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김과장이라고 하고. 이쪽은 현강 대리라고 합니다. 저희한테 기회를 주신 것에 우선 정말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사장님께서 꼭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기회로만 그칠 수도 있는걸요.”
“네?..네.”
“시안서는 작성해 오셨나요?”
“그럼요. 여기 있습니다.”
“음~”
CC ccp 총괄팀 미팅룸...
내가 지금 우리 회사 직속상관인 김과장과 함께 앉아 있는 자리다.
의리의리한 회전문을 지나 입구에서 민증까지 제출하며 받은 출입증과 신원확인 절차를 거치고 나서야 지하철 입구에서나 봤던 통과 대를 받은 출입증을 대고 지나 11층의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또 한 번의 절차를 거치고서야 들어올 수 있는 이 미팅 룸이란 곳에서 얼떨떨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앉아 있었다.
그리고 긴 테이블의 맞은편에 열심히 뭔가를 설명하고 있는 김과장의 말을 너무도 낯선 모습으로 소파에 등을 기댄 채 다리를 꼬으고 경청하고 있는 세희란 여자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현강 대리님?”
“......네..네??”
“시안서 대로라면 저희 이번 홍보물은 USB메모리가 주가 되는 건데, 너무 식상하지 않나요?”
“그건.. ”
“그건 말입니다. 일반적인 USB 일 때죠. 저희가 준비한 제품은 아직 시중엔 풀리지도 않은 저희 독자적인 디자인의 제품입니다.”
“..전 이분한테 물어봤는데요.”
“예?”
“아닙니다. 제가 보기엔 뭐가 독특하다는 건지 잘 모르겠는데.. 설명 좀 간략히 해주시겠어요?”
“예. 이 제품은 핸드폰 손가락 고리 형입니다. 지금 세대에 핸드폰은 더 이상 없어선 안 될 존재이고 항상 소지하는 생활 용품이라고 저흰 생각했습니다. 가장 많이 보고 가장 많이 소지하는 핸드폰용 고리로 이 작은 원형 고리가 달린 핸드폰 줄이라면, 그것도 핸드폰과 컴퓨터에 별도의 부품 없이 곧바로 연결할 수 있는 잭의 역할과 16G라는 용량까지 내장되어 있다면 쉽게 버릴 순 없을 거란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이런 거추장스러운 걸 핸드폰에 달고 다닐까요?”
“저희 여론 조사결과 82%의 20대 젊은이들이 사용하고 싶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그래요?”
“네. 내장형 마이크로칩을 사는 세대도 많긴 하지만 탈부착의 불편함으로 꺼리는 사람들도 은근히 많았습니다. 만약 저희 신제품이 USB로서의 특징만을 가지고 있었다면, 단순히 연결잭으로서만의 기능을 탑재했다면 이렇게 자신 있게 내놓지도 못했을 겁니다. 휴대할 수 있는 핸드폰용 외장 하드란 거죠. 이 작은 게 말입니다.”
“알겠습니다. 시안서 검토 후에 연락을 다시 드릴게요.”
“그리고 수량이 많아진다면 당연히 공급가도 줄어드니까요. 초도 물량을 몇 개정도로 잡은...”
“초도 물량은 그리 많지 않아요. 한 9~10만개 정도로..”
“1..10만개요?”
“네. 이번 최신 전자제품 전시회 때 반 이상을 사용할거고, 곧 있을 독일 전시회 때도 연계할 가능성도 있고요.”
“....”
보통 발주 물량은 몇 천개 단위였다.
1만개만 넘어도 우량고객이었기에 10만개란 수량이라면 우리 회사의 일 년 매출액의 1/3정도라는 건 김과장의 표정을 보면 정확한 계산이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왜 그러시죠? 적으신가요?”
“아닙니다.”
“그럼 홍보 도안은 언제까지 가능할까요?”
“모레요. 내일 모레까지 제출하겠습니다.”
“모레라면.. 일요일인데 괜찮으시겠어요?”
“예? 가능합니다. 안 그런가 현강대리!?”
