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뭐에요?”
“..뭘?”
“마대리한테 어떻게 했냐고요?!”
“몰라도 돼.”
“왜 몰라도 돼요! 내 일인데.. 혹시 때렸어요!?”
“때리긴 누가 때려! 오히려 내가 맞았다고 그 아줌... 에휴..”
“아줌?? 무슨 소리에요?”
“그만 가라.. 나 걱정하지 말고 가라고...”
“걱정을 어떻게 안 해요.. 사랑하는데..”
“알았으니까 가라고..”
“...”
“뭐해? 더 이상 민폐 끼치지 말.. 뭐?”
“우선 회사에 돌아가요. 제가 말 해 놓을 테니까. 저런 곳에서 일하지 말고..”
“...”
“아니면 우리 회사로 올래요? 이번 신입생채용에 제가 심사원인데.. 현강씨 하나정도는 제가..”
“그만해라. 진짜 비굴해질라 한다고.”
“....저런 곳에서 일하지 말아요. 싫다고요.”
“참 이상한 얘네.. 사진은 대놓고 다 찍으면서 저런 곳이 어때서?”
“누가 저 때문에 그래요? 현강씨 재능이 아까워서 글쵸. 내가 다 잘못했어요. 기라고 하면 길게요. 아니! 무릎 꿇으라고 하면 꿇고 사죄라도 할 테니까. 다시 돌아가요. 네!?~”
“그런 거 아니야.”
“뭐가 아니에요. 다시 복귀해서 프로젝트에도 참가하고..”
“재미있더라.”
“예?”
“처음엔 너 생각하면서 심심풀이로 그리기 시작하다가.. 이주동안 미싱도 배워서 지금은 간단한 봉재는 혼자 한다는 거 아니냐. 샘플 도안 들고 이 바닥에선 유명하다는 여길 찾아왔는데.. 그래도 반응은 괜찮은 거 같더라.”
“그럼.. 여기 직원이 아니고..”
“응.. SH.. 이름도 정해 놨는데.. 어때?”
“SH..?"
"...."
“..뭐에요 그게.”
“쪽팔리게.. 나 갈래.”
“아..알았어요!.. 잘못했다고요. 잠깐만 더 앉아 있어요..”
“...”
“겁나서.. 현강씨가 날 어떻게 볼지 겁나고 무서웠는데.. 막상 보니까.. 너무 좋다.”
“...”
“저.. 태어나서 처음으로 무단결근이란 걸 해봤는데.. 좋던데요. 아무리 참으려고 해도 현강씨 진짜 보고 싶었어요.”
“보고 싶긴 했고?”
“진짜에요.. 몇 번이나 현강씨한테 오는 전화를 받을까 고민 많이 했었다고요. 아니... 용길 내려고 했는데.. 진짜 무서워서..”
“넌... 괜찮아?”
“,,,네?”
“그런 일 당했잖아....”
“....괜찮아요. 처음도.. 아니고...”
“...”
“지금 담담해 하는 제가 더럽다고 생각했죠?..전 괜찮아요. 그게 사실이고.. 지운다고 지울 수 있는 과거도 아닌데.. 현강씨한테 이젠 더 솔직해지려고요.”
“더 라니? 뭐가 또 있어?”
“...뭘.. 그렇게 놀라요?”
“아..아니야.”
“풋~ 더 많은 걸 숨겼을까 봐요?”
“..”
“그런 게 아니고.. 제 마음.. 현강씨한테는 솔직히 다 표현할래요. 더 이상 무서워하지 않고.. 껌딱지처럼 현강씨한테 달라붙을 거고.. 더럽다고 욕해도 현강씨로 인해서 깨끗해질 거예요. 슬프면 슬프다고.. 아프면 아프다고 다 얘길 할 거고요. 더 이상 도망 안 칠거예요.”
“내가 싫다면?”
“,,,,그래도.. 요.”
“지겹다고.. 진짜 싫어졌다고 해도?”
“현강씬 저한테 안그럴거잖아요.”
“누가 그래?”
“....정말.. 제가 싫어졌어요?”
“그럼? 그런 일까지 당했는데.. 난 괜찮겠니?”
“..역시.... 그런 장면을 다 봤는데.... 아무리 그래도 싫어요. 절대 안 떨어질래요.”
“진짜 이기적이구나 너....만약에.. 만약에 나도 그 마대리처럼 당신한테 무리한 걸 요구하면?”
“네?”
“쓰리인지 스와핑인지.. 그런 걸 내가 당신한테 요구하면 어쩔 건데. 당신 말대로 처음도 아니잖아. 처음이 어렵다고 하던데 내가 요구하는 상황이면 더 쉽지 않나? 그럼 어쩔 건데?”
“.........”
“우린.. 사는 세계가 너무 다른..”
“할게요.”
“걸..뭐?”
“현강씨가.. 원한다면.. 모든 지 할게요..”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니? 마대리란 놈한테 그렇게 데이고도.. 아직도 그런 말을 해”
“....”
“진짜 안 되겠다. 너란 애..”
