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우먼 이야기 ... 2
“몇분이나 더 달려야 되죠?”
한동안의 침묵을 깨고 호송차 조수석에 앉은 래리 교도관이 운전대를 잡고 있는 고참 교도
관 제프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러고보니 자네는 발타에 가보는 게 처음이지? 하긴 이 미스터 엑스라는 놈이 올해 들어
우리 에이브리에서 처음으로 발타로 보내는 녀석이니까. 한 30분만 더 가면 도착할거야.”
“이런 사막에 교도소라니... 거기서 일하는 직원들은 어떻게 출퇴근을 하는겁니까?”
“발타 교도관들 역시도 죄수들이나 마찬가지야. 몇 달에 한번 있는 휴가 때를 빼고는 교도
관들 숙소에서 지낼 수 밖에 없어.”
“그건 너무 심한데요. 저라면 못견딜 것 같아요.”
“일과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지구상에서 최악의 폭력범들을 다뤄야 하니 늘상
초긴장 상태지. 하지만 그만큼 연봉이 세기 때문에 발타에 가고 싶어하는 교도관들이 줄을
서 있다고. 하지만 아무나 뽑아주질 않기 때문에..”
신참 교도관에게 발타 교도소에 대해 설명을 해주던 제프의 목소리는 호송칸에서 터져나온
총소리에 묻혀버렸고 그는 반사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아 차를 세웠다.
“뭐죠?”
신참인 래리가 긴장하며 제프를 바라봤다.
래리는 운전석 뒤쪽의 작은 창을 열고 호송칸 안쪽을 바라봤다. 미스터 엑스는 처음 태웠던
상태 그대로 결박중이었지만 동료 교도관들인 대니와 마이클은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샷건 장전해! 정신 바짝 차려라.”
심각한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을 깨달은 제프는 래리와 함께 차에서 내려 뒤쪽 호송칸으로
다가섰다.
“무슨 일이야?”
호송칸 뒤쪽으로 난 철망창을 통해 안을 들여다보며 제프가 소리쳤다.
“제프. 도와줘. 총에 맞았어. 죄수는 묶여 있으니 문은 안심하고 열어도 돼.”
바닥에 엎드려 쓰러져 있던 동료 교도관 대니가 쥐어짜내듯 힘겹게 입을 열었다.
호송칸 문은 안에서는 열 수 없고 바깥에서 삼중으로 된 자물쇠를 풀어야 개방이 된다.
“마이클은? 대체 어떻게 된거냐고?”
“마이클은 죽었어. 빨리 나 좀 도와줘. 죄수는 이상 없어. 그대로 묶여있어.”
제프는 순간적으로 머리를 굴려보았다. 마이클과 대니가 총을 가지고 장난을 치다 오발 사
고가 터진 것인가.. 아니면 싸움이라도 벌인건가.. 이건 정말 보통 일이 아니다. 젠장!
“래리! 내 말 잘 들어라.”
제프는 맞은편에서 긴장한 채 샷건을 들고 있는 신참 래리에게 외쳤다.
“호송칸 문을 열어야겠어. 혹시나 죄수가 몸이 풀려 있고 공격이라도 해온다면 주저 없이
쏴버려!“
“알겠습니다.”
제프는 주머니에서 호송칸 열쇠를 꺼내 잠금장치를 하나씩 풀었다. 세 개의 자물쇠를 다 풀
어낸 제프는 샷건 방아쇠에 손가락을 건 채 천천히 호송칸 문을 열었다.
화약냄새와 피냄새가 진하게 진동하는 가운데 제프는 먼저 죄수인 미스터 엑스부터 살펴봤
다. 팔다리가 그대로 호송칸 안쪽의 철기둥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음을 확인한 그는 신음하
며 바닥에 쓰러져 있는 대니 앞으로 다가섰다.
“이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래리. 빨리 무전 연락해.”
제프는 엎드려서 신음을 하는 대니 앞에 무릎을 대고 앉아 그의 어깨를 붙들었다.
“이렇게 된거지.”
그렇게 말하며 바닥에 엎드려 있던 대니는 제프쪽으로 몸을 돌리며 들고 있던 권총을 앞으
로 들어 제프의 몸에 발사했다. 앞으로 꺼꾸러지는 제프를 밀쳐내며 대니는 호송칸 문 앞에
서 무전을 날리려고 하던 래리마저 쏴버렸다.
미스터 엑스는 호송칸 안쪽에 결박당한 채 무심한 표정으로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교도관들을 모두 해치운 제프는 미스터 엑스에게 다가갔다.
“총은 치우지 그래.”
미스터 엑스는 자신을 결박하고 있는 수갑을 풀어주면서도 여전히 총을 겨누고 있는 대니에
게 말했다.
“미안. 믿을 건 돈뿐이어서 말야.”
