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화 (8/19)

                                                     =====================================================================

< --Lance & Charge & Orc-- >

                 함께 식사를 한 후, 몇 일이 흘렸다.

현실 역사에서 중세의 기사들의 탄생 배경은 기마민족 마자르족(현재의 헝가리인)과 바이킹의 침입에 대해 빠른 대응을 하기 위해 봉토를 주고 

"땅 줬으니까 거기서 나오는 걸로 말 잘 키워서 소집되면 나가서 좀 싸워라."

였다.

단순히 이런 이유를 제외하고도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지만 뭐 게임에서 그런 거 따져서 뭐하냐? 게임은 즐기라고 있는 것이고 캐릭터는 

"룩딸"

하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남자의 남자를 위한 남성만 나오는 게임들에서도 당연히 갑옷을 입히며 하앍하앍, 하는 것에서도 기사가 왜 생겼는지는 별로 알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 올드 갓 모드의 그랑데시아가 기사의 나라라지만 어디 사람들이 기사의 나라라 좋아하는 걸까? 미칠 듯이 간지나고 아름다운 체인메일 위를 장식한 서코트와 근세와 중세가 합쳐진 현대식 감각이 기미 된 아름다운 투구와 장식! 길고 굵고 모든지 꿰뚫어버릴 것만 같은 크고 아름다운 랜스!! 마지막으로 말의 마갑과 그 위에 너무나도 아름다워 눈물이 날 것같은 말의 서코트! 마지막으로랜스 포메이션 (Lance formation)!!!

차지 (charge)!!!!!!!!!!!!!!!!!!!!

아아…!

그렇다! 그랑데시아야 말로 남자의 로망을 위해 태어난 팩션인 것이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랑데시아에서 시작하기를 잘 한 것 같다.

흠흠, 여기까지 하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내가 기사의 배경이야기를 꺼낸 건 중세초기의 기사라는 존재는 5살부터 훈련에 계획을 잡고 7살에 여자와 떨어져 종자로써 사냥과 창술, 검술 승마를 훈련하고 12살에는 종자로 인정받아 소속된 영주에게 소개받고 스승기사를 모시며 종자로써 활동을 시작한다.

크루이세이더 로드4는 이를 매우 잘 고증해 놓았고 이를 기반으로 만든 이 모드도 크루세이더 로드4에서 기사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왔다. 그럼 내 스승기사는 누구냐고? 내 캐릭터 

루이스의 어머니, 아벨리네 드 레옹루아르다. 무려 15살에 바이킹 부족장을 따고 그랑데시아의 토너멘트에서도 크게 이름을 날려 전장의 발큐리아의 재림으로도 불렸던 어머니시다.

보통은 자신이 뛰어나더라도 후계자교육에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이상 유능한 기사나 외교적인 우호 제스쳐나 볼모로 타인에게 교육을 맡기는 경우가 태반이지만 아솔렛 누나와 내가 본격적으로 교육을 받을 나이 때 어머니의 평판이 바닥으로 떨어질 때라 외부인에게 교육을 맡아 달라 못하고 마음을 굳게 먹고 우리 두 남매를 스스로 교육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아솔렛 누나가 여자임에도 기사교육을 받을 수 있었겠지…. 그래서 나는 누군가의 종자로 들어가지 않고 이렇게 

집안에서 편하게 놀고먹으며 수련에 임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랑데시아 법으로 성년이 되었고, 전공을 세워 정식기사가 될 준비를 해야 했다. 솔직히 말해 나는 조금 늦은 편에 속했다. 어머니 아벨리네가 확실한 전공을 세우지 못하면 기사가 될 수 없다고 못 박아 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아솔렛 누나도 마찬가지였다.

"……."

"……."

으으! 엄청 어색하다! 누나는 어제 내가 알몸으로 세나를 덮치려 했다는(!?)이야기를 듣고 그 다음부터 저런 상태다! 참고로 우리 둘 다, 아직 정식기사가 아닌 견습기사, 스콰이어

였기에 다른 기사들처럼 복장은 화려하지 못하다. 우리 둘은 견습기사이기에 투구에 투구장식인 크러스트(crest)를 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누나와 말머리를 같이 하고 말과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주변에서는 가문의 기사들이 완전무장을 하고 따라오고 있었다. 지금 뭘 하고 있냐고? 기사승급을 위한 커리어를 쌓고 있는 중이다. 바로 다름 아닌 몬스터 퇴치. 그때 반대편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있었다. 이번 사냥을 위해 징집병 농민들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농민과 상비보병 부지에르(Voulgier)다. 부지에르란 부쥐(Voulge)라는 창에서 유래한 말로 농기구가 전쟁용으로 탈바꿈된 창을 가진 보병을 말하는 것이었고, 이런 보병은 주로 영주와 기사들의 잡다한 일을 하는 상비군이자 중보병으로 농노징집병과 기사를 이어주는 존재였다. 

이렇게 농노 징집 될 때는 그랑데시아 귀족들은 스스로의 격을 지키기 위해 농노에게 직접 명령을 내리기 보단 부지에르를 지휘관으로 삼아 명령을 내린다. 실질적인 이유로는 그랑데시아 귀족들은 그들의 고향어인 바이킹어와 프랑스어의 혼합이었고, 토착민인 농노들인 프랑스어와 켈트어의 혼합체이기에…. 귀족과 농노간의 의사소통이 약간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부지에르 지휘관이 나와 누나를 보고 고개를 숙이며 말한다. 귀족식 억양이었지만 모습은 영락없는 농노출신 녀석이었다.

