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 여보..우리 옆집에 누가 이사왔는지 알아? ”
“ 누군데? ”
수현은 이미 알고 있다.
진영이와 매일 같이 까똑을 주고 받는 수현은 요즘 재근의 출소 소식에 마음 한 구석이 찜찜 하다. 얼마 전 대우와 통화중에도 이런 속마음을 내 비친 수현이다.
그래도 믿을 사람은 대우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수현...
그는 진영이 옆집에 이사 온 것이 무척이나 다행이라 생각한다.
약간의 강요도 있었지만, 진영의 회사근처라 무리없이 그녀의 동의를 받아냈다.
혹시 모를 재근의 출현에 가장 강한 무기는 다름 아닌 진영이다.
진영과 수현의 천연덕스런 연기덕분에 지연은 자신을 보호하려는 남편 수현의 마음을 알 길이
없다. 하지만, 대우와의 통화를 수현에게 말하지 못하는 지연.......
자의든 타의든 몸을 섞은 남자....
그와의 섹스를 눈 앞에서 지켜본 남편 수현.....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해외에서 고생하는 남편에게 굳이 걱정을 끼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지연은 대우와의 통화에 대해서 언급을 피한다.
수현은 그런 자신의 아내가 서운하다.
수현과 지연 이 부부는 모르고 있다....................
이 두사람의 서로를 위하는 애틋한 마음이 훗날 어떠한 파장을 불러올지.........
“ 그래서 어제 저녁먹구 하나랑 놀다 갔어..”
“ 어 ...그래...잘됐네...친구도 생기고....무섭다고 징징대더니...”
“ 호호 ..그러게...”
“ 직장은 알아봤어? ”
“ 응....쉽지가 않네..너무 쉬었나 봐...진영씨가 알아봐 준데..”
“ 그래...알았어..천천히 해..”
“ 응 ...그럼 수고해 김 서방..”
“ 그래......너두 수고해...”
지연은 전화를 끊고 한 동안 멍하니 앉아 있다.
재근의 출현을 알리려 전화를 했지만, 남편에게 말하지 않았다.
부정하고 싶지만 그녀는 재근의 출현에 무언가를 기대하고 있는 자신을 느낀다.
지연은 시계를 보고 일어나 클럽으로 향한다.
딱 붙는 트레이닝 복을 입고 거울앞에서 맵시를 살핀다.
자신도 모르게 두환을 의식하는 지연....
젊은 두환의 손길을 떠올리며 알지 못할 기대감에 지연이 사뿐사뿐 걸음을 옮긴다.
한 동안 의식하지 않는 척 운동에 열중한다.
하지만, 집중할 수 없는 그녀...
오늘은 두환이 보이질 않는다.
이리저리 두리번 거리는 지연을 바라보는 한 남자..
그 남자의 입꼬리가 올라간다.
‘ 다 됐네...이젠 시원하게 뚫어줄 일만 남았구만...크크’
두환은 터질 듯 트레이닝복을 팽창시키는 지연의 몸매를 바라보며 묵직해진 아랫도리를 쓱 쓸
어 올린다.
“ 아 씨발....좆 같아서 때려 치우던지 해야지...”
“ 또 왜? ”
“ 저 씨발 양부장 말이야...내가 지 딱가리야 뭐야...”
“ 양부장이 또 저녁에 룸사롱 가고 싶대? ”
“ 지 혼자 가면 되지...왜 항상 나를 끌고 다녀...에이 씨...”
“ 야 공짠데 같이 놀아줘...요즘 이쁜 애들 많다며...”
“ 그것두 하루 이틀이지..매일 저 지랄이잖아..저 새끼는 여자 없인 잠을 못 자나 봐 ”
“ 오늘 저녁에 약속있어? ”
“ 아......몰라.....제기랄...어떻게 3년이나 있으면서 중국말 한 마디 못하냐...병신도 아니고....”
박차장이 중얼거리며 사무실을 박차고 나간다.
부장실 문이 열리며 양부장이 나온다.
“ 어이...김차장......”
“ 네..........”
“ 방금 그거 박차장 맞지? ”
“ 아....그게......”
