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화 (5/23)

제1장 : 슈프루드 왕국편

제4화

 왕은 훈련장에서의 일정을 끝낸 뒤 이자벨라를 거느린 채로 산책을 하고 있었다.

목적의 유무를 알기 힘든 일정이지만, 가는 곳마다 무슨 일이 터지기 때문에 그녀는 계획적일 거라고 느끼고 있었다.

다벗은 거나 다름없는 엉덩이를 문지르고 가슴을 주물려, 계속 달아오르는 게 공포스러울 정도다.

그런 짓을 계속 당하면서 걸어가는 곳은 성의 알현실. 왕이 자기보다 신분이 낮은 자와 만나는 곳.

「RPG같은 걸 해보면, 임금님은 언제나 저기에 앉아 있는 이미지가 있지만,

   실제는 별로 앉는 일이 없어서 조금 놀랐지」

혼잣말인지 이자벨라를 향한 말인지, 판단하기 어려웠지만 그 말에는 무의식중에 공감하는 그녀다.

왕이라 불리는 자는 알현실 계단 위의 옥좌에 앉아 있을 때 말고는 그녀는 본 적이 없다.

RPG가 뭔지는 몰라도 왕이 말하고 싶은 것은 이해했지만 왜 그것을 지금 말하는 지 알 수 없었다.

「잘 모르는 건가? 이미지와 달리, 거기는 딱히 쓸 일이 없어」

왕이 그 위엄을 과시하면서 모습을 드러내는 장소인 이상 정중하게 관리되고는 있다.

하지만 나오토가 구세의 용사이기 때문에 외국에서 온 사자의 신분은 이상하게 높은 경우가 많다.

또한 신분이 낮은데 왕이 알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대도 사실 별로 없다.

그가 자신의 위엄을 과시하는 것에 무관심한 것도 있지만, 어쨌든 알현실은 사용되지 않고 있다.

그러니까 때때로 경비를 게을리 하고 있거나 시녀가 호기심에 못 이겨 옥좌에 앉기도 한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다.

물론 불성실이나 불경이라는 명목으로 처벌하는 데는 관심 없기에, 그에게 있어서 별 문제도 아니라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니까 어떤 의미로는, 그 녀석을 놓아두는 장소로는 굉장히 적절하다는 거지」

히죽히죽거리며 무엇인가 흉악한 생각을 하고 있는 왕을 보고 순간 움찔한 이자벨라.

그 반응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는 말없이 막 도착한 알현실의 입구를 살짝 열었다.

「────이 바보왕! 당신 탓으로 제가 이런 몸이!

   이런, 이런 쓰레기 같은 남자와 같은 핏줄이라니 기분 나쁘군요!!」

그 순간, 갖가지 험담이 쏟아지고 동시에 딱딱한 뭔가가 부딪히는 것 같은 소리가 퍼진다.

무슨 일인지 몰라 당황해 하던, 이자벨라는 진정하고 보라고 살며시 손짓으로 지시받아, 알현실 안을 들여다본다.

「엣!?」

다소 각오를 하고 있던 그녀마저 놀랄 광경이 거기에 있었다.

뒷모습만 봐도 알 수 있는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특징적인 플래티나블론드의 긴 머리.

비교적 가벼운 차림이지만, 가련하고 호사스러운 드레스 차림은 이 나라의 현·왕비의 것.

그런 그녀가 뒤숭숭하게도 검을 겨누고 있었다. 알현실 중앙에 놓여 있는 수수께끼의 석상을 향해서.

「저런 용사를 소환해서!

   반역 받는 것도 생각하지 않았다니, 이 "무뇌아"!

   도대체 할바마마는 당신에게 뭘 가르쳤던 거죠!

   어마마마까지 저런 남자에게 간단히 빼앗겨 버리다니 너무 한심해요!」

 (아악, 그만해줘! 히익, 아파! 아프다고!)

불만·분노·증오. 이렇게 불리는 부의 감정을 담은 검이 내려 찍힌다.

전문가들이 봤을 때 위태위태한 사용법이었지만, 그래도 석상에 큰 자국을 남긴다.

그다지 튼튼하게 만들어진 것은 아닌지, 초심자의 공격에도 상당히 파손되어 있었다.

「............저것은, 선왕의 석상?」

그때야 간신히 이자벨라는 왕비가 검이 겨누고 있는 것이 선왕을 본떴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그 석상은 방금 남긴 검상만 아니라 여기저기에 무슨 오물이 묻었거나 상흔이 보이는 끔찍한 상태.

머리 부분에 있는 낙서 따위는 귀여운 수준이다. 안면에는 무엇인가로 강하게 얻어맞았는지 푹 패여 있다.

그리고 자세히 관찰하면 그 목에는 「모든 것은 이 남자 탓」이라고 쓰인 간판이 걸려 있었다.

「어째서 제가 이렇게 된 건가요! 이 나라의 공주인데!

   지보라고 불리는 어마마마의 피를 이은 차세대의 아름다운 보옥!

   누구나 저에게 납죽 엎드리고, 누구나 칭찬한 나의 이 미모와 신체.

   그것이 지금 뒷골목 창녀 그 이하. 그저 그 남자의 자식을 낳기 위해서 더럽혀지는 날들!

   어째서죠! 어째서 이렇게 되었나요! 대답해 보세요, 이 싸움에 진 개!

   전부, 전부, 전부, 전부전부전부 너 같은 쓰레기가 왕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야!

   이런 병신의 딸로 태어나지 않았으면, 나에게 좀 더 합당한 미래가 있었는데!!」

 (으극, 아니야! 그게 아니다, 모든 것은 그 남자가, 그갸갸갹!?)

다른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고 생각하고 있는지─거칠어져서 검과 말의 칼날을 휘두르는 공주왕비.

그 귀기가 감도는 분위기는 역전의 모험자인 이자벨라조차 조금 기가 죽게 만들 정도.

차세대의 보옥이라고까지 칭송받던 미모가 볼품없이 초췌해져 악귀로까지 보였다.

「큭큭, 이야, 잘도 칼을 휘두르면서 저렇게 말을 쏟아낼 수 있다니」

하지만, 거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왕은 큭큭 웃으면서 이상한 부분에 감탄한다.

그녀가 말하고 있는 것 중에는 적지 않게 왕에 대한 것이 있는데도.

그러니까 이자벨라는 그와는 다른 의미로 감탄했다. 잘도 그런 말을 입 밖에 낼 수 있다, 라고.

이미 왕이 만드는 도구의 비상식적인 다양성과 강력한 힘은 널리 알려져 있었다.

