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ragedy of goddess (여신들의 비극). 1편
대한민국, 서울, 모 방송국 .
“언니 수고하셨어요.”
“응, 그래 우리 막둥이도 수고했어.”
활짝 웃으며 언니들에게 수고했다는 인사를 하고다니던 서현이 마지막으로 태연에게 인사를 마쳤다. 태연도 활짝 웃으며 까치발을 세우고 팔을들어 서현의 머리를 톡톡 치듯이 쓰다듬었다. 그런 태연의 행동에 서현이 행복한듯 베시시 웃었다. 표정도 더욱 밝아졌다.
“어, 언니들 안녕하세요.”
소녀시대의 후배격인 f(x)의 다섯 멤버가 매니저들을 대동한 채 복도를 걷다가 소녀시대와 마주쳤다. f(x) 멤버들은 허리를 숙여 소녀시대 멤버들에게 인사했다.
“어? 뭐야, 진리는 그새 키큰것같네?”
“네? 언니, 헤헤헷. 안재봐서 모르겠어요.”
태연이 해맑게 웃는 설리의 어깨를 살짝 툭툭 쳐주며 격려했다. 다른 멤버들도 서로 수다와 농담을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그 가운데 태연의 등뒤에 있던 서현이 무언가 마음에 안드는게 있는듯, 약간 굳은 표정으로 즐겁게 수다를 떠는 태연과 설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
대한민국, 서울, SM엔터테인먼트 사장실
“예에? 아니, 사장님.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후우…. 낸들아나. 이런 빌어먹을 놈들 하여간 정치하는 새끼들 속은 다 똑같아. 젠장...”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 사장은 어제 정치권의 모 거물로부터 소녀시대 멤버들의 성상납 요구를 받은바가 있었다. 그것도 한날 한시에 9명 다. 이런 요구는 분명 업계 관행에 비추어 봐도 매우 황당한 것이었다. 한참 활동중인 전성기 여자아이돌은 연습생 시절 소속사에 이끌려 나가는 경우가 간혹 있었다면 모를까 지금은 그러한 요구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있었다. 갑작스레 일정을 빼기도 곤혹스러울 뿐더러 보는눈도 너무 많았다.
사장은 처음 요구를 받았을 때, 이러한 제반 상황을 충분히 합리적으로 설명하고 정 뭣하면 자신의 인맥을 동원해 봐서 급수는 안떨어지지만 지금 일정이 약간 비어있는 연예인들이나, 혹은 어린 여성들이 좋아서 그런거라면 연습생들 중 A급들을 뽑아서 보내겠다고 제안했다. 업계 관행에 비추어 보아 이것은 지극히 합리적인 제안이었다. 그러나, 그 정치권 거물측의 반응은 한마디로 꺼지라는 것이었다. 사장은 이들이 왜 갑자기 이렇게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나오는지 도저히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무언가 다른 원한을 산 일이라도 있다면 말이라도 해줘야 어떻게든 조치를 취할것이 아닌가.
어찌되었든 앞으로 재미없을 줄 알라는 통보를 받은 뒤 사장은 회사내의 각종 장부와 서류부터 점검하도록 지시했다. 정치권에서 마음에 안드는 기업들을 족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바로 세무조사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사태는 사장이 예상한 방향과는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당장 오늘 아침부터 소녀시대의 팀장 매니저는 갑자기 황당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당장 소녀시대 앞으로 잡혀있었던 일정들이 모두 줄줄이 캔슬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냥 못하겠다는 것도 아니었다. 상대방들은 하나같이 무언가 피치못할 사정이 생겨서 해당 일정을 진행하기 곤란한 상황에 놓여있게 되었다. 이렇게 되다보니 팀장 매니저는 그들을 상대로 어떻게든 우겨볼수도 없었다. 사태를 수습하려 백방으로 뛰어다니던 그는 사장실로 불려가 사태의 전말을 듣고서는 그 어이없음에 얼이 빠졌다.
“흐음…. 일단 거기 좀 뒤에 잡혀있던 CF 촬영있지? 그거하나 남아있는거 말이야.”
“아, 이것 말입니까?”
팀장 매니저가 서류 한장을 사장에게 건네었다.