“그럼 어떻게 해요!... 이제 겨우 현강씨한테 용기를 냈는데.. 한 번도 기회를 안준다는데 저보고 어쩌라고요.. 현강씨가 하자면 해야 되잖아요. 그래야 절 안 버릴 텐데.. 아니!. 저 절대 못 떨어져요. 무조건 현강씨 옆에.. 내 옆에 현강씨가 있어야 된다고요! 그런 거 싫다고요.”
서른 살의 세희가 억지를 부리는 여자아이처럼 내게 땡깡을 부리기 시작했다.
결국 눈물까지 흘리며 세희는 내게 땡깡 같은 애원을 시작했다. 정말로 자신에게 솔직해진다는 말 그대로 내 앞에서 싫다는 말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아무 계산 없이 뱉어내고는 내 처분을 바라는 여자처럼 눈물 가득한 똥그란 두 눈으로 날 빤히 쳐다봤다.
“우선 병원가자.. 그거 상처 오래 가더라... 회사는?”
“회사가 문젠가.. 저 혼.. 자 보내는 거 아니죠?”
“알았어.. 알았으니까.. 병원 가자고.”
병원에서 나처럼 몇 바늘 꿰맨 세희와 난 작은 술집에 앉아 그동안 못 했던 얘기를 밤새우는 줄도 모르고 이어나갔다.
세희가 그동안 얼마나 괴로워했고, 얼마나 아파했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고,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내 퇴사 얘길 듣고 망설이던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는 것과 자신에게 찾아온 갈등이란 것의 답이 무엇인 질 확실히 알 수 있었다고 한다.
한 가지 더 해준 그녀의 얘긴.. 휴가를 냈다는 것이다.
장기 휴가.. 책임감으로 인해 이번 일과 신입생 채용만 끝내고 일종의 병가일지도 모를 스트레스를 핑계로 잘못하면 회사에서 매장을 당할지도 모를 상황에서도 휴가를 내곤 오늘도 병원에 다녀온다며 날 찾아 헤맸다는 것이다. 그녀도 나만큼 바보라는 생각이 든 게 나처럼 나중에서야 어플을 떠올렸다는 것이다.
그 어플 덕분에 여기까지 찾아올 수 있었다며 미소 짓는 그녀의 모습은.. 정말로 사랑하지 않고는 못 베길 아름다운 얼굴이었다.
대화를 나누며 술이 점점 더 우리를 예전으로 돌려놓을수록 난 현 시점 가장 큰 문제를 조심스럽게 꺼내게 된다.
“세희야..”
“...응? 왜요?”
“나.. 문제가 있어.”
“괜찮아요. 제가 다 해결할게요. 일 다시 시작할래요? 돈 필요해요??”
“야!!!!!!!”
“노..놀랐잖아요.”
“또! 자꾸 그럴래?”
“..현강씨가 저한테 해 준 게 얼마나 큰데.. 이런 게 문제에요?”
“그런 거 아니야. 날 자꾸 작게 만들래?”
“,,,그럼요?”
“나.. 그게 안 서..”
“예?? 그거라뇨?”
“...이거.”
“예??”
내가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가리킨 방향에 세희도 놀란 듯 눈이 휘둥그레졌다.“
“왜요?? 혹시 그 날.. 저 때문에 그런 거예요? 혹시 임..포??”
“임포가 뭔지는 모르겠는데.. 속옷을 만들고 너한테 입히는 상상을 해봤는데도.. 이게 안 커지더라고.. 정말 충격을 받은 것 때문인가 해서 야동도 다운 받아서 보기도 해 봤는데.. 아무리 해도 이게 제대로 발기가 안 돼...”
“어..어떻게 해요.. 벼.병원은 가봤어요?”
“...아니.”
“왜 안 갔어요! 몸에 이상이 있으면 남이 해주기 전에 먼저 가야지! 그런 걸 다 챙겨줄 수 없잖아요! 자기 몸은 자기가 제일 안다는 거 몰라요? 무조건 이상 생기면..”
“마누라처럼 벌써 잔소리부터 시작이야?”
“누..누가...”
아무 생각 없이 뱉은 내 말에 세희의 얼굴이 붉어진다.
옷을 벗고 남자들의 음란한 댓글들을 내게 얼굴색 하나 변하지도 않고 서슴없이 얘기하던 그녀였는데 내 농담에 얼굴을 붉히곤 발그레 한다.
“이런대도 내가 좋아? 이러다가 평생 남자 구실 못할지도 모르는데.. 내가 좋냐고.”
“네.”
“내가 왜? 같은 회사에 쟁쟁한 남자들이 수두룩하잖아. 일류 대학에 빵빵한 집안에.. 돈도 엄청 많은 남자들이 널리고 널렸을 텐데.. 좀 이해가 안 된다.”
“그런가?”
“나보다 더 잘 알잖아. 그 마대리 새끼도 집안이 교육자 집안이라던데.. 그런 새끼도 그 정도면 괜찮은 남자들은..”
“혹시 자격지심 느껴요?”
“.....”
