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7부 (17/19)

제17부

재구와 수정은 월요일 아침 기분 좋게 화인상사에 도착했다. 수정은 주말 내내 수영을 살펴보았고 수영은 용기를 내어 오랄 섹스 기계를 한번 사용하더니 아주 뿌리를 뽑을 심산으로 덤벼들었다. 자신의 비밀에 관해서는 토요일 내내 불안해했으나 일요일이 되어서는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듯 보였다.

재구와 수정은 그녀를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대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들은 사무실에 도착해 재구의 노트북 가방을 내려놓고 다시 제품 시연 사진 찍을 준비를 마쳤다. 얼마 후 수영이 도착했으나 감정적으로 안정된 듯 보였다. 둘은 그녀를 따뜻하고 기분 좋게 맞이해 주었다.

“안녕하세요, 부사장님! 오늘은 어디서부터 시작할까요? 지난번에 SM 용구들을 촬영하다가 말았던 것 같은데요.” 재구가 말했다.

그녀는 재구를 한동안 바라보았고 재구는 그녀의 얼굴만으로도 마음을 읽을 수가 있었다. 그녀의 표정에서는 비밀을 알고도 예전처럼 자신을 대하고 있는 그들에 대한 신뢰가 엿보였다. 하지만 일말의 불안감도 여전히 나타나고 있었다.

“아, 예, 좋아요. 그럼 거기서부터 시작하죠.”

재구와 수정이 작업을 시작하자 그녀는 어디에 서있어야 할지 모르는 듯 어색가게 서성거렸다. 수정은 자연스럽게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상황을 다 파악한 듯 옷을 벗더니 진동 장치가 부탁된 유두 집게를 집어 들었다. 그것은 몇 주 전에 데모 홈페이지 사진을 찍을 때 수정에게 많은 즐거움을 선사했던 바로 그 장난감이었다. 수정은 고개를 비스듬히 들고 단호한 표정으로 재구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 앞에서 최대 파워로 이걸 30분이나 끼고 있는 건 안할 거야. 게다가 부사장님 앞에 누워서 오르가즘을 느끼는 건 적절하지 못한 것 같아요.”

기대했던 대로 이 말은 수영을 놀라게 하고 그녀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재구가 히죽거렸다.

“그럼 안 되지! 절반 정도의 파워만 사용해도 충분할거야.”

수정이 커다란 눈망울을 굴리며 이미 발딱 일어서있는 자신의 젖꼭지에 집게를 꼽는 동안 재구가 속으로 말했다.

‘지난주에 나한테 그게 불편하다고, 아니 지나치게 흥분시킨다고 말했었지. 그럼 사진 찍는 동안 흥분하는 게 좋아 아니면 촬영하는 동안엔 그 흥분을 유보시키는 게 좋겠어?’

‘오빠도 내가 뭘 원하는지 알 것 같은데. 하지만 지금 그러면 곧 온 방안에 흠뻑 젖은 음탕한 요정의 냄새가 진동할거야. 그래서 오빠말대로 당분간 유보시키는 게 좋을 것 같아. 고마워, 오빠.’

재구가 후회하듯 한숨을 내쉬자 수영이 이상한 듯 쳐다보았다.

‘어이쿠! 큰일 날 뻔 했네. 알았어, 그렇게 해.’

‘고마워, 오빠. 오빠는 정말 맘이 넓어.’

‘그런 건 니가 알아서 할 수 있는 거 아니야?’

‘아니. 난 오빠와 함께 그리고 오빠를 위해서는 내 능력을 자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나만을 위해서는 사용할 수 없어. 이번 경우에도 주인님의 허락이 없이는 내 맘대로 흥분을 멈추게 할 수는 없는 거야.’

‘그럼 내가 수정에게 그렇게 해주라고 하면 되는 거야?’

‘응, 그렇게는 할 수 있어.’

‘그럼 그렇게 해 줘.’

그녀의 대답은 감사와 애정이 듬뿍 묻어있었다. ‘고마워요, 주인님.’