“예??”
“내일 모레까지 도안 작성해서 제출할 수 있지 않냐고. 무슨 딴 생각을 하는 건가!?”
사실 내 눈엔 그녀의 모습만이 존재했다.
엄청난 물량의 주문보다 곱게 따 틀어 올려 뒤로 뭉텅이를 만들어 놓은 긴 머리카락들로 처음으로 드러난 그녀의 완전한 얼굴 윤각선과 함께 보인 긴 목덜미, 그 목덜미 아래까지 올라오는 낮은 카라의 진회색 펄 블라우스는 팔을 접어 팔목을 드러낸 상태로 얇은 시계와 실과 같은 더 얇은 팔찌가 그녀의 얇은 팔목을 감싸고 있었다.
날 추궁하며 심기 불편한 얼굴로 쳐다보는 김과장의 모습에도 상관없다는 듯 일어나 테이블 한 쪽 구석에 있는 전화기로 이동해 부하 직원인 듯 한 남자에게 들어오라고 지시내리는 그녀의 행동으로 드러난 옆트임 스커트는 흰색의 레깅스를 입었을 때의 굴곡을 상당부분 가리긴 했지만 오히려 현실속의 그녀를 내게 더 면밀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그녀는 오늘도 검은색 스타킹으로 잘 빠진 각선미를 돋보이게 하고 있었는데.. 저것도 밴드 스타킹인지 궁금해진다.
“이봐!.”
“....네..네??”
“가능하겠냐고!”
“아!.. 죄송합니다.. 아무리 그러셔도 CC의 모티브나 이전의 디자인까지 다 고려해서 한 대리한테 넘겨줘야 할 텐데.. 일요일까진 불가능할거 같은데요..”
“무슨 소리야!. 그냥 로고하고 문구 집어넣고 가장 적합한 걸로 제출하면 끝이지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 건가!?”
“아무리 그래도..”
“이 친구야... 갑자기 연락 와서 들어오라는 통보에 지금 사장님 기분이 얼마나 업 되어 있으신지 몰라? 안 되도 된다고 해도 모자랄 판에.. 자네하고 무슨 인연이 있어서 자네도 함께 미팅에 불렀는진 모르겠지만 밥벌이는 해야 할 거 아닌가!”
“.....”
“과장님.”
“예!. 됩니다.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아뇨. 너무 성급하게 일을 진행시키는 것도 무리수가 따를 수 있으니까요. 다음 주 말까지 부탁드려도 될까요?”
“아닙니다. 이런 기회를 주신 것도 감사한데. 정말로..”
“아니에요. 지금 가격도 위에선 충분히 만족하실 거 같고요. 신제품도 괜찮은데 괜히 서둘러서 망치고 싶지 않아서 그런 거예요. 어차피 전시회는 3개월 정도 남았으니 시간은 충분하니까요. 그리고 괜히 직원분들 고생시켜서 제대로 안 된 물품 받아봐야 저희도 손해니까..”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저희 사정까지 생각해주시니.”
“팀장님.”
“들어와요.”
“말씀하신 전년도 홍보물 시안들 가져왔습니다.”
“일 보세요.”
“네.”
“현강 대리님 일일이 찾을 필요 없으시라고 저희 디자인팀에 자료 요청했어요. 이거 보시고 참고해주세요.”
“예?? ..네.”
“그럼 미팅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전 일이 있어서요.”
“...네.”
“감사합니다. 고생하십시오.”
절을 하듯 허리를 숙여 도도하게 또각거리는 구둣발 소리를 내며 걸어 나가는 세희에게 인사를 하는 과장의 옆에서 얼떨결에 목례라는 어정쩡한 인사를 하게 된 나다.
“윽..”
세희가 사라진 미팅실에서 과장이 내 조인트를 힘껏 걷어 찼다.
“뭐하는 거야!”
“으~..예?”
“예?~~ 예에?!”
“..”
