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7화 (17/84)

순간 수형은 아찔한 기분이 들었다. 

수현과 헤어지고 결혼 문제 닥달하는 게 싫어 따로 나와 살지만 

그 동안도 모친의 강요에 못이겨 거의 매주 맞선을 본 것이다. 

그리곤 돌아올 때마다 늘 후회했다. 

수현을 혼수문제로 떠나 보낸 걸 뼈저리게 후회했다.

수현만한 미모의 재원의 배우자감 귀하다는 걸 절감했다. 

수현이 최연소 이사로 방송 출연 이후 자신은 쳐다 보지도 못할 정도로 둘은 간격이 벌어졌다. 

한번은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파트너가 된 여자들이 수현의 얘기를 하길래 

자신이 남친이었다고 했더니 모두 술취해서 하는 소리로 듣는 아픔도 겪었다. 

그 여자들 중 한명이 혼자말로 하는 걸 수형은 똑똑히 들었다.

‘ 한수현이면 평검사가 명함도 못내밀 자리인데... 뭔 남친....웃기시네. ’

창백해진 얼굴의 수형을 잠시 바라보던 강국이 입을 열엇다. 

“ 상대 집안은 사학재단이고.....뭐라더라? 

그 친구 외가가 언론사 사주라더구만...”

“ 잘 되었군요. 수현이도 결혼할 나이지요.”

이젠 수현에 대해 미련을 버리고자 마음 먹은 수형을 안타깝게 바라보던 강국. 

“ 오검사. 세상엔 자네 상식이나 기준으로 이해 못할 사람들이 넘쳐나지. 

천재, 괴짜, 기인,이사들 말이야. 

돼지하고 24시간 몇 달을 동거하는 젊은 여자도 있었지. 

스스로 에이즈 환자가 되어 고통을 나누는 의사들도 있었고. 

성적인 취향도 사람마다 다 달라.에셈머나 스캇톨로지들은 과연 변태일까? 

불과 얼마 전까지 오랄 섹스를 변태라고 하던 한국이 이젠 그런 말 하던가? 

자네 기준으로 그들을 마음대로 평가하는 우를 범하지 말게. 

중앙지검 검사가 할 일이 그렇게도 없는가? 술집 사장이나 만나고 다니게. 

지금 시국에 자네 이러고 다니는 걸 알면 당장 라인에서 제외하라고 난리라는 걸 모르는가? 한심한...”

“ 죄송합니다. 주의하겠습니다.”

“ 라인에 들어 있다고 안심하지 말게. 라인 안의 경쟁이 더 치열한 걸 잘 아면서 왜 그러는가? 

호시탐탐 자네 자리 노리는 라인 멤버들 수두룩하지. 

처제하고 헤어지고 독립해 나와 혼자 살면서 몇 달 일만 죽어라 하길래 

차기 인사때는 원하는대로 중수부로 옮겨 줄까 했더니만......기대하지 말게. 

그리고 왠만하면 형에게도 신경 좀 쓰게.”

“ 그건 무슨 뜻이신지...”

“ 전혀 모르고 있구만. 

며칠 전 태평양의 한수인 형님과 저녁 약속 있어 만났는데 식사 도중 한원장에게서 전화가 몇 번이나 오더군. 

형님은 다른 사람 만난다고 지금은 어렵고 다음에 보자는데 옆에서 내가 보니까 뭔가 문제 있어 보이길래 내가 그랬어. 

급해 보이는데 제가 한원장 모르는 사이도 아니라서 괜찮다고 했고. 

그래서 자네 형이 우리 있는 곳으로 왔어. 결론을 말하면 자네 형 한원장 이혼하게 생겼어. 

자네 형수는 일방적으로 이혼 통보하고 미국으로 가 버렸고 지금 형수측 변호사랑 이혼 문제 논의 중인데 도와 달라고 하더구만.”

“ 금시초문입니다.”

“ 바람 피워 이혼하게 생겼으니 혼자 사는 동생에게 면목 없어 말 못했겠지. 

대충 들어 보니 형수측이 요구한대로 해 줄 수 밖에 없더구만. 

