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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14/21)

(14) 엄마의 장난감

나는 일어서야 했다.

나오며 보니 부엌에선 벌써 그녀가 솥에다 물을 퍼다 채우고 있었다.

외삼촌은 나를 보자 "오늘 수고했다! 할 일 없으면 민우 공부 좀 가르쳐주면 어떻겠니?"하고 물었다.

나는 민우를 데리고 그의 방으로 들어갔다.

방은 제법 아담하게 꾸며져 있었다.

당시 텐트 안 큰 가방에 들어있었을 옷들도 모두 걸려 있었다.

그 중엔 산에 소 찾으러 올라가 내가 까집었던 치마도 걸려 있었다.

이불은 네 채나 가지런히 쌓여 있었다.

그 중 맨 아래 두꺼운 두 채는 아마도 외할머니가 내어준 것인 듯 했다.

그건 깔고 덮지도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엄마의 관계와 마찬가지로 그들 모자도 그럴 거란 가정 때문이었다.

민우는 밥상을 펴 그 위에 책을 늘어놓았지만 그도 공부할 마음이 별로 없는 것 같았다.

나는 그걸 느끼며 민우에게 이렇게 물었다.

"민우 너 요즘 책 좀 보니?"

"그냥요..."

제대로 대답을 못하는 걸로 보아 통 안 하는 모양이었다.

하긴 공부할 마음이 안 생길 게 뻔하다.

갑자기 터진 일이라 아직도 벙벙할 것이고, 이곳 생활에 몸을 맞추는 것조차 걔에겐 버거울 것이다.

그러니 내가 책을 펴고 함 해보자 해도 의욕이 솟을 리 없을 것이었다.

그때 외삼촌의 발자국 소리가 들렸으므로 우린 판 앞에 허리를 구부렸다.

외삼촌은 큰 음료수 병과 컵 두 개를 넣어주고 갔다.

나는 그걸 따서 그에게 따라주고 나도 따랐다.

"너와 엄마가 좁은 이 방에서 같이 쓰는 게 불편하지 않니?"

"어쩔 수 없잖아요."

"엄마가 이 방 쓰고, 아저씨와 네가 한 방 쓰게 해달라 해줄까?"

"아뇨, 괜찮아요."

그는 예상대로 손을 흔들었다.

"아니면 네가 이 방 쓰고. 엄마가 할머니와 같이 쓰도록....?"

"괜찮다 했잖아요!"

버럭 성질을 냈다.

"녀석 다 널 위해 하는 말인데.."

"미안해요, 형..."

머쓱해진 나는 방만 휘 둘러 보았다.

"그래, 네 맘 이 형이 알아. 공부고 뭐고 그런 것도 안 들어 올 거야. 내일 이 형과 고기나 잡으러 가자!"

그 말에 금방 그의 눈빛이 빛났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마음이 안 잡히면 일찍 자는 게 최고라는 말을 남기고 그곳을 나왔다.

외삼촌은 방에 들어가신 듯 했다.

사립문을 나서며 담배를 꺼내 물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별이 쏟아지고 있었다.

별자리를 찾고픈 마음도 생기지 않았다.

담배를 물고 그들이 처음 텐트를 치고 있었던 곳까지 두어 번 오르락 내렸다.

이제 목욕이 끝났겠지 하고 집으로 들어섰을 때에도 아직 계속 중인 듯 부엌에서 물소리가 들려왔다.

방에 불이 켜져 있었지만 방으로 들어갈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그때 엄마의 목소리가 부엌에서 들려왔다.

"동생, 이상해! 망측스러워...!!"

"호호.. 어때요? 장난감인데.."

내 발길이 고양이처럼 집 뒤쪽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뒷문이 닫혀 있었지만 윙윙 하는 이상한 소리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빛이 새어나오는 틈 사이로 눈을 갖다 댔다.

잘 보이지 않았다.

겨우 확인한 거로는 그녀는 물통 안에 앉아 있고, 엄마는 부뚜막에 앉아 있다는 정도였다.

"정말 이걸 내게 주겠다고?'

"그럼요. 나는 또 하나 있다니까요."

감이 잡혔다.

포르노로 본 그런 것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성기 모양의 여자들의 장난감..

윙윙 소리는 그걸 작동했을 때 나는 소리일 것이다.

"이런 걸 어디서 구했지?"

"가방에 넣고 집으로 팔러 왔더라구요."

"남자가?"

"아뇨, 나 또래의 아줌마였어요."

"참 신기하다! 어쩜 이렇게 꼭 같이 만들었을까?"

"외국에 나가보면 이거보다 더한 것도 있어요. 거의 남자 모양을 다 갖춘 것도 있더라고요. 크기도 우리 키만 하고..."

"동생은 외국도 다녀본 모양이네?"

"그이 사업이 꾀나 되었거든요."

그녀가 물통 속에서 일어섰다.

털이 다 깎여 있던 두덩이 보였다.

"형님 일로 줘봐요? 내가 한번 해 보일 테니..."

엄마의 내민 손이 보였다.

분명 그게 맞았다.