‘천만에’

그들은 수영의 앞에서 다소 이상하게 보일만큼 오랫동안 침묵대화를 나누었다. 하지만 이내 수영을 자연스럽게 대화에 끌어들였고 그녀가 편안해 지도록 그녀의 의견을 물어가며 오전 촬영을 이어갔다.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수정이 적극적으로 물었다. “부사장님, 저희하고 점심같이 드실래요?” 수정의 이런 제의는 금요일에 재구가 수영을 만나기전에 미리 계획했던 일이었고 수영의 내면에 대한 수정의 더 큰 이해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수영의 불안감이 눈에 띠게 높아졌으나 그녀는 잠시 망설이더니 대답했다. “좋아요. 그렇게 해요.” 어쨌든 한번은 맞아야 할 매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무언의 동의로 그 근처 제법 근사한 일식집의 방안에 자리를 잡았다. 자리에 앉자 재구가 속으로 물었다. ‘아무도 엿듣는 사람 없게 할 수 있지?’

‘응’

‘좋았어, 그럼 부탁해.’

그들은 음식을 주문하고 어느 정도 편안한 화제로 대화를 나누다가 종업원이 음식을 가져다 놓고 자리를 뜨자 수정이 서론을 말하듯 물었다.

“어디서부터 시작할까요?”

수영이 약간 떨리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더니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부사장님...”

수영이 손을 들어 그녀의 말을 막으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부터는 그냥 수영이라고 불러요.”

수정이 따듯한 미소로 답했다. “고마워요, 수영씨.” 그리고는 말을 이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수정이 악의 없는 거짓말로 대화를 이어갔다. “지금 수영씨의 상황이 많은 고통과 외로움을 불러오는 것 같아요. 그런가요?”

수영이 무릎위에 놓인 자신의 손을 비비며 끄덕였다.

“저희에게 당신에 대해 좀 더 얘기해 줄 수 있어요? 너무 사적인 말씀은 안하셔도 돼요. 저흰 단지 수영씨와 좀 더 친해지고 싶어서 그래요.”

수영은 다소 머뭇거리며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이해심이 많은 부모님 밑에서 자랐지만 농촌출신 아버지와 조선족출신 어머니는 의학적이나 심리적으로 그녀를 도와주기에는 너무 가난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을 그녀의 스커트와 책속에 감추고 오로지 공부에만 매달렸고 대학 때까지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에 다녔다. 그녀는 마케팅으로 학위를 받았고 수석으로 졸업했다. 몇몇 직장에서 성공적으로 근무했지만 그리 행복하지는 않았고 화인상사까지 오게 되었다.

수정이 부드럽게 대화를 유도하여 그녀는 자신의 육체적 상황에 대해서도 많은 말을 하였다. 그녀는 육체적으로 거의 여자였지만 클리토리스가 있어야 할 자리에 음경이 자라 있었다. 수정과 재구는 그녀가 말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말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으나 그녀는 의외로 담담하게 자신의 처지를 설명해 나갔다. 그녀의 표정에서는 이렇게까지 편안하게 자신의 처지를 말하고 있는 모습이 스스로도 놀랍다고 느끼는 듯 했다.

수정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재구씨가 지난 금요일에 비슷한 말씀을 드렸겠지만 수영씨가 

저희를 친구처럼 생각해 주셨으면 해요. 수영씨가 살아온 시절을 생각한다면 저희와 친구가 된다는 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희를 편안하게 대할 수 있게 된다면, 물론 저희는 그렇게 될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만, 어떤 얘기든 편안하게 저희와 나누시길 바래요. 잘 아시겠지만 저흰 둘 다 생각이 트였고 별로 가리는 게 없어요. 그리고 재구씨가 약속드렸듯이 원치 않으시는 한 누구에게도 이 문제를 얘기하지 않을 겁니다. 어때요?"