자세한 건 자네가 형에게 직접 듣게.근데 한가지....의문스러운 건...” 

“ 뭡니까? 부장님.”

“ 위자료를 한푼도 청구하지 않았다는 것이지. 

마치 상대방과 헤어질 꼬투리만 잡히기를 기다렸다는 것처럼 말이야. 

내 촉은 그런데 자네는 어떨지 모르겠군.”

얼마 후 수형의 형 오수민은 결국 이화란과 이혼을 했다. 

수형이 이혼에 유리한 사실을 알아 내기 위해 형이 살던 고급 아파트의 cctv를 분석하여 

형수를 만나러 온 젊은 백인외국인을 찾아 내고 그 정체를 파악한 후 은밀히 뒷조사를 했지만 

둘이 자주 만나는 것 말고는 둘 사이를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는 찾지 못했다. 

그리고 엘프에서 수형의 파트너였던 백장미는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장미를 미국으로 초대한 사람이 이화란과 같이 있던 그 백인 남자일 거라는 생각은 수형은 꿈에도 하지 못했다. 

그 백인이 장미의 영어 개인과외를 댓가로 장미의 탐스러운 몸뚱아리를 1년이 넘도록 주물럭거리며 길들인 사실은 더더욱 모를 것이다. 

혜림의 계획대로 이화란과 백장미는 이젠 미국에서 그들이 공동으로 섬기는 백인 조교사 스티브에게 철저하게 복종하며 레벨도 없는 소모품 똥개로 길들여질 것이다. 

제 2, 제 3의 한수현 같은 똥개들은 그렇게 자꾸만 늘어만 간다. 

지난 설날 이후 몇 달만에 집에 들른 두 아들을 위해 재호 모친은 지극정성이었다. 

하고 있던 바깥 활동들을 모두 미루고 아들들을 위해 몇 달 동안 준비해 놓은 산해진미의 먹거리들을 

매일 매끼니 챙겨주며 밥상에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저녁을 먹고 난 후 재호를 부른 재호 부친

유서 깊은 고가의 사랑방에서 차를 마시며 마주 앉은 재호를 바라 보는 재호 부친 이윤희

" 재현이는 오늘 일본으로 떠나 당분간 일본과 중국의 현무단 사업 시찰을 위해 자리를 비울 게다. 

혼자서 힘들겠지만 잘 해 나가리라고 믿는다. 어려움이 있으면 네 외사촌 형들에게도 도움을 요청해라. "

" 그럴 필요까지는 못 느낍니다."

" 아니다. 지금까지는 네가 드러나지 않은 상태라 별로 곤란을 겪지 않았지만 앞으론 혼자선 힘들다. 

아무리 강한 사람도 주먹 하나로 열주먹을 동시에 당할수는 없는 법이다"

재호가 말없이 듣고 있자 그런 재호를 측은하게 바라 보더니 이윽고 뭔가 큰 결심을 한 듯 말을 이었다.

" 아직도 외가에 가길 꺼리느냐? 같은 서울에 살면서 외사촌들도 애써 피하고...세월이 그만큼 지났는데...."

"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

" 나도 네 애미도 다 알고 있다. 네가 열살 때 여름방학 이후에 외가에 가길 꺼리는 이유를.......

네 큰 외숙부 내외가 네 친부모라는 사실을 알고나서 그렇다는 것을..."

재호가 크게 놀라 반문했다.

" 아버님이 그걸 어찌...."

" 외조부를 비롯해 외숙내외들, 외사촌형들도 다 아는 사실이다. 

그저 묵묵히 네 녀석을 기다려 주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다 내 잘못이다. 

내가 젊은 날 무리한 사업 확장을 하기 위해 지나치게 무리한 일정으로 

해외를 돌아 다니다 그만 잘못된것이다. 

신혼이라 아내와 떨어지기 싫어 같이 다녔지. 

여행을 좋아하는 네 애미도 싫은 기색없었고.....

그 때 임신중이던 네 애미가 러시아의 추위에 몸살이 나서 호텔에 남겨 두고 

혼자 업무를 보러 인근 지역으로 갔는데....