"도련님! 아가씨! 오셨습니까?"

"그래, 수고가 많다. 적사자 섬에 상륙한 오크들은 모두 박멸

했다. 이 섬의 상황은 어떻지?"

"예. 확인된 건 30마리의 오크들과 트롤 한마 리 입니다."

"트롤? 확실한가?"

"예! 확실합니다."

"제대로 찾아왔군."

그렇게 말하며 나를 봐라보고 씨익 웃는 아솔렛 누나다. 어제 밤에 오크들의 해적함선들이 인근 해역에서 거친 파도에 의해 부셔졌다. 오크들이 그대로 수장되었으면 문제가 아니겠지만 오크들이 살아남아 해안선에서 목격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어느 판타지나 그렇지만 이 모드에서도 인간과 오크는 적대관계다. 여기 사람들은 과거 악마의 게이트가 열리며 나

타난 악마의 하수인인 오크과는 인간은 공존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에 오크와 인간 중에 하나는 전멸해야 한다. 게다가 오크라는 것은 남성 밖에 없는 종족이기에 번식을 하기위해서는 이종족…. 가장 흔한 인간여자가 그 대상이 된다. 레이디를 보호해야 하는 그랑데시아의 기사들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혐오해야할 대상 1호다.

"역시 기사는 다릅니다! 믿음직스럽습니다! 아가씨!"

"아직 나나 루이스는 기사가 아니다."

"곧 기사가 되실 고귀한 분들 아니습니까? 그것도 가문을 앞써워 기사가 되는 다른 자제분들과 달리 직접 전공을 세워서요. 역시 대단하십니다!"

"훗…그렇지."

아솔렛 누나가 고개를 돌리며 웃는다. 역시 부지에르 지휘관 정도 되니 입에 꿀을 바른 것 같이 말한다. 하기야 뭐, 저 젊은 나이에 부지에르 지휘관이 될려면 기사들 엉덩이를 좀 잘 빨리 않으면 불가능 할 것이다.

"루이스, 다시 말하는데 트롤은 내거야."

"예예, 그러세요."

"의욕이 없어 보이군? 설마 아예 트롤 잡는 것을 포기해 버린 거냐?"

"누나가 트롤은 누나 거라며?"

"바보 같은 녀석. 남자가 되서 왜 이렇게 패기가 없는 거야? 

도대체 네놈 같이 의욕 없는 녀석이 기사가 될 수 있는지 궁금해."

"……."

아니, 저기요. 트, 트롤은 누나 거라면서요….

"뭐, 나야 다음기회가 있겠지. 누나는 나보다 정식기사가 그렇게 되고 싶어 했는데, 되고 싶은 사람이 빨리 되야지. 앞으로 살면서 기회가 없을 것도 아니고 세상에 널린 게 몬스터인데."

아솔렛 누나는 어릴 때부터 기사들과 수련했기에 완벽한 남자말투를 구사하고 있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여성의 소프리노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솔렛 누나는 그게 싫은 지 최근들어 남자다운, 아니 기사다운 말투에 집착하고 있

는 것 같다. 아솔렛 누나의 목소리가 허스키하거나 중성적이라도 하면 어울리련만 누나의 목소리는 어머니처럼 부드러운 목소리기에 전혀 어울리지 않았지만 누나는 모르는 듯 했다.

"흥, 언제까지 그런 여유를 부릴 수 있을지 보자고"

"그럼 나도 전력을 다해 트롤사냥해볼까?"

"다시 말하자면 트롤은 내거다!!"

아니 어떻게 하자는 거냐고 이 누나야!

"알아, 알아, 트롤은 아솔렛 누나가 잡아야지. 하지만 몰이는 해야 하잖아. 트롤이 섬 내륙으로 들어가서 농작물들을 망치면 최악이라고."

"그래…. 몰이라…. 좋아. 루이스 몰이에 최선을 다해줘. 지휘관! 마지막으로 트롤이 목격된 곳이 어디지?"

"예! 서쪽의 마을들을 약탈하다가 마지막으로 라 마르숑 인근에서 약탈을 하다가 숲으로 들어가는 게 확인되었습니다. 현재 저희들이 숲을 포위하고 있습니다."

"흐음…. 너희 농노들이? 오크 녀석들이 트롤을 앞세워 포위망을 빠져나가기라도 하면 어쩔려고 병력을 나누어 숲을 애워싼 거지?"

"예! 곧 아가씨와 도련님이 오신다고 들어서 그렇게 했습니다! 오크 놈들이 포위망을 뚫는다면 그건 그것 나름대로 좋은 거지요. 놈들이 스스로의 위치를 알리는 꼴이니까요. 오크 녀석들은 순식간에 정의로운 랜스에 꿰뚫릴 겁니다."

키아 농민들도 스스로의 목숨을 소모품으로 생각하는 그랑데시아. 답이 없다. 뭐, 저 사람은 부지에르 지휘관 정도 되었으니 스스로 농민이 아니라 생각하겠지만. 귀족입장에선 다 농민이지. 답이 없다. 그랑데시아.

"좋아. 훌륭하군. 라 마르숑 마을이라면 더 들어가야겠군. 놈들이 약탈한 마을은 해안선의 마을들인가?"

