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5화 〉 135화
다영이를 비롯해 정혜와 설영 그리고 인스타 4인방과 혜미까지, 내 버스터 콜에 응답했다. 부르는 족족 다 오겠다고 연락이 온 건데 이렇게 되니까 바빠진 건 오히려 나였다. 나는 일단 프론트에 전화해서 지금 쓰고 있는 최상층의 방을 모두 쓰겠다고 한 다음, 여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서 정해준 방에서 나를 기다리도록 세뇌를 걸었다.
일단 그렇게 해서 교통정리를 조금 하긴 했지만, 문제는 시간이었다. 일 인당 두 번씩 해준다고 가정하면(기껏 호텔까지 불러놓고 한 번만 하기엔 아무래도 아쉬운 감이 있었다.) 나는 저녁때까지 무려 16번의 사정을 조져야 했다.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횟수였고, 나도 그렇게까지 해본 적이 없어서 감당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이왕 이렇게 된 김에 한동안 뜸했던 신체 강화에 돈을 시원하게 질러 버렸다. 신체 강화를 해놓으면 어차피 이득이 되어서 돌아오는 거라, 딱 회사에 넣어줄 정도만 빼고 지금까지 애지중지 모아놓은 복종도를 탈탈 털어서 영끌 강화를 조졌는데, 과정 자체는 문제없었지만 결과가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아니, 너무 만족스러워서 탈이었다.
“전신 성형도 이 정도는 아니겠는데…”
내가 들어도 재수 없긴 했지만, 나는 거울을 보며 그런 말을 읊조렸다. 딱히 이 말 말고는 지금 상황을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이미 몸매나 외모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서, 아무리 강화를 조져도 그리 큰 변화를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완벽한 착각이었다.
영끌 강화 후 김민준은, 지금까지의 김민준과는 많이 달랐다. 거울 속 남자는 내가 알던 있던 나와 생김새는 비슷했지만, 전혀 다른 차원에 살고 있는 것 같은 압도적인 포스를 풍겨댔다. 장난이 아니라, 만약 미스 유니버스처럼 미스터 유니버스가 있다면 100번을 나가도 100번을 뽑힐 정도로 생김새가 완벽했다. 얼굴에 신성력이 마구 뿜어져 나와서, 단지 얼굴을 바라보는데 성스러운 기분이 드는 수준이었다.
뭐, 거기까지는 좋았다. 처음 봐서 이런 반응이지 아마 보다 보면 결국엔 익숙해지겠지. 그런 게 또 외모의 속성이 아니겠는가. 빨리 피는 것은 시드는 것도 빠른 편이었다. 게다가 단지 외모만으로 신성한 분위기를 뽐낼 수 있다는 것은 교주로서 커다란 플러스 요인이었다.
하지만 마음에 걸리는 건, 갑작스러운 변화에 호텔로 오기로 한 여자들은 어떻게 반응할지 도저히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냥 컨디션이 좋은 날이라 잘생겨 보인다고 변명하기에는, 변화가 너무 심각했다. 잘생겨지는 건 물론 좋은 일이었지만, 사람이 이렇게 급격하게 잘생겨질 순 없었다. 여자들이 날 외계인이라고 의심할지도 몰랐다.
심지어 외모가 더 잘생겨진 만큼이나 꼬추는 더 흉악해져 있었다. 굵기는 거의 그대로였지만 길이가 더 늘어나 있었다. 이곳저곳에서 굵직한 핏줄이 더 불끈불끈 솟아올라서 자지에 손만 대도 데일 정도로 후끈거렸으며, 강직도 역시 대단했다. 이제는 돌덩이가 아니라 무슨 텅스텐 급으로 딱딱했다. 별로 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유압 프레스에 집어넣어도 꽤나 버티지 않을까 싶었다.
‘허허…오크 자지도 한 수 접어주겠는데?’
외모를 볼 땐 당황스러웠지만, 더 강력해진 꼬추를 보니까 마음이 왠지 뿌듯했다. 이전 자지도 넣으면 하면 여자들이 반쯤 죽으려고 했는데 자지가 한층 더 강력해진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조금 걱정되긴 했지만, 어차피 정액으로 다 치유가 가능하니 큰 문제는 아니었다. 용맹하기 그지없는 꼬추를 보고 있으니 전전긍긍하던 나약한 마음도 싹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뭐, 어쩔거야. 어차피 자지만 박아주면 아무 생각도 못 할 텐데!’
