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화 (1/12)

* 이 소설에 등장하는 장소들은 실제 존재하는 곳이 아닌 가공의 지명임을 밝혀둡니다. 

원더우먼 이야기 ... 1 

미국 메이랜드주에 속한 발타 지역은 대부분의 땅이 사막으로 인적을 찾아보기 힘든 황무지 

다. 광활한 사막을 가로지르는 아스팔트 도로마저 없었더라면 이 곳은 몇천 년간 인간의 손 

길이 미치지 않은 버려진 땅처럼 보였을 것이다. 

실제로 발타 사막지대는 고속도로에 흔히 있는 휴게소나 모텔마저도 없고, 통과하는 차량도 

드물어 아메리카 대륙 안에 틀어박힌 무인도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미국 각 주의 교도소에 수감된 죄수들중 최악의 중범죄자들만 따로 분류해서 한곳에 수용하 

자는 미 연방정부의 제안은 여러 부작용을 우려한 정치인사들과 각종 인권위원회의 반대로 

오랫동안 실행에 옮겨지지 못하고 있었으나 교도소내 폭력이 날이 갈수록 심해짐에 따라 반 

대의견은 점차 힘을 잃었고 마침내 폭력성이 지극히 높은 위험한 범죄자들을 가둬놓기 위한 

특수 교도소를 만들자는 법안이 가결되었다. 그리고 2년 후 최악의 범죄자들을 세상과 단절 

시키는 요새같은 교도소가 문을 열었으니 그것이 바로 발타 사막에 위치한 발타 교도소이 

다. 

밤새 차갑게 식어버린 아스팔트를 태양이 서서히 달궈놓기 시작한 이른 아침. 발타 사막으 

로 진입하는 고속도로에 거무튀튀한 강철로 뒤덮힌 죄수 호송차량 한 대가 들어섰다. 장거 

리 사막을 달리는 고독한 런너처럼 검은색 호송차는 끝이 보이지 않는 발타 사막의 아스팔 

트를 홀로 묵묵히 달리고 있었다. 

차 안에 타고 있는 다섯명은 모두 고요한 사막처럼 말이 없었다. 운전석과 조수석에 한명 

씩, 차량 뒤편의 호송칸에 탑승한 두명까지 권총과 샷건으로 무장한 네 명의 교도관들은 그 

저 로버트처럼 자기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었고, 호송칸 안쪽에 수갑으로 묶여있는 유일한 

죄수는 눈을 감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었다. 

발타 교도소로 호송중인 이 죄수는 오래전부터 세상에 악명을 드날렸던 미스터 엑스였다. 

왼쪽 목덜미에 새겨진 거대한 엑스자 문신 때문에 미스터 엑스라는 닉네임이 붙었던 이 사 

내는 미국에서 가장 큰 인신매매 조직의 우두머리였다. 

190cm가 넘는 큰 키에 체중이 110kg이나 나가는 근육질 육체가 탄탄하게 빛나는 미스터 

엑스를 마주 대하는 사람은 모두 그에게 압도당하곤 했는데 그건 미스터 엑스의 거구가 주 

는 위압감이라기보다 전신에서 뿜어져나오는 묘한 에너지 때문이었다. 카리스마와는 느낌이 

다른 피냄새같은 공포감. 그것이 미스터 엑스의 무시무시한 존재감이었다. 

암흑 비즈니스의 장에 발을 들인 이후 미스터 엑스는 자신의 앞길에 걸리적거리는 장애물들 

은 거침없이 제거하며 승승장구로 달려나가기 시작했고 동유럽과 러시아의 부자들에게 미국 

의 소녀들을 팔아넘기는 인신매매 조직의 수장이 된 이후에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는 살인행각을 벌였다. 조직 내에서 위협이 되는 자들은 물론 라이벌 조직의 보스도 

가차 없이 처단하며 자신의 왕국을 유지해갔다. 

