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9화 〉 89화
막 섹스를 끝낸 파트너를 앞에 두고 한숨을 몰아쉬는 것은 매너라고는 쥐뿔도 없는 행위였다.
하지만 지금은 특별한 상황이었다. 인간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고 여자친구의 어머니와 거사를 치러버렸으니, 한숨을 쉬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였다.
나는 우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약간 숙이고 손바닥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원래의 내가 정말로 이러한 상황에 맞닥트렸다면, 이미 벌어진 일 후회해봤자 소용없다며 능동적으로 상황을 대처하기 위해 나섰겠지만, 지금의 내가 연기하고 있는 ‘착한 사위 김민준’은 달랐다.
심성이 너무나도 착한 만큼, 나쁜 짓을 벌인 뒤에 몰려오는 후폭풍에 굉장히 취약했다.
“후우………”
나는 고개를 숙인 채 한 번 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나를 뻔히 바라보고 있는 설영의 시선이 느껴졌다.
스윽-.
내가 괴로워하는 꼴을 가만히 지켜보던 설영은, 팔을 크게 벌려서 나를 끌어안고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주었다.
“민준아-. 너무 괴로워 하지마. 아줌마가-. 전부 아줌마가 잘못한 거야.”
말로는 전부 자기 잘못으로 돌리고 있었지만, 설영은 내심 내가 이런 말에 위안을 얻을만한 위인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착한 사위 김민준’은 이 모든 막장 드라마 같은 상황을 전부 설영의 탓으로 돌릴만한 훌륭한 인성을 가지고 있지 못했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나를 위로해 주려 모든 걸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천사 같은 설영을 보고, 더 깊은 자괴감을 느낄 뿐.
“…아닙니다. 어머니. 어머니에게 몹쓸 짓을 해서…정말 죄송합니다.”
“몹쓸 짓 아니었어. 나…세상에서 제일 행복했어. 민준이가 아줌마 위로해줘서, 아줌마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아. 미치도록 우울했던 게 전부 없어져 버렸어. 민준이는 몹쓸 짓을 한 게 아니라, 아줌마를 살려준 거야. 알겠니?”
“아, 어머니…”
“살려줘서 고마워. 민준아-.”
말은 마친 그녀는 나에게서 서서히 떨어졌다. 그리고는 나의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으켰다.
“따라와. 씻으러 가자.”
“어, 어머니…”
그녀가 나를 보며 싱그럽게 웃으며 말했다.
나는 순간적으로 볼을 확 붉히고는 어정쩡하게 설영의 손을 잡고 걸어갔다.
안방에 달려 있는 욕실에 들어가서 설영은 나를 앉혀놓고 샤워기를 틀어 물 온도를 체크했다. 누가 봐도 나를 씻겨주려는 제스쳐였다.
‘서비스 좋고.’
원래 여자가 나를 씻겨주는 걸 좋아했기에 속으로는 쾌재를 불렀지만, 나는 짐짓 당황한 척 살짝 앙탈을 부려주었다.
“저, 저 혼자서 씻을 수 있습니다.”
“아줌마가 씻겨 주고 싶어서 그래. 아줌마 때문에 더러워졌으니까 아줌마가 씻겨 줄게.”
“더러워지다니…그런 건 아닌데…”
나는 말꼬리를 늘리며 부끄럽고 당황스러운 마음을 표시했다.
예비 장모님에게 씻김을 당하다니. 다시 생각해봐도 당황하지 않고는 못 배길 상황이었다. 물론, 속으로는 좋아하고 있었지만.
쏴아아악—.
설영이 샤워기를 들고 내 몸을 뜨듯한 미온수로 적셔갔다.
어색하게 앉아서 물을 맞고 있는데, 타월에다가 바디 워시를 묻힌 설영이 내 몸을 닦아내기 시작했다.
쓰윽-. 싸악-.
욕실의 수증기, 그리고 타월이 내 몸을 부드럽게 닦아내는 소리, 슬쩍슬쩍 닿고 있는 설영의 감촉. 이 모든 게 합쳐지니까 꼴림 지수가 지붕을 뚫고 올라갔다.
전체적인 상황이 딱 일본 야동에 단골로 나오는 욕탕씬 느낌이었는데, 볼 때는 맨날 똑같은 것만 한다고 욕을 했지만, 직접 당해보니 일본 친구들이 왜 욕탕씬에 집착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기모찌가 스고이했다.
