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6화 (56/84)

" 그런 건 나중에 다 바로 잡으면 된다.일단은 아론 네가 혜림과 성대한 혼인부터 해라." 

" 알겠습니다 형님." 

제우스가 잠시 생각에 잠긴다.

' 가문의 장자에게만 전해지는 조상님들의 예언이 들어 맞는구나.

지혜의 숲, 나무의 아들이 우리 집안에 들어 오면 천년 고향으로 돌아가게 될 거라는 그 말씀이 내 대에 와서 실현되는구나' 

서울의 밤. 수현이 광호와 오랜만에 만나 저녁을 먹고 차를 마시는 중이다.

" 넌 몇달에 한번씩 한국에 오는구나.사라는 왜 한번도 안 보여 주는 거니? "

" 사라는 준비 중이거든. 한수현의 주인이 될..."

" 김치국부터 마시지 마라. 난 그럴 생각 조금도 없으니."

" 지금은 그렇겠지.혜림 길들이는 재미도 좋을테니..."

" 그거하곤 상관 없이 사라 같은 유형은 내가 원하지 않아."

" 이유는? 넌 혜림에게도 굴종했잖아? "

" 사라는 따뜻한 마음이 없어. 섭을 사랑으로 대하지도 않고..."

" 넌 그럼 혜림을 다른 섭들을 사랑으로 대하니?"

" 그래.내 몸같이 아껴.."

" 혜림이 너를 섬기는 이유가 이거였구나.

내가 명령을 했지만 아론의 청혼을 받은 상태에서 주종관계를 청산해 버리고 거부해 버리면 그만이었을텐데... "

" 헬레나는 혜림을 아껴.차갑고 냉정해 보이지만 혜림을 위해서라면 아마 목숨도 내놓을 수 있을 거야.

근데 너나 사라는 그게 아닌 듯 해. 내 말이 틀린 거야? "

" 맞아. 나와 사라는 혜림을 사랑하지 않아. 그저 머리 좋고 말 잘 듣는 노예 똥개로 생각할 뿐이었지."

" 혜림이 사내를 좋아 하지 않는데 왜 너만은 예외였을까? "

" 한수현 너도 잘 모르는 모양인데.....혜림의 첫사랑이 아론이다. 

부모님 사고 이후 혜림은 선친의 친구인 제우스가 거두어 제국에서 살게 되지.

그 때 만난 아론이 혜림의 어린 날의 키다리 아저씨이자 든든한 오빠였지."

" 그런데 왜 아론을 멀리 하게 되는거야? "

" 한국에서 혜림이 부모님 사고의 내막을 삼촌으로부터 들어 알게 되지.

그 이후 혜림이 제국을 떠나 생활하게 되고 아론을 멀리하게 된 거야."

" 넌 그런 사실을 어찌 그리 잘 알아? "

" 혜림이 자랑하는 6명의 제자들 중 한국인이 4명이다.

나와 희주 희경 이강....우리들은 혜림의 아픈 과거사를 다들 알아." 

" 그럼 혜림이 아론을 떼어 내려고 너에게 일부러? "

" 일부러는 아니고...혜림이 나를 사랑한 건 맞아. 그렇다고 아론보다 더 사랑했다고 보지는 않아."

" 헬레나는 아론을 사라는 너를 차지하려고 혜림을 가차없이 짓밟았고....

아론은 지켜 봐야만 했고...넌 사라와 동조해서 혜림을 길들였고...."

" 혜림은 좋은 스승이었지.

나에게 자신을 짓밟아서라도 사라를 가지고 제국의 중심으로 들어가라고 하며 제자의 앞길을 열어 주었지."

" 제자들 중 네가 가장 큰 혜택을 본 것이겠지?"

" 그래...그리고 난 혜림에게 한수현을 선물로 줬지.혜림의 영원한 동반자를... "

" 나는 광호 네게 어떤 용도야? 혜림을 네 손아귀에서 빠져 나가지 못하게 대신 잡고 있어야 하는 존재인 거야? "

" 왜 싫어? 싫으면 언제든지 말해. 그만두게 해 줄 테니..."

수현이 광호를 쳐다 보자 광호가 빙긋이 웃더니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낸다.

