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화 (3/19)

< --장비를 정지합니다. 안 되잖아? 아, 앙 돼.

-- >

                 게임이 시작되었다.

그때 갑자기 시아가 흐려졌다. 뭔가 이상했다. 분명 캐릭터를 고르고 접속했으니 이제 루이스라는 소년으로 플레이를 해야할 탠데? 지금 캐릭터의 몸에 빙의 하기는 커녕, 눈앞에 커다란 채팅로그가 나왔다. 아무것도 움직일 수 없었다. 뭐지? 하고 생각하는 순간, 누군가가 입을 열었다.

["저! 저, 저, 조, 종료가 안 되요!!"][

"그게 무슨 소리야? 종료가 안 되다니? 나가기 전에 관심끌고 싶었어 로마짱?"]

["그, 그게 아니고 종료가 정말 안 된다고요! 메인메뉴도 안 들어가져요!"]이 목소리를 알고 있었다. 기리기리엔진님과 진짜로마님의 목소리였다.

지금 상황이 무슨 상황인지 깨달았다. 누군가가 전체 일시정지를 시도했고 게임이 정지된 상태에서 유저들끼리 이야기하는 것이라.

그나저나 진짜로마님이라면 판타지모드는 관심없다고 하면서 시작하자마자 나가버리겠다고 하셨는데? 왜 내가 플레이하고 있는 시점에서 저런 말씀을 하는 거지?

"진짜로마님? 아직 안 가셨어요?"

["긴급탈출시스템은요?"][

"그, 그게…! 해, 해봤는데…아, 안돼요."][

"그게 무슨 말이냐? 지금 장난해?"]

"기리기리님?"

그러나 내 말은 기리기리엔진님에게 들리지 않는 것 같다.

["로마님? 로마님? 정말 안 되는 거 맞으신 거죠?"][

"그런 거 가지고 장난하면 안 된다."][

"저, 정말이에요! 긴급탈출시스템을 작동하려고 했는데…!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고…. 어, 어, 어, 어떡하죠?"][

"진정하세요. 로마님, 진정하세요. 전에도 이런 일이…."][

"귤선생님, 딱 각보입니다. 저 친구 스크랩트 개조한 거 문제 생긴거예요. 접속기 스트랩트 직접 뜯어 붙이면 오류 크게 날 수 있다는 거 몰라!?!!!"][

"저, 전에도 잘됐단 말이에요! 이 접속기로만 플레이시간이 300시간 넘었는데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고요! 너, 귤선생님!"][

"진정하세요. 로마님, 트롤러님 계십니까?"][

"@#$#@^!

@#."]

["트롤러님은 뭐 문제는 없으시죠?"][

"!

@#!

@%(@$."][

"아 진짜 저 양반이, 조금 진지해져 주실래요?"][!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 !

@$.]["하아…. 됐다. 됐어. 저런 어그로꾼 상대하다가 내 입만 아파지니. 로마야. 너 미성년자접속기 스크랩트 어디서 받았냐? 해커 천국 러시아 도메인 쪽에 게시한지 얼마 안 된 거 주워온거면 빠박 바이러스 걸려 있는 거다. 게네들 악성 스크랩트 올렸다가 지웠다가 하는 봇 운영하거든."][

"같, 같은 반 친구한테서요. 해커는 아니고 그냥 코딩 좋아하는 아이인데…."]

["요새 프로그램 공부하는 사람치고 해킹기술 없는 사람이 어디 있어? 걔가 너한테 이상한 거 준거 아니냐?"][

"아, 아니에욧! 그런 아이 아니니까! 걱정 마세요!"][

"조금 불안해지는데요? 일단 방장권한으로 게임종료 시켜버릴까요?"][

"그럼 대기실에 있는 아랄트란스님은 어떻게 되는 거야?"][

"같이 나가져 지는 거죠."][

"그 양반은 게임시작도 못해보고 나가지겠군."]나는 이제서야 조금은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것은 대화

기록이었다. 내가 대기실에서 캐릭터선택을 하고 있는 동안 일어난 대화들이었던 것이다.

["그럼 어쩔 수 없군요. 일단 종료시키겠습니다. 진짜로마님 접속기에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도 모르니까요. 이 방법이 통했으면 좋겠는데…."][

"자, 잠깐! 호, 혹시 종료하면 저만 남겨지고 그런 거 아니겠죠!?"][

"그럴 수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할 수 있는 건…."][

"그, 그럼 저 의식이 영혼이 이 게임 안에 갇혀버리는 거예요!?"][

"진정하세요. 로마님."]