“자네 미쳤어? 한 대리 좀 본받으라고! 무조건 ‘예’라고 대답하는 것 좀 배우라고 그렇게 얘기했건만.. 오늘 지목만 안했으면 한 대릴 데려오는 건데.. 에휴..”
“지목이요?”
“그래! 자네 여기 오대리인가하고 아는 사이라면서? 그 분한테 근사하게 저녁이라도.. 아니지.. 나도 함께 동참할 테니까 자리 한번 마련해봐. 이곳에 인맥있다고해도 아무나 줄 댈 수 있는 곳도 아닌데. 우리 물건을 극찬했다고 하더군.. 자리 한 번 마련해!”
“오대리?”
“그래 오대리!”
오대리가 누구냔 말인가.
물론 세희의 장난질이 분명했지만 난 얼떨떨한 표정을 숨길수가 없었다. 집요한 과장의 말은 무조건 시행하게 하는 성격상 분명 오대리란 있지도 않은 남자와의 자리를 만들어야 할 지경이었기에 걱정이 앞서 당황한 기색을 숨길 수 없었던 것이다.
“과장님?”
“..예!.. 아. 죄송합니다. 금방 나가보도록 하겠..”
“그게 아니고요. 혹시 오해라도 하실까봐 그러는데 인맥이나 뒷줄이나.. 그런 거 절대 금물인거 아시죠.”
문을 열고 세희가 다시 허리 숙여 인사하는 과장에게 일침을 가했다.
“그..그럼요.. 저흰 제품의 혁신성과 확실함으로 승부하는 회삽니다.”
“네. 그렇지 않아도 현강 대리님이 메일로 보내주신 자료보고 뒤늦게 합류 시켜드린거니 혹시나 어리석은 행동은 자제해주세요.”
“하하하하.. 당..연한 거죠.”
“저희 감사팀이 많이 무섭거든요.”
“예?..하하하하하하”
“아!.. 그리고 현강 대리님.”
“네?”
“시간 되시면 전년도 카피도 금방 나온다고 하니 기다리셔서 받아 가시면 어떨까요?”
“....”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신경써주시고..당연하죠. 자넨 기다렸다가 받아오고.. 전 이만 들어가 보겠습니다. 저희 한 대리한테 빨리 이것들 넘겨서..”
“예. 수고하셨습니다.”
과장과 세희가 나간 회의실에서 난 멍하니 벽시계를 바라보게 된다.
우리 사무실만한 회의실의 크기에 압도되어 지금 발생하고 있는 사건에 피식 웃음까지 지으며 의자에 앉아 멍해졌다. 사실 그녀의 봤던 행동으로 CC에서 일하는 게 맞기는 한 건지 의심을 했었는데..
“놀라셨죠?”
“..예? 아..아닙니다.”
“말 편히 해요,.”
“..이건 무슨 장난질이죠? 장난치고는 너무 큰 장난 아닌가요?”
“장난질이요?”
“...네.”
“전 공과 사는 확실한 편이라고 말씀드린 거 같은데..”
“...”
“이번에 언론에서 시끄럽게 했던 ‘일감 몰아주기 대책 방한’으로 우연찮게 타이밍이 맞은 것뿐이에요. 오해하지 마세요.”
“...그렇다고 일면식도 없는 저희 같은 소기업에게..”
“그러니까 더 감사대상에서 빠지는 거죠.”
“...”
“물론.. 현강씨가 저한테 서비스를 해야겠지만....”
“서..비스라뇨?”
테이블에 엉덩이를 기대고 앉은 세희의 모습은 흡사 일본 AV의 OL을 떠올리게 했다. 높지 않은 단정한 구두를 신은 채 테이블의 모서리에 짓눌린 스커트 엉덩이 부위의 일그러짐과 얘길 하며 내가 아닌 바닥을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 처리에 묘한 성적 매력까지 느끼게 된다.
맨들거리는 검은색의 스타킹에 드러난 살색의 종아리를 조금씩 움직일 때마다 이곳이 그녀의 회사 안이란 것도 잊게 만들었다.
