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0화 (20/84)

오전에 리허설을 마치고 난 수진이 수현에게 다가와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 사흘간 외진 곳에서 고생했다고 하시면서 혜림님이 허락을 하시더군. 

하루 동안 허락할테니 네 년 개보지를 내가 키우는 그레이트 덴의 좆집으로 만들라고...

네 년 입에는 똥이나 처넣으라고....기대해도 좋아."

수현은 그 말을 듣는 순간 눈을 감아 버렸다. 

분노보다는 수진의 앞에서 개랑 교미를 하고 

수진이 배설한 똥을 처먹는 자신을 상상하며 

더러운 개보지에서는 씹물이 흐르고 있었다.

' 이젠 평생 수진에게 죽어 지내야 하는구나. 그것조차도 이젠 쾌락으로 받아 들여야겠지.'

상념에 잠겨 있던 수현을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시간은 이미 4시가 되어 가고 있었다. 

파티 준비를 위해 대기실로 향하는 수현의 입가에는 의미 모를 미소가 번졌다.

수현이 대기실에서 몇 시간 동안 사회자로서 준비를 마칠 무렵 여의도로 향하는 다리들에는 일대 장관이 펼쳐졌다. 

한국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국적도 다양한 최고급 외제차가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듯 했다.

수현의 회사 앞에 다다른 차들은 발레파킹 요원들에게 넘겨져 회사 지하 주차장과 인근 주차장으로 향했다. 

파티장으로 속속 입장하는 인물들의 면면은 상당했다. 한국을 움직이는 거물급 인사들과 주한 외국인 요원들이었다.

7시부터 파티가 시작이지만 이미 6시가 넘어서부터 입장객들로 파티장은 들뜨기 시작했다.

입구에는 자동센서장치를 이용하여 초대된 하객들을 자동 검색하여 입장을 시켰다.

저녁을 겸한 디너 파티라 시장한 사람들은 자신의 자리를 안내받자 마자 음식을 주문하기도 했다. 

전세계의 온갖 요리가 메뉴에 등장하자 미식가들은 연신 싱글벙글이었다. 

하객 규모만 3천명인데다가 방송용 장비와 방송직원, 행사 준비 요원들도 있어 

그 넓은 파티장은 거대한 부페장 같은 느낌도 들었다. 저녁 7시가 되자 대부분의 하객들은 입장을 마쳤다.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언론 등 모든 분야에서 수현 회사가 선정한 선택 받은 이 시대의 리더들이었다.

식탁에서 하객들이 웃고 즐기며 산해진미의 요리를 즐기고 있었고 

드디어 무대의 조명들이 조용한 음악과 함께 화려하게 빛을 내기 시작했다. 

고성능 마이크를 통해 중후하지만 힘찬 남성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 지금부터 한여름밤의 화려한 파티를 시작합니다 

신사 숙녀 여러분 오늘파티의 진행자를 소개합니다. 

여의도에 홀짝 핀 아름다운 두 장미를 소개합니다. 

금융가의 정열적인 장미 한수현, 방송가의 청순한 장미 이수진....

큰 박수로 맞아 주시기 바랍니다."

무대의 오른편에선 화려한 붉은 드레스의 한수현이 왼쪽 편에선 흰색 드레스의 이수진이 등장하였다. 

하객들의 시선은 점차 무대 중앙으로 모아졌다. 

마이크를 잡은 수현이 미소를 짓더니 입을 열었다.

" 안녕하십니까? 오늘 파티의 사회를 맡은 한수현입니다. 

오늘 여러 귀빈들을 모시고 저희 회사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모두의 기억에 남을 아름다운 여름날의 좋은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 안녕하세요? 이수진입니다. 

여러 파티장을 가 봤지만 이렇게 굉장한 파티는 처음입니다.

오늘 메인 엠씨 한수현씨를 도와 보조 진행을 맡게 되었습니다."

" 예, 이수진씨. 제가 많이 서투르니 많이 도와 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이 대규모의 성대한 파티를 기획하고 주최한 초대장 발송의 주인공 

서혜림 대표이사를 자리에 모셔 인사말씀 듣겠습니다."

수현의 말과 함께 무대 중앙으로 나오는 혜림. 

검은 색의 화려한 드레스는 글레머형 몸매의 늘씬함을 더욱 강조하는 듯했다. 