“현강씨 말대로 너무 많아서 그런가? 주위에 널리고 널린 게 그런 멋진(?)..남자들이라서 그런가? 잘 모르겠어요.”
“그럼.. 내가 아니어도 상관없지 않나?”
“아뇨!!!”
“.....솔직히 나 옹졸해.. 아니 치졸해. 속도 좁고.. 아직도 네가 옷 벗고 사진 찍는 거 싫어. 아니.. 그게 싫은 게 아니고 그걸 남들한테 보여주는 게 싫어.”
“그럼 절 이해 못해요?”
“이해는 하는데.. 싫은 건 싫은 거 아닌가?”
“그래서 저에겐 현강씨가 필요해요.”
“..?”
“싫어하면서도 도와주잖아요. 제 사정 듣고 이해해주면서도 싫은 건 싫다고 얘기해주잖아요. 그리고.. 제가 슬퍼하면 같이 화내주잖아요. 저보다 더 화내고..
나 같았음 성질나서라도 마대리 일은 무시했을 텐데.. 마대리가 저한테 와서 그동안 미안했다고.. 머리까지 조아리는 모습보고 맨 먼저 현강씨 생각나는데.. 저란 여자가 어떤 여자인질 알면서 그렇게 해 줄 사람은 이 세상에 아마 다신 없을 거라고.. 현강씨 외에는 절대로 못 찾을 거라는 생각이 드니까.. 놓치면 안 된다고..
며칠 동안 한 숨도 못 잤어요. 저.. 마대리가 그러고 퇴사한 후에 곧바로 연락이 안돼서 현강씨 회사에까지 전화 걸었는데.. 그만 뒀다고.. 내가 왜 현강씨 집도 모르고 지냈는지 얼마나 후회했는지 아세요? 전부 계산하고 남들한테 빚지는 짓 절대 안하고 혼자 잘 살면 된다는 제 결심이 그래서 그만큼만 남들을 알자는 제 자신이 얼마나 바보같이 느껴졌는지.. 진짜 많이 울었어요.“
목이 메는지 세희가 남은 맥주를 시원하게 비우곤 괘씸하다는 듯 날 귀엽게 흘겨본다.
“현강씨라면.. 절 가장 잘 지켜주고 보호해주고.. 사......랑 해 줄 거라는 생각이 확신으로 변했을 때.. 정말로 미안하다는 생각에 잠도 못 잤다고요. 더군다나 저 때문에 그것까지,,,”
“그것도 그렇지만.. ”
“,,,왜...요? 무슨 일이 있었는데요?”
“나.. 마대리 찾아갔었어.”
“그래서요?”
“마대리 와이프랑 자고 왔어.”
“예!? 누구랑 뭘 하고 왔다고요?”(나도 솔직히 믿기지가 않는데 세희는 어떻겠는가.. 정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
“.... 그 집안도 대단하더라. 원래 마대리 놈의 실체를 다 까발려 주려고 사진만 보여주려고 간 건데.. 그 가정도 콩가루가 따로 없더군, 그 인간이 그런 이유도.. 아까 말했던 자격지심같은게 그 인간한테 있었나봐”
“아니요. 그 사람은 원래 그런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그게 무슨 말이에요? 마대리 부인을 강간이라도 했단 말이에요?”
“그게 걱정이 돼? 왜!? 너도 강간을 당했는데 나라고 못 하란 이유라도 있나? 그 새끼가 널 그랬잖아. 그럼 그 새끼도 똑같이 당해야지.”
“그런 논리가 어디 있어요! 아무리 그렇다고 범죄를 저지르면 어떻게 하냐고요. 누군 화가 안 나서 참는 거예요?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참을 수 있으니까 인간인거고 사람인거지.. 그 사람하고 똑같이 최저가 되면서까지...”
“선녀 났네.. 넌 괜찮고? 그 인간 여자는 안 된다? 너야말로 그런 논리가 어딨냐? 난 너 같지 않아서 당한만큼 꼭 갚아줘야 하는 성격이라서! 도저히 가만히 못 있었다. 됐냐!?”
“현강씨가.... 당한 게 아니....잖아요..”
“뭐?!!!!”
“....”
“됐다. 너한텐 별일이 아닌지 모르겠지만.. 난 도저히..”
“저한텐 별일도 아닌 거 같아요?”
“.. 그런데도 분하지도 않냐?!”
“누가 분하지 않데요?! 마음 같아선 신고란 걸 백번.. 천 번 넘게.... 현강씨 혹시 딴 생각하고 거길 간 거 아니에요?”
“뭐?”
“.....”
“무슨 소리야?!”
“그 여자하고 하고 싶어서..”
“말이 되는 소릴 해라. 내가 그 여잘 그 전에 한 번이라도 본적이 있겠냐?”
“...핸드폰 줘봐요.”
“..무슨 핸드폰?”
“현강씨 핸드폰이요. 내놔 봐요.”
“참나....”
“빨랑요!!”
“....”