미국 각 주의 교도소에서 최악의 범죄자들만 따로 한 곳에 모아 수용하자는 발타 교도소 프
로젝트가 실행에 옮겨지지 않았더라면 미스터 엑스는 에이브리 교도소에서 평생을 지내야
했을지도 모른다.
교도소내에서 최악의 사고를 치면 발타로 이송된다는 감옥의 법칙이 그에게는 구원의 손길
이었다.
발타로 이동중에 빠져나가는거다. 그것이 유일한 탈출구였다. 그리고 그 탈출에는 조력자가
필요하다. 돈이라면 무슨 짓이라도 벌일 썩은 교도관을 손에 넣어야 한다.
그런 기회를 잡기까지 꼬박 삼년이 걸렸다. 자신의 왕국에서 온갖 쾌락을 누리며 삶을 즐겨
왔던 그에게 감옥에서의 삶은 하루하루가 지옥같은 나날이었다.
미스터 엑스는 그 기나긴 삼년간 원더우먼을 떠올리지 않은 날이 없었다. 그는 하루에도 수
십번씩 원더우먼을 강간하는 상상을 했다. 이제 곧 그 상상이 현실이 될 것이다.
밀란 교도소에서 5년간 근무했던 대니 교도관이 미스터 엑스가 복역중인 에이브리 교도소
로 자리를 옮긴 건 4개월 전이다.
도박과 마약에 빠져 있던 대니의 생활은 교도소에서 받는 월급보다 훨씬 많은 돈을 필요로
했다. 밀란에서 근무하는 동안 그는 돈이 되는 일이라면 뭐든지 했다. 제소자들에게 금지되
는 갖가지 것들을 눈감아줬고, 특정한 갱조직의 편을 들어주기도 했다. 뒷돈을 대주는 죄수
들은 중요한 고객이었다. 돈만 충분히 쥐어준다면 마약이든 뭐든 감옥 안으로 반입시켜 그
들 손에 넣어줬다.
만족스러웠던 밀란에서의 생활은 교소도장의 협박을 못이긴 한 죄수가 대니의 이름을 대면
서 종지부를 찍어야 했다. 그는 철저히 부인하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지만 더 이상 밀란에
몸을 붙이고 있을 수는 없었다. 항상 현금으로 뇌물을 챙겨 증거를 남겨두지 않았기에 옷을
벗는 일까지 벌어지진 않았지만 밀란 교소도장은 대니를 내쳐버렸고 그는 다른 자리를 알아
봐야 했다.
간신히 에이브리 교도소에서 새 일자리를 구한 대니는 교도관 근무 첫날부터 자신의 고객을
찾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큰 놈을 낚아야 했다. 잔푼이나 쥐어주고 하찮은 일이나 시키는
잔챙이가 아닌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어머어마하게 많은 돈을 만져볼 수 있는 브이아이피 고
객을 찾고 싶었다.
에이브리 교도소로 출퇴근을 한지 2개월이 지나 대니는 최고의 고객을 만나게 된다. 자신의
탈출을 도와줄 조력자를 필사적으로 찾고 있던 미스터 엑스를.
“다른 교도관들을 다 해치우는 것까지는 좋아. 그 사막 한가운데서 어떻게 도망치자는거지?
예정된 도착 시간에서 조금만 늦어도 발타에서는 바로 연락이 올거고 그렇게 되면 뭔가 문
제가 터졌다는 게 금방 발각돼. 곧바로 추적팀이 출동한단 말이야.”
발타 교도소로 이동중에 다른 교도관들을 없애달라는 미스터 엑스의 주문은 대니에겐 아무
대책 없는 작전처럼 들렸다.
“그것까지는 네가 알 필요 없고 넌 그저 내가 시키는대로만 하면 돼. 넌 나와 같이 뒷자리
호송칸에 타는거야. 발타 사막에 접어든 직후에 호송칸에 타고 있는 녀석들을 총으로 쏘고
너도 총에 맞은 것처럼 바닥에 엎드려. 앞 운전석쪽에 있는 놈들에게 도와달라고 하면서 그
놈들이 호송칸 문을 열게 만들라고. 문이 열리면 그놈들도 쏴버려. 그리고 날 풀어주면 되
는거야. 거기까지가 네가 할 일이다. 아! 중요한 얘기를 빼먹었군. 내가 발타로 이송되는 날
짜와 시간을 알아내서 미리 말해줘.“
“널 풀어줬을 때 네가 나마저 없애버리려고 한다면? 내가 널 어떻게 믿어야 되지?”
“그 상황에서 널 죽인다고 해도 내게 득될 게 뭐가 있지? 아무 것도 없어. 난 이유가 없는
살인은 싫어하거든. 일이 잘 마무리되면 네가 원하는대로 남미로 도망치는 안전한 루트를
마련해주지. 물론 돈도 추적이 불가능한 현찰로 맞춰줄테니까.”