“ 저 새끼가 죽을려고 환장했나.....나 들으라고 소리친거지 지금...”
“ .............”
“ 박차장 내 방에 좀 들어오라 해...가서 잡아와...”
“ 네......”
양부장이 다시 자기 방으로 들어간다.
수현은 앞에 앉은 부하직원에게 턱으로 문쪽을 가리킨다.
잠시 후 부하직원과 함께 들어 온 박차장이 양부장 방으로 들어가고, 잠시 후 큰 소리가 들려
온다. 수현이 급하게 말리고 나서야 떨어지는 두사람...
“ 부장님 오늘은 제가 모시겠습니다....박차장 컨디션이 안좋은가봐요..이해하세요..”
수현이 결국 그렇게 마무리 한다.
오늘 아침 미국으로 떠난 성경을 떠 올리는 수현.......
그리고 제임스......
아내와 재근이............
‘ 나도 오늘 술이나 진탕 먹고 뻗어야 겠다...’
수현은 밀린 오후 업무를 번개같이 해 치우며 잡념을 털어낸다.
저녁 8시..
양부장은 흐뭇한 미소로 번들거리는 얼굴을 가득채우고 있다.
수현은 오랜만에 와 보는 룸사롱의 분위기에 기분이 좀 나아진다.
“ 또각..또각...또각...또각..”
복도에 무수히 많은 하이힐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 자 그럼 들어와..”
조선족 마담이 아가씨들을 부른다.
두 줄로 줄지어 서있는 아가씨들.....
“ 저기 한국말 하는 애들은 누구지? ”
“ 네...여기..여기...그리고 여기...”
조선족 마담이 한 명 한 명 지목한다.
“ 부장님 마음에 드는 아가씨 있습니까? ”
“ 흠........”
양부장이 마치 대단한 사안인양 팔짱을 끼고 턱을 매만진다.
“ 난 저 친구로 하지..”
양부장의 손끝을 따라 수현과 마담의 시선이 움직인다.
‘ 헉 ’
수현의 눈이 똥그랗게 변한다.
양부장이 가리킨 그 아가씨.......
똑같다....
20대 후반 회사 뭇 남성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던 비서실 김지연...
그 모습 그대로다.
선택된 아가씨가 웃으며 양부장 옆에 와서 앉는다.
마치 쌍둥이라 해도 될만큼 그 시절의 아내와 판박이다.
탄력적인 몸매..
어깨까지 내려오는 찰랑거리는 웨이브...
희고 고운 피부...
“ 어이...김차장....”
눈을 떼지 못하는 수현은 양부장의 부름에 정신을 차린다.
“ 네.....”
“ 어서 골라...빨리 시작해야지...클클..”
“ 아...네....”
수현은 눈빛으로 마담에게 신호하고 마담은 아가씨 한명을 수현옆에 앉힌다.
말이 수현의 파트너지 양부장이 양쪽에 한 명씩 끼고 앉은 형국이다.
술이 말아지고 점점 광란의 술자리로 변해간다.
아가씨들의 옷은 팬티외엔 다 사라졌다.
아내를 닮은 그 아가씨의 몸매가 발군이다.
어쩌면 그 시절 아내보다 더 폭발적이다.
수현은 수시로 아내를 닮은 그 아가씨를 살핀다.
양부장은 그 아가씨를 안고 핥고 빨고 주무르며 즐거워한다.
“ 어이 김차장...”
“ 네....”
“ 왜그래? 재미 없어? ”
“ 아뇨...그냥...오늘 머리가 좀 아파서요...”
“ 그래? ”
“ ........”
혹시나 먼저 들어가라는 소리가 나오지 않을까 수현이 부장을 간절히 바라본다.
“ 근데 말이야..”
“ 네? ”
양부장이 자신의 파트너 유방을 주무르며 고개를 돌린다.
“ 이 년 누구 닮지 않았어? ”
순간 수현의 머리가 망치에 맞은 듯 띵하다.
“ 네? ”
“ 분명히 누굴 닮았는데 떠 오르지가 않아.....클클..”
양부장은 여전히 옆자리 파트너의 몸을 떡주무르듯 주무르며, 고개를 들어 기억해 내려 애쓴
다..그 모습이 정말 생각이 나지 않는 모습이다.
