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 슈프루드 왕국편
제16장
─────칼라미타력 898년
스트레이거의 옥좌에 앉은 오렌지색 머리의 청년은 신하들에게 고함쳤다.
상대는 자기보다 상당히 나이가 많은 노인들이었지만 그가 봤을 때는 그저 가신일 뿐.
존중하는 것도 배려하는 것도 없이 오로지 노성을 질렀다.
「대관식을 약식으로 치르게 된다니 무슨 소리냐!?」
그는 그 곳에 앉아 있긴 하지만 아직 정식적인 즉위를 하기 전이었다.
단지 선대가 붕어했기 때문에 형식적으로 그가 왕이 될 수 있었을 뿐.
그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대관식을 성대하게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불가능하게 되었다.
「송구하오나, 단적으로 말씀 올리자면 사람과 자금이 없습니다.」
「무슨!? 사람도 돈도 없다니 무슨 말이냐!?」
「이미 모집을 했습니다만 응모가 없으며, 국고는 여쭈실 필요도 없이 예전부터 텅텅 비었사옵니다.
이제까지는 어떻게든 저희들의 사재로 충당해왔습니다만 대관식까지 하려면……」
변명 따위 없는 힘없는 말로 머리를 조아리지만, 그것만으로도 그들은 쿨럭 거린다.
이미 정무에 힘쓸 연령이나 체력은 아니지만, 후임이 없는 것이다.
「네놈들의 마법사 간판은 장식인가!
그 정도는 마법으로 어떻게든 할 수 있지 않나!」
「쿨럭쿨럭! 이미 이 늙은 몸으로는 그런 큰일은……」
지난주에 타계한 선황보다는 젊다고는 해도, 이미 한참 전에 은퇴했어야 할 나이.
컨디션도 좋지 않은 것인지 심각해 보이는 기침을 하고 있지만 걱정의 말 한마디 받지 못한다.
「다른 마법사라도 있을 것이다!」
「이미, 제대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백성은, 스트레이거에는 손가락으로 셀 수 있는 정도 밖에」
「…………무슨 소리야?
아바마마나 네놈들은 여태 그런 말을 나에게 한 적 없지 않은가!?
이 나라는 마법사의 나라이고, 나는 그것을 짊어질 새로운 왕인데!
그런데 어째서 이 나라에 마법사가 없다는 건가!?」
솔직히 그런 전조는 몇 년 전부터 있었다. 단지 그들이 전하지 않았던 것뿐.
여하튼, 그들로서도 어찌할 수 없는 일이었던 것이다.
「원인을 알 수 없습니다. 출생률 그 자체가 극단적으로 저하하는 가운데,
그나마 태어난 아이들은 마법의 재능이 없는 이가 대부분, 전하의 세대에
마법을 그럭저럭 사용할 수 있는 이는, 전하를 포함해서 6명 정도 밖에……」
그렇게 따져도 마법사의 전성기 시절을 기억하는 노신들이 봤을 때는 저 레벨.
이미 타국에 마법사를 빌려줄 여유 따위 몇 년 전부터 없었다.
그러나 대비책을 세우지 못한 채로 시간만 흘러 국력은 이 수년 동안 쇠약해졌다.
훌륭해 보이는 것은 성 안 뿐이다. 그것도 왕자가 지내는 일부 구역 정도에 한정된 이야기.
국토는 대부분 이미 이웃나라에 넘어가서 이미 왕도만 남았을 뿐.
거기에 인구는 반이하가 되어 황폐화가 진행되고 있다.
원인불명의 사태에 아무 대처도 할 수 없는 것을 왕자에게 알려지지 않게 했다.
노왕과 노신들의 보잘 것 없는 허세가 오늘까지 그 사태를 숨기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 다면……그렇게, 그렇게 네놈들은 오늘까지 그저 손 놓고 있었다고?
웃기지 마라! 내 나라다! 이제야 겨우 왕이 됐다!!
그런데 이게 뭐냐! 나는 망해가고 있는 나라의 왕자였다고 하는 거냐!?」
「전하, 침착해주십시오, 전하만 계신다면 스트레이거는……」
「망하지 않는 다는 소리나 할 생각이냐, 멍청이!! 네 노~옴, 이게 어찌된 일이냔 말이다!!
젠장, 어떻게 하면 좋다는 거냐………그, 그래, 슈프루드다!
아바마마는 만약의 경우에는 그 나라를, 용사에게 의지하라고!」
이미 죽은 아버지의 말을 다시 기억해냈는지, 어떤 나라의 이름을 말로 꺼내 보지만,
노신들은 즉석에서 소리치면, 반대라고 젊은 왕자에게 고했다.
「아니 되옵니다, 전하. 그 나라는 결국 마법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이들이 통치하는 나라.
낙오자들만 모인 나라에 도움을 청하게 되면 국가의 위신이 떨어집니다!」
「그럼 어쩌라는 거냐!? 말해 봐라!!」
「그러니까 침착하십시오. 어쨌거나, 왕가만 남아 있으면 문제는 없사옵니다.」
「이런 일은 일시적일 뿐이옵니다. 마법사는 불멸이옵, 쿨럭쿨럭!」
성 밖에 제대로 나간 적도 없는 왕자조차 알 수 있는 멍청한 낙관론.
이런 사람들이 정치를 맡고 있었다니, 고통은 없을 것인데 머리가 아프다.
(어째서냐! 어째서 일이 이렇게 된 것이냐!!)
젊은 왕자가 옥좌에서 머리를 쥐어 뜨는 가운데 노인들의 무책임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하지만, 아직 그들은 모른다. 그리고 알아봐야 이미 때는 늦었다.
영토적 야심 아래 동맹관계였다고 생각한 이웃나라의 군대가 왕도를 에워싸고 있었다.
그 날을 마지막으로 스트레이거라고 하는 나라의 역사는 마지막을 맞이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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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미타력 880년
스트레이거 건국 백년제.
그 고조된 분위기는 보통이 아니다.
저주스러운 재앙에 계속 습격당하는 이 세계에서 백년이나 나라가 지속되는 것의 의미는 크다.
5년 쯤 전에 샤이탄이 소멸했기 때문에 대외적인 의미는
그 전까지와 비교해서 약해져 버렸지만 마법사들은 신경 쓰지 않는다.
아니, 잊으려는 듯 화려하게, 그리고 넘치도록 크게 축하한다.
결코 용사의 나라에 밀리지 않도록 각자가 그 실력을 힘껏 보이고 있다.
화려한 모습으로 변신한 마법사들이 하늘을 춤추고,
각각 색이 다른 섬광을 발하며 푸른 하늘을 염색해 간다.
지상에서는 마법으로 만들어진 인형이 퍼포먼스를 하면서 퍼레이드.
그것을 선두로 전통적인 한편 화려한 의장의 로브를 걸친 마법사들이 줄을 잇는다.
전원이 본래 액체여야 할 물을 젤리 상태로 고정해 그 위에 타서 앞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행진의 최후미에 있는 것은 거대한 황금 골렘이 메고 있는 가마(御輿).
「우오옷, 스트레이거 만세!!」
「마법사는 영원하다!」
「꺄아앗, 포리아님~!!」
「다음 백년을 맡깁니다!!」
그 위에는 퍼레이드에 모인 민중에게 손을 흔드는 오렌지색머리의 남자.