갑작스런 폭설로 교통,전기가 두절된 러시아 소도시의 차가운 호텔에서 

나도 없이 고립되어 며칠을 버티다가 처음 가진 아이를 유산을 하게 되었고......

겨우 폭설을 뚫고 며칠 만에 그 호텔에 들어간 내가 혼절해 있는 네 애미를 발견하고 

큰병원에 데려 갔지만 이미 늦어 그 이후 불임의 몸이 되어 버렸지. 

낙담한 네 애미를 달래기 위해 무진 애를 썼지만 ......

네 애미는 우리 집안의 대를 잇지 못하는 죄인의 몸이라고 이혼을 요구했지."

목이 마른지 차를 마시며 부친을 조용히 바라 보는 재호.

" 네 외조부께서 그 때 나를 불러 그러시더구나. 

만취당 권율 도원수의 후사는 사위였던 오성부원군 백사 이항복의 셋째 아들로 이어졌다면서 

잘 생각해 보라고 하시더구나. 네 큰 외숙부 내외와는 이미 의논이 되었다면서..."

" 그게 저를 염두에 두고 하신 말씀이로군요."

" 그래 그 때 마침 네 큰 외숙 내외분이 셋째 애를 가졌는데....

외조부께서는 태중의 아기가 아들이고 큰 일을 할 아이니 

경주 이씨의 대를 이을 만하다고 하더구나. 

큰 외숙의 첫째나 둘째 아들보다 오히려 뛰어 나다면서... "

" 내 잘못으로 후사를 못 보게 된 터에 내가 무슨 면목으로 

그런 훌륭한 아이를 탐낼 수 있을까 싶어 네 큰 외숙부에게 거절의 의사를 내비쳤지만....

결국 아이가 태어나자 우리 부부는 염치 불구하고 생각을 바꿨다. 

처음 아기를 본 순간 운명적으로 그런 생각이 들더구나. 

이 애는 다른 사람의 아이가 아닌 우리 아이다라고. 

네 애미도 같은 생각이었다고 하더구나..."

" 삼칠일이 지나 그 아기를 데리고 왔지. 

그 때 너를 내주며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짓던 네 큰외숙부 내외의 처연한 모습을 아직도 선하게 기억한단다. 

그저 잘 키우겠다는 말밖에 못하고 우리 내외는 그 자리를 떠났었지."

" 어릴 때부터 외가에 가면 유독 큰외숙모님께서 저를 귀여워 하셨지요. "

" 외가에서 너만 내게 준 것이 아니다."

" 그럼 재현이도..."

" 그래 재현이는 네 작은 외숙부 내외의 둘째 아들이다. 

외조부께서는 아들 하나로는 대가 약하다며 재현이도 보내 주셨다. 

너와 재현이는 사촌간이지. 지금은 친형제지만....

우리 부부는 너와 재현이를 성심으로 키웠다. 

나도 백호단일은 이사진에게 맡기고 한창 커 가는 현무단사업도 

각자 사업 체제로 대표들이 책임지고 운영하라면서 두 아들을 키우는데 전력을 다했다. 

그래서 니들이 클 때까지는 지난 세월을 농부로 살아온 것이다. 

만석지기 농부로 신분을 숨긴 채 말이다."

" 오히려 그게 더 나은 결과도 초래했지요."

" 그래 그 전엔 뭐든지 내가 알아야 직성이 풀렸는데....

그래서 네 외조부의 충고도 무시했는데 결과적으로는 네 외조부처럼 각자의 능력에 맡기니 더 나은 측면도 있더구나. 

우리 조직은 특히 백호단이 지금 어느 정도 노출되는 게 다 내 젊은 날의 과욕의 댓가다. 

반면 네 외가의 조직은 아직 거의 노출이 되지 않았지. 

통신과 정보가 대세인 시대를 내다본 네 외조부의 탁월한 안목이 그걸 가능하게 했지."

" 그럼 외가에서도 우리 조직일을 알고 있다는 겁니까? "

" 백호단이 노출된 것을 알려 주더구나. 

