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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플쓰는 밤의 황제-50화 (50/270)

〈 50화 〉 50화

현금술이고 지속 가능한 친환경 섹스 노가다고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은 채, 오로지 쾌감을 위해서 막판 스퍼트를 끊었다.

박스권에 갇혀 있던 누나의 쾌감 수치가 순식간에 박스를 찢고 나와서 연속으로 상한가를 치고 있었다.

억지로 천따리에 눌러놓은 게 그리도 억울했는지, 자지가 한 번 들어갔다 나올 때마다 누나의 쾌감 수치는 널뛰기하듯이 뛰어올랐다.

[1030]

[1399]

[1909]

[2302]

[2500]

[3102]

[3533]

빠르게 떠오르는 쾌감 수치에 눈이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급히 차오르는 깊은 뽕맛과 함께 전립선이 꽉 조여오는 게 느껴졌다.

사정의 순간이었고, 이걸로 다섯 번째였다. 기나긴 섹가다의 종지부를 찍는 대망의 다섯 번째 사정이었다.

-촤악. 촤아아악.

처음에는 물대포처럼 나오던 정액이 이제는 평범한 수도꼭지를 틀어 놓은 것처럼 얌전히 새어 나왔다.

과연 변강쇠 같은 활력에도 한계가 있었는지 사정의 순간, 나는 전에 없던 깊은 쾌감과 함께 그만큼 짙은 피로감을 느꼈다. 과도한 피로감으로 인해 순간 눈앞이 암전되었다가 몇 번 깜빡이니까 다시 시야가 회복되었다.

하지만 내 상태는 그나마 양반이었다. 시은 누나는 진즉에 쾌감을 견디지 못하고 바보가 되었지만, 바보가 된 상태에서조차 압도적으로 밀려들어 오는 쾌감에는 속수무책이었다.

누나는 지옥 같은 쾌감에 차마 정신을 유지하지 못하고 기절해버렸다.

“…”

“하아아…”

-스으으으으윽. 뾱.

나는 한숨을 한번 내뱉고, 자지를 보지에서 빼냈다.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

기절하면서도 가버린 누나가 자지를 워낙 꽉 물고 있어서, 자지를 빼내려 하자 보짓살이 찢어지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강하게 딸려 나왔다.

나는 누나가 다치지 않도록 자지를 슬슬 뒤로 빼내다가, 안 되겠다 싶어 강하게 반동을 줘서 자지를 억지로 뽑아내 버렸다.

그러자 무슨 병따개로 뚜껑을 따는 것처럼 ‘뾱’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쉽다. 오늘은 못 씻겨줘.”

슬쩍 시계를 확인했다. 곧 있으면 연주를 마중 나갈 시간이었다.

그리고 연주를 만나기 전에 선물도 하나 사갈 생각이었기에 누나의 몸까지 씻겨줄 시간이 없었다.

나는 누나를 그대로 버려놓고 혼자 욕실로 가서 온몸을 깨끗이 씻었다.

특히, 얼마나 오랫동안 보지 속에 있었는지 짙은 암컷 냄새에 절어버린 자지를 바디워시 잔뜩 묻힌 타월로 박박 씻어냈다.

조금 있으면 귀여운 연주에게 물려야 할 자지였는데, 다른 여자 냄새가 배어있으면 곤란했다.

나는 몸을 씻고 말린 다음에 옷을 챙겨 입고 나가려다가, 침대로 돌아갔다. 하마터면 누나의 구속구도 풀어주지 않고 방에서 나갈 뻔했다.

-찌이이익.

“자, 됐다.”

나는 누나의 구속구를 풀어주고, 방에서 나가 엘리베이터에 탑승해서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길 기다리면서 시은 누나에게 문자를 보냈다.

아무리 무책임하게 런을 친다고 해도 변명 정도는 해놔야 했다. 아무리 섹스 프렌드라고 해도 지켜야 할 매너 정도는 있었다.

나[시간 없어서 먼저 간다. 몸 못 씻겨줘서 미안. ㅎ.]

내가 보낸 문자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히죽 웃어버렸다.

목을 졸라서 기절시키고, 묶어놓고 뒷치기를 한 것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었다. 한다는 사과가 고작 몸을 못 씻겨 줘서 미안하다는 것이었다.

