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화 〉 32화
십억이 넘는 돈이 들어와 있을 이유는 하나밖에 없었다.
시은 누나가 나와 기절 섹스를 하면서 미친 듯이 쾌감 수치를 뽑아냈기 때문이었다.
부작용을 겪을 정도로 과도하게 신의 손을 써서 한계까지 색감을 끌어올렸던 게, 이런 식으로 돌아올 줄은 몰랐다.
땅을 팠더니 석유가 나온다면 이런 기분일까. 나는 마치 만수르가 된 것 같았다.
물론, 그 석유 왕자처럼 몇십조 단위에 돈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계좌에 십억이 찍혀 있으니까 계좌만 보고 있어도 배가 불렀고 입에서는 자꾸만 이상한 웃음이 튀어나왔다.
“크헬헬…큭큭…이 돈이면…”
나는 얼핏 암산을 좀 해보다가 계산이 잘 안 돼서 그냥 세상은 돈과 여자 어플을 실행시켰다.
총알이 꽤 빵빵 했으니 몇몇 중요부위 정도는 2강 작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성기 강화]
-성기의 길이, 둘레, 강직도 등이 강화됩니다.
-강화 정도에 비례하여 전체적인 외형이 성관계에 적합한 모형으로 바뀝니다.
*+1강 -> +2강
*가격 : 200,000,000원
*마취 적용 시, 가격은 두 배입니다.
*마취 기능과 함께 강화를 진행하시겠습니까? (예/아니요)
“와…비싸긴 하네.”
달아올랐던 흥이 어마어마한 가격을 보자 팍하고 식어버렸다.
특급 중요 부위라서 그런지 성기의 2강 가격은 무려 2억이었다.
1강이 1천만 원 이었으니, 무려 20배나 비쌌다.
‘마취도 맞으려면 4억이네…하긴, 성능이 얼마나 좋은데 4억도 싸지.’
마취를 안 맞으면 2억이긴 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돈 좀 아끼자고 꼬추에다가 철심을 박는 고통을 줄 수는 없었다.
‘내가 진성 마조였으면 좋았을걸. 그럼 강화 비용 좀 덜 들었을 텐데.’
아무리 마조라고 뼈가 갈리는 고통을 좋아하겠냐만 ,그래도 너무 비싸서 어떻게든 투덜대고 싶었다.
이제 2강인데 하루에 몇억을 벌어도 허리가 휠 지경이었다. 고강화 단계에 접어들면 정말로 신체 강화에 몇십조씩 들이부어야 할지도 몰랐다.
‘아 몰라. 나중 일은 나중에 생각하고 우선은 지르고 보자.’
나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강화 버튼을 눌렀다. 꼬추가 쭈욱쭈욱 늘어나는 느낌을 느끼며, 어플을 살펴보다가 이왕 이렇게 된 거 꼬추와 함께 불알과 전립선까지 강화를 조져버렸다.
심지어 꼬추보다 가격이 더 비쌌지만, 그만큼 효과가 대단하다는 뜻일 테니 상관없었다. 지금까지 체험해본 결과, 강화의 성능은 가격과 정비례했다.
[낭심 & 전립선 강화]
-정자의 활동량, 정액의 양, 사정 지연력, 사정 지속력, 발기력 등이 강화됩니다.
*+1강 -> +2강
*가격 : 300,000,000원
*마취 적용 시, 가격은 두 배입니다.
*마취 기능과 함께 강화를 진행하시겠습니까? (예/아니요)
-띠익.
“후우…”
잠시 고민했지만 빠르게 결정을 내렸다.
나는 눈 딱 감고 강화 버튼을 누른 뒤 한숨을 내뱉었다. 단 두번의 클릭으로 10억을 태우니 뭔가 허탈했다.
아무리 돈을 잘 번다고 해도 그만큼 잘 빠져나가니까 남는 게 없는 기분이었다.
“아니지. 강화된 내 몸이 남는 거지. 음음.”