그렇게 내 온몸 구석구석을 닦아내던 설영의 손길이, 슬쩍 사타구니 쪽으로 향했다.
은밀한 부위를 살며시 어루만져오는 느낌에, 나도 모르게 허리를 약간 구부리고 여자 같은 신음을 내뱉어버렸다.
“읏…! 거, 거기는 제가 하겠습니다.”
“왜? 아줌마 보지에 들어갔다가 나오고도 부끄러워?”
“어, 어머니…!”
“호호. 민준이 자지 커진 것 좀 봐. 어쩜…이렇게 훌륭한 자지가 다 있을까.”
“그…그런…”
“민준이는 가만히 있어. 아줌마가 민준이 꺼 닦아줄게.”
설영은 그렇게 말하고, 까끌까끌한 재질의 샤워타월을 내 자지에 덮고, 양손으로 샤워타월 잡은 뒤 위아래로 흔들었다.
쓰윽—. 쓰악—.
“크읏…!”
“또 움찔움찔 거려…역시 한 번으로는 만족 못 하는 거니?”
“아니…아닙니다. 그런 거. 읏…!”
“괜찮아. 아줌마가 얼마든지 빼줄 수 있어. 민준이 자지 편안해 질 때까지 아줌마가 도와줄게.”
“아…어, 어머니…! 아앗…!”
쓰윽-. 쓰윽-. 쓰윽-. 쓰윽-.
설영은 무릎 꿇은 상태로, 보기 좋은 불륨감의 가슴을 덜렁덜렁거리며, 내 자지를 열심히 흔들었다.
양손으로 자지를 꾹 잡고 까끌까끌한 샤워타월까지 이용해 흔들어 버리니까, 자지에 전해지는 자극이 너무 강력했다. 특히, 샤워타월이 귀두 부근까지 올라올 때는 전신에 소름이 일어나서 나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어댔다.
“그, 그만! 어머니…!”
“아니, 그만 안 둘 거야. 어차피 이건 우리 둘만 아는 거야. 그리고 나 때문에 이렇게 된 거니까 민준이는 전혀 죄책감 느낄 필요 없단다.”
“아니…! 어머니, 그게 무슨 소리…! 핫…!”
“연주랑 동거해도 괜찮아. 대신 우리 집에 들러서 아줌마를 위로해줘. 아줌마를 달래줘. 민준이가 아니면 아줌마 외로워서 어떻게 될지도 모르니까…”
“그런…! 그런 말씀은 제발 그만…! 읏!!”
“우리 둘만. 응? 둘만의 비밀로 하면 괜찮아. 아무 일도 없을 거야. 연주는 아무것도 모를 거야. 민준아. 민준아-.”
이브에게 선악과를 권하던 에덴의 뱀. 설영은 마치 그 뱀 같았다.
죄악이 가득한, 그러나 거부할 수 없을 만큼 맛있는 사과를 나에게 권하는 설영의 모습은 신화 속에나 나올 것처럼 요염했다.
엄청나게 농밀한 색기와 염기에 숨이 턱 막혀서 호흡하는 게 어려운 수준이었다.
나는 설영에게서 전해지는 쾌감에 버거워하는 척, 표정을 잔뜩 찡그리며 고개를 추켜 세웠다.
“읏…!”
“기분 좋지? 흐응…하아-. 아줌마도 기분 좋아. 민준이 좆 만지고 있으니까…흥분돼서 미치겠어. 못 참겠어.”
“으윽…!!”
“하악-. 민준아-. 사랑스러운 민준아. 아줌마는 민준이만 있으면 돼. 흐응-. 민준이만 있어 주면 아줌마는 민준이한테 다 해줄 수 있어. 흐냐아-. 츕. 츄웁-.”
“읏…!! 어, 어머니!! 거긴…!”
덥썩-. 설영이 훤히 드러나 있는 내 목덜미를 물어버렸다.
그리고는 키스 마크를 만들려는지 쭉쭉 빨기 시작했는데, 설영이 점점 나에 대한 소유욕에 미쳐가는 건 좋았지만 이건 좀 곤란했다.
저녁에 유나와 데이트를 할 예정이었데, 오전까지만 해도 깨끗하던 목에 키스 마크를 잔뜩 세기고 데이트에 나가면 유나의 호감도가 요동칠 게 분명했다.