수정의 말이 끝나자 수영은 비록 울지는 않았지만 그 큰 눈이 그렁그렁 해졌고 빠르게 깜빡거리고 있었다. “고마워요. 두 사람 모두. 생각할 게 많아졌네요.”

“그래요. 하지만 생각은 다음에 하셔야겠네요.” 수정이 생글거리며 말했다. “왜냐하면 지금은 재구씨가 드린 장난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듣고 싶거든요.”

화제가 갑자기 바뀌자 수영의 눈이 휘둥그레졌고 그녀의 그을린 피부가 빨개졌다.

“어... 아주 놀라웠어요.”

“놀라워요?!” 수정이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그 보다 더 했을 텐데요. 수영씨가 경험한 걸 얘기 해봐요.” 수정이 바싹 다가앉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재구씨 말로는 아주 진짜 갔다고 하던데요.”

“그러니까... 환상...적이었어요.” 그녀는 다시 머뭇거리며 때론 더듬으며 자신의 경험을 말했으나 시간이 지나고 수정이 부드럽게 채근하자 점점 더 대담해졌다.

그날의 점심식사는 유쾌하고 다분히 도발적이었으며 대화가 어색해질 무렵이면 어김없이 종업원이 찾아와 물도 따라주고 음식의 맛도 묻곤 하였다. 물론 수정이 적당하게 대화의 강약을 조절하는 것이었다.

대화가 끝날 무렵 수영이 말했다. “참, 그리고 재구씨. 사장님께서 돌아오시기 전에 먼저 그... 기계를 나한테 보여줬다고 약간 화나신 것 같던데요.”

재구의 눈꼬리가 치켜 올라갔다. “말씀 드리셨어요? 어디까지 말씀 드렸나요?”

그녀는 곧 그의 말뜻을 알아차렸다. “그런 식으로 말씀 드린 건 아니었어요. 말하지 말 걸 그랬네요. 전 단지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았고 그래서... 아무튼 왜 저한테 먼저 보여주셨는지 알고 싶어 하시는 것 같아요. 뭐라고 설명하실 생각이죠?”

“어느 선까지는 솔직하게 말씀드려야죠. 제가 너무 흥분해서 기다릴 수가 없었고 수영씨가 제품담당이시니 미리 말씀을 드린 거라고... 신제품을 홍보하시려면 생각할 시간이 많이 필요하실 것 같아서 그랬다고 해야겠죠.” 재구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마쳤다.

수영은 무표정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고마워요, 재구씨. 왜 항상 날 도와주려고 하는 거죠?”

재구는 다소 과장되게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제가 뭘요. 저는 나중에 사장님한테 처음 말씀드리는 것처럼 하려고 했었는걸요.”

수영이 다소 화난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 얘긴 안 했었잖아요.”

“그래요? 저런... 저도 그때 좀 흥분했던 모양이네요.”

주차장으로 나가면서 수정은 재구에게 비밀리에 묻고는 수영과 퇴근 후 한잔하기로 약속했다.

‘좋아, 하지만 그게 좋은 생각일까?’ 재구가 물었다.

‘좋지 않을 이유가 없잖아.’

‘지난번에 성식이네 갔을 때 생각 안나?’

수정이 미소를 지었다. ‘걱정 마. 오늘은 많이 안 마실 거야. 게다가 오빠가 나보고 운전하라고 하면 내 보호본능으로 인해 마시지도 못하게 될 거야.’

‘알았어.’ 재구가 여전히 의심스런 눈초리로 대답했다.

재구는 다시 수정 없이 보내는 저녁에 무엇을 해야 할까 궁리하게 되었다. 결국 총각인 친구 몇 명을 불러서 피자나 시켜먹고 비디오 게임이나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자 또 다른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친구들 몇 명 불러서 밥 시켜먹으며 놀려고 하는데 너 비키니 입고 나하고 놀고 있는 거 자연스럽게 찍은 사진 몇 장이 필요해. 안 그러면 내가 아무리 내 여자 친구가 오리지널 킹카라고 해도 한 놈도 안 믿을 거야.’