혜림을 중심으로 무대 위에 나란히 선 세명의 미녀들을 보는 하객들은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차갑고 요염한 붉은 장미, 농익은 흑장미, 귀엽고 청순한 백장미를 보는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 반갑습니다 서혜림입니다. 

현재 임시 대표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귀빈들을 모셔 놓고 좋은 잔치가 되기 위해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혹 부족한 것이 있더라도 너그럽게 이해 하시고 좋은 시간 가지시길 바랍니다. 

혹시나 먼저 자리를 뜨시려는 분들에게 한말씀 드리자면 오늘의 파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후회 하지 마시고 끝까지 자리를 빛내 주시길 바랍니다... "

그 때 앞자리의 누군가가 소리쳤다.

" 세 분 모두 눈이 부신 미녀들이라 가라고 등 떠밀어도 안 갈랍니다."

좌중엔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여자 하객들 중 평소 자신의 미모에 자신 있는 일부는 새초롬한 표정이었으나 

그들도 무대 위의 미인들은 하나같이 대단한 미를 자랑하는 것을 부인하지는 못했다. 

" 감사합니다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

오늘 파티 마지막 인사말씀을 대표이사 자격으로 장식할 분은 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임시 대표가 아닌 정식 대표님이 등장할 겁니다."

혜림의 말이 떨어지자 장내에 잠시 수군거림이 들려왔다.

" 모두들 그렇게 아시고...... 

오늘의 사회자인 한수현 양의 아름다운 노래로 축하 무대를 시작합니다. 뮤직 큐..."

혜림과 수진이 무대를 떠나면서 귀에 익숙한 음악이 흘려 나왔다.

전주가 끝나자 수현이 노래를 시작했다. 수현의 고음의 소프라노에 어울리는 음악....

my heart will go on 이었다. 

무대 위의 조명은 모두 꺼지고 오직 수현을 향한 하나의 큰 조명만이 비추고 있었다. 

5분 가까운 시간이 흐르고 수현의 열창이 끝났을 때 하객들은 우뢰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앵콜을 외치는 하객들을 향해 숨을 고른 수현이 정중히 인사 후 마이크를 들었다.

" 감사합니다. 다행히 듣기 싫을 정도는 아니었나 본니다. 

노래 하면서도 앵콜이 없으면 어쩌나 내심 조바심했습니다. 

제 앵콜송은 2부에서 보여 드릴 것을 약속 드리면서 다음 출연자 모시겠습니다."

수현이 다음 출연자를 소개하고 무대 오른쪽으로 비켜설 때까지 박수는 끊이지 않았다.

무대 아래 법조인들이 모여 있는 식탁에 사법부와 검경찰청의 수뇌부가 있었다 

그리고 국내 외 로펌관계자들도 있었다.

" 지금 사회 보는 미인이 이 강국 중앙지검 부장검사 처제 맞는가?"

" 그렇습니다. 청장님."

" 아깝구만. 내가 아들 하나만 더 있어도 며느리 삼고 싶은데..."

" 검찰청장이 며느리 욕심도 많구려. 두명으로도 부족한가? 

난 막내 아들이 있어도 아직 어려서 명함도 못내밀겠구만."

" 사법연수원장님도 참.....저보다는 제 손위 처남이 더 아끼는 막내 여동생이라서..."

" 손 위 처남이면....한수인 변호사 아닌가? 가만 저 쪽에 있구만."

사법연수원장이 손짓하자 한수인이 달려왔다. 대학 선배라 깍듯이 예의를 차리는 수인.

" 자네 여동생 참말 탐나는데....내 조카 녀석 소개해 주고 싶은데....임자 있는가?" 

" 선배님도 참......저 쪽 테이블에서도 지금 그 얘기 하던 중입니다. 

혼인 할 녀석 있습니다. 곧 이리 올 겁니다."

" 그래? 아깝구만 진작 알았으면....쩝"

" 대법관 선배님은 또 왜 그러십니까? 

사실은 워낙 결혼에 뜻이 없고 해서 저도 사귀는 남자 없는 줄 알았는데....

얼마 전 도적 같은 놈이 들이 닥쳤습니다 따님 달라고요."

" 누군가. 그 산적인지 도적인지....불러보게."

그 때 장지훈이 걸어 오자 수인이 좌중의 인사들에게 말했다.

" 이 놈이 그 도적입니다. 여보게 인사 드리게."