뜨끔했다. 여자의 직감이 무섭다고 하더니 세희의 감은 더 뛰어난 걸 새삼 깨닫게 된다. 핸드폰을 꺼내려던 난 잠시 망설이게 된다.
“빨리요!”
“갑자기 왜..”
‘획~’(주춤거리며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는 내 행동에 답답한 듯 상체를 숙여 재빠르게 낚아 챈 세희가 핸드폰을 열어보곤 미간을 잔뜩 찡그리기 시작했다.
“부재중 전화가 19통이나 있네요.”
“으..응?? 그..래?”
“그래??... 이 번호.. 그 여자죠.”
“...그럴걸.”
“..전화번호도 가르쳐 줬어요?”
“가르쳐준 게 아니고.. 하지만 그 날 이후 그 여잔 한 번도 안 만났어. 진짜야..”
“그런데 이렇게 전화가 많이 와요?”
“일부러 무음으로 해놔서.. 생각할 것도 많고, 도안에 집중하려고 일부러 안 받다 보니까.. 그래서 네 전화도..”
“변명하지 마세요.”
“...”
“몇..번이나 했어요?”
“......”
“거짓말.. 발기 안 한다는 거 다 거짓말이죠?”
“아니야! 그날도 약 먹고...”
“약까지 준비해갔어요?”
“그게 아니고.. 아씨! 내가 왜 일일이 설명까지 해야 되는데?!”
“...약까지 먹었으면.. 도대체 몇 번이나 한 거야....”
“야!!”
“....몇 번이나 했냐고요!”
생각지도 못하게 상황 역전이 돼 버렸다. 내 윽박지름에 오히려 더 큰 소리로 추궁하는 세희의 모습은 영락없는 마누라의 바가지 긁는 모습이었다.
“세..번.. 네 번인가..”
“....”
“그런데 진짜로 내가 당했다고.. 그 여자가 날 잡아 먹으려고 완전히 미쳤었다니까! 마대리 그 놈이 신경을 안 쓴 건지 욕구불만덩어리였다고..”
“마대리.. 못해요. 그것도 작고.. 자기는 평균이라고 하는데.. 그게 아니고! 그래서 그 여자랑 네 번이나 했다는 말이죠? 그리고 제 저한텐 발기가 안 된다고 말을 하고..”
“....응.”
[드르르륵~..드르르륵~]
하필이면 테이블 위에 있는 핸드폰이 또 울리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내가 핸드폰을 들기도 전에 세희가 더 빨리 손을 뻗어 통화버튼을 눌렀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살벌한 눈빛으로 날 노려보며 세희가 통화를 시작했다.
내 당황한 표정에 세희는 아예 한 뼘 통화 버튼을 누르곤 테이블 위에 핸드폰을 뒤집어 놨다.
“여보세요! 전화를 거셨으면 말씀을 하셔야죠!”
[현강..씨 핸드폰 아닌가요?]
“맞는데요! 왜 그러시죠?”
[혹시 현강씨 와이프?]
“...네?.. 네! 제 남편이 현강인데요!”(또 날 노려보는 세희다.)
[현강씨 좀 바꿔주세요.]
“됐고요, 다시는 연락하지 마세요!”
통화 종결 버튼을 누른 세희가 아예 배터리를 빼버렸다.
“남의 전화를 막 그렇..”
“남의!?”
“....”
어느새 세희의 카리스마에 기가 눌리는 날 확인 할 수 있었다. 찔리는 게 있는 나였기에 그런 감정을 느꼈을지도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세희에게서 느껴지는 지금의 기가 처음이 아니였고 그것은 개인적으로 단둘이 만날 땐 느껴본 적 없는 감정임을 알게 되었다. 회사란 공적인 공간에서 느꼈었던 압도적인 위압감이라고..
“좋았어요?”
“..에?..으.응??”
“좋았냐고요.. 그 여자랑 네..번이나 했다는 건 좋았으니까 그렇게 많이 했을 거 아니에요.”
“그런 게 아니라니까.. 난 그 새끼한테 내가 느꼈던 그 분함과 억울함을 자신도 똑같은 감정을 느끼게 해 주고 싶었다고, 자신의 여잘 뺏기는 그 기분을....”
“......정말요?”
“응!.”
“그런데 네 번이나?”
“그거..야..”
“사정을 하고,, 좋지도 않았는데 네 번이나 다시 발기를 했다....”
“...그..그래 좀 좋았다. 참나.. 연락 끊고 잠적한 게 누군데. 솔직히 될 대로 되라는 식이었고, 그래! 나만 억울하라는 법 있냐! 나도 좀 즐기면 안 되냐? 여자 안은지 언제인지 기억도 가물가물해서 이게 웬 떡이냐 했다! 그 아줌마가 나한테 알아서 달려드는데 마다할 이유 있냐? 이젠 세희란 여잔 다시 안 만나 줄 텐데 뭐가 걱정이야.. 좋아서 네 번이나 했다! 됐어?!”
“잘났어,..”
“무..뭐?”
“그럼 그땐 발기는 했단 얘기네..”