미스터 엑스의 조직에 납치되었다가 구사일생으로 탈출한 소녀 한명이 목덜미에 엑스 문신 

이 크게 새겨진 사람이 조직의 지휘자였다고 증언을 한 이후 그는 미스터 엑스로 불리게 되 

었다. 그 소녀가 미스터 엑스의 문신을 들여다볼 수 있었던 건 그 거구의 악마에게서 직접 

강간을 당했기 때문이다. 

암흑의 사업장에서는 단 한번의 패배도 용납되지 않는다. 그동안 고생해서 쌓아올린 모든 

것을 한차례의 실수로 다 잃어버릴 수도 있다. 암흑의 정글에 처음 발을 들여놓을 때부터 

그 점을 잘 알고 있었던 미스터 엑스는 암흑 시장의 대부가 된 이후에도 자신의 안전을 철 

저히 도모했다. 

각 주의 경찰조직들은 물론 FBI와 인터폴까지 이 희대의 인신매매범을 잡기 위해 추적을 

거듭했지만 실마리조차 잡을 수 없었던 건 한번의 실수나 패배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미스터 

엑스의 용의주도함 덕분이었다. 

그를 상대할만한 자는 아무도 없었다. 미스터 엑스와 소녀를 팔고 사는 사업을 영위하는, 

잔혹하기로 소문이 파다한 러시아 마피아들도 그를 건드리지 못했고, 수많은 연쇄살인범들 

을 검거한 FBI의 일류 수사관들도 그를 체포하지 못했다. 그에게는 적수가 없었던 것이다. 

원더우먼을 만나기 전까지는....

다이아나 프린스로 신분을 위장한 채 미 첩보국 IADC에서 근무중인 원더우먼이 미스터 엑 

스를 찾아내 게 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미스터 엑스의 존재를 진작부터 알고 있던 원 

더우먼은 어떻게든 그를 체포하고 그의 조직을 와해시키고 싶었지만 은신처를 알 길이 없었 

다. 

‘소녀들을 납치해서 팔아넘기다니... 같은 여자로서 이런 녀석은 절대 용서할 수 없어. 하지 

만 도대체 어디 숨어 있는지 실마리조차 찾을 수 없으니...’

다이아나 프린스는 사건이 벌어진 그날도 미스터 엑스를 떠올리며 분노의 한숨을 내쉬고 있 

었다. “잠깐 실례하겠습니다.”

야근으로 다른 날보다 늦게 퇴근한 다이아나가 혼자 사는 집 앞에 거의 다 왔을 무렵 한 남 

자가 불쑥 그녀에게 다가왔다. 

“무슨 일이시죠?”

다이아나 프린스는 커다란 안경을 손으로 밀어올리며 남자를 바라보았다. 

“제가 친구집을 찾고 있는데 번지수밖에 모르거든요. 222번지는 어느쪽으로..”

그 순간 누군가가 다이아나를 뒤에서 끌어안으며 손수건이 덮힌 두터운 손으로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음음~ 하고 발버둥쳐봤지만 남자의 억섹 팔 아래서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엄 

청난 힘을 가진 원더우먼이지만 원더우먼으로 변신을 하지 않은 평상시의 다이아나 프린스 

라면 보통 여자와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자신의 몸을 휘감고 있는 팔을 풀어버려고 저항하던 다이아나 프린스는 머릿속에서 뭔가가 

스르르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의식을 잃고 말았다. 

“흐흐흐. 간단하군.”

클로로포름액을 적신 수건으로 다이아나를 기절시킨 사내가 말했다. 

“빨리 옮기자고.”

그 남자와 한패이자 다이아나의 주의를 돌리기 위해 거짓 질문을 했던 남자가 축 늘어진 다 

이아나쪽으로 다가왔다. 

이 두 사내는 미스터 엑스의 인신매매 조직의 인력공급책이었다. 남자경험이 없는 십대 소 

녀들을 주 타겟으로 삼지만 손님의 취향에 따라 20대의 잘 빠진 여성들을 공급하는 일도 

있다. 자신이 납치하는 여성들이 어떤 운명을 맞게 되는지 그들은 전혀 알지 못한다. 단지 

상부에서 주문이 들어오는대로 그에 맞춰 여자를 공급하는 것이 그들의 임무일 뿐. 

