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어플쓰는 밤의 황제-44화 (44/270)

〈 44화 〉 44화

나는 정혜에게 들었던 얘기를 고이 접어서 머리 구석 자리로 치워버렸다. 신경 써봤자 지금 당장 알아낼 수 있는 건 없었다.

그리고 나는 내 안목을 믿었다. 정혜가 해준 얘기는 그럴듯했지만, 내 힐링버튼 연주가 그런 빌런일 리가 없었다.

직접 보고 판단한 사람과, 그저 들은 얘기.

두 개가 상충할 때, 무엇을 더 신뢰해야 하는지는 분명했다. 그렇게 생각했다.

`후우…`

그러나 가슴 한켠에서, 만에 하나라는 이름으로, 연주가 정말 극도로 영악해서 그 순진한 얼굴과 몸짓으로, 나까지 속인 건 아닐지 하는 의심이 솟아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거의 다 왔네. 정혜 씨. 신기한 거 보여줄까요?”

“네? 뭐요?”

나는 마치 무거운 대화 따위는 전혀 오고 가지 않은 것처럼 가볍게 화제를 돌렸고, 내 질문에 맞춰 자연스럽게 대답하는 것으로, 정혜 역시 화제를 돌리는 것에 대한 암묵적인 동의를 표했다.

사실 이건 내 잘못이었다.

풋풋한 썸남썸녀 사이에 이런 무거운 얘기를 할 필요는 없었다.

나는 머리를 비우고 지금 이 순간, 내 옆에 있는 정혜에게 집중했다.

윙이이잉-. 철컥철컥.

나는 차량 속도를 줄이고 차의 뚜껑을 열었다.

간지가 철철 흐르는 람보루기니 뚜껑 열기 쇼에 대학가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은근하게 꽂히는 것이 느껴졌다.

졸라 멋져서 보고는 싶은데, 보고 나면 배가 아플 게 당연하고, 그렇다고 안보기엔 너무 궁금해서, 결국에는 차마 대놓고 쳐다보진 못하고 힐끗거리기만 하는.

대부분 그런 느낌의 시선이었는데 나도 얼마 전까지 흙수저 였기에, 저게 어떤 마음이고 시선인지 절절히 느껴졌다.

그렇다고 열라고 달아놓은 뚜껑을 닫고 다닐 생각은 없었지만.

“…”

정혜 역시 흙존심을 지키고 있었다. 트랜스포머처럼 휙휙 열리는 뚜껑을 입을 벌리고 신기하게 쳐다보다가, 갑자기 입을 닫고 어색하게 정면을 쳐다보는 정헤가 귀여웠다. 곧 헤어져야 한다는 게 아쉬울 정도로.

“민준 씨…이거 너무 눈에 띄는데…이제 거의 다 왔거든요…저기 앞에 가게인데…애들 다 볼 텐데…”

“말했잖아요. 보여주려고 왔다고.”

“그래도 뚜껑까지 여는 건 좀…”

“저 원래 안 이러거든요. 근데 오늘은 좀 실례할게요.”

“무슨 실례요?”

끼익-.

나는 목적지에 도착해서 차를 세웠다.

통유리로 되어있는 호프집 안에서 독수리가 멋들어지게 그려진 파란색 과잠을 입고 신나게 술을 마시던 학생들의 시선이, 일제히 내리꽂히는 게 보였다.

차에 타 있는 정혜를 보고 난리가 났는지, 가게 문이 닫혀있는데도 소란스러운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왔다.

나는 차에서 내려 보조석으로 가서, 문을 열어 주려고 했다.

그런데 정혜는 목적지에 다 도착했는데도 내리지는 않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왜 안 내려요. 정혜 씨?”

“…애들 보잖아요. 일단 엎드려 있을 테니까…조금 더 가서 내려주세요.”

정혜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소곤소곤 말했다. 크게 말해도 가게 안에서는 하나도 안 들릴 텐데.

“이미 다 들켰던데요?”

“아직 희망은 남아 있어요. 저 아니고 다른 사람이라고 하면 될 거에요.”

“왜 이렇게 부끄러워해요? 정혜 씨는 제가 부끄러워요?”

“아니…!! 그런 게 아니라, 민준 씨가 아니라 제가 부끄러운…!!”

몇 번의 실랑이 끝에야 정혜는 겨우 굽혀놨던 고개와 허리를 펴고, 나를 쳐다봤다.

그에 맞춰서, 나는 허리를 숙이고 정혜의 이마에 키스를 갈겼다.

차의 뚜껑이 열리면, 심지어는 이런 짓도 할 수 있었다.

쪽-.