"예. 아마 그대로 북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대로 계곡에서 매복하면…."

"그랑데시아의 기사들은 매복 따위는 하지 않는다!!!"

"죄송합니다! 제가 감히 혀를 놀렸습니다. 용서해주십쇼. 기사님!"

요즘 한참 민감해진 누나는 지휘관을 노려보았고 나는 지휘관이 더 해코지 당하지 않기 위해 말을 붙였다.

"아솔렛 누나, 농노들이 하는 생각이 다 그렇지 뭐, 당연한 거잖아. 우리가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줘야지. 그래도 지휘관이 하는 말은 일리가 있어. 이봐! 자네! 이 섬사람이지?"

"예! 그렇습니다! 도련님!"

"그럼 섬도 잘 알겠군. 놈들이 북쪽으로 온다는 것도 섬 지리를 잘 알기에 추측한 것이겠지?"

"예! 그렇습니다! 도련님! 도련님의 식견에 이 보몽! 감동입니다! 역시 귀족의 발큐리아가 재림해 출산하신 아들은 다르십니다!"

누나는 그 말에 나를 노려보았다. 에고…. 미치겠다. 누나가 콤플랙스를 가지는 건 여자라는 것 때문이란 말이다. 누나 앞에서 그런 말하면 남자라니까 딸보다 똑똑하다고 오해할 수 있다고…. 아, 더 말하자면 나는 계급주의자가 아니다. 다른 게임에서는 공산군, 소련군, 동독군만 하는 중증 소련빠 빨갱이 소리 듣는 플레이어다. 그냥 엄격한 계급사회인 이곳에서 살아가려면 싫어도 간혹 저런 소리를 해줘야 한단 말이다.

"흥…. 아주 잘나셨군. 그래 놈들이 북쪽으로 도망간다면 우리도 가야지."

"군대를 둘로 나누자. 나는 앞서 나가 놈들의 갈 포위 로를 막을게. 누나는 뒤에서부터 수색하면서 트롤을 찾는 게 어때?"

"좋군. 드 몽셀로 경!"

"예! 아가씨!"

"몽셀로 경과 기사들은 나와 함께 이대로 수색한다! 그리고 너! 부지에르 지휘관!"

"예! 아가씨! 보몽이라고 합니다."

"네 이름은 알고 싶지 않다. 네 휘하에 길잡이 하나를 나에게 붙이고 나머지 농노들을 이끌고 루이스를 보좌해라."

"예! 알겠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루이스 도련님을 모시겠습니다! 충성! 충성! 충성!"

"시끄럽다. 루이스, 나는 몽셀로 경과 함께 네 말대로 수색하겠다. 혹시나 트롤을 발견하게 되면 우리 쪽으로 몰아줘라."

"알겠어. 누나."

"당연한 말이겠지만! 그냥 바보 같이 몰다가 다치지 마라!"

"안 다쳐!"

"나한테 몰아주겠다고 바보 같이 싸움을 피하지도 마라!"

"알겠어!"

"바보자식! 거치적거리지 마라!"

"알겠다고!"

"트롤은 내거다!"

"네에!"

나참 트롤을 잡아라는 건지 말아라는 건지…. 알 수없는 누나다. 한참 그 나이라 그런 것인가? 누나는 먼저 기사들을 이끌고 출발하고 나는 보몽이라는 부지에르 지휘관과 남게 되었다. 그외에도 농노징집병들과 본섬인 적사자 섬에서 데려온 부르주아 기병 5기가 나에게 배당되었다.

"보몽이라고 했나? 그 나이에 부지에르 지휘관이 된 걸 보면, 상당한 모양이로군? 어디 머리뿐만 아니고 무술도 상당할까?"

"예! 루이스 도련님만큼은 아니지만 이 섬에서 가장 강하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루이스 도련님이 오셨으니 루이스 도련님께서 가장 강하신 분이되겠군요?"

"보몽, 너무 아부 떨지마라. 귀찮은 걸 싫어하는 귀족들이 가장 싫어하는 게 귀찮게 하는 농노들이까."

"죄, 죄송합니다. 도련님."

"그리고 나보다 내 누나가 더 강해."

"에이…. 그래봤자. 아가씨 아니십니까? 저는 루이스 도련님이야 말로 섬에 상륙한 트롤을 잡을 공을 세울거라 생각합니다."

"나 참…. 이놈이…. 아부 떨지 말라니까."

"이게 사실인데 어쩌겠습니까? 하하."

"그건 두고 봐야 알겠지? 보몽, 북쪽 계곡으로 안내해줘. 보몽, 자네가 유능하다는 걸 증명해 보이게. 내가 레옹루아르 후작이 되어도 자네가 기억에 남게 말이야."

"예! 알겠습니다!"

내 말에 보몽의 눈빛이 달라졌다. 저 나이 때에 지휘관이라면 출세욕도 엄청나니 가능한 일이겠지. 출세욕을 살짝 건드려주었으니 보몽은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앞으로의 미래는 어떨지 모르지만 그랑데시아는 당연히 남자가 작위상속을 받는 나라고, 다들 남자인 내가 레옹루아르의 후작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나는 보몽의 안내에 따라 북쪽으로 이동했다.

"오크 녀석들이 마을을 얼마나 약탈했지?"