“그래. 이거말이야… 어제 제안 들어와서 넣어둔건데, 그쪽에게 최대한 촬영을 앞당길수 있나 물어봐, 빠를수록 좋아. 아니, 그쪽에서 촬영지까지 가려면 전세기를 한대 제공한다고 했지? 미리 가겠다고 해. 내일 당장말이야. 그쪽에다가는 거기서 제안해서 이렇게 일정을 수정한 것으로 입을 좀 맞춰달라고 하고, 다 먹고살자고 하는 장산데 다 굶어죽게 생겼으니 이런 젠장.”
유일하게 취소가 되지않은 것은 한국시장 진출을 계획중인 한 외국계 기업의 CF촬영 건이었다. 그들은 한국 사람들에게 생소한 자신들의 이름을 일단 알리는데 한국의 대표 걸그룹을 광고에 출연시키고 ‘소녀시대 ㅇㅇ광고 촬영’하는 식으로 언론을 타도록 만드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 했다. 그들은 그것을 위해 일정에 맞추어 뉴질랜드에 촬영지를 잡아놓겠다고 통보했다. 다행히 그 정치권 진상들의 힘도 외국계 기업에는 그다지 미치치 않는 모양이었다. 지금 사장은 이것을 빌미로 하여 일단 소녀시대 멤버들을 뉴질랜드로 빼돌려 놓는 형태로 시간을 벌고서 다시 협상에 나설 작정이었다. 한번 이런 것을 응하면 앞으로도 계속 같은 요구가 쏟아질 지도 몰랐다. 그것은 되도록 피해야했다.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그렇다면 사장님께서는…”
“나? 내가 뭐, 당장 양주에 봉투싸들고 여기저기 싸돌아다녀야 하지 않겠나? 대판 깨지겠구만. 쳇.”
“그, 그럼 나가서 빨리 일을 추진하겠습니다.”
“알았어. 빨리 나가봐.” “네.”
사장은 기분이 대단히 나쁜듯 양손으로 깍지를 끼우고는 팔꿈치를 책상위에 올려놓고 앉은 채 이를 갈았다. 팀장 매니저는 서류와 넷북을 챙겨든 채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바쁘게 사장실을 뛰어나갔다.
…
대한민국, 서울, 미상의 장소
“흐음.. 그런가?”
창문 안 커튼과 조명으로 실루엣을 확인할 수 있는 남자가 수화기에 대고 입을 열었다. 다소 기분나쁜 목소리의 남자는 그림자로는 길쭉한 얼굴과 넓은 이마의 소유자라는 것, 그리고 양복차림이라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확인할 수 없었다.
“뭐 그렇겠지, 클클클… 사방을 틀어막고서 도망갈 구멍 하나만 남겨두라… 뭐 사냥의 기본 아닌가? 클클… 제놈들이 뛰어봤자 우리 조직의 손바닥을 벗어날 수 있는 놈들이 있을 턱이 없지. 그럼 계속 목표물들이 예상대로 움직이는지 보고하게. 아. 알고있어. 그럼 수고하라고. 클클클클클클….”
남자가 기분나쁜 목소리로 수화기에 답신한 뒤 전화를 끊었다. 창밖으로는 싸늘한 바람이 불어왔다.
…
대한민국, 서울, SM엔터테인먼트 연습실
평소 참한 외모와 조신한 이미지로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있는 서현의 표정이 평소 그녀의 해맑은 모습과는 다르게 싸늘하게 굳어있었다. 무언가 마음에 안드는게 있는지 뒷짐을 지고 계속 앞뒤로 걸으면서 그녀앞에 차렷자세로 서있는 5명의 여자아이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야, 그래. 누가 먹지 말라고 그랬냐? 응? 누가 말도 안하고 연습실 버너로 라면 끊여먹고 다니래. 이 추운 겨울날 문열어놓으면 안걸릴줄 알았어? 응? 이제 노래좀 냈다 이거구나? 그치? 선배들은 그냥 눈에 안보이지? 응?”
“아니요…”“죄송해요…”“죄송해요 언니…”
“그럼 죄송할 짓을 하지 말아야지 응? 안그래?!!”
