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어플쓰는 밤의 황제-123화 (123/270)

〈 123화 〉 123화

‘스타 엔터에 대해서 얼마나 안다고…저런 말들을 저렇게 쉽게…물론, 시스템이 선진화된 건 부정할 수 없긴 하지만…’

아마 밖에서 떠들고 있는 이들은 여자 연습생들 같았다. 그리고 부대표 자리에 앉아있는 진주는 연습생들이 느끼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직접적이고 강력하게 회사가 좋은 방향으로 바뀌어 나가고 있다는 걸 체감하고 있었다. 그래서 ‘대표 차이’를 운운하는 저 어린애들에게 쉽사리 화를 낼 수가 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뛰쳐나가서 호통을 치고 싶었지만,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그다지 틀린 말도 아니었다. 생각해보면, 회사가 더 좋아졌다고 좋아하는 애들에게 화를 낸다는 것도 웃긴 일이었다.

‘그래도…그래도 진짜 죽을 만큼 열심히 했는데…’

다만 진주는, 그동안 쏟아부었던 모든 시간과 노력들이 물거품이 되는 것 같은 그 느낌이 싫었다. 준호와 자신이 정성스레 키워온 스타 엔터가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인정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부정해도 회사는 이미 매각된 상태였고, 새로운 대표에 대해 직원들의 여론 또한 믿을 수 없을 만큼 좋았다. 진주의 의자와는 상관없이, 스타 엔터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었다.

‘하아-. 그래. 그만하자. 여기서 내가 뭘 더 하겠다고…’

매각 당시, 불가피한 인사조정을 제외하면 고용 승계에 대한 부분을 확실하게 보장받았기 때문에 회사에 붙어 있는 것에는 문제가 없었다. 더군다나 아무리 준호가 없다고 해도 연습생 시절부터 시작해서 반평생이 동안을 이곳에 붙어 있었기에 떠나는 것이 두려웠다. 하지만 진주는 드디어 마음을 정리할 수 있었다. 자꾸만 들려오는 여자 연습생들의 수다에도 더는 화가 나지 않았다. 화를 낼 기운도 없었다.

“아, 근데 새로운 대표님 진짜 중국 부자일까?”

“중국? 나는 중동 쪽이라고 들었는데…? 뭐, 어쨌든 부자는 맞겠지. 솔직히 어느 엔터가 식당 재료를 전부 유기농에다가 한돈, 한우만 쓰겠냐고. 우리 아빠한테 자랑하니까 아빠도 우리 회사 연습생 하고 싶데.”

“크큭, 그니까. 오늘도 점심 먹으면서 맛있어서 울 뻔했잖아. 연습생 품위 유지비라고 월급도 생기고. 하-. 존나 스윗해 우리 대표님. 너무 마음에 들어. 나는 진짜 부모님 나이보다 어리기만 하면 외국어 배워서라도 레알로 꼬셔볼 생각 있음.”

“에이. 그건 오바임.”

“왜? 허, 내가 어디가 부족한데!”

“그게 아니라, 내가 먼저 꼬실거임.”

깔깔깔.

거리는 웃음소리가 점점 멀어져 갔다. 진주는 기가 다 빨린 표정으로 화장실 칸에서 슬그머니 나와서는 한숨을 푹 쉬었다.

어쩌다 자기가 변기 칸에 숨어서 연습생들의 얘기를 엿들어야 하는 신세가 된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에휴-. 빨리 퇴사나 하고 여행이나 한번 가볼까?’

콘서트다 미팅이다. 전 세계를 돌아다녀 봤지만, 이 나이 먹도록 개인적으로 여행을 가본 적은 없었다.

화장실에서 나온 진주는 바닥을 보고 걸으며 가보고 싶었던 여행지들을 머릿속으로 하나씩 떠올려 봤다. 그러나 별 감흥은 없었다. 혼자 가서 궁상이나 떨 바에는 그냥 집에 박혀있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이런저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다 보니 머리만 더 아팠다. 머릿속이 생각으로 가득한데, 제대로 된 생각은 하나도 없는. 그런 거지 같은 기분이었다.

“읏…!”

그 순간, 실컷 잡생각을 하며 계단을 오르던 진주는 발을 삐끗했다. 진주는 그대로 중심을 잃었고, 몸이 공중에 떠서 중력에 따라 뒤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진주는 눈을 질끈 감았다. 떠나려 했더니 결국 이렇게 스타 엔터에 뼈를 묻는구나 하는 생각이 뇌리에 벼락처럼 스쳤다. 스스로 생각해도 조금은 억울한 인생이었다.