" 혜림의 부탁대로 수현이 네 혀에 걸린 링 제거해 줄게. 

혜림의 결혼식 마치고 제거하려 했는데 만난 김에 처리하지 뭐."

광호가 주머니에서 꺼낸 작은 기계의 버튼을 누르자 수현의 입에서 작은 소리가 들리더니 링이 벌어지는 것이 혀끝으로 느껴졌다.

수현이 링을 뱉아내자 광호가 말한다.

" 아래에 달린 마지막 링은 내가 제거하는 것보다 사라가 해 주는 게 낫겠지.

과연 네가 그걸 제거하기를 원하게 될지...아님 사라에게 굴종하게 될지 지켜 보도록 하지."

" 난....혜림만 있으면 될 것 같아..." 

" 장담하는데 넌 주인 없이 못 견뎌."

광호의 말에 수현이 곰곰히 생각에 잠긴다.

' 주인이라....하지만 광호나 사라는 아니야.절대로...' 

연말을 앞 둔 겨울.

아론과 세계적인 이슈가 되는 결혼식을 올린 혜림이 신혼 여행을 떠났다. 

수현이 결혼한 학교 대강당에서 같은 날짜에 혼인식을 올렸다. 

그리고 수현이 갔던 그 곳으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혜림이 수현에게 애걸해서 그렇게 한 것이다. 

개가 주인의 갔던 길을 가는 건 당연한 것이라며 애원하여 수현도 결국 허락해 주었다.

동남아의 한적한 바닷가. 

아론이 마음 먹고 잡은 호텔은 워낙 고급 휴양지라 사람들의 흔적이 드물었다. 

혜림이 팔등신의 늘씬한 몸매를 뽑내는 비키니를 입고 아론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평생의 염원을 이룬 아론은 입이 귀에 걸리도록 좋아했다. 

조각같은 기품 넘치는 미남자라 주위의 여자들의 시샘 어린 눈이 쏟아졌다. 

그리고 아론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혜림을 바라 보는 여자들의 눈엔 질투와 경탄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 아론 그렇게 좋아? "

" 혜림님. 오늘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 이 모든 것이 수현 주인님의 은덕임을 잊으면 안 된다.

주인님 아니었으면 난 그냥 혼인 신고나 하고 아론의 귀두에 노예링이나 채우고 개로 받아 들이려고 했어."

" 명심하겠습니다."

" 이젠 수현님의 혀에 걸린 링도 제거하라고 해 줘. 마르스에게 전화해서 ."

" 이미 그렇게 조치했습니다."

" 그랬구나. 그나저나 난 아론에게 너무 해 준게 없네. 

너무 기다리게 하고 마음 아프게 하고....

헬레나에 이어 수현님에 매인 몸으로 혼인 하고 " 

" 아닙니다. 남은 삶을 함께 할 수 있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 바보 같애. 보기 드문 순애보야. 이리와 키스해 줄게."

혜림의 디프 키스는 아론을 황홀경에 빠지게 했다. 

자신의 이십년 사랑의 결정체가 바로 이 순간이라 생각하니 아론은 가슴이 뭉클했다.

" 아론, 수현주인님께 간청해서 아론의 2세도 낳을거야. 늦은 나이로 힘들겠지만..."

혜림의 말에 아론은 온 몸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사내로서 자식을 가진다는건 본능적인 감격일 수 밖에 없었다.

욕실에 들어가던 혜림이 아론을 부른다.

" 오늘은 특별히 목욕 시중 허락하마.새신랑 아론"

" 감사합니다 혜림님"

아론이 여신을 숭배하듯 혜림의 눈부신 알몸에 비누칠을 해 간다.

들어갈 곳과 나올 곳이 오묘하게 곡선을 이루는 윤기 흐르는 혜림의 몸매와 상큼한 체취에 아론이 정신이 없다.

깨끗하게 몸을 씻긴 아론이 욕실 바닥에 무릎을 꿇더니 혜림의 엉덩이 사이에 얼굴을 묻자 혜림이 두 발을 벌려준다.

아론의 떨리는 손이 혜림의 엉덩이를 벌리더니 국화꽃 모양의 항문에 입을 맞춘다.