"다행히 앞서 약탈하러간 3마을의 피해는 미미합니다. 하지

만 라 마르숑 마을은 심각하죠."

"내륙이라서 그렇군…."

올드 갓 모드의 세계는 몬스터라는 존재가 있고 바이킹들이 아직도 바다 위를 떠다니며 약탈하는 게 일상이기에 이곳의 마을이라는 존재는, 특히 옆에 산이 있거나 숲이 있거나, 바다가 있는 마을은 거의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해자와 목책, 부유하면 석재 벽을 쌓는다. 여기도 마찬가지지만 이곳은 섬이라는 한정된 공간이기에 어머니의 군세는 이곳의 위험요소를 

"박멸"

할 수 있었다. 이후 내륙의 마을들은 안전해 졌지만 이것이 몬스터들이 섬 안으로 들어오는 경우에 대비하지 못하게 만들어 약탈 된 것 같다.

"약탈 피해는…?"

"자경단원들이 쫒아냈지만…. 많은 가옥들과 여자들이 납치되었다고 합니다…."

"…여자들…. 그거 큰일이로군."

"오크들이 데려간 처녀들을 번식하는 데에 쓰겠지요? 대륙에서 온 상인들에게 들었습니다. 오크라는 놈들은 남자밖에 없어 여자들을 납치해 번식한다고, 여자들을 임신할 때까지 철저하게 범하고 오크의 자식을 베면 그 가증스러운 것들은 3달 만에 출산해서 단지 몇 년 만에 성인 오크가 되서 지 어미를 죽을 때까지 범해 임신 시킨다고 들었습니다."

"납치된 처녀들 중에 아는 이가 있나?"

"아닙니다. 그래도 같은 도민으로써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걱정 말게. 보몽, 오크라는 것들이 아무리 발정난 생명체라도 놈들도 인간들의 병력이 가득한 섬에서 번식하다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을태니, 아마 인질로 삼고 있겠지."

"오크라는 것들이 그 인질극을 펄칠 정도의 머리가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놈들은 이 섬이 에인페리아이신 레옹루아르 후작님이 다스리는 직할지라는 것도 모를 겁니다."

"오크라는 녀석들은 부족으로 움직이니 인간경험이 많은 늙은 오크가 있지. 그런 놈들은 그랑데시아의 기사들의 무서움을 아니까 걱정 말아. 놈도 협상이 되려면 여자들이 범해지지 않아야 한다는 것 정도는 알겠지."

"협상을 하면 저희 섬을 밝고 약탈해간 놈들을 배에 태워줘

서 다시 보내야 하는 건가요?"

"그럴 일은 없을 거라고, 레옹루아르의 이름을 걸고 장담하겠어. 보몽. 자네와 마을주민들의 피를 본 순간 녀석들은 이 섬에서 살아 나갈 수 없다. 더 이상 피해를 줄 수는 없단 말이다."

"…도, 도련님…."

"귀족으로써 신민을 걱정한 거 뿐이다. 오해하지 말도록."

그래 오해하지 말도록, 농노들이 죽이면 세금을 낼 수 없잖아. 게다가 이 섬은 레옹루아르 중앙 섬인 적사자 섬의 부속 섬이라 세금도 잘 내고 군사적 중요성도 상당하단 말이지. 게다가 이미 이 정도 기사들과 병력을 끌고 온 순간, 오크는 전멸이라는 게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아, 그리고 말하는 걸 잊었는데. 우리 레옹루아르 후작령의 수도는 내륙이 아니라, 내륙과 조금 떨어진 섬의 요새다. 내륙에서 적군이나 몬스터가 들끓으면 우리 섬에서 나와 적의 후방을 치는 역할이 있다. 나는 보몽과 부르주아 기병, 징집농노군을 이끌고 길을 따라 걸으며 말했다.

"부지에르는 거의 없군. 그래."

"예. 오늘 아침에 전부 소집되어 중앙 섬으로 달려갔습니다. 레옹루아르 후작님의 영도아래 중앙섬 부속도서에 난파한 오크들을 쳐부수고 있을 겁니다."

"흐음…. 자네들의 섬에도 오크가 상륙했잖아."

"후작님이 부르시면 달려가야지요. 후작님은 전투에 있어서

는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으십니다."

"그렇군…. 생각보다 농노들의 무장상태가 좋은데?"

"예! 다 후작님 덕분입니다!"

후작님 덕분이 아니라 레옹루아르 후작령 섬의 부속도서라는 특수한 위치 때문에 그런 것이겠지. 레옹루아르 섬과 그 부속도서들은 전부 어머니의 직할 영지였으니까. 세금을 다이렉트로 걷기에 신경 쓰는 건 둘째 치고 이 부속도서들이야 말로 어머니의 직할 병력의 수를 다이렉트로 채울 수 있는 곳이며 적사자 섬을 방어할 군사들이다. 그래서 이렇게 투구와 창까지 쥐어주는 것이다. 어머니의 대륙 영지들은 그런 거 없겠지. 그와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그가 말한 계곡에 도착해 있었다. 나는 근방 지리에 익숙한 이를 척후로 보내 주변에 오크가 있는지 확인했지만 아직 없는 것 같았다.

"보몽, 오크들이 없다고 하는 군. 틀림없이 이곳으로 오는 게 맞나?"