“당연한 거 아니에요? 이런 기회를 달라고 찾아오는 업체들이 얼마나 많은데..”
“...절 돈 주고 산다는 말인가요?”
“예? 하하하.. 이 건이 잘 되면 현강씨한테 돈이 직접 들어가요? 아!~ 성과급은 나오겠다..”
“제가 말했지만.. 전 딱 중간이 좋습니다. 감당하기 힘든 일도 싫고요.”
“음~.. 농담이에요. 너무 깊게 생각지 마세요.. 그냥 고마워서 그런 거니까. 어차피 심사 대상에 포함 시켜 드린 것뿐이고.. 경쟁구도는 다 똑같아요. 아무리 현강씨라도 특혜는 없는 게 당연하고요.”
“당연하죠. 솔직히 지금 이런 상황 불편합니다. 제게 뭐가 고마운 진 모르겠지만..”
“제 사정 다 알게 됐는데도 협박이나,, 요구 같은 게 하나도 없어서.. 그리고 질투해줘서 고마워서요.”
“지..질투라뇨. 제가 무슨 질투를..”
“글쎄요.. 근데.. 저 회사 내에서 노출은 한 번도 안 해봤는데..”
“...예?”
“...”
그녀가 테이블에 엉덩이를 기댄 채 천천히 다리를 역V자리 벌린다. 조금씩 스커트의 끝자락을 말아 올리며 검은 스타킹의 밴드를 드러냈다. 탄탄한 허벅지의 굴곡을 그대로 드러내는 스타킹의 빛 반사에 난 그녀의 얼굴이 아닌 다리를 향해 심하게 떨려오는 심장을 주체 못하고 쳐다보게 되는데..
“아까.. 화장실 가서 팬티를 벗는데.. 처음으로 제가 미쳤다고 생각했어요...”
“...”
“그리고.. 처음으로 제 모습을 보고 커졌을.. 현강씨 거길 생각했고요.”
“예..네!?”
“그 사람 이후로.. 구체적인 남자는 단 한 번도 떠올려본적 없는데....”
“잠깐만요.. 여기 서요?”
“저.. 이상하죠.”
“그..그게..”
그녀가 천천히 내게 다가왔다. 걸어온 게 아닌 테이블에 기댄 채 옆걸음으로 다가와 내가 앉아 있는 의자 바로 앞까지 다가와 천천히 한 쪽 무릎을 세우기 시작한다.
크게 벌어진 스커트로 옆트임의 찢어진 부분이 벌어질 수 있는 크기의 한계를 보여주며 세희의 흰 살결과 대조되는 검은색의 밴드 부위를 고스란히 드러내며 세운 한쪽 무릎과 뻗은 허벅지 교차점의 중심으로 스커트로 인해 그림자가 드리워진 사타구니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꿀꺽.”
“우리.. 사귈래요?”
“..”
“아니.. 같이 공존해요. 서로 도우면서.. 제 모습 가장 가까이에서 봐주시고.. 가끔...”
“가끔??”
“....어때요?”
“그게..”
“제가 더럽게 보이세요?”
“아닙니다!. 그런 게 아니고..”
“처음이에요.. 한 사람한테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건.”
“..”
“부담.. 스럽나요?”
“그게 아니고..”
“물론..제 변덕으로 언제까지.....”
이미 내 시선은 잘 보이지 않는 그녀의 사타구니 속을 탐하기에 바빴다. 이렇게 큰 회의실 안에서 내게 갈질 맛을 느끼게 하는 그녀의 행동에 조금씩 짜증이 묻어나기 시작했고, 절제란 단어를 곱씹으며 당장이라도 이 여자를 테이블에 기대게 해 스커트를 허리까지 끌어올린 후 그대로 박아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참느라 힘에 겨워진다.
흰색 레깅스로 충분히 증명된 그녀의 동그란 엉덩이를 더 추켜세우며 스커트를 움켜쥐고 보지에 자지를 집어넣고 쑤시길 반복하고 싶은 충동을 가까스로 억누르는데.. 세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회의실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똑똑~’
“김세희 팀장님..”