차기 국왕 후보 제1위인 그는 용모가 미려한 점도 있어서 인기가 높다.
물론 그것은 그의 본성을 아무도 모르고 있기 때문이며, 잘 생긴 외관의 증명이기도 하다.
(결국, 동포라고 해도 바보들뿐인가.
적당히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드는 것뿐으로도 기뻐하다니, 애완동물이나 다를 게 없군.
뭐, 조금만 있으면 진짜로 내 애완동물처럼 일해 줘야겠지만)
속으로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가마에 서서 크게 외친다.
애완동물을 기쁘게 할 퍼포먼스를 하기 위해서.
「모든 이들이여, 우리는 마침내 이 날을 맞이했다! 축하해라! 기뻐해라! 그리고 구가해라!
스트레이거는 영원하고, 마법사는 불멸이리라!!」
사람들이 기뻐할만한 말을 확산마법을 사용해 주변 일대로 보낸다.
민중들의 흥분과 우렁찬 함성이 강해지며 스트레이거를, 마법사를, 그를 칭송하기 시작한다.
다른 왕위 후보도 타고 있지만 환성의 정도로 따지면 얼마나 큰 차이가 나는지.
내심 불쾌한 마음도 들지만, 이목도 있고 조심성 없는 발언을 하면 확대되어 백성들에게 들려버린다.
그 때문에 전원, 백성들의 외침에 찬동하는 것 말을 하며 포리아를 칭송했다.
노골적인 아첨이었지만 그는 그리 싫지 않은 얼굴로 슬며시 빙긋 미소 짓는다.
모여든 국민들의 함성과 시선을 일신에 받고 있는 자신을 느끼며, 기쁨에 잠겨 있었다.
(크큭, 참을 수가 없구만. 이런 바보들의 시선은.
그웬다라고 하는 오점이 있긴 해도 국왕이 되면 문제없다.
후계를 만들 수 없는 마법사와 인연을 잘라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아)
모든 것이 생각했던 대로. 기념해야할 건국 백년을 빛낼 왕은 나다.
포리아는 지금 인생의 절정기를 맛보고 있다.
하지만 그 의미를 이해하고 있을 것인가?
이제부터 다음은, 떨어질 길 밖에 없다는 것을.
───모든 것은 그가 모르는 곳에서 이미 끝나버렸던 것이다.
「포리아님의 인기는 대단하군요.」
「저 정도면 차기 국왕은 확실하겠지요.」
건국 백년을 축하하는 퍼레이드 풍경을 최적의 위치에서 바라 볼 수 있는 귀빈실.
스트레이거 수도의 중심지에서 국내 최대의 높이를 자랑하는 건축물의 전망실이기도 한 장소.
홀과 같은 넓이를 자랑하는 그곳에서 각국의 중진들이 친목을 도모하면서 바라보고 있다.
마법을 통한 영상중계도 합쳐져서 모든 이들이 그 장소에 있는 것 같은 사실감을 맛보면서.
「이것도 그대의 지도 덕분 아닌가?」
「이것 참, 역시나 미래의 왕의 장인 나리. 부러울 따름입니다.」
「험험, 무슨 말씀을. 전부 포리아님의 능력 덕분이지요.」
그 한 구석을 점거하면서 퍼레이드를 즐기는 폴우드 당주와 그 측근.
차기 국왕의 장인이라고 하는 입장 덕분에 흐르는 국물을 받아 마시려 모이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치켜세우지만 그 자신의 기분은 좋기는커녕 나쁜 쪽에 들어간다.
(크으, 아직 그웬다에 대해서 표면화 되지 않았으니,
지금 기회에 이놈들한테서 짜낼 만큼 짜내지 않으면!!)
머지않아 추분이 퍼지고, 포리아로부터 절연당하면.
폴우드가의 쇠퇴는 피할 수 없는 사실인 이상, 저축해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장녀에게 아이가 생기지 못하고 막내가 낙오자라는 사실이 널리 퍼져 지지자들이 줄어들고 있었다.
그런데도 아직 추종자들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포리아로부터 절연할 기색이 안 보이기 때문.
그들도, 그리고 폴우드마저 공식상의 부부관계를 믿고 있는 것이다.
포리아 자신은 절연으로 인한 이미지 손상을 피하기 위해 정식으로 국왕이 되는 때에
후계를 낳을 수 없는 것을 이유로 그녀“쪽에서 스스로” 절연하게 하려는 의도이지만.
혹은 그 전에 슈프루드가 “처분”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그들은 “왠지” 3개월이 지난 지금도 자매가 어떤 취급을 당하고 있는 건지,
그 정보를 완전히 얻지 못하고, 아직도 보류하고 있다는 정보를 굳게 믿고 있다.
다른 사람들도 아이를 가지지 못하고 친가로 되돌려진 여자와 낙오의 사정 따윈 신경 쓰지 않는다.
슈프루드에 가있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것이 누구의, 무엇을 위한 정보조적인지 알지 못한 채로.
「저, 폴우드와 그 돈주머니 놈들!
폐하 앞에서 잘도 다음 왕이 누구니 뭐니 지껄이다니!」
「참아라. 타국 사람들이 보고 있는 앞이다.」
그 모습을 불쾌하게 보고 있는 이들은 현재 스트레이거 왕과 그 일파.
본래라면 그 퍼레이드에서 가마 위에 타고 있어야 할 인물들이었지만,
왕을 필두로 연로한 몸이라 그것이 너무 부담이 가기에 사퇴하지 않을 수 없었다.
포리아는 그것을 다음 세대가 얼굴을 좀 보여주겠다는 명목으로 대신 사용한 것이다.
「과시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
다음 세대의 실력과 내가 아직 건재하다는 일을 내외로.
충동적인 비난은 하지 말고, 당당하게 있으면 된다.」
「하, 하핫, 실례했사옵니다. 폐하」
그리고 이 건국 백년제는 타국의 중진들을 상대로 국위를 나타내고,
이미 퇴위가 가깝다고 여겨지는 그 자신의 건재함을 어필하는 장소이기도 했다.
포리아가 차기 왕 후보1위가 된 것은 왕의 자식인 후계가 병사했기 때문에.
그리고 새로운 후계자를 만들기에는 왕의 나이가 너무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혜안이 있는 이들은 후대의 왕이 될 만한 후보들의 휘하로 각각 들어가서,
현재는 가장 빨리 포리아에게 지원을 시작했던 폴우드가의 단독승리가 되었다.
물론, 현재, 라고 하는 주석이 필요하지만.
「폐하, 조용히 말씀드려야할 것이」
그렇기에 더욱 충실히 지금의 왕에게 따르는 연로한 충신들 중 한 사람이 당황해서 왕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스트레이거왕의 귓가에 무언 가를 속삭이자, 그는 환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호오, 예정 외긴 하지만 원래 초대장을 보냈던 상대.
딱히 문제 될 것은 없지. 여기로, 모시도록.」
「예」
왕의 명령을 받은 그 마법사는 그대로 퇴실해서, 그리고 조금 지난 후.
자국·타국 가리지 않고 중진이 모인 귀빈실에 남녀 한 쌍의 왕족과 그 호위가 들어왔다.
「저, 저 사람은!」
「결석이라고 하셨는데……」
「그 역시 스트레이거는 무시할 수 없는 건가?」
「오옷, 저 분이 그 유명한 슈프루드 왕이신가?」
그 등장에 장소의 분위기가 일변해 그들에게 주목이 모인다.