혜림이 허리를 숙여 두 손으로 벽면의 거울을 짚는 자세를 취하자 아론의 혀가 한결 수월하게 국화꽃을 핥게 된다. 

" 혜림님....나의 영원한 지배자, 주인님..."

" 아론.그 곳을 핥을 수 있는 사내는 세상에서 네가 유일할 거야.하흑....더 깊이..핥아..."

혜림이 한 손으로 아론의 머리카락을 당기며 명령하자 

아론의 긴 혀가 혜림의 배설물이 나오는 곳을 핥아가며 남국의 첫날밤이 깊어간다. 

서울. 수현은 화란, 장미와 더불어 한겨울의 만찬을 즐기고 있었다. 

" 오늘 방송국에 새로운 아나운서들이 최종 입사했는데 유독 눈에 띄는 여자가 있어요"

" 그래? 장미가 그렇게 말할 정도면...."

" 한국인 외조부를 둔 스위스 애인데 미모가 아주 장난이 아니예요. 

방송국 임원들이 모두 감탄을 할 정도예요."

" 나도 시댁에 들렀다가 얘기는 들었어. 한국 이름이 한미실이라던가?"

" 맞아요. 우리말을 얼마나 잘하던지....표준어, 사투리 모두 능수능란하더군요"

" 시어머님이 그러더구만. 취미가 판소리, 서예라고 하던가? "

" 거기다가 스위스인답게 외국어도 6개나 한다더군요. 

영어,불어, 독어, 이태리어, 한국어, 중국어까지요. 벌써부터 국제부의 샛별이예요"

" 내년엔 장미가 아마 저녁 메인 뉴스 앵커 맡을 거야. 

지금 맡고 있는 앵커는 자기 고향의 시장보궐선거에 출마한다고 사의를 표했어" 

" 장미야. 미리 축하한다"

" 고맙습니다 주인님."

" 장미가 열심히 한 덕분이지."

" 화란 언니는 어때요? "

" 나야 뭐.....괴짜들 많은 미술계 인사들과 맨날 치고 박는 게 일이다. 

그러다 정들면 우리 측으로 끌어 들이고...."

" 남학생들이 화란 언니 보고 그렇게 대시를 많이 한다며..."

" 요즘 애들은 연상이 더 좋다고 하며 대시하는데 한편 어이 었더라. 

이건 뭐 솜털 날리는 애들이라 대화도 안 통하고...."

" 잘 찾아 보지. 괜찮은 수컷 있는지. ."

" 전 주인님만 있으면 됩니다."

" 이하동문."

" 그렇게 아부 안해도 된다. 요즘 희주 서울시장 비서실장과 희경 보좌관이 질투하더라 

자기들보다 화란 장미 더 자주 만난다고."

" 어머 그래요? 장성이도 그런 말 하던데....심지어는.."

" 장성 보좌관이 뭐라 하던데..? "

" 혹시 누나랑 의원님 사귀냐고 진지하게 묻더군요. 

오검사 사귄다고 인사시켜 주고 나선 그런 말은 안해서 다행이예요"

" 오검사는 잘 하지?"

" 잘해요. 저를 여신 떠받들듯이 받들어요" 

" 오검사 어머니가 좀 피곤한 스타일인데....화란도 겪어 봐서 알지? "

" 제가 장미에게 미리 학습시켰어요. 

절대로 어른이라고 무조건 고분고분하지 말라고요. "

" 상견례 하는 자리에서 그랬어요. 

부친은 돌아 가셨고 모친은 수년째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신세라고요. 

남동생도 책임져야 할 입장이니 혼수 같은 건 너무 기대하지 말라고요."

" 잘했다. 화란이 넘겨준 빌딩이 있으니 또 예전 버릇 도질까 염려된다."

" 자 오늘은 특별히 이 호텔 특실로 잡아 두었다. 오늘밤 네 년들 둘 모두 죽여주마"

그 시각. 신혼 여행 마지막 밤을 보내던 혜림은 온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서 아론이 고개를 숙이고 무릎을 꿇고 있었다. 

" 이게 어떻게 된 거냐? 

주인님의 혀에 걸렸던 링에서 나온 이 말이 무슨 상황인지 네 놈이 말해 봐라."