"예…! 예! 반드시 올 겁니다. 라 마르숑 마을에서 숲으로 올라가면 절벽지대에 막혀 어쩔 수 없이 이곳을 통과할 수 밖에 없게 되어있습니다."

"좋아. 믿어보지. 그럼 좌우에 군사들을 매복시켜라. 부르주아 기병들도 내가 지시해 숲의 외각에 매목할 거다."

"……매, 매복이요?"

그랑데시아의 기사는 매복하지 않는다. 물론 기사만.

"그래, 자네들이 매복하는 거지. 나는 당당하게 서 있는다."

"오오…. 서, 설마 홀로 오크들을…!"

"그래. 나는 그랑데시아의 기사가 될 남자다."

"명! 받들겠습니다."

당당하게 서 있는 다고 말했지만 당연히 수행원들이 내 옆에 있었다. 그리고 농노들을 반으로 나누어 양옆에 매복시켰다. 각각 지휘관은 부지에르로 보몽의 휘하들이었다. 자신의 출세가 달려 있으니 분명 똘똘한 친구들을 배치했겠지. 보몽은 내 옆으로 왜 아부하기 시작했지만 나는 그런 보몽에게 별 관심이 없었기에 입을 열었다.

"보몽, 내가 귀찮은 걸 싫어하는 귀족들이 뭘 싫어한다고 했는지 기억하나?"

"넵! 귀찮게 하는 농노들이라고 하셨습니다! 문제를 일으키는 녀석들을…."

"그 귀찮은 걸 싫어하는 귀족이 바로 나야. 보몽, 그리고 나는 자네가 귀찮아 지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죄, 죄송합니다!"

"좋아. 좋아."

몇 시간을 기다렸지만 오크는커녕 개미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곧 오크들의 울음소리로 들리는 소리들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조금 이상했다. 섬에 표류하여 조심스러워야 할 녀석들의 걸음걸이나 소리가 아니었다. 나는 부르주아 기병들에게 지시를 해놓고 보병지휘관인 보몽에게 말을 걸었

다.

"보몽, 매복조에게 준비하라고 해라."

"예! 도련님!"

"그리고 자네들도 매복조로 가도록. 나 혼자 상대한다."

곧 오크의 모습이 보였다. 인간보다 훨씬 거대하고 우락부락하게 생긴 들창코에 아래 송곳니가 우뚝 쏫아있는 오크들이었다. 오크들은 완벽한 나신에 방금 급조한 것 같은 조잡한 무기를 들고 있었다. 뭐지?

오크들이 어제 바다폭풍에 섬에 난파했다고 들었을 때, 해적질을 전문적으로 하는 오크 녀석들인 줄 알아서 사실 꽤 긴장하고 있었는데 저건 그냥 어디의 부족에도 속해 있지 않은 것 

같은 오크들이었다. 심지어 내가 아는 오크들 보다 체격도 작아보였다.

오크들은 천천히 전진해 오다가 백색의 서코트로 장식한 내가 홀로 서 있는 것을 보자 괴성을 질렸다. 아무리 호전적인 족속이라고 하지만 너무 조심성이 없어 보였다.

"퀘이이익!!! 퀵!! 취익!! 인간!! 인간이다!! 취익!! 취익!!"

"취익!!! 인간!!! 인간!!! 퀴익!!! 혼자다!"

"기사다! 그랑데시아 기사다!!!"

"어차피 혼자다!!"

"이상하다!"

"이상하면 안 죽일 거냐!? 안 싸울 거냐!? 벨제바브의 이름으로 안 싸울거냐!?"

"싸운다! 벨제바브의 이름으로 싸운다!"

"취이이익!!!!!!!! 식탐의 벨제바브!! 생명의 벨제바브!! 죽인다!! 그리고 먹는다!!"

"취이익!!!"

이세계의 몬스터들이란 과거 13의 악마들이 이 세계를 대규모로 침공했을 때 들어온 침공군의 잔당들이다. 아무래도 저 오크들은 식탐과 생명의 악마 벨제바브를 섬기는 녀석 같다.

"퀴이이익!!!!! 췩!!! 먹는다!!! 먹는다!!! 다 먹을 거이

다!!!!!!!!!!"

"오크!!! 돌격하라!!!!!!!!! 인간 잡아먹는다!!!! 취이익!!!!!!"

"아, 그냥 오크가 아니라, 벨제바브의 오크네. 곤란한데?"

몬스터들이 잔당이 된 이후로, 악마를 섬기지 않는 이들도 생겼지만, 악마들 섬기는 몬스터들은 그 악마의 축복을 받았다. 악마들은 하나씩 저주와 축복을 내려준다. 저 녀석들 같은 경우는 식탐과 생명의 벨제바브를 섬기니 끊임없이 먹어야 하는 저주와 생명의 축복을 받을 것이다. 벨제바브는 그랑데시아에서 위명을 떨치는 악마가 아니기에 그 '생명의 축복'이라는 게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나는 그런 모습을 멀똥멀똥 지켜보다가 투구의 바이저를 내리고 어깨에 기대고 있던 거대한 랜스를 고쳐 들었다. 좌우 

덤플 숲에서는 보몽을 비롯한 농노군대가 매복하며 내 신호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당연히 신호는 그랑데시아의 기사답게 맹렬한 기마돌격! 보몽은 덤불 숲 사이로 나는 봐라보았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랑데시아의 기사의 이름으로….

