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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2 임신 클리닉 (2/62)

00002  임신 클리닉  =========================================================================

                                                                  

 “하아아암...지금 몇 시지?”

 한 남자가 하품을 크게 하면서 침대에서 기지개를 쭉 켰다. 그는 침대 바로 옆에 놓인 탁상시계를 들어서 시간을 확인했다.

 “젠장, 지각이네.”

 시간을 확인한 그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눈을 부비적부비적하면서 익숙하게 화장실로 걸어갔다. 헌데, 뭐가 조금 이상했다. 이유는 알 수 없는데, 걷는 게 살짝 부자연스러웠다.

 “뭐지?”

 그는 고개를 숙여서 다리를 확인했다. 다리는 아무 이상 없었다. 문제는 다리가 아니었다. 배 아랫부분에 무언가가 툭 하고 튀어나와있는 것이 아닌가.

 “뭐, 뭐야!!!”

 그는 깜짝 놀라서 소리쳤다. 그리고 바지를 살짝 들어올려 그것의 정체를 확인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그의 소중이였다.

 “어, 어떻게 이런 일이...”

 성인남자가 아침에 일어나서 텐트를 치는 것은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과거의 일. 발기라는 말이 사라진 지금은 아침에 텐트를 쳤다는 것은 매우 비정상적인 일이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그나저나 이건 왜 줄어들지 않는 거야?”

 그의 소중이는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었다. 태어나서 발기라는 것을 처음해본 그는 이 이상 현상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오줌 구멍이 부어오르다니, 병원에 가야되나? 119에라도 신고해야 되나?’

 몬스터들이 인류의 씨를 말린지, 벌써 20년이 훌쩍 넘었다. 남자에게 발기와 정자가 없어지면서 섹스라는 것은 세상에서 사라져버리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성교육은 물론이고, 야동 역시 세상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때문에 그에게 발기라는 것은 전혀 익숙한 게 아니었다.

 “휴- 다행이다.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네.”

 갑작스럽게 자신에게 벌어진 일에 당황스러워하던 그는 소중이가 다시 원래의 크기로 돌아오자 안심을 했다. 그는 크게 한 숨을 내쉬고 서둘러서 학교 갈 준비를 마친 뒤 집에서 나왔다.

 학교에 도착한 그는 강의실 뒷문으로 조용히 들어가서 비어있는 의자에 앉았다. 다행히 교수님께 들키지도 않았고, 아직 출석체크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나저나 정말로 병원에 가봐야 되는 거 아닌가.’

 아침에 겪은 일 때문에 수업내용은 그의 머릿속에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안 그래도 요즘 운동도 안하고 술도 많이 먹어서 그런지 그의 몸 상태는 영 좋지 않았다. 분명히 어딘가 망가질 때가 되긴 했다고 그는 생각했다.

 “야야, 들었어? 오늘 오전 수업 끝나고 능력자 테스트 한다더라고.”

 곰곰이 생각에 잠겨있던 그에게 옆에 있던 친구가 말을 걸었다. 

 “정말?”

 “응, 이번에 우리 학교 차례라고 하더라고. 아, 나한테 능력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능력자의 존재는 인류에게 매운 귀한 존재이다. 몬스터들이 숨어버렸지만 아직도 우리 곁에 숨어서 머물고 있었기에 능력자들은 엄청난 대접을 받는다. 많은 연봉뿐만 아니라 엄청난 명예까지 얻을 수가 있었다.

 “에이, 뉴스 보니까 요즘에는 능력자도 더 이상 안 나온다고 하던데? 작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3명밖에 없었잖아.”

 능력자의 출현빈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었다. 몬스터의 수가 줄어들면서 능력자도 자연스럽게 줄어든 것이다. 전문가들은 차원의 문이 파괴되면서 능력자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 것이라 말했다.

 능력자가 나타나는 빈도가 줄어들었음에도 정부는 계속해서 능력자를 찾았다. 몬스터가 전부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능력자들은 충분히 국가의 핵심 전력이 될 수 있는 존재들이었다. 최대한 많은 수를 찾아내는 것이 그들의 목표였다.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 그 3명 중의 한 명이 나일지.”

 “괜한 기대하지 말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나 고민해봐. 우리가 거의 마지막 세대잖아.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수는 없다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런 얘기들은 다른 세계의 이야기였다. 그에게는 지금 당장의 현실이 중요했다.

 애를 낳기가 어려운 지금 이 세상은 멸망이 다가오고 있었다. 가진 자들만이 임신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나머지는 더 이상 대를 이어나갈 수 없는 상태에 놓여졌다.

 공급할 수 있는 정자는 한정되어있는데, 여자들은 넘쳐났기에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나 때만 하더라도 중고등학생이 어느 정도 있었는데, 지금은 대부분의 학교들이 문을 닫았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실제로 들어본지 오래 되서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였다. 

 “또 그 얘기냐. 재미없는 새끼.”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런 걱정없이 마음 편히 생활하고 있다. 폭동이 일어나지 않은 것은 정말로 다행이라 생각되었지만 지나치게 평온한 이 세상을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

 “자, 여러분~ 지금부터 능력자 테스트를 시작 할게요~ 지시에 잘 따라주세요~”

 수업이 끝나고 의사 가운을 입은 여자 한 명이 강의실로 들어왔다. 능력자 테스트를 하기 위해서였다. 

 능력자 테스트는 간단했다. 소량의 특수약물을 몸에 주입하는 것이 전부였다. 만약 능력자라면 보유한 능력이 발동되는 원리였다.

 “민증 보여주세요~”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린 끝에 드디어 그의 차례가 왔다. 