순간 아론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 아차, 저 링을 생각하지 못했구나'

" 이제 수현님 링에 접속할 일이 없어 해지하려고 접속했더니 접속 기록 부분에 네 놈목소리인데....

뭐라? 아론님을 주인님으로 모셔. 

이게 무슨.... 

설마 네 놈이 수현님을 미국으로 오라고 해서 해꼬지 한 거냐? 

" 혜림님. 그게 아니라...."

" 닥쳐라. 감히 네 놈이 내 주인님을 개로 거느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 전 한수현이 혜림님 주인인 것이 못마땅했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안전 장치를 마련..."

순간 혜림의 손이 번쩍하더니 아론의 뺨을 사정없이 후려 갈겼다. 

" 주인이 섬기는 주인님을 네 놈이 개로 거느린다는 게 말이 되느냐? 어찌 그런.."

" 잘못했습니다. 혜림님." 

" 거기다가 헬레나님을 그렇게 만든 게 네 놈 짓이라고? 이런 개보다 못한 놈이..."

" 혜림님. 제발...용서를..."

" 당장 내 눈 앞에서 사라져라. 꼴도 보기 싫으니..."

" 혜림님.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 그런 것도 모르고 네 놈에게 미안하고 고마워서 네 놈 2세를 낳아 주려고까지 했으니...."

" 혜림님...."

" 나가 개새끼야....당장 꺼져."

악을 쓰는 혜림의 눈엔 불꽃이 튀었다.

아론은 할 수 없이 일어서 밖으로 나왔다. 

'휴, 이 일을 어찌 해결하나. 답답하구나'

안에서는 혜림의 대성통곡성이 터져 나왔다. 

남국의 밤은 그렇게 잠 못 드는 두 사람에게 너무나 잔인하도록 길었다. 

연말의 뉴욕 야경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지적인 금발 백인 미녀

하버드의 여신이라 불리는 하이디 글럼 교수.

'지금쯤 주인님께서는 신혼 여행 중이시겠지.

아론에게 새신부처럼 애교도 부리실까? '

글럼 교수의 눈앞에 자신의 자랑스러운 주인의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십여년 전 너무 지나친 학구열에 건강을 상한 고등학생이던 그녀가 휴학을 하고 

요양을 떠난 스위스 산중 별장에서 만난 그녀의 인생의 스승이자 주인.

'같이 보낸 시간은 1년도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나 하이디 글럼의 평생의 스승이자 주인이 된 분.

뵙고 싶고 모시고 싶구나.

마지막으로 모신게 내가 가을에 한국에 세미나 갔을 때니까 석달이 지났구나.'

글럼의 입가에 미소가 어린다.

한국의 서울의 오래된 고택에서 그녀는 은밀하게 혜림을 모신 색다른 기억이 떠오른다.

'온돌방 비단금침 아래서 황홀한 밤이었지.내 평생 사내는 모르고 살게 될지도...

주인님만한 매력을 가진 사내는 아직 못 만났는데 앞으로도 그럴 것 같고'

그 때 노크 소리가 들리며 화려한 외모에 세련된 치장을 한 여자가 들어선다.사라 루빈스타인.

미소짓던 글럼의 얼굴이 싸늘해지며 눈빛이 차가워진다.

사라가 객실 룸안에 들어서더니 외투와 핸드백을 구석의 옷걸이에 걸고는 

무릎을 꿇더니 네 발로 기어 글럼에게 향하기 시작한다.

사라의 뒤통수를 글럼이 지긋이 눌러 밟는다.

" 천한 똥개가 주인님을 뵙습니다."

" 늦었구나.무려 3분이나..."

" 죄송합니다 주인님.연말이라 교통 사정이..."

" 3분이면 180초니까 180대의 매질을 하려면 오늘밤 내 손이 심심하지는 않겠구나....."

사라의 몸이 떨리기 시작한다.

진작 도착했지만 지난 번 글럼의 명령대로 체벌을 받기 위해 3분 늦게 방에 들어 온것이다.

글럼의 매질은 가혹하기 이를 데가 없다.

전문 에셈 클럽의 건장한 멜섭들조차 수십번의 매질에 기절시키는 글럼의 잔혹한 매질 솜씨였다.

" 천한 개는 주인님의 처벌과 함께 자비와 은혜를 바랄 뿐입니다." 

