 어리석은 꼬맹이들한테…! 웃어주고…안아주고…! 시러…! 시러요…!”
“유나 씨가 추천해준 일정이잖아요. 이제 와서 왜 이렇게 삐진 건데요?”
“흐읏…! 모르겠어요…! 저도…저도 잘 모르겠어요…! 흐앗-. 이런 감정은 처음이러서엇…!! 하읏, 흐앙…!!”
민준은 거추장스러운 유나의 정장과 속옷을 아예 벗겨버리고, 딱딱하게 발기된 유나의 유두를 살살 어루만졌다.
오돌토돌한 돌기 하나 없이 깨끗하고 아름다운 진한 분홍색 젖꼭지. 유나의 성감대이자, 민준이 유나의 얼굴 다음으로 좋아하는 신체 부위였다.
민준은 토라진 유나의 감정을 달래듯 부드럽게 유나의 젖꼭지를 애무하다가, 일순간에 힘을 줘서 젖꼭지를 꼬집었다. 손톱까지 살짝 세워서 자극을 극대화시키니, 절정을 맞은 유나의 허리가 활처럼 휘어져 버렸다.
“아읏…!! 흐아, 하으-. 흐아아앗…!!!”
“좋아요. 유나 씨가 하기 싫다고 했으니까, 저도 오늘은 안마만 해드릴게요.”
“흐읏, 흐윽-. 흐으으……대, 대표님…”
“나중에 후회하지 마세요. 유나 씨가 무릎 꿇고 애원해도, 절대로 넣어주지 않을 거니까. 알겠죠?”
“흐읏-. 좋, 좋아요. 삐, 삐졌으니까-. 오늘은 저도 삐질 거니까-. 대표님이 아무리 유혹해도 절대로…절대로…흐, 흐앙-. 하읏…!!”
“큭-. 건방진 모습도 역시 아름답네요. 유나 씨.”
“후에-. 하으, 흐응-. 그렇게 칭, 칭찬해도 안 넘어갈 거니까아-. 하우으-. 흐응-.”
클리토리스를 쓸어주고 있음에도 토라진 태도를 고수하는 유나를 보며, 민준의 눈이 특상의 사냥감을 코앞에 둔 맹수처럼 거칠게 빛냈다.
오랜만에 아주 재밌는 사냥을 하겠다는 생각에 머릿속에서 아드레날린이 끊임없이 분출되었고, 심장박동은 끝은 모르고 높아져만 갔다.
‘스킬을 사용하면 1분 안에 끝나겠지만……그렇게 빨리 끝내버리면 재미없으니까…’
미션은 단단하게 토라진 유나의 마음을 꺾어내고 섹스를 하는 것, 핸디캡은 스킬을 제외하고 순수한 기교만으로 상대하기.
원래는 파티에 참가하기 전에 스타 엔터에 들려서 업무의 진행 상황을 체크해야 했지만, 이렇게 된 이상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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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휘휘~ 휘휘휘휳~”
운전을 하고 있는 민준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걸려있었고, 민준의 입에서는 촐싹대는 휘파람까지 새어 나오고 있었다.
만족스러웠던 ‘이유나 사냥’의 여운이 아직까지 남아서, 민준의 기분을 끝도 없이 높이고 있었다.
“하아~ 앙칼진 유나가 이렇게까지 맛있을 줄이야……음-. 가끔은 삐지게 만들어서 따먹어야겠어.”
민준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 자신의 손길에 필사적으로 저항하던 유나의 얼굴을 떠올렸다.
한 시간. 아니, 거의 두 시간쯤은 버텼을지도 모른다. 정확히 재지는 않았지만, 유나는 무척이나 오랫동안 자신의 애무를 훌륭하게 버텨냈다.
하지만 악마와도 같은 민준의 테크닉에 결국에는 무릎을 꿇고 자지를 달라며 애원했는데, 당연하게도 민준은 유나에게 쉽게 자지를 주지 않았다.
유나가 항복 선언을 한 뒤에도 끊임없이 유나를 애태우고 절정 시키며, 정말로 미치기 직전까지 몰아붙인 다음에야 유나를 따먹어주었다.
민준에게 푹푹 박히면서 거대한 행복감에 짓눌린 유나는, 체면 따위는 신경 쓰지도 못한 채 눈을 뒤집어 까고 칠칠맞게 침을 질질 흘려댔는데, 그토록 망가진 유나의 얼굴은 민준으로서도 처음 보는 것이었다.
언제나 화려하고 도도한 유나의 망가진 모습은 민준의 음심을 미친 듯이 자극했고, 거친 박음질 끝에 민준은 결국 유나를 기절시켜 버렸다.
그러다 보니 파티에 지각하게 되었지만, 후회는 없었다. 심지어는 지각했다고 파티장 안에 들여보내 주지 않아도, 웃으면서 되돌아 나올 자신이 있었다. 그 정도로 기분이 상쾌했다.
“음-. 차들이 좋긴 하네.”
파티 초대장에는 파티 장소가 일성 연수원이라고 적혀 있었지만, 막상 연수원에 도착하니 수십 명은 넘어 보이는 주자 요원들이 차량을 네비와는 다른 길로 안내하고 있었다. 민준은 통제에 따라 게이트에서 초대장을 보여주고, 값비싼 외제 차들이 즐비한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켰다.
“환영합니다. MJ인베스트먼트 김민준 대표님. 절차에 따라서 신분증을 제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연회장 내에서 촬영은 금지되어 있으며 이곳에서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해 함구하는 비밀유지서약서에 사인을 해주셔야만 입장하실 수……"
주차장에서 내려 곳곳에 깔린 안내 요원들의 통제에 따라 걷다 보니, 유럽식 성처럼 지어진 거대한 연회장 입구에서 신분 확인을 하고 있었다.
민준은 신분증을 내고 비밀유지서약서에 사인을 하고 나서야 연회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고작 술 마시고 춤이나 추는 사교 모임이라면서, 뭘 이렇게까지 하는 거지?’라는 반항적인 생각이 들긴 했지만, 기분이 좋은 상태라 굳이 따져 묻지는 않았다.
입구를 지나 멋스럽게 꾸며진 넓은 정원을 여유롭게 걷다 보니, 영화 속에서나 볼법한 거대한 성문이 민준을 반겼다. 활짝 열린 성문의 안에서는 낮은 템포의 느슨한 재즈 선율과 함께 많은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민준은 거침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화려하게 꾸며진 복도를 지나 웅성거리는 소리가 크게 들려오는 메인 홀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문을 열고 뛰쳐나오는 여자가 보였다.
속이 안 좋은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입술을 틀어막은 채 화장실로 뛰어가는 여자가, 어쩐지 눈에 익었다.
‘아. 예지구나. 신화 그룹의 신예지.’
비록 한 번도 예지와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유나의 프리핑 덕분에 예지의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어서 그런지 상당한 내적 친밀감이 느껴졌다.
‘그룹의 돈줄이 되어줄 신랑을 찾아다닌다는 소문이 자자하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