지배되고 있다는 자각이 있는 이들에게 있어서, 그런 왕에 대한 불만은 어떤 상황이라도 입 밖에 낼 수 없다.

어디에 그가 만든 도구의 눈과 귀가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폐하, 저, 왕비는 언제부터 저런 짓을?」

「어디보자, 석상을 여기 놓는 것을 생각해 낸 3년 전부터 반달에 한번 정도 하고 있」

이자벨라는 왕이 상큼한 얼굴로 웃으며 말할 거라는 것까지는 예상했지만, 주기까지 말해주자 아연해질 수 밖에 없었다.

그 얼굴은 마치 못된 장난을 생각해 낸 악동──성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악마──과 같은 미소를 띄운다.

「으며, 나는 부정기에 이런 일을 한답니다」

말하는 도중 일부러 크게 외치며, 알현실의 문을 부서질세라 열었다.

그 소리에 뒤돌아 본 공주왕비는 그 표정이 순식간에 핏기가 사라져 시퍼레져 갔다.

「이런이런, 안에서 소리가 들린다고 했더니, 우리 사랑하는 왕비 세라피나가 아닌가.

   어찌 된 건가요, 이런 곳에서 시녀 한 사람도 곁에 두지 않고?」

그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음색은 은근히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 다 알고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 사실을 알았는지 몸을 공포로 떨면서, 이를 딱딱거리며 필사적으로 변명을 생각하고 있었다.

「아, 아, 에에, 그, 에또, 잘못보셨사옵니다, 폐하, 그러니까!」

「됐어됐어, 공적인 자리라면 몰라도 이자벨라 밖에 없는데, 옛날처럼 불러줘.

   그래, 『검은 벌레』라든지 『무례한 원숭이』라는 식으로 자주 불렀지요」

「힉! 아, 아니, 감히, 그 같은!」

「그렇지 않으면 아무래도 아직 『보는 것만으로도 더러워지는 것』이 좋은가?」

「으, 틀, 이제, 아니, 그게!」

떨림이 멈추지 않는 몸으로 필사적으로 말을 부정하고 있었다.

모두 과거에 그녀가 말한 것이라는 걸 알고 있는데도, 쓸데없이.

소환된 당시, 기대에 못 미치는 용모나 모습을 보인 그에게 왕족·귀족들의 대접은 가벼웠다.

특히 당시 아직 공주였던 세라피나는 적극적이라고 할 만큼 그 선두에서 용사를 괴롭혔다.

원인은 천한 자들의 머리색인 흑발과 아시아계의 얼굴과 살색이 칼라미터에서는 이질적이었기 때문에.

혐오감을 느낀 세라피나는 용사를 아예『인간』으로 취급하는 것도 단호히 싫어했다.

「당황하지 말고 천천히 말해도 괜찮아요. 하지만, 아아아, 지금도 눈감으면 생각나는구나.

   이 성에 왔던 후에, 쭈욱 세라에게서 받은 격려의 말들은 이 가슴에 새겨져 있어」

「그! 아아아, 그것은, 그!」

보기만 하면 갖은 험담, 싫은 소리와 매도의 대행진. 이유 없는 모욕의 산。

아무리 왕권정치를 겪지 못한 그라고 해도 반항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설령 본인뿐만 아니라 친형제, 나아가서는 민족에 대한 매도로 바뀌어도.

「그러고 보니 네크리스의 선물도 줬었지.

   공주께서 직접 지시해 준비해 주신 식사와 방은, 잊을래도 잊을 수가 없군요」

「히익!?」

하지도 않은 도난 사건을 덮어 썼을 때는, 아무리 죄가 없다고 해도, 누구도 들어주지 않았다.

전·제1왕비가 딸의 증언이 이상함과 훔쳐도 그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점을 눈치 채, 용사의 옹호를 해 주지 않았다면 여행에 나서기 전까지 감옥생활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때문에 존경하는 어마마마로부터 질책을 받은 공주는 이성을 잃고 시녀들을 움직였다.

쓰레기와 같은 식사를 주고, 더러운 창고 같은 침상에서 생활하게 해 괴롭혔다.

왕이나 귀족, 시녀를 아군 삼아 그 정보가 어마마마의 귀에 들어가지 않게 사전교섭까지 해서.

나중에 명령해서 물어봤더니, 그렇게 하면 자기 뜻대로 죽어서 다음의 용사를 부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덕분에 여행을 떠나 맛없는 보존식을 먹으며, 더러운 텐트에서 잤을 때는,

   부끄럽지만 혼자서 엉엉 울어 버렸습니다.........기뻐서」

「아우...우아......아아............크!」

그런 공주를 필두로 한 왕족들의 용사에 대한 푸대접들이 후에 기사들이 폭주하게 한 원인이었다.

그리고 아무리 강인한 육체를 가졌어도, 만족스러운 식사도 충분한 수면도 할 수 없는 생활을 강요받은 그가 온전히 여행을 할 수 있는 몸과 정신 상태일리 없으니, 도중에 실패하는 것은 바보가 봐도 당연할 정도였다.

「그, 그러니까 넌......」

처음 듣는 사실에 뒤에서 말이 막힌 이자벨라를 뒤로 하고, 창백한 얼굴이 된 아내에게 다가간다.

어디까지나 상태가 이상한 아내를 신경 쓰는 것 같은 동작과 상냥한 남편의 얼굴로.

「이런이런, 왜 그렇게 얼굴이 새파래? 감기라도 걸렸나?

   그러면 안 되지. 당신, 홀몸이 아니라니까」

「읏!?」

다가오는 손이 두려워도 도망칠 수는 없었다. 도망가는, 이유가 없다.

느릿느릿 움직인 손은 상냥하게, 무서울 정도로 상냥하게 왕비의 배를 어루만진다.

 (손대지 마라! 내 딸에게 손대지마!!)

「여기에 소중한 "나"의 아이가 머물러 있는데 말이야. 몸을 소중히 다루지 않으면 안 돼.

   의사도 말하지 않았었나, 이번에는(...) 다섯 쌍둥이기 때문에 큰일이라고」

「그, 그러네요. 이, 이후 조심하겠어요―.」

그녀는 훨씬 더 격렬히 떨면서도 꼼짝하지 않은 채로, 왕은 허리를 내려 배에 귀를 대고 계속 어루만진다.

「빨리 태어나거라, 너희의 형과 누나가 10명 이상 있으니까 외롭지 않아.

   거기에 아마 다음에도(...) 순조롭게 늘어나서 여섯 쌍둥이일까......저기 세라?」

「힉! 네, 네, 네. 그러셔도, 괜찮아요......」

 (이 악마놈!! 나의 귀여운 세라에게 무슨 짓을!!)