["아, 안 돼! 그, 그럴 수 없어! 하, 하지마세요!"][

"징징거리지 마라 복돌이. 지금 누구 때문에 이짓거리 하고 있는 건데? 너 정말 너만 문제있는거 확신해? 네가 이상한 스크랩트 적용시켜서 그게 이 게임 안에 펴져 우리도 감염된 거 아니고?"][

"그, 그, 그러니까…."][

"기리기리님,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일단 로마님 진정시키죠."][

"복돌이에다가 접속기 스트랩트 개조까지 하니 말다한 친구죠. 귤선생님, 제작자 모드 열어서 문제가 생긴 부분 찾아주시겠어요?"]

["이미 하고 있습니다…. 일단은 모드에서는 문제점이 없군요."][

"이, 이 모드도 아마추어들이 만든거잖아요! 책임 안지는 아마추어들의 모드잖아요! 이 모드가 잘못된거 아니에요!?"][

"야, 조용히해. 넌."][

"이 테스트 전에도 다른 분들하고 몇 판 돌려봤습니다만, 문제는 없었고 저희 모드팀 대부분이 전 프로그래머들과 장래희망을 그쪽에 둔 사람들이라고말해드릴게요."][

"귤선생님, 모드도 안전한 거 확인되었으니, 이제 종료를."]

["그, 그러니까 저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조용히 해. 네 의식이 이 게임에 남으면 남는거지 뭐. 스크랩트 불법 개조한 네놈의 잘못인데?"][

"접속기에서 나오자마자 로마님이 안에 있는 게 보이면 바로 119를 부르겠습니다. 주소우회 안하셨죠? 그대로 진짜로마님의 ip에 119 보낼겁니다."][

"그, 그렇지만…! 갇힌 사람들은 다 식물인간이 되잖아요!"]나는 이 대화를 들으면서 갑자기 의문점이 생겼다. 어찌되었던 간에 과거에 이 대화를 보여준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애초에 귤선생님은 종료버튼을 누른 걸까? 그럼 지금 이방에는 나혼자 게임하고 있는 건가? 아니, 귤선생님이 방장권한으로 

게임을 종료시켰다면 나는 이미 대기실에서 강제 종료되어졌을 것이다.

["그럼 종료합니다."][

"……."][

"……."][

"……."][

"……서, 설마!"][

"다시 종료해보겠습니다! 아, 안되잖아?"][

"개발자 모드 열어서 해도 안 나가져요?"]

["……예."][

"진짜네. 개인자격으로 게임이탈하려고 해도 안 나가져."][

"설마 기리기리님도!?"][

"그래 나도 종료가 안 되. 시발. 너 진짜 스크랩트 바이러스 덩어리 아니냐!?"][

"아, 아니에욧!"]나도 기리기리님의 말에 따라 종료를 실행해 보았다. 안 된다! 종료가 안 된다! 메인화면으로도 바탕화면으로도 안나가진다!

["저도 안나가지네요. 허허."][

"저, 저희 이대로 갇혀 버린 건가요?"][

"트롤러! 그 새끼는 뭐해!? 그 새끼도 있어!?"][@#!

$&*!

@!

#.]["아직 접속되어 있네? 트롤러 네가 장난친거냐? 트롤러! 대답해!"][

"#@!!

$^#."][

"트롤새끼야 대답하라고!"][

"#^!

#[email protected]%!

$^."]

["미친 새끼. 여기까지 와서도 트롤짓이야? 닉값하네. 너 러시아 쪽에서 왔다며? 크래킹하냐?"][

"기리기리님! 진정하세요!"]상황이 안 좋게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 진짜로마님이 종료가 안되면 그냥 접속기 문제로 보고 접속기 스크랩트를 직접 뜯어 개조한 사람의 운명이 저렇구나. 하고 나가버리면 끝날 일이었다. 그러나 우리 모두, 종료가 안 되는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진짜로마님이 적용한 스크랩트에 숨겨져 있던 악성코드가 작동해 같은 게임을 하고 있는 우리들을 감염시켜 버렸다던가, 혹은 과도하게 유저들이 개조한 모드가 잘못되었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트롤러야. 너 해커냐?"]우리 중에 악성해커가 들어와 바이러스를 넣어버린 것, 가상현실이 실용화된 사회인 지금, 해킹기술을 가진 사람들은 매우 흔해졌지만 지금도 보안을 뚫고 타인의 데이터를 부수거나 가져가는 사람을 통칭해서 해커라 부른다. 그리고 해커가 흔한 사회가 되면서 각종 사이버문제와 가상현실 문제들이 일어났다. 우울증에 빠진 해커가 공동자살을 위해 멀티플레이를 하던 방을 감염시켜 게임에 참여한 모든 이들을 죽여버리거나. 더 짜릿함을 느끼기 위해 캐릭터 사망스크랩트의 사망부분의 감각쪽을 수정해 실제로도 사망에 이르게 만들어 버리리는 둥 말이다.