정혜에게 가장 화려하고 압도적인 이마 키스를 한 방 갈겨주고, 나는 굽혔던 허리를 서서히 들어 올렸다.

혹시나 정혜를 노릴지도 모르는 벌레들에게, 정혜가 누구 건지 알려주는 퍼포먼스였고, 협박이었다.

람보 끌고 와서 당당하게 정혜의 이마에다가 키스를 갈길 자신 없으면 들이댈 생각조차 하지 말라는 무언의 압박이었다.

어차피 정혜의 마음은 이미 내게 묶여있었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이 정혜를 탐낸다는 것 자체가 별로였기에 조금 강압적인 방법을 쓸 수 없었다.

“진짜…나빠…”

정혜는 이마 뽀뽀를 당한 뒤, 믿기지가 않는다는 듯 손으로 이마를 멍하니 문지르다가, 문득 나를 보며 말했다.

억울한 표정이긴 했지만 싫지는 않아 보였다.

“에이. 좋았으면서~”

“…아으, 이은헤같아. 짜증 나.”

“그건 좀 충격이네요.”

덜컥-.

나는 조수석의 문을 열어 주었다.

아직 차체가 낮은 스포츠카에 적응하지 못한 정혜가, 내릴 때 넘어지지 않도록 손도 잡아 주었다.

정혜가 내 손을 잡고 조심스럽게 차에서 내리고는 나를 뻔히 바라봤다.

“그런데요…민준 씨.”

“네. 왜요?”

정혜는 큰 결심을 하는지 눈을 꾹 감았다가, 심호흡 한 번 크게 하고는, 감았던 눈을 떴다. 비장해 보이는 정혜의 눈에는 어떤 결의마저 들어 있었다.

“제 이상형은요. 자상한 사람이에요. 듬직하고, 의지할 수 있고, 친절하고…”

“딱 나네요.”

“…저도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닌 것 같아요. 민준 씨는 그냥 나쁜 남자예요…아직도 연주 씨랑 연락하죠?”

“…”

말문이 턱 막혔다. 역시 정혜는 만만하지 않았다.

나이는 어렸지만, 산전수전 겪으면서 생긴 짬바로 나의 본질을 꿰뚫고 있었다.

“거봐…그럴 줄 알았어…바람둥이…카사노바…”

“크흠. 사람들이 들어요.”

“들으려고 하는 거예요. 민준 씨도 그랬으니까…왜냐하면…저는요…”

우리는 손을 붙잡은 채 마주 보고 있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정혜의 상체가, 누가 밀기라도 한 것처럼 앞으로 쏠렸다.

피할 수도 없고, 피하고 싶지도 않았다.

당하는 게 취향은 아니었지만, 가끔은 취향보다 더 특별한 느낌을 주는 순간이 있는 법이었다.

쪽-.

“…지고는 못 살아요.”

그 말을 마치고, 정혜는 내 손을 뿌리친 채 후다닥 달려갔다.

풍성하게 휘날리는 검정색 단발머리 사이로 정혜의 목덜미가 빨개진 게 보였다. 머리카락에 가려서 몰랐는데 아무래도 귓볼 뿐만 아니라 목덜미까지 빨개지는 것 같았다.

툭툭-.

나는 손가락으로 나의 입술을 툭툭 만져봤다.

하드 SM 플레이는 물론 배빵 섹스까지 해봤던 갈 때 간 나조차 설렐 수밖에 없는, 정혜의 풋풋한 온기가 아직 그대로 남아있었다.

-꺄아아악!!!!

-끄아앙!!!!!

-미쳤다!!! 돌았다!!!

나는 차에 타다가, 들려오는 소란스러운 고개를 슬쩍 돌렸다. 가게 문이 열리고 대학생들에게 거센 환대를 받으며 안으로 들어가는 정혜의 모습이 보였다.

부르르릉-.

나는 차에 시동을 걸고 출발시켰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서 골든벨이라도 쳐줄까 하다가 돈 많은 스폰서 아저씨같이 느껴져서 그만두었다.

오늘은 이 풋풋함을 유지하고 싶었다. 아니, 어쩌면 오늘만이 아닐지도 몰랐다.

취향은 아닐지 몰라도, 정혜와의 만남은 앞으로도 이런 식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는 익어가겠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 아침 햇살처럼 싱그러운 이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

-축하드립니다.

-튜토리얼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어플의 기본 기능이 모두 해금됩니다.

-[직업]을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

[퀘스트 - 직업 선택!]

-예비 직업 중에서 직업을 선택해 주세요.