억지미소를 지으며 그녀는 본심과 다른 말로 수긍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녀의 무서워하는 반응은 한 단계 심해져 입술마저 파랗게 되어, 마치 혼자서만 극한의 땅에 있는 듯.

 (.........무리도 없지, 나라를 빼앗기자마자 그대로 임신돼서, 다음해는 쌍둥이, 그 다음은 세쌍둥이, 작년에는 네쌍둥이.

 그리고 지금은 다섯 쌍둥이를 임신해서, 겁내지 마라는 쪽이 이상한 거다)

무슨 도구를 사용했는지, 강제적으로 아이를 생기게 할 뿐만 아니라 그 수마저 조종했다.

동시에 몸에 걸리는 여러 가지 부담도 경감시켜 즉석에서 회복시키는 도구까지 만들고 있었다.

매년 아이를 낳는 수가 증가하기는 하나 그녀의 육체는 어떤 데미지도 받지 않은 상태.

이대로 더 나아가면, 나중에는 농담이 아니라 물고기처럼 아이를 낳아 버리는 것은 명백하다.

저지른 일을 생각하면 자업자득이지만, 여자로서는 너무나 무서운 공포극이다.

이자벨라는 복잡한 얼굴로, 산만한 배를 문지르는 왕과 겁에 질린 공주왕비의 얼굴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다.

「세라, 나는 그대에게 굉장히 감사하고 있어요. 여행을 떠나기 직전에 그대가 말해준 것에.

   『너는 말이지, 샤이탄에 돌진해 죽는 것 밖에 도움이 안 되는 짐승이야』

   라고 가르쳐줘서 여행 동안 쭉 샤이탄을 지우는 방법을 생각해냈고」

「..................하앗!?」

「힉!!」

 (뭐, 뭐시라!?)

물론, 그것도 이 폭탄발언이 있기 전까지였지만.

본래 용사의 역할은 샤이탄의 알과 쌍소멸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이자벨라도 들은 적 있다.

하지만, 애초에 그가 어디서 그 사실을 알아차렸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것이 설마 왕족인 공주 본인의 폭로였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원흉을 따지면, 이 녀석들 탓인가!?)

그런 생각을 해, 이자벨라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살의로 바꿔 세라에게로 쏟았지만, 그녀는 이자벨라를 보지 않았다.

싱글벙글한 얼굴과는 반대인 말을 하고 있는, 명목만의 남편을 두려워하면서 보고 있었다.

「고마워요, 세라. 덕분에 이렇게 행복한 매일을 보낼 수 있군요.

   과연 저 싸움에 진 개의 혈통을 받은 딸이야. 당신들은 훌륭한 부모와 자식이구나」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나란히 서있게 된 공주왕비와 선왕의 어깨를 몇 번 두드린다.

차라리 분노의 표정을 하는 편이 조금이라도 나을 정도로, 그 웃는 얼굴은 오히려 더 무섭기만 하다.

오히려 이자벨라가 품었던 살의를 다시 잊을 정도로 위협적인 미소였다.

「......그렇군. 마침 선왕의 조각 앞에서,

   나의, 이 행복을 이렇게 과시해 주지 않겠습니까」

「앗......」

기분 나쁠 정도로 상냥한 손놀림으로 뺨을 쓰다듬고 있어, 그 공포에 더욱 더 몸을 떤다.

손은 그대로 내려가 턱을 잡고, 왕과 서로 마주 보도록 고정된다.

「자아,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랑하는 왕비여......선왕의 눈앞에서 또 그 입술을 바치도록 하라」

 (무어라!? 그만두도록 하라! 세라의 입술은 네놈이 접해도 좋은 게 아니다, 하지 말란 말이다!!)

키스를 해달라는 소리에, 마음을 담은 말에, 한조각의 사랑도 담겨져 있지 않다.

오히려 정반대의 감정을 담은 『사랑한다』에 자기일도 아닌데 이자벨라마저 부르르 몸이 떨렸다.

세라피나는 명을 거역하면 무슨 짓을 당할지 몰라 이자벨라 이상으로 공포에 떨고 있었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제는 그녀와 입장이 완전히 역전한, 용사의 가슴팍에 손을 얹고 조금씩 발돋움을 해간다.

「쪼옥, 사, 사, 사, 사랑하옵니다, 폐하」

살짝 새가 먹이를 쪼는 것처럼 입맞춤과 애교는커녕 떨려서 말더듬이 같은 사랑의 말.

무의식에 웃어 버린 왕은 큭큭 새어나오는 웃음을 숨기듯이 입 주위를 손으로 꽉 눌렀지만, 소리는 새어나온다.

「으크! 큭!」

 (용사, 네 이놈!)

세라피나는 바보가 취급받아 순간 분노로 얼굴이 빨개지지만, 직후 입술을 깨문다.

지금 잘못 대응하면 그야말로 무슨 짓을 당할지 모르니, 그저 비웃음을 참을 뿐.

「────세라피나! 방금 행동은 도대체 무엇인가요!」

불끈 주먹을 쥐고 견디려는 그녀에게, 엄하게 꾸짖는 여성의 소리가 들려온다.

돌아보니, 왕이 들어 온 문에서 다수의 시녀를 거느리고 임신부용 드레스 차림의 여성이 있었다.

날카로운 시선을 세라에게 향해, 그 표정에는 격렬한 분노가 드러나 있었다.

「어, 어마마마!? 어째서 이곳에──」

 (크, 크리스!? 어째서!?)

「아아앗, 죄송합니다, 나오트님!

   저의 교육이 잘못됐기 때문에 입맞춤 하나 제대로 할 수 없는 아가씨가 될 줄은.

   어릴 때부터 계속 입맞춤이란 신성하고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애정표현이라고 누누이 가르쳤건만」

딸의 동요와 질문을 차단하려는 듯, 임신 중이기는 하나 민첩한 움직임으로 왕에게 달라붙는 크리스티나.

미모의 그 얼굴을 어쩐지 붉게 물들이면서 딸의 무례함을 어머니로서 사죄한다.

「남편이 된 분께 부탁받았을 때는 마음을 담아 진심으로 응하라고 그토록 말했는데.

   어째서 이 아이는 가르친 것도 제대로 할 수 없는 바보로 자랐을까요?」

「그, 그런!?」

 (크리스!?)

극도의 실망과 모멸. 자신의 친모가 진심으로 시선에 담아 보낸 감정.

타인인 용사에게는 나긋나긋하고 어떤 열이 담긴 표정을 보여주지만, 친딸인 자신에게 보이는 표정은 경멸.