도망쳤다.

"퀴이익!!! 췩!!! 도망친다! 도망친다! 잡아라! 죽여라! 죽여라!"

뒤를 돌아 보몽의 얼굴을 보았다. 당연히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라 하는 표정이다. 전공을 세우고 싶어서 아무도 못 말린다고 하는 그랑데시아의 기사후보가 적들을 앞두고 도망이라니, 그랑데시아 사회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그런 정신은 당연히 하급자들에게도 당연히 해야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내 명령만이 절대적이라 생각했는지 매복을 풀고 돌격하지는 않는다.

이름을 기억해 둘만 하겠는데?

나는 단순히 도망 간 게 아니었다. 계곡은 당연히 울퉁불퉁한 돌들과 나무들이 가득 찬 기사가 싸우기 짜증나는 지역이었

다. 반면 조금만 달려 계곡을 빠져 나오면 그랑데시아에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개활지가 보인다. 나는 오크들을 개활지로 유인한 것이다. 그리고 계곡이라면 달리는 말머리를 돌리는데도 짜증날 나무들이 사라져 나는 말을 그대로 넓게 유턴시켜 랜스를 수평으로 세웠다.

"마지막 발큐리아 브륜힐데를 위해!!!!!!!!!!!!!!!"

그리고는 내가 타고 있는 내 애마, 막시무스의 편자를 차고 달리기 시작하며 랜스차징을 시작했다. 내 신호에 맞춰서 내가 따로 지시한 부르주아 기병 5기가 숲에서 튀어나와 오크들의 후방에서 랜스를 찔려 넣었다. 보몽의 군대도 매복을 풀고 계곡을 거의 빠져나간 오크의 군대를 습격하기 시작했다.

"레옹루아르를 위해!!!!!!! 신성한 기사, 에인페리아! 아벨리네를 위해!!!!!!!!!"

"레옹루아르를 위해!!!!!!!! 고결한 기사를 위해!!!!!"

그랑데시아 농민들이나 부르주아 같은 비귀족은 유일신은 섬겨도 감히 기사의 수호자인 브륜힐데를 섬기지 못한다. 하지만 출세를 위해서는 지배자의 종교를 섬기는 게 좋다. 하지만 원칙상 섬기지 못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냐고? 발큐리아에게 섬기고 인정받은 기사를 섬기면 되는 것이다. 

"췌에에엑!? 에엑!"

나는 랜스차징으로 가장 앞에 돌격하는 대장으로 보이는 오크의 얼굴을 그대로 랜스로 찔려 넣어버렸다. 엄청난 속도로 달려온 랜스는 그대로 오크의 얼굴을 찢어버리고 관통해 버

벼 뒤에 따라오는 오크의 목을 꿰뚫었다! 오크들은 나에게 달려들고 있었고 나는 오크에게 포위되지 않게 다시 말을 유턴했다. 기병이 보병에게 유리한 건 기동성과 그 기동성을 기반으로 한 파괴력 뿐이다. 보병에게 포위되면 기병의 몸체가 보병보다 더 크기에 순식간에 여러 방면에서 공격받게 된다.

오크녀석의 근육을 보고 랜스가 뿌려질 줄 알았는데, 랜스는 아직 건제했다. 생각보다 오크들이 단단하진 않는 모양이다. 뭐, 그냥 달려도 시속 60km가 넘는 한 성깔하기로 유명한 그랑데시아 말에 탄 기사의 랜스에 찔리고도 단단한 게 있다면 그건 생명체가 아니겠지만.

"히럇!"

"저희가 왔습니다! 도련님!"

"좋아! 랜스가 부러진 이들은 보급 받고, 다친 사람은 없지?"

"없습니다! 도련님!"

그랑데시아의 부르주아는 우리 흔히 말하는 

"자본가"

를 뜻하는 말이 아닌 본래의 성안의 사람들이라는 의미다. 그랑데시아에선 아직 상인계급이 전통귀족 계급을 뛰어넘지 못했기에 이들은 철저하게 성주들에게 종속되어 있고 군사적 의무를 지닌다. 보병이라면 부지에르 지휘관이 되거나 궁수가 되었고 말이 있다면 이렇게 옆에서 기사들의 보조를 섰다.

그렇지만 그랑데시아 품종의 전투마는 귀족들만이 타는 관습법이 있기에 이들은 무려 제국에서 제국산 비실비실한 말을 수입해 와야 했다. 그럼에도 부르주아 기병대는 아까 숲에서 

뛰쳐나와 기창으로 오크들을 훌륭하게 꿰뚫어보였다.

오크들이 특별한 진형을 만들지 않고 산개와 뭉침의 어정간한, 아니, 그냥 아무생각 없이 돌격해 왔기에 오크의 뒷 편에서 기습해 온 이들은 쉽게 나와 합류할 수 있었다.

부르주아 기수들은 내 캐릭터 루이스 보다 어린 기수가 짊어지고 다니는 기창들을 보급 받고 내 옆에 섰다.

"좋아! 2열, 사선으로 횡대로 선다!"

"순차 공격을 갈거다! 돌격!"

"히이이이잉!!!"

가장 숙련된 기수들과 내가 앞 열에 서고, 뒷 열에 부르주아 

기수가 얼마 되지 않은 자들이 섰다. 나는 다시 랜스를 수평으로 들고 막시무스에게 달려라는 신호를 보내며 소리쳤다.

