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2부 (12/18)

12부

홀로 거실에 앉아서 TV를 켜놓은채 맥주를 홀짝이고 있었다. 볼만한 프로그램이 없나 채널을 흝었지만 수확은 없었다. 반 신경질적으로 TV꺼버리고, 손에 들려있던 맥주를 마져 비웠다. 화장실에서 연희가 샤워하는 물소리가 조용해진 거실을 채웠다.

왠지 샤워하는 소리를 듣고 있자니 아까 김원장이 준 USB파일 속 성은씨가 샤워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내게 빌려준 시계모양의 몰카로 찍은 것이라고 했다. 빗방울처럼 떨어지는 샤워기 물아래 젖어가는 성은씨의 모습은 그녀가 흥분할 때 모습과 새삼 다른 모습으로 비쳐졌다.

“젠장....”

빈 맥주캔을 찌그러 트리며 나도 모르게 험한 말이 튀어나왔다. 김원장이 수업 들어가기 직전 내게 한말이 생각나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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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그건 실수가 아니예요.”

내가 카메라들로 밝혀진 도구들을 그에게 내밀자 그는 받기를 거부했다.

“그 떄는 연희도 취했고, 처남도 취해서 정신이 없었을 거야.”

 “정신이 없다뇨? 그런 것도 정신이 필요하나요?”

나는 말문이 막히자 괜히 그의 시선을 피했다.

“어...어쨌든...연희는 처남이랑...그럴 사람이 아니야.”

 “그러니깐 한번 시험해보세요.”

 “뭘? 시험해? 너처럼 찍어서 실험해보라고?”

나는 무릎위에 올린 손을 꽈악 쥐며 그를 바라봤다.

“....못견딜 것...같아...만일 연희랑 처남이 다시 그런다면...”

내가 손을 부들부들 떨고 있을 때 어디선가 음악소리가 들렸다. 수업시간이 끝났으면 알리는 알람소리 같았다. 김원장은 황급히 시계를 바라봤고, 소파에서 몸을 일으켜 본인의 책상으로 갔다. 

 "아이코..벌써 시간이 이렇게...“

조금있으면 수업에 들어갈 시간인 것 같았다. 그는 책상위에 널부러져 있는 교재들 중 하나를 고르며 말을 건냈다.

“그럼 속는셈 치고 이번 주 만이라도 한번 가지고 계셔보세요.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아...아니라니깐...”

내가 연신 거부하자, 그가 눈을 가늘게 뜨며 나를 바라봤다.

“누가 바람피는 것 채증하래요? 형님. 잘 생각해보세요. 답답한 것이 형수님 때문인지...제가 장담하죠. 형님이 못 견디는 건 형수님의 그런 모습이 아니예요.”

뭔가 알고 있다는 그의 눈에 나는 왠지 뜨끔해 그의 시선을 피했다.

“그..그럼 뭔대?”

 “형님 머릿속에서 생겨나는 지독한 상상들이죠.”

그는 자신이 넘치는 어투로 말을 했다. 젠장...그의 말이 어느정도는 사실이었다. 그녀가 집에 혼자 있을때 혹은 괜히 전화를 받지 않으면 떠오르는 몹쓸 상상들...그것들이 물감이 번지듯 머릿속을 물들이기 일수였다.

“형님 그런 것들은 심해지면 둘 중 하나가 됩니다 나중에 병이 되거나...“

그는 시계를 다시 확인하고 급하게 책들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나머지 하나는 뭘까? 괜히 뜸들이는 그를 재촉했다.

“......그...그리고 또 하나가 뭔대?”

 “뭐긴 뭐예요? 철장신세 지는 거죠. 않 좋은 기운은 꼭 나쁘게 발산하잖아요.”

그는 교재들과 출석부를 옆구리에 끼고 나를 바라봤다.

“형님 담에 전화드릴께요. 한 놈을 수업 전 보충해주기로 했는데, 너무 시간이 없어서요. 그럼...”

그는 바로 원장실을 빠져 나왔고, 나의 손에는 그가 제작한 카메라들이 담겨있는 쇼핑백이 쥐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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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뭔가에 홀린 듯 연희가 들어간 화장실을 바라봤다. 문이 확실히 닫히지 않아 틈사이로 수증기가 조금씩 연기처럼 빠져 나오고 있었다. 연기를 따라 나는 천천히 화장실로 다가갔고, 그 사이 안쪽에 거울을 봤다. 거울 속 그녀는 몸에 비누칠이 한창이었다. 나는 조용히 옷을 벗고 안으로 들어갔다.

“어머? 깜짝이야.”

문이 열리자 그녀는 다급히 손으로 몸을 가렸다. 풍성한 거품이 여기저기 날렸다.

“참내...누가 있다고 몸을 가려?”

 “갑자기 문이 열리니깐 깜짝 놀래서 그랬지...”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갔다.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물방울에 금새 머리가 젖었다.

“어? 오빠 아까 샤워했잖아?”

 “샤워 할려고 들어온거 아니야..”

 “그..그럼?”