‘퍽’“앗.”
서현이 오른발로 맨 오른쪽에 서있던 빅토리아의 정강이뼈, 속칭 조인트라고 불리는 부분을 걷어찼다. 빅토리아가 순간 휘청거리다가 다시 자세를 고쳐잡았다.
‘퍽’”앗”’퍽’”읏”’퍽’”앗”
서현이 오른쪽부터 한번찍 정강이를 걷어찰때마다 f(x)멤버들이 조금씩 휘청거리다가 다시 일어섰다. 물론 서현은 크리스탈을 다소 약하게 걷어차는 센스를 잊지는 않았다. 맨 왼쪽에 서있던 설리가 눈에 들어왔다. 서현은 짧게 심호흡을 한 뒤 역시 설리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퍼억’“아… 아야얏…”
설리가 두손으로 방금 걷어차인 정강이를 붙잡고 눈물을 글썽이며 발을 동동 굴렀다. 그 모습을 본 서현이 즉시 셜리를 다그쳤다.
“야, 최진리. 너 뭔데? 선배가 말할 때 통통 뛰게돼있어? 아주 재밌지?”
“아.. 아니에요… 잘못했어요 언니… 흑…”
설리가 울먹이며 다시 자세를 바로잡았다. 서현이 한숨을 내쉬며 다시 f(x) 멤버들을 잠시동안 노려본 뒤 다시 입을 열었다..
“앞으로 정신좀 차려. 응? 개념없는 짓 할거면 안보이게 하던가, 내가 맨날 이러냐? 진짜 어이가 없어서, 야. 해산.”
“죄송해요.””잘못했어요 언니.””죄송해요””안녕히 계세요”
f(x)멤버들이 서현에게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했다. 설리가 풀이 죽은듯 어깨를 움츠리고 서현을 몰래 올려다 바라보다가 다시 눈이 마주칠까 시선을 아래로 숙였다. 요즘 서현이 자신을 싫어하는 것 같아서 근심이 서려왔다. 문제는 이유를 짐작할수 없다는 것이었다. 며칠 전 회식자리에서도 태연이 셜리를 옆에 앉혀놓고 머리를 쓰다듬는 도중 잠깐 눈이 마주쳤는데, 자신을 보는 눈빛이 그다지 좋지 않았던 것 같았다. 서현은 그들이 나가는 광경을 지켜본 뒤에도 무언가 풀리지 않는 고민이 있는 듯 가슴에 손을 얹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야, 서현야 여기서 뭐해.”
윤아와 유리가 서로 팔짱을 낀채로 수다를 떨면서 연습실로 들어왔다.
“서주현, 언니들을 다 밀어내 굶겨 죽이려고 늦게까지 연습하는구나.”
“흑흑… 언니들은 우리 서현이를 얼마나 이뻐했는데…”“아.. 아니에요 언니.”
유리와 윤아가 장난기 어린 말투로 서현을 가볍게 놀렸다. 유리는 두손에 주먹을 쥐고 눈을 비비면서우는시늉을 하며 서현에게 장난을 쳤다. 서현이 약간 당황한 듯 두 손을 내저으며 부정했다.
“아니긴 뭐가 아니야 서주현.”
“이렇게 된 이상 우리가 먼저 처리해 주겠다.”
윤아가 웃으면서 서현에게 장난스레 헤드락을 걸었다.
“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 광경을 본 유리가 배를 붙잡고 휘청거리며 큰소리로 웃더니 서현에게 헤드락을 걸고있는 윤아의 팔을 붙잡고 역시 휘청거리면서 계속 웃었다.
“항복해라 서주현. 항복해. 항복.”“아아아…. 언니.. 아 항복 항복.”
“까하하하하하하하!!!!!!!!!!!! 이게 방송을 타야돼 이게 까하하하하하하!!!!!!!!!!!!!!!!!!”
윤아가 서현의 헤드락을 풀어준 뒤에도 유리는 한동안 윤아의 팔을 붙잡고는 팔에 얼굴을 부비며 웃었다. 사실 소녀시대의 여신 윤아의 이런 행동이 전파를 타면 소스라치게 놀랄 팬들이 많을 것이었다.