"마지막 발큐리아, 브륜힐데의 영광을 위해애애애!!!!!!!!!!!!!!!!!!!"

달리는 기병이 가장 잔인해지는 거리, 350m는 순식간에 다가왔고 우리에게 달려오고 있는 오크들의 얼굴이 점점 커다랗게 보이지 시작했다. 오크에게 랜스가 부딪치기 직전에 나는 다시 소리쳤다.

"그랑데시아아아!!!"

"그랑데시아아아!!!!!"

"그랑데시아아아!!!!!!"

첫 열의 기수들이 오크들을 박아버렸다. 내 랜스는 문짝을 뜯어 방패로 사용하고 있던 오크를 방패째 뚫어버렸다. 오크의 살집이 랜스를 통해서 나에게 전달되었고 명중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랜스는 부셔져 나무 파편이 휘날리게 되었다.

"취이이익!!!!"

그때 놀라운 일이 생겼다. 분명 나에게 꿰뚫린 오크가, 그것도 한쪽 팔이 어깨 째 날아가 버린 오크가 다른 손으로 랜스의 남은 부분을 잡아 버린 것이다. 그대로랜스를 버렸지만 놈은 막시무스의 다리를 잡았다. 순식간의 일이었다.

"히이이잉!?!!"

그러나 상대를 잘못골랐다. 그랑데시아 말들의 성격이 얼마

나 더러운데, 그랑데시아 종은 다른 말과 달리 상대에게 달려가 박는 걸 무서워하는 종이 아니라, 오기로 박아버리는 종이었다. 순식간에 막시무스에게 차버린 오크는 그만 땅바닥을 구르고 말았다. 그리고 내가 유턴하고 있을 때 내 뒤에 있던 부르주아 기수가 일어날려는 오크를 창으로 찌르는 것을 보았다. 오크의 머리는 몸과 분리 되어 그의 창에 따라가게 되었다.

우리는 한바탕 랜스차징을 마친 후, 유턴해 다시 2열 사선 대형으로 섰다.

"보셨습니까? 이 놈 다시 일어났습니다!"

"놈들은 악마의 추종자 오크다! 악마의 권능을 받고 있는 게 틀림없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일단 부러진 랜스는 버리고 새로 받아라! 그리고 말들은!?"

"아직 괜찮습니다! 도련님!"

"자네가 한대로 머리를 날리면 되겠군. 악마 놈들도 머리 없이는 살 수 없겠지. 오크머리 꼬치인가? 기념품으로 좋겠네. 다시 한 번 달릴 준비를 한다!"

우리는 다시 달리려고 했으나 오크들이 계속 우리에게 거리를 좁혀 왔기에 뒤로 물러나면서 유턴을 통해 돌격을 해야 했다.

한차례의 돌격을 가하자, 오크 놈들은 얼굴에 창이 찔려 떨어져 나가시 시작했다. 오크의 빈도가 적었다. 이 오크놈들은 

정말 무식하게도…. 무려 뒤에서 나온 보병진을 상대하지 않고 앞에 있는 나를 향해 다 뛰쳐 가고 있던 것이다. 물론 뒤에서 보몽과 농노병들이 방패벽을 세우고 분전중이긴 하지만 말이다.

우리는 다시 대열을 잡은 후 말했다.

"오크녀석들 이 이상합니다. 아무리 호전적인 족속이라도 전술의 기본을 모르다니."

"그래, 우리를 따라올 줄 몰랐는데, 뒤에서 나온 보병진 앞에 있는 기병을 상대하기 위해 두 무리로 나뉘어 뛰쳐나가다니…."

"아무래도 머리에 악마가 드니, 미친 것 같습니다."

"동감이다."

우리는 보병진, 그러니까 보몽의 농노징집대와 떨어져 버린 걸 알 수 있었다. 오크놈들이 보병진을 상대하며 뒤에 뛰쳐나올 우리를 견제하는 게 아니고, 그냥 눈에 보이는데도 싸우려 돌격하다가 산개되어 버리고 있는 것이었다. 뭐, 이러면 이것대로 각개격파를 하니 좋지만, 우리 그랑데시아의 전술은 기본적으로 

"보병은 버티고 기사가 친다."

라는 망치와 모루전술이다. 보병들의 역할은 방패벽을 만들어 시간을 벌면 그 뒤와 옆을 기병대가 치는 것이다.

보몽의 부대는 당장 징집된 농노들이라 훈련도를 기대할 수 없기에 수를 줄이기 보단 버티기 급급해 하고 있었다.

"보병들을 지원한다! 놈들은 바보다! 앞에 놈들은 그냥 돌파한 다음에 방패벽을 때리고 있는 놈들의 엉덩이를 때려준

다!"

"예! 도련님!"

"1열 횡대대형으로!"

"1열 횡대대형으로!"

"발큐리아 브륜힐데에게 영광을!!!!!!!!!!!!!"

"영광을!!!!!!!!!!!"

"영광을!!!!!!!!!!!"

"히이이잉!!!!!"

우리들은 다시 말을 달리기 시작했고 우리에게 달려오는 오크들을 우회해서 보병진으로 달렸다.

"버텨!!! 버텨!!! 멍청이들아!!"

"취익! 취이이익!!! 먹는다!!! 먹는다!!!"

"으아아아아아!!!!"