<20대 초중반의 여성으로 인텔리다운 느낌을 주는 풍만한 몸매의 여성. 미모는 A급> 

이 주문을 맞추기 위해 그들은 여기저기를 물색하며 쓸만한 물건을 찾아다녔고 첩보국인 

IADC 빌딩 앞을 지나던 중 마침 점심식사를 하러 나온 다이아나 프린스를 발견했던 것이 

다.

확 눈에 들어오는 미모에 쭉 뻗은 장신. 게다가 크게 솟아오른 가슴과 풍만한 엉덩이까지 

그녀는 자신들이 찾는 조건에 딱 알맞는 대상이었다. 

뒷조사와 잠복, 미행을 통해 그녀가 첩보국 소속 다이아나 프린스라는 것과 그녀의 집을 알 

아낸 이 공급대원들은 클로로포름액으로 기절시켜 집 앞에서 납치를 하자고 작전을 세웠다. 

다이아나 프린스는 통상 7시 무렵이면 집으로 돌아왔고 일단 집에 들어가면 다음날 아침까

지 집 밖으로 나오질 않았다. 저녁시간과 아침 출근 시간대에는 그녀의 집 앞으로 사람들이 

많이 다니고 있어 납치를 감행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 야근이라도 하고 늦게 퇴근하는 날이 있을거야. 기다리 

자고.”

“하하, 우리의 일이 사냥감을 기다리는 것 아니던가.”

한적한 주택가의 한 연립주택 3층 맨 왼쪽방이 그녀가 사는 곳이었다. 그동안의 관찰 결과 

다이아나 프린스는 7시에 그 방에 들어서는 즉시 방의 불을 켜고 12시가 되면 불을 껐다. 

기계처럼 정확했다.

밤 10시가 넘어서면 다이아나 프린스가 사는 집 앞은 행인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게 된다. 

미스터 엑스의 인신매매 왕국에 물량을 공급하는 2인조 조직원들은 해가 떨어지고 10시가 

되면 그녀의 집 앞으로 차를 몰고 달려갔다. 그녀의 방에 불이 켜져 있으면 이미 퇴근해서 

집에 들어와있는 상태이니 다른 날을 기약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 시간에도 방 불이 꺼 

져 있다면? 그날이 바로 기회다. 

매일같이 허탕을 치고 돌아오는 나날이 일주일 이상 계속되자 그들은 직접 그녀의 방으로 

찾아가볼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문을 따고 들어가서 완력으로 제압하여 납치를 하는 것 

도 불가능한 건 아니다. 그런 방식으로 조직에 공급해준 소녀들도 수십명은 될 것이다. 하 

지만 3층 맨 왼쪽 방에서 몸체도 자그마한 소녀가 아닌 175cm는 족히 나가보이는 성숙한 

여인을 건물 밖까지 끌고 나온다는 건 너무 위험이 크다. 만에 하나 뭔가 잘못되어 건물 복 

도에서 누군가와 마주친다거나 할 경우는 아주 곤란하다. 

결국 그들은 계속 기다리기로 했다. 그리고 마침내 밤마다 그녀의 집을 찾아간지 2주째 되 

는 날 그녀의 방 불이 아직 켜지지 않은 것을 발견한 그들은 흥분에 몸을 떨었다. 

그들은 집 근처 도로변에 차를 대놓은 채 그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이번 사냥감은 정말 대박이다. 그동안 수많은 여자들을 납치해왔지만 이정도로 미모가 뛰어 

나고 몸매가 좋은 여자는 없었다. 

납치한 소녀와 여성들을 공급책인 그들이 맛을 볼 수는 없다. 몸에 상처 하나 입히지 않고 

온전한 상태로 조직에 넘겨야 한다. 만약 먼저 손을 댔다는 것이 발각되면 죽음의 댓가를 

치러야 한다. 미스터 엑스의 잔인함을 익히 알고 있는 그들은 그런 모험을 해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비록 이 첩보국에 근무하는 여자의 몸을 맛보지는 못하지만 이정도 에이급 물건이라면 다른 

때보다 훨씬 더 큰 돈을 만지게 될 것이다. 넘긴 물건의 상태에 따라 지불되는 보수가 열배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최고의 물건을 찾아 사 

냥에 들어가야 한다. 이 여자는 최고중의 최고다. 오늘밤 대박이 터지는거다. 하하하.