애써 허탈감을 지우며 몇 분 동안 기다리니 강화가 끝났다.
그리고 변화된 나의 우람한 물건과 미친듯한 발기력을 보고는 허탈한 마음이 쏙 들어가 버렸다.
약간 문제가 있다면, 효과가 좋아도 너무 좋아서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쑤우우우욱!
“…윽?!”
평소와는 자지가 서는 느낌부터 달랐다. 평소처럼 작은 상태의 꼬추가 서서히 팽창해서 어른 자지가 되는 그런 느낌이 아니었다.
눈 깜짝할 사이 팍. 하고 서버린 거대 흉악 자지에 나도 모르게 경악성이 터져 나왔다.
이 정도면 어느 나라에서든 당당하게 야동 배우가 꿈이라고 말해도 될법한, 대단히 우람하고 멋진 자지였다.
섹스하고 싶은 자지 뽑기 컨테스트에 나간다면 무조건 입상할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한 자지였다.
굵기, 길이, 핏줄, 힘있게 껄떡대는 움직임까지 뭐 하나 나무랄 데가 없었다.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라…왜 갑자기 풀발기를…”
당혹스러웠다. 자지가 크고 예뻐진 건 좋은데 왜 갑자기 미쳐 날뛰는 건지는 알 수 없었다.
더 심각한 건, 팍 서버린 자지가 도저히 죽을 생각을 안 한다는 것이었다.
“아…딸딸이라도 쳐야 하나.”
아직 저녁 시간이라 마음만 먹으면 어떻게든 섹스를 할 수 있었지만, 오늘은 그냥 집에서 쉬고 싶었다.
이미 침대에 누워버렸기에 다시 집에서 나가는 게 너무 귀찮았다.
게다가 아직 시은 누나와 헤어진 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은 상태였다. 아무리 섹스를 좋아한다지만 24시간 내내 섹스만 조질 수는 없는 일이었다.
섹라벨(sex-life-balance)이 무너지는 걸 원치 않았다.
그래서 나는 침대에 누워서 핸드폰으로 딸딸이를 치기로 결심했다. 어플이 생겨난 후로는 오로지 섹스만 해서 딸딸이에게는 조금 소홀해진 상태였지만, 원래 딸딸이와 나는 영혼의 동반자이자 둘도 없는 소울 프렌드였다.
처음 딸딸이에 눈을 뜬 그 날부터 나는 하루도 빼먹지 않고 딸딸이와 놀았고, 소중히 모아온 딸딸이와의 추억은 아직도 C 드라이브 안에 고이고이 간직되어 있었다.
“으음…허어…이럴 수가.”
하지만 장장 한 시간에 걸친 딸감 수배 끝에, 나는 내가 순수했던 그때 그 시절에 비해 심하게 변질되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실제 섹스에 적응돼서 그런지, 이제는 핸드폰 패널 속에 있는 그녀들로는 더 이상 만족 할 수 없었다. 아무리 쌔끈한 야동을 봐도 흥이 나질 않았다.
실제로 섹스를 할 때 전해지는 그 현장감과 흥분감을, 야동으로는 반의반도 느낄 수 없었다.
‘그리고…뭔가 못생겼어…전에는 이러지 않았는데…’
문제는 하나 더 있었다.
미희, 연주, 시은. 이 세 명은 모두 탈 일반인급 미녀였다. 각자의 매력은 달랐지만, 그 수준이 천상계에 닿아있다는 건 같았다.
그러니 이미 그 세 명의 미모에 적응되어 버려서 아무리 예쁘다는 야동 배우를 봐도 혹하지 않았다. 아예 예쁘지 않다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부족했다.
“하아…어쩔 수 없나.”
나는 결국 눈물을 머금고 딸딸이 각을 접어 버렸다. 중간에 딸딸이 각을 접는 건 인생 최초였고, 어쩌면 이 최초의 중도 포기가 딸딸이와의 마지막 추억이 될 것 같았다.