그들은 특별히 “이상한”모습을 하고 있지 않고, 화려하지도 않다.
여기에 들어 올 때도 한없이 조용해서 문을 여닫는 소리만 들릴 정도였다.
애초에 손님이긴 하지만 이 축전(祝典)의 주역은 이 나라이지, 그들 자신은 조연.
그것을 축하하러 온 입장인 것을 아는, 적절한 예복과 드레스 차림이다.
단지 범인과는 다른 존재감과 구세의 용사라고 하는 지위가 싫어도 시선을 모으게 되는 것이다.
「윽」
「긴장 풀어, 카일. 당당해라」
「아, 알겠어, 가 아니지. 알겠사옵니다. 폐하.」
그 시선에 당황한 한 사람의 호위에게 조용한 소리로 주의를 준다.
정신을 차린 그는 “평소와 같은 누나"와 함께 왕과 왕비의 좌우를 지키고 있다.
그 자신은 식전용의 훌륭한 백은 갑옷을 몸에 두르고 있지만 낯선 탓인지 어색하다.
그런 그들과 왕의 뒤에는 “평소와 같은 슈트”차림의 몇 사람의 17대의 모습도 보인다.
아무도 그녀들의 모습에는 딱히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그렇다는 일이다.
「왜, 왜 놈이……슈프루드 왕이!?」
당황한 것은 물론 폴우드가의 당주이다.
그의 입에서 무언가 폭로되면 이 장소에서 바로 그는 끝나버린다.
그러하기에 그의 곁에 있는 여성 따위는 시야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 가능성은 완전히 상정도 하지 못한 것도 있어서.
「실례, 지금은 나중에」
몇 사람 정도 그 용명이나 슈프루드와의 우호를 바라고, 통성명이라고 하려던 중.
그 전에 손을 들어 제지하고, 곧바로 스트레이거 왕이 있는 곳으로 걸어가서,
예절에 맞춘 훌륭한 인사를 하고, 우선 사과와 감사의 말을 내밀었다.
「결석한다고 통지를 전달했었는데도,
갑작스럽게 참석하는 것을 받아들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트레이거 왕.」
「무슨 말씀을, 만약 오실 수 있다면 언제 오셔도 상관없다고 전한 것은 이 늙은이요.
거기에 용명 높은 슈프루드 왕에게 축하받을 수 있다니, 내 쪽이 우쭐해지는구먼.」
갑작스러운 내방을 무례하게 생각하는 일 없이 스트레이거왕은 호호 할아버지처럼 웃었다.
「늘 마법사 여러분에게는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무리를 해서라도 참가할 수 있게 조정했습니다만……그대, 인사하시게」
말 도중에 굳이 곁에 선 여성을 소개한다.
이러한 장소에 일국의 왕이 팔짱을 끼고 데려 오는 이는 왕비나 공주이다.
공주들은 아직 이런 장소에 나오기에는 너무 어린 연령이라고 하는 사실은 알려져 있지만
왕비에 관해서도 수가 그 나름대로 있는 것 같다는 정도의 정보 밖에 돌지 않고 있다.
그리고 정보가 너무 중구난방이라 어떤 게 정확한 것인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아직 샤이탄 소멸로부터 5년 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주변국이라면 몰라도,
멀리 있는 나라의 왕실 사정을 거기까지 주의 깊게 찾는 나라는 아직 없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런 장소에 데려온 왕의 동방은 주목을 끌었다.
그리고 그 이름은 이 장소에 모인 거의 전원을 경악시킨다.
「처음(…)뵙겠사옵니다, 스트레이거 왕.
이번에 새로이 슈프루드왕의 왕비로 가세한
“그웬다”·K·슈프루드라 하옵니다. 기억해주기를」
너무 화려하지 않고 너무 수수하지도 않은 드레스와 정중한 몸짓으로의 인사.
거기에는 아무리 당돌했다고는 하나 명가의 딸로서의 교육 덕분.
익숙한 모습 덕분인지 과연 곁에 있는 남편보다 훨씬 더 기품으로 가득 차 있었다.
「너무 우수한 사람이지요.
그녀의 힘이 없었다면 오늘 여기에 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무슨 말씀을, 저 따위는 나오트 폐하께 비하면 정말로……」
남편인 나오트는 그런 차이를 신경 쓰는 느낌도 없이, 그녀를 자랑한다.
그것을 그웬다는 수줍어하면서 겸손하게 말해, 은근슬쩍 사이가 좋다는 사실을 어필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이름과 얼굴을 정확하게 견문한 사람들은 누구라도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그웬다, 님?」
「아니 잠깐, 저 분은 포리아 님의 부인 아니신가!?」
「침착해 침착해, 단순한 동성동명이겠지」
「바보 같은 소리.
그 한 번 보면 잊지 못할 미모를 보고도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 자네는!?」
스트게이거나 이 나라와 관계가 깊은 사람들은 그웬다를 잘 알고 있다.
여하튼 차기 국왕이라고 하는 남자의 아내. 그들 부부는 자주 식전이나 사교계에도 나왔었다.
친가에 되돌려졌기 때문에 오랫동안 그런 장소에 나오고 있지 않지만.
옛날부터 장소의 중심으로서 그 미모와 기품으로 남자들을 “자기도 모르게” 매료시켜 왔던 것이다.
그런 그녀의 이름과 얼굴과 목소리를 잘못 보거나, 잘못 들을 사람이 있을 리가 없다.
그러니까 더욱 귀빈실 내부는 가벼운 혼란과 소란으로 휩싸여간다.
「폴우드님, 이건 도대체!?」
「어째서 그웬다님이 슈프루드왕의 측실로!?」
「아, 아니, 그게……」
폴우드 당주 본인에 이르러서는 시퍼렇기는커녕 얼굴에서 색이 없어져 있었다.
연이은 측근들의 질문에도 제대로 대답을 돌려줄 수가 없었다.
당연하다. 누구보다 혼란에 빠진 것은 다름 아닌 그이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니까.
죄인으로서 권리양도됐음이 분명한 딸이 그 나라의 왕비가 되어 나타났다.
그런 건 질 나쁜 농담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고, 또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다.
어떤 의미로는 포리아로부터 갑자기 절연당하는 것보다 충격적이다.
「그건 참 경사스러운 일이군. 그러나, 흠, 처음 뵙습니다, 라니?
자네 정도되는 마법사의 얼굴을 잊을 만큼 이 늙은이가 망령들지는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기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트레이거 왕.
그렇기는 하나 이 몸은 생가(生家)로부터 의절(…)당한 몸입니다.
이 나라의 마법사로서는 귀하를 만날 수 없기 때문에」
「호오, 그랬는지……폴우드여.
확실히 자식을 의절할 권리는 어떤 집에도 있으니, 보고할 의무는 없지만,
그녀는 뛰어난 마법사다. 적어도 한마디 정도는 들려 줬으면 했네.」
「예, 그게, 저……하하!」
온화한 표현이면서 대놓고 꾸짖는 것 같은 시선을 받고 움츠러든다.
슈프루드 측으로부터 의절이라고 해서, 스트레이거의 왕에게도 그렇게 인식된 것으로
그게 아니라고 말을 꺼내는 것도 어렵고, 또 죄를 범했다는 건 추문이기 때문에 말할 수도 없다.