세계의 보물이라는 그 미모, 견식과 덕망의 높음, 왕비로서나 숙녀로서나 완벽한 행동.

그 전부가 세라피나에게 있어서는 동경이며, 그녀의 딸인 것에 긍지를 느끼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용사에게 지배되고 있는 왕궁에서 몇 안 되는 그녀의 아군이었다.

 (아앗, 지난달까지 그렇게 날 격려해 주신 그 상냥한 어마마마가!

  다, 단 하룻밤에.........그렇게 쉽게 빼앗겨 버리다니!!)

문뜩 그녀도 보게 한(......) 한 달 전의 그 밤이 플래시백해서 소스라친다.

왕의 명령으로 마음을 빼앗긴 것이라고 해도, 아무리 봐도 그 때 모습은 그녀 자신의 의지로 하고 있었다.

매직미러 너머로 봤던 그것은 용사의 헛소리에 스스로 응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배신당한 것 같은 충격으로, 그녀는 유일하다고 해도 좋은 아군을 영원히 잃고 있었다.

그 증명과 같이 한번 모멸하는 얼굴을 보여준 후, 어머니의 얼굴은 왕만을 향하고 있다.

「나오트님도 제 어리석은 딸의 입맞춤으로 기분이 안 좋으셨겠지요?

   제발 이 어미에게 그 책임과 사과를 책임지게 해 주세요」

그의 가슴에 몸을 기대고 열정에 들뜬 눈동자만 위로 향해 요염하게 속삭이는 크리스.

그 날 밤, 딸이 목격했던 어머니의 숨겨졌던 얼굴. 어머니의 진정한 여자의 얼굴.

「앗, 어마마마 무슨 짓을!? 시녀들도 보고 있어요!?」

 (크리스, 제정신으로 돌아와라! 그것은 아랫것들 앞에서 보여선 안 될 것이다!!)

무엇을 하려 하는지 이해한 세라가 말리러 들어간다. 공식상 크리스는 선왕의 아내다.

특히 그녀에게 배정된 시녀들은 요 몇 년간 들어 온 복수대상이 아닌 시녀들.

언제나처럼 세뇌되어 있으므로 상관없다, 라고 할 수는 없는 아가씨들.

「그래서?」

「에?」

하지만 크리스는 정말로 이해하지 못한 듯 머리를 갸웃거리며 시녀들에게 시선을 돌린다.

「저기 그대들, 내가 나오트님과 사이좋게 하는 게 이상할까요?」

「설마! 두 분 만큼 잘 어울리는 분들도 없습니다!」

「크리스티나님과 폐하가 서로 사랑하고 계시는 것은 성 사람들이 다 알고 있습니다!」

「입장 상 공식적으로 할 수 없는 것이 매우 유감이라고 모두 말하고 있을 정도로!」

「───────에?」

 (......뭣이, 라고!)

아주 당연하다는 듯 웃으며 시녀들이 공연한 비밀이라고 단언해, 멍해지는 세라.

그것은 어느새 선왕이 아내를 빼앗긴 일이 성 사람 모두가 알게 되었다는 것을 가리킨다.

동시에 시녀들이 반응하는 것을 보면, 이 두 명의 커플 만 눈여겨봐지고 있다는 것도.

「윽!」

결국, 너는 용사가 국왕이 되는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피해망상이라고 치부하면 상관없지만,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 아른 거린다.

비록 증오하는 남자의 아내라는 입장마저, 시녀들이 그렇게 보고 있었다고 생각하면 참을 수 없다.

모욕에 떠는 그녀의 옆에서, 이자벨라는 혼자 하나의 의문이 풀리고 있었다.

 (그런 건가, 이런 상황에 사용하기 위해서 완전히 인식할 수 없게 하지 않았던 것일까)

세라에게는 전혀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시녀들의 태도에는 이유가 있다.

확실히 그녀들은 용사의 복수대상은 아니지만, 세뇌를 받지 않은 것은 아니다.

몇몇 예외인 사람을 빼면, 이 성에 들어온 사람은 성 안의 이상성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세뇌를 자동으로 받는다.

그런 효과를 가진 공간을 만들어 내는 도구가 성 안 여기저기에 설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복수할 필요가 없는 그들을 말려들게 하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자각이 있는 이들을 추적하기 위해서.

그 때문에 공식상은 선왕의 아내지만 성 안에서는 용사와 사랑을 키우는 진정한 제1왕비로 대우.

크리스티나와 현국왕 나오토의 관계는 그런 식으로 해석되고 있었다.

「그렇게 말해줘서 기쁘군」

「후후, 고마워요, 그대들도 봐두세요.

   이것이 진정한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입맞춤이라는 것입니다......나오트님, 이것이 저의 마음이랍니다.......」

 (하지 마, 크리스!!!)

뜨거운 습기가 띈 눈동자로 응시하면서 주변에 과시하듯이 몸을 기대며 입술을 겹치는 두 사람.

「으, 응 ......쪼옥, 할짝, 응, 츄웃......아하아, 으흐응, 츄, 쪼오옥!」

딸이 했던 유치하고 겁내며 한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적극적이고 정열이 가득찬 키스.

서로서로의 혀가 내밀어져 타액을 교환하면서 상대를 녹여먹으려는 듯 음란하고 격렬하게 얽힌다.

「하앗, 나오트님이 가득해, 으응, 저의 것도 부디 마셔주시, 으으응!

   할짝, 쪽, 꿀꺽......아앙, 이 키스를, 좀 더......」

시녀, 장군, 석상, 딸의 앞인데도 부끄러워하는 기색 하나 없이 당당히 계속되는 키스.

꺄꺄, 기쁜 듯이 희미한 환호성을 지르는 시녀들과 그것을 조용히 보는 장군.

선왕의 조각은 잡음을 내며 흔들리고, 딸은 절망적인 표정으로 어머니의 변모에 침묵하고 있었다.

 (아, 그 어마마마가, 정숙하고 언제나 상냥하고 우아한 품행으로 누구든지 넋을 잃고 본 어마마마가!

  이렇게 사람들 앞에서 침이 흐르는 것도 싫어하지 않고 남자의 입술에 달라붙어 있다니!?)

이상으로서 동경하고 있던 어머니가 증오하는 남자와 기쁘게 입술을 겹치고, 혀를 얽히게 해서 타액을 서로 섞는다.

그런 추태를 보이고 있는데도, 어머니 본인은 매우 행복해 보여 더욱 세라를 괴롭힌다.