“비아 먹고 했다니까.. 나도 몰라 언제부터 이런지..”
“..어제도 확인했어요?”
“그래.. 주무르고 당기고 별 짓을 다 해봤는데.. 안 서더라.. 왜 고소하냐? 고소하지?!”
“고소하긴.. 진짜 말을 끝까지 그렇게 예쁘게만 할 거예요?!”
“...”
“혹..시....”
“뭐..”
“.....”
세희가 고개를 돌려 주위를 살피곤 조심스럽게 내 옆으로 옮겨 앉아 날 빤히 쳐다보길 수십 초하더니 덥석 내 사타구니 사이에 손을 얹은 세희였다.
“어..억..”
갑자기 터트릴 심상인지 의심스럽게 꽉 쥔 세희가 내 일그러진 얼굴에 ‘풋~’하며 웃고는 허리를 새우처럼 굽힌 그 사이에 집어넣은 손을 점점 부드럽게 변형시켰다.
“크..네...요.”
“....이제 알았냐?”
“....생각할수록 분하네.”
“...”
“근데 진짜 아무 감정이 안 들어요?”
“감정이야.. 느끼지. 문제는 이게.. 좀..”
“...빨아..줄까요?”
“무. 뭐!!? 여기서?”
“...네.”
“미..미쳤냐?”
“사람도 없잖아요. 나 잘해요.”
“잘 해?? 잘해서 좋겠네.. 참나...”
“또 비꼰다. 잘하는 건 잘하는 거지.. 저한테 뭘 바라요? 내숭 떨면서 ‘아..이러면 안 돼..안 돼.. 되요~’처럼 연극이라도 할까요? 어쩌면 이젠 어떤 남자들보다 제 모든 걸 잘 아는 현강씬데?”
“...그래도 ‘어’ 하고 ‘아’가 엄연히 다른데.. 내숭 좀 떨어주면 안되나? 나도 여자에 대한 로망이란 게 있는데..”
“말했잖아요. 현강씨한테 솔직해 진다고..그런 건 나중에 해드릴께요. 지금은 저 열 받았거든요!”
“..윽.” (말을 하며 또 내 물건에 쥔 손에 힘을 준 세희다.)
“이렇게 만져도 안 커지네..”
“말했잖아.. 별 짓을 다 해도 안 된다고..”
“...잠만요.”
세희가 잠시 생각에 잠긴 사람처럼 한 곳을 가만히 응시하더니 갑자기 일어나 자신이 앉아 있는 의자의 등받이에 있는, 내가 처음부터 들고 다녔던 쇼핑백을 들고는 응시하던 화장실 쪽으로 걸어갔다.
저 쇼핑백엔...
갑자기 내 가슴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세희가 들고 간 쇼핑백의 내용물은 내가 며칠 동안 공들여 만든 첫 작품과도 같은 것이었기에 그랬고, 세희가 저 작품을 들고 간 화장실이란 밀폐된 곳에서 무엇을 할지 직감할 수 있었기에 그랬다.
생각보다 지루하게 느껴지는 긴 시간이 흐르고 나서 내 예상이 맞는다는 걸 확인시켜주 듯 세희는 들어갔을 때와는 다른 헝클어진 옷차림으로 화장실에서 걸어 나와 처음 자신이 앉아 있던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입었어?”
“...네.”
“..맞아?”
“..가슴이 좀 작아요.”
“...”
“변태...”
“......”
“어떻게 이런 걸 만들 생각을 했어요? 참나..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고 하더니.. 이게 속옷이야?..백에서 꺼내고 얼마나 놀랐는데..”
“..누가 입으라고 했나?.. 그건 어필용으로 일부러 더 과감하게 만든 건데..”
“아무리 그래도... 원피스 수영복도 아니고.. 허리는 왜 라텍스로 만들었데.. 땀 차게..”
“.....불편해?”
“그것보다.. 이게 뭐에요.”
주위를 살피지도 않고 세희가 엉덩이를 살짝 들고는 스커트를 위로 크게 끌어 올렸다.
‘헉’소리가 난다는 말대로 벗은 스타킹으로 세희의 하얀 허벅지가 그대로 노출이 되며 내가 만든, 하이레그 형 디자인의 바디슈트였다. 정확히는 바디슈트라고 말하기엔 원단이 너무 적게 들어간... 노출을 위한 노출에 의한 노출만을 목적인 그래서 평소 입고 다닐 수 없는 세희만을 위한 전용 속옷의 일종이었다.
세희의 봉긋한 동그란 가슴에 어울리는 와이어 내장형 망사 레이스 장식 오픈 브래지어 아래엔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코르셋과 같은 검은색 라텍스로 이뤄진 허리 부분에 부착된 가터벨트 슬링은 검정색 밴드 스타킹을 주로 신는 세희를 염두하고 만든 것이 분명했었다. 그리고 지금 내 눈을 호사시키며 보여주고 있는 팬티부분의 앞부분은 결코 화려하지 않은 얇은 망사로 이뤄진 끈 팬티 형식이었다. 보지의 갈라진 틈을 가르고 있는 끈의 부분이 잘 보이지도 않는 적나라한 실크 섬유로 된 좁은 끈은 이미 세희의 애액으로 젖어들기 시작해 얼룩을 그리고 있었다.