" 벗어라"

" 예 주인님" 

사라가 옷을 벗고는 다시 네 발로 엎드린다.

글럼이 핸드백에서 개목줄을 꺼내더니 사라의 목에 채운다.

리더줄을 걸고는 단호한 음성으로 명령한다.

" 짖어."

" 멍멍머 멍멍멍 멍멍"

사라는 알고 있었다.

글럼의 심기가 불편해지면 말이 점점 짧아진다는 것을.

그리고 그런 날에는 자신이 가혹하리만치 처절하게 당해야 한다는 것도 이미 뼈저리게 체득하고 있었다. 

사라가 조용히 테이블에 놓인 케인을 집어든다.

왼손으로 리더줄을 당기더니 오른손으로 케인을 휘두르기 시작한다.

"짜악 짜악.."

"멍멍멍...하흑..아악...멍멍"

"짜악 짜악"

"아악..멍멍머 멍멍"

수십대의 매질이 끝났다.

"개년 제법 잘 버티는구나.자 두번째 매질을 시작해 볼까"

글럼이 채찍을 집어들더니 사라의 온 몸을 후려 갈긴다.

" 멍멍머 멍멍"

사라가 아픔을 잊기 위한 듯 있는 힘껏 짖기 시작한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 사라의 입에서 짖는 소리가 점점 낮아진다.

"이제 겨우 100대다.아직 80대나 남았다.그만 하기를 원하면 나가도 좋다."

"아닙니다. 주인님...계속 짖겠습니다." 

"좋아 그래야지. 

사내에게 환장해 주인으로 모시고 싶던 스승을 배신하고도 모자라 

스승을 개로 길들인 똥개보다 못한 개년이면 개년답게 처신해야지"

"예...전 그런 개년입니다. 그러니 부디 저를 용서치 마시길...."

"미친 년.용서는 당사자에게 받아야지."

"전 그럴 자격 없습니다.그럴 염치도 없습니다."

"그럼 나머지 80대 시작해볼까? "

글럼의 채찍이 허공을 가르고 다시 잔혹한 매질이 시작된다.

기진맥진한 사라가 결국 혀를 내물고 쓰러진다.

희고 곱던 온 몸에 매질 자욱이 가득하다.

그리고 사라의 아랫도리에는 고통을 견디다 못해 싸놓은 오줌과 똥으로 흥건했다.

"다음에 올 때는 5분 늦게 오도록....그럼 300대인가? "

"주인님께서 매질을 약하게 해 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그래 내 마음대로 해 버리면 네 년은 이미 저 세상 사람이지.청소하고 씻고 나오너라."

"예 주인님."

사라가 바닥에 싸지른 배설물을 입으로 핥아 삼켜 가며 청소를 하는 모습을 글럼이 물끄러미 쳐다 보았다.

'주인님의 명령대로 비너스 라인에 들어간지 얼마 후 사라가 나를 찾았지.

주인님 말씀처럼 사라는 펨돔을 모시고 싶어 갈증난 상태였고...

이미 헬레나님과 주인님으로부터 어느 정도 길들여진 상태의 사라는 

결코 마르스만으로 만족 못할 거라는 주인님 추측이 맞았지.

마르스가 없으면 내게 몰래 지배받기를 원한 지도 벌써 몇 년째.

내가 주인님의 숨겨진 칼이라는 사실을 사라는 짐작도 못하겠지.

주인님이 임신했을 때 스위스에 있었던 건 설하님 외엔 아무도 모르니..'

한참 후 사라가 알몸으로 글럼앞에 앉는다.

글럼이 사라의 몸에 약을 바른다.

"자 이젠 용건을 말해 주마. 글럼,한국으로 가서 혜림을 만나라."

"그게 무슨...혜림을 왜 만나야 합니까? "

"혜림과 아론의 아기를 네 자궁에서 키워 줘야겠다. 말 그대로 순수한 대리임신모..."

"제국의 의술이니 충분히 가능하겠지만....그리 해야 하는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네 년을 혜림의 최측근에 심기 위해서이다.

지난 수 년간 네 년의 레벨을 그대로 두었으니 네 년은 거기에 불만을 품고 비너스 라인을 나가는 것으로 하고...