「쪽, 웅, 앙, 하아앙.........아아, 온몸이 녹아 버릴 것 같은 멋진 키스였사옵니다」

딸이 쇼크를 받는 동안에도 다복감 속에서 키스를 계속하고 있던 그녀가 살짝 몸을 진동시킨다.

그리고 천천히 입술을 떼어놓아 넋을 잃은 얼굴로 가장 사랑하는 남자에게 이글거리는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나오야, 크리스, 역시 너와 하는 키스에는 사랑이 있다」

「네, 크리스티나는 온 세상 누구보다 당신을 사랑하고 있으니까요」

 (거짓말이다아아아악!)

손을 마주 잡고 서로 눈을 마주치는 남녀는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라도 서로 사랑하는 이들로 밖에 안 보인다.

그래서인지 뒤에 있는 시녀들은 흥분상태로 「근사해, 너무 근사해요!」라고 떠들고 있다.

「어찌 이리 잘 어울리실까요!」

「좋겠다, 좋겠다, 크리스티나님은 정말 좋겠다아」

「아아, 나도 언젠가 저렇게 남자 분께......(펑)」

그녀들이 보면 세계제일의 미녀와 구세의 용사라는 이야기에나 나오는 커플.

게다가 공식적으로 내보일 수 없는 비밀의 관계라고 하는 부분이, 여자들의 흥분을 보다 강하게 만들고 있었다.

 (머, 뭐야!? 이건 도대체 뭔가요!?

  왕비는 나야! 아이도 이렇게 가지고 있어!

  이게 뭐야.........어째서, 어째서 나는 그냥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그리고 그런 흥분의 목소리가 울려 퍼질수록 울타리 밖으로 내쫓긴 것처럼 그녀의 프라이드는 부서진다.

선왕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조각상이 되고 어머니는 몸도 마음도 빼앗겨 왕비라고 하는 지위마저 그저 이름 뿐.

일찍이 자신의 조력자였던 이들은 거의 복수대상이 되서 지금도 어디선가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아랫것들에게 조차 자신은 안중에 없고, 고독이 섞인 소외감과 분함으로 입술을 깨물어 씹는다.

「세라, 이것이 진정한 남녀의 입맞춤이랍니다......왜 그런가요, 그 얼굴은!?

   도대체, 그냥 얌전히 보고 있는 것도 할 수 없는 것입니까, 그대는!!」

「앗, 죄, 죄송합니다, 어마마마, 그, 그렇지만 저 제대로 보고......」

어릴 때부터 크리스의 꾸짖음에는 거역할 수 없도록 임프린팅된 탓인지 반사적으로 사과해 버린다.

그래도 어떻게든 변명하려고 하지만 어머니의 시선은 벌써 그녀가 아니라 그 배로 향하고 있다.

「정말이지 어디서부터 교육을 잘못시켰던 것일까요. 저의 미숙함에 화가 나는군요.

   모처럼 나오트님께 씨를 받았건만, 이런 딸의 피가 섞이다니.

   그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들인데.........저, 그 아이들의 장래가 너무나 불안합니다」

「흑, 너, 너무 하옵니다, 어마마마! 저는──」

지금가지의 모녀로서의 유대가 끊어진 것도 자신의 존경심이 사라진 것도 아니다.

그렇게 믿고 있었던 어머니 본인에게서 나온 엄청난 폭언에 반사적으로 소리친다. 하지만.

「입 다무세요!

   배 아파 낳은 자기 아이를 돌보려고 하지 않는 이에게는 발언권 따윈 없습니다!」

날카로운 호통에 말이 끊겨서, 계속되지 않고 침묵해 버린다.

 (그게 아니에요! 확실히 키우고 싶지도 않았지만, 그 녀석에게 키울 기회도 받지 못한 것뿐인데!)

세라가 낳은 아이들은 예외적으로 전원 크리스가 자신의 아이들과 함께 돌보고 있다.

다른 무거운 복수대상인 여자들은 출산하게 된 아이를 내심이야 어쨌든(.........) 애정을 담아 키운다.

그러한 벌이 주어지고 있는데도, 세라는 자신의 상황이 부자연스럽기는 했지만 깊이 생각하지는 않고 있었다.

자신까지 그런 상황에 처하고 싶지 않다. 단지 그런 마음으로 생각을 닫고 있었다.

「......상냥하구나, 크리스. 하지만 그건 괜찮아요.

   그 아이들은 선왕의 피를 잇지 않았(.........)으니까요」

「네?」

「에, 무슨, 에!?」

 (.........이제, 이제 그만해줘......)

조금 이상하게 생각한 크리스와 달리 그 묘한 뉘앙스로부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공포를 느껴 쓰러질 것 같이 되는 세라.

그 바람에 일그러지는 얼굴을 응시하며, 차라리 증오로 가득한 편이 좋다고 생각되는 웃는 얼굴로 고한다.

「아, 솔직히 나도 내 자식에게 선왕의 피가 섞이는 것은 싫었으니까요.

   그 딴게 아이에게 물려받지 않도록 언제나처럼 나의 도구를 조금 썼네요」

「어머나, 그랬던 것입니까. 아, 다행이야」

그런 의미불명한 말을 듣고 기쁜 듯이 웃는 어머니를 봐, 세라는 더욱더 이해할 수 없다.

「에, 그것은, 에, 무슨......?」

「모르겠어요? 내 아이지만 머리가 나쁜 아가씨군요.

   즉, 그 아이들은 나오트님과 나의 혈통만으로 탄생한 아이에요」

「예!?」

세라피나는 어머니의 말이 이 정도로 이해되지 않았던 적이 과거에도 없었다.

자기 생각에만 빠져있던, 이자벨라 쪽이 먼저 이해했는지 충격을 받고 있었다.

어딘가 멍한 것 같은 얼굴이 된 딸에게 어머니는, 어쩔 수 없네요, 라며 어린 아이에게 하듯이 설명한다.

「들으세요? 아이라고 하는 것은 간단하게 말하자면 아버지와 어머니의 혈통이 섞인 존재라고 할 수 있어요.

   나오트님은 당신의 안에 있는 아버지의 혈통이 아이에게는 계승되지 않게 하셨군요.

   그러니까 당연히, 그 아이들은 남은 나의 혈통과 나오트님의 피를 이어 태어나고 있는 거죠, 이해했나요?」

이해 따위 하고 싶지 않았을 텐데, 어머니로부터 정중하기까지 한 해설을 들어 얼굴부터 단번에 하얗게 된다.

그것은 그저 선왕의 혈통이 그녀로부터 이어지고 있지 않다는 의미만이 아니다.

「아앙, 그렇지만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요!