‘딸딸이여, 잘 있거라.’
나는 비장한 각오로 딸딸이에게 마지막 인사를 날렸다. 이미 딸딸이로는 만족할 수 없는 몸이라는 건 명확했다.
그러니 이제는 섹스뿐이었다.
나는 곧장 미희 누나에게 연락을 취했다. 연주도 있었지만, 부담 없이 마음껏 섹스하려면 미희 누나가 더 나았다.
연주는 개복치마냥 너무 연약했다. 뭐, 귀여우니까 상관없지만.
나[이쁜이 뭐함?]
미희 누나[우우우. 느끼해.]
자지가 초조했는데, 다행히 누나의 답장은 빨랐다.
나[퇴근했음?]
미희 누나[곧 할 듯. ㅎㅎ.]
나[데리러 갈게. 딱 기다려.]
미희 누나[엥? 왜?]
나[왜긴 왜야 ㅎㅎ. 섹스 하자. 시간 외 수당까지 쳐서 큰 거 다섯 장 어때?]
미희 누나[…변태 ㅡㅡ. 그렇게까지 하고 싶어?]
나[응. 못 참겠어. 보고 싶어. 만나자.]
미희 누나[으이구…발정난 사춘기 소년도 아니구…(화내는 이모티콘)]
나[만나자아아아ㅏㅏㅏ. 누나랑 하고 싶어. 왕 찌찌 보고 싶어ㅓㅓ.]
미희 누나[…알았어. 기다릴게.]
문자만 했는데도 미희 누나가 옆에 있는 것 같아서 심장이 벌렁벌렁 거렸다.
빨리 누나와 만나서 그 수박만 한 왕가슴에 코를 박고 콱 죽어버리고 싶었다.
“차 키. 씨발. 차 키 어딨냐.”
누나의 가슴을 생각하니 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 자지도 가라앉힐 수 없었다.
한창때의 사춘기 소년보다 더 발정 나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 상태로 차를 몰면 목숨을 건 분노의 질주를 해버릴지도 몰랐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미희 누나와의 섹스를 상상한 뒤로 갑자기 몸에서 정력과 활력 그리고 성욕이 미쳐 날뛰었다.
단순히 자지가 꼴린다는 그런 느낌이 아니라 갑자기 내가 변강쇠가 된 것 같았다.
이런 기분이라면 오줌발로 요강을 뚫고, 도끼질 한 번에 장작을 패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뿐만 아니라 방안에서 나를 은밀히 쳐다보고 있는 마님을 세상에서 제일 가는 섹녀로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좇질 정도야 온종일도 할 수 있을 만한 그런 기분이었다.
나는 옷을 대충 걸쳐 입고 차 키를 챙겨서 집을 나섰다.
차를 거칠게 몰아서 누나가 있는 오피스텔 앞에다 대놓고 누나에게 문자를 보냈다.
조금 기다렸더니, 오피스텔 밖으로 빠져나오는 누나가 보였다.
누나는 나를 찾는지 고개를 두리번거렸는데, 이렇게 눈에 띄는 뽀르쉐를 타고 있는데도 모르는 걸 보면, 내가 차를 타고 왔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내가 누나를 부르면 끝날 일이지만, 애석하게도 나는 소리를 낼 수 없었다.
사복을 입고 있는 누나의 모습을 감상하느라 차마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와우…”
누나는 회색 맥시 원피스 입고 있었다. 막 입기 편한데도 몸매를 부각할 수 있어서 젊은 신도시 유부녀들이 많이 찾는다는 바로 그 원피스였다.
보통 맥시 원피스는 평소에는 펑퍼짐하다가 바람이 불면 하늘하늘한 소재가 몸에 쫙 달라붙어서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게 꼴림 포인트였다.
하지만 미희 누나의 멕시 원피스는 달랐다.
바람이 불고 자시고, 엄청난 거유 때문에 이미 원피스가 몸에 쫙 달라붙어 있었다.
