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부 (8/18)

8부

밖이 어두운 탓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간간히 흩어지며 지나가는 구름만이 이곳이 하늘이라는 것을 알려줄 뿐이었다. 비행기 엔진 소리가 조용히 울려퍼졌고, 장시간의 비행은 엔진 소음마져 자장가로 만들어 버렸다. 

치익~ 맥주 캔 따는 소리가 조용한 기내의 정적을 갈랐다. 어제 과음한 탓에 몇 시간 전에 나눠준 기내식도 거부했지만, 대한민국이 가까워 오자 왠지 맥주가 간절해졌다.

“으아~ 끝내주네... 캬”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차갑게 식혀진 맥주는 더 이상 좋을 수 없을 정도로 시원했고, 나는 한번에 반 정도 들이켰다. 이렇게 기분이 좋은 순간이었지만 연희는 내 옆자리에서 세상모르게 자고 있었다. 어젯밤 숙취가 그녀를 ‘잠자는 이코노미석의 공주‘로 만들어놨는지, 비행기 이륙 후 한 번을 깨지 않았다. 

“설마....기절한 건 아니겠지?”

나는 무릎까지 내려간 그녀의 담요를 다시 가슴 위까지 올리며, 그녀를 물끄럼히 바라봤다. 여전히 미동도 없었다. 그리고 그때...

띠딩...띠딩....

핸드폰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경고음이 울렸다. 어느덧 비행시간이 이제 10시간 가까이 되자, 그냥 켜놓기만 했던 핸드폰 배터리가 위태위태 해진 것이었다. 나는 배터리를 갈아넣기 위해 발아래 놓여있는 조그만 가방을 뒤졌다. 그리고 그곳에 넣어두었던 명함 하나가 바닥에 떨어졌다. [한빛 학원원장 김석현 010-xxxx-xxxx ] 성은씨 남편의 것이었다. 바닥에 떨어진 명함을 보니 나도 모르게 쓴 웃음이 지어졌다. 

그에게 괜히 연락처를 알려준 건 아닌지 걱정이 되어서였다. 오늘 아침 숙소를 떠나기 전, 성은씨 남편이 우리의 숙소로 방문했었다. 다행스럽게도 마침 연희가 샤워중이라서 그 남자와 연희는 끝내 서로를 보지 못했다.

그는 아무일도 없던 것 처럼 서울에 도착하면 술이나 한잔하자는 식으로 인사를 건냈다. 갑작스럽게 그가 명함을 건내며 내 연락처를 물어봤고, 어쩔 수 없이 알려 주었다. 번호를 불러 주면서도 다른 번호를 알려줄까 고민했지만, 그가 혹시 바로 확인 전화라도 걸까 두려워 차마 그러지도 못했다.

나는 핸드폰에 그의 이름을 저장하기 위해 전화부 어플을 눌렀다. 김석현....흔한 이름이라 여러명의 이름이 검색이 되었고, 혹시나 혼동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름 앞에 직함을 함께 넣었다. 

 ***

 "그러고 보니 헬쓱해지신 것 같습니다. 내일은 점심에 장어라도 먹어야지 원...“

이대리 놀리는게 재밌는지 쉴틈 없이 재잘 거렸다. 

“야 임마. 내가 뭐 어쩠다고...”

 “거울 한 번 보십쇼. 얼마나 차이나 나는지..우리 새신랑이러다 죽겠습니다..”

그는 자신의 스마트폰 액정에 나를 비춰보였고, 나는 그의 머리를 쥐어박았다.

“그래..맘대로 가지고 놀아라. 상사고 뭐고 이제 아무것도 없다는 거지?”

 “에이...그럴 리가.... 우리 과장님 이제 곧 라인 제대로 잡을 지도 모르면서...”

그는 뒤돌아 나의 어깨를 주무르며, 말을 건냈다.

“..라인?”

 “에이...아시면서...라인 모르십니까? 황금 동아줄?”