   딸까지 저와 사랑하는 나오트님의 아이를 낳아 주다니!」

 (크리스, 진심으로 말하는 건가!?)

그 너무나 잔혹한 사실을, 크리스는 오로지 만면의 미소로 기뻐한다.

자식이 아버지와 어머니의 피가 섞인 존재라고 봤을 때, 거기에서 아바마마의 인자가 빠졌다는 것은 낳은 아이는 자신(세라)라고 하는 존재를 계승하지 않고 크리스와 나오트의 피 밖에 잇지 않았다.

지금 배에 있는 아이도 포함해서 이미 잉태한 1명 누구하나, 자신이라는 존재의 조각도 잇지 않았고, 앞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그녀는 모르는 사이에, 그저 어머니의 피를 차세대에 전하는 존재로 전락하고 있었다.

「거짓말......그건, 거짓말이야......그러면, 그러면 나는 뭔가요!

   말도 안 될 정도로 아이를 낳았는데, 아무도 내 아이조차 아니었다고!?」

비명과 같은 절규를 지르고 전신에서 힘이 빠진 것처럼 주저앉는다.

그런데도 육체에 내려진 「아이를 지킨다」라는 명령에 의해 배를 감싸면서 정중하게.

그런 것도 깨닫지 못할 정도로, 어딘가 텅 빈 눈동자로 「거짓말이야」「그럴 리 없어」라고 반복한다.

「어머머, 너무 기뻐서 놀래버린 것 같네요」

그러나 그마저도 사정 좋게 해석되는 세뇌로 시녀들은 물론 어머니조차 걱정하지 않는다.

이대로는 마음이 망가져버릴 충격을 받은 그녀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런 일도 있을 수 없다.

정신조차 조종하는 도구의 세뇌에는 정신을 붕괴시키지 않고 정상화시키는 기능도 있다.

무거운 복수대상이 된 이들은 설령 어떤 고통을 받아도, 망가져서 도망치는 것도 허락되지 않았다.

"눈 돌리지 마라"라는 말이 머리에 울려 퍼져, 아픔을 호소하는 마음인 채 제정신으로 되돌려진다.

「으」

의식이 되돌려져 붕괴된 자신에게 어두운 미소를 짓는 용사와 시선이 맞닿는다.

「─────그러고 보니, 왜 이런 곳에?」

하지만 그 직후 동일인물일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상쾌한 미소로 크리스에게 돌아보며.

「너무 선왕에게 무슨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는 거야?」

「선왕? 그런 심술 섞인 말씀은 하지마세요.

   제가 이미 누구의 여자인지는 나오트님이 제일 잘 아시겠지요?

   저런 남자 같은 건 지금 말하기 전까지는 잊고 있었답니다」

 (.........오오, 크리스......그런, 그 무슨 참담한......)

조금 토라진 듯 한 크리스 왕비에게 그는 그저 미안하다며 사죄.

그리고 그 일순간 석상에게 거만한 비웃음을 날리는 것도 잊지 않는다.

세라는 그런 용사와 어머니의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고 있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가 무엇인가 재촉하자, 얼굴을 붉히면서 작게 속삭인다.

「그, 그......오늘은, 사쿠라만 아니라 네쌍둥이들에게도 주고 왔답니다.

   그랬더니 대단히 부어올라버려서............욱신거리는 거예요」

음란한 그 속삭임은 홍조한 얼굴과 합쳐져 남자를 유혹하는 교태 그 자체.

그 말과 함께 자랑하는 풍유를 한층 더 강조하기 위해 양손으로 자연스럽게 들어 올린다.

도저히 정숙·상냥의 상징인 크리스 왕비의 모습은 조금도 찾을 수 없었다.

「호오」

「아앙!」

크리스티나의 낙낙한 품의 드레스위로 보다 풍만해진 유방을 주무른다.

한 손으로는 완전히 덮을 수 없는 볼륨과 부드러움에 손가락이 파묻혀, 그 무게를 그에게 전한다.

거기에 조금 놀라면서도 기쁜 듯이 달콤한 소리를 흘리지만, 시녀들은 단순한 스킨십이라고만 생각된다.

「확실히 꽉 차 있는 것 같아. 평소보다 묵직해져있어」

이 5년 동안 주물러서 익숙해진 유방이다. 형태, 무게,부드러움은 숙지하고 있다.

보다 늘어난 무게와 강한 탄력을 맛보기 위해 드레스 위로 만지작거리기만 한다.

「아하앙, 안 돼......그렇게 만져지면 나와버려어!」

말과는 달리 기쁜 표정으로 주물러지고 있다.

이미 드레스의 가슴부분은 이지 젖어서 독특한 냄새를 퍼트린다.

「나오트님......크리스의 밀크, 가득 짜주세요!」

「후후, 그렇구만. 가끔씩은 나도 밀크를 직접 마셔볼까」

「싫어엉, 나오트님도 참. 그렇게 말하시면 그쪽도 하고 싶어진답니다, 아앙」

가볍게 어깨를 들썩이며 미소 짓는 크리스와 거기에 웃음을 흘리는 나오토.

내용은 천하지만, 마치 러브러브인 신혼부부와 같은 따끈따끈한 분위기.

두 사람만의 공간을 만들어 내, 그 밖에는 신경도 쓰지 않는 모습을 시녀들은 기뻐하며 보지만, 여러 사정과 이전의 크리스를 알고 있는 남편과 딸에게 있어서 차마 볼 수 없는 고문이다.

 (으오오오오오! 하지마아아아!!

  이제 그만해! 보이지 말라고! 그런 크리스의 모습은 이제 보이지 말아줘!!)

누군가가 비명 섞인 절규를 지르지만 석상이 작게 흔들렸을 뿐.

당연하지만 석상에게는 눈을 감을 권리도 귀를 막을 권리도 주어지지 않았다.

「......어마마마, 라고 해야 하나요......」

사람인데도 그 권리가 주어지지 않은 그녀와 비교하면, 어느 쪽이 나은 것인지는 판단이 서지 않지만.

이미 가슴에 끓어오르는 감정이 무엇인지조차 알지 못하고 단지 어머니와 용사의 언약을 밀어를 쳐다볼 뿐.

「응, 세라? 앗, 그랬죠. 당신도 부어올라서 아프겠네요」

「에?」

그것을 어떻게 착각했는지, 달리 "해석"한 크리스는 미안하다는 듯 한 얼굴을 한다.

「깨닫지 못해서 미안하네요. 나오트님과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이 즐거워서, 무심코.