다이아나 프린스를 클로로포름액으로 기절시킨 공급조직원들은 그녀를 차 뒷좌석에 눕혀놓 

고 즉시 차에 올라 현장을 떠났다. 

미스터 엑스의 공급책들은 점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다. 직접 여자들을 납치하는 최말단 조직 

원은 중간 공급책에게 물건을 전해주게 되고, 중간 공급책은 다시 그 윗단계로 넘겨준다. 

이런 단계를 네다섯번을 거쳐야 미스터 엑스가 은신하고 있는 본거지 기지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 과정 내내 납치된 소녀들은 손발이 묶여 움직일 수도 없고, 입에는 재갈이 물려 

소리를 지를 수도 없다. 두껍고 검은 안대를 눈에 감아놓기 때문에 기절 상태에서 납치되었 

다가 의식을 회복했다고 한들 어디로 끌려가는지도 모른다. 

‘여기가 어디지? 어떻게 된거야?’

정신을 차린 다이아나 프린스는 몸을 움직이려고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손발이 어딘가에 

묶여 고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완전히 의식을 되찾은 그녀는 자신이 

의자에 묶여 있다는 것을 알았다. 눈꺼풀을 안대가 누르고 있어 눈을 뜰 수도 없었고 두꺼 

운 천이 혀를 누르고 있어 소리를 낼 수도 없었다. 

‘이럴수가.. 내가 누군가에게 납치된건가... 혹시 미스터 엑스? 아.. 원더우먼으로 변신할 수 

만 있으면 이녀석들을 모두 잡을 수 있는데.. 이 상태로는..’

다이아나 프린스는 몸을 흔들며 묶인 줄을 풀어버려고 애썼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녀가 결박을 풀려고 애를 쓰고 있던 그 때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어 발자국 소리 

가 이어졌다. 누군가가 그녀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다이아나는 본능적으로 공포에 사로잡 

혔다. 

‘나를 어쩌려는거지.. 이렇게 묶인 상태로는.. 아...’

“첩보국 소속 다이아나 프린스. 좋은 이름이군.”

안대로 가려져 앞이 보이지 않는 다이아나의 귀에 굵은 음성의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상대 

방의 목소리에 대꾸를 해보고 싶었지만 재갈이 물려 있어 그녀는 소리를 낼 수가 없었다. 

“이제 더 이상 안대와 재갈을 하고 있을 필요는 없지.” 

굵은 음성의 사내는 다이아나 프린스의 안대와 재갈을 벗겨주었다. 오랫동안 짓눌려있던 눈 

을 스르르 뜨자 다이아나의 눈 앞에 거구의 사내가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재빨리 

주변을 둘러보았다. 커다란 사무실같은 방이었는데 창문이 모두 닫혀 있어 어디로 끌려온 

것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후우~ 정말 좋은 물건이라는 얘기를 듣긴 했지만 이정도일줄은.. 정말 예쁘구나.”

사내는 다이아나 프린스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며 그렇게 말했다. 

“당신 누구에요? 대체 내게 왜 이래는거에요?”

다이아나는 당당하게 소리쳤다. 

“처녀를 원하는 고객들이 찾는 물건은 나라도 먼저 손댈 수 없지만 너같은 20대 여자들은 

다르지. 너같이 괜찮은 물건은 팔아먹기 전에 내가 먼저 마지막 한방울까지 빨아먹거든. 하 

하하.”

사내는 그렇게 말하며 다이아나가 묶여 있는 의자 앞에 놓인 테이블쪽으로 몸을 돌려 담배 

와 라이터를 집어들었다. 사내가 탁자쪽으로 몸을 돌리는 순간 다이아나 프린스는 그의 왼 

쪽 목에 새겨진 거대한 엑스자를 볼 수 있었다. 