‘그래? 그건 어렵지 않지.’ 그녀가 환상적인 미소를 수영에게 들키지 않도록 내비치며 대답했다. ‘지갑에 들어갈 만한 크기로 해줄까, 아니면...?’

재구도 히죽거림을 감추며 말했다. ‘내 노트북에 올려주는 건 어때? 그리고 PDA에도 깔아주고... 음... 그리고 니 젖가슴을 다는 말고 아슬아슬하게만 보여주는 동영상도 좋을 것 같은데. 그럼 아마 환장들을 할 거다.’

수영은 이미 자신의 전화 메시지와 이메일을 확인하기 위해 먼저 들어가 버려서 수정은 이제 들어내 놓고 깔깔거렸다. 하지만 재구가 곧이어 자신의 메일을 체크하기 위해 PDA를 켜자 수정이 온갖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진들이 이미 올라와 있었다. 재구는 자신의 아랫도리를 진정시키기 위해 바깥에서 한동안 서성거려야 했다.

그날 오후 나머지 시간엔 계속해서 화인 상사 카탈로그의 제품 시연 사진을 찍었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재구에게 짧지만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제공하고는 옷을 갈아입고 수영을 만나러 나갔다. 수정이 나간 그 순간 재구는 갑자기 외로워졌다. 잠시 후 그의 친구들이 재구를 데리러 왔다.

그들은 재구에게 몸 좋아졌다고 칭찬을 했으나 재구가 보여주는 사진이나 비디오를 보고도 수정이 그의 애인이라는 것을 도무지 믿으려 하지 않았다. 그들은 재구가 그의 재능으로 잡지에서 오린 모델사진에 합성한 것이라고 그를 몰아세웠다. 재구는 화가 났지만 오히려 그들의 불신을 이용하기로 작심했다. 수정의 힘으로 떼돈을 벌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최소한 그놈들에게서 공짜 저녁은 푸짐하게 뺏어 먹을 수 있었다. 재구는 그들 하나하나와 저녁내기를 했다. 그들은 수정이 그들 앞에 나타나 애인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해야 믿기로 정했다. 재구는 지금 바로 이 순간 수정을 이 앞에 불러내서 복수를 하게 해 달라고 하고 싶은 욕망을 느꼈으나 우선은 비디오게임에서 박살을 내 주는 걸로 불편한 심기를 달래기로 마음먹었다.

그들은 재구의 오피스텔로 와서는 그의 새 비디오 시스템에 감탄했다. 재구의 축구솜씨는 비디오게임에선 호나우두가 울고 갈 정도였다. 번번이 재구에게 박살이 나고 있는 그의 친구들은 계속 재구를 물고 늘어졌고 덕분에 예상보다 늦게까지 게임에 매달렸다. 잠시 후 수정이 집에 곧 도착할 거라고 알려왔다. 그들은 저녁 내내 서로에 대해 확인했기 때문에 수정은 재구가 얼마나 약 올라 있는지 알고 있었다. 친구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에 들러 집에 가려고 하는 그 순간 열쇠 소리가 들렸다. 그들의 시선이 일순간 재구에게 쏠렸다.

“수정이가 왔네.”

그들은 동시에 “뭐?”라고 소리쳤고 곧 문이 열리며 수정이 들어섰다. 수정은 니트로 된 녹색의 면 블라우스를 몸매가 드러나게 입고 있어서 누가 봐도 노브라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누가 봐도 브라가 필요 없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완벽한 가슴을 옷 속에 숨기고 있었다. 그녀는 그들 모두를 둘러보며 유쾌하게 말했다.

“안녕, 오빠들!”

그들은 얼이 빠져 서있었고 재구는 간단하게 서로를 소개해주었다. 수정은 그들 하나하나에게 따뜻하게 인사를 건넸고 물론 장난기를 가득 담고 있었다. 소개가 끝나자 그녀가 말했다. 