네 외숙부 둘이 맡아 하던 청룡단과 봉황단의 일을 이젠 네 외사촌 형들이 거의 승계 받았다고 하더구나. 

앞으로 서로 도와가며 업무를 처리하거라. 상경길에 외가에 들렀다 가도록 해라. 

외조부께서 너를 많이 보고 싶어 하신다. 백세가 멀지 않은 연세다 보니 네가 더욱 눈에 밟히는 모양이더구나.

네게 전해 줄 것도 있고 네가 모르는 또 다른 사실도 알게 될 게다."

" 큰 외숙께서는 그럼 은퇴를....하신 겁니까? "

" 조직 일은 거의 손 떼고 병원 업무만 하신다. 작은 외숙도 학교 일만 하시고...."

" 외조부께서는 정정하신지...."

" 얼마 전 다녀 왔는데....아직은 정정하시다. 

서예에 몰두하시는데 필체가 아직은 힘이 느껴진다.. 

선풍도골 같은 풍체는 여전하지만 그래도 이젠 많이 쇠약해지셨다. 

외조부께서 그러시더구나. 손자들 중 당신을 가장 많이 닮은 재호가 보고 싶으시다고. 

상경길에 꼭 들러라.가능하면 외가에서 하루밤 묵거라." 

" 알겠습니다." 

재호의 눈엔 어린 시절 보았던 금봉마을 외가의 천년터전과 울창한 봉황림이 떠올랐다. 

그리운 곳....자신이 태어난 곳...

여의도 여당당사

여당 대표인 6선의 황창우 의원은 머리가 아파 왔다.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여름 보궐 선거에 출마할 후보 영입 문제로 

불면의 밤이 계속 되고 있었다.

“ 정권 지지도가 바닥이고.....

수도권 위주의 보궐 선거라 야당 지지세가 강하다 보니 후보 영입도 힘드고....기존 의원들도 몸사리고...”

그 때 울리는 휴대폰 벨소리.

“ 예 서대표님, 어쩐 일이십니까? 그게 정말입니까? 

여의도의 장미를 이번 선거에서 현재 야당 초강세 지역인 영등포에서 우리 당 후보로 출마를 설득한다고요? 

그리 해 주면야 우리당이야 감사합니다 해야지요. 

지난 번 청와대에서 대통령님과의 독대에서도 경쟁력이 최고라면서 다른 모든 후보를 다 제치고라도 그 후보를 영입하라고 했었는데....

아, 물론 당분간 저와 청와대 주인만 아는 비밀로 하겠습니다. ”

전화를 끊은 황창우의 안색은 희색이 만면이었다.

“ 되었다. 이 전략공천만 되면 이번 선거는 최소한 반타작 잘하면 육할 승부도 가능하다. ”

그 시각 수현은 서혜림의 호출을 받아 대표실로 긴급히 향했다. 

비서의 안내를 받아 집무실로 들어간 수현이 자리에 앉자마자 혜림이 말했다.

“ 이번 보궐 선거에 여당 후보로 영등포지역구에 출마해야겠다.”

“ 그건 저번에 그 쪽 의원들 만났을 때 완곡히 거절했습니다만...” 

“ 알고 있다. 그런데 그 쪽에서 집요하게 요구해 왔다. 또 우리 조직에서도 입장의 변화가 생겼고....

예비 남편인 장지훈과 같이 선거 유세를 하며 자연스럽게 장지훈의 지지도를 높여라.”

“ 그럼 파티 사회는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겁니까? ”

“ 아니, 출마 발표는 파티 이후에 한다. 방송 언론에서 계속해서 자연스럽게 참신한 정치 후보로 띄워 줄 것이다. 

공약이나 정책은 이미 다 개발되어 있으니 걱정 안 해도 된다.”

“ 그럼 국회에서 금융위 분과를....”

“ 그래야겠지. 여당이나 야당이나 우리가 관리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걱정 안해도 된다. 

네 년의 그 잘난 몸매와 얼굴, 지적수준이면 미디어에서도 잘 봐 줄거고.....