‘후우…하는 수 없지.’
설영의 돌발 행동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오늘의 연극은 여기서 막을 내려야 했다.
나는 지금껏 억제해 왔던 모든 스킬을 전부 발동시키고, 내 목을 빨고 있는 설영의 머리통을 양손으로 단단히 잡고 강하게 키스를 박아버렸다.
이제껏 보여줬던 착한 사위와는 전혀 다른, 진짜 김민준의 모습이었다.
“으웁…!!! 으브읍!! 하읍, 흡…! 쯔읍!! 쯔읍.”
“쯥. 츄릅. 쯔, 쯔읍-.”
갑자기 힘으로 찍어 눌러서 깜짝 놀랐는지, 눈을 크게 뜨고 뻣뻣하게 대응하던 설영의 입술이 점차 풀려갔다.
우리는 서로의 몸을 가득 끌어안고 한참이나 키스를 나눴다.
진하디진한 어른 키스였는데, 그저 어른 키스라고 부르는 것도 조금 부족한 감이 있었다.
“으음-. 쯔읍. 쯔압. 츕. 츄르릅, 츕-.”
“쯥. 쭈웁. 츕.”
우리는 서로의 혀를 빈틈없이 겹쳐서 마구 부볐다. 칫솔질을 해주듯 치아와 잇몸 곳곳을 범하며, 마치 성수라도 되는 것처럼 서로의 타액을 끊임없이 탐했다. 어쩌다 맞닿은 입에서 서로의 것이 뒤섞인 진한 타액이 실타래처럼 늘어질 때면, 누가 먼저 삼키나 대결이라도 하는 듯 서로의 입속으로 빨아들였다.
5분, 10분. 얼마나 이어진 지 몰랐다. 시간이 잘 느껴지지 않았다. 뇌가 물렁물렁해질 만큼 진한 키스였다.
그래, 아무리 어른이라고 해도 이런 키스를 해본 이들이 몇이나 될까. 웬만큼 음란한 어른이 아닌 이상 이렇게까지 더티 섹시한 키스는 못 해봤을 것 같았다.
“추웁-. 츄르—. 후아… 하으으-.”
“쓰읍-. 하아-.”
서로의 입술이 퉁퉁 불어난 게 느껴질 때쯤,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입술을 떼어냈다.
입속에서 돌아다니는 누구의 것인지 모를 타액을 대충 삼키고 앞을 바라봤다. 그곳에는 완전히 풀려버린 표정의 설영이 있었다.
“흐항-. 민, 민준아…”
가면이 벗겨진 설영의 모습이었다. 여전히 음란했지만, 어딘가 조금 부끄러워 보였다.
자기보다 훨씬 어린 남자에게 진심으로 발정해버린 수치심, 그러나 수치심 따위로는 막을 수 없는 고양감과 흥분. 뭐, 그런 복잡 미묘한 기분을 느끼고 있지 않을까.
‘좋네. 이런 거. 그래도 아껴 먹어야지.’
역시 나는 변태였다. 나로 인해서 태어나서 느껴본 적 없을 정도로 감정이 요동치고, 본능에 따라 행동하게 되는 아름다운 여성을 보고 있을 때, 나는 끝없는 행복과 흥분을 느꼈다.
이 상태 그대로, 마음 가는 대로 설영을 범하면 얼마든지 설영을 나의 노예로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오늘뿐 아니라 앞으로도 종종, 설영과 했던 연극을 즐기고 싶었다.
예비 사위와 예비 장모의 금단의 로맨스는 나에게 무척이나 큰 울림으로 다가왔으니까.
그래서 나는 교주의 세뇌 스킬을 키고, 설영을 바라보며 세뇌를 걸었다.
“지금부터 나와 함께한 기억은, 내일이 되면 모두 변형된다. 내가 지금부터 무슨 짓을 하든, 너는 망설이는 나를 최선을 다해 유혹해서 따먹었던 거로 기억하게 될 거야. 알겠나?”
“네, 알겠어요.”
복종도를 조금 소모해서 미리 기억 조작을 시켜놓고, 나는 몸에 대충 물을 끼얹고 세뇌가 풀려 멍해 하고 있는 설영을 번쩍 안아 든 채 안방으로 향했다.