" 안녕하십니까? 장지훈입니다 이렇게 인사 드리게 되니 영광입니다 "

지훈이 귀에 입이 걸려 이렇게 바쁘게 인사를 하는 동안 

구석진 자리에서 수현을 바라 보는 한남자가 있었다. 

오수형이었다.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 하며 술을 들이키는 수형의 눈빛은 많이 침울했다.

' 이강국 부장님 말씀이 백번 맞지.

그 깐 혼수가 뭐라고 결국 그걸로 헤어지다니..... 

장지훈은 처가에서 금반지 하나 받는 걸로도 저리 좋다고 난리인데....

신부측에 예물도 최소한의 패물만 요구하고.....

장지훈은 이미 우리 법조쪽에선 봉황 잡은 남자,전생에 나라 구한 사나이 소리 듣던데... ..

장지훈만 해도 집안이나 학력 보면 나보다는 훨씬 조건이 좋지.'

그 때 무대 위의 수현이 노래를 부르자 수형의 가슴이 더욱 아려왔다. 

언젠가 수현이 노래방에서 자신의 손을 잡고 불러 주던 노래였다. 

자신이 먼저 마음이 변치는 않을 거라고 약속하면서 열창을 했었다. 

'이젠 내 인생에서 두 번 다시 그런 행복한 시절은 없겠지. 

조건만 보는 닳고 닳은 여자들만 맞선자리에 나오니.....

바리바리 싸들고 온 형수도 결국 형과 이혼하고.... 

그 착하던 형도 결국 애정없는 결혼에 신물나 바람핀 것 보면....'

멀리서 그런 수형을 보며 안스러운 표정을 짓는 이강국.

' 어리석은 사람. 그렇게도 처제를 모르다니....곧 정치할 걸 알면 더 속 쓰리겠군. '

강국은 며칠 전 자기를 찾아 와 수현에 대해 알아 보던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떠올렸다.

비밀을 유지해 줄 것을 신신당부하며 수현이 이번 보궐선거에 여당 후보로 영등포 지역 전략공천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강국이 여당의 절대 열세 지역인데 출마 하게 되면 당선 확율을 묻자 그 비서관이 웃으며 말했다. 100퍼센트라고.

' 100퍼센트 당선이라....현재 타지역 출마 예정인 야당의 3선 의원이 나온다고 해도 이긴다는게 청와대의 정보라니....

어리게만 보이던 처제가 정치를 한다...' 

같은 무대를 보면서 다른 생각들을 하는 곳은 다른 곳에도 있었다. 

에스그룹 임원들이 있는 자리.

회장, 부회장인 후계자, 감찰실장 , 전자와 생명의 사장 5인이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에스그룹 서열 최상위 5인. 재호가 연신 음식을 먹으며 말했다. 

" 회장님 오늘 아주 산해진미로군요. 많이 드십시요."

" 그래 많이들 들게. 이 정도의 파티를 할 정도면 상대는 예사 인물이 아니라고 봐야지."

" 그렇지요, 오늘 새벽부터 5대륙에서 비행기로 실어온 요리 재료만 해도 엄청납니다. 이것으로 한가지 확실해 지는군요."

" 뭡니까? 감찰실장."

사람 좋아 보이는 생명의 이수민 사장이 재호에게 물었다.

" 오늘 나중에 등장할 마르스의 조직 규모 말입니다. 글로벌 차원이라고 봐야지요." 

" 그거야 뭐 당연한 것인데.....이 정도의 파티는 처음이라서요."

" 오늘 파티에 쓴 비용이 얼마 정도라고 보입니까?"

재호가 전자의 황찬준 사장에게 묻자 황사장이 대답했다.

" 대략 4,50십억 정도 아닐까요? "

" 틀렸네. 이 정도 파티 하려면 그 금액의 서너배 정도는 더 들여야 하네."

" 그 정도입니까? 회장님."

" 음식이 문제가 아니라.....

항공료나 초대한 요리사들 체류비나 저기 무대의 세계적인 악단들 비용 감안하면....

그 정도도 많은 게 아니라네. 거기다가 방송팀도 불렀으니..."

그 때까지 잠잠히 있던 후계자가 말했다.

" 여의도의 장미가 꾸며 놓으니 방송가의 장미보다 오히려 낫군요."