-예비 직업들은 유저의 행동을 빅데이터로 취합하여, 알고리즘 분석을 통해 자동으로 생성, 추가됩니다.

-직업은 언제든지 바꿀 수 있지만, 공짜는 아닙니다.

-직업 변경 횟수가 증가할수록, 해당 직업의 가격이 상승합니다.

-직업을 선택하지 않아도 괜찮지만, 선택하는 것이 대체로 이롭습니다.

=예비 직업=

[직업 : 섹스 아티스트]

설명 : 섹스를 업으로 삼는 섹스 아티스트입니다. 직업 퀘스트를 깨기 위해 높은 섹스 스킬과 넓은 섹스 취향이 요구되며, ‘섹스 아티스트’로 전직 후 직업 퀘스트 완료 시 잠자리 보상의 수준이 대폭 상승합니다.

가격 : 1백억

변경횟수 : 0

[직업 : 제비]

설명 : 여자를 등쳐먹는 쓰레기입니다. 하지만 직업에 귀천은 없는 법. ‘제비’의 직업 퀘스트 완료 시, 이성에게서 등쳐먹는 모든 재화의 가치가 증가하며, 이성에게서 쉽게 호감을 얻을 수 있는 스킬들이 해금됩니다.

가격 : 1백억

변경횟수 : 0

[직업 : 사이비 교주]

설명 : 가스라이팅 능력이 중요시되는 직업입니다. 상황을 비틀고 편집해서 타인을 복종시키고 맹종하게 만드십시오. 당신의 말 한마디에 죽고 못 사는 귀여운 교인들이 취향이라면 바로 이쪽입니다. 직업 퀘스트 완료 시, 심리 계열과 교단 관리에 필요한 스킬들이 해금됩니다.

가격 : 1백억

변경횟수 : 0

[직업 : 관종]

설명 : 정보화 시대의 유망직 입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먹고 자랍니다. 특히, SNS 셀럽, BJ, 너튜버 등으로 활동할 경우, 관종 직업과의 시너지가 높습니다. 직업 퀘스트 완료 시, 플렉스 포인트가 더 많이, 더 빠르게 적립됩니다.

가격 : 1백억

변경횟수 : 0

——

나는 집으로 돌아와서 어플을 확인했다. 드디어 튜토리얼 퀘스트를 깼다는 게 기뻤지만, 직업을 선택하려니 골치가 아파왔다.

종류도 많았고, 하나같이 정상적인 게 없었다.

“근데, 제비는 뭐지? 여자 등쳐먹은 적 없는데…설마…연주한테 받은 그 30만원 짜리 셔츠 때문인가?”

나는 어이가 없었다. 어플이 생기고 지금까지 돈을 줬으면 줬지 여자에게 물질적인 무언가를 요구한 적은 없었다.

연주에게 받은 셔츠도 그냥 감사의 의미로 받았을 뿐인데, 내 행동 패턴에 따라 뜬다는 예비 직업군에 ‘제비’가 떡하니 뜨자 뭔가 억울했다.

‘그래도 능력은 괜찮아 보이네…하지만 다른 것들에 비해 끌리는 느낌은 아니고…음…’

첫눈에 보기에도 그랬고, 몇 번을 다시 봐도 괜찮아 보이는 선택지는 ‘섹스 아티스트’와 ‘관종’. 이 두 개밖에 없었다.

그 둘 중에서 고르면 가장 무난할 것 같은데, 생각은 그렇게 하면서도 눈길이 자꾸 ‘사이비 교주’쪽으로 쏠렸다.

꿀꺽.

사이비 교주를 선택해서, 내 말 한마디에 죽고 못 사는 여성 신도들을 양산해 집단 난교를 벌이는 미래를 상상하다가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더군다나 교주가 되면 교인들에게 신처럼 취급을 받을 테니, 도저히 윤리적으로 허용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내 안에 잠들어 있는 음습한 성적 취향들까지 만족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배빵이라던가…배빵이라던가…

내 주먹 맞아봐 넌 행복해지고….

`후우…꼴리네…하지만 아직 돈도 없고…집도 사야 하니까…일단은 고민을 좀 더 해보자.`

가격이 백억이었으니 섹스 몇 탕 뛰면 전직이 가능했지만, 그 전에 집을 먼저 사고 싶었다. 이 집은 이제 나와 수준이 맞지 않았다.

정든 집이었지만 주차장에서 차를 대고 뺄 때 자꾸 사람들이 카푸어처럼 쳐다봐서 짜증이 났다.

벤추나 비엠도 아니고 람보를 타고 다니는 카푸어가 어디 있다고 그런 눈으로 쳐다보는지 어이가 없었지만, 신경 쓰이는 건 사실이었다.