"퀴이익!! 벨제바브!!!"

"방패를 빼앗기면 죽어! 죽는다고!!!"

"물렸어! 물렸다고! 내 살점이 먹혔어!!"

"조, 조금만 기다리시면 도, 도련님께서…! 오, 오신다!!!!!"

마침 상황이 매우 곤란한 듯했다. 아무리 이런 오크들이라도 신체적 능력 차이는 인간이 오크에게 절대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우리가 시선을 끌어줘 반 정도를 데려가서 다행이다.

"그랑데시아아아!!!!!!!!!"

"취익?! 퀴익!?"

쾅!!!!

엄청난 소리가 들렸다. 밀집 되서 방패벽을 때리고 있던 오크들이 우리의 기병돌격에 밀려 짜부되어 버리는 소리다. 정확히 말하자면 방패와 부딪히며 나는 소리겠지.

보몽의 얼굴이 보이자 나는 외쳤다.

"멍청아! 뭐해! 찔러!"

"찔러! 멍청이들아!"

보몽은 내 말을 그대로 농노징집병에게 전달했고, 방패벽 사이로 창이 나타나 오크들을 찌르기 시작했다. 팔이 날아가도 살아있는 놈들인데 별 효과는 없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병들에게 뒷 엉덩이가 털림으로써 놈들의 사기가 완전히 겪여 버린 것이다. 그제야 놈들은 상황 파악이라는 게 조금은 되는 것 같다.

적의 사기가 떨어져 공세가 줄어들고, 기수들이 지원을 온 것을 본 보몽의 보병진은 반대로 사기가 올라갔다. 이제 오크들은 한두 명씩 전투에서 이탈하고 있었다.

"모든 기수들! 놈들이 숲으로 들어가게 하지 마! 이제부터 떨어져서 각개격파한다!"

"예비 랜스가 모두 떨어졌습니다!"

"상관 없다! 놈들은 싸울 의지를 잃었으니! 돌격! 달려라 막시무스! 모두 살아서 보자!"

"옛! 이럇!"

나는 부무장인 아밍소드를 뽑았고 왼손의 방패를 고쳐 잡았다. 그리고 막시무스에게 외쳤다.

"막시무스! 부탁한다! 이번에는 꽤나 접근할거야!!!"

내 말 막시무스는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한 듯 최대한 오크에게 붙었다. 그리고 내가 오크 녀석을 검으로 베자 울음소리를 내며 뒷발로 접근하고 있는 오크를 차주었다!

잘한다! 막시무스!

"히이이잉!!"

몇 번을 아슬아슬하게 접근해 검을 휘두르자 어느새 뒤에서 보몽을 비롯한 농노병들이 와서 오크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사실상 우리가 보병진을 공격하는 오크들을 박을 때부터, 아니 오크들이 반으로 나누어져 기병을 쫒아올 때부터 이미 이긴 싸움이었다. 농노징집병들과 보몽도 선전하고 있었다.

"신성한 에인페리아를 위해!!!!!"

"에인페리아가 될 루이스 도련님을 위해!!!!"

저거 분명 보몽의 외침일 것이다.

상황은 곧 정리되었다. 나는 막시무스를 진정시키고 가장 먼저 부르주아 기수들의 안위를 확인했다. 이들은 우리 적사자 섬내에 고급인력이기 때문에 가능한 잃으면 손해였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나는 보몽에게 다가가 애마 막시무스에서 내렸다.

"훌륭하십니다! 도련님!"

"아아, 별거 아니었네. 보몽, 생각보다 쓸만하군. 내 말을 끝까지 따르다니, 기억해둬야겠어."

"당연히 명예로운 에인페리아가 되실 루이스도련님을 모시

는 게 이 보몽의 역할입니다! 어떤 이들은 도련님이 도망간다고 했지만…! 이 보몽…."

"아아 됐어, 잘했다. 보몽, 확인사살해. 이 놈들, 식탐과 생명의 악마를 섬겨서 그런지 엄청 질겨."

"예, 예! 알겠습니다. 그럼 이 보몽은…읏!?!?!??! 으아아아아아!?!!!!!"

그때 보몽이 놀라며 비명을 질렀다. 쓰러져 있던, 분명히 허리의 일부분이 사라진 오크가 그의 다리를 잡고 넘어트린 것이다. 그리고 오크는 그의 위로 올라탔다.

"보몽!!!"

"퀴익…. 취익…. 취익…. 인간…여자…. 취익…. 식탐…. 생

명…. 죽음……. 죽음!? 취이익!? 죽음…. 번식한다! 새 생명을 만든다! 인간여자!!!"

"으아아아아!!! 루, 루이스 도련님!! 사, 살려주…! 으아아아! 난 남자라고!?"

"번식한다! 취이이익!!!!"

식탐과 생명의 벨제바브…! 생명이라는 건…. 서, 설마 번식도 포함되는 영역이었냐!?

============================ 작품 후기 ============================과연 보몽의 청년막은 다음 회에서 지켜질 수 있을 것인가!? (네...?)H씬 쓰는 것 보다 전투 씬 쓰는 게 더 재미있네요. 참고로 이미... 그것은 준비되어 있습니다. 흐흐흐흐.

추천 부탁 드리겠습니다. 추천의 영험한 기운을 받아다음 화도 진 주인공, 막시무스의 이야기를 써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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