이것은 대니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였다. 다른 교도관들을 죽여야 한다는 건 그닥 내키지
않았지만 착수금으로 미스터 엑스에게서 받은 돈만 해도 그가 밀란 교도소에서 5년간 온갖
부정을 저지르며 벌어들인 돈보다 많았다.
그는 발타 교도소를 꼭 한번 구경해보고 싶다는 이유를 들어 미스터 엑스의 호송차량 교도
관 리스트에 자신의 이름을 넣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에이브리에서 발타로 미스터 엑
스가 이송되는 날이 다가왔다.
“난 지금 빈손이야. 그 총좀 치우라고. 내가 사전에 말했잖아. 널 해쳐도 내겐 득될 게 없다
고”
대니의 도움을 받아 호송칸의 결박을 풀고 차 밖으로 나온 미스터 엑스는 여전히 자신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대니를 바라보며 짜증스럽게 말했다.
“미안하지만 난 의심이 많은 놈이라서 말야. 자, 네가 하라는대로 모든 일을 다 처리했어.
이제 어떻게 되는거지? 네 부하들이 차를 몰고 이쪽으로 달려와주는건가?”
대니는 끝이 보이지 않도록 뻗은 발타 사막의 고속도로를 둘러보았다.
“저기 오는군.”
미스터 엑스는 손가락을 들어 하늘을 가리켰다. 두두거리는 굉음이 서서히 커지며 헬기 한
대가 그들을 향해 내려오고 있었다.
“돈이 많은 건 알고 있었지만 헬리콥터까지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는데..”
미스터 엑스와 대니 앞에 헬리콥터가 착륙을 했고 문이 열리며 엑스의 부하들이 총을 빼들
고 뛰어내려 대니에게 총구를 들이댔다.
“쏘지 마. 내가 약속을 안지킬까봐 불안해서 이러는거니까. 이봐 대니. 이래도 못믿겠어?
널 죽이려면 벌써 죽였어. 그 총은 이제 치우고 빨리 여기를 뜨자고.“
널부러진 교도관들의 시체와 호송차량 한대를 사막의 도로 위에 버려둔 채 미스터 엑스와
대니 교도관은 헬기를 타고 공중으로 솟아올랐다.
“이봐, 엑스. 이제 널 감옥에서 썩게 한 원더우먼을 족칠꺼지? 안그래?”
시끄러운 프로펠러 소리에 맞서듯 대니가 헬기 안에서 미스터 엑스를 향해 크게 외쳤다.
“그년을 내 장난감으로 만들어야지. 그게 내가 밖으로 나온 이유니까.”
미스터 엑스는 그렇게 말하며 으스러지듯 주먹을 움켜쥐었다.
‘기다려라. 원더우먼. 네년을 완전히 망가뜨려주마! 내 앞에서 울며 불며 애원하게 만들어주
겠다!‘
발타 교도소로 이송중에 미스터 엑스가 탈옥했다는 뉴스를 보고 누구보다 놀란 것은 첩보국
IADC에서 다이아나 프린스로 신분을 위장중인 원더우먼이었다. 삼년 전 미스터 엑스에게
납치되어 큰 해를 입을 뻔한 그날의 사건은 평생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기지를 발휘해 간
신히 원더우먼으로 변신을 해 엑스를 물리칠 수 있었지만 다이아나의 모습으로 엑스 앞에
묶여 머리채를 잡혔던 그 불쾌한 느낌은 삼년이 지난 지금까지 생생했다.
납치되었던 휴유증으로 그녀는 한동안 낯선 사람이 그녀에게 다가와 길을 물으면 소스라치
게 놀라곤 했고 밤에 늦게 집으로 돌아가게 될 경우 철저히 주변을 경계했다.
‘아마존 여전사의 후예이자 파라다이스 섬의 당당한 공주인 내가 이렇게 소심해지다니..’
원더우먼은 자기 스스로를 질책했지만 아무리 강한 원더우먼인 그녀라도 여자로서 큰 위협
을 당했던 무서운 경험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지나칠 수는 없었다.
시간이 흘러 원더우먼의 손에 체포된 미스터 엑스가 감옥에 수감된지 햇수로 3년. 이젠 원
더우먼인 다이아나 프린스도 엑스와의 하룻밤 악몽같은 일을 깨끗이 털어버리고 예전과 같
은 일상을 영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그 악몽이 다시 찾아온 것이다. 미스터 엑스의
탈옥이라니!
미스터 엑스가 탈출한 소식이 알려진 날부터 원더우먼은 다시금 불안에 시달렸다. 길을 걸
을 때면 누군가가 자신을 미행하는 것 같았고, 저녁에 퇴근을 하고 집에 들어서면 자신을
납치하려는 악당들이 어딘가에 숨어 있지 않을까 싶어 집안 구석구석을 살펴보지 않으면 마
음이 놓이질 않았다.