“야, 서현아 그래도 일찍 자러가자. 내일 비행기 타야 된다잖아.”
“정말요? 그거 진짜로 한대요? 뭐가 좀 이상해요. 이렇게 갑자기.”
“뭐 어쩌겠어. 시키는데 뭘.”
“아니, 제가 보기에도 좀 이상해서요. 그런데 언니, 효연언니는 그럼 언제온데요?”
“글쎄, 내일모레면 퇴원한다니까 비행기편으로 우리 따라오겠지. 내일은 우리 8명이서 가는거고.”
효연은 3일전 과로로 쓰러진 이후 병원에서 쉬고있는 중이었다. 피곤해서 그런 것이고 따로 건강에 이상은 없다고 의사가 말했지만 그렇다고 병원에서 쉬고있는 멤버를 그냥 끌고나와서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막상 가면 일정이 빡빡하진 않을 테니 좀 더 쉬다가 가도록 하는 것은 당연했다. 어찌되었든 내일 전세기 편으로는 8명이서 갈 수밖에 없었다. 윤아와 서현은 각각 유리의 한쪽 팔에 팔짱을 낀 채로 걸었다. 유리는 윤아쪽을 한번 바라보고서 잔잔한 미소를 지은 뒤 그대로 같이 걸어나갔다.
…
그날 밤, 윤아
미지의 공간. 윤아는 그 높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찔하게 높이 솟아있는 금색의 봉에 결박당해 있었다. 윤아의 머리 끝보다 약간 높은 곳에서 끝나는 금색 봉의 맨 끝에는 색색의 보석이 박히고 정밀하고 세공된 듯한 십자가가 있었다. 아래쪽으로는 땅이 보이지 않고 오로지 흰색 구름으로 뒤덮여 있었다. 윤아의 새하얀 나신은 팔과 다리가 뒤로 젖혀진채 손목과 발목에 두꺼운 은색 수갑이 채워져 있었다. 그 외에도 몇 가닥의 두꺼운 은색 사슬이 윤아의 몸을 너무 조이지는 않게, 그러나 윤아를 봉에 결박하기에는 충분할 정도로 윤아를 옭아매고 있었다. 오른쪽 위에서 밝게 빛나는 태양으로부터 쏟아지는 빛이 윤아의 하얗고 매끄러운 몸을 비추고 있었다.
“으으흐흐…. 추… 추워…”
아찔하게 높은장소 답게 날씨는 매우 서늘했고 바람이 불때마다 탄력있는 몸의 하얀 피부가 바들바들 떨려왔다. 곡선의 척추를 따라 금속재질의 차가운 느낌이 전해질 때 마다 윤아의 등이 살짝 움찔거렸다. 봉의 뒤쪽에 결박된 발목을 따라 젖혀진 다리도 허벅지 부분에 차가운 봉에 되도록 닿지 않으려는듯 움찔거리고 있었다.
‘통’
“아얏.”
윤아가 결박되어 있는 봉이 조금씩 흔들리면서 윤아의 머리와 살짝 부딪혔다. 윤아는 작은 비명을 질렀다. 그런데 봉의 흔들림은 한번으로 끝나기는커녕 점점 더 심해졌다. 윤아는 자신도 모르게 뒤쪽으로 젖혀져 있는 팔다리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어… 저게뭐야…”
저 까마득한 아래서부터 구름을 뚫고 올라오는 한 물체가 있었다. 길쭉한 물체는 윤아를 결박하고 있는 봉을 나선형으로 타고 올라오고 있었다. 물체가 점점 봉을 타고 올라오며 그 형상이 분명해졌다. 그 물체는 바로 거대한 뱀이었다. 윤아의 허벅지 정도 굵기의 거대한 뱀은 역시 황색과 백색 금속성의 비늘로 덮여있었다. 비늘 중간중간에 조금씩 나있는 에메랄드 빛 비늘이 희미한 타원형 무늬의 단조로움을 약간 완화시켜 주고 있었다.