   저기 나오트님, 불초한 딸이지만 그 아이의 밀크도 함께 드셔주시지 않겠습니까?」

「흐음......상관없지만, 그럼 한번 볼까」

「아, 꺄약, 응, 아아......하, 하지마세」

크리스에게 졸라져서, 그럼 해주겠다는 태도이면서 사양 없이 드레스 위로 유방을 움켜쥔다.

어머니의 피를 이어 받아서인지, 아기에게 젖 한번 준적 없는 유방인데도 풍만함을 과시하고 있었다.

「좀 손댔다고 흘러나오다니 꽉 차있었군. 정말 빵빵하구나」

「아아앙......갑자기, 앙!」

정기적으로 짜고 있긴 하지만, 오늘은 아직 짜지 않아서 그 감촉만큼 바꿀 정도로 부풀었다.

「그런데, 나는 딱히 두 사람 것을 동시에 마시는 건 상관없지만.........어떻게 하겠어?」

「엣!? 아, 아앙, 음음, 그런, 아핫, 만지면, 또」

선택사항을 받아 동요하는 동시에 주물러져서, 결정을 생각할 수가 없다.

드레스 넘어서라고 해도 손가락이 움직이는 것만으로 흘러넘치는 모유의 감각에 소스라친다.

그것을 봐도 아무도 표정을 바꾸지 않고 생글거리는 얼굴로 지켜보고 있을 뿐.

이렇게 노출된 곳에서 어머니와 함께 모유를 빨아 마셔지는 것은 아무리 그래도 심하다.

「모, 모처럼 입니다만......이번에는 어마마마와 두 분께서만 즐기시는 게 어떠신가요?」

자신은 다음기회로 사양한다며 신경 쓰는 척해 넘어가려 하자, 크리스는 어딘가 기쁜 듯이 웃는다.

「어머머.

   딸에게 배려 받을 만큼, 제가 나오트님과 함께 있고 싶어 한다는 게 보이는 걸까요?」

「그런가, 그렇다면 우리 침실로 갈까?

   점심식사도 거기서 먹을 테니, 옮겨와주게」

「잘 알겠습니다, 폐하」

찰싹 팔짱을 끼고 걸어가는 두 명의 뒤에서 작게 한숨을 쉰다.

하지만 마치 그것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고개만 돌린 왕이 명령을 퍼붓는다.

「맞아맞아, 너에게 손님이 와 있으니까, "성심성의를 다해 응대를 부탁하겠어".

   이자벨라도 호위로서 "지켜보고 있도록"」

뜬금없는 말에 당황하지만, 되물을 틈도 없이 기는 크리스와 함께 떠났다. 직후.

다른 출입구로부터 수많은 남자들이 잇달아 알현실에 들어온다.

「이, 이들은, 읏!?」

「무슨!? 아니, 엑!?」

반사적으로 이자벨라는 세라의 앞을 막고 검을 뽑으려고 하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도망치려고 한 공주왕비도 역시 꼼짝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 경악한다.

「오옷, 세라공주다, 정말로 그 빌어먹을 공주다!」

「큭큭, 진짜로 배가 불렀구만」

「네년, 네년 탓으로 나는!!」

「잘 만났다, 이 오만녀!」

남자들은 죄다 초라한 모습에, 세라만 보면 눈에 증오를 태운다.

그렇게 몇 사람은커녕 몇십 명 단위로 보고 있으니, 자기도 모르게 비명이 새어나온다.

하지만, 몸은 전혀 말을 듣지 않고 땅에 뿌리라도 내린 듯 움직이지 않는다.

「다, 당신들, 이건 도대체?」

이자벨라는 어째서 몸이 움직이지 않는지 물어 보지만 아무도 반응하지 않는다.

『아아, 그 사람들은 너의 복사판이라 할 수 있을까나.

   걱정 말라고, 너한테 위해를 주는 일은 할 수 없게 되어 있으니까』

머리에 직접 울리는 왕의 목소리에 무슨 일이냐고 반사적으로 되묻는다.

『이 녀석들은 그 여자가 나에게 한 것과 같은 식으로 왕궁에서 내쫓아진 무리야.

   정말이지 큰일이었어, 기록을 뒤져서 전원 찾아내자니까. 어쨌든 50명이나 되고』

「헤헤, 훌륭하신 용사님, 감사합니다! 기대해라, 천배만배로 복수해주마!」

「네년의 어리광 탓으로 우리집은, 크윽, 쉽게 끝날 거라고 기대하지마라!」

「너한테 괴롭혀지다 살해된 여동생의 원수! 각오해라!」

아무도 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긴 하지만, 눈에 머무는 증오와 광기는 진짜.

수십 명의 남자들이 일제히 움직일 수 없는 세라의 주위에 몰려든다.

「힉, 아아아, 싫어용서해, 끼야아악!」

습격당한다. 그럴 거라고 생각했지만, 모여든 남자들은 그저 드레스를 벗겨 냈을 뿐.

그 이상의 짓은 행해지지 않아 당황하던 중, 천한 시선들이 밀크가 가득한 한 쌍의 거대한 언덕에 빨려들었다.

「너무 쌓였구만. 우리가 빨아서 처리해주지, 쭈웁」

「남아도시는 거 같은데, 좀 나눠받겠어, 공주마마~!!」

「힉!! 싫어, 이런 고, 하히익!? 감히 이몸에 손대지, 아으으음!?」

남자의 무리 중에서 사양 없는 손이 사방팔방에서 튀어나오고, 유방에 몇 사람의 손가락이 비집고 들어간다.

그리고 지금까지 느낀 적 없는 충격이 쌍구의 두 정점에서부터 정수리까지 저릿하게 퍼져나간다.

「우오오옷! 달고 맛있잖아! 할짝, 쯔읍, 음음!」

「그야말로 흘러넘치는구나. 얼마나 모아두고 있었어, 이 병신공주! 쭈우웁!!」

그리고 밀크를 모아둔 유방의 정점, 모유를 흘려내는 유두를 빨고 있었다.

아기조차 먹인 경험이 없었던 그녀에게 성인남성의 흡입은 그대로 참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히야아아아아앙!!?? 이게 뭐야, 이건 도대체!?

   나의 젖이 이런 비천한 것들에게, 하아아앙!!

   양쪽 다, 으응, 동시에, 안돼안돼안돼, 이건 거짓말이야!!」

격렬하고 배려 없이 빨아들인다. 새하얀 피부에 풍만한 그곳에 자신의 발자취를 남기려는 듯 강하게 빤다.

동시에 여기저기 뻗어오는 손이 유방전체를 반죽해, 젖을 짜내는데 도움을 준다.

가슴에 쌓은 밀크가 빨아내져 가는 미지의 감각에 몸이 저려 버린다.