쓰레기도 이런 쓰레기가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인성질을 해도 누나가 나에게서 도망칠 일은 없었다. 아니, 이렇게 하기 때문에 누나는 나에게서 도망치지 않았다.

빡쳐서 잠깐 동안 연락은 안 할 수 있어도, 결국에는 다시 나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느끼겠지. 내가 얼마나 좋은 남자인지. 자기를 망가트려 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얼마든지 시은 누나에게 잘해줄 수 있었다.

사랑한다고 속삭이고 부드럽게 자지를 박아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시은 누나는 나를 떠나던가, 아니라면 잡아먹을 게 분명했다. 시은 누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누나를 길들일 수 있는 남자는 착한 남자가 아니었다.

같이 타락하는 것마저 심심했다. 누나가 원하는 건, 자기보다 더 깊은 심연 속에 숨어, 방황하고 있는 자신의 발목을 붙잡고 지옥 끝으로 끌어 당겨줄 그런 남자였다.

차시은의 취향이 그 사실을 증명하고 있었다.

‘복종시키길 원하는 것과 복종 당하고 싶어하는 건 한 끗 차이야.’

누군가를 아프게 하고 지배하는 건, 자기 자신에게 가하는 학대나 마찬가지였다.

타인을 짓밟는 건, 짓밟지 않으면 버틸 수 없을 만큼 자신이 소중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나친 애정은 두려움과 맞닿아 있어서, 너무나 소중한 걸 소유하고 있는 사람의 마음 한 구석에는, 역설적으로 그것을 잃어버리고 싶은 욕망이 쌓여간다.

도저히 잃을 수가 없을 정도로 소중해서, 되려 그것을 잃어버리고 싶어 하는 모순에 시달리게 된다.

모순에 시달리다가 결국 두려움에 자기를 놓아 버린 사람들이 피학을 즐기는 부류였고, 그보다 더 겁이 많아서 차마 자신을 놓지 못한 이들은 가학을 즐기며 살아간다.

차시은은 명백한 후자였고, 그게 바로 내가 차시은을 망가트리려고 안달복달 못하는 이유였다.

스스로 망가지는 게 무섭고 두렵다면, 망가지는 걸 도와주면 될 뿐이었다.

번지대 앞에 서서 망설이는 사람의 등을 밀어주는 안전 요원처럼, 나는 차시은의 등을 떠밀고 있었다.

나라는 나락을 향해 누나가 자유낙하를 해올 수 있도록.

누나가 누나 자신보다 나를 더 갈망하고 원할 수 있도록.

그래서 결국엔, 오롯이 나를 향하고 있는 누나의 달콤하고 끈적한 갈망을 양분 삼아, 스스로의 모순을 조금 더 버텨낼 수 있도록.

띵-.

엘리베이터가 주차장에 도착했다. 나는 람보를 타고 곧바로 백화점으로 달렸다. 뚜껑을 열어놓고 스포츠카를 타고 있으니 기분이 몹시 상쾌했다.

밀려오는 바람이 시은 누나와의 하드 섹스로 세포 하나까지 짙은 색기로 끈적해져 있던 내 몸을 씻겨주는 느낌이었다.

끼익-.

나는 압구정에 있는 ‘글로리아’ 백화점 주차장에 도착해서 차를 주차했다.

세계 굴지의 명품 브랜드들이 모조리 입점해 있는 우리나라에서 명품으로 가장 유명한 백화점이었고, 명품알못인 나조차 익히 들어봤던 유명한 백화점이었다.

차를 대놓고 명품관, 그중에서도 여성 의류 층으로 올라갔다.

매장 앞에 나와서 지나갈 때마다 고개 숙이는 직원들의 인사를 대충 받아주고, 플로어 전체를 가볍게 스캔하다가 ‘챠넬’ 매장으로 들어갔다.

특별히 마음에 든 상품이 있거나 그런 건 아니었지만, 돌아본 매장 중에 챠넬이 가장 유명했다. 심지어는 내가 ‘코코 챠넬’이라는 브랜드 창시자의 이름까지 알고 있을 정도였으니, 이 정도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명품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유명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지.’

내 발이 경계선을 넘어서 매장 안에 닿자마자, 패알못인 나의 시선으로 보기에도 세련되어 보이는 깔끔한 블랙 정장을 유니폼으로 맞춰 입은 직원들이, 정중하게 인사를 건네왔다.