장지훈의 집안도 훌륭한 백그라운드가 되겠지. 그리 알고 준비하도록.” 

대표실을 나와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 오면서 수현은 곰곰이 생각했다.

‘ 그래, 몇 년 전 집권당 시절에 자기들 감투 싸움,패거리 정치 한다고 

비리혐의 국회의원 수사하던 오빠를 옷벗기고 언론플레이로 물먹였던 

지금의 야당보다는 여당이 낫다. 

나중에 오빠나 형부, 장지훈이 정치를 할 지 모르니 내가 길을 닦는것도 괜찮을지도. 

올케나 언니는 내가 국회의원 출마한다고 하면 뭐라고 할까 궁금해지네. ’ 

에스그룹 회장 저택

영빈관에서 망중한을 즐기던 회장에게 후계자가 들어오더니 조심스럽게 말했다.

“ 아버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 그래. 말하거라. 급한 일이냐? ”

“ 감찰팀에 대한 것입니다.”

순간 회장의 안색이 굳어졌다. 그러나 이내 담담한 표정이 되었다.

“ 말해 보거라.”

“ 그룹 재무팀과 기획팀에서 벌써 몇 번이나 건의 사항으로 올라온 내용입니다만...

감찰팀에 대한 예산이 너무 지나치다는 의견이 그룹 수뇌부들의 대다수 생각입니다.”

“.....음. 그래? ” 

“ 예 아버님, 감찰팀에 지원되는 예산 중 절반 이상이 외부의 지원세력인 

백호팀에 흘러가다 보니 그런 생각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봅니다.”

“ 그래서 대안은 뭐냐? ” 

“ 감찰팀만으로도 정보 수집은 충분하니 백호팀은 이젠 예산 지원에서 제외하자는 겁니다.”

“ 너도 감찰팀만으로 충분하다고 보느냐? ”

“ 우리 그룹의 정보 수집은 최고수준입니다. 

감찰팀 뿐 아니라 해외 주재 지사들, 방송국, 언론사, 기타 우리에게 우호적인 세력들을 감안하면 충분할 거라고....”

“ 날로 세력이 커지는 감찰실장에 대한 불만에 그걸 견제하기 위한 다른 이사진들의 압력 행사라고 보지는 않느냐? 

너는 그들에게 놀아 나는 것이고...”

“ 아버님 제 나이가 몇인데 ...그런 수에 넘어가겠습니까? ”

“ 네가 모르는 것이 있는데 백호에 대한 지원은 지금도 부족하다. 

우리 그룹을 위해 그들이 쓰는 비용의 절반은 감찰실장이 개인적으로 부담하는 걸 왜 모르느냐? 

그나마 하던 지원도 중단한다면 감찰실장은 그 성격에 당연히 그만 둘 것이다. 

그래도 문제 없다고 자신 하느냐? ”

“ 제 생각엔 별 문제가 없을 거라고 봅니다만...”

“ 좋다.그럼 나하고 내기를 해 보자. TV를 틀어 봐라.” 

후계자가 방송을 작동시키자 마침 뉴스가 나왔다. 

헤드라인 뉴스는 다음 달의 국회의원 보궐선거였다. 

“ 보궐선거에서 여야가 승부처라고 보는 곳이 어디냐?”

“ 영등포 지역입니다 

그룹의 정보팀에서도 거기에서 이기면 다른 지역의 선거판에도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분석하니까요.”

“ 그래? 그럼 후보는 누가 된다고 하더냐? ”

“ 지역구가 야당의 초우세 지역으로 분류되고 야당은 출마후보자가 수두룩하지만 

이번에 사면된 운동권 출신의 재선의 조문호 전의원이 유력한데....여당은 아직 마땅한 후보가 없다고...” 

“그럼 여당 후보가 누가 될건지 알아 내라. 

내가 이 자리에서 감찰실장에게 전화를 하마 

누가 정확히 빨리 알아내는지 그게 이번 내기다.”

“ 감찰실장은 휴가 중인데...”

“ 휴가 중이라도 휴가지에서 그 정도는 충분히 처리할 수 있다. 