탁-.

“저기. 괜찮으세요?”

“아…”

하지만 진주의 생각과는 다르게, 진주의 몸은 계단 밑으로 굴러떨어지지 않았다. 다행히도 뒤에서 오고 있던 사람이 쓰러지던 진주의 몸을 반쯤 안아 들었고, 진주는 얼떨떨한 기분에 잔뜩 감았던 눈을 조금씩 떠올렸다.

‘뭐지…? 이 사람 냄새 되게 좋다.’

어찌 보면 죽을 위기였는데 웃기게도 그런 생각부터 들었다. 자신을 여유롭게 안아 드는 다부진 상체의 느낌과 목소리로 들어보니 남자가 확실했는데, 향수를 쓰는 것도 아닌 것 같건만 체취가 굉장히 향기로웠다. 맡는 것만으로 발을 삐끗하면서 요동쳤던 심신이 안정되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좋은 향기에 안정되어 가던 진주의 심장은, 눈을 완전히 떠서 자신을 붙잡아준 젊은 청년의 얼굴을 보고 난 뒤 다시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되게 잘생겼네?’

진주는 단지 잘생긴 남자를 봐서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으로 자신의 심장이 빨리 뛰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연예계에서 날고 긴다는 미남 배우들을 볼 때도 자신의 심장은 평온했다는 것까지는 생각해내지 못했다.

여하튼 진주는, 자신을 구해준 남자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아, 감사합니다.”

“뭘요. 사람이 넘어지는데 당연히 잡아드려야죠.”

“이, 이제 괜찮으니, 죄송하지만 팔 좀 풀어주시겠어요?”

“아, 네.”

진주의 말에 진주의 몸을 붙잡고 있던 민준이 진주가 똑바로 설 수 있게 마지막까지 도와준 다음 서서히 팔을 풀어냈다. 그 후 같이 두어 칸 정도 계단을 올라 평평한 계단참(계단 중간 평지로 이루어진 공간)에 올라선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봤고, 진주가 먼저 민준에게 고개를 푹 숙였다.

“잡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크게 다칠 뻔했는데 덕분에 살았네요.”

“아닙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건데요. 무사하시다니 다행입니다.”

아이돌들은 물론 배우들까지 씹어먹을 정도로 잘생겼는데 심지어는 예의까지 바른 민준을 보며 진주는 자신의 심장이 또다시 이상하게 뛰는 것을 느꼈지만, 계단에서 구를뻔한 탓이라고 애써 변명하면서 최대한 여유롭게 행동했다.

“못 보던 얼굴인데…혹시 저희 회사에는 무슨 일로…?”

“음…견학이라고 할까요? 조금 있으면 대표실에서 미팅도 있고…”

“아…”

진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대표실 미팅이라 했으니, 아마 눈앞에 남자는 새로운 대표가 직접 캐스팅한 예비 연습생인 것 같았다.

물론, 엄청난 착각이었지만 의도적으로 말을 애매하게 던진 민준 때문에 진주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20살 남짓 되어 보이는 청년을 한 회사의 대표라고 생각할만한 사회인은 아무도 없었다.

‘참…보는 눈도 좋네.’

진주는 어쩐지 지는 기분이었다. 그냥 지는 게 아니라 손도 못 써보고 무력하게 완패를 당한 기분이었다.

아이돌 쪽일지 배우 쪽일지는 모르겠지만, 눈앞의 남자는 뭐를 하든 연예계를 씹어먹을 비주얼을 보유하고 있었다. 어디서 이런 실한 청년을 데려온 것인지, 재력 넘치는 새로운 대표는 심지어 케스팅 실력까지 대단했다. 뭔가 의욕이 쭉쭉 빠지는 기분이었다.

‘후우-. 아직은 그래도 이 회사 사람인데…정신 차리자, 김진주.’

진주는 눈앞에 청년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서 애써 마음을 다잡았다. 아무리 퇴사한다고 마음먹긴 했지만, 아직 스타 엔터에 몸담고 있었으니 할 일을 해야 했다. 원석 수준이 아니라 이미 보석의 경지인 저 청년을 스타 엔터와 꼭 계약하게 만들어야 했다. 혹시라도 이런 수준의 인재를 놓친다면, 스타 엔터는 앞으로 20년쯤 땅을 치고 후회할지도 몰랐다.