블라우스의 윗 단추를 풀어 보이는 세희의 가슴골은 억지로 모은 Y형이 아닌 가슴의 크기로 틈조차 없는 I형으로 더 업이 되어 있었고 꼭지가 발기한 듯 대칭되는 아주 작은 무덤을 블라우스 중간에 자리 잡고 있었으며 그 블라우스 속에 비춰지는 검은 라텍스의 윤기가 미세하게 빛을 바라고 있었다.
“변태.. 어떻게 이런 걸 만들 생각을..”
“...이상해?”
“얘기 했잖아요. 가슴을 너무 꽉 모아서 거북하고,, 이 끈이요.”
“끈?”
“이거요.”(세희가 허벅지를 살짝 더 벌려 보지가 씹어 먹어 보이지 않는 부분의 팬티 끈을 가리켰다.)
“응..그거 왜?”
“원리 이렇게 만든 거예요? 원래 티 팬티라고 해도 이.. 부분은 면으로 처리하는 게 대부분인데... 입구는 가리게 되어 있는데.. 이건 너무....”
“..그래? 앞면을 너무 작게 만들었나?”
“안까지.. 끈이 파고들어서.. 꼭 손가락을 대고 있는 거 같아요.”
“....”
“그래도.. 초보 치고는..”
“스타킹을 안 신었네.. 그거 가터 형인데..”
“오늘은 팬티로 입고 와서.. 벗었어요.”
“.....”
“지금.. 보고 싶으면 앞에 슈퍼에서 사오시던가..”
“....”
“아!.. 있다. 내 가방..”
“...”
세희가 핸드백에서 막 집어넣은 속옷들을 조심스럽게 헤치곤 포장도 뜯지 않은 아주 얇은 검은색 실크 스타킹을 꺼내선 잠시 가게 안을 살핀 후 내게 그 스타킹을 건넸다.
“이..걸 왜?”
“..신겨 줘요.”
“...뭐?”
세흰 말 대신 의자를 좀 더 바짝 당겨서 내 자지를 발로 짓이기며 다리를 뻗었다.
곧게 뻗은 세희의 다리가 내 커지지 않은 자지 위에 놓였을 때 똥구녕이 근질거리는 이상야릇한 느낌을 받은 것도 잠시 세희의 입술을 깨무는 버릇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여기서.. 이러지 말자.”
“왜요?.. 제가 창피해요?”
“그런 게 아니잖아..”
“빨리 신겨요. 명령..이에요.”
“명령?”
“네. 이젠 제가 주인이에요! 세희의 주인이 현강씨가 아니라.. 현강씨의 주인이 저라고요. 빨리 신겨요. 비싼 거니까 올 안 나가게 천천히..”
발가락을 곧게 모은 세희가 엄지발가락을 까딱이며 내 자지를 직접 자극하기 시작했다.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세희를 바라보는데 세흰 당연하다는 듯 짓누르던 다리를 대범하게 내 가슴까지 올려 빨리 신기라는 무언의 압박을 가했다.
실크 스타킹의 감촉은 일반적인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부드럽게 미끄러지는 스타킹의 감촉이 세희의 발을 지나 얇은 발목으로, 그리고 탄탄한 종아리를 지나 귀엽게 솟아있는 무릎과 탄력 있는 허벅지에 내 손에 의해 씌워졌다. 분명 세희의 발가락이 꼼지락 거리는 걸 느낄 수 있었지만 그것이 간지러워서가 아닌 흥분을 시작한 세희의 자연스런 몸짓임을 느낄 수 있었다.
“..됐지?”
“..스타킹은 두갠데.”
“네가.. 신어라.”
“으응~..응?~”
“어디서 앙탈이냐.. 사람들 쳐다보기 전에 다리 내려.”
“싫어..”
“....”
“현강씨.. 거기 귀엽다.”
“귀..여워?”
“응. 말캉해서.. 부드러워.. 안 커져도 나름 쓸 만할 거 같은데.. 크기도 큰 거 같고..”
“참나.. 대놓고 나 밝히는 여자요~라고 광고하는구나.”
“뭐 어때.. 이젠 현강씨 앞에서만 밝힐 건데!”
“사진은?”
“그거야 취미생활이고!”
“..근데 너 왜 반말이야.”
“싫어?”
“이게 진짜..”
“빨랑 신겨. 한쪽만 신고 있는 게 더 이상하다는 거 몰라?”
“...에휴.”
세희가 다리를 바꿔 또 내 자지를 짓누르며 빨리 신기라는 시늉을 할 때 난 세희의 다리가 아닌 가슴을 향해 시선을 옮기게 된다.