지혜의 숲 라인에 들어 가고 싶다고 해라.그 충성의 증거로 대리임신모를 한다고 하면..."

"그 라인엔 이미 희주 희경이 있는데 제가 간다는 게 설득력이 있을지..."

"희주 자매는 정치 문제에 점점 시간을 빼앗기게 된다. 그 틈을 네 년이 차지하고 들어 가면..."

"마르스님의 뜻이군요.제가 사라님과 자주 어울린다고 그리 조치를 한..."

"미안하구나.난....도저히 마르스를 거역할 수가 없어. 마르스가 원하면 난 뭐든지 해야 하는..."

"결국 저도 혜림과 같이 마르스님 때문에 사라님께 버림 받는 입장이 되는군요."

"그건 아니야.비너스 라인의 후계자 자리는 글럼이야."

"알겠습니다. 그 말씀 믿고 기꺼이 두 분의 뜻대로 하겠습니다."

"내가 앞으로도 글럼 앞에 개처럼 굴종하는 것도 변함없는 사실이야.

비록 온전한 주인은 아니지만....."

"제가 혜림을 길들여 볼까요? "

"힘들거야.이미 한수현이라는 주인이 있어서..."

글럼의 눈빛이 반짝인다.

'이렇게 주인님 곁으로 가게 되는구나. 

마르스, 사라 오늘의 결정을 뼈저리게 후회하게 해 주마.' 

등을 보이고 앉은 사라의 표정이 처연하다.

'난 왜 마르스 말에 꼼짝을 못하지. 

주인으로 모시고 싶던 혜림에 이어 이젠 주인 대역을 하던 글럼까지 보내야 하다니...'

멀리서 파도 소리가 들리는 고요한 달밤

혜림이 멍하니 창밖을 마라보고 있다.

발밑에는 아론이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벌써 몇 시간째 혜림은 아무 말이 없다.

아론은 발이 저린 고통을 애써 참으며 혜림의 말만을 기다린다.

" 아론...."

" 예 혜림님."

" 그거 알아? 내 첫사랑이 아론이라는 거."

" 대략 눈치는 채고....."

" 13살에 부모님 사고가 있은 후 아버지의 친구인 제우스가 나를 제국의 가문으로 데려 갔을 때 

처음 본 아론은 동화속 왕자님 같은 귀공자였어. 잘 생기고 친절하고 똑똑하기까지 한...

서혜림 인생에 가장 잘 난 사내를 만난 것이었지."

" 과찬이십니다. " 

" 대학 입학 무렵 숙부님으로부터 부모님 사고의 배후에 아론의 가문인 제국이 연관되어 있다는 소리를 듣고 눈앞이 캄캄했어.

가장 먼저 나를 보며 늘 웃어 주던 키다리 오빠 아론의 얼굴이 떠올랐어.

며칠을 꼬박 생각에 잠겼는데 결론은 아론과는 인연이 아니라는 거였지.

원수의 집안과 엮여도 좋을 만큼은 아론을 사랑하지 않았는지도 몰라."

"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결정을 할 겁니다."

" 그래.정 든 제국의 터전을 떠나 나 혼자서 세상을 걸어 가는 일이 쉬운 일만은 아니었어.

부모님의 유산을 종자돈으로 삼아 금융가의 그림자조차 없는 투자의 귀재 소리를 몇 년 듣고 나니 제법 많은 자금이 모였지. 

그걸로 다시 광물 자원을 개발했고....다시 에너지와 바이오 쪽에도 나름 성공을 거두었지."

" 혜림님은 투자와 경영의 귀재였습니다.15세부터 지난 20여년 이룩한 것만 보면 경제사에 유례가 없을 여장부..." 

" 아론이 보이지 않게 도와준 것도 있었겠지."

" 그건...처음에 한두번..."

" 그래 처음에 한두번 성공못해 쓰러지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세상에서 그 정도면 많이 도와 준 거지.

20여년이 넘도록 나를 한결같이 아끼고 기다려준 아론...

나를 아끼듯이 내가 사랑하고 섬기는 주인님들을 생각해 줄 수는 없었을까?"

" 헬레나에겐 충분히 그런 기회를 주었습니다. 