너는 네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알아 내거라. 

감찰실장도 휴가지에서 이탈하지 않고 알아 낼 것이니..” 

“ 제가 너무 유리한 것 아닙니까.? 전 서울에 있고 감찰실장은 경주에 있는데...”

“ 시간을 사흘을 주마. 너에게도 감찰실장에게도....

지는 사람에게는 그만한 페널티를 줄 것이다. 

넌 네게 감찰팀 견제하라고 말한 수족 몇 명 잘릴 각오하거라. 

지게 되면 감찰실장은 스스로 옷 벗고 나갈테니 그 정도 각오는 해야지. 하겠느냐? ”

“ 유리한 카드는 제가 가진 듯 합니다만.”

“ 알았다 정확히 삼일 후 이 시간에 이 자리에서 보자구나.”

말을 마친 회장이 후계자가 보는 앞에서 재호에게 영등포 지역의 여당 후보에 대해 알아봐 달라고 했고 

그 전화를 받은 재호는 쓴웃음을 지었다. 

이미 휴가 전 그 사항은 회장에게 보고한 상태이고 회장은 여당 후보자가 누가될 지 이미 알고 있는 상황이기에 

이번 전화가 뭘 뜻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회장의 황태자 길들이기....삼일 후 그룹 고위직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는 회장만이 알 것이다.

혜림의 집. 손바닥만한 티팬티 하나만 걸친 혜림이 채찍을 휘두르고 있었다. 

땀으로 젖은 하얀 나신을 꿈틀거리며 천장에 매달린 이십대 초반의 청순한 미모의 두 여자는

온 몸을 난자하는 채찍을 맞으며 고통과 쾌락의 신음성을 내뱉었다.

“ 하학.....주인님....”

“ 오랜만에 네 년들 매질 하니 기분이 새롭구나.”

“ 더 ....때려 주세요....”

“ 하흑.....주인님....희경이 죽어요...” 

때리는 혜림이나 맞는 두 여자 모두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때리다 지친 혜림이 거친 숨을 내쉬며 두 여자를 풀어주고 소파에 앉자 

네 발로 기어온 두 여자가 혜림의 온 몸을 핢기 시작했다.

부드러운 두 개의 혀가 온 몸을 간질이는 느낌에 흥분하던 혜림이 팬티를 벗어 던지고 말했다. 

“ 골든 준비해.”

혜림의 발 밑에 무릎 꿇은 두 여자는 기쁜 듯이 입을 벌렸고 

곧 이어 쏟아지는 혜림의 오줌을 생명수마냥 맛있게 받아 마셨다. 

“ 천한 개들에게 성수를 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인님....”

“ 그래 그 동안 나 대신 사업체 운영하느라 고생 많았다.”

“ 아닙니다. 주인님의 숙부님인 서종철 전 장관님의 경영 능력이 탁월하셔서 

저희들은 그저 심부름 한 정도입니다.”

“ 겸손할 필요 없다. 이젠 한국에서 다른 일을 해야 한다. ”

“ 그럼 본격적으로 시작하시는 겁니까? ”

“ 그래. 희주 희경 너희들은 먼저 한수현을 도와야 한다.”

“ 그 멍청한 똥개가 이번 일에 그렇게 중요합니까? 

우리 둘이 모두 달라 붙을 정도로 말입니다.”

“ 멍청한데다가 오지랖도 넓지. 그래서 필요한 것이다. ”

“ 한수현은 그저 똥개일 뿐입니까? 아니면 ..? ”

“ 글쎄. 개보다는 훨씬 낫고 말노릇은 충분히 하지 싶다.”

“ 설마 주인님 후계자로 점 찍은 건? ”

“ 앞으로 지켜 봐야지.”

그런 혜림을 쳐다 보는 희주 희경 이란성 쌍둥이들의 눈빛엔 질투의 감정이 숨김없이 드러났다. 

수현의 오피스텔

따뜻한 욕조에 느긋하게 누워 오래만에 망중한을 즐기는 수현

눈을 감고 지난 수개월을 돌이켜 보았다.