잘못하면 그런 여자를 왕비로 삼을 리가 없다면서 거짓말쟁이 취급마저 받을 수 있다.
그러니까 그는 입 다물고 왕의 말에 굽실거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의절, 했다?」
「무슨 일이지」
「이제, 그웬다님과 폴우드가는 관계가 없어?」
주변의 측근들이 의절 당했다고 하는 사실에 당황해서 동요하고 있다.
권리양도는 죄에 대한 벌이다. 다만 나라로부터 했나, 가문으로부터 했나에 따라 조금 의미가 다르다.
나라의 것은 형벌 중 하나이지만, 생가로부터의 경우에는 완전한 절연의 의미도 가진다.
권리양도가 자국이나 생가에서 책임을 질 수 없는, 책임지고 싶지 않은 마법사의
처분이라고 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절연 시스템으로도 작용·인식되고 있다.
「그, 그렇습니다만 슈프루드 왕, 그웬다는, 힉!」
「우리나라의 왕비님을 경칭생략으로 부르다니 대단히 무례하오!」
그런데도 그에 있어서 이 상황은 이상하고, 또 이해할 수가 없다.
무언가를 호소하려 한 그는 그러나, 호위 기사들의 안광에 움츠러들어 버린다.
인연이 있는 부모라면 몰라도, 이제 그와 그웬다는 관계가 없다.
일국의 왕비를 대놓고 경칭생략으로 부르는 행위는 외교문제로 발전할 수도 있는 실언이다.
「그만 됐다. 법으로서 인연을 잘라도 쉽게 지금까지의 버릇이 없어지지는 않지.
폴우드 경, 이번에는(…) 듣지 않은 걸로 합시다………그래서 하실 말씀은?」
용서하는 것이라고 지금 뿐이라고 은근슬쩍 고하면서 기사들을 물러나게 하는 슈프루드 왕.
그에게 그 다음 말을 촉구 받았지만 겁에 질리고 혼란에 빠져서 좀처럼 말이 정리되지 않는다.
「그러니까………그, 즉……이것은………으, 그, 그렇다!
그웬, 아니 그 쪽의 왕비님은 우리나라의 왕위계승권 제1위인 포리아님의 아내.
제가 집안과의 인연을 끊었다고는 해도 그것은 변함없을 터!」
간신히 짜낸 질문은 이 장소에 모인 사람들 전원의 질문이다.
그렇지만 그것을 전해들은 나오트와 그웬다는 이상한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음, 하핫, 이거 참 이상한 농담을 하는 사람이군.」
「예, 아무리 전·아버지라고 해도 웃을 수가 없습니다. 저는 이게 초혼입니다.
그 증명으로……이처럼 이마에 각인은 없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그때까지 머리카락으로 숨기고 있던 이마를 보여 거기에 혼인각인이 없는 것을 보였다.
그것은 혼인관계가 어떠한 원인으로 끝났다고 해도 이마에 일부는 남는 것이다.
흔적도 없이 지우는 방법은 없으며 진한 화장으로 가려도 마법사라면 보인다.
그것이 전혀 안 보인다는 것은 적어도 그녀는 동족과 결혼한 일이 없다.
「그, 그런 바보 같은!!」
누구보다 먼저 그 사실을 외친 것은 당연히 폴우드가의 당주.
이어지듯이 홀 전체에 그 동요가 퍼져서 장내의 혼란은 깊어만 진다.
「무슨 말이야. 그웬다님과 포리아님은 결혼하지 않았어?」
「헛소리! 둘이서 있을 때는 분명히 두 사람 다 이마에 각인이 있었어!」
「하지만 그것을 지우는 방법은 없다. 그러면, 그것은……」
「아니, 상대는 용사. 각인을 지우는 도구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도…」
「도구 작성에는 귀중한 광석이 그 나름대로 필요하잖아.
하물며 외교문제가 될 수도 있는 데 그런 수고를 들여서 지울 리는 없을 텐데!」
「그럼 도대체 무슨 일이야!?」
각각 제멋대로인 억측을 말하면, 다른 누군가가 거기에 반론한다.
각인은 절대라고 하는 그들 특유의 인식과 도구작성에는 레어메탈이 필요하다고 하는 거짓말이
그들의 추측을 악화시켜가서 아무도 납득할만한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가 없다.
「으음, 아무래도 이 사람들한테는 네가 결혼했다는 것이 사실이었던 것 같은데」
「……굉장히 불쾌합니다만, 그렇게 생각되고 있던 것은 사실인 것 같네요.」
그 모습에 마치 그 사실을 처음으로 안 것 마냥 행동하는 연기파 부부.
당황하면서도 납득한 척하는 얼굴은 어느 쪽이나 아마추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기색이다.
왕은 날로 5년이나 왕을 한 게 아니고, 왕비는 오랜 세월 동안의 사교계 경험 덕분이다.
「무슨 일인가, 왕비님.
나 역시 모두와 마찬가지로 포리아의 아내였다고 기억하고 있긴 하지만……」
「네, 실은 저……솔직히 말하기 힘듭니다만,
슈프루드에 가기 전 몇 년간의 기억이 거의 안 납니다.」
「실은 이번 식전에 그녀를 데려 온 것은,
무언가 생각해 내는 계기가 될까, 하는 생각도 있었습니다만……」
슈프루드왕은 주위를 둘러보고, 어깨를 으쓱이며 예상 밖의 이야기가 나왔다고 쓴웃음 짓는다.
그웬다가 이 나라에서 결혼한 것은 그녀가 아직 십대였던 10년 전의 일이다.
6년 전에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이유로 친가에 되돌려져 여동생·미리아와 함께
유적탐색의 여행을 떠나 5년 전에 슈프루드에서 재앙을 지우는 “무언가"를 발견.
그 보고를 한 후 용사가 “나타났다”라고 하는 말이 스트레이거에 전해져서,
되돌아오듯이 슈프루드에 돌아와서 그녀들은 한 번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것이 스트레이거의 공식적인 기록에 남아 있는 그녀의 움직임이었다.
즉 그웬다는 결혼하기 전부터 마지막에 스트레이거를 나올 때까지의,
대략 10년 전부터 약 5년 전까지의 기간을 분명히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한 것이다.
「기억이, 없어졌어?」
「말을 들어보면 결혼 후의 그녀는 묘하게 태도가 항상 똑같았던 것 같은데」
「그러고 보니 포리아님이 안 계신 장소에는 전혀 얼굴을 내밀지 않았었군요.」
너무나도 엉성한 변명이라 거짓말처럼 들리지만 각인의 유무가 그 말의 신빙성을 높인다.
마법사 사회에 있어 각인은 절대다. 지울 수 있을 가능성이 있는 용사 도구를
귀중한 광석이 없으면 만들 수 없다고 오인당하고 있는 그들에게는 각인이 없는 이상,
그웬다와 포리아의 혼인 그 자체에 의혹을 가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사고다.
만일 용사가 각인을 지웠다고 해도 이 식전에 당당히 데리고 올 리 없다.
한 발자국이라도 잘못 디디면 외교문제가 되서 나라와 나라 관계를 악화시켜 버린다.
나오토가 그런 행동을 해버릴 암군이나 폭군이라고, 이 나라 사람들마저도 생각하지 않았다.