“오빠들이 우리 재구 오빠를 너무 지치게 만들지 않았길 바래요. 우리 오빠는 밤새 나하고 할 게 많거든요. 호호호...”

수정의 이 말은 그들을 문 밖으로 쫓아내고 있었다. 그녀의 말과 표정에는 ‘빨랑 가란 말이야. 나 우리 오빠랑 섹스하고 싶어 미치겠어.’ 라는 뜻이 역력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표정에서도 떠나고 싶지 않다는 표정이 확연했다. 마침내 그들은 재구가 내기에서 이겼다는 걸 확인해주고는 문밖으로 떠밀려 나갔다. 문을 잠그고 둘은 침대에 쓰러져 깔깔거렸다.

“고마워! 우리 며칠은 저녁 공짜로 먹게 생겼어. 자 그럼 밤새 나하고 할 일이 있다던 거 시작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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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진한 섹스를 나누느라 그들은 수정과 수영의 외출에 대해서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그 얘기는 다음날 아침 화인상사로 출근하는 길에 이어졌다.

“수영씨에 대해서 개략적으로 설명해줄게.” 수정이 말했다. “두개의 수영씨가 있어. 하나는 오빠가 상황판에서 본 것처럼 다양한 성적 호기심을 가진 수영씨야. 하지만 그건 실제 다른 사람과의 성경험이 없는 현 상황에 묻혀 있다고 봐야할 것 같아. 또 다른 수영씨는 우리 중의 한사람이나 둘 다와 성적인 경험을 나누고 싶어 하는 것 같아. 물론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느끼고 있지.”

“아직 수영씨한테 어울릴만한 사람 못 찾았어?”

“섹스파트너? 아님 그보다 더 본격적인 관계를 나눌 사람?”

“둘 다, 아님 그중 하나라도.”

“섹스 파트너라면 있어.” 수정이 살짝 낯을 붉혔다. “최근에 수영씨의 성적인 호기심은 여자 쪽으로 기운 것 같아. 특히... 음... 나하고...”

재구가 히죽 웃었다. “너 옷 벗고 장난감으로 뿅 가는 모습을 보고 그런 거구나, 그치?”

수정의 얼굴이 조금 더 붉어졌으나 그녀 역시 히죽 웃었다. “응, 뭐 그런 것 같아.”

“이해가 간다.” 재구가 사려 깊은 척 답했다. “그러니까 수영씨가 너하고 섹스를 하고 싶어 한다는 거지?”

“그녀의 상상 속에서 만큼은 분명히 그래. 현실에서는 아직 아니야. 비록 내가 그녀를 받아드릴 맘이 있고 관심이 있다고 그녀에게 알려주더라도 몇 가지 어려움이 있어. 우선 수영씨가 나와 더 친해져야 할 거고 둘째는 본인 스스로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해. 남자에 대한 관심으로 말하자면 오래도록 지속할 수 있는 그런 전통적인 관계를 원하는 것 같아. 왜 그런 것 있잖아. 행복한 결혼, 아이들, 뭐 그런 거. 그런 쪽으로 생각이 많아 보여.”

“그렇구나. 그럼 어떤 사람과 편해지면 자연스럽게 섹스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러니까 오래도록 사귈 만한 사람을 만난다면 말이야?”

“그럴 가능성이 크지.”

“너는 어떻게 생각해?” 재구가 음흉하게 히죽거리며 물었다.

수정이 허공을 바라보는 듯 하더니 말했다. “그런 기회가 온다면 마다하지는 않을 거야.”

“그럼 수영씨하고 좀 더 친해져서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게 좋겠군.”

수정이 웃으며 대답했다. “지금 작업 중이야.”

그렇게 한 동안 차를 타고 가다 재구가 물었다. “남자들은 어때? 남자들과의 섹스에도 관심이 있기는 한 거야?”