수현은 묘한 흥분감이 가슴속에 피어난다.
분명 양부장은 아내 지연이를 알고 있다.
양부장 역시 지연이에게 치근덕대던 무리 중 한 명이다.
수현과 지연의 결혼식에도 참석한 양부장 아닌가..
하지만, 시간이 많이 흘러서일까...
부하직원의 아내가 된 지연이를 쉽게 떠올리지 못하는 양 부장....
“ 글쎄요.....전 잘 모르겠는데요....”
“ 그래? 희안하네 분명 누가 있었는데....”
수현은 뜻하지 않은 상황에 흥분하며 술잔을 들이킨다.
마치 자신의 아내 지연이가 양부장옆에서 시중들며 주물러 지는 듯 하다.
그 아가씨는 집요한 양부장의 입술을 요리조리 잘도 피한다.
“ 이 년이.....여우 같은 년........흐흐...”
양부장은 그런 그녀의 입술을 탐하며 즐거워한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새벽으로 들어선다.
“ 부장님 이제 슬슬 나가셔야죠..”
“ 어 그럴까...흐흐....가자...이 년아...내가 오늘 신나게 한 번 쑤셔주마..흐흐..”
수현이 마담을 불러 법인카드로 계산을 한다.
다음에 또 오라는 마담의 인사를 뒤로 하고 나서는 수현..
벌써 가게 입구에서 그 아가씨를 껴안고 차를 기다리는 부장이 보인다.
“ 크크...이리와 이 년...자꾸 어딜 도망가...응? ”
수현은 그런 부장이 안쓰럽다.
부장은 나름 힘들게 살아가는 기러기 중 한 명이다.
그런 부장을 한 편으로 이해가 가는 수현...
수현이 부장 가까이 섰을 때, 등을 돌리고 키득대던 부장의 입에서 충격적인 한 마디가
튀어나온다.
“ 이 썅년...가만 있으라고...지연이 이년이 어디서 앙탈을...크크.....내 오늘에서야 니 년
보지 한 번 쑤셔보겠구나...크크..“
양부장 뒤에서 수현이 얼어붙는다.
“ 어...왔어? ”
양부장이 수현을 돌아보며 희죽거린다.
“ 야....김차장 생각났어...생각났어....자네도 알지 예전에 비서실 미스 김...”
“ 네?.........아 네....”
“ 그래 그 년이야 그 년 얼굴도 몸매도 딱 그 년이야...크크..”
양부장은 지연이 수현과 결혼한 사실을 잊은 듯 하다.
수현은 힘겹게 미소짓는다.
“ 아 고 썅년 고거...내가 한 번 따 먹을려고 얼마나 공을 들였는데....아주 당돌한 년
이었지...암....고년이 회사 유니폼입고 엉덩이 실룩거리며 돌아다니면 아주 그냥....
어쨓든 그 생각하지 죽었던 내 좆이 살아나는구만...크크....안그래 김차장.... 하하하 “
“ 그럼 부장님 어서 가셔서 회포 푸십시오...”
“ 어 그래...그럼 내 먼저 감세......가자...지연이 이년아....하하하..”
부장이 탄차가 사라지고 수현의 머리는 더욱더 아내에 대한 걱정에 복잡해 진다.
아름다운 자신의 아내를 노리는 수 많은 숫컷들.....
자신의 아파트로 돌아와 어두운 집안에 발을 들여놓는 수현....
어제 까지만 해도 성경이 반갑게 맞아주던 그 집...
적막한 텅 빈 아파트에 앉아 창 밖을 내다보는 수현....
그는 아내 지연을 위해서라도 어서 빨리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다짐한다.
일주일째다..
두환은 클럽에 보이지 않는다.
지연은 점점 두환이 궁금해 진다.
다른 트레이너에게 물어봐도 모두 모른다고 한다.
지연은 다소 맥빠진 모습으로 오늘도 클럽에 들어선다.
“ 아...지연씨...오셨어요? ”
지연은 굵직한 목소리에 고개를 든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환하게 웃으며 두환을 바라본다.