또 그녀가 그런 리스크를 범해서까지 손에 넣을 필요성이 있는 여자라고,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지금의 스트레이거에서 생각되지 않았다.
그러면, 도대체, 무슨 진실(스토리)이 있었는가.
모르는 사이에 슈프루드 왕이 출연·연출하는 무대의 관객이 된 그들은
어렴풋이 그것을 예상하면서도 왕이 준비한 다음 연출에 의식이 쏠리게 되었다.
「어, 이봐! 퍼레이드의 상태가 이상해!」
누군가 그런 말을 하는 것이 중계되는 영상에 나와, 사람들의 시선이 모였다.
그리고 그들의 움직임이 어쩐지 멈춰 있는 것을 간파할 수 있었다.
『왜 그래, 왜 멈추고 있어!』
확산마법으로 멀리 떨어진 곳까지 닿는 포리아의 목소리가 당황스러움과 초조함을 전한다.
퍼레이드 선두를 보니 작동되고 잇던 인형들의 움직임이 멈춰서 붕괴되어 있었다.
담당하고 있던 마법사들이 당황해서 마법을 다시 걸지만 잘 작용하지 않는다.
그들보다 고위에 있는 물 덩어리를 탄 마법사들이 심기가 불편한 듯이 돕지만,
그런데도 선두에서 훌륭한 곡예를 선보였던 인형들은 꼼짝도 하지 않는다.
백성들도 무슨 일이 있는 것을 느끼고, 흥분이 반전해서 동요가 퍼져간다.
『뭐 하고 있는 거야! 그런데도 선택받은 마법사인가!
이제 됐다, 나머지는 내가 직접 해주지. 핫!』
화가 치민 포리아는 가마에서 뛰어 내려서, 아래로 간다.
눈에 보일 정도의 바람을 휘감고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지면으로 향해.
『윽, 웃, 우와아아앗!!』
그렇게 훌륭한 비행마법으로 떠서, 우아하게 내려가던 그는 그러나,
갑자기 그 힘을 잃은 것처럼 부유의 힘을 잃고 낙하해 버린다.
마법을 다시 걸지만 전혀 작용하지 않고, 그는 보기 흉하게 그렇기는 하나 행운인지 물 덩어리 위에 낙하했다.
『후핫, 어푸, 뭐야!? 어째서 가라 앉는 거야!?』
사람이 탈 수 있도록 마법으로 젤리상태로 고정되고 있었던 게 분명한 물 덩이.
떨어진 기세 그대로 안에 가라앉은 그는 당황해서 물에서 허우적거리면서 고개를 밖으로 내민다.
그러나 모든 것을 마법에 의지해 온 그가 서서 헤엄 따위 할 수 있을 리도 없고,
몇 번이나 가라앉다가 떠오르는 모습을 민중의 앞에서 보여 버린다.
『우흡, 푸하앗, 뭐야 젠장! 누가 좀, 어푸, 도와라!』
그 말을 듣고 간신히 물 위에 타 있던 마법사들이 끌어올렸다.
그래서 살아났다고 안도한 순간, 이번에는 그들도 포함해서 전원이 물에 가라앉는다.
『엇, 또!?』
『우아앗, 어푸푸풋!』
『안 돼, 헙, 푸흡, 나 수영 못, 꼬로로록!』
『누가 좀, 쿨럭, 쿨럭!!』
물 덩어리가 완전히 액체로 돌아갔다면 그 장소에 멈춰있지 않고 흘러버렸을 것이다.
그러나 흐르지도 않고 딱딱함이 없어져서 안에 사람이 가라앉는다고 하는 상태는
최초로 건 마법이 그 유지에 실패한 것을 나태내고 있었다.
스트레이거의 백성은 전원이 능력의 차이는 있어도 마법사다.
곧바로 그 의미를 알아차리고 당혹감과 동요의 심정이 퍼져간다.
“그것도 제대로 못하는 건가?”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그런 의혹이 만연해진다.
그것을 홀에 모여서 보고 잇던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나라의 사람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당황하고 있을 뿐이지만,
자국 사람들은 사태의 의미를 알 수 있을 만큼 분노하는 형상이다.
「뭘 하고 있는 거지! 이 기념해야 할 날에!?」
「큭, 타국 사람들도 보고 있는 앞에서 무슨 짓을!」
「액체의 고정화 정도를 몇 사람이나 모여서 제대로 못한다니!」
「도대체 누구야!? 저런 실패를 할 정도로 무능한 놈을 선택한 녀석은!?」
타국의 중진들이 모인 기념일 퍼레이드의 대실태.
있을 수 없을 정도로 수준 낮은 실패는 마침내 선임한 사람에게로의 질책이 되었다.
제1왕위 계승자의 장인이라고 하는 입장을 무기로 그것을 차지한 남자에게.
「도대체 뭘 기준으로 선택한 것이오, 폴우드 경!」
「이, 이런, 말도 안 되는……전원 확실히 1급의 실력을……」
「가지고 있지 않지 않은가!?」
「이 책임, 어떻게 질 생각이오!?」
마법을 잘 써지지 않아서 혼란에 빠진 퍼레이드와 질책의 소리가 퍼지는 귀빈실의 홀.
사람들의 주목은 그 쪽으로 향해서, 슈프루드 왕들은 의식 밖으로.
그러니까 새로 왕비가 된 그녀의 손가락과 입술이 이상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에
이 장소에 모여 있는 사람들은 누구 하나 깨닫지 못했다.
「………이렇게 먼 거리에서 감쪽같이 해치웠어」
「어떻게든 저쪽이 보이고 있으니까, 간단합니다.」
생긋 미소 지으며, 겸손하게 들리는 말을 하고 있지만
그녀가 하고 있는 것은 이런 정도네요, 하고 넘어갈 할 만한 정도가 아니다.
어쨌든 멀리 떨어진 장소에 있는 마법사들의 마법을 방해하고 있으니까.
「원래 미리아나 다른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사람을 돕기 위한 연구였지?」
「예, 그랬습니다만 결국 안 것은 원인(…)과
다른 사람을 일시적으로 같은 상태(…)로 하는 방법뿐이었습니다.」
실패였다라고 말하면서 쓴웃음 짓는다.
그녀는 그것이 마법사 사회에 있어서 위험시 될지도 모르는 결과로,
한편 악용되면 곤란한 것이 되기에 연구결과의 모든 것을
완전히 자신의 가슴 속에만 품고 누구에게도 가르치지 않고 자료도 남기지 않았다.
여담이지만 그 기술의 응용해서 용사의 도구에 대한 간섭도 성공하고 있었으므로
그 대응은 나오토에게 있어서 결과적으로 도움이 되는 이야기였다.
「어떨까, 육상에서 익사시키는 것도 좋겠지?」
「싫어요, 여기에서 좀 더 추락하지 않으면」
그렇게 뒤숭숭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 웃는 부부이다.
덧붙여서 이 말을 제대로 들을 수 있는 사람은 이자벨라(안쪽) 뿐이었다.
그녀로서는 이미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고 말할 만큼 심경이 마모되어 있지만.
「……저기, 포리아님의 이마를 봐봐!」
「저건, 또 뭐야!?」
그리고 퍼레이드의 영상을 보고 있던 사람들이 그 변화에 이상하게 당황했다.