 “이름이 김준 맞죠?”

 “네.”

 “여기에 팔 올려놓으세요. 조금 따가울 거예요.”

 민증을 보여줘서 신분을 확인한 후, 간호사가 오른 쪽 팔에 주사를 놓았다. 독감예방주사 맞는 것 같은 통증에 그는 약간 인상을 구겼다.

 “끝났습니다~ 자리에서 기다려주세요~”

 간호사에게 받은 솜으로 주사 맞은 부위를 문지르며 자리로 돌아갔다. 그는 어차피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능력자도 아닐 텐데, 이런 일은 귀찮게 왜 하나 싶었다.

 “어때? 느낌 좀 와?”

 “전혀.”

 그보다 앞서서 주사를 맞은 친구가 그에게 물었다. 하지만 따끔한 통증만 있을 뿐,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에휴, 우린 세상 멸망할 때까지 죽어라고 공부만 해야 되는 운명인가보다.”

 친구는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반면에 애초에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그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통증이 가시도록 솜을 문지르기만 할 뿐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뭐, 뭐야!’

 갑자기 그의 소중이가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커져버린 그의 소중이는 바지를 뚫어버릴 듯 우뚝 솟아올라있었다.

 “야, 너 그게 뭐냐?”

 친구가 그의 모습을 보고 말했다. 친구역시 발기라는 것을 몰랐기에 그게 무엇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너 바지 안에다가 뭘 넣어가지고 다니는 거냐?”

 친구의 말에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학생들 모두가 그를 바라보았다. 갑작스러운 시선에 당황한 그는 화장실로 대피하기 위해서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걷기가 너무 불편한 나머지 오히려 사람들에게 희한한 광경을 제공하고 말았다.

 “어머, 저게 뭐야?”

 “왜 저기에 뭔가가 튀어나와 있는 거지?”

 창피함에 얼굴이 후끈 달아오른 그는 그대로 불편한 걸음으로 강의실 밖을 나갔다. 하지만 강의실 문 밖에는 조금 전에 봤던 여자 의사가 대기하고 있었다.

 “김준이라고 했죠?”

 “네? 아, 네...그런데요?”

 “축하해요, 당신은 능력자입니다.”

 “네에에에에!?”

 아니, 이 무슨 뜬금없는 소리란 말인가. 그는 자신을 보고 능력자라고 말하는 여의사에 말을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고, 테스트가 필요하니까 잠시 저를 따라와 주시겠어요?”

 그녀는 그의 팔을 붙잡고 어디론가 이끌었다. 소중이가 튀어나와서 불편했지만 그녀가 억지로 끌고 가는 바람에 그는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따라갔다.

 그녀가 그를 데리고 간 곳은 보건실이었다. 이곳에는 무슨 일로 온 것일까. 그는 그녀의 속셈을 알 수 없었다.

 “바지 벗으세요.”

 “예?”

 “바지 벗으라고요.”

 “아, 예...”

 그녀의 명령에 가까운 말에 그는 바지를 벗었다. 몬스터들은 정자와 바지만 없앤 것이 아니었다. 남자의 성욕역시 사라지게 만들었다. 그렇기에 사람들 앞에서 바지를 벗는 행위는 그에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물론, 배운 사람이라면 그런 행동을 하지 말아야 된다고 어렸을 때부터 교육받았지만 말이다. 

 바지를 벗자, 소중이가 팬티를 벗어나고 싶어서 발버둥을 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까부터 느낀 것인데, 소중이가 커진 이후로, 그는 이상하게 예전하고는 조금 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뭔가 좋으면서도 미묘한 느낌이었다.

 “뭐해요? 속옷도 벗으셔야죠.”

 “네...”

 속옷도 벗으라는 그녀의 말에 그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팬티를 벗었다. 팬티를 벗자 단단해진 소중이가 핏줄을 세우며 성을 내고 있었다.

 “그럼 테스트 할게요~”

 테스트를 한다던 그녀가 그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그리고 그의 소중이를 붙잡았다.

 “허헉...뭐, 뭐하시는 겁니까?”

 “뭐긴요, 테스트죠.”

 소중이를 붙잡은 그녀는 자신의 입 속에 소중이를 넣었다. 소중이가 그녀의 혀에 닿자, 그는 생전 처음 느껴보는 황홀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아흑...”

 그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나왔다. 억지로 참아보려고 이를 악물었지만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쌀 것 같으면 말해요.”

 뭘 싼다는 것인지 그는 알 수 없었지만 일단 지금은 뜨거워진 소중이에 정신을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이지 온몸이 움찔거리면서 미칠 것만 같았다.

 “으윽...저...뭔가 나올 것 같아요!”

 그는 그녀의 말대로 뭔가를 쌀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사실을 말하자, 그녀는 입에서 소중이를 빼더니 손으로 기둥을 잡고 위아래로 피스톤 운동을 했다. 그리고 나머지 손에 조그마한 시험관을 가지고 오더니 소중이에 끼워 넣었다.

 그의 소중이는 그녀의 손놀림에 얼마 버티지 못하고 하얀색의 끈적끈적한 액체를 뿜어내었다.

 “어억...윽...”

 소중이가 무언가를 뿜어내자 그는 마치 기절할 것만 같은 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 마약을 해도 이 정도의 기분은 아닐 것만 같았다.

 “수고하셨어요. 여기서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잠시 후에 결과 말씀 드릴게요~”

 그녀는 그 말을 남긴 뒤, 정액이 담긴 시험관을 들고 보건실을 나갔다. 혼자 남겨진 그는 갑작스럽게 밀려드는 허무함과 공허함에 빠져서 멍한 표정으로 천장을 응시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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