내가 스타킹을 신기기 위해 앞코의 방향을 잡고 있을 때 세희가 천천히 블라우스의 단추를 풀기 시작했으며 스타킹이 신겨진 다른 쪽 다리를 의자에 발을 대곤 무릎을 굽혀 스커트를 더 크게 벌렸기 때문이다. 블라우스의 틈으로 보이는 세희의 모아진 가슴이 세워진 무릎에 의해 더 짓이겨 모아졌을 때 그 틈사이로 작고 선명한 선 분홍빛의 유두가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미..쳤냐?”(나도 모르게 목소릴 죽여 세희에게 입을 열었다.)
“왜?”
“옷 다물어라..”
“누가 봐?”
“야...”
“만지고 싶지? 빨고 싶지 않아?.. 나름 가슴엔 자신 있는데...”
“.....”
“오빠가 빨아주면 금방 젖을 텐데..”
“....오빠?”
“....아~.. 갑자기 나 하고 싶어.”
“....놀리지 마라. 나 발기도 안...”
“넣고 있으면.. 안 커질까?”
“..”
“나.. 진짜 하고 싶은데.. 이거.. 나한테 맞춰서 만든 이 옷 입고.. 뒤에서 오빠가 해주면 진짜 황홀할거 같은데... 으응~~?”
“...미..쳤구나.”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세희가 갑자기 검지를 세워 ‘쉿’이란 제스처를 하곤 내 팔을 이끌고 화장실로 조심스럽게 걸어가기 시작했다. 말리려는 내 행동은 세희의 반쯤 올라간 한 쪽 스타킹과 단추조차 채우지 않은 블라우스를 손으로 살짝 여미는 모습에 힘없이 따라가게만 했었다.
좁은 화장실속의 나프탈렌 냄새가 그닥 유쾌하지 않은 기분으로 세희와의 첫 경험이란 장소엔 절대 어울리지 않을 거란 생각에 나가자고 막 말을 꺼내려했을 때.. 갑자기 그대로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앉은 세희가 내 허리띠를 풀어 젖히곤 축 처진 자지를 꺼내 버렸다.
“하지 마. 씻지도 않아서..윽.”
세희가 말도 없이 내 자지의 믿둥을 잡고는 살짝 깨무는 동시에 입속에 담긴 귀두의 갈라진 끝자락을 혀를 낼름거리며 핥기 시작했다.
“으윽.. 더럽다고.. 그만 해.”
“우웅응웅.”
“뭐?”
“후룹~쪽,. 맛있어.”
“..”
“쫍쩝~~”
“으윽...”
난 사타구니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자극에 무의식적으로 세면대를 잡고 움찔거리기 시작했다.
세희의 말대로.. 잘 빨았다. 아니! 정성을 다해 본능적인 움직임으로 내 자지를 자극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듯 느껴졌다. 그건 억지로 내 불알까지 입속에 담으려다 켁켁대며 헛구역질을 하곤 이슬처럼 맺힌 눈물이 담긴 큰 두 눈을 하곤 베시시 웃으며 고개를 든 그녀의 표정에 더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귀엽게 베시시 웃는 그녀의 모습은 무릎 꿇어 훤히 드러난 허벅지나 맨들거리는 섹시한 스타킹, 거의 다 풀어헤친 블라우스로 인해 훤히 드러난 유방의 모습과, 이 모든 것을 합쳐 입고 있는 섹시한 복장과는 달리 결코 섹시하지도 야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내가 그녀를 만나고 야한 사진들로 함께 한 길고도 짧은 지금까지의 시간중에서 처음으로 사랑스럽다는 감정을 갖게 해 줬었다.
“웁.. 커..졌다.”
“....”
“커졌다!.. 만세!! 진짜 켜졌어!! 맞죠!?”
“마..만세??”
“응!.. 나.. 해 줘..”
“여기서? 싫어! 나가자 나가서..”
“싫어요. 현강씨랑 나만 있으면 여기가 어디든 무슨 상관이야.. 빨랑요!”
세희가 좌변기의 닫힌 뚜껑에 두 손을 얹고는 날 향해 엉덩이를 치켜 올린다. 예전 세희가 스스로 찍은 사진처럼 당장 해달라는 듯 나머지 한 손으로 한 쪽 엉덩이를 잡고 크게 벌리며 하이힐로 인해 더 업 된 엉덩이로 날 희롱하기 시작했다.
“빨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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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는 드리는데.. 아니! 세희씨 같은 사람이 뭐가 좋다고 저런 놈을 선택하셨어요? 아깝게..”
“그렇지? 나 처음 세희씨를 이 새끼가 소개할 때 조금 머리가 모자란 거 아닌지 했다니까.”
“참나.. 세희씨 CC에 다닌다고 했죠? 그런데 이 속옷쟁이랑 진짜 결혼하게요?”
“예!. 바쁘시더라도 꼭 오세요!”
“나참.. 하늘도 무심하시지..”
“에라이....”
여기저기서 탄성과 한탄이 썩여 들려왔다.
친구 중 가장 늦게 결혼하게 된 난 친구들 사이에서 무능력 남에서 한순간에 찬스를 기회로 바꾼 럭키가이가 되버렸다.