어떻게든 물 덩어리에서 빠져 나오고 있던 그들은 완전히 지쳐서 쓰러져 있었지만,
무사해 보이려는 듯 포리아는 억지로 일어서서, 물에 젖은 머리카락을 슬어 올렸다.
「각인이, 없어!?」
그 순간 드러난 이마에 혼인했음을 나타내는 각인은 없고,
대신에 잉크를 손가락으로 닦은 것 같은 흔적인 남아 있었다.
당연히 그것은 확대된 영상을 보고 있던 홀은 물론이거니와,
가까이서 보고 있던 민중들에게도 새로운 충격을 줘서, 당혹시키고 있었다.
『음, 뭐야……각인 없다고? 웃!?
말도 안 돼!? 어째서야, 물에 젖은 정도로 녹을 만한 것이, 앗!?』
퍼레이드를 지켜보고 있던 백성들의 소리에 자신의 손가락으로 이마를 만지고 사태를 헤아린다.
그러나 있을 수 없어야 할 사간에 동요해 “그렸다”라고 자백.
어째서인지 혼자만 아직도 정상적으로 작용하는 소리를 확산하는 마법에 의해 광범위하게 그것이 들렸다.
각인은 그 말이 가리키는 대로 본래 그것은 마력으로 새기는 것이다.
그것이 없어진 것을 녹았다고 표현할 수가 없다.
「그렇구나, 마력으로 만든 잉크인가!
그럼, 포리아님은 계속 거짓된 각인을!?」
「그것만이 아니야.
그웬다 왕비의 기억이 없다면, 심신을 조종당했을 가능성도」
「헛소리, 그녀에게 그런 마법에 걸만한 사람 따위 ……설마!?」
「예속각인인가! 그러나 그걸 사용하는 건 왕가의 허가가 필요한데!」
눈앞에서 물에 녹은 듯이 사라진 그려진 각인.
그리고 그것을 원래 알고 있는 것 같은 고백에 의해
포리아가 그웬다와의 혼인을 속이고 있던 것이 명백하게 됐고,
대신에 그걸 원래 알고 있었다면, 이런 날에 슈프루드의 왕비로서
올 리가 없다고 하는 믿음 덕분에 그녀의 거짓말은 들키지 않았다.
오히려 그 거짓말과 혼인관계의 허위가 합쳐져서 매우 쉽게 예속각인을 연상시켰다.
그리고 혼인관계의 거짓말과 예속각인의 가능성은 큰 문제를 야기했다.
「이건 도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폴우드경?」
「그와 당신의 딸이라고 생각한 여성과의 혼인이 날조였다.
사정에 따라서는 왕가에 대한 허위 보고에, 각인 사기가 되겠어!」
「절대계약의 증거인 각인을 더럽히다니, 마법사의 수치 같은 놈!」
「또한 예속각인을 죄도 없는 딸에게, 그것도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하면
반역죄의 적용도 된다……솔직히 말해, 왕이 되기 위해서 무슨 짓을 한 거야, 네놈들!?」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나, 난 몰라! 정말로 몰라!
확실히 두 사람은 결혼했어! 예속각인 따위 모른다고!
그래! 저 녀석이다. 포리아가 마음대로 한 거야!」
측근이었던 사람들도 포함해 많은 동포에서 에워싸져서,
연이은 노성이 퍼부어지지만, 그는 정말로 아무것도 모른다.
단지 이 상황에서 그렇게 외쳐봐야 믿어 줄 아군이 있을 리가 없다.
위법을 범했다. 긍지를 더럽혔다. 무슨 짓이냐, 책임을 져라.
멈출 리 없는 그런 말에서 피하듯이,
무슨 낯짝으로 우연히 눈에 들어온 “그녀”에게 손을 뻗는다.
「도, 도와줘, 그웬다! 내 딸아!
확실히 결혼했을 거야, 너희는!
권리 양도했던 것은 내 의지는 아니었어! 부탁이야, 도와───」
「───닥치지 아니할까! 보기 흉하구나!!」
그것을 너무나 차가운 눈으로 보고 있는 것도 눈치 채지 못하고 도움을 청하는 남자.
그 말을 차단한 것은 그녀 본인도, 왕도, 호위 기사들도 아니었다.
「아, 폐하……」
「위병! 이 자를 데려 가라! 마법봉인의 사용도 허가한다!」
스트레이거왕의 말에 무장한 마법사들이 폴우드를 붙잡고
방 밖으로 연행해 간다. 그 와중에서 무실(無?)을 외치지만 금방 재갈이 채워졌다.
그것을 지켜보던, 마법사 왕은 조용히 퍼레이드 영상의 앞까지 걸어간다.
「하아앗!!」
그리고 짧게 뭔가를 중얼거리다, 기합과 함께 양손을 들고 마법을 사용했다.
멈춰 있던 인형들은 다시, 그리고 전보다 경쾌하게 재주를 피로한다.
흠뻑 젖어 있던 사람들은 다짜고짜 전이 당해서 그 곳에서 사라졌다.
물 덩어리는 인간형이 되어 그들 대신으로 행진을 재개하고 골렘이 그 뒤를 따른다.
「오옷!」
「과연 스트레이거의 왕!」
「아직 이 정도로 힘이 있으셨다니!」
이 거리에서의 마법 행사에 공포심과도 닮은 동경이 모여 간다.
거기서 그는 큰 몸짓으로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하듯이 말을 뽑는다.
그러자,
『모든 이들이여! 약간의 혼란은 있었지만 퍼레이드는 끝나지 않았도다!
아직도 한참 남은 건국 백년제를 우리 모두 함께 한껏 즐기세!』
퍼레이드를 하고 있는 장소의 하늘에 커다란 허상이 떠올라 국민들에게 말을 건다.
돌연한 사태에 동요하고 있던 그들은, 자신들의 왕이 직접 말을 걸고, 변함없는 마법의 역량 앞에,
한동안 스트레이거 왕을 찬미하는 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후우……여러분께 매우 보기 흉한 모습을 보여드려 드릴 말씀이 없소.
그러나 축제는 지금부터, 즐기실 수 있는 여흥은 아직도 있소이다.
부디 이 늙은이에게 속았다 치시고, 끝까지 함께 해주시길」
그리고 뒤돌아보고는 이번 일을 마무리한 그에게 자연스럽게 박수가 일어난다.
이 장소에 있는 것은 마법사나 이 나라 사람들과 친분이 깊은 사람들.
역량의 차이를 보여준 왕에게 이 나라만이 가능한 찬동의 의지 표시였다.
「슈프루드 왕, 그리고 왕비님
내 나라 사람이 아무래도 큰 폐를 끼친 것 같소.
스트레이거를 맡은 사람으로서 사죄하겠나이다.」
「아니요, 이쪽도 설마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경사스러운 날에 소동을 일으켜 버려서 죄송합니다.」
그 박수를 뒤로 하고, 그렇기는 하나 똑바로 슈프루드 왕이 있는 곳으로 걸어간 그는
그대로 머리를 숙이지만, 슈프루드 왕 역시 자기도 배려가 부족했다고 미안해한다.
「빠르게 조사해서, 관련된 일의 사정을 보고하게 하겠소.
…………일에 따라서는 그웬다 왕비에게 있어서 괴로운 내용일지도 모릅니다.」
「괜찮습니다.
그 과거가 어떻게 되던, 저는 그녀와 떨어질 생각은 없습니다.
기억에 구멍이 있는 시점에서 그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두고 왕비로 삼았습니다.