게다가 큰 집으로 이사 가서 홈 섹스 파티도 하고 싶었고, 나만의 섹스 룸도 만들어서 꾸며보고 싶었다.

아무리 괴성을 질러도 세어나가지 않게끔 단단히 방음 처리를 한 다음에 고문실 느낌으로 꾸며서, 시은 누나를 데리고 놀면 정말 재밌을 것 같았다.

“그리고…또 해야 할게…카드 만들기랑…아, 연주!”

나는 침대에 누워있는 상태에서 이마를 탁 쳤다.

중요한 문제였는데, 오늘 워낙 일이 많이 벌어져서 깜빡하고 있었다.

‘연주의 정체를 밝혀야 하는데…’

차에서 들었던 정혜의 말을 정적으로 믿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대비해서 나쁠 건 없었다.

‘집착…이간질…정혜 말이 진짜면 완전히 얀데레 각인데…손놓고 있을 수는 없지. 어디 외딴 섬에 묶여 살면서 정액 분무기로 살수는 없으니까.’

나는 핸드폰으로 연주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나[뭐해요?]

연주에게 문자를 보내면 대부분 10초 안에 답장이 오기 마련이었는데, 이번에는 좀 느렸다. 나는 괜히 초조한 마음이 들었다.

연주[답장 느려서 죄송해요. ㅠㅡㅠ.]

연주[아빠랑 거실에 앉아서 티비보고 있었어요.]

연주[지금은 화장실이에요. 문자 하는 거 들키면 안 돼요. 아빠가 집착이 좀 심하셔서 ㅎㅎ.]

나[아빠가 집착이 심하세요? 그래서 요즘 못 만나는 거였어요?]

연주[네에 ㅠㅠ. 거의 외국에 계셔서 한국에 있는 날에는 저랑 꼭 있고 싶어 하세요. ㅎㅎ;]

연주[민준 씨…보고 싶은데…흑흑…]

‘아니, 문자는 왜 이렇게 잘하는 건데…말은 그렇게 못하면서.’

원래 알고는 있었지만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던 사실들이, 하나둘씩 의심스럽기 시작했다.

내 안에서 연주에 대한 의심의 싹이 조금씩 트고 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연주[민준 씨? 자요?]

연주[죄송해요…제가 너무 들이댄 건가요? ㅠㅠ.]

연주[민준 씨~~~ 어디 가셨어요.]

연주[저 화장실이라 문자 오래 못하는데…너무해.]

연주[아니에요. 잘 못 말했어요. 죄송해요. 화나셨어요? ㅜㅜㅜㅜ.]

“…후우.”

메시지를 보면서 자꾸만 쌔해지려하는 기분에 고개를 살살 털어냈다. 원래라면 그냥 귀엽게 여겼을 메시지였다. 이런 게 얀데레면 얀데레가 아닌 여자가 없어야 했다.

‘정신 차리자! 내가 보고 판단하면 돼.’

나[미안해요. 화장실 다녀 왔어요.]

연주[아…ㅎㅎ. 다행이다. 걱정했어요.]

나[연주 씨, 그럼 아버지 언제 외국으로 돌아가세요?]

연주[내일 오전에 가실 거에요.]

나[그럼 내일 저녁에 시간 괜찮으면 만날래요?]

연주[정말요? 네! 완전 좋아요!!]

연주[보고 싶어요. 진짜진짜요. 매일매일 민준 씨만 생각해요.]

연주[아…ㅜㅜ. 밖에서 아빠가 불러요.]

연주[우리 내일 진짜 보는 거죠. 민준 씨?]

나[네. 내일 봐요. 우리.]

나는 연주와의 문자를 마치고, 시은 누나에게 내일 오전에 만나자고 메시지를 보냈다.

뭘 하고 있는지 답장이 느렸지만, 어쨌든 누나는 알겠다고 했고 그렇게 내일 스케줄이 정해졌다.

‘확실히 친구 한 명 있으니까 마음이 든든하네.’

다른 여자들은 몰라도, 아예 섹스 프렌드로 못을 박아놓은 시은 누나에게는 연주의 이야기를 허물없이 털어놓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나도 생각해 놓은 방법들이 있지만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서 나쁠 건 없었다.

`여자의 마음은 여자가 더 잘 아는 법이니까…누나랑 얘기해보는 게 도움이 되겠지…`

나는 정말로 궁금했다. 궁금해서 잠이 안 올 지경이었다.

연주는 나의 힐링 버튼일지, 아니면 내 안으로 서서히 스며드는 극도로 유독한 독극물일지.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