나는 놀래 이대리의 능청스런 입을 황급히 막았다. 이대리가 어떻게 알았지? 내 표정을 읽었는지 그는 내 손을 치우며 조용히 말을 건냈다.

“뭐...뭐야? 도데체 뭘 본거야?”

 “참..... 제가 이래봐도 시력이 2.0입니다. 안경은 시력 때문에 쓰는게 아니라고요.”

그는 자신의 안경을 메만지며, 웃음 지었다. 시력이 좋지만 무뚝뚝한 아니 솔직히 강인해 보이는 인상 때문에 알 없는 안경을 쓰는 그였다.

“너..이 자식...남의 메신져나 보고.....”

 “에이~ 입은 삐뚤어졌어도 말은 바로하랬다고...몰래 본거 아닙니다. 과장님이 커피 심부름 시켜 놓고선 메신져를 닫지 않으셨지 않습니까? 나는 정말 우연히....”

그는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어쨌든 조용히 해...아직 우리 부서에선 아무도 모르니깐...”

 “...어쨌든 과장님...사랑스런 후배가 과장님의 성공을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다는 건만 알아주십시요..”

그는 씨익 웃으며 나를 바라봤고, 나는 멋쩍게 웃었다. 황금동아줄... 사건의 발단은 아침이었다. 신혼여행 후 오랜만에 출근한 아침 여느 때와 똑같이 일하는 도중이었다 그 때 갑자기 컴퓨터로 메신져로 쪽지 한 통이 날라왔다.. 사장실에서 보내는 메시지였다. 

“뭐...결혼 축하한다는 내용이겠지....”

나는 아무 생각없이 메시지를 클릭했고, 내용을 읽으며 점점 눈이 크게 떠졌다. 그 내용은 내가 얼마전까지 준비한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고, 회사를 위한 노력에 대한 감사하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점심시간 한 시간 뒤 차나 한잔하자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황마그룹......내가 다니는 회사의 초대 회장이 내세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가 표어가 3대째가 된 지금 활짝 꽃 피우다 못해 열매를 맺어 다른 꽃들을 피우고 있는 수준이었다. 입사 할때만 해도 국내 중견기업에 머물렀던 이 회사가 십년도 채 되지 않아서 세계에서 주목받는 회사가 된 것도 회장의 아들이 사장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난 뒤 부터였다.

당시 마흔도 되지 않은 애송이가 무슨 경영을 하냐는 반응이 지배적이었지만, 그는 스스로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하나하나 해결했다. 특히 얼마 전 세계가 불경기 일때 개발도상국 과감히 투자했고, 경기가 회복되자 그 나라에서 발생되는 수익은 다른 곳을 투자하는 데 원동력이 되었다. 이제 누구도 그를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장이 나이가 어린 것도 주목 받는 이유지만, 그의 혁신적인 인사철학도 유명했다. 능력만 있다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같이 토론했고, 특히 유능한 사람이라 생각되면 아무리 젊다하더라도 파격적인 인사를 실행했다. 그것을 반영하듯 그를 지근해서 모시는 몇 안되는 사람 중 쉰이 넘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이대리가 축하한다는 말을 하는 것에도 전혀 허무맹랑한 소리가 아닌 것이다.

“사장님이 프로젝트 때문에 신혼여행도 늦게 출발했다는 소리를 듣고 위로차 그런 거겠지...”

이 대리는 말도 않된다는는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에이....사장이 그런 것까지 어떻게 압니까? 부모가 돌아가신 상황에서도 일한 직원한테는 차는 커녕 초코파이 한 개 주지 않으시던데....”

 “어쨌든 김치국물부터 마시지 말고..특히 입조심해...다른 사람들한테 눈치 보이니깐”

나는 주변을 둘러보며 그를 다그쳤다.

“.....제가..과장님 사랑하는 거 알죠?”

 “시끄러 임마.. 내가 임원대면 넌 바로 모가지야.”