거기에…………다」
사람들의 주목이 계속해서 모여 있는 것을 깨닫고는,
슈프루드왕은 곁에 있는 그웬다의 복부에 시선을 향했다.
그것을 느낀 듯, 사랑을 담아 상냥하게 그녀는 자신의 그곳을 어루만졌다.
「혹시나?」
「네, 나오트 폐하의 아이입니다. 아직 3개월입니다만」
「오오, 그런 경사스러운 일이!」
아직 그럴 시기이기에 알아보기 힘들지만 웨스트가 조금 굶어지고 있었다.
드레스도 그것을 신경 쓴 형태의 것이 선택되어 여성들이 문자 그대로 수긍한다.
「이게 뭐야!
그러면 그웬다님은 아이를 가지지 못하는 게 아닌 건가」
「과연. 못 가졌던 건 결론적으로 그 남자 쪽 탓이군.」
「아이를 만들 수 없는 사람에게 왕위 계승권은 없지.
그걸 피하기 위해서 각인을 속였던가. 교활한 짓거리를」
「그웬다님은 이용당했다고 말? 너무나 딱해요.」
그렇게 생각하도록 만든 계획이라고는 알지 못하고.
준비된 스토리를 믿어버리는 마법사들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렇게 유도하고 있는 간자(間者)가 몇 명 숨겨져 있던 덕분이기도 하다.
이렇게 본인이 모르는 사이에 포리아의 마법사로서의 신용과
남자로서의 가치가 없음은 자국뿐만 아니라 우호국의 중진에게도 퍼지고 있었다.
그리고 본인도 역시 스트레이거왕의 마법행사에 묻혀서 전이당해
이유도 모른 채 마법봉인의 수갑이 채워져서 더러운 감옥 속으로 처넣어졌다.
자신이 투옥된 사정과 죄상을 알게 되는 것은 축제가 끝나는 일주일 후.
그때까지 이유를 알 수 없는 투옥에 의한 방치는 계속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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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약속한 약입니다.
의심스러우면, 다른 사람에게 시험하고 나서 쓰셔도 괜찮아요.
그 대신……」
「오옷, 이것이! 후후, 알고 있네.
약속대로 녀석들에게의 벌은 본보기로서 최대의 것을 주지.
그 밖의 요망도 상관하지 않겠네. 부르는 대로 값을 쳐주지.」
퍼레이드가 끝난 뒤 왕성의 어떤 방에서 왕과 왕이 서로 마주 보고 웃는다.
서로가 원하던 결과를 얻을 수 있었으니 당연한 미소였다.
단지 그 의미에 대해 두 사람에게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지만.
「그래서, 이미 상대는 결정하고 계십니까?」
「그럼, 물론이네. 데려오도록!」
「풀어라! 어째서 말을, 국왕!?」
강견한 마법사들 사이에 붙잡힌 형태로 연행되어 온 것은 한 사람의 젊은 여자.
“오렌지”색 긴 머리카락을 등에 늘어뜨리고, 눈초리가 날카롭게 치켜 올라갔는데도 비할 데 없이 미모인 여자.
착용하고 있는 의복은 스트립의 무희와 같이 선정적인 것으로,
굴곡 있는 보디를 보다 강조해, 보는 사람을 유혹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여기에 데려 온 것도 포함해서 강행이었던 탓인지.
혹인 다른 이유로써인지. 자국의 왕을 노려보는 눈이 날카롭다.
「소개하지, 슈프루드 왕. 스텔라=윈·프로스트.
이번에 내가 측실로 들이게 된 운 좋은 여자라네.」
「뭐!? 허, 헛소리 하지마라, 이놈!!」
그 말에 격분하는 여자. 스텔라.
모르고 있다면 확실히 놀랄 만한 이야기로, 그 나이로는 바람직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렇기는 하나 왕의 앞에서 취해도 좋을 태도는 아니고, 거기에는 다른 감정이 있었다.
「스트레이거왕도 참 짓궂으시군요. 하필이면 그녀를 선택하시다니.
확실히 그녀의 약혼자를 손수 처형했던 사람이 왕 본인이셨지요?」
「흥, 내 아들 아르마를 구할 수 없었던 야매 마법의사 따위 처형당하는 게 당연하네.
거기에 처음, 어떠냐고 권한 것은 자네이지 않던가?」
「그런데, 어떠셨습니까?」
당시의 일을 생각해내 어딘지 분개하는 모습을 보이는 노왕이지만,
슈프루드 왕을 향한 얼굴은 자네라고 말하면서 동지를 보는 듯 웃고 있다.
거기에 그는 어깨를 으쓱이면서, 웃음으로 넘어간다.
「이 자식!!
그 사람은 최대한 노력했어요! 다른 놈들이라면 발병한 시점에서 즉사야!」
왕의 후계였던 아르마 왕자는 8년 전에 병사하고 있었다,
20대라는 젊은 나이였지만 지극히 드문 난치병에 걸려서 치료한 보람도 없이 사망.
주치의인 그녀의 약혼자는 그 책임을 물어서 왕의 손에 처형당했다.
「하지만 좋은 여자를 한 번도 쓰지 않고 남겨두고 갔구먼.
프로스트는 꽤 좋은 마법사를 낳는 가계인데 말이야」
약혼자를 처형한 남자로부터의 새로운 폭언에 소리치지만 듣는 기색도 없다.
그 뿐만 아니라 무서운 발언에 몸부림치며, 안면에서 핏기가 사라진다.
「무, 무슨……그 나이에 물건도 서지 않을 텐데, 늙은 할배가!
누가, 누가 너의 아이를! 나는 지금도 아직 그 사람의 여자야!!」
「이걸 마시면 되는 거지?」
건네받은 작은 병을 열고 안에 있는 무색의 액체를 들여다보며 웃는다.
스텔라의 발언은 혹시 그것이 폭언이라도 들을 생각은 처음부터 없는 것 같다.
「예. 희망대로 즉효성이 있는 회복약입니다.
서비스로 번식력과 체력도 높이도록 해봤습니다.」
「허허헛, 배려가 넘치는구먼, 슈프루드 왕. 그럼, 꿀꺽, 꿀꺽!」
병에 든 내용물을 단숨에 마시고는 일어서서 스텔라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선정적인 모습으로 된 그 육체미를 바라본다.
「오옷, 소생되고 있어! 이거야, 이거. 여자를 요구하는 충동!!」
「싫엇, 아악, 손대지 마! 주무르지 마! 꺅!!」
속에서부터 끓어오르는 욕망으로 비키니 같은 천조각으로 가려진 가슴을 주무른다.
양손을 사용해서, 처음 성행위를 하는 소년처럼 빠져 들어 간다.
흰머리 흰수염의 노인은 흥분한 모습으로 탱탱한 피부를 희롱하며 그 감촉을 즐긴다.
「호홋! 왔구나, 왔어! 일어났어, 내 것이!!」
「힉, 이럴 수가!?」
아직도 식전용의 의복인데도 하반신에서 그것이 뚫고 나올 정도로
그 존재를 십여 년 만에 강하게 주장해, 스텔라를 무섭게 했다.
노왕은 그 위용을 눈으로 보고, 보다 강하게 흥분해 그 기세가 대단해진다.
「그, 그래, 용사의 도구!? 너, 어째서 이렇게 까지 쓸데없는 것을!