그래서 걷거나 고개를 돌릴 때마다 반동으로 가슴이 출렁거리는 게 그대로 보였는데, 거의 엉덩이만 한 가슴이 출렁 출렁거리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문과인 나조차 물리학이란 게 어떤 것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위대한 물리학자 뉴턴에게 사과가 있었다면, 나에게는 미희 누나의 초거유가 있었다.
‘중력이 있는 이유는, 거유의 움직임을 나타내기 위해서다…’
나는 세상의 진리를 깨달아 버린 충격으로 한동안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나의 시선은 압도적인 질량을 가진 누나의 초거유에 빨려 들어가서 되돌아 나오지를 못했다.
“어?! 민준이…?”
“아, 여기요. 누나.”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가슴을 볼 수 있는 시간은 길지 못했다.
누나는 고개를 몇 번이나 도리도리 거린 끝에 결국 나를 찾아냈다.
“뭐야…너 진짜 민준이 맞아?”
“그럼 누구겠어요.”
“아니…애가 원래…이렇게 잘생기지 않았는데…?”
“다이어트 한다고 했잖아요. 머리 스타일도 바꿨고. 누나가 몰라서 그렇지 저 원래 꾸미면 잘 생겼어요.”
양심 따위 원래 없었기 때문에, 나는 침도 한 번 안 삼키고 태연하게 거짓말을 했다.
누나는 못 본 사이 많이 바뀌어버린 내가 신기했는지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와~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달라져? 민준이 너 연예인 해도 되겠다.”
“됐으니까 어서 타요, 누나. 다리 아프겠다.”
“응. 근데 이거 친구 차 빌린 거야? 뚜껑도 열리고…완전 멋지다.”
“이거 제 차에요.”
“…렌트?”
“자가.”
“…오빠라고 불러도 돼?”
“마음대로.”
덜어어얼컥-.
누나는 차 문을 대단히 조심스럽게 열더니, 아주 조신하게 보조석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뭘 그렇게 조심하는데요?”
“그냥…비싸 보여서…나 비싼 차 타보는 거 처음이야.”
“진짜요? 누나처럼 이쁜 사람이면 서로 태워주려고 난리였을 것 같은데…”
“음…그렇긴 한데…결혼을 워낙 빨리해서 그럴 기회가…”
“…네?”
“헐…내가 방금 뭐랬지?”
누나와 나는 서로 마주 봤다. 누나도 나도 당황하고 있었다.
나는 들어서는 안 될 비밀을 들었다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누나…유부녀예요?”
“응…말 안 하려고 했는데 들켜 버렸네.”
“그러게요. 들켜 버렸네요…”
우리의 대화는 거기서 끊겼다.
분위기가 급격히 싸해졌다.
그렇게 안 죽어서 안달이던 자지마저 내 마음처럼 한순간에 푹 가라앉았다.
누나가 유부녀라서 매력이 없다는 건 아니었다.
그런 게 아니라 누나처럼 애교 많고 착하고 사려 깊은 사람이, 심지어는 유부녀인데도 불구하고 대체 왜 오피같은 험한 일을 하고 있는 건지 걱정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내 생각을 읽었는지, 환했던 누나의 얼굴에는 순식간에 그늘이 졌다.
사랑스러운 누나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결코 가볍지 않은 세월의 애환이 깃든 그런 그늘이었다.
누나는 필시 저 그늘만큼이나 깊고 어두운, 술기운 없이는 차마 입으로 꺼내기도 힘든 그런 사정을 갖고 있으리라.
“…우리 술 한잔 할래요?”
원래는 바로 섹스하러 갈 생각이었는데, 마음이 가라앉아서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누나는…포장마차 좋아해.”
“그래요. 포장마차 가요.”
부아아앙-.
나는 차를 거칠게 몰았다.
올 때와는 다른 의미로 답답해진 가슴이, 조금이라도 뚫렸으면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