 “운전기사라도 좋습니다. 곁에만 머물게 해주십쇼...”

슬픈 표정을 지으며 나의 바짓 가랑이를 잡아당기는 그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면담이 기대가 되긴 했다.

 ***

“네 사장님....지금 대기하고 있습니다.”

사장실 최비서가 인터폰에 답했다. 그녀는 조용히 말을 듣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사장님께서 들어오시랍니다.”

오징어 메이커 최비서, 회사에 떠도는 그녀의 별명이었다. 그녀만 나타나면 주변사람들을 오징어로 만들어 버린다고 해서 생긴 별명이었지만, 그녀의 미모를 실물로 보니 그 정도로도는 부족했다. 고졸인 그녀가 특채로 회사에 입사했을때 우리는 당시 면접관이 다 남자라는 것에 주목했다. 남자라면 당연히 그를 뽑지 않고 베기지 못했을 것이다. 

갑자기 아직도 전설적(?)으로 전해지는 그녀의 일화가 생각났다. 아마도 회사가 새로운 사옥으로 이사했을 때였을 것이다. 회사 임원진을 새로운 사옥을 통해 최신 이미지를 알리고 싶어했고 그것은 자연스럽게 방송 마켓팅으로 이어졌다. 여러번 사옥을 방송국 예능프로그램에, 또은 광고회사에서 촬영에 빌려주었고 그 때마다 그녀를 본 감독들이 캐스팅 할려고 열을 올렸다는 것이다, 끈질길 몇몇 곳들은 몇일 동안 캐스팅 매니져들을 회사 앞으로 보냈고 무더기로 줄을 서기도 했었다는 것이다. 언제까지 믿거나 말거나지만....

문이 열리고 그녀가 나를 사장실 안쪽으로 안내하자 나는 저절로 마른 침이 넘어갔다. 세상이 발아래 놓은 듯 거만하게 뚫려있는 창가 앞에 우리 회사의 최대 주주이자 오너인 박수현 사장이 앉아있었다. 

“반가워요. 유과장.”

그가 먼저 손을 내밀었고, 나는 조급하지 않게 그의 손을 잡았다. 그는 나의 손을 꽈악 잡았다.

“처음 뵙겠습니다. 유재혁이라고 합니다.”

 “네 자리에 앉으세요.”

잠시 후 사장실 한가운데 있는 테이블에 최비서가 커피를 내 앞에 내려 놓았다. 그녀가 내려 놓았던 커피잔을 보고 있자니 왠지 황송하기까지 했다.

“이번 프로젝트가 맘에 들어요. 특히 기존시스템에서 잘못된 점을 비트는 그 제안이...”

나의 의도를 정확히 알아챈 사장의 말에 나도 모르게 감격이 밀려왔다.

“감...감사합니다....”

 “감명 깊었습니다. 저도 간과한 그런 일을 혁신적으로 바꿀 줄이야...”

그가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그윽한 눈길로 나를 바라봤다. 그의 말한디가 한마디에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그는 커피잔을 내려 놓으며 말을 건냈다. 그렇게 프로젝트에 관해 이야기가 십여분간 흘렀다. 긴장이 되었지만 최대한 정신을 부여잡고 일의 대한 열정과 애사심을 간간히 섞으며 대화를 이어갔다. 잠시후 그가 소파에 등을 깊숙이 뭍었다.

“참...얼마전 결혼 하셨다던데....”

 “네...저 번주에 결혼했습니다.”

나도 모르게 힘을 주며 대답했다.

“H호텔 근처였죠?”

 “.그 근처....모교 동문회관이었습니다. 제가 그 학교 출신이라...”

 “............신부가 매우 아름다우시더군요. 실례지만 어려보이기도 하고....”

그가 살짝 미소를 보이며 나를 바라봤고, 순간 놀라 그를 쳐다 봤다. 혹시 그가 참석했었나? 그럴 리가..... 혹시 사장님이 참석했다면, 몰랐다는 것이 실례가 될까 나는 말을 골랐다.