「저리 비켜! 다음은 이 몸이다! 음, 크, 쯔음, 쭈압!」

「이 못된 년! 다 빨아주마! 츄르릅, 츄르르릅!!」

「아항, 거짓말, 이건대체, 아니, 싫어어엇, 느끼고 싶지 않아!!」

억지로 유두를 빨아 마시고 있던 남자들이 바뀐다.

바로 그때 빨아 마시는 방법이 달라져서 또 다른 저릿함을 느끼고 쾌감에 몸부림친다.

「크큭, 어때! 이것이 너의 탓으로 인생이 엉망으로 된 우리의 복수다!」

이제 설명할 필요도 없겠지만, 그들도 세뇌를 받고 있다.

세라피나 공주에게 복수하는 방법은 그 모유를 다 들이마실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하는 세뇌.

유방 이외에는 손을 대지 않고 의리 있게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광경은 어느 의미로는 기묘했다.

「거짓말이야, 이야앙, 아기에게도 준 적 없는데 처음이 이런!

   아앗, 아앙, 구해줫, 이자벨라, 부탁이에욧, 히야앙!?

   또 변했어, 이제 용서해......안돼에에엣!」

그 공포와 미지의 저릿함을, 천하다고 꺼리는 상대에게 피부를 만져지는데도 느껴버리는 자신.

너덜너덜해진 마음에, 가차 없이 소금을 뿌리고 짓밟아 버리는 행위.

그런데도 망가지는 것조차 용서되지 않고, 격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데도 마음이 죽지 않는다.

그런 불사의 정신 따위 당사자에게는 고통일 뿐. 현실도피나 정신붕괴는 오히려 귀여운 편이다.

「누가 도와줄 거 같아! 누군가를 도운 적도 없는 주제에!」

「여동생도 그렇게 몇 번이나 용서해 달라고 외쳤는데 채찍을 내리친 것은 너일 것이다!」

그리고 세뇌로 좀 이상한 방식으로 변했지만, 그들에게 뿌리내린 복수심은 진짜다.

용사의 웃는 얼굴보다 분노 쪽이 차라리 낫다고 생각한 자신이 멍청했던 것을 통감한다.

분노에 찬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증오 받는 다는 것의 의미, 그 공포를 몰랐다.

「그래도, 그래도......으하아앙! 빨아 마셔지고 있어, 나의 젖이!!

   안돼엣안돼에, 가슴이, 어마마마하고 닮은 젖가슴이, 으응, 하앙, 히이이익!!」

유두는 2개 밖에 없지만 남자들의 수는 50명 이상. 기다릴 수 없었던 것일까, 그런 역할을 받은 것일까.

거대한 유방 그 자체를 빠는 남자도 나타나서, 아름다운 흰 피부에 무수한 키스마크투성이가.

어머니를 닮아서 자랑이었던 새하얀 피부와 커다란 유방이 서서히 새빨갛게 염색되어갈 수록, 번민한다.

「모유를 빨려서 느끼다니, 이 음탕한 것!」

「이걸로 용사를 유혹했지, 이 창녀!」

「뱃속아이에게 미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거야, 이 변태!」

남자들도 세라가 느끼는 것을 알아차렸는지 각자 욕설을 퍼붓는다.

그만두라고 조그맣게 외치지만 그 소리마저도 자신의 교성에 가려, 애틋한 소리가 돼 버린다.

「10명 정도는 빨아 마셨나?

   그랬는데도 아직도 빵빵하다, 이것 봐!」

「햐아아앙! 유두 잡아당기면, 으히힝!」

「각오해라, 못된 년! 우리들의 원한은 이 정도로는 끝나지 않아! 쮸우우우우웁!」

「흐으으읏!!?? 미안해요, 죄송합니다! 사과할 테니까, 이제 그마아아앗!」

아직 5분의 1도 못 끝낸 정도로 죽는 소리를 하지만, 멈추는 사람이 있을 리 없다.

문자 그대로 다 빨아 마실 때까지, 알현실의 유욕(乳辱)은 결코 끝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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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앙, 하아......역시 당신이 빠는 것이 제일 황홀해......」

크리스 왕비의 침실. 침대 위에서 행해지고 있는 수유 덕분에 그녀는 이미 정욕에 녹아버리고 있었다.

배에 있는 아이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침대 가장자리에 앉은 그의 다리에 올라타서 껴안고 유방을 내민다.

보통이라면 부푼 배가 걸려서, 닿지 않겠지만, 왕궁랭킹1의 볼륨을 자랑하는 크리스라면 쉬운 일.

「쭈욱, 쭈룩, 츄릅, 츄읍, 달고 풍미가 넘치는 상냥한 크리스의 맛이다」

「아잉, 당신도 참......그래요, 당신과 아이들을 위한 사랑이 가득 차있답니다」

오직 젖을 빠는데 집중하는, 한 세대 이상이나 연하인 남자에게 마음대로 되고 있는데, 불쾌감은 없다.

그 뿐만 아니라 다복감에 싸여 무엇이라도 그에게 해주고 싶어져 버린다.

이것이 진정한 사랑인가, 사랑으로 인생 처음 두근거려 문자 그대로 가슴을 진동시킨다.

『그래도, 그래도......으하아앙! 빨아 마셔지고 있어, 나의 젖이!!

   안돼엣안돼에, 가슴이, 어마마마하고 닮은 젖가슴이, 으응, 하앙, 히이이익!!』

침대 머리맡의 유리판이 비추는 딸의 모습이나 소리 따윈 눈에도 귀에도 들어오지 않는 모습으로.

「으으응, 아, 곤란하네요. 이런 기분을 알면 매일 마셔주길 바래버려요!

   이건 사실 아이들의 것인데, 아아, 아아앙! 좀 더 빨아줘요, 당신~!!」

밀크를 빨아지는 감각에 가볍게 느껴버린다.

 (아아앙, 정말 좋아......저런 남자의 왕비를 했던 것은 이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였군요)

『흐으으읏!!?? 미안해요, 죄송합니다! 사과할 테니까, 이제 그마아아앗!』

사랑하는 남자에게 밀크를 빨아지는 쾌감 속에, 딸의 비명은 이제 어머니에게는 닿지 않는다.

「쮸웁......흠, 딸이 도와달라고 외치고 있지만 괜찮을까?」

이제 거기에 있는 존재는 세라를 낳은 어머니가 아니라, 한 남자를 사랑하는 단순한 여자이기에───

『구, 구해줘요, 어마마마-앗!!!』

「──────네? 사쿠라는 아직 낮잠중이에요,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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