원래는 내 변화를 못 느끼도록 세뇌를 걸까 했지만, 생각이 달라졌다. 의혹을 제기할 시간조차 없도록 만나자마자 자지로 여자들을 정신없게 하면 어떻게든 되겠다 싶었고, 그렇게 상남자 식으로 돌파해야 안 그래도 부족한 복종도를 아낄 수 있었다. 복종도를 탈탈 털어 쓴 지금 당장은 긴축재정이 필요했다.
‘그래, 괜히 세뇌 때문에 복종도 낭비하지 말고 상남자식 자지 돌파로 가자.’
띵동-.
-오빠…대, 대표님! 저 다영이요…!
마침 생각이 정리될 무렵에, 다영이가 호텔 방에 도착했다. 나는 방금 했던 굳은 각오를 다시 한번 상기하며 성큼성큼 걸어가 문고리를 잡고 문을 열었다. 생애 처음 발동시킨 소집령에 성실히 응답해준 나의 충실한 사도들에게, 받아 마땅한 대접을 해줘야 했다.
‘저녁까지, 묻지 마 섹스 16번…!’
****
“그래서…?!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저녁 먹는다고 했어? 어? 했냐고?!!”
“…임 팀장님. 목소리 좀 낮춰요. 옆 부서까지 다 들리겠어요.”
“크흠. 알겠으니까 빨리 좀 말해줘. 나 지금 현기증 나.”
“…먹겠다고 했죠. 안 그러면 매일 대표실로 부른다는데 어쩔 수 없잖아요…”
“와~~~ 대박~~! 캬. 우리 대표님 젊고 잘생긴 줄만 알았더니, 우리 회사의 숨겨진 보물을 찾자마자 바로 데이트 신청부터 박아버리고. 어우~ 이거 완전 짐승이네.”
언론 홍보부 임 팀장과 진주의 대화였다. 임 팀장은 뭘 상상하는지 콧김을 크게 내뿜고는, 진주를 대단히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우리 진주. 오늘 뭐 입었어?”
“네? 뭐를…”
“속옷! 빤쮸랑 브라 뭐 입었냐고!”
“그, 그걸 갑자기 왜 묻는데요?”
“아오…! 이 화상아! 너도 이제 시집가야 할 거 아니야! 이준호 같은 똥차 보낸 게 기특해서 하늘에서 롤스로이스를 떡~하니 내려 주셨는데, 이 기회 놓칠 거야? 아니! 그런 꼴은 내가 못 보지! 자, 지금 백화점으로 가자 진주야. 어차피 곧 퇴근이잖아.”
“네? 아직 한 시간 넘게 남았는데요? 그리고 백화점에는 왜…”
대단히 흥분해서 침까지 튀겨가며 연설을 펼치는 임 팀장을 약간은 한심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던 진주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되물었다. 진주의 머리로는 임 팀장이 주도하는 얘기의 흐름을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었다.
“왜긴! 너야 어차피 밍밍한 단색 빤쥬나 입었을 게 뻔하니까 그러지. 그런 거 보면 잘 서던 꼬추도 가라앉는다고! 최소 레이스부터, 최대 망사까지. 티팬티는 너무 숭하니까 제외.”
“누, 누구 맘대로 망사를…! 애, 애초에 그 사람한테 팬티 보여줄 생각 전혀 없거든요?”
“진주야. 아직 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그런 건 네 맘대로 되는 게 아니야. 분위기 따라 흐름 따라, 가는 거지.”
“…퍽이나. 그냥 밥만 먹고 올 거예요. 아무리 그래도 띠동갑 차이를 어떻게 만나요.”
“뭐, 네가 정 그렇다면 어쩔 수 없긴 한데…그래도 백화점은 가. 언니 소원이야. 이거 안 들어주면 너랑 일주일 절교. 점심도 같이 안 먹어 주겠음.”
“하아-.”
임 팀장의 협박은 적절하고도 강력했다. 준호는 민준에게 대표 자리를 내어주며 전 직원의 고용 승계를 보장받았지만, 모두가 제자리에 머문 것은 아니었다. 준호의 등을 바라보며 엔터계에 입문한 몇몇 중진들은 자신의 의지로 미련 없이 스타 엔터를 떠났고, 그들이 떠나가자 진주의 곁은 텅텅 비어 버렸다.
임 팀장이 아니면 회사에 같이 점심 한 끼 먹을 사람이 없는 수준이었는데, 이는 진주가 너무 젊은 나이에 높은 자리에 앉은 탓도 있었고, 진주 본인이 자리에 걸맞은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일에만 몰두한 탓도 있었다.
여하튼. 진주는 점심시간을 쓸쓸하게 보내지 않으려면 임 팀장에게 매달릴 수밖에 없었고, 임 팀장은 그 사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악랄하게 이용해 먹었다.