“이…. 이게뭐야… 아아…”
뱀이 점점 봉을타고 윤아에게 다가와 발밑까지 올라오자 공포와 두려움에 윤아의 몸이 좀 더 격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뱀은 윤아의 다리부분 역시 나선형으로 타고 올라와 어느새 뱀의 머리가 윤아의 허리부분까지 도달했다. 뱀의 미끄럽고 차가운 질감에 윤아가 몸서리를 쳤다. 윤아의 허리부분에 도달한 뱀은 잠시 혀를 낼림거리며 윤아의 허리선과 하반신을 이리저리 관찰하고는 곧이어 나선형으로 윤아와 봉을 타고 오르기를 계속했다.
“으으… 뭐… 뭐야…”
윤아의 가슴을 타고 올라온 뱀은 어느새 윤아의 전신을 나선형으로 휘감고 있었다. 윤아의 머리까지 올라온 뱀이 혀를 낼름거리며 윤아의 가슴 윗부분을 간지럽히더니 곧 점차 목덜미를 향해 움직였다. 두려움에 떨고있던 윤아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자 뱀의 머리가 윤아의 오른쪽 얼굴 옆으로 향했다.
‘시이이이이야악!!!!!!!!!!!!!!!!!!!”
“으으으…. 꺄아악!!!!!”
윤아가 뱀의 시선을 느끼고 눈길을 잠깐 오른쪽으로 돌리자 뱀이 당장이라도 윤아의 머리를 집어삼킬듯이 크고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며 입을 크게 벌리고 날카로운 소리로 윤아를 위협했다. 윤아는 큰소리로 비명을 지르며 눈을 감고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렸다. 그때 전혀 의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윤아야. 언니야. 언니가 무섭니?”
바들바들 떨면서 조심스럽게 뱀의 머리가 있던 곳으로 시선을 옮기던 윤아는 화들짝 놀라 눈을 크게떴다. 뱀의 머리가 있던 곳에 무서운 뱀의 머리는 온데간데 없고 윤아가 아주 잘 아는 친숙한 소녀, 제시카의 머리가 윤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굵고 거대한 뱀의 몸체에 귀엽고 사랑스러운 소녀의 머리가 달려있는 모습은 분명 이보다 기괴할 수 없는 광경이었다. 윤아는 더듬거리며 제시카,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제시카의 머리에게 물었다.
“어… 언니? 언니 갑자기 왜…”
“윤아야. 많이 무서웠구나? 언니가 위로해줄게. 자. 선물.”
“우우웁…”
‘쪽! 쩝... 쩌업… 쩝…..”
제시카는 뭔가 말을 꺼내려던 윤아에게 그냥 혼잣말을 하고는 윤아의 윗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춘 뒤 좀더 윤아의 얼굴로 다가가 키스하기 시작했다. 제시카의 혀가 윤아의 입속으로 들어가 마치 입안에 있는 모든 침을 긁어가겠다는 듯이 입안을 휘젓기 시작했다. 한동안의 격렬한 키스를 마친 제시카가 윤아의 입에서 입술을 약간 떼자 두 입술 사이에 침으로 투명한 줄이 생겼다.
‘덥석. 쩝… 쩝… 쩌업…’
“우… 우웁… 우우웁..”
제시카가 혀를 내밀에 침으로 생긴 줄이 떨어지기 전에 낼름 받아먹으면서 다시 그 줄을 따라 윤아의 입술로 접근했다. 윤아가 무언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다시 키스가 시작되었다. 제시카의 혀가 다시 윤아의 입속으로 들어와 윤아의 입안을 좀더 격렬하게 휘젓기 시작했다. 한동안 윤아의 입술을 탐하던 제시카가 그만 입술을 떼고 가만히 웃으면서 윤아를 바라보았다.
“윤아 귀엽구나? 후훗.”
“어.. 언니… 왜..”
‘꿀럭.. 꿀럭.. 파앗!!!’
갑자기 제시카의 머리를 달고있는 뱀의 몸 한쪽이 흔들리면서 불룩 튀어나오더니 곧바로 또하나의 머리가 튀어나왔다. 반투명의 허물로 덮여있던 머리는 곧바로 고개를 흔들며 허물을 떼어내기 시작했다. 곧 허물은 놀라울 정도로 깨끗하게 떨어져 나갔고 그 새 머리도 윤아가 너무나도 잘 알고있는 얼굴이었다. 아동틱한 동안의 귀여운 얼굴, 바로 써니였다.