나는 주저없이 그녀에게 입을 맞췄다. 처음에 살짝 고개를 틀던 그녀는 이내 순순히 내게 본인의 혀를 맡겼다.

“아아....오빠 갑자기 왜그래...”

 “왜..그러긴...”

나는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며, 그 위에 돌기를 재빨리 비볐다. 거품이 남은 그녀의 미끌미끌한 피부가 더욱 육감적으로 느껴졌다. 매끈한 그녀의 피부가 나의 맨살에 닿자 나도 모르게 짜릿함이 느껴졌다.

“오...오빠 잠깐만......나...거품..좀 씻고..잠깐만...”

나를 밀어내는 연희를 필사적으로 잡으며 손가락으로 물기로 촉촉한 은밀한 부위를 메만졌다. 

“아앙...갑자기...이...이러면...하앙...”

그녀는 당황한건지 혹은 기분이 좋은지 내게 안기며 앙탈을 부렸다.

“가만히 있어봐....”

 “오..오빠..”

그녀가 내 목에 키스를 했고, 나는 천천히 그녀의 은밀한 그곳을 비벼댔다. 이내 물기와 또다른 끈적이는 액체가 그안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손가락을 깊게 넣었다.

“하악...아아....”

나의 손가락 움직임에 맞춰 그녀는 살짝 허리를 비틀었다. 그리고 나는 다시 그녀의 입술을 찾았다. 연희의 달콤한 혀를 받아드리며, 끊임없이 그녀의 여린 살점을 비벼댔다. 연희의 숨이 가빠왔다.

“하앙 그렇게 하지마....아앙”

나는 그녀의 허우적 대는 손을 내 하반신으로 이끌었다. 

“만져봐...연희가 이렇게 만들었어.”

 “......”

연희는 아무말 없이 단단히 솟아오른 내 자지를 잡고는 천천히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했다. 촉촉한 물기를 머금은 그녀의 손으로 부드럽게 내 자지를 위아래로 쓸자 몸이 부웅 뜨는 기분이 들었다. 어느새 손들이 서로의 하반신을 만지며 머물러 있게 되었다.

“.....넣어줄까?”

 “으응? 아아앙”

나는 손가락을 하나 더 깊게 그녀의 촉촉한 여린 살점 안으로 밀어넣었다, 그러자 내 자지를 잡고 있던 그녀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허억..연희야...”

갑작스런 그녀의 강한 압박에 나도 모르게 깊은 한숨이 나왔다. 나는 밀어 넣은 손가락으로 그녀의 질속 주름을 재빠르게 흝으며 그녀를 자극했다.

“아앙...너..너무해...”

 “왜? 넣어줘....”

 “....몰라....”

 “연희...오늘따라 색기가 아주 넘치는데...”

연희가 평소에 야한 농담이나 외설같은 것을 싫어해 사랑을 나누는 도중에 말을 하지 않지만, 성은씨와 교장의 모습이 자꾸 생각이나 나도 모르게 계속해서 말을 걸었다. 연희는 나의 손놀림이 참기 힘든 지 자지를 잡았던 손을 뒤로 돌려 나의 엉덩이를 잡았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이 천천히 내 옆으로 가다왔다.

“하아..하아...그.....그 대신 깊게 넣어줘...”

나는 연희의 그 말에 참을 수 없어, 그녀를 돌려 엉덩이를 나에게 향하게 했다. 촉촉하고 탐스러운 그녀의 엉덩이가 내 시야에 들어왔다. 나는 그녀의 엉덩이를 양 손으로 잡고 좌우로 벌렸다. 여린 계곡이 들어났고, 그 안에 머금고 있던 애액이 한방울 길게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악..오빠...하악...”

내가 자지를 끝까지 밀어넣자, 연희는 숨넘어가듯 신음하기 시작했다. 미끌거리는 그녀의 안쪽을 느끼며 나는 허리를 더욱 가속했다. 

“하아..하아...”

너무나 촉촉한 그녀의 안쪽과 달리 그녀의 숨을 고르듯 천천히 내뱉었다. 나는 허리를 좀 더 위로 올리며 그녀의 엉덩이를 나의 치골로 때려댔다. 나는 그녀를 정복하며 시선을 엉덩이에서부터 그녀의 매끈한 등까지 주욱 흝었다. 내 시선이 그녀의 긴 목덜미 즈음에 다다르자 거울 속에 비친 연희의 모습을 볼수 있었다. 그녀는 힘겹게 벽에 기댄채, 얼굴은 눈을 감고 뭔가를 참는 듯한 표정이었다.

“조...좋아?”

 “응? 으응....”

연희는 내가 허리를 강하게 움직일 수록 몸을 버티기 힘든지 점점 벽 쪽으로 몸이 향해졌다. 나는 그녀의 어깨를 잡고 그녀의 상체를 들었다. 그녀의 탐스러운 유방이 나의 움직임에 따라 크게 출렁거렸다. 

“좋지? 응? 좋아?”