설영의 몸도 그렇고, 나의 몸에서도 물기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지만, 침대에서 뒹굴다 보면 적당히 마를 것 같았다. 침구류가 엉망이 되겠지만, 우리 집도 아닌데 뭐 어떤가.
“으응…민, 민준아?”
“서방님이라고 불러요. 그게 더 듣기 좋으니까.”
“…네에. 서방님.”
내 품 안에서 정신을 차린 설영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의아한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불렀다.
나는 지금까지 보여줬던 모습과는 정반대로 상남자스럽게 설영에게 명령을 내렸고, 전혀 달라진 나의 모습에 깜짝 놀라 몸을 흠칫 거리던 설영은 이내 부끄럽다는 듯 내 품속을 파고들면서도 내 말에 순응했다.
“꺄앗-. 서, 서방님.”
나는 침대에다가 설영은 가볍게 던지고, 슬금슬금 설영에게로 기어 올라갔다.
“아줌마가 잘 못 한 거에요. 나는 분명 거절했는데…아줌마 때문에 연주의 얼굴을 다시는 못 볼 거 같아. 다 아줌마 때문이야.”
“죄, 죄송해요. 서방님. 저는 그냥-. 그냥…서방님이 너무 좋아서…너무 사랑해서…”
“그래요. 알겠으니까 책임지세요. 아줌마가 다 망쳐놨으니까 전부 책임지라고. 알겠어요?”
“네-. 서방님. 알겠어요.”
책임지라는 내 말에, 설영의 칠흑 같은 눈동자가 반짝 빛났다.
설영 역시 내가 어떤 식으로 책임을 물을지 예상하고 있는 것 같았다.
‘후, 이거 재밌네. 흑화 놀이도 재밌어.’
착한 사위가 감당할 수 없는 큰 죄책감에 갑작스럽게 흑화해서 능동적으로 아줌마를 따먹는. 지금 내 컨셉은 그런 느낌이었다.
어차피 내일이 되면 설영의 기억이야 조작될 테니까, 그 안에 하고 싶은 건 다 해보자는 생각이었는데, 이런 느낌도 나쁘지 않았다. 아까와는 또 다른 맛이었다.
상황극을 하는 듯 역할에 몰입하면서, 다양한 시점으로 여자를 따먹는 건 확실히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
“빨아요. 아줌마가 그렇게 원하던 자지 빨게 해줄 테니까.”
“네. 서방님. 자지…자지 원해요. 자지 빨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나는 웅장하게 솟아오른 흉악 자지를 설영의 눈앞에 갖다 대며 명령했다.
몸을 앞으로 숙여 침대 위에 개처럼 네발로 엎드린 설영은, 입술을 크게 벌리고 내 자지를 서서히 먹어갔다.
“으음…하읍…쯔읍…”
“겨우 귀두만 먹을 거에요? 더 깊게 삼켜요. 아줌마가 원하던 건데 열심히 해야지.”
“으음…알게써요-. 읍…! 하으읍…으브…케엑-. 켁, 켁.”
설영은 힘겹게 자지를 먹어가면서도, 그 힘겨운 모습 자체를 꼴림 포인트로 승화시킬 줄 아는 여자였다. 설영은 거대한 자지를 삼키느라 눈물이 맺힌 눈동자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마치 칭찬을 바라는 강아지 같았다.
“으읍…케헥, 켁-. 하으-. 으으으응…”
그녀는 내게 시선을 고정시킨 채 캑캑대면서도 멈추지 않고 자지를 삼켜갔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그녀의 작은 입술로는 내 자지를 절반도 채 먹지 못했다.
꾸역꾸역 자지를 삼켜가던 설영은 도저히 안 되겠는지, 자지를 깊게 머금은 상태로 나를 올려다보며 고개를 살짝씩 저었다.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신호였다.
원래라면 더 깊숙이 삼키라며 억지로 자지를 넣어줬겠지만, 아무리 흑화했다고 해도 근본이 착한 사람이라면 거기까지는 무리였다.
나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몰아쉰 다음, 설영의 입에서 자지를 빼내었다.
“후우…뭐든지 다 해준다고 그랬으면서, 겨우 자지도 제대로 못 삼키는 거에요?”
“후에, 하악-. 흐응…죄송해요. 서방님. 다시, 다시 한 번 삼켜볼게요. 이번에는 할 수 있어요.”
“됐어요. 입으로 하는 건 괜찮으니까 침대 위에 누워보세요.”
“네-. 알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