“…알겠어요. 대신 망사는 정말 안돼요.”
“그럼요. 그럼요. 여부가 있겠습니까. 부대표님!”
“하-…”
사람의 면전 앞에서 한숨을 쉬는 것이 무척이나 실례라는 건 인지하고 있었지만, 진주는 자신도 모르게 뿜어지는 깊은 탄식을 억제할 수가 없었다.
지금이야 뭐라고 하든, 막상 백화점에 가면 임 팀장은 미쳐 날뛸 게 뻔했다. 어쩌면 정말 망사 팬티를 사서 강제로 입으라고 할지도 몰랐는데, 억울하면서도 무서운 건 만약 임 팀장이 아까처럼 절교하겠다고 나오면 도저히 어떻게 할 수가 없다는 점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은 임 팀장의 말을 모조리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자신의 곁에 남아준 사람에게까지 절교당하고 싶지 않았다.
진주는 지금도 충분히 외로웠고, 떠나가는 건 이미 떠나간 사람들로도 충분했다.
****
“…진주 씨?”
“…네? 아-. 네, 대표님.”
“그러다 제 얼굴 뚫어지겠어요.”
“…죄송해요. 그런데 얼굴이 좀 달라지신 것 같은데…제 기분 탓이겠죠…?”
“그래요? 어떻게 달라졌는데요?”
“…”
진주는 차마 민준의 질문에 대답할 수 없었다. 안 그래도 잘생겼던 얼굴이 이제는 더 잘생겨서 보기만 해도 후광이 비친다고는, 도저히 말할 자신이 없었다.
운전을 하고 있던 민준은 조수석에 앉아있는 진주를 힐끔거리며 피식 웃었다. 굳이 말하진 않았지만, 진주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살며시 달아오른 진주의 볼에 모두 드러나 있었다.
“그런데 그러는 진주 씨야말로 너무 달라진 거 아니에요?”
“네…?”
“회사에서 봤을 때도 예뻤는데, 지금 보니까 더 예뻐서요. 그래도 치마가 너무 짧은 건…조금 마음에 안 드네요. 다음부터는 그렇게 입지 마세요. 신경 쓰이니까.”
“아-…”
진주는 억울했다. 치마가 짧은 건 자신도 동의하는 바였지만 애초에 이건 임 팀장이 막무가내로 골라서 입힌 것이었고, 모든 걸 다 떠나서 남자친구도 아닌 민준에게 왜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또, 이해가 안 된다고 해서 기분이 안 좋은 건 아니었다.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자신의 치마 길이가 신경 쓰인다고 말하는 민준을 보고 있으니, 이상하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자신의 치마 길이가 왜 그렇게 신경 쓰이는 것인지 궁금했고, 혹시 민준이 딱 달라붙는 짧은 치마 밑으로 드러난 자신의 다리를 보고 있는 건지 신경 쓰였다.
그러나 차마 물어본 자신은 없어서, 진주는 아무런 말도 못 하고 그저 입고 있는 치마의 끝자락을 살짝 내리 끌었다. 민준이 자신의 다리를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까 부끄러워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이보다 더 짧은 무대 의상도 많이 입어봤던 진주지만, 이렇게 부끄러운 적은 처음이었다.
끼익-.
벤틀니가 부드럽게 식당 주차장을 향해 들어왔다.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우고 주차 요원에게 발렛을 부탁한 민준은 진주를 데리고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종업원이 예약된 방으로 민준과 진주를 안내했고, 진주는 민준의 뒤를 졸졸 따라가면서 민준이 얼마나 잘생겼는지,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와…한 사람도 빠짐없이 다들 쳐다보네.’
민준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했지만, 진주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민준에게 시선을 보내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아니, 그들의 의지로 시선을 보낸다기보다는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어서 멍하니 쳐다보는 느낌이었다.
자랑은 아니었지만 보통 누군가와 함께 걸을 때면 지나가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게 하는 건 언제나 자신이었다. 하지만 진주는 지금 이 순간만큼은 자신을 보고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
심지어는 남자들조차 민준의 외모를 보고 놀라는 수준이었다. 이 정도면 잘생겼다는 표현조차 부족했다. 그야말로 신성한 외모였다.
'이런 사람이 날 좋아할 리가 없어. 절대 믿지 말자. 내 분수를 알아야지.'
가까이 붙어서 걷고 있었지만, 지윤은 민준과 점점 멀어지는 기분이었다. 열등감 비슷한 좋지 않은 마음가짐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최근에 벌어지는 모든 상황이 그녀를 위축되고 만들고 있었다.