“..........결혼식 사회가 말했지만 도둑놈이란 소릴 많이 듣습니다. 열 살이나 차이가 나다보니깐....”

 “아...그렇군요....”

그는 턱을 메만지며, 나의 표정을 살폈다. 혹시 그가 내 결혼식에 왔다 간걸까...가슴이 두근거렸다.

“사실 근처에 약속이 있어서, 잠깐 들렸습니다. 마침 입구에 지나가다 저희 회사 화환이 놓여있더라고요...”

 “아...그..그렇군요...영광입니다.”

 “영광은요... 참석도 제대로 못하는 제가 나쁜 사람이지요...”

그는 나머지 커피를 비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근무시간인데 너무 시간을 뺏었군요.”

 “아...아닙니다...”

나도 얼른 일어나 그를 바라봤다. 그는 천천히 본인의 책상으로 걸어갔고, 쌓여있는 결제 서류를 뒤지기 시작했다.

“언제 한번 식사나 하지요. 제가 대접하겠습니다.”

 “영..영광입니다.”

나는 저절로 90도 허리가 숙여졌다. 만일 일이 잘풀려 그의 라인을 탄다면 닿지 못할 만큼 높이 떠있던 임원이라는 별을 손에 움켜 쥘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음에 제가 개인적으로 직접 연락드리지요. 모쪼록 지금처럼 부탁드립니다.”

그는 책상위에 높게 쌓인 결제서류와 나를 번갈아 보며 웃음 지었다. 나는 연신 허리를 굽힌채 자리를 빠져 나왔다.

 ***

“오빠? 또 술 마셨어?”

연희는 나의 가방을 받으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고 보니 신혼여행에서 돌아 온 날부터 오늘까지 매일 같이 과음의 연속이었다. 몸에 붙는 트레이닝 복을 입은 그녀....탱글거리는 엉덩이가 내눈에 들어왔다. 나는 조용히 그녀의 곁에 다가가 그녀를 안았다.

“어...어멋!!”

연희가 다급한지 소리쳤다.

“서방님...기다리고 있었어?”

 “아니...나는 멀쩡한 유과장님 기다렸지, 술주정뱅가 아니라....”

그녀가 새침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고, 나는 그녀의 가슴을 움켜 쥐었다. 브레지어를 착용하지 않아 부드러운 가슴이 느껴졌다. 연희는 내 손길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어멋...갑자기.....”

나는 현관을 채 빠져나오기 전에 그녀의 윗도리를 벗겼다. 분홍빛 두 돌기가 내 눈에 들어왔다. 

“그...그만해....”

뒤돌아 거실로 뛰어가는 연희를 붙잡고 나는 강제로 하의를 완전히 벗겼다. 그녀의 굴곡진 몸매...동거를 시작한 이후 결혼한 지금까지 그녀의 몸매는 더 아찔해져가는 것 같았다..

“집에 오자마자. 뭐...뭐하는 거야?”

 “남편이 집에 오면 아내를 봐야지..암...”

나는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며 소파로 그녀를 이끌었다. 그녀는 내 품안에서 계속 발버둥 쳤다.

“그..그만해..뭐...뭐하는 짓이야?”

 “뭐하는 짓이라니...남편님께...”

나는 그녀를 보고 씨익 웃으며 바지를 벗었다. 취해서 그런지 한 껏 오르진 않았지만 단단해 넣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있다가..오빠..씻고...”

 “괜찮아....”

엎 드린 그녀의 엉덩이를 헤집고 나는 그녀의 속살을 벌렸다. 시큼한 냄새가 코 끝을 강하게 때렸다. 나는 그녀의 여린 속살을 혀로 살짝 핥았다.

“캬약,...”

역시 이상한 목소리...나는 그녀의 움직임에 아랑곳 하지 않고, 더욱 벌려 그녀의 구멍 속에 혀를 깊숙이 넣었다. 그녀의 살 속 주름이 혀에 느껴졌다. 나는 그곳을 연신 자극했다.