‘이자가 바로 미스터 엑스!! 드디어 녀석을 만났구나. 아... 하지만 이렇게 묶인 상태로는 이 

놈을 물리칠 수가 없는데.. 무슨 수가 있을거야. 기회를 노려야 돼.’

미스터 엑스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맛있다는 듯이 연기를 들이마셨다. 

“너처럼 먹음직스러운 미식을 눈 앞에 두면 난 아주 흥분하거든. 너무 흥분하게 되면 서두 

르게 되고 그러다보면 제대로 맛을 못보는 경우가 있지. 그럴 때는 일단 담배라도 한 대 차 

분히 태우면서 기분을 가라앚힐 필요가 있지. 네게는 하나도 중요한 얘기는 아니겠지만 아 

무튼 그렇다는 얘기야.”

다이아나 프린스가 어떻게 결박을 풀고 원더우먼으로 변신할까 궁리를 하고 있는동안 미스 

터 엑스는 말 없이 담배를 피우다가 꽁초를 재떨이에 비벼 껐다. 

“지금부터 묶인 줄을 풀어주겠어. 미리 경고해두는데 허튼 짓은 하지 마라.”

미스터 엑스는 그렇게 말하며 다이아나 프린스의 머리채를 우악스럽게 잡아채 그녀의 고개 

를 뒤로 확 제꼈다. 

“아악-”

머리털이 뭉텅이로 뽑혀나가는 듯한 고통에 다이아나 프린스는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 

다. 

“너랑은 그냥 부드럽게 즐기게 싶으니까 살살 다뤄주겠어. 하지만 조금이라도 반항을 한다 

면 코스를 바꿔주지. 네가 정말 후회할 코스로 말이야. 내 말 알아듣겠어?”

“네 네.. 제발.. 하라는대로 할께요.”

다이아나 프린스는 일단 속박 상태에서 벗어나는 것이 급선무라는 생각에 고분고분한 태도 

를 보였다. 

미스터 엑스가 의자의 줄을 푸는 동안 그녀는 자신이 납치된 이 사무실같은 방 한쪽 구석에 

욕실에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저기다. 기회는 한번뿐이야!’

몸을 칭칭감아맸던 줄이 풀리고 마지막으로 발목의 줄이 풀리는 순간 그녀는 전력을 다해 

그 욕실로 달려가 문을 닫고 안에서 잠궜다. 그 직후 소리를 지르며 바로 뒤에서 그녀를 쫒 

던 미스터 엑스의 거대한 몸뚱이가 욕실 문에 쿵 하고 부딪치는 충격이 전해져왔다. 0.5초 

만 늦었어도 문을 잠그지 못할뻔한 것이다. 다이아나의 심장이 미친듯이 뛰었다. 

“이런 짓을 한 걸 후회하게 만들어주지.”

욕실 밖에서 미스터 엑스의 분노에 찬 목소리가 터져나왔고 열쇠꾸러미가 흔들리는 소리가 

들렸다. 

‘욕실 열쇠를 갖고 있는 게 틀림없어. 들어오기 전에 빨리 변신해야 돼!’

그녀는 욕실 중앙에 서서 몸을 회전시켰다. 퍼엉~ 하는 소리와 함께 몇바퀴 돌자 원더우먼 

으로 변신을 마친 다이아나 프린스. 

철컥-!

욕실 잠금장치가 열쇠로 열리는 소리가 나더니 문이 벌컥 열렸다. 

“너는 오늘 내 손에..”

그렇게 외치며 욕실로 들어오던 미스터 엑스는 경악을 하고 말았다. 다이아나 프린스는 온 

데간데없고 원더우먼이 팔짱을 끼고 서 있는 것 아닌가!

“너 너 너는... 원더우먼.. 어떻게 이런..”

미스터 엑스는 너무 놀라서 말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미스터 엑스. 오래전부터 너를 만나길 고대했는데 드디어 그날이 왔구나.”