‘미스터 엑스. 널 다시 내 손으로 붙잡지 않고서는 이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가 없어. 널 기
필코 다시 잡고야 만다!‘
그렇게 다짐하자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원더우먼은 미스터 엑스를 다시 체포하면 이번에는
경찰에 넘기지 않고 투명비행기에 태워 북극 한복판에 던져버리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내 손으로 직접 심판을 해주마!’
미스터 엑스가 탈출한지도 벌써 일주일이 지났지만 경찰은 단서조차도 잡지 못하고 있었다.
경찰보다 더 빨리 움직여 그를 잡고 싶은 원더우먼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탈옥한 그를 체
포하려는 경찰의 움직임이 수그러들때까지 놈은 한동안 은신처에서 죽은 듯이 숨어 지낼지
도 모른다. 벌써 외국 어딘가로 도피를 했을 수도 있다. 그런 녀석을 아무리 원더우먼이라
지만 무슨 수로 찾아내서 응징을 한단 말인가...
몇 년 전과 마찬가지로 어떻게 하면 미스터 엑스를 찾아낼 수 있을까 한숨을 쉬며 고민하던
첩보국의 다이아나 프린스에게 전화가 걸려온 건 그날 오후.
“다이아나 프린스입니다.”
그녀는 첩보국 사무실 책상 위의 전화를 받으며 응대했다.
“나를 기억하겠지 다이아나?”
수화기 저편으로부터 굵은 음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삼년 전 납치되어 의자에 묶인 채 안
대로 눈마저 가려진 상태에서 들었던 저 목소리, 꿈에서조차 잊을 수 없는 저 목소리..
“미스터 엑스...”
다이아나의 심장이 쿵쾅거리며 뛰기 시작했다.
“후후 나를 기억해줘서 고맙군, 다이아나. 아니면 원더우먼이라고 불러줄까?”
“내 친구인 원더우먼이 널 그냥 두지 않을거야!”
“네 친구? 하하하 정말 웃기는군. 삼년 전 다이아나 네가 도망 들어간 욕실에서 너는 사라
지고 원더우먼이 나타났던 일이 있었지. 덕분에 내가 치욕스럽게 붙잡혀서 3년이나 감방에
서 썩어야 했다. 감옥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나는 다이아나 네가 원더우먼이라는 결론을 내
렸다. 하지만 내 머릿속에서 상상만으로 낸 결론은 부족했단 말이거든. 지난 일주일간 내가
뭘 했는지 알아? 첩보국 요원으로 위장하고 있는 원더우먼 너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단
말이거든. 어제 오후 너는 세인트 공원에서 스티브 트레버가 위험에 처하자 공원 한쪽 끝의
조형물 뒤로 달려갔지.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 나는 망원렌즈가 달린 카메라로 네 모습을
담을 준비를 했어. 그리고는 연속해서 셔터를 눌렀지. 네가 몸을 회전시키며 원더우먼으로
변신하는 모습을 말이야. 다이아나 프린스. 네가 원더우먼이라는 증거를 확보했단 말이다.
하하하.”
수화기를 귀에 붙이고 미스터 엑스의 목소리를 듣고 있던 원더우먼은 당황했다.
‘이녀석이 내가 변신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었다고...’
“잘 들어라, 원더우먼. 캐론 유원지 후문 옆에 산비탈로 올라가는 작은 오솔길이 있다. 그
길을 따라 10분가량 걸어들어가면 버려진 창고건물이 하나 있다. 오늘밤 8시까지 그곳으로
와라. 널 기다리고 있으마. 만약 네가 나타나지 않거나 경찰에게 알리기라도 한다면 다이아
나 프린스가 원더우먼으로 변신하는 사진을 신문사에 제보하겠다. 그러면 너도 꽤 곤란해지
겠지? 8시다.“
미스터 엑스는 거기까지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무슨 전화야 다이아나?”
심각한 표정으로 전화를 받는 다이아나를 보고 스티브 트레버가 물었다.
“아무 것도 아니에요.”
다이아나는 미소를 지으며 스티브의 질문을 받아넘기고는 생각에 잠겼다.
‘미스터 엑스. 네가 날 불러내려고 나의 변신 사진으로 날 협박하는 모양인데.. 날 단단히
잘못 봤군. 널 기다리고 있던 건 오히려 나다. 오늘밤이야말로 원더우먼인 내가 널 끝장내
주마.“
그날밤 8시, 미스터 엑스가 알려준 창고건물 앞에 왕관과 팔찌, 마술 올가미 등이 부착된
복장으로 변신을 마친 원더우먼이 도착했다. 그녀는 당당히 걸음을 내딛으며 창고의 문을
열어젖히고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3)편에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