“헤헷. 윤아야. 나도왔어.”
“어.. 언니…”
이제는 너무 기가막힌 나머지 말을 잇지 못하는 윤아를 바라보며 써니의 머리를 달고있는 부분의 다른갈래의 뱀이 윤아의 몸을 한바퀴 휘감고 올라와 제시카와는 반대쪽에서 윤아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으음… 윤아는 역시 언제봐도 예쁘구나? 그럼 난 이걸… 헤헷.”
“아흐….”
‘덥석’
“아흣… 앗...”
써니가 귀여운 웃음을 지으면서 윤아의 귀에 뜨거운 바람을 불어넣고는 입술로 윤아의 귓볼을 살짝 물었다. 윤아가 몸을 약간 떨면서 숨을 살짝 내쉬었다. 그 광경을 미소를 띄고 지켜보고 있던 제시카가 윤아의 오른쪽 유두를 입술로 부드럽게 감싸고 침을 머금은 혀를 빙글 돌렸다. 윤아의 유두를 한바퀴 돈 제시카의 혀는 잠시 뒤로 물러나 윤아의 유두 끝을 툭툭 치고 문지르면서 자극했다.
“아흣.. 흣… 언니…. 하… 하지마….”
‘파앗… 파앗… 파아앗…’
그러던 중, 뱀의 몸체 곳곳에서 써니의 머리가 튀어나왔던 것 처럼 다른 머리들이 튀어나왔다. 다들 써니의 머리처럼 고개를 흔들며 반투명의 점막을 떼어내자 그 머리들의 형체가 드러났다. 역시 소녀들의 머리였다. 태연, 유리, 수영, 티파니, 서현의 머리들이 서로 수다를 떨면서 윤아의 몸으로 접근해 입술과 혀로 윤아의 몸 곳곳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전신을 혀로 간지럽게 핥아지는 이상한 기분에 사슬과 뱀에게 결박당한 윤아가 몸부림쳤다. 찰캉거리는 사슬 소리가 작게 울렸다.
“흐흣.. 흣… 하.. 하지마.. 하지… 흐읏….”
“긴장하지마 윤아야. 아직 겁먹었구나?”
윤아의 양쪽 허벅지를 혀고 핥고있던 태연의 머리가 갑자기 윤아를 올려다보고는 미소를 지으며 윤아의 음부로 올라갔다. 태연은 윤아의 음부에 한번 부드럽게 입맞춤 한 뒤 곧바로 입술과 혀로 윤아의 음부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윤아의 음순을 입술고 부드럽게 물고 혀로 간지럽히듯이 핥으면서 돌던 태연은 곧이어 혀를 윤아의 질속으로 넣고 움직였다.
“아흣… 흣… 앗..”
태연의 혀가 질속을 간지럽히고 때론 요동치는 느낌에 윤아가 비음을 토해내며 고개를 오른쪽 뒤로 젖혔다. 태연의 혀가 윤아의 음핵을 발견하고 간지럽히자 윤아의 하반신이 경직되면서 좌우로 약간 흔들렸다. 태연은 잠시 혀를 윤아의 음부에서 떼고는 고개를 올려 윤아를 한번 바라보고서 미소를 지은 뒤 다시 윤아의 음부로 혀를 밀어넣고 입술과 혀로 윤아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아앗.. 흐으… 아…”
차가운 주변 공기와 따뜻한 소녀들의 입김 사이의 대비되는 감각이 윤아의 전신에 밀려들어왔다. 제시카는 윤아의 양쪽 귓볼과 목덜미를 돌아가면서 입술과 혀로 훑고다녔다. 양쪽 가슴에는 서현과 티파니의 입술이 붙어있었다. 서현과 티파니는 윤아의 유두를 문 채로 때론 혀로 건드리고 때론 젖을 보채는 아이처럼 강하게 빨아들이면서 자극했다. 나머지 소녀들도 윤아의 몸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혀와 입술로 윤아의 몸을 훑고다녔다. 태연은 여전히 윤아의 음부에 붙어 떨어질 줄을 몰랐다.