마음을 다 바쳐 따르고 사랑했던 준호는 떠났고, 한때는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던 멤버 언니들과도 이제는 연락이 뜸했다. 회사에 믿을만한 사람이라고는 임 팀장 밖에 남아있질 않았다. 믿었던 모두가 진주를 떠나갔다.
이미 황폐해진 마음속에는 더 이상 다른 사람에게 줄 믿음이 남아있지 않았다. 얼마나 내가 매력이 없으면 곁에 있던 사람들이 줄줄이 떠나갈까. 하는 자기혐오에 맞서서 버티는 것만으로도 한계였다. 많이 외롭긴 했지만, 그래도 민준을 믿었다가 또다시 버려지고 상처받고 싶지 않았다. 준호보다 더 강렬한 느낌을 주는 민준에게까지 버려진다면, 자신의 마음이 완전히 죽어버릴 것 같아서 무서웠다. 그런 것보다는 평생 외롭게 사는 게 훨씬 더 괜찮을 것 같았다.
“진주 씨.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아…아무것도 아니에요. 대표님.”
진주는 민준의 물음에 문뜩 정신을 차렸다. 어느새 민준과 자신은 방 안에 들어와 앉아있었고, 창밖으로는 서울 시내의 야경이 훤히 보였다. 진주는 잠시 창밖을 바라보다가 다시 민준을 쳐다봤다. 숨 막히게 잘생긴 민준을 보고 있자니 또다시 가슴이 떨려왔지만, 진주는 마음을 독하게 먹었다.
버려질 걸 알면서도 마음을 주는 짓 따위, 이제는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릴 만큼 지겨웠다. 결코, 준호를 원망하진 않았지만, 다른 사람과 결혼한 준호를 사랑하고, 또 사랑했던 자신은 지독하게 원망스러웠다.
“풍경이 참 멋지네요. 나중에 여자친구분이랑 오면 참 좋겠어요.”
“…식사하기도 전에 선부터 그으시면 곤란한데요. 진주 씨.”
“그저 확실하게 하려는 거에요. 대표님이 절 어떻게 생각하시든, 저는 대표님의 마음을 받아줄 수가 없어요. 기껏 좋은 마음으로 식사하러 왔는데, 이런 말씀부터 드려서 미안해요. 그래도 이렇게 하는 게 맞는 거 같아요.”
“나이 차이 때문에 그래요? 아니면 아직도 이준호 전 대표를 좋아하는 건가? 찾아보니까 과거에 열애설도 많이 터졌던데…”
“…”
민준의 입에서 준호의 이름이 나올 줄 몰랐던 진주는 잠시 당황했지만, 다시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준호에 대한 마음은 가슴 한켠에 묻어버린 지 오래였지만, 민준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서는 약간의 거짓말이 필요할 것 같았다.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 혈기 왕성한 민준도 이해하고 넘어가겠지.
“맞아요. 저는 사랑하는 사람이 따로 있어요. 그러니까…”
“뭐, 괜찮아요. 저는 축구로 치면 메시, 호날두라서 골키퍼 있어도 골 잘만 넣거든요. 걱정하지 마세요.”
“…대표님. 이거 장난으로 드리는 말씀 아니에요. 진지하게 들어주세요.”
“저도 진지하게 말하는 건데요? 진주 씨는 저한테 골 안 먹힐 자신 있으세요?”
“…”
진주는 말문이 턱 막혀버렸다. 정말 미친듯한 자신감을 내비치는 민준이었지만, 딱히 반박할 수가 없었다. 민준에게 안 넘어갈 자신 같은 거, 솔직히 전혀 없었다. 다만, 마음을 내주었다가 버려지는 게 무서워서 잔뜩 움츠리고 있을 뿐이었다.
“너무 겁내지 마세요. 진주 씨. 살살 해드릴 테니까.”
“뭐, 뭐를 살살 한다는 건데요…?”
“글쎄요? 진주 씨가 바보처럼 이준호 대표만 바라보느라 놓쳐왔던 것들 이것저것?”
“그, 그런 말은 명백히 성희롱이고 대단한 실례예요! 대표님!”
“네? 이게 왜 성희롱인데요?”
“그, 그건…!! 그, 그러니까…! 잠, 잠시만…! 왜 그, 그런 표정을 지으시는 건데요…!”
씨익-.
민준은 진주를 바라보며 약간은 음흉하게 미소 지었다.
설마설마했더니, 이렇게 화려한 인생을 살고 있는 어여쁜 여자가 30살이 넘도록 처녀였을 줄이야.
유니콘도 이런 유니콘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