수형과 헤어지고 펨돔 여왕과도 이별한 후 늦가을 찬바람이 불던 자신의 가슴을 

아는듯이 나타난 혜림으로 인해 수현은 지금 너무나 행복했다. 

경주에서의 조교를 생각하면 지금도 몸이 달아 올랐다. 

경주에서 포항으로 가는 국도변 한적한 산속에 동물농장이 있었다. 

수현은 거기서 가축으로 전락했다. 

네 발로 기고 알몸으로 개처럼 먹고 싸고 짖었다. 

두 발로 걷는 모든 사람들은 모두 그녀를 가지고 놀았다. 

두 발로 걷는 위대한 분들의 배설물은 수현에게 너무나 귀한 먹이였다. 

그 외에는 일절 먹을 것이 없었다. 

입이나 개보지 똥구멍에 싸주는 좆물은 더럽고 천한 수현에게는 신의 은총이나 다름 없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나자 수현은 수캐들만 있는 사육장에 넣어졌다. 

수현의 개보지에는 쉴 새 없이 수캐를 유혹하는 발정난 암캐의 호르몬이 주기적으로 발라졌다. 

그리고 수캐들은 수현을 돌아 가며 교미를 했다. 

수캐들만 있는 공간에서 수현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니라 공동의 암캐였다. 

수캐들이 발정나면 언제나 마음대로 교미하는 암캐였다. 

수캐들의 먹이를 줄 때 외에는 더 이상 인간들이 접근하지 아니 하는 그 곳에서 수현은 최약자였다. 

먹을 거라고는 수캐들이 남긴 개밥그릇의 더러운 먹이밖에 없었다. 

그리고 수캐들이 수현의 몸에 갈긴 영역 표시를 위한 개오줌과 개보지에 싸지른 개좆물이 

배고픔과 목마름에 시달리는 수현의 목구멍을 타고 넘어갔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지 모르는 시간이 흘러갔다. 

수현은 경주에 도착하자마자 농장에 들기 전에 혜림의 지시대로 

회사에 그 동안 적립해 둔 보름의 연차 휴가를 모두 쓰겠다고 통보했다. 

혜림을 통해 다른 고객들의 대규모 투자를 위해서라고 하자 

회사에서도 이를 받아 들였다. 5일간의 출장휴가와 15일간의 연차 휴가 기간 동안 

혜림은 다른 큰 손의 고객들도 수현을 통해 투자를 유치하는 것으로 실적을 쌓아 주었다. 

그리고 수현은 아무 것도 모르고 그렇게 철저하게 똥개로 조교받으며 전락했다. 

20일의 시간이 흐르고 혜림이 농장을 방문했을 때 수현은 혜림을 감히 쳐다 볼 업두도 못내는 비루하고 미천한 개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혜림은 수현에게 통보했다.

수현의 회사인 에이스인베스트먼트는 조만간 자기가 인수를 하게 돌 것이고 수현은 최연소 이사를 맡게 될 거라고. 

제대로 길들여진 명품똥개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했다. 

그리고 수현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인 선택권을 주었다.

그 동안 수현의 개보지를 뚫은 수캐들 중 한마리를 남편으로 지명할 선택권을 주었을 때 

수현은 주저없이 독일산 세퍼트인 반호를 원했다. 

혜림은 크게 웃더니 반호에겐 이미 수현같은 암캐가 9마리나 있는데 그래도 원하느냐고 물었다..

수현은 그래도 반호를 남편으로 원한다고 했다. 

그 후 회사에 복귀하고 탁월한 실적을 올린 수현은 그 해 최우수사원이 되었고 이사 대우 팀장이 되었다. 

얼마 후 다시 정식 이사가 되고 혜림회사와의 합병시 추진위원이 되면서 

합병의 실무적인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 지금까지 승승장구 해 온 것이다. 

이제 얼마 후 합병 회사의 정식출범을 축하하는 파티에서의 사회자를 끝으로 

자신은 정치인으로 변신할 것을 생각하며 수현은 몸을 일으켰다. 

" 철그랑"

욕조에 가볍게 부딪치는 금속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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