노크소리에 그녀가 황급히 자리를 옮겨 의자에 앉자마자 40대 초로 보이는 뚱뚱한 한 남자가 들어왔다. 보기에도 육중해 보이는 뱃살만큼이나 이중 턱의 생김새에 나이보다 훨씬 더 들어보인다는게 맞을 것이다.
“총괄 팀까지 직접 무슨 일이시죠? 마공탁 대리.”
“......잠깐 시간되시나요?”
“아뇨. 지금 미팅중인데요.”
“...”
날 쳐다보는 남자의 시선이 곱지가 않다.
직감적으로 누구인질 직감할 수 있었다.
“팀장님하고 연락이 안 돼서요. 직원들 시선까지 감수하고 직접 올라왔습니다.”
“왜요?”
“그거야...”
남자의 시선이 날 향해 옮겨졌다. 꼭 거추장스러운 불청객을 노려보는 듯 한 시선에 난 갈등을 느끼게 된다.
내가 생각했던 남자가 맞는다면 난 세희를 지켜야 했지만 섣부른 오판으로 괜히 큰 문제를 발생시키기엔 장소가 너무나 좋지 않았다.
“급한 업무 외 일이시면 그만 돌아가 주세요. 지금 중요한 미팅 중입니다.”
“무..뭐라고?”
“또 말씀 드려요?”
“......”
남자의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진다. 당장이라도 손을 올려 세희의 뺨을 내리치려는 듯 손가락들을 꽉 다물곤 힘껏 주먹을 쥔다. 그러나 세희에겐 안중에도 없는 인물처럼 고개를 돌려 날 다정히 바라보며 방금 전과는 사뭇 다른 목소리로 입을 열기 시작했다.
“현강씨 그럼 초안이 작성 되는대로 제 메일로 넣어주세요.”
“예?.. 네.”
“기껏 길들여놨더니 반항하는 건가.. 왜? 이제 사내들의 시선만으로는 충족이 안 되나 보지? 하긴 질질 싸면서 애원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으니.”
“뭐라고요?!”
남자의 말에 세희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목소리를 크게 했다.
내 귀를 의심할만한 남자의 말에 나조차도 놀라긴 마찬가지였으니 세희는 더 황당했을 게 분명했고 이방인인 날 앞에 두고도 남자의 쓰레기 같은 단어와 모욕적인 말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남자도 직감적으로 나와 세희의 관계를 느끼고 있는 건지 다분히 의도적으로 세희의 주인은 자신임을 어필하는 듯 보였다.
“팀장 좋아하시네.. 음란한 몸뚱아리에 자지라면 다 좋아 미치는 년이 도도한척하고 앉아있다는 말입니다. 김세희 팀장님!.”
“....”
세희가 테이블 위에 놓인 자신의 주먹을 꽉 쥔다.
“현강씨? 이 년이 어떻게 꼬리를 쳤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년하고 어울리면 좆된다는것만 알아두쇼. 남의 가정 파탄 낼 여자하고 엮여서 괜히 피 보지 말고.”
“그런데요?”
“뭐? 그러니까 이년이 얼마나 음란하고 음탕한 년인지는 몰라서 그러..”
“그게 당신하고 무슨 상관인데요? 마대리..님이라고 불러드려야 되나요? 마스터씨?”
“....”
“가정을 파탄 낼 년이라고?...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내 큰 웃음에 세희도.. 그리고 날 무섭게 노려보던 마대리란 놈도 적자니 당황한 듯 얼어붙어버렸다.
내가 왜 이렇게 크게 웃게 된 건지.. 세희란 여자에 대해 이 남자보다 더 자세히 알고 있다고 자부할 순 없었지만 이 남자란 놈의 인격에 대해선 만난 지 몇 분이 지나지 않은 나도 충분히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못 들으셨습니까? 지금 중요한 미팅중이라는 김세희팀장님의 말씀을요!? 마대리님!!!!!”
“이..이 새끼가..”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