" 그렇습니까? 방송가의 장미 이수진은 눈에 익숙해서 그런 것 아닌가요? 

우리 회사 전자 휴대폰 모델이라 자주 본 탓 같습니다."

"걱정 마십시오. 조만간 부회장님 곁에 한수현 뺨치는 미모의 여자 나타날 겁니다.

사춘기 소년처럼 마구 가슴 설레게 될 겁니다"

" 감찰실장은 그게 누군지 아는 듯 합니다만..." 

재호는 말없이 미소를 짓고 있었다. 

벌써 몇 달째 혜림의 곁을 떠나 있는 스즈키의 미모가 머리에 떠올랐다. 

' 스즈키 정도면.....후계자는 미인계에 넘어간다. '

저녁 식사를 겸한 파티라 식사 중인 하객들의 식사를 고려하여 

발라드 가수들과 조용한 음악 위주로 편성된 1부 순서를 마무리할 시간이었다.

" 귀빈 여러분들, 즐거운 저녁 식사 하셨습니까? 

이젠 1부의 문을 닫고 잠시 휴식 후 2부를 시작하겠습니다. 

2부에는 걸그룹들과 댄스 가수들이 많이 나올 예정입니다.

칵테일 한 잔 하시면서 신나는 시간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현의 클로징 멘트를 끝으로 무대위에는 조명이 꺼지고 암전의 적막함이 찾아왔다.

파티장의 정치권 인사들이 모인 테이블.

여야의 주요 인사들이 모여 간담을 나누고 있었다,

" 대표님, 오늘 사회자를 이번 보선에서 영입하는 게 잘 진행되어 가고 있습니까? "

" 이 최고의원, 그랬으면 오죽이나 좋을까마는.....

몇 번이나 영입의사를 타진하고 사무총장과 인재영입위원장이 사무실까지 찾아 갔는데도 

고사를 해서 어렵습니다."

" 이유가 뭐랍니까? 우리당에 대해 안 좋은 이미지라도..."

" 2,30대 청년들에게 우리당은 욕심 많고 심술투성이의 노인들이 모인 경로당 이미지인데 좋을리가 있을까요?"

" 그럼 야당에서 이미 입질을 한 게 아닌지...."

" 모르지요. 야당에서도 방송이나 언론 보고 한수현을 영입 우선순위 인물로 하자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합니다만.... 쉽게 그렇지도 않을 듯 합니다."

" 무슨 이유입니까? "

" 한수현의 오빠가 전직 중수부장 지검장 출신인데 지금 야당이 집권당 시절 정치인 비리혐의 조사하다가

옷 벗은 전력이 있는 터라..."

" 그럼 그 때 배째라 검사가 ...가만 한수인 중수부장이었지요? 그 사람이 한수현 오빠로군요"

" 그렇습니다 한검사가 수사중인 사건에 대해 청와대차원에서 외압을 넣으니 배째라 했고 

열받은 청와대가 소원대로 배째드리죠 하면서 한적한 곳에 지검장으로 보내면서 결국 옷 벗겼지요. 

그 때 중수부 엘리트 검사 몇이 한검사 따라 사직하고 같이 로펌행을 했고..."

" 우리 당 입장에서는 그 일이 오히려 전화위복으로 잘 된 거 아닙니까? 

그 일로 가뜩이나 정권 지지율 하락세였는데 아예 바닥까지 가라 앉아 우리가 다시 집권당 될 수 있었고......

검찰에서는 한수인 옷 벗은 후에도 후임 중수부장이 결국 그 비리 정치인들 잡아 넣었잖습니까? " 

" 그랬지요. 그 일로 검찰과 저 쪽 야당 강경파들이 지금까지도 사이가 안 좋구요."

" 그럴 수 밖에요. 미래의 검찰총장 1순위였던 한수인을 그렇게 강압적으로 몰아 냈는데...

그를 따르던 소장파 검사들이 당연히 지금까지도 반발하지요."

" 한수현을 영입하면 이번 선거는 우리가 이길 겁니다. 

수도권에서도 최소한 6할은 당선됩니다. 

다른 우세 지역인 지방의 선거에서 이기면.... 7할 당선 가능하고요."

" 영입에 사활을 걸어야겠군요. 쉽지 않겠지만..."

야당 인사들이 모인 곳에서도 한수현 영입은 주요 관심사였다.

방송이나 언론에서 드러난 한수현의 정치관은 여당도 야당도 아니었다. 