나는 인사를 대충 받아주고 물건을 구경하는 척 자연스럽게 매장 안에서 가장 예쁜 여직원에게 다가갔다. 물어볼 게 있었다.

`물어볼 때는 무조건 제일 예쁜 직원!`

솔직히 아무 직원에게나 물어도 별다른 상관은 없었지만, 그래도 기왕이면 예쁜 직원이 좋았다. 요즘 시대엔 안 맞는 생각이란 건 알았지만 괜찮았다.

사실 이건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어 그저 성별이 남자라면 갖고 있는 내재적 본능 같은 거였다.

‘그리고 여자도 똑같은데. 뭐.’

내가 다가가자 머리를 곱게 말아 올린 어여쁜 여직원이 환하게 미소 지었다. 영업용 미소였지만 오로지 비지니스적인 향만이 느껴지는 건 아니었다.

한 순간도 떨어질 줄 모르고 나에게 밀착해서 붙어 다니는 따듯한 시선과 미묘하게 올라가 있는 입꼬리에서, 그녀가 나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다는 걸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 봐. 이 봐. 사람 다 똑같지.`

내가 잘생기지 않았더라면 그녀가 나에게 이런 시선을 덜질 리는 없었다. 그건 소싯적에 못 생겨본 자로서 확실히 단언할 수 있었다.

내가 아름다운 그녀에게 홀린 듯 다가간 것처럼, 그녀도 잘생긴 나에게 미소를 짓고 초롱초롱한 눈빛을 던지고 있을 뿐이었다.

외모에 호감을 느끼고, 호감이 가는 이성에게 수작을 부리는 건 성별을 떠나서 인간이라면 다 똑같았다.

“뭐 찾으시는 상품 있으세요. 고객님~?”

나를 향해 물어오는 여직원의 목소리는 상냥하기 그지없었다. 나도 정중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대답했다.

“아, 혹시 매장에 초커가 있을까요? 여자친구 선물해 주려고 하는데.

“…네에~ 따라오시면 초커 보여드리겠습니다.”

여자친구라는 단어를 들은 그녀의 표정이 미묘하게 꿈틀거렸다. 어쩌면 내 착각일지도 모를 정도로 미묘했지만, 그녀의 음성 역시 반음 정도 내려간 거로 봐선 확실했다.

만난 지 얼마나 됐다고, 나에게 여자친구가 있다니까 심사가 살짝 꼬인 것 같았다.

`좀 깜찍하네?’

나는 여직원의 뒤를 졸졸 따라가며 그녀의 뒷목을 쳐다봤다.

승무원처럼 올림머리를 하고 있어서 그녀의 목선이 시원하게 드러나 있었고, 꽤 길고 가느다래서 보는 맛이 있었다.

꽃사슴처럼 예술적으로 아름다운 목을 지닌 연주에 비하면 아쉬웠지만, 그래도 한 번쯤은 빨아보고 싶은 목이었다.

“네. 여기에서 한 번 보시겠어요?”

“감사합니다.”

나는 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봤다. 화려한 액세서리들이 패션 잡지에 나올듯한 멋들어진 구도로 이곳저곳에 전시되어 있었고, 그중에는 초커도 몇 개 있었다.

나는 한눈에 딱 들어온 검은 색 초커를 하나 집어 들었다.

장식 하나 없는 검은 초커에 꽁알 사이즈의 작고 둥그런 검은 보석만 띡하니 달려 있었는데, 서양 명문가에서 쓸법한 고급진 개목걸이 느낌이라 연주에게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으음…”

무조건 초커를 구매할 생각이었지만, 나는 잠시 고민하는 척 초커를 들고 여직원을 힐끗 바라봤다. 그러자 여직원이 살짝 웃으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죄송한데요. 혹시 이거 한 번만 걸어드려도 될까요?”

“…네? 제 목에 거신다는 말씀이신가요?”

“사람이 직접 차고 있는 걸 한번 보고 싶어서…그리고 여자친구한테 한 번도 이런 걸 걸어준 적이 없어서, 선물해 주기 전에 미리 한번 걸어보고 싶은데…안 될까요?”