“그..그만해....”

 “가만있어봐...”

나의 입을 떼고 침으로 촉촉해진 그녀의 그곳으로 나의 자지를 찔러 넣었다. 미끈 거리진 않았지만 들어가는데에는 무리가 없었다. 새햐얀 엉덩이 아래로 나의 솟은 자지가 사라졌다..

“하악....오..오빠...갑자기....”

그녀가 빨게진 얼굴로 나를 흘겨 봤고, 나는 허리를 움직이며 와이셔츠 단추를 하나 둘씩 풀렀다. 탄력전인 그녀의 새햐얀 둔부가 내 움익임에 따라 출렁 거렸다.

“좋아? 으으응?”

 “.....으응?.....좋...좋아....”

왠지 마져 못해 대답하는 그녀에 말에 나는 그녀의 속에서 빠져 나왔다. 그리고 그녀를 돌려 나를 바라보게 했다. 그리고 그녀의 여린 살결을 벌려 나의 자지를 밀어 넣었다. 아까 보다 훨씬 더 수월하게 깊이 들어갔다.

“으윽....오..오빠...”

끝까지 들어가자 그녀가 인상을 찌푸렸고, 나는 더욱 허리를 가속했다. 그리고 허리를 숙여 그녀의 돌기를 베어물었다. 살짝 깨물자 가쁜 신음이 새어 나왔다.

“흐흑...아...아파...”

 “좋아? 으...으응?”

 “....응...좋아...오빠...얼른....”

나를 재촉하는 그녀의 말에 나는 신난 듯 세차게 허리를 흔들었다. 그녀가 안아주듯 다리로 허리를 안았다. 

“나...나를 봐...얼른...”

그녀는 소파에 누우니 거실의 천정등 때문에 눈이 부신지 팔로 눈을 가렸다, 나는 그녀의 팔을 잡아댕겨 내 허리에 가져대 댔다. 홍조가 오른 그녀의 얼굴이 사랑스러웠다. 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완급을 조절했고, 그녀는 나를 재촉했다.

“흐윽...빠..빨리....”

그녀 다리가 조이며 허리를 들어 올렸고, 그녀의 조임이 느껴졌다. 그녀가 압박(?)에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되어버렸고 나는 자지를 빼고 그녀의 배위로 조준했다. 주욱주욱 새하얀 정액이 힘차게 그녀에게 쏟아졌다.

“하악...하악....”

나의 자지는 희뿌연 거품에 휩싸인채 남아있는 자극에 못이겨 꺼떡거렸고. 나는 숨을 몰아쉬며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는 나의 뺨을 쓰다듬었다.

“오빠 때문에 샤워 또 해야되잖아. 아까전에 했는데...”

그녀는 가볍게 투덜거리며 거실을 빠져 나갔고, 나는 티슈를 몆 장 빼서 급한대로 끈적이는 애액을 닦았다. 

 ***

그녀가 씻는 동안 나는 가볍게 옷을 챙겨 입은 뒤 담배를 한가치 입에 물고 베란다로 나갔다. 저 멀리 빨갛게 반짝이는 비행기 안내등이 눈에 들어왔다. 

시팔............깊게 들어간 담배 연기를 조용히 내 뿜으며, 나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왔다. 왜지? 무엇이 불만일까? 나는 먼 곳을 응시한채 생각에 잠겼다. 우선 신체는 정말 건강했고 지금도 좋은 쳔이다. 일은 더 할나위없이 풀리고 있었고.....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아름답고, 젊은 완벽한 아내.....지금 내 인생은 무엇하나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부족은 커녕 축복에 겨운 삶에 감사해야했고, 적어도 겨우 몇일 전까지는 그 행복이 언제 깨질까 두려워 노심초사까지 했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내안에서 어떤 결핍이 느껴졌다. 그리고 연희를 안으면 안을 수록 그 결핍은 커져만 갔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