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 복상사.눈을 떴을 때 제일 먼저 보인건 여기저기 하얀 얼룩이 져 있는 욕실 천장이었다. 아? 모르는 천장이다. 나는 어딘가의 기억상실 주인공처럼 뻘생각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천장이 유난히 낮은건 같아서 몸을 낮추던 나는 한 순간 넋이 빠졌다.
“아, 시발.”
나도 모르게 욕설이 튀어나온다. 내 눈에 보이는 것은 타월이 규칙적으로 깔린 화장실 바닥이었다. 물론 그것만이라면 욕설을 내뱉을 필요도 없지만.
“나 어째서 공중에 둥둥 떠 있는건데?”
오덕신이라든가, 페이트가 여신이라든가, 사텐을 따먹었다던가, 최근에 너무 황당한 일을 많이 겪어 이젠 왠만한 일에는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을 정도였지만 이건 좀 심했다. 몸이 반투명한대다가 벽면을 만져보니 마치 홀로그램처럼 팔이 쓰윽 통과한다.
아하하하! 이건 무슨 농담이야. 물건을 마음대로 투과하고 공중에 떠 있고 반투명한 형상이라니 이건 완전히 유령이잖아. 미친놈처럼 쳐웃던 나는 웃는 그대로 딱딱하게 굳었다.
“....아 시발.”
뭐, 뭐, 뭐, 뭐야? 나 죽은거야? 뭐 하다가 죽은건데? 한 거라곤 사텐하고 한 음양화합밖에 없는데 어째서 유령이 된거냐? 갑자기 겪은 죽음에 어이가 없어서 멍청하게 공중에 떠 있는데 어디선가 왠지 익숙하지만 불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하하핫! 벌써 죽어버린거냐능?”
“우어어! 오덕의신! 또 네놈짓이냐아아아!”
눈에서 불을 뿜으며 뻔뻔하게 나타난 오덕신을 향해 달려들었지만 나의 몸은 너무도 쉽게 그의 몸을 투과해 지나갔다. 오덕신이 가소롭다는듯 손가락을 흔들며 나를 격하게 도발한다.
“쯔쯔, 자기가 약해서 죽어놓고 남 탓을 하면 안되는 거라능!”
한동안 이를 갈던 나는 온 힘을 다해 분노를 가라앉혔다. 여기서 도발에 넘어가면 지는거다! 난 결코 지지 않아!
“덕후가 보기보다 정력이 약한 것 같다능. 사인이 ‘복 상 사’ 라니 깜짝 놀랐다능.”
“....”
나는 처음으로 듣는 내 사인에 입을 딱 벌리고 있었다. 복상사, 복상사라고? 남자가 여자에게 모든 힘을 소진하고 죽는다는 그거?
“그게 사인이라능.”
“헐.....”
황당함이 한계를 넘어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죤슨을 살리기 위해 시작한 내 여행도 이렇게 끝나는 건가?
“그럼 이제 나머지 목숨을 사용해서 몸으로 돌아가라는.”
엥? 이건 또 무슨 소리야?
“나머지 목숨이라고?”
오덕신이 번들거리는 피부에 흐르는 개기름을 손바닥으로 훔치며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나의 권능으로 토우마의 능력과 덕후의 능력을 합쳐주지 않았냐능?”
“그거 신체 능력만 합쳐주는 거라며?”
오덕신은 그게 아니라는듯 고개를 흔들었다.
“애초에 목숨이란 신체에 깃들어 있는 것이라능. 토우마의 몸이 죽었으니, 남아있던 덕후의 목숨을 불어넣으면 당연히 살아날 수 있는거라능.”
하긴 몸뚱어리만 살아있다면 정신이야 언제든 돌아갈 수 있다. 나는 문득 떠오른 사실에 눈을 크게 뜨고 오덕신을 바라보았다.
“오덕신, 설마. 토우마의 육체와 그쪽 방면의 일도 합친 거였냐?”
오덕신이 누런이를 들어내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안 거냐능? 쓸만하지 않냐능?”
“장난하냐아아아!”
내가 분노를 토해내자 오덕신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날 쳐다보았다.
“토우마의 정력과 덕후의 정력이 합쳐지지 않았냐능? 두 성인 남자분의 정력을 가지고 있다니, 대단한 거라능.”
오덕신의 말은 사실이였다. 나의 죤슨이 기묘할 정도로 크고 강했던 것은 바로 두 사람분의 신체적 능력이 합쳐졌기 때문이었다. 토우마가 자타가 공인하는 색욕마인이라곤 하지만 일반적인 상식을 넘어서는 스펙은 이해불능이었으니까.
크기는 그렇다치고 상식적으로 한 번 싸서 자궁을 매워버린다는게 말이 되는가? 두 사람분의 정액이 아니고선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문제는….
“성욕까지 두 배 잖아. 더불어 쾌감도 두 배. 거기다 더 큰 문제는 싸는 양이다.”
내가 조루도 아니고 사텐이 한번 절정에 갈 동안 4번을 쌌다는것은 말이 안된다. 미칠듯한 쾌감 때문에 사정감을 참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난 고작 4번의 사정만에 사텐의 배를 임산부마냥 남산만하게 부풀려버렸다. 이건 2인분으로도 설명할 수가 없다.
내 자지가 워낙 커서 마개역활을 했다해도 고작 4번만에 사텐의 배를 빵빵하게 불릴라면 적어도 중형바가지에 가득 찰 정도의 양은 싸지렀다는 소리인데 그건 이미 일반적인 사정량으론 설명할 수 없다. 적어도 30번은 가득 싸질러야 그 정도가 되지 않을까?