왜그랬을까? 나는 뭔가에 쫒기듯 그녀를 채근했다. 나의 시선을 거울속에 흥분에 달아오른 그녀의 표정에 고정이 되었고, 그 속에서 나는 열심히 나의 결핍을 메꾸려 노력했다. 그리고 그때 일순간 기억속 연희의 모습이 머릿속을 스쳤다. 

----“이러지마...준..준호야....나 정말...화낸다...” / 정...정말 이러지마...“

그 모습은 처남과 함께였던 연희의 모습이었다. 그녀가 흥분을 참기 힘들어하는 표정, 그리고 숨 넘어 거는 신음소리. 기억속 그녀의 모습들은 지금 내게 어느하나 허락되지 않았다.

나는 미친듯이 허리를 가속했다. 비벼짐이 강해지자 내 자지는 벌게지자 못해, 검붉은 색으로 변해져 있었다. 자지가 더욱 부풀어 점차 자극이 강해지자 나는 마치 그곳이 간지러워 참을 수 없듯이 그녀의 속안으로 오갔다. 이 내 폭발의 순간이 다가왔다.

“오빠. 오늘은 밖에...”

연희는 내가 절정에 다다른 것을 눈치를 챈듯 다급한게 말했다. 우리 둘은 시간을 더 갖기로 한지라 그녀는 밖으로 사정하길 원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살맛에 중독된 나는 더 이상 그녀의 밖으로 빠져 나갈 수 없었다.

“으윽...하아아..”

정액이 그녀의 안쪽을 때리자 그녀는 낮게 신음했고, 그녀는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천천히 주저앉기 시작했다. 나는 벽에 기대 거울을 뚫어져라 쳐다 봤다. 그 속에는 욕망에 눈이 멀어버린 한 남자가 서있었다.

 ***

“나 오늘은 점심 전에 퇴근하는 거 알지? 보고 할 거 있으면 지금 해.”

나는 서류를 정리하며, 이대리 쪽을 슬쩍 바라봤다. 이대리는 파티션 너머로 고개만 내민채 불만스런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제가 과장님 생각해서 안주가 기가 막힌 집 한군데 뚫어놨는데, 꼭 일찍 들어서야 되나요?”

 “참내..나 라고 가고 싶어서 가냐?”

나는 어이 없다는 표정으로 그의 말에 응수했다.

“그럼...형수님 한테 말씀드려서 오늘 회사에서 급한일이 생겼다고, 아..아니... 해외에서 바이어가 왔는데 꼭 과장님이 접대해야 된다고 하면 되잖아요.”

이대리가 능글스런 표정으로 내게 다가왔다.

“꿈 깨셔! 장인어른하고, 처가 쪽 남자들은 벌써 출발해서 기다리고 있어. 나 인사드리겠다고.”

 “아니 처갓집 제사도 아니고, 종가집 제사에 사위가 거기에 왜 낍니까?”

나는 일일이 대꾸하기가 귀찮아 손을 휘휘 저으며 가라는 손짓을 보냈다.

“내가 결혼 후 처음 가는 거잖아. 어르신들에게 인사도 드릴겸 하는 거니깐, 저리가 귀찮게 하지말고.”

 “참... 그러고 보니... 제사 저녁 늦게 한다고 하셨잖아요.”

이대리는 끈덕지게 옆에 붙어서 조잘거렸다.

“......있다가 처남 오면 같이 가기로 했거든 내 차로.”

 “아.....군대 가있는 처남이요.”

 “그래.. 녀석 쓸데없는 걸 다 기억하네.”

나는 나갈준비를 마치고 외투를 손에 들었다

“제가 과장님 바라기 아닙니까.”

나는 이대리의 웃음을 뒤로 하고 서둘러 회사를 빠져 나왔다. 오늘 때문에 처남은 제사에 맞춰 정기 휴가를 앞당겼고, 나와 함께 가기로 약속을 잡은 상태였다. 그리고 나는 바로 처남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본인의 어머니 핸드폰을 가지고 있겠다고 했었다.

-“여보세요? 처남?”

-“네 형님. 저 거의다 왔습니다.”

뭘까? 왠지 긴장하는 처남의 목소리가 수화기 넘어 들려왔다.

-“아..아니..처남...미안한데, 회사 말고, 집으로 갈래? 내가 아침에 바빠서 차를 못가져 왔어. 내려서 택시타면 내가 택시비 챙겨줄게.”

사실 회사에서 만나자고 얘기해 놓고는, 일부로 가지고 오지 않았다. 그것이 알턱이 없는 그는 당연히 회사로 오고 있던 중이었다.

-“네? 아...아뇨 괜찮습니다. 지하철 타면 금방인데요.”

-“그래? 어쨌든 미안해 그럼 집에서 봐.”

나는 일단 차를 가지러 집으로 향했다. 집에 가면 연희가 있겠지? 나는 다시한번 연희에게 전화를 걸어 그녀가 외출했는지 여부를 확인했다. 수십번을, 아니 수백번을 갔던 집이었지만, 오늘 유난히 퇴근길이 떨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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