“음. 견학…혼자서 잘 돼요?”

“하하. 아니요. 솔직히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겠고, 잘 안되네요. 최근에 스타 엔터가 이것저것 많이 바뀐 거로 알고 있어서 직원분들이랑 연습생분들의 생각도 궁금한데, 물어볼 사람도 없고…”

“그럼 시간 괜찮으면 저랑 같이 다녀요. 제가 견학시켜 드릴게요.”

“네…? 아, 괜찮습니다. 업무 보시느라 바쁘실 텐데 어떻게 그런 실례를…”

“괜찮아요. 제가 나름 이 회사 부대표라서 이 정도 땡땡이는 쳐도 되거든요.”

“네…? 아, 부대표님이셨구나. 제가 몰라뵙네요.”

“무슨. 됐으니까 제대로 견학하시려면 저랑 같이해요. 내가 생각했을 때는 손님을 견학시켜 드리는 게 지금 나한테 가장 급한 업무 같으니까 전~혀 부담 갖지는 말고요.”

“…그럼 조금만 부탁드려도 될까요?”

“네. 물론이죠. 혹시 실례지만 이름이…?”

“아, 저는…”

그렇게 통성명부터 나눈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부터 차분하게 한 바퀴씩 돌며 회사의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니기 시작했다.

민준의 요청으로 진주는 회사 시설과 시스템에 대해서 설명해주었는데, 새로 바뀐 것들에 대한 직원들의 여론까지 자세히 물어오는 민준을 보며 진주는 조금 의아해하긴 했지만, 그저 조금 특이한 친구구나 하며 큰 의심 하지 않고 술술 말해주었다. 어차피 기밀 같은 것도 아니었고, 오히려 회사 자랑을 할 기회였으니 좋다면 좋은 일이었다.

“그런데요. 부대표님.”

“네. 왜요?”

“혹시 부대표님 생각은 어떠세요?”

“네?”

“음. 다른 직원분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는 잘 알겠는데, 부대표님이 좋다고 하는 건 들을 수가 없어서요. 저는 부대표님의 생각도 궁금한데, 혹시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우뚝-.

허를 찌르는 민준의 질문에, 견학 마지막 코스로 직접 민준을 대표실까지 데려다주기 위해 걸음을 옮기던 진주의 몸이 우뚝 멈춰 섰다.

‘내가 그랬구나…’

멈춰선 진주는 지금까지 민준에게 해줬던 얘기들을 다시 한번 떠올려 봤다. 분명 민준에게 회사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칭찬을 남발하긴 했는데, 자신의 의견을 나타낸 적은 없었다. 전부 다른 직원들의 얘기뿐이었다. 진주는 잠시 고민하다가 민준을 보며 입을 열었다.

“…당연히 저도 좋죠. 누가 봐도 좋게 바뀌고 있는데…”

“음…”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적응하기가 좀 힘들더라고요. 제가 중학생 때부터 이 회사에 있었는데, 뭔가 완전 다른 회사가 되어가는 것 같아서 낯설기도 하고…”

“그렇구나-. 부대표님은 이 회사에 정이 많이 드셨으니…당연히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네요.”

“뭐…그냥 제 생각이에요. 민준 군한테 들려줄 만한 얘기는 아니었는데, 제가 실수했네요.”

“아니요. 들려주셔서 감사했어요. 저는 부대표님의 생각이 알고 싶었거든요.”

“…제, 제 생각을 왜요?”

진주는 자신도 모르게 말을 더듬어 버렸다. 압도적인 비주얼을 가진 민준이 자신을 뻔히 바라보며 당돌하게 말하니까 갑자기 심장이 쿵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엄청난 주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도저히 진정할 수가 없었다. 점점 의미심장해지는 민준의 눈빛을 보고 있으니, 어딘가 위태로운 기분이었다.

“글쎄요? 제가 이 회사에 들어오면 가장 친하게 지내고 싶은 사람이라서…?”

“그, 그게 무슨…어, 어른한테 그런 장난 치는 거 아니에요. 민준 군.”

“저는 장난 아닌데…부대표님은 이게 장난으로 보이세요?”

“잠, 잠깐만…”

뚜벅-.