“ 어머...두환씨...”
환히 웃으며 반기는 두환의 모습에 지연은 아이처럼 들뜬다.
“ 자.....이렇게.....네.......잘하고 계십니다..”
두환의 지시에 따라 지연은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다.
지연의 육체가 땀에 젖어 갈수록, 두환의 아랫도리는 점점 부풀어 오른다.
“ 네....수고하셨습니다...”
“ 수고하셨어요...”
“ 지연씨...시간 있으시면 음료수나 한잔...제가 쏠께요...”
“ 네...그러죠..”
지연은 흔쾌히 두환을 따라 나선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즐거워하는 두 사람...
마치 연인처럼 다정하다.
“ 아...그랬구나.....그런 일이 있었군요..”
“ 네...근데 뭐 다 해결됬으니까요...하하하 ”
“ 어머...시간이 벌써..”
지연이 시계를 보며 일어선다.
“ 딸 아이 데리러 가시나요? ”
“ 네....그럼..내일 뵈요...”
“ 제가 모셔다 드릴까요? ”
“ 아니에요...집에 갔다가 제 차로 움직이면 되요..”
“ 그러지말고 제 차 타고 가요...지연씨 딸도 보고싶고..지연씨 닮았으면 이쁘겠죠? ”
“ 호호호...두환씨도 참...그럼...그럴까요? ”
지연은 두환의 말에 기분이 좋아진다.
딸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온 지연...
소파에는 두환이 앉아있다.
딸아이 방에서 나오며 두환을 향해 미소짓는 지연...
“ 호호...오늘 소풍갔다 오더니 피곤했나봐요...씻자마자 골아 떨어지네...호호..”
“ 하나..벌써 자요...몇신데..”
두환이 시계를 보니 6시다....
오후도 아니고 저녁도 아닌 어정쩡한 시간..
“ 지금 자면 밤에 또 일어날 텐데...깨워야 하나..”
지연이 두환 옆에 앉아 사과를 깍으며 중얼거린다.
두환이 그런 지연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지연의 고운 손이 사과와 함께 이리저리 움직인다.
그녀의 손에 쥐어진 사과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의 크기를 자랑하는 두 유방..
그 두 덩어리의 유방이 지연의 팔사에서 힘겹게 비벼지고 있다.
‘ 아 씨발 사과말고 저걸 먹고 싶은데..’
한 참을 지연을 바라보던 두환은 그녀와 눈이 마주치자 황급히 시선을 돌린다.
그런 두환이 귀엽게 느껴지는 지연이다.
“ 드세요..”
“ 네...감사합니다..”
둘은 말없이 사각사각 사과를 먹는다.
어색한 분위기가 거실을 감돈다.
청산유수같은 언변을 자랑하던 두환의 입도 굳게 닫혀져 있다.
긴장하는 듯한 두환....
그런 두환의 입이 열린다.
“ 맛있네요...정말...”
“ 그죠? 친정에서 보내왔어요..좀 드릴까요? ”
“ 아뇨..혼자 사는 남자가...가져가 봐야..한 구석에서 썩을꺼에요...하하하”
“ 호호...보기보다 게으른가 보네..두환씨...”
“ 뭐..남자들이 다 그렇죠...먹고 싶을 때 마다 여기 와서 먹죠..뭐...하하..”
“ 네 그러세요...먹고 싶을 때 오세요...제가 두환씨 먹고 싶은만큼 다 드릴께요..호호..”
두환이 자신의 아랫도리가 묵직해지는 것을 느끼며 희미한게 미소를 띄운다.
‘ 크크..썅년 먹고 싶을 때 오면 다 주겠다구..크크..그럼 오늘 한 번 줘..크크..’
지연은 두환의 말뜻을 아는지 모르는지 환하게 웃으며 사과를 먹고 있다.
“ 아참...지연씨...이것 보세요..”
두환의 말에 지연이 시선을 옮긴다.
두환의 손에 들려있는 이쁘고 조그마한 병...
“ 이게요...지중해에서 나온 ....뭐라더라...하여튼 그 열매로 만든 오일이에요..”
“ 오일요? ”
“ 네..먹는 오일 말구요...마사지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