“세희씨. 현강이랑 사귄지 3년이 넘었다고 들었는데.. 갑자기 웬 결혼이래요. 저흰 한동안 소식 없어서 다 헤어질 줄 알았는데..”
“네??”
친구놈 중 이전까지 퀸 자리를 꽤차던 부인을 둔 놈이 시기 반 질투 반이 섞인 말투로 날 쳐다보며 세희에게 물어본다. 청첩장을 돌리기 위해 마련한 자리에서 그 동안 담아뒀던 궁금증을 다 풀려고 작정한 놈처럼 들이밀기 시작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안가잖아요. 돈이 없어? 학벌이 안 돼?.. 그렇다고 외모나 몸매도.. 아! 이건 실수.하하하. 하여튼 세희씨 같은 분이 왜!?”
“글쎄요.. 다정해서? 착해서?”
“그건 나도 하겠네! 그런거 말고.. 혹시 저 새끼가 납치한거 아니에요?”
“어!”
“맞죠?!”
“정확히.. 반대인데.. 제가 납치했어요. 울 현강씨. 저 싫다고 몇 번이나 차려던거 죽어버린다고 협박하고.. 뛰어내린다고 협박하고.. 큭큭~”
“허~~.. 이 놈이 뭐가 좋다고..”
“울 오빠요? 음~~ 아!!”
“???”
“힘 쎄요.”
“예??”(친구놈들이 거의 동시에 이구동성으로 외쳐댔다. 그 힘이 무엇을 말하는지 헷갈리는 단어란 걸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친구놈들은 일제히 세희에서 날 향해 고개를 돌리게 된다.)
“울 오빠가요. 윽!..”
‘윙~~~~~’
“괜..찮으세요? 어디 불편하세요?”
“호..호호.. 전화가.. 잠깐.. 윽... 손 좀 씻고 올..게요...”
“아얏!.. 이 사람이 왜 꼬집어!”
“두..고 봐요..”
세희가 어금니를 꽉 깨물며 내 팔뚝을 세게 꼬집고는 비틀거리며 욕실로 향해 걸어간다. 이상 야릇한 세희의 섹시함에 친구들이 넋을 잃고 쳐다볼 때 난 조용히 바지주머니에 숨겨 놨던 작은 무선리모컨의 버튼을 2단계 강으로 올려본다.
세희가 걸어가다 말고 비틀거리며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을 때..
날 가장 시기하던 친구놈이 황급히 달려가 세희를 부축하는데..
세희의 붉어진 볼만큼이나 벌겋게 변해버린 친구 놈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세희는 애써 미소지으며 날 매섭게 흘겨보곤 부축하려는 친구놈을 마다하고 홀로 화장실로 향했다.
‘띠링~~’
[오빠!! 빨랑 꺼!.. 죽을래!!!!!!!!... 진짜 이거 빼면 안되나?? 아무리 게임에서 졌어도 이건 아니잖아..아잉~~~응!!!!]
오늘도 세희는 내가 만든 속옷이라고 하기엔 너무 작은 것을 입고 정장이란 방패로 자신을 정숙한 여인으로 치장하고 있었다. 3년 이란 시간동안 달라진 것이라면 새로운 나와의 게임에 눈을 떠 무선 에그진동기로 보지를 홍건히 적시며 지금처럼 내 친구들과 같이 낯선 남자에게 이해못 할 섹시함으로 당황하게 만들어 날 즐겁게 해주고 있다는 정도였다.
--끝--
길고 긴 단편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소설을 올리고 댓글과 쪽지로 얘길 나누다보니 악플러들과 달리 좋은 분들이 훨씬 많다는 걸 여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많이 모자란 저란 사람에게 언제나처럼 너그럽게 받아주시는 분들에게 정말로 은혜를 갚아드리고 싶은 마음에 쓰다보니 이렇게 또 길어졌다는 것도요.
마지막으로 항상 제 모든 글 끝에 사족처럼 쓰는 '읽어주셔서 감사드린다'는 말은,
거의 만으로 2년전 많은 분들과 공감해보고자 어줍잖은 실력으로 글을 올리기 시작한 저에게 용기와 힘을 실어주신것도 여러분들이었고 질타와 조언을 해주신것도 여러분들이었기에 조금씩 필력이란 걸 느낄 수 있었던 건 아니었는지, 그래서 이정도라고 얘기하긴 부끄럽지만 그나마 읽은만할정도로 지금까지 발전 할 수 있었던건 아닌지라고 항상 생각했기에 꾸준히 올린 사족이었습니다. 비록 무책임하게 대기시켜 놓은 글이 많아 진 저이지만 그것도 성장의 과정이라 너그럽게 봐주시며 다시 한 번 사죄드립니다.
소라를 지켜주시는 작가분들과 읽어주시는 분들도 같이 소라소설계시판을 지키는 주인으로서 이쪽저쪽이 아닌 항상 함께 고마워 하는 존재로 남았으면 합니다. 이것도 주제넘게 끄적인거 같내요. 죄송합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이제 발기찬 한주가 시작되었내요. 모두모두 행복하세요~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