여전히 윙윙 소리를 내며 머리를 빙글빙글 돌리고 있었다.

그녀는 다리 하나를 물통 턱에 들어올리고 그걸 가랑이 사이에 끼우는 거 같았다.

올린 다리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다.

"아아...!"

그녀는 엄마 앞에 대담하게 신음소리까지 냈다.

엄마는 민망했던지 이런 말을 했다.

"털을 그렇게 깎아버린 건 정말 너무 했어! 여자의 민감한 부위인데..."

그런 얘기까지도 엄마에게 다 한 모양이었다.

"그 치는 내 자존심을 깎아버리려 했을 거예요!"

"쯧쯧....."

"형님, 봤지요? 하긴 이런 건 안 가르쳐줘도 다 알아서 한다더군요."

"그 여자가...?"

"네. 이제 이건 형님 장난감이에요!"

"쑥스러워서..."

"형님 자꾸 그런 말 마세요? 여성 호르몬도 자꾸 분비를 안 해주면 갱년기가 당겨진다 하잖아요."

"알았네. 고맙게 받지. 그리고 동생이 아니면 누가 이런 걸 갖다 주겠니? 고마워!"

"호호,, 뭘로요..."

엄마가 그걸 돌려 받고 있었다.

소매가 보이는 걸로 보아 엄마는 옷을 입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들이 곧 나올 것 같았다.

나는 조심조심 집밖으로 빠져 나왔다.

그리고 그녀가 외갓집으로 올라오는 걸 보고 뛰어 내려왔다.

"달밤에 체조로구나!"

"목욕 잘 하셨어요?"

"응! 내일 시간 나면 함 보자?"

끝말이 끈적거렸지만 나는 그 길로 집으로 돌아왔다.

엄마와의 관계가 계속되는 한 그녀와의 일은 이제 흥미를 잃은 상태였다.

엄마는 부엌문을 열어 놓고 열기를 빼내고 있었다.

그 물건은 아마도 어디다 꼭꼭 숨겨두었을 것이다.

약사발을 내밀며 물었다.

"또 뛰었구나!"

"예, 저 위까지.."

"참, 벽장에 든 거 뭐니?"

"글쎄요?"

"누구에게 선물할 건데?"

"글쎄요?"

그 물건을 벽장 속에 숨겼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수건으로 땀이 나 있지도 않은 이마를 닦으며 방으로 뛰어들었다.

방에는 두 채의 이불이 뒤로 젖혀져 있었다.

그녀가 볼까봐 그랬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엄마의 이불을 개어 장롱 속에 넣어버렸다.

그리고 포장물 하나를 내려 이불 속에다 숨겼다.

엄마는 얼굴에 수건을 두르고 들어와 어젯밤처럼 거울을 내려 벽에다 세웠다.

화장품을 꺼내며 슬쩍 남은 포장물을 봤다.

꾀나 궁금한 모양이었다.

나는 옷을 벗었다.

훌렁 팬티까지 몽땅 벗어 내리는 나를 거울 속으로 보고 있었다.

이불 속으로 몸을 넣으려다 말고 이불 위에 몸을 뉘었다.

어젯밤처럼 얼굴에 발라주던 화장품을 아래에도 발라주길 은근히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얼굴을 문지르고 있던 엄마가 거울로 나를 보며 말했다.

"네 얼굴에 이걸 바르려면 빨리 나가 씻고 와!"

그 말에 나는 옷을 다시 걸쳐야 할 거 같았다.

"뒷문 열어놨으니 뒤로 나가!"

뒤에는 슬리퍼가 놓여 있었다.

엄마의 주도면밀함에 나는 놀라야했다.

부엌으로 들어서자 앞문은 닫혀 있고, 대야에 물이 담겨져 있었다.

옆에 비누도 놓여 있었다.

나는 푸푸거리며 얼굴을 씻었다.

그러다 아래도 씻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뒷문으로 나를 내친 걸 보면 그건 아래를 씻고 오라는 뜻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물건을 잡아 껍질을 까발리고 안에도 비누칠을 했다.

그리고 뒷구멍에까지 거품을 일으키며 문질렀다.

어쩌면 그 부분까지 엄마의 입술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비눗물을 행구고 솥에 든 새 물로 다시 행궜다.

부뚜막에 놓아둔 수건으로 몸을 닦으며 방으로 들어섰을 때 엄마는 자신의 얼굴 손질을 마치고 손에 크림을 찍은 채 기다리고 있었다.

"남자나 여자나 거긴 매일 씻는 게 예의야! 병을 예방할 수도 있고.."

엄마는 이미 내가 거길 씻고 왔다는 걸 알고 있었다.

내가 이불 위에 눕자 손에 찍은 크림을 내 얼굴에 발랐다.

그리고 리드미컬한 손놀림으로 문질렀다.

"기분 좋아?"

"응!"

"군에 가서도 엄마 생각할 거지?"

"그럼 엄마 말고 누굴 생각해?"

엄마의 입술이 쪽하고 내 입술을 찍고 올라갔다.

화~한 레몬 향이 얼굴에 번질 때 나는 눈을 감았다.