“아…아니요…안되는 건 아닌데…”

내 남사스러운 부탁에 그녀는 볼을 화악 물들이고 동료들의 시선을 신경 쓰는지 주변을 힐끗힐끗 거렸다. 그리고는 나를 바라보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괜찮습니다.”

“정말요? 감사합니다.”

“뭘요. 손님, 그럼…거울 앞에서 한 번 걸어보시겠어요?”

“네. 저야 감사하죠.”

그녀는 근처에 있는 전신 거울 앞으로 걸어가서 거울을 등지고 섰고, 나는 초커를 들고 그녀의 앞으로 다가갔다.

툭-.

나는 초커의 달려있는 체인을 풀고, 그녀의 목에다가 초커를 갖다 댔다.

그리고 그대로 손을 목 뒤로 넣어서, 그녀의 목에다가 초커를 감아 주었다.

‘긴장하고 있는 거…너무 꼴리네…’

그녀와 나는 손을 뻗어서 초커를 걸어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 보고 있었다.

그녀의 볼은 멀리서 봐도 티가 날 정도로 확 붉어져 있었고, 시선 처리 역시 매우 불안했다. 척 봐도 긴장한 티가 역력해서 귀여웠다.

놀려주고 싶은 기분이었다.

나는 신의 손을 발동시켜서 손에다가 미약하게 색기를 불어넣었다. 그리고는 초커를 거는 척, 그녀의 뒷목에다가 내 손을 슬쩍슬쩍 접촉시켰다.

“읏…!”

“아프세요? 잘 못 걸고 있나?”

“아…아니요. 괜찮습니다…”

괜찮다고 하고 있지만 내 손길에 목에 닿을수록 그녀의 홍조는 점점 더 심해졌다.

나는 체인이 잘 안 걸린다는 듯이 답답한 표정을 짓고, 연신 손가락을 야릇하게 움직여서 그녀의 뒷목에다가 색기를 불어넣었다.

“아…이게 잘 안 걸리네…”

“…!!”

뒤에 있는 전신거울을 바라보는 척을 하며 조금 더 몸을 그녀에게로 밀착시켰다.

그래도 어느 정도 간격을 두고 있던 내 몸이, 빈틈을 찾기 힘들 정도도 가까이 붙어버리자, 그녀의 몸이 굳고 호흡이 멈추는 게 느껴졌다.

타악-.

짜릿한 순간이 길어지면 루즈해질 뿐이었다.

찰나의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 나는 거울을 보면서 금방 초커를 제대로 걸어버리고, 그녀에게서 몸을 떼어냈다.

내 몸이 떨어지자 그녀의 입에서 아쉬움과 애달픔이 가득 담긴 달뜬 숨이 새어 나왔다.

“아…”

“음. 예쁘다.”

“…”

나는 그녀를 뻔히 마주 보며 마치 상품평을 내뱉듯이 말했다.

그러자 그녀는 얼굴을 푹 숙이더니 어디가 가렵기라도 한지 허벅지를 딱 부치고, 유니폼 치마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허벅지를 부벼댔다.

전형적인 발정난 암컷의 자세였다.

‘제대로 발정 났네. 시간이 없어서 상대를 못 해주는 게 아쉽다.’

연주를 데리러 인천공항까지 가려면 슬슬 출발해야 했다. 애초에 초커를 걸어주겠다고 했을 때부터 단지 꼴릿한 느낌만 원했을 뿐이었지, 이 여직원을 이 자리에서 어떻게 해볼 생각 같은 건 없었다.

보지가 고파서 허벅지를 부비적거리고 있는 여직원에게는 미안했지만, 나는 바쁜 몸이었다.

“좋네요. 이걸로 할게요.”

“…”

“저…괜찮으세요?”

나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진짜 아픈지 궁금하게 아니라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놀려주고 갈 생각이었는데, 그녀가 갑자기 내 손목을 잡았다.

턱-.

‘…어?’

여자 손아귀 힘이 이렇게 쎄도 되니 싶을 정도로, 그녀에게 잡힌 손목에서 강력한 압력이 느껴졌다.

덜컥-.

그녀는 아까 초커를 걸면서 사용했던 전신 거울을 열어젖히고는, 내 몸을 낚아채듯이 그 안으로 밀어 넣고, 자기도 안으로 들어온 다음 거울을 턱하고 닫았다.

어안이 벙벙했다. 모든 게 순식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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