원더우먼은 그렇게 말하며 앞으로 달려나와 미스터 엑스를 두 손으로 떠밀었다. 살짝 민 것 

같은데 엄청난 힘에 미스터 엑스는 몇미터나 날아가 바닥에 나뒹굴었다. 

“그동안 여자들을 납치해 팔아먹던 파렴치한 짓. 오늘 그 댓가를 치러주겠어.”

원더우먼은 성큼성큼 미스터 엑스에게 다가왔다. 

“흐흐흐.. 날 밀었겠다. 네가 여자치고 힘이 좀 세다고 까부는 모양인데 나를 다른 평범한 

녀석이랑 동급 취급하지 말아라. 힘이라면 나도 너 못지 않다. 원더우먼 오늘 널 따먹어주 

마.”

미스터 엑스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원더우먼을 향해 강펀치를 날렸지만 그녀는 어이 없다 

는 표정으로 날아오는 주먹의 손목을 잡아챘다. 

“악명 높은 미스터 엑스가 겨우 이정도였나?”

그렇게 말하며 원더우먼이 손아귀에 힘을 주자 미스터 엑스는 손목이 으스러지는 것 같았 

다. 손을 뽑으려고 해도 마치 거대한 기계에 물린 것처럼 꿈쩍도 하지 않았다.

손목의 고통을 이를 악물고 참으며 미스터 엑스는 남은 한 손으로 다시 펀치를 날렸지만 그 

손마저도 원더우먼에게 잡히고 말았다. 

“으아악~~~”

원더우먼이 두 손에 힘을 더 강하게 주자 미스터 엑스는 손목이 끊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끼 

며 처절한 비명을 질렀다. 

“미스터 엑스. 넌 오늘부로 끝이야.”

원더우먼은 잡고 있던 미스터 엑스의 손목을 놓고 그를 번쩍 들어 벽을 향해 집어던졌다. 

벽이 울릴 정도로 크게 몸을 들이받은 미스터 엑스는 엄청난 충격에 숨도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 

‘원더우먼이 이렇게 강할줄이야... 그런데 다이아나 프린스는 대체 어디로 가고 원더우먼이 

갑자기 나타난거지..’

여자를 물건처럼 팔아먹던 짓을 하던 최저의 악당이라는 점 말고도 자신을 납치하고 머리채 

를 휘어잡은 모욕까지 줬다는 개인적인 원한까지 가세하여 원더우먼은 미스터 엑스를 집어 

들고 벽에 던져버리는 분노의 응징을 몇차례나 연거푸 가했다. 

원더우먼의 괴력에 순식간에 초죽음이 되버린 미스터 엑스는 일어설 기력마저도 상실했고 

고통에 찬 신음을 내뱉으며 늘어져있는 그를 원더우먼은 마술 올가미로 칭칭 묶어버렸다.

이렇게 해서 무적의 미스터 엑스도 끝장이 나고 말았다. 원더우먼에게 체포된 미스터 엑스 

는 곧바로 경찰에게 넘겨졌고 수백건의 살해와 소녀 납치 혐의로 재판을 받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미스터 엑스가 처음 수감된 곳은 에이브리 교도소였다. 미스터 엑스는 그곳에서 3년을 복역 

하고 최악의 중범죄자들만 모아놓은 발타 교도소로 이송이 결정된다. 교도관 세명을 죽이고 

두명에게 중상을 입히는 폭력행위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그것은 교도관들에 대한 보복행위가 아니었다. 개인적인 원한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살인이 

었다. 그들은 미스터 엑스를 발타 교도소로 이송하게 해주는 티켓이었을 뿐이다. 계획대로 

차질없이 일이 진행된다면 그는 발타 사막 한가운데서 자유의 몸이 되는 것이다. 

교도소 수감자들은 반드시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누군가 미스터 엑 

스에게 왜 탈옥을 하고 싶냐고 묻는다면 그는 다음과 같이 대답할 것이다. 

“원더우먼을 부셔버리기 위해서.” 

이제 원더우먼을 향한 미스터 엑스의 철저한 복수가 시작된다. 

(2)편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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