["…맞아."][

"너, 너, 너 이 자식 말했어!?"]

["말하라며? 하지만 기술은 있어도 이건 내가 안했다."][

"…트롤러님…. 그러고 보니, 소개받을 때 들은 말이, 전직 사이버보안관라고…."][

"각 나왔네! 사이버보안하는 놈들이 딴 맘 먹으면 해커지! 지금 뭐하자는 거냐!?"][

"내가 안했다니까. 나도 내 개인 탈출프로그램 돌려봤는데 안 나가져. 귤선생, 너 모더라고?"][

"예, 그렇습니다."][

"지금 당장 제작자 모드 열어서 살펴봐봐!"]

["이, 이럴수가! 제, 제작자 모드가 안 열려요! 제, 제작자 권한이…! 사라졌어!"][

"우리 말고 한 사람 더 있잖아? 그 사람 어디 있어?"][

"아, 아랄님은 그, 그러니까 아직 대기실에…."][

"왜 그 사람만 혼자인데!? 뭐하는 놈인데!?"][

"아랄님은…!"]내 이야기가 차마 흐르기도 전에 갑자기 게임 안내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투표로 인해 게임재개를 시작합니다. 10…9…8….]

["자, 잠깐 저희는 투표 한 적도 없잖아욧!?"][

"털렸네. 털렸어! 해커녀석! 시발 목적이 뭐야!?"][

"목적이 뭐든간에, 그놈은 우릴 죽일 생각은 없나본데? 아직 살아있는 걸 보면."][

"저흰 어쩔 수 없이 그대로 게임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 그렇지만!"][

"지금도 게임시작 카운트 되고 있어요! 일단 놈의 의도가 뭐던 간에 게임을 플레이해야 하는 건 기정사실입니다!"][

"지금 제작자 모드권한도 넘어갔으니 놈이 어떤 스크랩트를 건드렸는지 몰라! 게임 안에서 절대 죽지마!"]

["그, 그게 가능해요!? 크루세이더 로드는 죽으면서 하는 게임이라고요!"][

"그럼 죽더라도 게임오버는 되지 마!"]5…4…이러는 동안에도 거의 없는 짧은 시간이 지나가고 있었다. 귤선생님이 소리쳤다.

["놈의 의도가 뭔진 몰라도 게임에서 승리하면 게임이 꺼지게 됩니다! 이건 크루세이더 로드4의 원래시스템이고 이 부분은 못 깨는 거예요!"][

"하, 하지만 승자는 단 한명이에요…!"][

"저희 모드에서는 모두 공동승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

로 13명의 모든 악마를 물리치면 모두가 승리하게 됩니다! 게임이 어떻게 흘려갈지 모르지만 모두 악마를 물리치는 플레이를 하세요!"][

"자, 잠깐!"][

"일단 시간이 없습니다! 모두 맵의 가장 서쪽 끝에서 만납시다!"][

"어, 어떻게요!"][

"그건…!"]

메시지가 끝났습니다.

기계음이 넣인 안내음을 끝으로 나에게 남긴 목소리는 사라졌다. 그리고 나는 드디어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하게 되었다. 눈앞의 메시지로그창과 검정세계가 사라지더니 나는 그대어 캐릭터에게 빙의되었다.

나는 루이스 데 레옹루아르가 되었다.

♦♦♦♦♦♦♦♦♦♦♦♦♦

크루세이더 로드4 판타지모드 멀티플레이어 유저일람귤선생 - 모드제작자 중 베타테스트 리더 - 연방제국에서 마녀사냥꾼 가문인 예거트츠부르크 백작가문으로 시작.

아랄트란스 - 화자, 몰래 성인모드를 사용 중 -그랑데시아에서 여후작의 아들로 다른 이들보다 늦게 시작.

기리기리엔젠 -특이사항 없음.

-??? (랜덤선택)진짜로마 -접속기 스크랩트 수정, 복돌이, 가장 처음에 종료

가 안 되는 걸 확인.

-필멸의 황무지에서 시작.

우주최강트롤러할거야. -해외 모더들이 주선한 베타테스터, 전직 사이버보안관, 대기방에서 계속 노이즈로 말해 대화를 못했음.

-바이킹 야를(백작)으로 시작============================ 작품 후기 ============================플레이어들의 가문문장 일러스트가 공지에 올라와 있습니다.

모바일 분들은 공지 클릭하셔서 보시면 됩니다.

직접 만들었습니다. 헿헿,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