민준이 말을 하면서 진주에게 한 발짝 가까이 다가갔다. 갑작스러운 격정 로맨스 분위기에 제대로 당황한 진주가, 다가오는 민준에게 맞춰 한발을 뒤로 물렸다. 하지만 민준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진주에게 다가갔고, 진주는 어찌할 줄을 모르고 계속해서 뒤로 물러섰다. 느닷없는 상황에 눈이 빙글빙글 돌고 머리에 열이 올라서 아무런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저는 부대표님이 정말 마음에 들거든요. 그래서 이 회사에 꼭 남아계셨으면 좋겠어요.”

“잠, 잠시만. 알겠으니까 제발 그만 다가와요. 민준 군. 이거…이런 거 옳지 못한 행동이니까…!”

“왜요? 제가 부대표님한테 다가가서 어떻게 할 것 같은데요?”

턱-.

민준은 과감하게 벽치기까지 해주면서 벽에 몰린 진주를 더욱 강력하게 압박했다. 진주는 민준이 뿜어내고 있는 위압적이고도 묘하게 색스러운 아우라에 압도당해 도저히 반항할 수가 없었다. 팔이 움직이면 뺨이라도 쳐줄 텐데, 손이 벌벌 떨리고 머리가 핑 돌아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스윽-.

민준은 서로의 뜨거운 숨결이 적나라하게 느껴질 정도로 진주에게 가까이 밀착해서, 손을 들어 진주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민준의 손이 어깨에 닿을 때마다 진주의 몸이 움찔 움찔거렸다.

“오늘 견학 도와줘서 고마웠어요. 부대표님.”

“읏, 흐읏-. 이, 이러면 안 돼요. 조금만 진, 진정해봐요. 민준 군에 비하면 나는 이미 아, 아줌마고…”

“아줌마라뇨, 부대표님. 세상에 이렇게 예쁜 아줌마가 어딨는데요.”

“아, 아니…그런 말 해도…그러니까…저, 저기…나는…이미 사,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네? 아니, 왜 그런 말을 하시는데요? 저는 그냥 고맙다고 인사드리려던 것뿐인데…?”

“에…?”

더하면 정말 자리에 주저앉아 엉엉 울 것 같아서 민준은 스리슬쩍 진주에게서 몸을 떼어냈다. 전형적으로 재미만 보고 째는 나쁜 남자의 행태였지만, 이미 착하게 살기는 그른 감이 있었기에 민준이 그리 신경 쓰지 않았다. 민준은 세상 순진한 척은 다 하면서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진주를 보며 예의 바르게 고개를 숙였다.

“오늘 견학 너무 잘 시켜 주셔서 스타 엔터에 대해 정말 많이 알 수 있었거든요. 다 부대표님 덕분이에요. 정말 감사합니다.”

“으…? 응…? 아, 아니. 나야 당연한 일을 한 거니까…”

방금 보여줬던 금발 태닝 양아치 같은 민준의 모습의 한순간의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리니, 진주는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화를 내기는커녕, 예의 바르게 구는 민준에 페이스에 말려서 자신도 역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저는 이제 대표실로 들어가 볼게요. 오늘 견학에 대한 보답은 나중에 꼭 해드릴 테니까,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부대표님.”

“응…? 아니. 보, 보답은 딱히…”

“아니요. 제 마음을 생각해서라도 꼭 받아주세요. 아셨죠? 그럼 이만 진짜로 가보겠습니다. 오늘 정말 감사했습니다. 부대표님!”

“아, 네에-. 뭐…그, 그래요. 민준 군.”

그 뒤, 민준은 정말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뒤돌아서 대표실로 들어가 버렸다.

진주는 한참을 서서 민준이 사라진 자리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느닷없이 얼굴을 크게 붉히고선 부대표실을 향해 전력으로 뛰었다.

****

“이 사람이랑, 이 사람. 아, 이 사람까지 한직으로 쳐내버려요. 유나 씨.”

“네, 민준 씨.”

나는 스타 엔터를 쭉 둘러보며 나왔던 결과를 토대로 유나와 함께 화이트 리스트와 블랙 리스트를 작성하는 중이었다. 교주의 심안이 있었기에 누가 옥석이고 누가 버린 패인지 구분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아, 그리고 부대표 자리에 있는 김진주 씨는 그대로 부대표 자리에 놔두도록 하죠.”

“네? 그래도 꽤 권한이 많아서 민준 씨랑 의견이 틀어지기라도 하면 귀찮은 일이 벌어질 수도 있는데…권한을 좀 줄이기라도 하시는 건…?”

“아니요. 틀어질 일 없을 거예요. 굉장히 유망하거든요, 그 사람. 몸에서 나는 빛도 대단하고, 하는 짓도 귀엽고.”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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