이제 그 손이 밑으로 내려가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엄마는 크림 통을 닫고는 일어서고 있었다.

눈을 떴다.

거울을 걸고 있었다.

곧 불을 끌 태세였다.

나는 이불 속에 감추어 두었던 선물 상자를 꺼냈다.

그걸로 엄마의 다리를 툭 치자 엄마가 돌아보았다.

"아까 그거네?"

"뜯어 봐요!"

"뭔데?"

"글쎄요...?"

"대체 무언데 이 엄마에게 줄까..??"

엄마는 그걸 잡고 바닥에 퍼질고 앉아 포장을 뜯었다.

혹시 포장지를 버릴까봐 스카치테이프로 붙인 데를 손톱으로 긁으며 포장을 열었다.

"안에 또 상자까지 있는 걸로 보아 굉장히 귀한 건가봐?"

상자가 열리자 자주색 팬티와 브레지어 세트가 나왔다.

"아니 이건..????"

".........................!!"

"이걸 엄마에게 주려 산 거야?"

"왜, 맘에 안 들어요?"

"이걸 엄마에게 선물하는 이유가 뭐지?"

"그냥요.."

"혹시 다른 여자에게 주려 샀다가 엄마에게 들킨 거 아냐?"

갑자기 분위기가 험악해질 것 같았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브레지어를 뺏어 엄마 가슴에다 대보며 "제대로 샀는지 모르겠다."며 능청을 떨었다.

엄마는 내 눈을 뚫어져라 들여다봤다.

그러다가 큰 소리를 내며 웃는 거였다.

"푸 하하하... 너 되게 엉큼하다! 목적이 따로 있지??"

내 머리를 쿡 쥐어박았다.

그러나 기분은 굉장히 좋은 모양이었다.

"이걸 귀여운 내 새끼가 사다줬다 이거지!!"

엄마는 당장 일어나 거울 앞에 서서 저고리를 벗었다.

거울 속으로 출렁 늘어진 젖가슴이 보였다.

그 위에다 브레지어를 걸치면서 열린 벽장을 가리키며 물었다.

"그럼 저건 또 뭐야?"

"같은 거예요. 바꿔가며 입으시라고요."

"호호.. 바꿔 가며..?"

"뒤에 늘린 낡은 엄마의 팬티를 봤거든요."

"울 아들 자상도 하셔! 그런데 저건 무슨 색인데?"

"아마 분홍색일걸요."

엄마는 기어이 그것도 내어 풀었다.

상자를 열자 드러난 환한 빛깔에 입을 딱 벌렸다.

아마도 그 상점 주인의 생각과 같은 느낌인 모양이었다.

"왜요? 색깔이 너무 튀어요?"

"아, 아냐! 좋아. 너무 맘에 들어!"

엄마는 그걸 닫아 벽장 속에다 다시 넣었다.

그리고 다시 거울 앞에 서서 빙 돌아 보였다.

"팬티는 안 입으실 거예요?"

"거봐, 네 속심은 거기에 있었지?"

그러면서도 엄마는 치마 밑으로 고쟁이와 팬티를 벗어내고 그걸 껴입고 있었다.

"얼마나 줬는지 모르지만 감촉이 너무 좋다! 그리고 면의 탄력도 좋고.. 아마 순모인가봐?"

"그 집에서 제일 비싼 거랬어요."

나는 자랑스럽게 말했다.

엄마는 당장 안아줄 듯이 다가와서 또 입술에다 엄마 입술을 콕콕 찍었다.

내 손이 슬금슬금 엄마의 치마를 제키고 들어가 엉덩이에 손바닥을 댔다.

"어디 봐요? 감촉이 얼마나 좋은지..?"

그리고 팬티 윗단을 잡아 한번 당겼다 놓았다.

엄마는 너무 기뻐서인지 내 손을 말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손을 앞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엄마가 내 손을 밀치고 치마를 털어 내리며 일어섰다.

나는 들뜬 기분으로 엄마를 올려다보았다.

엄마의 눈빛은 기쁨에 겨워 그 속에다 감복의 눈물을 머금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더 깊은 곳 어디쯤인지 몰라도 슬픔의 그림자로 어른거리는 심연이 자리하고 있는 것도 같았다.

아마 그 심연은 내가 퍼댈 수 없는 너무 깊은 곳임이 분명했다.

엄마가 "이제 자야지"하며 불을 껐다.

갑자기 까매진 시야에 엄마의 환한 얼굴이 다가왔다.

나는 어둠 속이지만 눈을 감았다.

이제부터 일어날 모든 느낌과 소리를 빠짐없이 듣고파서였다.

"네 아버지도 가끔 이렇게 나를 놀래키더니..."

그 말은 나의 한계를 일깨우려는 엄마의 말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내 마음속에는 이 호기를 놓칠 수 없다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적어도 엄마의 엉덩이 맨살 정도는 만져야 물러날 수 있다는 결심이었다.

그래서 엄마가 내 알몸에다 이불을 덮어주며 그 속으로 들어왔을 때 허리부터 낚아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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