“오빠가 수영씨 처음 봤을 때 내가 말했던 것처럼 수영씨는 남자와의 섹스에도 관심이 있어. 하지만 그녀의 음경 때문에 스스로가 위축되어 있다고 봐야해. 그 밖에는 자신의 음경을 누가 손으로 만져주거나 입으로 빨아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기도 하고. 물론 좀 께름칙하다는 생각도 동시에 가지고 있어.”

“음... 그럼 반대로 다른 남자에게도 그렇게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해?”

“응. 남자만 괜찮은 사람이라면 그렇게 해 보고 싶어 해.”

“좋아. 하지만 남자와의 섹스가 어려울 것 같아서 여자와 더 하고 싶어 하는 거 아냐?”

“맞아. 이제 왜 수영씨가 그렇게 불행하게 살고 있는지 알 것 같지? 수영씨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오랫동안 사랑해줄 사람을 원해.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녀의 성적인 관심이 여자에게 기울어있고 더 심각한 건 그런 자신의 모습을 너무 싫어한다는 거야.”

“그럼 만약 선택의 여지가 있다면 지금의 상태와 그 흉물스러운 걸 떼어내고 원래대로 클리토리스가 생기는 상태 중 어떤 것을 원할 것 같아?”

수정이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아직은 지금 상태를 더 원하는 것 같아.”

“흠...” 해결책은 하나뿐인 것 같았으나 재구는 자신이 그런 관계를 원하는지 확신이 서질 않았다. 그는 이 문제를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일단 접어두었다.

화인상사에 도착해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그들은 다시 사진 촬영을 재개했고 재구는 계속되는 발기에 곤욕을 치루고 있었다. 재구는 이러다 예쁜 여자를 봐도 무덤덤해지는 거 아닌가 걱정하기도 했으나 최소한 수정이 앞에서 그런 일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지금 불평을 하는 것은 아니었고 촬영장 근처를 지나가는 그 누구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점심은 수영과 안 화영부장까지 합석하여 즐겁게 먹었다. 식사 후에 재구와 수정, 그리고 수영은 최근 촬영한 사진에 설명을 부치는 작업에 매달렸다. 그들은 이제 반나절 정도만 더하면 화인상사 카탈로그의 사진과 설명서 작업을 마치고 비디오 촬영에 들어갈 수 있겠다고 여겼다. 성기가 돌아오면 그 문제에 대해 상의하기로 하고 재구와 수정은 집으로 향했다.

그들은 느긋하게 저녁을 먹고는 재구의 바램대로 자동으로 웹페이지의 업데이트를 마쳤다. 그리고는 다시 깊고 화려한 쾌락의 밤을 열어나갔다.

다음날 아침 재구는 간밤의 환상적인 섹스로 오늘 아침은 수정의 아침 서비스가 생략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그 바보 같은 생각은 침대보 위로 솟아있는 거대한 텐트를 보고는 이내 사라졌다. 침대보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는 그의 자지는 팽팽하게 터질듯 발기된 채 뭔지 모를 색다른 느낌이 전해져 오고 있었다. 그는 무엇인가 알아차리고는 침대보를 들고 안을 들여다보았다. 순간 그는 깜짝 놀랐다. 아주 작은, 그러니까 그의 발기된 자지정도 크기의 요정/수정이 그의 자지를 부둥켜안고 빙빙 돌고 있었다. 놀라는 재구를 눈치 챈 수정이 웃으며 손을 흔들더니 폴짝 뛰어올라 팔과 다리를 그의 물건을 휘감고는 얼굴을 귀두 아래쪽 높이에 맞추었다. 그리고는 귀두 아래쪽 가장 민감한 부분을 거대한 막대사탕을 빨듯 쪽쪽 빨며 한손으로는 그 작은 손가락으로 귀두 반대편 아래쪽을 간질였다. 그 작지만 아주 직접적인 자극은 매우 신선했고 놀랍도록 강해서 그의 엉덩이가 자신도 모르게 움찔했다. 그러자 수정이 ‘와아~’하고 어린아이처럼 놀라며 깔깔 거렸다. 하지만 동작을 멈추지는 않았다.