내 생각을 읽었는지 오덕의신이 고개를 주억거리며 입을 열었다.
“확실히 맞는말이라능. 그건 2인분이 아니라 30인분이라능.”
오덕신의 긍정에 내가 머리를 부여잡았다. 이렇게 따지면 복상사도 당연하다. 고작 한명이 30인명이 싸지르는 정액을 혼자 싸질렀는데 복상사를 안 하면 그게 이상한거다. 내 눈썹이 꿈틀거리는 것을 느꼈는지 오덕의신이 급히 양손을 저었다.
“이건 나의 실수가 아니라능. 이건 전적으로 덕후 책임이라능?”
뭐야? 내가 막 인상을 찌푸리며 화를 내려고 할때 오덕신이 말을 이어나갔다.
“이 세계에는 동정력이라는게 존재한다능.”
동정력은 또 뭐지? 나의 의문을 풀어주려는 듯 오덕신의 목소리가 차분하게 이어졌다.
“동정력이란 살아오면서 사용해야 했는 정력을 한번도 쓰지 않고 모아둔 사람을 말하는 거라능.”
“하아?”
“동정력은 1년에 1인분! 즉 덕후의 동정력은 26 인 분이라능. 거기에 토우마의 정력을 합
치니 거의 30인분에 가까운 정액을 싸지르게 되는 거라능.”
이건 또 무슨 개같은 설정이냐아아아아!
“아 시발. 그러니까 내가 지금까지 동정이라서 거의 30인분에 가까운 정액을 싸지르는 거라고? 30인분만큼 정력이 강해지는게 아니라?”
오덕신이 이제야 이해했냐는듯 빙긋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 정확히 이해했다능!”
“이 설정 인정못해!”
“이 세계가 만든 룰이라 나도 어쩔 수 없다능.”
토우마의 괴물같은 정력을 가지고도 4번싸면 복상사 하게 되는 30인분의 동정력. 어이가 없어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 할 말을 잊고 있는데 오덕신이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렇다면 사텐을 먹어 얻은 만큼의 오덕력으로 ‘망상구현’을 하라능. 오덕력을 사용해 정
력을 무한대로 늘리면 문제가 말끔히 해결된다능.”
“과, 과연!”
오덕신 답지 않게 좋은 해결 방법이었다. 그런데 망상구현은 어떻게 하는거야?
“아차, 내 정신 좀 봐. 덕후 전용의 장비를 선물해 주겠다능.”
오덕신이 손가락을 탁 튀기며 소리를 내자 나의 왼손엔 어느사이엔가 팔꿈치까지 덮는 칠흑의 건틀렛이 끼워져 있었다.
“덕후가 오덕력을 완전히 개화할때까지 망상구현을 도와줄 신기 ‘과대망상 1호’ 라능.”
어쩐지 이름에서 급조의 향기가 난다. 그때 내 왼손에 착용된 1호가 환한 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건틀렛의 손등부분에 박혀있는 커다란 수정구슬에서 무언가가 선명하게 떠오르기 시작한다. 이, 이건 글씨인가?
EXP 304023
카미죠 토우마 LV1 -%3E LV5
HP:20/20 MP:0/0
스킬 : 이메진 브레이커(패시브), 망상구현
“....”
어머나 시발. 이건 무슨 게임판타지? 내가 어이를 상실한 채 왼손에 커다랗게 붙어있는 수정만을 노려보고 있을 때였다.
“그건 너의 능력치를 보여주는 기능이라능. 과대망상 1호의 특수기능이라능.”
“아.. 그러셔?”
별로 탐탁치 않았지만 나름대로 자랑스러워하는것 같아서 맞장구를 쳐 줬다.
“그럼 이제 망상구현을 사용하는법을 알려주겠다능. 자신이 원하는 능력이나 망상을 상상해 보라능.”
“에.. 그러니까 내가 가지고 싶은 건 무한한 정력!”
내가 망상을 떠올리기 무섭게 1호의 수정구에 글씨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이, 이건?
%3C무한한 정력%3E
소모EXP 304023/919203849102938
“....”
“이런식으로 오덕력이 초과대는 기술은 익힐수가 없다능.”
오덕신의 잡소리를 최대한의 인내로 참아내며 난 계속해서 생각나는 능력을 떠올려갔다.
%3C번개번개 열매%3E
소모EXP 304023/6034920394
%3C무한의 검제%3E
소모EXP 304023/384958293048
%3C일방통행%3E
소모EXP 304023/603492039439402
한참을 떠올려 보던 나는 결국 오덕신을 향해 거대한 분노를 터뜨렸다.
“아놔! 장난하냐! 쓸만한 능력은 죄다 조 단위잖아! 고작 오덕력30만 가지고 누구코에 붙이라는거냐!”
“사텐에게서 얻은 오덕력이 그것뿐이니 어쩔 수 없다능.”
오덕력 30만 가지고 할 수 있는것은 정말 쓰잘데기 없는것 밖에 없었다.
%3C피규어 잘 조립하기%3E
소모EXP 304023/204059
%3C애니 넘기며 보기%3E
소모EXP 304023/225432
%3C컬랙션 분류하기%3E
소모EXP 304023/104024
거기다가 자랑은 아니지만 모두 가지고 있는 능력들 뿐이다.(...)
한숨을 내쉰 나는 결국 망상구현을 사용하는것을 포기했다. 이렇게 된 이상 오덕력을 쌓는 수 밖에 없지 않는가? 나는 오덕력을 회복하기 위해 처절한 수련을 쌓기로 마음먹었다. 현실세계로 돌아가려면 망상구현을 사용할 만큼의 오덕력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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