“아학… 하… 어… 언니들… 아.. 서.. 서현아.. 아…. 제발….”
윤아는 전신에 밀려오는 자극에 몸을 비틀었으나 사슬과 뱀에게 결박당해 있는 윤아는 거의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윤아의 음부가 조금씩 젖어가는 기미가 보이자 음부를 자극하고 있던 태연이 다시한번 윤아를 올려다보며 귀엽다는 듯 미소를 지은 뒤 다시 음부로 가서 하던 일을 계속하기 시작했다. 계속되는 전신의 자극에 윤아의 몸부림이 점차 심해지다가 다시 잦아들기 시작했다.
“아아… 어.. 언니들…. 아하아… 하…..”
십자가 형상으로 끝나는 봉에 사슬과 뱀에 결박당한 하얀 나신의 소녀가 역시 사랑스러운 소녀들의 일곱 머리를 달고있는 뱀에게 휘감긴채 전신을 혀와 입술로 희롱당하고 있는 광경은 분명 기괴하고 음란한 것이었다. 소녀들의 머리는 이대로 윤아를 몇번이고 보내버리겠다는 듯이 계속 윤아의 몸을 훑었다. 윤아의 호흡이 점차 가빠지고 고개는 앞뒤로 조금씩 흔들리면서 점차 뒤로 젗혀져 갔다. 소녀들의 혀가 윤아의 몸을 훑을때마다 윤아의 몸이 조금씩 경련을 일으켰다.
“아.. 아… 하학.. 학.. 학.. 핫.. 하앗.. 핫.. 핫.. 아앗! 앗! 앗!!!!.. 으…”
윤아의 발이 아래로 뻗으며 발가락이 가득 휘었다. 그와 동시에 윤아의 전신에 한차례 강한 경련이 일어난 뒤 작게 파르르 떨렸다. 가뿐 숨을 내쉬던 윤아는 푹 숙이고 있는 고개 위쪽으로 시선을 느끼고 없는 정신에 그쪽을 바라보았다. 일곱갈래로 갈라진 뱀의 몸체에 붙어있는 사랑스러운 소녀들의 일곱 머리가 윤아를 바라보고 생긋생긋 웃고있었다. 윤아는 순간 밀려오는 아찔한 수치심에 다시 고개를 숙이고 몸을 떨었다. 그때였다.
‘쿵’
“어 뭐지? 뭐. 뭐야?”
윤아를 결박하고 있던 봉에 한차례 강한 진동이 울리고 윤아를 귀엽다는 듯 바라보고 있던 소녀들의 머리가 웅성거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윤아와 소녀들의 머리를 단 뱀이 꼭대기에 매달려 있는 거대한 봉이 한쪽으로 빠르게 쓰러지기 시작했다.
“뭐. 뭐야이게 엄마야. 까야아!!!!!!!!”
갑자기 어딘지도 모를 지면을 향해 빠르게 떨어지는 느낌에 윤아와 소녀들이 큰 소리로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봉이 점점 빠르게 기울어지면서 윤아와 소녀들의 눈동자가 점점 공포로 물들어갔다. 소녀들의 처절한 비명이 허공으로 울려퍼졌다.
…
“야야, 윤아야. 너 안일어나고 뭐해.”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윤아가 큰소리로 비명을 지르며 일어난 곳에는 윤아와 같이 출발하기로 되어있는 일곱 소녀들이 놀란 표정으로 윤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윤아는 주변을 둘러본뒤 호흡을 정리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유리가 윤아의 어깨를 살짝 두드려주며 말했다.
“뭐야, 악몽꿨나보네. 윤아야. 이제 일어나고 준비해. 출발해야지. 물한잔 가져다줄까?”
“아.. 아니에요.. 언니.”
여자의 육감과 예민한 소녀적 감수성이 앞으로 닥쳐올 시련과 비극을 느낀 것이었을까. 윤아를 걱정하는 표정으로 한동안 바라보던 소녀들이 나가자 윤아는 양손으로 반대쪽 어깨를 붙잡고 며칠뒤면 일상적으로 공포와 치욕에 직면하게 될 자신의 몸을 감싸안았다.