혜림님을 개로 길들이면서까지 자기 욕심을 채우려고 한 건 헬레나..."

" 내가 원한 거였어.아론에게서 벗어 나기 위해서라도 내가 헬레나님을 주인으로 섬기고자 한 ..."

" 전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제 눈 앞에서 헬레나가 혜림님을 개처럼 취급하는 걸 보고는..."

" 아론. 헬레나님은 아론을 사랑했기에 그런 거야. 나를 개로 길들여서라도 아론을 갖고 싶어서..."

" 전 헬레나에게 분명히 말했습니다.평생을 기다리더라도 결혼은 혜림님과 할 거라고..."

" 그럼 한수현님은 왜 미국으로 불러 길들인 거냐?"

" 헬레나처럼 혜림님을 함부로 대할까 염려되어서..."

" 그래서 네가 나를 주인으로 모실 거라고 해 놓고 그런 짓을 한 거냐? 

헬레나 때보다 더 나쁜 경우라고 본다."

" 잘못했습니다."

" 아론...우리 인연은 여기서 끝내자.네 지분은 다시 돌려 줄테니..."

아론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며 혜림의 발목을 잡는다.

" 그럴 수는 없습니다.

제 손은 언제나 혜림님 발밑에 있을 것이고 두 눈은 언제나 혜림님만을 바라 볼 것입니다."

" 아론 네가 섬기는 주인인 서혜림은 두 분 주인님인 헬레나님과 한수현님에게는 

그저 개목줄 차고 네발로 기고 짖는 비루하고 천박한 똥개일 뿐이란 사실을 받아 들이지 않는 한 우리 앞날은 밝지 않아.

2세가 생기기 전에....헤어지자."

" 차라리 저를 죽이십시오.이 상태로 이혼하게 되면 제가 헬레나, 한수현에게 무슨 짓을 저지를지..."

" 어딜 함부로...막말을..."

" 헬레나와 한수현에게도 이미 말했습니다.제가 혜림님과 헤어지게 되면 그들도 저와 관계가 끊어진다는..."

" 그 분들은 나만큼 독하지 못하다. 건드리지 마라..."

" 부디 저를 제 남은 삶을 주인님께 온전히 바칠 수 있게...기회를.....한번만 용서를..."

아론이 머리를 바닥에 쿵쿵 소리가 나도록 찧는다.

" 아론....아침 해가 뜰 때까지 매를 맞을 각오를 하도록.

이혼 여부와 상관 없이 체벌은 해야겠으니..."

" 예 혜림 주인님....기꺼이 웃으며 감수하겠습니다."

잠시 후 신혼의 단꿈이 가득하던 호텔 객실 천장에 아론이 벌거벗은 채로 묶인다.

혜림이 그런 아론을 향해 채찍을 휘두른다.

" 짜악 짜악..."

인정사정 없이 채찍이 아론의 온 몸을 난자하는데도 아론은 애써 웃으며 신음소리 하나 흘리지 않는다.

" 개새끼...아픈 만큼 짖어..."

혜림의 차가운 명령에 아론이 짖기 시작한다.

" 머어멍멍 멍머어멍"

" 짜악 짜악..."

" 멍머 멍멍"

" 짜악 짜악..."

여명의 시간이 올 때까지 혜림의 채찍질은 그칠 줄을 몰랐다.

붉은 해가 객실을 비출 때 아론의 온 몸은 해보다 더 붉은 피로 뒤덮혀 있었다.

정신을 잃은 아론은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

" 나쁜 새끼...나보고 어쩌라고 웃는 거야...아론."

채찍을 던진 두 손으로 아론의 얼굴을 감싸 쥐며 혜림의 얼굴에 소리 없는 두 줄기 눈물이 흘러 내린다. 

서울 강남의 한빌딩

전형적인 업무용 빌딩인 이 곳 최고층에 자리잡은 퀸 스튜디오.

겉보기엔 화려한 고급 스튜디오인 이 곳은 얼마 전부터 한국 에셈머들의 메카로 불리고 있는 곳이다.

스튜디오가 있는 층과 그 아래층까지 두개층을 사용하는 상당한 면적의 업소는 유료비밀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다.

회원각자가 자기의 멤버십 번호를 누르면 입장이 가능한 정문을 통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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