네가 오지 않았으며 모든 게 잘되었는데!!」
간신히 그 때서야 상대하고 있는 또 한사람의 왕이 슈프루드의 그라는 것을 깨닫는다.
오늘까지 참고 견디면서 세우고 있던 계획을 끔찍하게 파괴한 증오하는 왕이 한명 더.
「후후, 그렇겠지.
너는 공식상 어느 파벌에도 들어가지 않은 점을 이용해 정보를 모아
포리아에게 넘겨서 놈이 유리하게 움직일 수 있게 하는 대가로
놈이 왕이 된 새벽에는 스트레이거 왕을 자기 맘대로 할 수 있다는 약속을 했지.
약혼자의 복수인가……기분은, 알겠지만……」
복수자의 마음은 아플 정도로 아는 나오토지만,
그 협력자로서 포리아를 선택한 것과 그의 신용을 얻기 위해서 일을 했던 것이 운이 나빴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 상황은 거꾸로 되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애초에 그런 가능성이 있었다는 것을 그녀는 알지도 못하지만.
「어, 어째서 그것을!?」
「멍청한 년, 이미 다 알고 있었다.
굳이 오늘까지 모른 척 해둔 것은」
「…………5년 전의 그레타 고개, 잊었다고는 말 못하겠지.」
슈프루드로부터의 정보로 알게 된 왕이지만, 마치 자신이 발견한 듯 자랑스럽게 말한다.
그리고 그것을 스트레이거 왕에게 가져온 그의 얼굴은 급변해서 웃는 얼굴이 사라졌다.
「5년 전 그레타 고개는………앗, 설마……그 때의!?」
「그래. 포리아의 의뢰로 네가 암살했다고 생각한 꼬마야.
파티 째 마법으로 날려져서 절벽 아래로 다이빙………무서웠어.」
가벼운 어조로 말하는 나오토지만, 반대로 그 얼굴에는 전혀 웃음기가 없다.
그 사건은 실은 거기서 끝나지 않고, 또 다른 비극과 원망을 낳았다.
그러므로 거기에 관련된 사람에 대한 자비는 그에게는 없었다.
「모, 몰랐어요!?
나도 그 녀석이 그저 마법사의 이름을 헐뜯는 계획을 저지하기 위해서라고 밖에! 」
「알지도 못하고 사람을 덮쳤던 건가, 훌륭하신 몸이야.」
당시의 아내와 처제로부터가 아닌, 당시의 슈프루드 수뇌진으로부터의 자랑담으로
용사의 존재와 역할을 알게 된 포리아는 구세됐을 경우 일어날 성가심을 생각해,
구세되기 전에 암살을 생각해, 그 자객이 되었던 것이 그녀.
포리아에게 있어서는 정말로 자신에게 협력할 마음이 있는지 알아보는 포석이기에,
상대의 자세한 내력을 대부분 숨겼었는데, 오늘까지도 그녀는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포리아도 암살 대상의 얼굴을 제대로 기억하고 있지 않고 지금의 용사는
그 다음에 준비된 다른 용사라고 마음대로 착각하고 있었다.
「이런이런, 슈프루드 왕에게 그런 짓을 했었다니.
오늘밤에 철저하게 벌을 내릴 테니, 그걸로 용서해 줬으면 싶네.」
「예, 스트레이거와는 앞으로도 좋은 관계로 남고 싶습니다.
그녀가 혹시 차기 국왕이 될 아이를 낳았다 해도,
언제나와 같은 관계를 약속하지요, 스트레이거 왕」
「허어, 그것 참 고맙네.」
「아, 아앗, 그런, 안 돼, 싫어엇!!」
왕 끼리의 짧은 농담 같은 말로 결정 내려지는 그 운명에 비명을 지르지만 아무도 듣지 않는다.
이미 국소적이 예속각인이 새겨져 있어 도주나 자결, 왕에 대한 저항의 자유는 없다.
「그러면 침실에서 그 몸을 귀여워 해줄까.
오늘까지 순결을 지킨 그곳에 나라고 하는 왕의 증거를 새겨주마.」
「시, 싫어어어어어엇!!
놔, 놔라. 저런 할배의 아이를, 제발 구해줘, 누가! 로니!!」
피할 수 없는 그것에 절망적인 비명을 지르며
지금은 죽은 연인의 이름을 외치면서 병사들에게 끌려간다.
결과적으로 나오트와 같은 복수자면서도 다른 사람의 생명을 경시해서,
관계도 없는 사람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덮친 그녀에게 나오토가 줄 자비 따윈 가지고 있지 않다.
그웬다들이 지금의 대우를 받은 것은 그녀들이 우수한 것도 있고 복수의 수단이기도 했지만,
부상자는 내도 사망자만은 내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었던 것도 이유 중 하나다.
「그럼 나는 이만. 후계를 만들러 가고 싶어져서 말이지.
슈프루드왕도 좋을 대로 하게나, 아 그래, 오늘은 기분도 좋으니.
여자도 술도 좋아하는 게 있다면 가지고 가게!
스트레이거왕의 이름으로 허가하겠네!」
「감사합니다.
마음에 든 것이 있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흥분 상태로 웃고 있는 노왕에게 웃는 얼굴로 답한다.
방에서 나가는 그들의 기색이 멀어져 가면 표정에서 감정을 지웠다.
(………색에 미친 늙은이. 복상사나 해라)
마음속으로 그렇게 악담하며, 서둘러 떠나려 했지만 문득 시야에 술병이 들어온다.
여기는 아무래도 국왕의 성 안에서 밀실 같은 곳으로
그가 밀담을 하거나 개인적인 컬렉션을 장식하고 있는 방인 듯하다.
그런 왕의 술 컬렉션은 그 수가 많은 게 나름 자랑일 것이다.
꽤 눈에 띄도록 놓여 있어, 그것을 앞에 두고 한숨이 나왔다.
(이거 하나도 안 들고 가면, 반대로 인상에 나쁠지도.
한 두병, 형식적으로라도 가져가면 좋을까)
타국의 여자에게 손을 대면 나중을 생각하면 골치 아픈 일이 될 수도 있다.
애초에 그는 복수의 일환 외에 주변의 여자를 안을 생각은 없는 것이다.
여태까지의 일을 놓고 스스로도 뭣하다고 생각하지만, 양보할 수 없는 조건이다.
「술인가………마실 수 있는 연령이 돼 버렸어」
문외한이기 때문에 여러 술중에서 모르는 상표의 것을 하나 손에 든다.
소환됐을 때는 아직 미성년이었으므로 왕이 될 때까지는 한 방울도 마시지 않았다.
이쪽에서는 16세 정도가 기준이 되고 있으므로 법적인 문제는 없었지만,
현대 일본에서 자라 특히 술에 흥미가 없었던 그는 마실 생각도 하지 않은 것이다.
(그 때 일이, 지금도 후회스러우니까………)
술을 볼 때마다 후회가 가슴에 사무치는 일도 있어서 지금도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다.
입장상 마시지 않으면 안 되는 장소 외에서는 결코 원해서 입에 대지 않을 정도로.
───카하핫, 사소한 일은 신경 쓰지 말라고, 도련님, 자자, 마셔라!!
호쾌하게 웃으면서 술을 권해온 누군가가 기억나는 바람에,
반사적으로 바닥에 술병을 내려치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며 그는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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