다만 한국의 부패한 기득권에 대한 수현의 발언들을 감안할 때 충분히 야당 성향으로 분류되었다. 

야당의 청년분과위원장이 영입을 제안했고 당중진들도 모두 이에 동의했으나 뜻하지 않은 암초가 발견되었다. 

관련자 몇이 현재 감옥에 가 있는 전국회의원 집단 뇌물 수수 사건의 담당 검사였던 

수현의 오빠 문제가 드러났다. 

야당으로서는 자기들이 집권 당시 잘못했던 일이라 전전긍긍했다. 

온건파 일부에서는 그 문제에 대해 당차원에서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영입을 하자고 했으나 

강경파에서는 펄쩍 뛰었다.

강경파들은 운동권 대부가 총대를 맨 그 사건을 수사했던 한수인에 대해 아직도 적개심을 가지고 있었다. 

오히려 한수현이 여당으로 나오면 중진급 의원으로 대항마를 삼아야 한다는 소리도 흘러 나오는 것이

야당의 현실이었다. 

온건파들은 강경파에 밀려 한수현 영입을 적극 주장하지도 못하고 시일만 끌고 있었다. 

이번 선거는 어차피 정권심판론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는 게 온건파들의 복잡한 심사였다.

무대에 조명이 들어 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음악과 함께 등장하는 수현의 모습을 본 좌중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하이힐, 초미니핫팬츠, 배꼽이 드러나는 곳에 붉은 장미 문양의 타투를 하고 

몸에 달라 붙는 나시티를 입은 수현이 걸어 나오더니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했다. 

강남스타일이었다. 노래는 한수현의 목소리였다. 

자신이 부른 강남스타일에 맞춰 춤을 추는 수현을 보던 좌중에서는 환호성과 함께 박수가 쏟아졌다.

특히 외국인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같이 춤을 추기도 했다...

음악이 멎고 잠시 숨을 고른 수현이 마이크를 잡았다.

" 신나는 2부의 문을 열겠습니다. 

겨우 몸치를 면한 제가 춤을 춘 것이 흥을 깨지는 않았는지..."

숨을 고르지 못해 수현이 말을 잇지 못하자 무대 아래에 있던 누군가가 박수를 쳤다.

" 원더풀"

수많은 박수 소리가 한참 동안 이어졌다.

" 감사합니다. 다음 순서는 요즘 대세인 걸그룹들을 만나 보시겠습니다."

방송팀에서는 이미 수현의 춤을 편집하여 인터넷에 올린 상태였다. 

실시간 검색어 압도적인 1위였다. 

팝송과 함께 올린 유투브에서는 엄청난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무대 아래 방송인들이 모인 곳에서는 흥분의 도가니였다.

" 저 정도면 방송국에서 일해야 하는 거 아닌가?"

" 그러게나 말입니다. 이미 방송이나 언론에서는 주가 최고입니다."

" 예능이든 교양이든...아님 보도프로든 다 가능할 듯 한데...."

" 더더욱 좋은 게 한수현과 동문인 탤런트가 그러던데 대학때는 연극도 2,3년 했답니다. 

드라마도 가능하답니다. 상당한 자질이 있었다고들 하더군요."

" 그래? 왜 그만 뒀지. 아깝구만."

" 자세한 이유는 모르지만.....

3학년 겨울 방학 때 연극부 그만 두고 그 때부터 미친 듯이 공부만 하더랍니다."

" 국장님. 이것 보십시오. 지금 실시간 1위 검색어가....한수현입니다."

" 당연하지.저 정도 춤이면 밥만 먹고 춤만 추는 걸그룹들보다 낫구만. 

거기다가 지적인데다 몸매도 훌륭하고....."

변호사들이 모인 곳에서도 반응은 비슷했다.

" 한수인 변호사가 동생은 잘 뒀구만."

" 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여동생은 맨날 나보고 용돈이나 달라고 난리인데..."

" 저 장미를 품에 안을 행운아가 장지훈이라고 했나?"

" 예, 지금 외국계 로펌에 있습니다만..."

" 최고 대우로 영입 검토해 보게. 꿩먹고 알 먹고...좋잖은가? "

" 그러지만 한수현은.....정치판에서 눈 독 들인다는 소문이.."

" 상관 없잖은가. 한수현이 정치하면 우리는 더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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