수정의 귀두 공략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되자 그녀가 자지를 타고 올라가 귀두 꼭대기에 올라앉았다. 팔과 다리를 꼰 채로 그녀는 불가사의한 미소를 짓더니 천천히 그의 좆대를 입으로 물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치 연필보다 작은 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 느낌은 전혀 고통스럽지 않았고 그녀의 그 매끄러운 미니 구멍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그에게 엄청난 희열을 선사했다. 그는 신음을 내질렀다.

그의 귀두부분이 확실히 그녀의 입안으로 들어가자 재구의 신음 소리가 더욱 커졌고 그녀는 계속해서 더욱 깊게 그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는 그 작은 입으로 어떻게 그를 받아들이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그녀의 입이 엄청나게 벌어졌는지 아니면 자신의 자지가 갑자기 줄어들었는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 상태에서는 그냥 현 상황을 즐길 밖에 도리가 없었다. 그녀의 마법이 모든 원칙을 뒤집어 놓고 있었다.

그녀의 매끄러운 미니 구멍에 재구를 다 받아들인 그녀가 재구의 자지털을 방석삼아 다리를 꼬고 앉아 그에게 키스를 날리더니 몸을 휙 돌려 반대편을 향하게 돌아앉았다. 순간 그녀의 터널이 그를 비틀며 또 다른 신음을 내 지르게 만들었다. 재구는 그녀의 발이 분명한 무엇인가가 자신의 음낭을 건드리는 걸 느꼈다. 비록 그녀의 다리가 최상의 위치를 건드릴 만큼 길지는 않았지만 그 정도 위치만으로도 기분 좋은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녀는 다시 재구를 향해 휙 돌더니 사지를 그의 배에 갖다 대었다. 그리고는 엉덩이를 공중에서 들썩이며 재구의 자지를 타고 놀기 시작했다. 비록 그녀가 연신 생글거리며 최선을 다해 움직였지만 고작 5cm 정도 움직일 정도였다. 하지만 그의 자지를 물고 있는 그녀의 강력한 입술은 몇 분만의 움직인 만으로도 그를 폭발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녀의 볼이 부풀어 오르더니 곧이어 용감하게 삼키기 시작하여 모두 먹어치웠다.

재구는 그의 자지를 물고 있던 무엇인가가 갑자기 사라지자 한숨을 내 쉬었다. 순간 다시 원상태로 커진 수정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재구의 옆자리에 누운 채로 나타났다.

“음... 아침 잘 먹었다. 난 배부른데 오빤 아침 뭐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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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구는 화인상사에 도착하면 화가 난 성기를 만날 준비를 했으나 의외로 기분 좋은 성기가 그를 맞아주었다. 늘 했던 것처럼 기분 좋은 아침 인사를 나누고는 왜 기다리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오랄 섹스 기계를 먼저 보여주었느냐고 투정처럼 말했다.

“죄송해요, 사장님. 제가 너무 흥분해서 자랑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걱정 마세요. 수영씨에게는 조금만 보여줬어요. 언제든 준비되시면 사장님께 제대로 보여드릴게요.”

성기는 재구가 수영이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사용하자 의아한 표정을 잠시 짓더니 한숨을 쉬었다. “지금 당장 보고 싶지만 메일 체크도 해야 하고 결재도 해야 하니까 이따 오후에 하지. 1시쯤이 좋겠군.”

“좋습니다. 그때쯤이면 사진과 설명서 작업이 다 끝날 거예요.”

성기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와! 그동안 되게 바빴겠네. 끝내주는군. 좋아 그럼 이따 그 얘기부터 하지.”

몇 마디 더 대화를 나누고 그들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고 재구와 수정은 수영의 도움을 받으며 사진과 설명서 작업을 마무리 해 나갔다. 그들은 점심을 시켜먹으며 작업을 진행 한 끝에 1시 직전에 일을 마칠 수 있었다. 그들은 수정이 옷 입는 것을 기다렸다가 기쁜 마음으로 회의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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